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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해수부의 선체 절단에 대한 세월호유족의 견해



해수부의 비열하고 파렴치함이 도를 넘었다. 부처의 존재목적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철저하게 방해해서 '박근혜 여왕 구하기'라고 외쳐댄 해수부가 세월호를 인양한 후 선체를 절단해서 객실만 분리하겠다고 한다. 해수부는 '미수습자의 가장 빠른 수습'을 내세워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지만,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후 해수부의 행태를 하나라도 떠올리면 공개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후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인양을 최대한 미루는데 열과 성을 다한 해수부가 '미수습자의 가장 빠른 수습'을 내세운 것은 적반하장도 이런 구역질나는 적반하장이 없다. 미수습자의 시신과 모든 증거들을 부식시키고 오염시키는 바닷물 속에 830일 넘도록 방치한 세월호 선체에 132개의 구멍을 뚫고도 모자라 세월호를 인양하자마자 절단하겠다는 것은 증거인멸을 제외하면 어떤 것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하다. 



필자가 이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는 것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의 재검토 요구를 능가할 수 없기 때문에 요구서 전문을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반백년을 넘도록 살아왔지만 이처럼 패륜적인 부처는 처음 경험한다. 박정희의 독재를 뒷받침한 중앙정보부도 이처럼 비열하고 파렴치하지는 않았다.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자들이 국민의 죽음까지 능멸하는 짓거리는 친일부역자의 만행과 범죄를 능가한다.



대한민국이 자식의 목숨을 팔아 한몫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로 득실대고, 세월호에는 9명의 미수습자가 남아있는데도 세월호참사가 지겹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해도 이럴 수는 없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과 혈세로 미수습자와 세월호유족을 능멸하고 욕보이는 해수부의 악행은 능지처참에 처해져도 모자랄 판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짐승보다 못한 짓을 서슴지 않는 자들이 정부를 구성하고 공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제2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세월호유족과 국민의 눈에는 해수부가 일제이며, 북한인민군이다.   



참을 수 없기에 분노하겠다. 참지 않으려 하기에 분노하겠다.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죽기 위해 분노하겠다. 맞서 싸우겠다, 내가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객실직립방식’을 보류하고 재검토를 요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해수부 인양추진단은 미수습자 수습기간의 차이를 강조해 설명하면서 ‘객실직립방식’이 가장 타당하다고 주장하였다. 해수부 인양추진단은 ‘수직진입방식’은 90일~120일, ‘객실직립방식’은 60일, ‘수중직립방식’은 163일(준비기간 91일+수습기간 72일), ‘육상직립방식’은 150일(준비기간 78일+수습기간 72일)이 걸린다고 제시하였다.
그러나 아직 선체인양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언제 인양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선체인양 전에 준비작업을 시작할 경우, 선체인양 후 준비작업기간은 아예 필요 없거나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각 방식 간 실제 수습기간은 별 차이가 없게 된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설명회 중 이러한 점을 지적하였고, 해수부 인양추진단 역시 이러한 지적이 맞다고 동의하였다. 
따라서 미수습자 수습기간이 가장 짧기 때문에 ‘객실직립방식’이 가장 적합하다는 해수부 인양추진단의 주장은 하루라도 빨리 가족을 찾고 싶어 하는 미수습자 가족들과 조속한 인양을 간절히 바라는 피해자와 국민들에게 정부의 결정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기 위한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불순한 주장일 수밖에 없다.

 

2. 미수습자 수습에 가장 적합하다는 해수부 인양추진단의 주장 역시 매우 허술하고 위험한 주장이다. 해수부 인양추진단은 화물칸인 C데크의 천정에서 약 1m 아래의 벽면을 절단해 객실부위를 통째로 분리하여 바로 세우고 수습을 하겠다고 설명하였다. 이럴 경우 당장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현재 객실 부위는 침몰 당시 선미를 중심으로 매우 심하게 파손이 되어있는 상태이다. 2년이 넘는 시간동안 바다 속에 있으면서 철골구조를 제외한 대부분 벽체와 천정의 판넬은 스스로 지탱할 내구성이 남아있을지조차 의심스러운 상태이다. 따라서 철골구조가 아무리 온전하다 해도(철골구조 역시 온전한 상태인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확인도 된 바가 없다) 객실 부위만 크레인으로 들어올릴 경우, 객실이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일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아홉 분 미수습자들의 유해는 당연히 객실 내 잔존물들과 함께 뒤엉키며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고, 그럴 경우 훼손된 유해를 쓰레기 더미에서 찾아내야 하는, 매우 무례하고 비인도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객실의 판넬구조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별도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더 긴 시간과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데, 해수부 인양추진단의 자료와 설명에는 이러한 부분이 아예 빠져있다. 설명회 중 이러한 문제를 지적했을 때 해수부 인양추진단은 “철골구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대답만 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실패와 연습을 반복하며 기약 없이 진행 중인 선체인양과 마찬가지로 예상치 못한 시간과 비용을 더 들여야 하는 상황을 반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둘째, 화물칸인 C데크 안에는 차량과 화물 등의 중량물들이 서로 뒤엉켜 있을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선체가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C데크의 천정을 절단해 분리할 경우 그 중량화물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객실 자체에 심각한 훼손 또는 충격을 줄 우려가 다분하다. 그럴 경우 첫째 항에서 지적했던 문제, 객실이 무너져 내리는 결과를 더욱 더 심각하게 초래할 수도 있다. 
선체가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C데크의 천정은 중량화물들이 기대고 있는 벽체이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간과한 기술검토는 매우 부적절하고 미흡할 뿐만 아니라 그 의도까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해수부 인양추진단에 다시 한 번 요구한다.

 

1. 세월호 선체인양의 대원칙은 ‘미수습자 수습’과 ‘온전한 선체인양’이다. 이 두 가지 대원칙은 경중을 따질 수 없는, 필수적인 전제요건이자 목표여야 한다.

 

2. 해수부 인양추진단은 ‘객실직립방식’ 결정, 강행을 즉각 유보하고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술검토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및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공동으로 다시 하라. 정부가 피해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선체정리를 추진하는 것은 향후 더욱 큰 문제를 야기할 뿐이다.

 

해수부 인양추진단 연영진 단장은 오늘 설명회를 마치면서 “‘객실직립방식’이 가장 신속하고 안전하며, 선체훼손을 가장 적게 하는 방식”이라고 거듭 강조하였다.
2015년 7월, 해수부 인양추진단이 인양업체를 선정하고 인양방식을 발표할 때도 ‘상하이샐비지의 인양방식이 선체훼손을 가장 적게 하면서 미수습자를 수습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한 바가 있다. 상하이샐비지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험을 지닌 업체라는 것을 특별히 강조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인양작업 시작 후 1년이 넘도록 참사현장에서 실패와 연습을 반복하다 결국 선체에 130개에 달하는 구멍을 뚫어버렸고, 상당수의 구조물들을 절단해버렸다. 그러고도 여전히 언제 인양할 수 있을지 정부 스스로도 장담을 못하는 상황이다. 인양방식 설명 당시 미수습자 유실 가능성에 대해 지적하자 최고의 전문가들이 검토했으므로 문제없다고 주장하다가 결국 인양공정 중에 유실방지책을 추가하는 무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부는 이러한 잘못을 반면교사로 삼아, 선체정리 방식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과정 중에 피해자들이 충분히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