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정치적 갈등에 한계를 설정한 것처럼 전국노동관계자위원회는 경제적 갈등에 한계를 설정했다.


                                                                           ㅡ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 2》에서 인용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는 어떤 나라건 최초의 도입기준은 노동자의 최저시급이 생활이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도입기준은 10세 전후의 어린이까지 노동착취의 대상으로 삼은 자본의 탐욕이 노동자 폭동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하자 체제의 안전(자본에게 중장기적으로 유리하다)을 지켜야 하는 정치권의 중재로 제시된 것이다.





사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우리 모두는 케인즈 학파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경제가 안정됐었던 1945~73년에는 최저임금이라는 것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경쟁과 독식보다는 협동과 공존을 중시했던 그 시기에는 부자와 기업에 대한 세금이 높아서 노동자의 대부분이 중위소득(국민을 소득순으로 늘어놓을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소득) 근처에 몰려 있었다.



이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때맞춰 유동성 함정에 빠진 케인즈 체제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슈퍼리치와 금융 산업은 하이에크와 프리드먼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를 전면에 내세웠고, 대처와 레이건의 당선으로 이어짐에 따라 케인즈 체제는 종지부를 찍었다.



이때부터 부자와 기업에 대한 대규모 감세가 단행됐고, 그에 따라 복지체제의 축소와 노동자임금의 하락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협동과 공존을 위한 평등에 빨간색을 칠한 채, 경쟁과 독식을 위한 자유(방임)를 효율성 증대와 경제성장의 지고지순한 가치로 끌어올렸다.





규제완화의 핵심인 노동유연화가 대세가 됨에 따라 노동자의 복지만이 아니라 임금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법과 공권력, 용역을 동원한 노조의 파괴와 맞물린 비정규직의 확대는 노동자 임금을 하락시킨 것을 넘어, 열악한 일자리를 놓고 저임금노동자들 간의 피 터지는 싸움을 초래했다.



이런 과정에서 노동자의 계급의식은 종적을 감추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거대사업장의 노조는 각자도생으로 돌아섰고, 비정규직을 위한 노조의 결성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최저임금이 생활임금을 유지하기란 불가능했다.



특히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가장 완벽하게 시행하고 있는 이명박근혜 정부 7년6개월 동안 최저임금은 사실상 후퇴를 거듭했다. 최저임금의 절대액수와 인상률은 이 땅의 비정규직을 노예로의 삶으로 이끌어갔다. 그들은 생존의 긴급함 앞에서 어떤 저항의 연대도 할 수 없었다.





국가의 경제규모는 커지고, 수출기업의 흑자액은 늘어났지만, 주요 업무를 제외한 상당수의 업무를 아웃소싱과 파견 및 해외로 돌려버림에 따라 비정규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이에 따라 최저임금의 생활임금으로의 회복을 위한 투쟁도 먼 나라 얘기처럼 돼 버렸다.



서울과 순천시 등 일부 지자체는 조례를 개정해 최저임금의 생활임금화를 실시하고 있지만, 정부의 조세 정책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차체로서는 실시하기 힘든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복지와 연금의 부족으로 영세자영업자가 난립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최저임금의 생활임금화는 여기저기서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시장자유주의 우파의 최대 성공사례). 



이처럼 최저임금이 생활임금은커녕 생존임금 선에서 머물며, 노동자의 기본적인 삶도 불가능하게 만든 출발점에는 신자유주의적 감세가 자리하고 있다. 세계경제를 지배하고 있던 영국과 미국의 두 지도자가 18~19세기의 경제학(자본의 노동착취가 가장 심했던 시기)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했으니 최저임금이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은 신화에서도 삭제됐다.





한국에서는 IMF 외환위기와 이명박근혜 정부의 등장으로 최저임금의 생활임금화는 무산됐다. 심지어 법정월급의 하한선보다 더 적은 것이 최저임금의 현실이 됐다. OECD가입국 중 사회복지지출이 꼴지인 것까지 더하면 비정규직의 삶은 생존선 이하에서 결정되기 일쑤였다.



내일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6천원 초반에서 결정될 것 같다고 한다. 최저임금의 월급 적시를 제외하면 어떤 소득도 거두지 못한 상태에서 투표로 결정난다고 하니, 자본친화적인 공익위원들이 6천원을 넘길 공산은 거의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이 6천원 수준에서 결정되면, 증세 없는 복지와 줄푸세만 밀어붙이는 박근혜의 승리가 또 하나 더해진다. 국회법 개정안 폐기와 61개 법안의 통과로도 모자라, 최저임금의 인상을 최소화하고 유승민도 쫓아낼 수 있게 됐으니, 7월 8일은 박근혜가 정치적 승리를 확고히 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복지 없는 증세가 허구라고 말한 유승민이 원내대표에서 쫓겨난 날, 최저임금이 6천원 초중반에서 결정되니 우연치고는 참 얄궂기 만하다.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는 나라에서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하면 노동자의 가난은 피할 수 없는 운명임이 또 한 번 입증됐다.    



복지가 형편없는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최저임금이라도 생활임금을 보장해야 하는데, 자본과 재계를 위한 가짜 민생만 중시하는 박근혜 정부 내에 양대 노조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힘으로 최저임금을 생활임금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교조는 법외노조로 추방됐고, 공무원노조는 정치적 중립에 갇혀 있는 상태에서 제1야당까지 무력하니 '노동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내수경제를 살리려면 복지를 늘리던지 최저임금이나 근로자임금을 올리던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줄푸세의 여왕, 박근혜가 그것에 동의할 가능성은 제로다. 유권자로서의 현명한 선택을 넘어,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연대해서 행동하지 않으면 서민을 위한 나라도 없을 수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5.07.08 05:15

    근로자는 있어도 노동자는 없습니다.
    자본이 만든 세상. 친일 후예들이 지배하는 세상... 이런 세상에는 노동자가 아닌 노예만 있을 뿐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08 15:58 신고

      그렇지요, 이제는 노예의 삶만 남았습니다.
      싸워야죠.
      소리치고 떠들고 저항하고 거부해야 합니다.
      민중의 역사란 늘 아래로부터의 저항이었습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07.08 09:05 신고

    최저 임금을 현실화해야 하는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수 많은 중소기업들의 영향을 정부가 대기업들이 흡수해 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중소기업들이 불법을 저지를판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입국할때 최저 임금 교육을 받고 들어옵니다
    최저 임금을 못 받으면 바로 노동부에 고발하라고 합니다

    이 불합리한 구조를 위에서부터 바꿔야만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08 15:58 신고

      개혁은 절대 아래서부터 해야지 위에서 하면 말짱도루묵이 됩니다.
      민주주의는 개혁이나 권력, 권한, 권위가 밑에서부터 올라가야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제 자리를 찾습니다.

  3. 목요일. 2015.07.08 11:19 신고

    우리모두 자본주의의 노예라고 할수도 있겠네요

  4. 『방쌤』 2015.07.08 11:24 신고

    정치,,,별개의 것이 절대 아닌데 말이죠
    무슨 거창하고 어마어마한 것들을 바라는게 아니라
    밥은 제대로 먹고 살수있게 해달라는 것인데
    그 마저도 저버리는 정부가,,,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일까요,,,
    남은 시간이 너무 길어 마음이 더 답답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08 15:56 신고

      싸워야 합니다.
      떠들고 불평하고 저항하고 소리쳐야 합니다.
      그래야 저들이 움직입니다.

  5. 가난한여행자 2015.07.09 02:28 신고

    이명박 ,박근혜 7년.... 아직도3년 지옥같네요

    이명박은 나라를 수익모델로 해 나라를 금전적으로 거덜나게하고,, 박근혜는 전제 군주 여왕 코스프레하다 나라 정신을 추락시키고

    국민들은 각자도생을믿고 ,자기만 피하면 된다고 조금 가진것 유지하려고하니...이것 순시간에 도둑놈변해 대낮에 !!

    이상태로 가다가 , 전국민 90%가 하위층으로 떨어질것 같네요


    김대중, 노무현때 나라,국민이 상승하는 기운이였다가 ,, 국민들이 악마들한테 속아서 찍고보고. 정신까지 잃은것 같네요

    이.박은 지도자가아닙니다 ,,,,장사꾼, 연극배우입니다


    우리나라 복도없지 ,,, 모든것이 발전하려고 할때 저런것들이 나타나 , 태클을 걸어 넘어 뜨리는지?

    저세력에 저항레 앞장 설 지도자들이 ..야당 .재야학자 들이 저들과 동업자인지 의심이드네요
    이엄중한시기,,민주주의사망, 국민들 노예화 에 중간적인 말만하네요...


    제가 젊은 시절 ,유명한 재야 학자 .정치인 들을 교류한적 있는데, 이들의 학벌의식 ,엘리트의식을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지금 4.19. 386민주세력들이 지지멸멸한 이유도 대중과 멀어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에게는 철학과 문학이 부재하고 권력,신분상승으로만 이용한것 같네요


    지금은 야당에서 회색분자들을 축출하고 , 집토끼를 단속하고 , 대여투쟁을 해야 할때입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박근혜& 새누리당 무능 ,아집,을 알려야합니다


    이러다가 다음에 총선 , 대선 ..저악마들이 집권하면 우리나라는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자원이없고 인구많은 나라에서 중산층이 무너지면 ,,,상상할수없는 빈국으로 떨어집니다

    2%가 모든부를 갖는 나라,,그리고 나머지는 ,,


    ....자다가 일어나 두서없이 써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09 02:34 신고

      힘내십시오.
      일단 정권부터 탈환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무엇이라도 되지 지금 상태로는 아무것도 안 됩니다.
      포기만 하지 마시지요.

  6. 꿈나라논리 2015.07.09 13:24

    최저임금 만원으로 올리고 비정규직 정규직만들고... 노조가 하자는대로 하면 삼성이나 현대도 10년 못가서 망하고 한국경제는 붕괴될겁니다
    최저임금 만원이 한국경제 현실에서 맞는 이야기 인지... 도대체 현실을 알고 말하는 것인지 ...온라인이니까 아무렇게나 무책임하게 떠들어도 되는 것인지...
    경영이나 경제 회계를 좀 안다면 당신처럼 무책임하게 떠들지 않을거요
    알바생을 고용하고 있는 편의점이라도 운영해보시요 최저임금이 만원으로 현실화되면 편의점은 100% 망할겁니다 지금도 개고생하는 편의점주들은 전부 한강으로 갈겁니다
    당신같은 사람들을 원망하면서 ...
    현실을 깨닫고 삽시다 !!! ㅉㅉ

    • 늙은도령 2015.07.09 20:43 신고

      왜 편의점 주인을 위해서 알바생들이 희생해야 합니까?
      그들에게만 권리가 있습니까?
      편의점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면 정리해야죠.
      아니면 정부에게 요구해야지요, 편의점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라고.
      님처럼 하면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등쳐먹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영원히 살자고요?
      누구를 희생시켜가며 자신은 살고자 하는 것만큼 악한 것이 없습니다.
      왜 편의점주는 알바생만 희생시키려 합니까?
      그리니 맨날 당하고만 사는 것입니다.



이는 노동자 계층의 다수와 복음주의적 개신교 신자들이 가정생활이나 종교생활에서 엄격한 아버지의 도덕을 지니고 있다는 인식 덕택에 실현 가능했다. 보수 지식인들은 이것이 정치적 보수주의와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또한 사람들이 경제적 사익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에 따라 투표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ㅡ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인용





이석기가 오합지졸에 불과한 RO모임의 실질적 지도자(재판 중이라 확정된 사실은 아니다)라는 이유로 내란음모죄로 법정에 선 것에 이어, 10.3%에 이르는 유권자의 지지를 받은 통합진보당마저 박근혜 정부(법무부)의 정당해산심판청구소송을 통해 헌재의 판결로 해산될 수 있었던 것도 보수 반동의 엄청난 성공을 말해준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분단된 나라라는 이유와 한국전쟁의 기억이 유효하기 때문이라고 치부하거나, 조중동과 종편으로 대표되는 언론생태계의 보수화나 유신독재의 DNA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의 본질이 아니겠냐는 주장은 지극히 무책임하고 단세포적인 발상이다. 통진당 해산은 지난 20년 동안 지속된 보수 반동의 총체적 결과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한민국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홍익인간)’와 ‘내가 곧 하늘이다(인내천)’, ‘민심이 곧 천심이다(애민사상)’ 등에서 보듯이 진보적 가치가 고조선부터 일제강제합병 전까지 이어져온 나라였다. 일제강점기에 자발적으로 생성된 진보적 가치가 전국으로 퍼져갈 수 있었던 이런 전통과 역사에 근거한다.



일제강제합병기의 3.1운동도, 이승만의 자유당을 무너뜨린 4.19혁명도, 박정희의 유신독재를 무너뜨린 민주화운동도, 전두환과 노태우의 군부독재를 무너뜨린 6.10항쟁도, IMF 체제를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기 위한 금모으기 운동도, 바보 노무현을 대통령에 올린 돼지저금통도그 정신적 바탕에는 역사의 고비마다 굽이굽이 흘러내려온 진보적 가치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런 진보적 가치가 이루어낸 민주정부 10년이 이 땅의 보수세력에게는 두려움이었고, 좌절과 증오였으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뒤집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일제강점기의 부역자들과 독재정부의 후예인 보수세력은 과거와 단절된 새로운 역사와 프레임 설정이 필요했다.



뼛속까지 친일이고 친미인 이들이 미국으로 눈을 돌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에게 친일은 성형수술을 통해서라도 감춰야 할 존재의 생얼이지만, 친미는 떳떳하게 드러낼 수 있는 해방구였다. 미국이 없었으면 한반도 전체가 좌파 전체주의(필자의 언어로 하면 권위주의적 사회주의) 치하에 빠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아니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으로부터 시작해, 광복에서 한국전쟁의 발발까지 각종 연구와 저서, 외교문서, 비밀문서, 새로운 기록과 증언 등이 쏟아져 나오면서 미국이 은인이라는 통념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다.





우파 전체주의(권위주의적 독재)에 가까운 박정희의 유신독재에 이어 전두환과 노태우로 이어진 군부독재는 보수우파의 가치를 내부로부터 부식시켰다. 독재의 탄압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국민의 분노가 6.10항쟁으로 폭발했고, 6.29선언이란 응급처치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존재에서 짝퉁 보수로 전향한 김영삼의 집권으로 이어졌다.



그 대가는 혹독했다. 박정희는 압축성장을 이룩한 신화적 존재에서 부의 불평등의 기원이며, 부패와 비리의 온상인 정경유착의 주범으로 전락했다. 자국을 무차별적으로 살육한 전두환과 노태우는 법정에 서야 했고, IMF 외환위기까지 더해지며 보수우파의 입지는 극도로 좁아졌다.



하지만 보수우파에게 IMF 외환위기는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실낱같은 반등의 기회이기도 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IMF 체제에서 벗어나려면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여야 하는데, IMF 구제금융은 신자유주의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하기에 기세등등한 진보좌파에게 치명상을 입힐 것이라는 사실을.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이면 진보좌파는 그들이 경험한 것처럼 고사의 길로 갈 수밖에 없을 일이었다. 문제는 그 기간 동안 평등에 기초한 자유, 침해불가능한 천부인권, 헌법적 가치인 인권, 표현과 집회의 자유에 익숙해져 있을 상당수 국민의 인식이었다.



이것을 뒤집을 보수 반동의 운동이 필요했다.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 신념과 선호에 따라 투표하는 경향이 있는 유권자의 변덕과 무지, 어리석음을 파고들 정치사회적이고, 문화적이면서도 종교적인 운동이 필요했다. 압축성장과 신자유주의 체제의 피해자 중에서 중산층을 위협받고 있는 사람들과 저학력‧저임금에 시달리는 하위층의 표가 필요했다. 그들을 끌어 모을 새로운 프레임 설정(종북 이상의 것들을 담은)이 필요했다.



헌데 “프레임을 짜는 과정에서 그들은 일상 언어와 사고를 완전히 바꾸어야 하는 엄청난 문제에 부딪쳤다. 이때 엄격한 아버지의 도덕은 그들에게 큰 이점이 되었”고, 이 도덕 체계는 보수적인 기독교 근본주의와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동양적 가치 체계와 일맥상통했다.



이것은 ‘일종의 보수적 사회 계약’으로 미국의 보수 반동의 성공을 통해 입증된 도덕 체계이기도 했다. 많이 약해졌지만 얼마든지 살려낼 수 있는 전통의 좌파사냥과 무소불위의 종북몰이, 지역적 독점의 선거 지형을 더하면 인식의 보수화를 견인할 새로운 형태의 계급투쟁이 가능할 것이었다.





미국의 보수 반동의 성공이 이를 보장했고, 민주정부 10년의 발목을 잡는데 성공한 우측으로 기울어진 언론생태계와 좌파에서 전향한 기회주의적 정치인과 사이비 지식인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그들이 새로운 계급투쟁의 선봉에 서있을 것이며, 불평등의 폐해와 부의 재분배, 진실의 힘만 외치는 진보의 프레임을 대체할 것이며, ‘두 개의 한국’을 만들어낼 일이었다.



2000년 대선에서 공화당을 찍은 지역들과 민주당을 찍는 지역으로 나뉜 대분할은 마치 생산자 대 거기에 기생하는 사람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대 놀고먹는 사람들, 보통사람 대 속물들과 같이 사회계급들 사이의 대립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그것은 “어떤 계급적 분노도 계급의식도 없는” 그런 계급투쟁이다. 계급이 중요하지 않은 계급 분할이란 역설은 실제로 ‘두 개의 미국’이라는 글들을 통해서 어김없이 되풀이된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5.05.25 20:26 신고

    우리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은 보수가 지배합니다. 왜 진보는 항상 보수에게 패배할까? 생각합니다.
    보수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권력투쟁에 올인합니다.
    하지만 진보는 담론투쟁에 올인합니다. 선거는 권력투쟁인데.

    • 늙은도령 2015.05.25 20:48 신고

      최근에 왜 보수가 연전연승하는지 실제적인 연구를 한 것들이 많이 나옵니다.
      저도 지금 그런 연구들을 담은 책들을 집중해서 읽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도 그래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2. 참교육 2015.05.26 09:23 신고

    보수가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돈이 있고 누뇌가 우수한 인재를 가지고 있으니 싸움은 시합 전에 승패가 결정난게지요
    그기다 변절자까지 합류하거든요. 자본주의에서 양심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것은 쉽지 앖습니다.

    • 늙은도령 2015.05.26 14:45 신고

      보수를 이기려면 진보는 다시 바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연구소를 만들고 투자하는 것과 함께 바닥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야 최소한의 희망이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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