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조선구마사> 사태를 체제를 유지하고 지배하는 소수의 지배엘리트 입장에서 보면 조국과 박원순, 김경수, 미얀마 사태, 미중신냉전, 렘지어 논문 등의 본질이 보입니다. 극소수의 엘리트가 거대한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음은 그들의 조력자들인 체제의 간수들이 있기 때문이지만, 그들에게 기꺼이 속아주고 동원되주며, 놀림당하다 버려지는 것을 받아들이고 내면화하는 피지배자들의 무력한 대응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배엘리트의 능력은 체제를 빈틈없이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체제를 위협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최소화하고 체제 유지를 위한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는데 있습니다. 체제를 아무리 완벽하게 구축했다고 해도 문제는 발생하기 마련이어서 지배엘리트에게 중요한 것은 사후 처리 능력입니다. 일정량의 살과 뼈를 떼주더라도 체제를 유지하는데 성공하면 그들의 지배는 영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통이 말한대로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없으면 민주주의 체제는 극소수의 지배엘리트가 그들의 부와 권력, 기회를 영속할 수 있는데 최상의 체제입니다.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과 검찰, 사법부, 경찰, 교도관, 지식인, 엘리트, 학회, 군부 등이 손을 잡으면 민주주의는 극소수의 수중에서 영원할 수 있습니다. 체제를 진정한 민주주의로 만들려는 자들만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다면 그 다음은 그들만의 세상이 가능합니다.
이데올로기는 장식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문화이며, 인식이고, 그에 따른 지배의 영속화입니다. <조선구마사>가 거대방송사인 SBS에서 방영이 가능하게 된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깨닫지 못한다면, 체제를 민주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던 조국, 박원순, 김경수 등과 같은 피해자는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미얀마 사태도, 미중신냉전도, 각종 인종차별과 혐오범죄도 그 본질적 문제를 파헤치지 않으면 계속될 것입니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적습니다. 민주적 삶과 인식이 완벽한 대통령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중요한 것은 깨어있는 시민의 수와 연대, 그로부터 나오는 세력의 힘입니다. 그것만이 극소수를 위한 체제를 절대다수를 위한 체제로 바꿀 수 있습니다. 표면이 아니라 본질을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나만 잘 살면 그만이지, 내 가족만 잘 되면 그만이지, 그런 협소한 인식에서 좀더 광의의 정의와 공정, 행복을 추구하는 분들이 늘어나면 본질부터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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