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이 국시를 먼저 치르는 선발대의 문제 공유를 통해 국시 합격률을 높여왔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황에서 의대생을 구제하는 어떤 행정조치에도 반대합니다. 족보는 어느 시험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라서 그것까지 문제 삼을 수 없지만, 공부를 가장 잘하거나 준비를 오래한 자들이 먼저 시험을 치른 후 그 경험들을 선별, 조합해 모두가 공유한 다음에 국시를 치른다는 것은 명백한 부정행위이자 최악의 반칙입니다. 

 

국민과 국가도 대통령과 장관도 정부와 국회도 민주주의와 헌법도 자신들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뒤틀려진 특권의식으로 똘똘뭉친 것도 모자라 영원한 특권을 부여받는 국시마저 부정행위와 반칙으로 통과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국시는 국가로부터 허가를 받은 의대의 의대생들만 치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특권을 부여하는 통과의례입니다. 그 정도 특권을 유지하려면 이 정도 시험은 통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헌데 이것마저 부정행위와 반칙을 통해 무력화시킨다면 이땅의 의사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요?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현대의학의 문제들을 차치하더라도 특권적 자격을 부여받기 위한 최소한의 시험마저도 이런 식으로 통과한다면 응시자격을 박탈해야 합니다. 엉터리 의사들을 배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격시험을 이런 식으로 무력화시킨다면 20세기 초처럼 응시자격을 완전히 오픈하는 것이 국민에게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마치 중세 신분제사회의 귀족인양 행세하는 이들의 국시 거부 집단행동에서 특권의식의 끝판왕을 볼 수 있습니다. 정부에게 완전한 항복을 요구하는 것도 중세의 특권계급들이 보여준 반동적 행태와 완전히 똑같습니다. 프랑스혁명이 실패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땅의 의대생 같은 당시의 왕족과 귀족들이 그들의 특권을 이용해 반동혁명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혁명이 앙시앙레짐으로 귀결된 것도 왕족과 귀족의 특권이 그만큼 강고했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이런 특권의식을 가진 소수의 계급이 대부분의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해줍니다. 의대생들이 단체행동을 유보한다고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그들을 구제하는 어떤 합의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유와 권리가 있으면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반드시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노통이 그 많은 공격을 받으면서까지 '소수 기득권의 반칙과 특권'과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습니까?

 

문재인 정부도 그래야 합니다. 소수의 특권에 자꾸 면죄부를 제공하면 촛불혁명의 모든 것들이 무용지물이 됩니다. 똑같은 특권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온갖 반칙을 남발하는 이땅의 기레기들을 바로잡는 것도, 신성불멸가족이라도 되는 양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해온 이땅의 검찰도 개혁할 수 없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이들의 구제에 찬성했겠지만 이들의 맨얼굴과 특권의식이 모두 다 드러난 이상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야 합니다. 

 

타협이나 구제란 있을 수 없습니다. 

 

 

https://youtu.be/UwxC9TzW0Kw

 



백남기씨에 대한 서울대병원의 사망진단서는 국제적 조롱거리로 전락했지만, 그 근본 원인을 추적해보면 박근혜 특유의 비정상 인사가 자리하고 있다. 박근혜 주치의 경력이 있는 현 서울대병원장은 경력이나 나이로 볼 때 절대 병원장이 될 수 있는 순번이 아니었다. 서울대의대를 차석으로 입학하고 수석으로 졸업해 대통령상을 받은 필자의 선배는 경력(대통령 주치의도 했다)이나 학번에서 현 병원장보다 우위에 있는데 부원장급으로도 어리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언론에서 현 병원장의 경력 중에서 박근혜의 주치의였다는 것을 주목하는데,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모든 면에서 최고를 달렸던 필자의 선배도 병원장이 되려면 몇 년을 더 최고의 성적을 기록해야 하는데, 현 병원장은 그런 면에서 비약적인 승진에 성공한 비정상적 케이스다. 군대보다 권위적이고 경력과 학번을 따지는 서울대병원의 관례까지 감안하면 박근혜의 입김이 없었다면 생각할 수 없는 승진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필자가 모르는 엄청난 경력을 현 병원장이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노벨의학상을 예약해둘 만큼 그런 업적을 거두었을지도 모른다. 공공의료를 선도하고 있는 서울대병원과 준민영화된 분당서울대병원의 차이를 무력화시킬 만큼 경영의 천재일 수도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최순실과 우병우만 알고 있는 박근혜의 병을 기적적으로 고쳐주었을 수도 있다. 알고자 하면 국기문란이 되는 7시간의 미스터리가 현 병원장과 관계 있을 수도 있다. 



무엇이 진실이던 간에 현 병원장은 박근혜 친화적 인물이 아니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승진에 성공한 인물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것 때문에, 즉 '성은이 망극하여' 백남기씨 사망진단서가 상식 수준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사인으로 발부됐는지도 모른다. 제자와 후배, 동문들에게까지 비판을 들을 정도의 사망진단서를 바꾸지 않겠다는 반인륜적이고 비이성적인 행태에 이르러서는 이런 의심을 거둘 방법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농민 2분이 공권력의 진압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노무현은 진심어린 사과를 했고, 공권력 행사에 관한 명확한 한계와 정의를 내렸다. 그것으로 농민 2분이 살아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정부는 유족(농민)에게 고개를 숙였고 유족(농민)은 슬픔과 비통함 속에도 사과를 받아들였다. 완강하게 버티던 경찰청장은 합당한 대가를 치렀고, 농민들은 최소한의 요구라도 정부로부터 받아낼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농촌의 파괴를 담보로 하는 신자유주의적 비극의 전형이었지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그런 형태로도 작동했다. 역사가 항상 진보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아니며, 진실이란 것이 생각보다 추하고 절망적일 때도 많지만 국민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희망을 둘 수 있었던 것은 신자유주의적 비극을 통해 식량주권과 공권력 행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그 덕분에 한 걸음이라도 진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백남기씨에게 가해진 공권력의 살인행위와 백남기 청문회에서 보여준 경찰의 뻔뻔함, 서울대병원의 반인륜적 사망진단서, 경찰과 검찰의 광기어린 영장재청구, 법원의 무기력한 승인까지 단 하나도 정상적인 것이 없었다.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고, 대통령은 철저히 외면했고, 정부는 폭압적이었고, 국회는 무력했고, 법원은 책임을 회피했다. 민주주의와 인권, 헌법과 양심, 상식과 정의는 휴지조각처럼 찢기었고, 모든 것이 권력의 논리로 재단됐다.



바로 이것, 박근혜 정부의 모든 것인 권력의 논리가 서울대병원의 수뇌부로 하여금 백남기씨의 사인을 '병사(심폐정지ㅡ모든 사람은 심장이 멈추면 죽는다)'로 만들었다. '권력이 다르면 지식도 다르다' 했듯이, 대한민국 최고의 공공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에서조차 사악하고 비열한 권력의 논리만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서울대병원의 역사를 치욕으로 물들이고 있는 박근혜 주치의 출신의 병원장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밑의 부원장들과 각 과의 수장(과장)들, 그들 밑에서 수련하고 있는 의사와 레지던트, 인턴들이 권력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서울대병원에서 과장 이상에 오른 자들은 자신이 이 나라에서 최고의 천재라고 생각하는 지독히 교만한 자들이니 권력의 논리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병사라 했으면 남들이 뭐라고 해도 병사인 것이다, 박근혜의 유체이탈화법처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空空(공공) 2016.10.03 08:04 신고

    의심할 여지가 없는 팩트입니다

    인과 관계가 분명합니다
    병원장이 주치의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6.10.03 18:19 신고

      병원장, 부원장급에서도 몇 명... 이렇게 됐겠지요.
      알아서 기면서 우병우의 지휘를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개판인 나라가 됐습니다.

  2. 똥 덩어리 2016.10.03 12:28

    대다난 우리 크네님 이런 사태를 예상하고 병원장을 임명했다면 증말 미래를 내다보는 거아닌가? 크네님의 미래는 어찌 될까?

    • 늙은도령 2016.10.03 18:20 신고

      백남기씨를 서울대로 보낸 것도 이들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그 동안 온갖 것들이 감시되고 보고됐겠지요.
      박근혜와 환관들은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3. 참교육 2016.10.03 15:17 신고

    인사가 만사라는 데 박근혜에게는 그런 건 관심없습니다.
    이정현이처럼 얼마나 충성을 확실히 하느냐의 여부로 인간을 평가합니다.
    헌법도 법도 원칙도 모두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 늙은도령 2016.10.03 18:21 신고

      국가를 자신의 것인양 사적으로 통치합니다.
      몇 사람만 통치하고 나머지는 맡기는... 능력이 부족한 권력자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요.

  4. 맹그로브 2016.10.04 12:49

    창피해서... 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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