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해킹이 북한소행이면 문제가 해결되나?

한수원이 해킹당한 것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으로, 한수원의 사이버보안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회복불가능한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천재지변에 준합니다.

이런 중차대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정부와 언론은 해킹의 주체를 밝히는 일로 사안의 심각성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마치 해킹의 주체를 밝히면 한수원에 대한 추가적인 사이버 테러가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말입니다. 정부와 언론의 대처를 보면 해커가 잘못을 통감해 한수원의 보안을 책임지기라도 할 모양입니다.

설사 정부와 언론의 주장처럼 북한 소행이 맞다고 해도, 아니 묵한 소행이 맞다면 이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습니다. 우리의 능력으로는 북한의 사이버 테러부대를 박살내거나 내일이라도 통일하지 못한다면 추가적인 테러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언제 북한이 국제공조에 항복을 선언한 적이 있었습니까? 한수원 해킹의 주체가 북한으로 밝혀지면 한수원의 사이버 보안이 저절로 이루어집니까? 도대체 해킹의 주체가 북한이라면, 언제까지 북한의 사이버 테러로 발생하는 온갖 피해와 스트레스를 국민이 감당해야 합니까?

                                      그린피스가 경고한 부품만으로 일어난 사고들

원전의 잦은 고장과 비리만으로도 심장이 벌렁벌렁하는데, 이제는 주요문서와 비밀자료를 해킹까지 당했으니 북한과 전쟁이라도 벌여야 합니까? 대한민국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위대한 나라에서 추문으로 얼룩진 비선 실세의 나라로 만들어버린 문고리 3인방은 뭐하고 있답니까?

다음에는 또 어디가 해킹을 당했다는 뉴스를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정부와 한수원은 분명한 답변을 내놔야 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대형 스캔들이 터지는 나라에서 살고 싶은 국민은 별로 없습니다. 다이나믹한 것도 분야를 가려야지, 이건 뭐 온 나라가 다이나믹하니 어디 무서워서 살 수 있겠습니까?

정부는 국가의 근본부터 다시 살펴보십시오. 작금의 대한민국은 잘 갖춰진 국가가 아니라 아무런 근본도 없는 듣보잡 같은 나라가 됐습니다. 대형 사이버 테러가 일어날 때마다 북한의 소행으로 몰고 간다고 해서 압축성장의 폐해들이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4대강공사에 수십조를 처박고, 자원외교에 수십조를 또 처박고, 북한의 위협에 맞서 미국에서 수십조의 무기를 수입하면서, 한수원의 보안에 드는 비용은 없단 말입니까? 정부에서 내려보낸 낙하산들만 처리해도 그 정도 비용은 나오고도 남을 것인데, 언제까지 북한 타령만 하고 있을 것입니까?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