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KBS와 MBC는 사드 배치에 반대를 표명하는 성주 군민들을 폭도로 몰아갔다. 공영방송의 권리(KBS는 시청료까지 받는다)는 모조리 누리면서도 박근혜 정부방송을 자처하는 이들의 일치된 행태는 JTBC와 SBS 등과 궤를 달리하는 것이어서, 황교안 총리와 한민구 국방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성주 군민의 성난 민심이 폭발하도록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성주 군민의 반발을 극에 달하다록 해놓은 채 외국으로 도망간 박근혜의 출국에 맞춰 사드 배치에 대해 거짓말로 일관한 황교안과 한민구가 성주에 간 것에 의문을 표하는 언론과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주 군민의 반대집회를 취재하기에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많은 취재진이 운집한 것도 세월호가 가라앉던 시각의 단원고의 취재진들을 연상시킨다. 총리와 국방장관이 포위되기에 적합한 소형버스에 동승한 것도 의심스럽다.
어제와 오늘의 KBS와 MBC의 메인뉴스를 보면, 이 모든 것이 성주 군민들의 폭동을 조장해 총리와 국방장관이 박근혜의 7시간보다 한 시간 적은 6시간 동안 감금하도록 유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성주 군민의 극한 반발에서 보듯,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여론이 갈수록 높아지자, 박근혜 정권으로서는 더 이상 밀리면 안된다는 판단 하에 반격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했을 터였다.
사드가 배치된 괌과 일본을 찾은 jtbc처럼, 사드의 위험성에 대한 객관적인 보도와 정보가 늘어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면, 성주 군민을 체제전복세력에 준하는 폭도나 시위대로 내모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었을 것이다. 아울러 좌파나 친북세력, 빨갱이로 규정되는 외부세력이 개입해 총리와 국방장관을 감금하도록 유도했다고 몰아가면 정치검찰과 경찰, 정치용역(보수단체)을 동원할 명분이 확실해진다.
이런 필자의 의심이 터무니없지 만은 아닌 것이, 어제와 오늘의 KBS와 MBC가 분위기를 최대로 띄우자 정치검찰과 경찰이 기다렸다는 듯이 총리와 국방장관을 감금한 성주 군민과 외부세력을 찾아내 사법처리하겠다고 나왔다. 박근혜 정부가 자신에게 불리한 집회마다 불법과 폭력을 갖다붙여 무력진압하고 사법처리하는데 도를 텄음을 상기한다면 앞으로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명약관화하다.
특히 김종인의 더민주가 사드 배치에 관해 (야당 역사상 처음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고 있어 박근혜 정부의 공안몰이는 초스피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권위주의적이고 보수적이라는 면에서 박근혜와 동급인 김종인이 더민주의 대표로 있는 이상 성주 군민을 사법처리하는 것에 제동을 걸 리가 없다. 민언련에 따르면 KBS와 MBC는 '사드의 효용성, 전자파 유해성, 정부의 배치 과저의 불투명성, 부지 선정에서의 불투명성을 검증하는 보도'를 단 한 건도 내보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KBS와 MBC의 여론몰이는 계속될 터, 상주 군민의 사법처리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한미동맹이라면 무조건 찬성하고 보는 사람들 때문에 두 개의 거대한 정권방송을 앞세운 박근혜 정부의 반격은 6.10항쟁에 준하는 국민적 저항이 없는 한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100%다. 이정현 녹취록으로 언론통제가 명확졌음에도, 당사자가 집권여당의 대표로 출마할 수 있는 것이 대한민국이라면, 대통령이 부재 중에 총리와 국방장관을 6시간이나 감금한 성주 군민과 외부세력의 사법처리야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와 수구보수세력에게는 사드 배치가 한미동맹을 강화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최상의 방책이자 안보주권이지 않은가. 이런 신성불가침한 결정에 개, 돼지나 다름없는 성주 군민과 불순한 외부세력이 격렬하게 반대하다니, 일벌백계로 처단해도 모자랄 판이리라. 필자의 눈에는 세월호참사에 버금가는 사악한 공안몰이와 반민주적 탄압이 아른거린다.
사진 출처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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