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던 11월18일, 강인철 광주경찰청장은 광주지방경찰청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광이 주시민의 안전, 광주경찰이 지켜드립니다'라는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자신의 양아버지처럼 군대를 동원해 권력을 찬탈했던 전두환을 인정할 수 없어서 1980년 5월17일의 광주시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최순실과 그 조력자들에게 국정을 농단할 수 있도록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을 나누어준 독재자의 딸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37년을 거슬러 올라온 광주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게시물이었습니다.      

 



「광주시민의 안전, 광주경찰이 지켜드립니다. 11월 19일(토) 내일 오후 6시부터 5.18 민주광장에서는 광주 10만 시국촛불 집회가 개최될 예정으로, 금남로와 5.18 민주광장 주변에 교통통제가 예상되오니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도심 혼잡으로 지하철 환풍기에 많은 분들이 올라가시는 일은 절대 없어야 될 것입니다. 이것만은 꼭 지켜주세요. 연일 계속되는 촐불집회에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신 민주화의 성지. 광주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이 진행되는 중에 단 한 건의 강력범죄도 일으키지 않은 37년 전의 광주시민들처럼, 파괴된 민주주의를 되살리고 유린된 헌법을 되돌리기 위해 광장과 거리로 나선 지난 겨울의 광주시민을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한 이 게시물에 분노를 참지 못했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자는 박근혜의 수족을 자처했던 살인경찰의 수장인 이철성 경찰청자입니다. 그는 역사의 진실인 '민주화의 성지'라는 문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겠지요.



박근혜의 주구를 자처했던 그로써는 해당 게시물이 촛불시민의 네트워크를 타고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것을 두고볼 수만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에 방해되는 행위를 저지른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화의 성지에서 근무하니 좋으냐?", "당신 말이야, 그 따위로 해놓고!" 등의 폭언을 쏟아내고, 게시물을 삭제시켰습니다. 그것으로는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발로에서인지 강인철 광주경찰청장을 좌천시키는 인사를 자행한 것은 너무나 익숙한 수순이었습니다.  





촛불시민의 힘으로, 당연히 광주시민의 힘도 포함된 촛불혁명의 힘으로 박근혜를 파면시킬 수 있었고, 정권을 찾아올 수 있었으며, 국정원장에 이어 검찰총장도 바꾸었지만, 얼굴에 철판을 깔은 이철성은 살아남았습니다. 그는 비루하게라도 임기를 채우기만 한다면 검경수사권 분리를 이끌어낸 경찰청장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광주경찰청장으로써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던 강인철 청장에게 폭언을 쏟아붓고 좌천성 인사를 자행한 사실이 폭로되기 전까지는.


                                                                                                                                                                                                                                                                                            

어쩌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폭로로, 표창원 의원이 말했던 것처럼, 경찰개혁의 핵심은 과거 수뇌부의 인적 청소이기 때문에 경무관급 이상의 지휘부에게 자진해서 일괄사표를 받아내기는 힘들지 몰라도 이철성 현 경찰청장과 백남기 농민을 살해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라인은 정리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청와대에서 발견된 수천 건의 문건과 서훈의 국정원이 복원해낸 녹취로 인해 3500명의 댓글알바를 암약시킨 원세훈에게 그럴 수 있는 것처럼, 이철성과 강신명의 롤모델 같은 김용판 전 경찰총장도 새롭게 기소할 수 있는 것을 덤으로 해서.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왜누리안티 2017.08.07 11:09

    그러다 이 일로 인해 임기를 다 못 채우고 불명예스럽게 쫓겨나면 이철성이 무슨 말을 할 지 봅시다.

  2. 참교육 2017.08.07 13:24 신고

    어떤 분야도 멀쩡한 곳이 없지만 검찰에 이어 경찰개혁도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됩니다.
    문재인정부의 개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7.08.07 14:58 신고

      개혁은 무조건으로 이루어져 합니다.
      어마어마한 반발과 조작 속에 상당한 저항에 시달리겠지요.
      개혁은 좋지만 힘들고 피로감을 양산합니다.
      그것은 문재인이 무엇보다도 피해가기 위함이고요.

  3. 과유불급 2017.08.08 05:13

    우리가 생각하는 개혁의 첫단추는 그 무엇
    보다도 힘들고 어렵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적폐와 동행한다는건 더 힘들고 어렵습니다.내 한몸 힘들다고 이것을 늦추고
    피해 개,돼지로 살겠습니까?
    아니오! 아닙니다.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7.08.08 14:59 신고

      우리는 촛불혁명으로 모든 적폐와 갑질과의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모든 부처의 갑질도 살펴보고 바로잡으라 했으니 잘 될 것입니다.
      우리가 주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면 됩니다.

  4. *저녁노을* 2017.08.08 06:01 신고

    더 좋은 세상이 얼른 왔으면 좋겠습니다.
    개혁...개혁..원합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7.08.08 08:14 신고

    양심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게 당연한데..
    참..권력이 뭔지
    아주 비열함의 표본을 보여 주고 있네요..

    • 늙은도령 2017.08.08 15:04 신고

      참 비열하고 추합니다.
      위로 올라가면, 권력을 손에 쥐면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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