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들의 투기행위는 어떤 정권 내에서의 범죄만이 아닙니다. 세월호참사가 오랫동안 이어져온 정경관 유착과 이익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하는 신자유주의적 탐욕이 만들어낸 결과이듯이, LH 직원들의 투기행위도 오랜 관행처럼 내려오는 것이었습니다. 고속성장과 압축성장 중에 일상화된 반칙과 특권이 집단적 차원의 비리와 부패라는 형태로 살아남아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근절시킬 수 없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도, 작금의 문재인 정부 때도 이런 부정부패의 악령들은 어김없이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 사회가 이런 짓거리의 주역일 때는 어떤 대통령이 들어서도 부정부패의 악령을 뿌리뽑을 수 없습니다. 공무원 사회의 완벽한 정직과 청렴이란 실현 불가능한 목표이지만, 이익충돌방지법조차 없는 나라라면 더더욱 실현 불가능한 목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까지 포함시킨 철저한 강제수사와 함께, 집권여당에게 이해충돌방지법처럼 근본적인 차원에서 부정부패 방지책을 요구한 것은 시의적절했습니다. SNS상에서는 온갖 음모론이 빛의 속도로 나돌고 있지만, 이번 투기행위를 진영논리와 파당정치에서 벗어나 바로볼 때만이 끈질기게 살아남아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땅의 특권과 반칙, 비리와 부패의 뿌리를 뽑아버릴 수 있습니다.
공무원 사회가 깨끗해지면 현대사회의 부정부패 중 상당 부분이 사라지게 됩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부처간의 정보 공유처럼 기술적으로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과 별도로, 법과 제도에 따른 인식의 대전환이 동시에 펼쳐져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전두환특별법처럼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이번 사건을 끝까지 파고들어 일체의 의심도 남기지 말아야 합니다. 이럴 때만이 모든 악의 근원인 인간의 탐욕을 어느 정도라도 제어할 수 있습니다.
현재세대의 욕망보다 미래세대의 이익을 우선으로 놓고 보면 이번 사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분명한 답이 보입니다. 어떤 일은 옳고 그름이 명백해 보이는데, LH 임직원의 투기행위가 바로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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