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해서 말하지만 필자가 가능하면 경제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 것은 조세정의(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보라) 외에는 특별한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학자와 전문가들의 대세는 총수의 권한을 제한하는데 지나치게 경도돼 주주권 강화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물질주의적이면서 교조적인 구좌파는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데 추상적 희망사항에 해당하는 마르크스적 혁명(최종 목표가 민주주의였다는 것에 주목하라!)을 포기하지 못하니 민주적 개혁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경제학에 매몰돼 경제사에 대한 공부도 부족하고, 현장에 대한 이해도 수박겉핥기인 양측의 간극 때문에 장하준(이해당사자 자본주의)과 라이시(대항세력 재구축), 슈마허(살찐 고양이법), 스티글리츠(분수효과, 문프의 소득주도성장) 등처럼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학자들의 주장은 설자리가 없습니다. 경제가 정치에서 떨어져나간 후 경제학이 숫자와 모델을 가지고 노는 전문가들의 헛소리로 전락ㅡ피트의 《불경한 삼위일체》를 보면 영미의 슈퍼리치가 높은 누진세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보수적인 연구소와 경제학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강화됐습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그룹 개혁(재벌개혁)에 관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절대다수의 전문가들과 국민들이 이재용의 경영권을 박탈하는데만 경도되다 보니 최악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공격에는 관대합니다. 엘리엇의 공격이 성공하면 삼성전자그룹이 사실상의 외국기업이 되는데, 이것에 대한 우려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처벌받아 마땅한 이재용과 최지성, 국민연금 관계자들을 구속해야 한다는 여론(필자도 포함된다)은 높은데, 정작 삼성전자그룹을 어떻게 개혁할지에 관해서는 제대로 된 논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애플(나이키와 함께 가장 악마적 기업, 나오미 클라인의 《슈퍼브랜드의 불편한 진실》을 보라)을 따라가야 한다는 헛소리(아예 일자리를 만들지 말고 주주들의 이익만 챙겨주라는 뜻)나 지껄이는 사이비 전문가들이야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이재용의 전횡을 막기 위해 소액주주운동과 집단소송제을 강화·도입한다던지(필요하다!), 사외이사의 수와 권한을 늘려야 한다던지(현장을 모르는 한가한 소리), 김종인표 경제민주화에 힘을 실어주는 등의 지엽적인 얘기들만 난무하고 있습니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이 만병통치약인양 떠들어대는 것은 2008년의 경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자들의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전문경영인의 상징이었던 잭 웰치의 사과와 자기반성에서 보듯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이 좋은 결과만 도출하는 것도 아닙니다. 삼성전자그룹은 잭 웰치를 벤치마킹(도요타도 많이 연구했다)한 것으로 유명한데 직원과 협력업체들에게 가혹하기로 치면 잭 웰치를 능가할 전문경영인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처럼 떠받드는 스티브 잡스도 삼성전자그룹을 비판하는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능지처참에 처해도 모자랄 만큼 이익독점과 착취경영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잡스는 오너이자 최고경영인이었기에 이학수나 최지성 같은 전문경영인을 앞세우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착취경영은 삼성전자그룹을 능가했습니다. 폭스바겐 사태도 단기실적(끊임없는 합병)에 연연하는 전문경영인이 일으킨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그 피해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습니다. 



세계를 호령했던 소니도 천문학적인 연봉과 스톡옵션을 주고 영입한 세계적인 전문경영인 때문에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고, 이제는 2류기업으로 취급받을 정도로 예전의 명성을 모조리 잃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대기업들도 삼성전자그룹에 비견되는 정경유착(정실자본주의)을 벌였고 지금도 벌이고 있음은 수많은 경제와 경영 관련 서적을 통해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는 사실들입니다. 데럴 웨스트의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를 보면, 슈퍼리치들이 정경유착을 넘어 정치에 뛰어드는 최근의 추세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너 대신 전문경영인을 쓴다고 해서 재벌의 행태가 달라질 수 있다면 세상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이재용과 최지성, 박상진, 장충기 등을 감옥에 처넣는다고 해서 삼성전자그룹의 경영기조가 바뀌면 좋은데 그럴 가능성은 1%도 되지 않습니다. 삼성전자그룹은 삼성전자의 전사적관리프로그램(이런 프로그램은 넘칠 만큼 많고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전문경영인도 대체할 것이다)을 각 그룹사에 적용해 수정·보완(말도 안 되는 짓거리였지만 2년 전부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 내부자 거래 덕분에 이재용은 수천억을 챙겼다, 제기랄!!)한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필자가 이재용을 구속하고 삼성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도 그들의 법적 처벌 대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내려면 이런 공격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같은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기에 삼성전자그룹을 확실하게 바꾸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이재용에게서 상속세를 제대로 받아내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과 주식 소각, 우선주와 전환사채 발행 등에 돈을 쓰지 말고, 삼성전자그룹에서 금융부분을 떼내고(금산분리), 내부자 거래를 최소화하고, 노조와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받아내고, 사내유보금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과 임금인상, 협력업체와 이익을 공유하고, 공정거래와 상생의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 위함이었습니다. 



또한 극단적인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법인세 인상과 각종 면세혜택을 폐지하는데 딴지(로비)를 걸지 말고, 경영권을 인정할 테니 순환출자를 정리하라는 것들을 받아내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삼성전자그룹을 바로잡으면 나머지 그룹들을 바로잡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확실하게 살리려면 이재용과 최지성 등을 강하게 밀어붙여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삼성전자그룹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를 되살리고 선진복지국가로 진입하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습니다.





기업이 주주의 것이라는 얘기는 금융적 접근일 뿐입니다. 필자가 주주자본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도 기업이란 오너와 주주의 것이 아니라, 직원(비정규직 포함)과 협력업체, 소비자단체, 소비자(국민)까지 포함되는 이해관계자들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학자들이 스웨덴의 발렌베리그룹과 삼성전자그룹을 비교하는데 경제규모와 북유럽 및 스웨덴의 역사(정치와 경제의 완전 분리) 등은 빼먹은 채 기계적인 비교만 하는 왜곡을 하고 있습니다. 두 그룹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할 뿐입니다. 



최근에 작고한 바우만이 《액체근대》에서 밝힌 것처럼, 자본과 노동이 완전히 분리되고 본사라는 개념이 사라진 현대기업의 특징과 미래상을 고려할 때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주주들의 권한을 늘리는 것은 과세가 거의 안 되는 주주배당만 늘릴뿐 국민경제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삼성전자그룹에서 모든 언론에 엄청난 돈을 풀고 로비를 벌였는지 이재용 관련 기사가 모조리 사라진 지금, 특검의 수사를 통해 무엇을 얻어내야 할지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합니다.



조세정의가 핵심인 경제정의는 기업(재벌, 초국적기업 등)의 이익이 국민의 이익이 되게 만드는 것입니다. 환경과 생태를 망치지 않는 질 높은 이익을 창출해서 모든 국민이 과실을 나누는 것입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이익 창출은 모든 국민을 향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 궤도에 오르면 생산성의 차이가 거의 다 사라지기 때문(특이점주의자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 전문가들의 예상에 바탕)에 경제정의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재벌개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재용의 경영권을 인정해주되 그 이상을 받아낼 수 있다면 남는 장사 아닙니까?  



헌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특검의 활동기간이 연장돼야 합니다. 삼성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미래전략실에서 사법부는 관리 가능한 기관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도는 마당에, 법정에서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증거와 증언들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재용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에서 봤듯, 촛불시민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법부의 장벽을 넘지 못하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헬조선으로 전락하는데 사법부의 역할도 상당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토마토 2017.01.29 23:12

    이번기회에 최순실패밀리들을 단박에 청소 해야 합니다.
    만약 최순실이 몇년형만 받고 나온다면 그땐 진짜 답 없다고 생각합니다...

    • 늙은도령 2017.01.30 02:46 신고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만들어야 합니다.
      특별법을 만들어서 재산을 환수하고요.
      박정희 신화도 모조리 분해시켜야 합니다.

  2. 둘리토비 2017.01.30 00:06 신고

    얽히고 설킨 구조가 개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게 사실 같습니다.

    그저 제가 생각하는 막연했던 부분은 핀란드에서 노키아가 해체되고 나서,
    큰 대기업 중심이 아닌 강소기업 중심으로 핀란드의 기업구조가 계속 바뀌고 전진되었다는 것,
    이런 부분이 한국에서 과연 가능할 것인가, 이게 머리에 가득했었는데,
    한국에서의 현재 삼성의 구조와 그에 얽힌 다양한 이해관계와 구조들이
    단순하게 "재벌해체"나 "경제민주화"의 부분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점점 알아갑니다.

    에휴, 이걸 어찌해야 할까 저의 짧은 머리와 지식으로는 생각하기도 힘이 듭니다~

    • 늙은도령 2017.01.30 02:53 신고

      노키아는 MS로 넘어갔지만, 핀랜드는 작은 국가이기 때문에 그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동생이 노키아에 납품하기 위해 정말로 힘들었는데 그런 노키아도 MS에 넘어갔으니 기업의 흥망성쇄는 순식간입니다.
      스마트폰을 조금만 먼저 따라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지요.

      학자들이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현자은 다릅니다.
      전 세계에 재벌들은 무수히 많고 정경유착은 어느 나라나 있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다른 편이지만 스웨덴에도 정경유착하는 재벌들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세정의입니다.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의 공통점이 조제정의를 통해 선순환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전 세계로 퍼지면 좋은데, 슈퍼리치들이 용납하지 않지요.
      최근에는 슈퍼리치들이 정치에 직접 나서기 때문에 더욱 문제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미국, 중국, 러시아를 쪼개는 것인데 트럼프가 부디 그런 결과를 야기하기를 바랍니다.
      정치경제사를 공부하다 보면 미국의 정경유착이 세상을 이 모양으로 만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뀌는 이유이지요.
      중국은 인구수 때문에 절대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합니다.
      중국은 분리될 것인데, 미국은 그렇지 않거든요.
      미국이 완전히 망할 정도가 돼야 세상이 편해집니다.

  3. 토마토 2017.01.30 09:05

    혹시나 최순실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을까요??

    • 늙은도령 2017.01.31 00:36 신고

      있습니다.
      단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후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철저하게 조사가 이루어지면 살아날 수 없습니다.
      국내에 아예 머물지 못하게 될 뿐더러, 최순실의 충성하다 인생 종칠 이유가 없어지니까요.

  4. 공수래공수거 2017.01.30 09:34 신고

    특검 조사 기한이 최소 연장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변죽만 울리다 끝날 가능성이 많습니다

    • 늙은도령 2017.01.31 00:39 신고

      네, 그래야 합니다.
      정권교체 후 박근혜-최순실 특별법을 만들어 모든 것을 끝내기 전까지는요.

  5. 4월의라라 2017.01.30 12:39 신고

    이번에 이재용 기각되는 거 보고 한국엔 정말 답이 없구나 너무 실망했었습니다.
    정말 이번에 뭔가 달라지나 했는데 말이죠.
    쓰신 글을 읽어보니 단순하게 처벌만 해선 될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미래를 생각하고, 이참에 삼성이라는 회사가 바로서면서 일어날 우리나라의 정화작용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정말 말씀처럼 되는 그런 일이 제발 벌어졌음 좋겠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 늙은도령 2017.01.31 00:53 신고

      이재용을 처벌해도 달라지는게 없다면 국민이 손해지요.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그룹이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그룹으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재벌은 어느 나라나 있으나 우리처럼 세금을 내지 않고 책임을 지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그것을 바로잡아야 근본적인 개혁이 가능합니다.

  6. 천일기도 2017.01.30 14:24

    고 김기원 교수님이 말씀하신 출총제 , 산업자본의 금용자본 지배 금지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폐지) , 주주권 강화 등이 있었죠.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 늙은도령 2017.01.31 00:54 신고

      네, 재벌을 개혁하려면 몇 가지 점에 주목하면 됩니다.
      무엇보다도 세금이 우선이고요.
      그것만 확실하게 하면 나머지는 풀어가기 쉽습니다.
      재벌의 존재는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면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을 찾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7. 2017.01.31 21:29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7.02.01 02:28 신고

      이미 나온 것으로 탄핵 충분합니다.
      탄핵은 위헌과 관련된 것 하나만 있어도 됩니다.
      하지만 대통령을 자르는 것이고, 법적 절차가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3월 13일 이전에는 될 것으로 보이는데, 마지막 변수는 박근혜가 헌재에 출석하겠다며 날짜를 잡자는 것인데, 이를 막으려면 100만 이상의 촛불이 한 번 더 필요합니다.

  8. 토마토 2017.02.01 06:39

    한주 쉬었으니 충전된 에너지를 가지고 한반도 대규모로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7.02.01 20:35 신고

      네, 한 번만 확실하게 모이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이상도 필요없습니다.
      딱 한 번입니다.

  9. 참교육 2017.02.01 18:25 신고

    자본에 점령당한나라... 정치도 교육도 종교며 모든 문화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돈이 진리가 된 세상 그것도 대물림을 위한 장치까지.... 서민들은 구경꾼일 뿐입니다.

    • 늙은도령 2017.02.01 20:39 신고

      시간이 되시면 <시민정치론>이라는 책을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세상은 분명 달라지고 있고, 정치도 바뀌고 있습니다.
      제가 왜 1020세대에 희망을 두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기본소득제를 최소화하고 최소화한 청년배당제를 두고 집권세력과 기득권의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대체 청년배당제가 무엇이기에 집권세력은 물론 정론직필을 지향한다는 JTBC를 비롯해 종편과 지상파3사까지 나서 집단적으로 서울시를 비판하는 것일까요?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저임금·임시직을 전전해야 하는 청년에게 쥐꼬리 만한 지원 좀 해주자는데 왜 이렇게 난리를 치는 것일까요?

 

 

이명박이 자원외교를 통해 40조 이상을 날리고(다른 것까지 합치면 200조에 이른다), 박근혜가 100% 실패할 수밖에 없는 KF-X사업에 혈세 18조5천억을 쏟아붙는 것을 결정한 것에는 일정 수준의 비판만 하면서, 경제사회적 약자인 청춘들에게 겨우 백억 정도의 금액을 배정한 것에 이렇게도 난리를 치는 것일까요? 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만 없었다면 이재명과 박원순을 향한 공격이 노무현 죽이기에 버금갈 만큼 퍼부어졌을 것입니다.  

 


 

 

 


이들이 청년배당에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을 봐야 합니다. 헌데 이 책을 통독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고전파경제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하며, 19세기의 미국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며, 마르크스와는 다른 관점을 지닌 그의 주장이 2015년의 한국에서 어떤 정당성을 갖는지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헨리 조지의 주장을 최대한 쉽고 압축적으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는 기본소득제의 세원을 토지가치의 상승분에서 찾습니다. 토지사유화가 일반화된 작금의 현실에서 이는 매우 합리적인 제안으로, 모든 토지는 지구 진화의 결과물이라며 공동소유를 주장하는 어리석음과는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그는 토지소유자에게 돌아가는 지대법칙(토지가치 상승에 대한 이자)의 불로소득적 성격에 집중했습니다.

 

 

토지는 노동의 결과물인 생산의 원천(재생산에 투자되지 않으면 부가 되며, 재생산을 위해 투자되면 자본이 된다. 둘 다 시장에서 교환될 수 있다)으로 스스로는 절대적이면서도 상대적인 가치를 올리지 못합니다. 토지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몰려들고 부의 증식을 위해 자본이 투입돼야, 즉 생산활동이 이루어져야 토지가치(현재는 지대로 소유자에게 돌아간다)는 상승합니다. 다시 말해 아무리 좋은 토지라고 해도 그대로 방치해두면 자연상태의 가치밖에 가지지 못합니다.

 

 

반대로 사람이 몰려들어 노동과 자본이 투입되면 생산물이 나오고, 이는 토지가치에 반영됩니다. 땅값이 오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한반도 전체에 한 사람만 있다면, 한반도 전체의 토지가격은 제로에 해당합니다. 거기서는 토지가 스스로 제공하는 것 이외의 어떤 부가가치도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토지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토지가격도 생성될 수 없습니다. 도시의 땅값이 시골의 땅값보다 비싼 이유도 사람이 몰려들고 자본이 투입돼 토지의 생산성이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즉, 토치가치의 상승은 토지소유자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토지를 소유하지 않은, 그러나 그 토지를 이용해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노동과 자본의 투입이 돼야 일어납니다. 물론 토지소유자가 노동을 동원해 생산물을 만들어내면 토지가치가 올라갈 수 있지만, 이럴 때도 토지를 사려는 사람이 없다면 토지가치의 상승은 실현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토지가치의 상승분은 토지소유자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노동과 자본에 돌아가야 할 불로소득이라는 것입니다. 

 


 

 

 


투기소득처럼, 모든 경제학에서 불로소득(상속과 증여도 마찬가지다)은 정당한 수입이 아닙니다. 불로소득은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자본주의의 기본철학과도 배치되며, 전액을 세금으로 거둬들여도 경제정의에 반하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서 기본소득제의 정당성이 나옵니다. 토지가치의 상승분은 노동과 자본의 투입으로 이루어지고, 이것 때문에 발생하리라 예상되는 미래가치를 현재에 반영해 토지소유자가 독점하는 것이기 때문에, 토지가치를 상승시키는 노동과 자본에 상승분이 배정되는 것이 합당합니다. 토지는 이미 존재했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미래세대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토지가치의 상승분으로 마련되는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일정액의 돈을 제공할 수 있으며, 신의 섭리와 자연의 법칙에 합당하기 때문에 경제정의에 반하지도 않습니다. 기본소득에 반대해 토지소유자가 재산(부)을 늘리고 싶다면 토지의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하며, 어떻게 획득했던 토지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타인과의 경쟁에서 유리합니다. 

 

 

반면에 미래에 토지가치가 올라갈 것만 고려해 토지를 놀리는 자들에게는 무거운 세금을 물릴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어느 누구도 부를 늘리기 위해 토지를 소유하는데 혈안이 될 수 없고, 토지 사용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고 할 것입니다. 기본소득제가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오직 극소수의 대토지 소유자만 피해를 입을 뿐이지만, 그들의 부는 신의 섭리와 자연의 법칙을 어긴 결과로 이미 충분할 정도로 넘쳐나기 때문에 약간의 불이익을 받아도 됩니다. 신과 자연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지 편애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본소득제의 최소한의 최소한인 청년배당은 포퓰리즘도 아니고 선심성 정책도 아닙니다. 그것은 최소한의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주류경제학의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함이며, 타인의 노동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불로소득을 용납하지 않는 것입니다. 투임된 노동의 질과 양에 따라 부의 증가분이 배분돼야 하며, 노동의 결과물인 자본의 투입에도 그 대가가 지불돼야 합니다.   

 

 




기본소득제의 탄생을 따지고 들어가다 보면 그 논리의 정당성과 합리성이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충실함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에서 헨리 조지와 그의 후예들이 아예 주류경제학에 얼씬거리지도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기본소득제는 21세기에도, 그 이후에도 주류경제학의 오류를 바로 잡고 경제정의를 실현하는 면에서 변함없이 좋은 정책이지만, 주류와 기득권의 반대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마르크스는 주류경제학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헨리 조지는 그 반대였기 때문에 더욱 위험했던 것입니다.  

 

 

기본소득제와 보편적 차등복지, 생태복지 등이 더해지면 세상은 가장 민주적인 형태로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든 신자유주의와 좌우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최소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기득권과 특권층이 없는 세상은 경제적 평등이 일정 수준(중위소득이 기준) 이상 이루어져, 개개인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유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때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11.07 12:27 신고

    자기들이 하지 못한것을 시도 하니 배가 어지간히 아픈 모양입니다

  2. 바람 언덕 2015.11.07 13:13 신고

    성남시에 이어 서울시도...
    극한으로 내몰리는 현실에서 그나마 작은 희망이 불씨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를 어떻게 키우고 퍼트려갈지는 여전히 숙제입니다만,
    적어도 이재명과 박원순이 그 불씨를 붙였네요...
    꺼지지 않도록 응원하고 지원해야 겠습니다...

  3. Chris (크리스) 2015.11.08 03:23 신고

    있는 놈들이 더해...어느 어르신이 한탄하듯이 하신 말씀이 문뜩 떠오릅니다.
    그 최소한도 그렇게나 싫은걸까요?

  4. 불루이글 2015.11.12 15:43 신고

    친재벌 정권의 패악도 밉지만 이들에 편성해 서민들 을 까대는 집단과 인간들이 더 원망스럽네요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5. 민주청년 2015.11.18 13:21 신고

    청년배당 굿! 이재명 시장 응원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