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판결이 끝난 최순실 1심 재판(징역 20년이 핵심)에서 신동빈 로뎃그룹 회장이 징역 2년 6개월에 처해지며 법정구속된 것에서 보듯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모든 재판 중에서 이재용의 개를 자처한 정형식의 판결과는 다르게ㅡ물론 최순심 1심 재판부의 판결에서도 의심되는 부분이 몇 가지 있지만 아직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ㅡ나왔습니다. 정형식이 세습자본주의의 황제 이재용을 집행유예로 풀어준 것에 비해 신동빈에게 2년 6개월이란 실형이 선고된 것은 정형식의 판결에 국민적 분노가 반영된 결과라는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그의 법리 적용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이로써 롯데그룹의 원수가 된 정형식이 삼권분립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법부의 일원으로써 추가적인 재판을 맡는다는 것에 어떤 정당성도 가질 수 없게 됐습니다. 롯데그룹이 면세점사업의 최강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최순실이 돈을 뜯어내기 위해 면세점 재허가 배제라는 정치적 불이익을 당했다는, 그래서 원하는 돈을 두 번이나 바칠 수밖에 없었다는 점까지 고려하고서도 재판부가 신동빈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은 정형식(배석판사들도 비판받아야 한다)의 판결이 얼마나 개판이고 삼성 오너에 친화적인지 웅변해줍니다. 



알려진 것과 다르게 박정희 집안과 여러 가지 악연으로 얽혀있는 롯데그룹(지금의 포스코는 신격호가 자금을 댔지만 박정희가 이용만 해먹고 가로챘다. 이런 것들은 수두룩하지만 이번 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까지 필자가 옹호해줄 이유란 없지만, 삼성전자그룹의 오너 앞에만 서면 무한대로 작아지는 이땅의 사법부는 근본적인 차원에서 개혁이 필요합니다. 삼권분립 뒤에 숨어 민주주의와 헌법 및 민심에 반하는 판결을 내리는 놈들은 주권자의 힘으로 걸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안철수처럼 시험만 잘 치루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현재의 체제에서 정형식 같은 놈들을 원천봉쇄할 수 없지만, 각각의 판사가 내리는 판결을 분석해 추가 재판을 맡지 못하게 만들거나 승진 상의 불이익을 가하는 등 제도적 정비가 필요합니다. 국민적 관심이 쏟아지는 주요 재판에 시민위원회를 구성해 판사의 독단을 막아야 하며, 국민참여재판처럼 거대 로펌의 횡포를 줄이고 민의가 반영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근에 들어 민주주의의 선진국에서도 정치 본연의 역할이 축소되고 정치귀족과 부자에 의한 금권·세습자본주의의 득세(이명박근혜와 트럼프의 당선이 대표적, 정몽준·안철수도 마찬가지)가 만연하고, 그것의 필연적인 결과로 정치의 사법화(정치적 합의를 포기한 채 법원의 판결로 대체하는 것)가 횡행하는데, 정형식의 판결이 그중에서도 으뜸입니다. 민심을 왜곡하고 경제위기론을 부추겨 정형식의 판결에 힘을 실어주는 기레기(조중동)가 정치귀족과 부자의 충견 노릇을 하는 것도 결정적이고요.





정경언 유착으로 대표되는 이런 지배시스템은 현대국가를 상위 1%의 전유물로 만들었으며, 민주주의의 본령(시민의 통치,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동일성)과 광화국의 본질(법의 지배, 법 앞의 평등)마저 작동불능의 상태까지 내몰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불평등과 양극화의 확대, 반칙과 특권의 난무, 국가와 사회복지의 축소, 탈출구 없는 무한경쟁, 불공정과 부정의 등이 만연하는 것도 정경언 유착을 통해 상위 1%에게 무한대의 힘을 실어주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같은 탁월한 지도자가 극단적으로 저평가되고 시민으로 돌아간 이후에 비극적인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상위 1%가 지배하고 있는 정경언 유착의 결과였습니다. 평균적인 시민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홍준표와 김성태, 김무성, 나경원, 안철수, 김진태, 하태경 같은 자들이 보수 세력과 야당을 이끌며 당대표와 원내대표, 다선의 국회의원을 할 수 있는 것도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한 상위 1%의 폐쇄적인 지배시스템에서 기인합니다. 



국민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토크빌의 성찰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은 지난 겨울의 촛불혁명을 통해 입증되었지만,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국가 개조가 온갖 저항에 직면하는 것도, 평참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이 아닌 평양 올림픽으로 (잠시 동안이라도) 채색될 수 있었던 것도 세습되는 정경언 유착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순실 사건의 재판부 판결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단 한가지만은 분명하게 입증됐다는 것에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이재용의 충견을 자처한 정형식의 판결이 '이재용의 삼성공화국을 위한, 이재용의 삼성공화국에 의한, 이재용의 삼성공화국의' 외주형 판결이었다는 것입니다. 전직 검찰총창 중 한 명이 '삼성의 돈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는 말을 한 것과 '삼성의 돈은 받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지배엘리트와 관료사회에서 회자됐다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 상층부가 얼마나 썩었으며, 정형식의 판결이 그것을 증명하는 시금석임을 말해줍니다. 





지난 겨울, 혹한 속에서도 연인원 1,700만 명의 시민들이 '이게 나라냐'며 촛불을 들었던 것은 더 이상 상위 1%가 독점하고 있는 정경언 유착의 지배시스템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민주공화국에 반하는 세습되는 부와 권력을 해체시켜 반칙과 특권의 지배시스템이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한 채 국민의 피를 빨아먹는 잔치를 벌일 수 없게 하겠다는 시민주권의 발로입니다. 깨어난 시민은 행동할 것이며, 정형식 같은 자들이 민주주의와 시민주권을 유리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 것입니다.  



평창 올림픽의 흥행 성공과 남북한의 관계 개선, 이명박의 구속, 미투운동, 사법부의 개혁, 재벌 개혁, 권력기관의 민주화, 기레기의 퇴출, 지방분권 개헌 등으로 이어질 촛불혁명의 여정은 대한민국을 홍익인간의 이상이 실현된 위대한 나라로 만들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오늘의 판결을 기점으로 다시 한 번 지난 겨울의 광장과 촛불정신을 되돌아 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8.02.13 19:32 신고

    문재인정부가 해야할 일 너무도 많습니다.
    반드시 성공해야합니다.

    • 늙은도령 2018.02.13 20:05 신고

      정말 자유한국당에게 표를 주거나 조중동을 구독하거나 종편을 보는 사람들이 정신차려야 합니다.

  2. 신-신분제 사회 2018.02.13 20:49

    최상위의 슈퍼 금수저랑, 어중간한 하수인 계층이 비리를 저지르면 결과가 당연히 다르군요.
    차별적 처벌을 받는군요.

    • 늙은도령 2018.02.13 20:52 신고

      그럼요, 법 앞의 평등이라는 것도 부와 권력을 가진 자에게 가중처벌을 하라는 것입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8.02.14 08:56 신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게 너무 멀게 느껴집니다
    빨리 쇄기를 박아야 될텐데 말입니다

    • 늙은도령 2018.02.14 15:34 신고

      정형식과 배석판사들은 향후 재판에서 제외돼야 합니다.
      철저하게 불이익을 받아야 합니다.

  4. chance von 2018.02.14 09:47 신고

    공감입니다
    이재용도 큰 맘먹고 잠깐 바람쐬러
    내보낸거니까요.
    곧 오라해야죠ㅋㅋ



거두절미하고 대한민국을 망치는 세 개의 집단(그 다음은 종교집단에 대해, 그 다음은 지식인과 철학자에 대해)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방송사와 교육부, 검찰이 그들입니다. 책을 읽는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대한민국의 경우, 방송이 차지하는 영향력은 정부와 국회, 사법부를 능가합니다. 사적이건 공적이건 거의 모든 콘텐츠는 방송에서 만들어집니다.





현대의 공적공간은 방송이 송출한 콘텐츠에 의해 점령당한 상태입니다. 방송 이외에도 콘텐츠 산출능력이 있는 생산자는 있지만 그것이 공적공간에 진입하지는 못합니다. 설 연유에 가족과 친척들과 오가는 얘기들도 분야가 무엇이든 방송에서 산출한 콘텐츠가 주를 이룰 것입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이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유무형의 공통체를 창출하고 있지만 그것이 공적공간을 대체하기에는 너무나 분산됐고 개별적입니다. 사이버공간에서의 이합집산은 빛의 속도로 이르러 있지만, 현실의 시공간과 유기체인 인류는 물리적 한계를 넘을 수 없습니다.  





가능하면 가벼운 것들, 오락적인 요소들이 포함된 얘기들이 공적공간을 지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번 설 연휴도 비슷한 방식으로 지나갈 것입니다. 현실로 돌아와서도 방송 콘텐츠에 점령당한 동일한 일은 반복됩니다. 이렇게 공적영역이 사적인 것들로 지배당합니다.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정치와 경제, 사회 문제들은 외면하거나 배제시켜 버립니다.



이런 현실에서 방송이 권력과 자본의 시녀 역할에 충실하면 공적영역은 사적인 것들로 가득 찬 테마파크로 전락합니다. 가볍게 다뤄지는 모든 주제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오락화되고, 방송에 최적화된 형태로 이야기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의 인식은 방송 친화적으로 길들여집니다.



매스미디어 시대에서 이런 현상을 최대한 줄이려면 교육이 뿌리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교육이 아이들의 재능을 찾아내는 과정(개별화된 사회화, 자아에 대한 이해)인 동시에, 공적영역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들을 배워가는 과정(공통화된 사회화, 타자에 대한 이해)이어야 합니다.





개별화된 사회화는 직업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민주주의의 목표인 자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구축하는 과정입니다. 개인으로서 최고의 행복이란 내적인 나(내가 보는 다양한 나)와 외적인 나(타인이 보는 다양한 나) 사이의 일치가 클수록 커집니다.



모든 갈등과 스트레스는 내적인 나와 외적인 나 사이의 불일치에서 생깁니다. 아이들이 행복하지 못한 나라가 된 것도 이 때문이며, 그래서 교육부의 책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내가 되고 싶은 자아가 아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아는 외적인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경쟁을 부추기는 석차가 필요하고 차별을 공고히 하는 스팩이 난무하게 됩니다. 공정한 출발과 기회를 지향하는 공교육이 무너진 것도 여기에서 기인합니다. 사교육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가계지출은 중산층이 무너지는 가장 잔인한 이유이고, 차별이 공고화되는 가장 불의한 이유입니다.





방송보다 더 큰 문제는 교육부의 기득권입니다. 대한민국을 망치는 최대의 적은 교육부임은 전 세계에서 아동·청소년 행복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에서 단적으로 증명됩니다. 교육의 신자유주의화를 넘어 교육제도 전체를 바꾸지 않는 한 대한민국은 극단의 갈등과 스트레스가 넘쳐나는 불행한 나라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필자는 방송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교육은 많은 논객들이 하고 있어 피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재야에서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들이 현실화될 수 있기를 바라고 응원할 뿐입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교육철학의 시대적 성찰을 볼 수 있는 글들이 늘기를 바랍니다.



재야의 힘으로 제도를 바꿀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다수의 학생과 부모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철학적 성찰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경쟁과 순위, 차별을 공고히 하는 교육이 아닌 공존과 상생, 협력의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런 철학적 기반 하에 촘촘히 얽혀 있는 글들이 이어져 하나의 구상으로 자리할 때 교육을 개혁하기 위한 기초가 튼튼해집니다.





세 번째는 검찰입니다. 이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믿습니다. 정치와 자본에 친화적인 이들의 행태는 대한민국이 반칙과 특권, 부정과 비리가 난무하는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이들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부끄러울 지경이니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솔직히 현재의 검찰로는 답이 없습니다. 정치인과 재벌오너가 관계되면 검찰의 구형보다 재판부의 선고가 높은 현재의 상황에서 검찰에게 바랄 것은 없습니다. 노무현 같은 지도자가 여러 번 연속해서 나오지 않는 이상 검찰의 정치적 이용(권력과 자본의 시녀 역할)과 검찰의 정치적 복종(검사들의 정치적 행위)을 개혁할 방법이 없습니다. 



최소한으로 볼 때 기소독점권을 분할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가능하려면 차기 대선주자들이 공통 공약으로 내걸고 실천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검찰의 법집행에 대한 시민의 감시가 일상화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해결책도 없지만, 국민참여재판도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설 연휴, 많은 얘기들이 오가겠지만 방송에만 매달리지 말고, 우리의 삶과 직결된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갔으면 합니다. 스마트폰도 내려놓고 가족과의 대화를 시도하기를 바랍니다. 힘들고 어렵고 삐걱거리겠지만, 대한민국이 돈과 권력보다는 사람을 중시하는 세상이 되도록 공적인 것들에 대해 얘기해봤으면 합니다.



나와 내 가족의 삶의 질이 바뀌려면 공적인 것들을 얘기하는 것이 늘어나야 합니다. 우리의 삶이란 싫던 좋던 공적인 것과 연결돼 있습니다. 삶이 타인과의 관계인 까닭에 삶의 모든 것이 공적인 정치성을 띠게 됩니다. 타자 없는 나란 존재할 수 없고, 사회에서 벗어난 신적인 관계도 없습니다. 



삶이 곧 공적인 것이며 정치적인 것이고 사회적인 것입니다. 전체 인류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배엘리트들이 개개인을 파편화시키고, 가족까지 포함한 모든 공동체를 해체하고,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에 빠져들게 하고, 정치와 사회적 이슈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도 공적인 것을 독점하기 위함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없지만, 정치적 행위로 집약되는 공적인 활동은 우리의 삶을 뿌리부터 바꿀 수 있습니다. 위대한 철학자들이 정치로 방향을 바꾸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무리 깊은 사유와 관조의 영역에 들었다 한들, 인간의 삶은 언제나 땅에 자리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꼬장닷컴 2015.02.18 09:28 신고

    동의합니다.
    교육계의 기득권, 그리고 권력에 굴복해 버린 언론과 검찰,
    특히 언론과 검찰의 타락은 '신유신시대'로가는 바로미터죠.
    정말 우울합니다..ㅠㅠ

    • 늙은도령 2015.02.18 16:31 신고

      이들 세 개의 집단은 국가의 기본적인 축을 담당하기 때문에 더욱 문제입니다.
      방송은 대중을 동시에 상대하는 점에서, 교육은 미래세대를 상대하는 점에서, 검찰은 부정부패사범들을 상대하는 점에서 국가의 기본을 이룹니다.
      헌데 이 세 개의 집단이 제 역할을 안하면 국가 전체가 타락하는 것이지요.

  2. 2015.02.19 14:38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5.02.19 21:51 신고

      3월 초에 이사 가기 때문에 조금 피로합니다.
      이것저것 준비하고 계약하고..
      뭐 그런 것들로요.
      다음 주에는 많은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아요.
      이사 간 다음에 열심히 또 써야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시고.

  3. 공수래공수거 2015.02.20 14:12 신고

    저도 동감합니다
    무엇보다 방송.인터넷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 늙은도령 2015.02.21 00:11 신고

      네, 그리합니다.
      중간의 통로를 차지하고 있는 매체들이 제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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