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을 옹호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 팟캐와 지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위기의식을 느낀다는 뜻입니다. 그 동안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이지요. 이재명 지지를 천명한 자들이 늘어날수록 이재명의 실체를 밝히는 거부운동의 영향력이 당락을 가를 만큼 커졌다는 반증입니다. 이재명 지지율이 훨씬 높게 나오지만 여론을 결정하는 기저에 자리한 여론환경이 조금씩 이재명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낌새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재명 지지를 천명한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지선에서 이재명이 승리하면 이런 반발도 삭으러 들 것이며, 또 다른 이슈들로 해서 이재명 반대운동은 소멸될 것이라는 과거의 경험에 의존합니다. 정치는 결과이고 지선에서의 민주당 압승이 현실화되면 축제 분위기 속에 이재명 거부운동의 동력이 사라질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선거는 다수의 선택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구시대의 정치관을 가지고 있으니 그런 것이지요.
하지만 이재명 거부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에게는 구시대의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일입니다. 이건희에게서조차 4류라는 평점을 받았던 한국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며, 마키아벨리적 추문정치와 밀실정치, 기득권 정치를 정화하고 바로잡는 일입니다. 승리지상주의에 빠져 당장의 이익에 연연하기보다는 미래의 가치를 얘기하고 뿌리내리게 하는 일입니다. 노통이 꿈꾸었고 문통이 기반을 다진 100년 정당의 기초 위에 뼈대를 올리는 일입니다.
결과로써 말하겠다며 자격미달과 권모술수를 받아들였던 이전과는 달리 결과의 정의로움을 담보하는 수단의 공정함을 중시하는 일입니다. 당원과 지지자를 선거 승리를 위한 동원과 선동의 대상으로 여기는 그들만의 리그를 모든 권력의 주인이자 나라의 주인인 국민과 시민에게 돌려주는 일입니다. 촛불혁명 이후의 민주주의가 이전과 같지 않음을 증거하는 일입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이상 높여 현재의 욕망이 후대의 권리를 짓밟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이재명 거부운동은 성공 여부를 넘어 반대의 기록들을 남기고 쌓아서 견고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촛불혁명의 역사에 이재명 반대운동이 포함되도록 하는 저항의 기록들을 남기는 것이며, 정의는 승자의 것이라는 전체주의적 통념에 자유의 이름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이념과 진영논리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과 원칙, 양심과 정의에 호소하는 것입니다. 당장의 성공 때문에 인륜을 져버린 후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가 촛불혁명의 연장선에서 평화협정 체결과 남북한의 공동 번영으로 가는 모두의 축제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지키지 못한 노통의 죽음에서 집단적 성찰에 이른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성공(그것이 곧 나와 당신의 성공이기에)을 위해 자신의 돈과 자신의 시간을 들여 이재명 거부운동을 벌이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단 하나의 질문, ‘혜경궁 김씨는 누구입니까?’로 집약된 것이고요.
모든 언론과 팟캐스트가 외면하는 이 질문은 경기도민에게, 전국의 시민들에게,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 및 당직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온갖 흠결과 의혹, 불법과 결격사유로 얼룩진 이재명이 된다면 대체 어떤 기준으로 정치인을 검증할 것인지 묻는 것이며, 우리 편이면 어떤 문제도 눈을 감아줘야 하는 것인지 묻는 것입니다. 불충분한 정보와 불평등한 기회, 단 1회의 토론을 기반으로 결정된 후보라고 무조건 밀어줘야 하는 것인지 묻는 것입니다.
해서, 유럽을 휩쓸었던 반유대주의 광풍에 맞서 분연히 외친 에밀 졸라의 말을 다시 한 번 대뇌입니다.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그 무엇도 그 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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