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갑질이 터져 나온다. 인류의 발전은 온갖 종류의 갑질과의 투쟁을 통해 획득한 인권의 발전이고 정치적 평등에 기초한 사회경제적 자유의 확대로 대변되는 역사다. 그것을 네 글자로 하면 ‘민주주의’다. 인간은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우리는 부모, 지역, 사회, 국가 등을 선택해 태어날 수 없다) 때문에 불평등하게 세상에 나오지만, 침해불가능한 인권과 종으로서의 평등을 달성하기 위해 인류로서 발전해왔다.





오직 권위주의와 자본주의(두 개가 합쳐지면 신자유주의가 된다)만이 이런 발전을 거부한다. 둘의 공통점은 국가의 전체화하는 경향을 강화하면서 스스로의 입지를 늘리는데 있다. 독재의 원천인 권위주의는 침해불가능한 인권과 종으로서의 평등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인권과 기본권의 제한과 제왕적 권력으로 이어지는 출생의 불평등이 권위주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권위주의가 극에 이르면 독재나 전체주의가 된다. 박정희와 전두환처럼 지도자의 신격화가 독재의 전형이라면, 단 하나의 가치만 허용되는 것이 전체주의의 본성이다. 독재와 전체주의는 최고 지도자와의 거리와 사적 친분이 모든 권력의 원천이 되고, 법의 지배가 아닌 야만공권력에 의한 힘의 지배(법치주의란 가면을 쓴다)가 통치의 핵심이 된다. 



비공식적 권위와 힘에 의한 통치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통제와 억압, 감시와 처벌을 통해 인위적 차별과 태생적 특권을 강화시킨다. 우리가 말하는 온갖 종류의 정치사회적 갑질이 여기서 나온다. 정의와 공정 및 공평이라는 도덕적 가치는 힘과 차별의 정치에 억눌려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권위주의는 합당하지 못한 불평등과 반인륜적 차별 및 성공지상주의를 먹고 자란다. 합당한 권위란 세습되지도 않고, ‘주의’라는 경향과 규격화로 고착화되지도 않으며, 성공이 ‘1%의 노력과 99%의 운’으로 이루어진다는 에디슨의 성찰적 겸손도 부정하지 않는다.



최대의 이익과 부의 축적이 유일한 가치인 자본주의는 적자생존을 주장하기 때문에 불평등과 차별을 당연시 한다. 능력주의로 포장된 자본주의적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은 성공지상주의를 부추기며, 권력의 원천을 돈(의 축적)과 그것의 정치적 사용으로 한정해버린다. 자본주의가 정치의 역할(부와 기회의 재분배)을 축소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키우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음은 무한 탐욕과 정경유착의 신자유주의가 입증해주고 있다.



산업혁명 이래 인류의 근대현사는 민주주의의 강화와 확대만이 권위주의와 자본주의의 ‘파시즘적 폭주’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정반대의 길로 달려온 압축성장은 ‘파시즘적 속도’로 불평등과 차별을 키운다는 점에서 온갖 형태의 갑질로 현실화된다. 최악의 경우, 대통령의 본질이 독선과 아집, 불통과 반칙에 있다면, 그래서 자신을 무오류의 존재로 여기고 모든 책임을 남에게 돌리면 최악의 갑질이 현실화된다.  





이것이 극단에 이르면 모든 분야, 모든 직위, 모든 계층에서 갑질이 일상화된다. 상대적이면서도 절대적인 약자를 향해 휘둘러진 구조조정, 용산참사와 싸용차해고노동자들의 자살 및 해방 이후 최대 참극로 기록된 세월호참사 같은 사회적 살, 재벌의 특권의식이 드러난 땅콩 회항, 소비의 절대화가 만든 마트 모녀의 반인륜적 행태, 비정규직을 착취하는 열정페이, 노동유연화의 본질인 갑질해고, 기업만을 위한 장그래 방지법, 권력의 사유화인 비선실세 논란, 노동개악과 백남기씨에 가해진 공권력의 폭력 등등이 바로 이에 속한다.



광복 이후 70년이 흐른 지금 온갖 종류의 갑질이 난무하는 것은 빈곤 탈출을 앞세워 민주주의의 유예를 정당화한 압축성장의 폐해가 극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그 시절의 빈곤과 현재의 빈곤이 본질적으로 다름에도 박근혜 정부는 그 시절의 통치와 서민증세, 노동개악으로 이를 틀어막으려 하니 답이 없는 것이고, 콩가루 청와대가 국정난맥상의 근원지가 될 수밖에 없다. 사상 유례없는 슈퍼울트라 어메이징한 갑질이 이렇게 탄생한다.  



물론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묻기에는 이명박 정부의 책임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버지의 독재 유전자를 무한복제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통치 행태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압축성장과 갑질공화국은 동전의 양면이자, 성장과 분배의 불균형이자, 반칙과 특권의 근원인데 박근혜는 이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명박의 슈퍼울트라 갑질보다 몇 수나 위에 자리한다.





따라서 압축성장의 결과인 부동산 거품과 IMF 환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벤처와 카드 거품이라는 3중고 속에서도 성장과 분배를 이루고, 반칙과 부패와 맞선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끝내 달성하지 못한 4대개혁입법 등에 갑질공화국을 풀어갈 수 있는 답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재명과 박원순의 복지실험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도 이것에서 연유한다. 



반칙과 특권, 부패와 비리가 없는 세상이란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다. 저녁이 있는 삶도 반칙과 특권이 없어야 가능하다. 위대한 정치경제학자인 슘페터가 처음 언급한 혁신적 파괴도 이럴 때만이 가능하며, 박근혜가 말했지만 도무지 알 수 없는 진정한 창조도 반성적 성찰을 미래에 투영할 때 비로소 드러나는 현재의 실천이 있어야 가능하다. 박근혜와 청와대, 새누리당에서는 이 세 가지 중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5.01.12 05:57 신고

    사람을 위한 정책이나 제도가 사람에게 고통을 준다면 고치고 바꿔야겠지요.
    그런데 그 바꾸는 사람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는 한 '더러운 꼬라지 안보고 살... '수는 없습니다.
    말로만 민주주의... 그것은 기득권을 위한 안전장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늙은도령 2015.01.12 14:10 신고

      지금의 민주주의는 자본주의를 바쳐주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정 사안 별로 국민의 분노에 노출된 것을 빼면 언제나 그들만의 리그가 운영됩니다.

  2. 달빛천사7 2015.01.12 08:47 신고

    갑질보다 무서운게 악성댓글이나 인터넷이나 언론에서 토픽으로 게속 뛰우는거 같더군요 사건만 나믄 그래요

    • 늙은도령 2015.01.12 14:19 신고

      이 글은 오직 정 판사의 SNS 글에 대한 비판입니다.
      그것에 담겨 있는 것들을 가지고 쓴 글입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01.12 09:37 신고

    내가 남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에서 갑질이 시작됩니다
    인간은 정말 평등하거늘..

    한줌의 재밖에 안됨을 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4. 새 날 2015.01.12 11:14 신고

    갑질이 일상화된 데엔 말씀처럼 자본주의와 권위주의적 태생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겠지만, 인간 본성도 한 몫 하지 않나 싶습니다

    • 늙은도령 2015.01.12 14:21 신고

      권위주의와 자본주의가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것이니, 님의 지적이 맞습니다.
      욕망을 부추기는 것이 권위주의와 자본주의의 생명력입니다.

  5. 꼬장닷컴 2015.01.12 11:31 신고

    협잡청지..
    그 장단에 춤추는 일부 우매한 국민..ㅠㅠ
    아직 갈길이 멀지만 반드시 그들의 기면을 벗겨야 합니다.



송일국 매니저 문제는 사실과 거짓을 가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더더욱 사실이 사유와 성찰의 문을 통과해야 이를 수 있는 진실에 관한 문제도 아닙니다. 송일국의 매니저(=김을동의 인턴) 문제는 누구나 상대적인 갑의 위치에 서면 자신의 편리함과 이익만 추구하는 인식의 왜곡과 권력의 사유화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번에 논란을 일으킨 최초의 글이 사실 확인이 부족했고 법적으로 여러 가지 오류를 지닌 것은 확실합니다. 현직 판사인 송일국 부인이 지인들과 공유하는 SNS를 통해 법적 오류를 지적한 것은 당연한 권리이지만, 상대를 깔보는 것을 전제로한 비난은 정보와 법률 지식의 우위에서 나온 지적 갑질이며, 사실관계를 밝히는 해명으로서도 일방적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권위적 갑질입니다.



여당의 최고의원인 김을동 의원이 공적 업무를 위해 뽑은 인턴을 아들의 사적 업무를 위해 공유한다는 것은 양쪽에서 인건비를 지불했다고 해도 권력의 사유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공적 업무를 위해 뽑은 인턴이면 그 일에만 써야지, 남편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공사를 구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인턴의 비는 시간을 활용하는 것은 송일국의 부인이자 김을동의 며느리로서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법적으로 볼 때도 인턴이 제공하는 동일 시간의 업무가 어떨 때는 공적인 업무가 되고, 어쩔 때는 사적인 업무가 돼 양쪽에서 시급을 받을 수 있다면 모든 인턴은 동일 시간대를 활용한 겸직이 가능해야 합니다.





정승연 판사의 인식 왜곡은 “알바생에 불과했으니 4대보험따위 물론 내주지 않았다”에서 엘리트 특유의 갑질로 귀결됩니다. 인턴을 알바생에 불과하다고 한 것,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에게도 너무나 절실한 4대보험ㅡ자본주의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인류 공통의 노력ㅡ을 ‘따위’라 한 것은 인식의 왜곡과 엘리트의 갑질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정 판사가 SNS 글에서 보인 논리적 비약대로 한다면, 이 땅의 판사들은 4대보험을 ‘따위(사람이나 사물 등을 비하하거나 얕잡아 나타내는 말)’로 보는 모양입니다. 공적 업무를 위해 뽑은 인턴이 사적 업무에 쓸 수 있는 알바생으로 정의하고, 하위 99%의 삶을 지켜주는 4대보험을 ‘따위’로 폄하하고, 그것마저 ‘내주지 않았다’는 한 것은 판사로서도 자질이 부족함을 드러냅니다.





대한민국의 현대사가 박정희 독재시대에 구축된 정경권언 유착이 공고해진 역사이자 불평등 성장과 차별의 역사라고 한다면, 반인륜적이고 비민주적인 갑질은 모든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관행이 된 듯합니다. 압축성장의 폐해는 권위의 원천을 돈과 권력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인간이 곧 하늘(인내천)’이라며 사람의 먼저임을 분명히 했는데, 해방 이후의 대한민국은 ‘인간이 곧 노예(인내노)’라며 돈과 권력이 우선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송일국 부인의 지인들이 이 땅의 슈퍼클래스나 파워엘리트인지 모르겠지만, 정승연 판사가 보여준 교만함에는 그들 사이의 SNS 글들이 어떠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정승연 판사의 SNS 글은 교만한 엘리트를 넘어 소위 ‘알바생’이나 ‘인턴’에 대한 모욕적 언사와 인식의 천박함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정 판사가 지인들에게 보낸 사적인 글이기에 더욱더 문제가 큽니다. 슈퍼엘리트인 조현아 자매가 보여준 이중적 행태를 떠올리면, 정 판사도 그 부류에서 멀지 않음을 말해줍니다.



사실 관계의 오류를 잡는 것과 억울한 감정을 토로하는 것이 특정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모든 것이 허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송일국이 개인비용을 임시 메니저에게 지불한 것만 빼면, 사용자의 이익과 편리함만을 위해 무작정 열정페이만 강조하는 이 땅의 그릇된 관행이 정 판사의 SNS 글에도 담겨 있습니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했으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는데, 이 땅의 1%들에게는 그 따위 허접한 격언들이란 신분 차별을 흐리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알바생까지 포함한 비정규·파견직이 천만 명에 근접하는 현실에서 엘리트주의의 부활은 사회경제적 차별의 공고화로 이어집니다.



사랑스런 삼둥이 세대의 대부분이 인턴이나 알바생을 할 수 있음이 신자유주의적 현실이라면, 엄마로서도 정 판사의 SNS 글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2009년에 해명된 오보를 다시 들춰낸 자들의 의도에 동의할 수 없지만, 송일국의 미덕인 겸손함과 비교되는 정 판사의 SNS 글은 인식의 천박함에서 나오는 엘리트 특유의 갑질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씁쓸하기만 합니다. 




P.S. 글의 시작에 쓸까, 아니면 글의 마지막에 쓸까 고민하다가 덧붙이는 말로 씁니다. 이번 글은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재롱을 보여주는 삼둥이와 좋은 아빠로서의 송일국과 관련이 없으며, 필자가 그들의 변함없는 팬이며. 오직 언론에 보도된 정승연 판사의 SNS(페이스북) 글을 가지고만 썼을 밝히며, 그것도 최소한의 지적만 했을 밝힙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민족의 십일조 2015.01.11 23:30 신고

    세 쌍동이 때문에 이미지 세탁되는 중이었는데....

  2. 팩터 2015.01.12 04:04

    따위는의존명사인데 거기에 자신의감정을 덧붙여 갑질이라니 논리적비약이심함 아는게있고 무식과 지식의구분이서게되면 이따위소리 못할텐데 따위는 형용사다 한글 품사의 쓰임새도 잘알고나서 비난의 날을세우셔야 설득이생길듯 판사들은 가장도덕적이며 객관적인삶을살려는 직군인데 뭘좀 똑바로알고 디스하려거든 하셔야지 삼둥이가 소중하고 아끼고픔 아가들 양육자를 이리공격하는것 무슨심보인지 이런글 남기시기전에 9품사 공부부터한뒤
    객관적 기준이정립되거든 적는게 본인정신건강에 조을듯

    • 늙은도령 2015.01.12 04:50 신고

      사전에 나오는 것이니 참조하기를

      (1)두 개 이상의 사물을 벌여 말할 때, 그 마지막 명사 뒤에 쓰여, 그것이 같은 부류임을 나타내는 말.

      (2)사람이나 사물 등을 비하하거나 얕잡아 나타내는 말.

    • 늙은도령 2015.01.12 23:43 신고

      ㅋㅋㅋ
      삼둥이 팬인가 봅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01.12 09:29 신고

    요즘 이 사회가 너무나 공자,예수 같은 공인들을 요구하고
    있는듯 합니다
    돌 던질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5.01.12 14:08 신고

      그럴 수도 있지만 사회적 약자를 향한 언어 선택은 조심해야 합니다.
      정 판사의 글 전문을 보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모르는 것을 넘어 비천을 가르는 듯한 언어 선택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많습니다.

  4. 부산대연동 2015.01.12 12:52

    그들은 4대보험은 할수없이 들고있고 실제는 고액의 개인보험으로 모든것을 처리.
    몇푼안되는 4대보험은 그들에겐 따위로 보일것임.
    그리고 그런 별볼일 없는 4대보험이나 원하는 존재들은 하잖게 보일것임.

    • 늙은도령 2015.01.12 14:09 신고

      네, 진짜 부자들은 보험을 들지 않습니다.
      현금으로 처리가 가능하고, 그래야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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