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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무현이 일군 봉하마을 농경지 사라진다



노무현의 마지막 꿈과 땀이 친환경농법으로 살아있는 봉하마을 농경지가 훼손될 처지에 놓였다. 노무현의 흔적이라면 모조리 지워버리려 했던 박근혜 정권의 농림축산식품부가 전체 농경지 125만㎡ 가운데 95만㎡를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하는 바람에 묶여있던 각종 개발이 진행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봉하마을 들판이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되면 각종 개발 규제들이 풀리거나 간소화되고, 개발 기대감에 땅값이 올라 투기의 대상으로 변질되기 일쑤다.  





지난해 12월16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경제장관회의에서 2016년 상반기까지 전국적으로 농지 이용가능성이 낮은 1,000㎢의 농경지를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해 농촌지역의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말 전국 850㎢의 농경지를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했다. 정권 초기 광적으로 키웠던 부동산경기활성화(가계부채 급증의 원인, 인구절벽+브렉시트 후폭풍+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2018년 이후로 대폭락)가 더 이상 불가능하자 이번에는 농경지를 타겟으로 삼은 것이다.



노무현의 퇴임 후 이곳에서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주)봉하마을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질의서를 보내 봉하마을 농경지를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한 이유를 물었다. (주)봉하마을은 질의서에서 '노통의 퇴임 후 9년 동안 이어온 친환경 벼농사 덕분에, 5개 마을에 걸친 125만㎡ 농경지에서 4개 작목반 170여 농가가 생태농업단지를 이뤘으며, 경남에서 가장 모범적인 친환경 생태농업단지로 인정받아, 농림부 장관과 국립농산물품질원장 표창을 받았고, 2013년엔 경남도 친환경생태농업 대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봉하마을은 이어 “봉하마을 농경지는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할 것이 아니라 농업진흥지역으로 보존해 친환경 생태농업을 더욱 육성해야할 지역이다. 농민 스스로 경지정리를 대부분 완료했는데, 이 내용이 공부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경지 미정리구역으로 분류해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하는 것은 부당하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해야할 것”이라며, 투기를 조장하는 정부의 결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김정호 ㈜봉하마을 대표가 “만약 농림축산식품부가 봉하마을 농경지의 상황을 알면서도 농업진흥지역 해제 대상에 포함시켰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보복을 시도했다는 의심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경험의 산물이다. 이명박근혜 8년7개월 동안 줄기차게 이루어진 '노무현 죽이기'를 온몸으로 감당해야 했던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들 중 일부라도 더 큰 돈을 만지기 위해 농지를 팔면 농경지가 내부로부터 붕괴되리라 판단했던 모양이다.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별로 없다면, 농업진흥지역만 해제하는 것으로 봉하마을 농경지가 더 이상 노무현의 꿈과 땀을 담아내지 못할 혼돈과 분란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음은 삼척동자라도 추론할 수 있으니.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이런 비열한 꼼수에 모두가 일치단결하기란 만만치 않을 것이다.  

 


'Everything but Roh(노무현 빼고 무엇이던)'은 이명박 정부만의 모토가 아니었으며, 노통에게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했던 박근혜 정부에서도 일관되게 이어져온 모토다. 퇴임한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고간 것도 모자라 정권이 위태로울 때면 수시로 부관참시를 자행했던 지난 8년7개월의 경험은 (주)봉하마을 주민이 아니더라도, 농림축산식품부의 일방적인 결정을 정치적 보복으로 생각하는 것은 본능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진흥지역 해제 대상지 발표 이후 해제 대상에 추가로 포함시켜 달라는 요구가 전국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 유독 봉하마을만이 해제를 취소시켜 달라고 요구한다'고 비꼰 후, 아니 일부의 욕망에 노골적인 먹이감을 던진 후에, '봉하마을에 대해선 다음달 말까지 결정을 보류하고,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할 방침'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들의 눈에는 노무현의 마지막 꿈과 땀이 담겨있는 봉하마을 농경지가 눈에 가시였을지 모른다. 



아니면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도 차버릴 만큼, 정치적 의도로 친환경생태농사를 고집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눈에 (주)봉하마을이 친환경농법으로 가장한 정치집단으로 보였는지도 모른다. 노무현만 들어가면 모든 것을 비틀어보는 이들의 시각은 '음지에서 양지를 염탐하고 조작하는' 국정원의 시각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서 아무리 선한 의도라도 악한 의지로 해석해 불이익을 가하기 마련이다.



박근혜 정권의 농림축산식품부가 기존의 결정을 뒤집지 않는다면, 자신의 땅을 파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기에 봉하마을 농경지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파장은 봉하마을 농경지를 넘어 나경원과 홍준표 등이 '아방궁'이라며 악의적인 왜곡도 서슴지 않았던 노무현 사저마저 난개발의 후폭풍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사드 배치에서 보듯, 지역주민을 개·돼지로 보는 박근혜 정부의 비열한 꼼수는 노무현의 마지막 흔적마저 이땅에서 없애버리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또는 의도했을지도) 모른다. 





이명박은 국토를 유린하고, 박근혜는 국민을 유린한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친일파와 미국 유학파에 뿌리를 둔 1%의 기회주의적 수구보수세력의 아방궁이 되고, (헌법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주인이라고 하는) 99%의 민중들은 개·돼지로 취급된 채 아수라지옥으로 추방된다. 우리가 노무현을 지키지 못했다면, 그의 마지막 꿈과 땀이 서려있는 봉하마을 농경지를 파괴하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비열한 꼼수를 막아내야 한다



봉하마을 농경지마저 없애면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봉하마을 농경지마저 지키지 못하면 너무 무력하지 않은가? 

꽃이 진다고 잊은 적이 없고, 바람이 분다고 놓쳐본 적이 없다면…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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