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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썰전 유시민, 사드 배치의 본질을 꿰뚫다



지난 주 썰전에서 사드의 배치에 관한 유시민의 말들은 지속적으로 돌아봐야 할 만큼 사안의 본질을 꿰뚫었다. 유시민은 국방부의 주장을 착실하게 전달하고 있는 KBS와 MBC가 성주군민을 폭도로 모는 역할을 담당하고, TV조선과 채널A, 연합뉴스TV와 YTN이 사드프레임을 전자파 유해성으로 좁히는데 성공한 지금, 유시민은 사드 배치가 미국의 동북아 패권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는 최악의 자충수임을 설득력 높게 풀어냈다. 





환경부는 쓰레기들의 일사분란한 역할 분담에 의해 사드프레임을 전자파 유해성으로 국한시키는데 성공하자,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까지 실시하겠다고 나왔지만, 사드 배치가 북한과의 확장적 군비경쟁(복지비와 지방교부금이 제일 먼저 줄어들 것)을 촉발해 민족 전체가 자멸하는 전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유시민의 경고는 성주군민만이 아니라,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놓쳐서는 안되는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 



사드 문제의 본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유시민은 '사드는 한국의 안보수요를 넘어서는 무기'라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발언과 러시아의 반발에 주목했다. 사드 문제의 '본'이 민족을 공멸로 모는 확장적 군비경쟁이라면 '말'은 한미일 대 중러의 신냉전이며, 그 피해는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 가장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류와 관광 분야가 당장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수출기업들의 애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피해라는 것도 상기시켰다.



그는 또한 한미간에 맺은 소파 규정(불평등이 여전하다)을 들어 사드의 운용에 한국 정부가 개입할 수 없음을 지적하며, 평시와 전시를 막론하고 미국의 이익을 실현하는 무기체제가 사드이기 때문에 사드 운용에 제한을 두겠다는 박근혜와 국방부의 약속이 거짓말임을 까발렸다. 주한미군의 탄저균 실험 등에서 보듯, 미군이 사드 운용에 한국 정부의 동의를 구하게 하겠다는 것은 '뼛속까지 친미·친일' 이명박도 박장대소할 일이다.



문재인이 사드 관련 담화에서 밝혔듯이, 유시민도 미국에게 치외법권을 제공한 소파(SOFA) 규정를 개정하지 않는 한 사드 배치 부지와 운용비에 대해 동의를 받는 것 말고는 국회도 아무런 개입도 할 수 없음도 분명히 했다. 한국 정부에 일체의 운용권리도 없는 사드 배치가 동북아패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미국과, 전쟁하는 나라로 돌아가 국제적 영향력을 넓히려는 일본의 이익에 따라, 그런 미국에 맞서려는 중국과의 충돌과 러시아의 반발에 따라 한반도가 신냉전의 화약고로 변할 것이라며 사드 배치의 대차대조표를 제시했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한반도를 3차세계대전의 전쟁터로 만들지 않으려면 '햇볕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답이라는 것에서 유시민의 상황인식이 빛을 발한다. 서독이 통일을 이루기 위해 동독에게 했던 것처럼 햇볕정책만이 확장적 군비경쟁이라는 민족 공멸의 길을 피하고, 미중 간의 패권전쟁에서 벗어나 완충적 균형자 역할로 갈 수 있는 최선의 길임은 김대중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국제적 평가가 끝난 상태라는 것을 유시민이 모를 리 없다. 



미국 연방정부와 군산복합체, 박근혜 정부와 조선·동아 일당 및 뉴라이트 같은 수구세력은 이에 동의하지 않겠지만, 민주정부 10년 동안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진전됐으며, 개성공단을 조성하기 위해 북한군의 최전선이 북쪽으로 옮겨간 것에서 햇볕정책이 실질적 결과를 도출했음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시민의 말처럼 외교에는 'if/만약에'가 없지만, 인공지능에 제일 많이 쓰이는 'then else'를 차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명박근혜 정부 8년 7개월 동안 북한과 강대강으로 맞선 결과,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은 최고조로 올랐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도 막지 못했으며, 휴전선 근처의 주민들은 상시적 도발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면 또 다른 길을 찾거나 과거의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유시민도 동의하겠지만, 노무현과 김정일이 체결한 10.4남북공동선언(6.15선언의 확장)을 되살리는 것이 평화통일로 가는 최선의 길임을 민주정부 10년이 말해준다. 





박근혜처럼 외국을 쏘다니며 천문학적인 수주(지금까지 60~70조에 달한다, 놀라워라!)를 한다 해도 구체적 결과(실제적인 계약으로 이어진 것은 거의 없다, 더욱 놀라워라!)가 없으면 세금 낭비에 불과하다. 그렇게 뻔질나게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과 밀월을 나눴으면서도 한반도 위기관리와 평화통일로 가는 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면, 북한을 방문해 10.4선언 같은 것을 끌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더구나 미국은 더 이상 한국전쟁 당시의 미국이 아니며,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인데, 어째서 남북한은 그때에서 한 치도 벗어나면 안된단 말인가? 대한민국이 미국의 식민지였던 필리핀 정도의 국가에 머물러 있다면 중국보다 미국에 붙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그런 선택은 60~70년대의 냉전에서만 유효할 뿐이다. 북한은 김일성 시절로, 한국은 박정희 시설로 돌아갔다는 유시민의 한탄이 살을 에는 아픔으로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전쟁 이후 국가 간의 전쟁을 일으킨 나라는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이 유일하다. 그것도 미국 연방정부와 유착된 에너지·석유업체와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위해 정보를 조작하고 국민을 속여서 일으킨 전쟁이 대부분이다(현재는 테리리즘을 악용해 민간이 주도하는 '전쟁시장'으로 먹고 산다). 미국(과 일본)의 이익에 충실하며, 군사식민지 노릇에 준하는 행태는 국가안보와 군사주권에 해가 되면 됐지, 절대 득이 되지는 않는다. 



숨겨져 있지만 점점 동경과 수도권을 향한 초대형 지진이 다가오는 것에 대비하는 것이 국가적 과제인 일본 정부로선 만일에 대비해 외국에 피난처를 확보해야 한다. 일본이 가장 많은 투자를 한 나라가 태국과 브라질이지만, 정서적으로도 지리적으로 최적의 피난처는 대한민국이다. 한미일상호군사동맹을 향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거시적 안목에서 보면 아베 내각의 노골적인 재무장과 평화헌법 개정 시도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에게 전시작전권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현재의 상황에서는 남북대화를 통해 10.4선언을 이행하는 것이 최상이다. 권위주의적 보수주의자 김종인은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는 철지난 소리가 대한민국과 미래세대를 옥죄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도움보다 수십 배는 많은 대가를 지불한 상태며, 일제의 식민지지배를 미국이 허락했고, 심지어 자본까지 지원한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P.S. 전원책은 레이건이 소련을 붕괴시켰다고 하는데, 필자가 읽은 책들에 한정해도 소련의 붕괴 원인에 대한 일치된 견해는 없고, 상당히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레이건이 군비경쟁을 벌여 소련을 붕괴시켰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소련의 붕괴는 수십 년에 걸친 과정이었으며, 그 시작은 소련과의 우주경쟁과 군비경쟁을 선언한 케네디 정부 때였다. 레이건이 취임했을 때는 소련은 내부로부터 붕괴과정에 있었다는 연구는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스탈린 전체주의의 폐해, 사회주의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성급한 이전, 즉흥적인 농업 정책 포기, 옐친과 고르바초프의 갈등 및 개방정책 실패, 극단에 이른 소련연방 사이의 불평등, 군부와 특권층의 부정부패, 미국과의 우주 및 군비경쟁 등이 거론되며, 무엇보다도 중동발 1,2차 석유쇼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