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체제와 박정희 신화를 박살내기 위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거의 모든 분야를 공부해왔고, 공부하고 있는 필자는 박근혜와 그 부역자들에 대한 청산만큼 중요한 것이 탄핵을 빌미로 비박계에 구애하는 박지원과 국민의당의 기회주의적 공치공학을 현실정치에서 영원히 추방하는 것이다. 번역이 개떡같은 바버라 오클리의 《나쁜 유전자》에서 사이코패스의 일종으로써 마키아 벨리를 비판한 것에 100% 동의할 수 없지만, 박지원과 국민의당의 행태를 보고 있자면 필자의 판단을 바꿔야 할듯하다.  





대한민국 정치인과 정치학자의 공통점 중 하나는 마키아벨리(특히 《군주론》에 경도된)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평가는 진보좌파와 보수우파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승만과 박정희는 언제나 그랬고, 전두환과 노태우, 김영삼도 거의 대부분 그러했다. '3김정치(카리스마를 지닌 한 명의 보수 밑에 줄을 서는)'의 한축이었던 김대중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잡겠다'는 발언에서 나타나듯이 마키아벨리적 선택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필자가 아는 한, 20세기의 전 세계 지도자 중에서 노무현 만큼 마키아벨리적 정치를 멀리했던 지도자는 없었다. 그는 (절차적이고 투명한) 민주주의가 언제나 먼저였었고, 그것에 바탕한 '법의 지배(법치주의)'를 통치의 근간으로 삼았다. 국민에게 재신임을 몇 번이나 물었던 것도(정말로 퇴진할 생각이 있었다),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제안(지지율이 너무 낮았기 때문)했던 것도, 사정기관과 권력기관을 동원해 통치의 효율을 모색하지 않은 것도 똑같은 이유에서였다. 



필자가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박지원이나, 후보시절은 물론 대통령이 된 다음에도 '노무현 흔들기와 죽이기(탄핵 추진)'를 멈추지 않았고, 같은 연장선 상에서 '문재인 흔들기와 죽이기'를 멈추지 않고 있는 국민의당의 다수(김종인 같은 더민주의 일부와 JTBC를 제외한 모든 방송 포함)를 퇴출대상으로 여기는 것도 마키아벨리적 정치는 당대가 아닌 후대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재명의 지지율이 반기문까지 제치고 2위에 오르면, 그래서 지지율 1위인 문재인과 체제혁명을 위한 고율의 누진세(적게는 청년수당, 크게는 기본소득을 위한 전제조건)를 기초로 하는 조세정의 실현, 독일식 정당명부제와 수개표, 선거연령을 16세까지 낮추는 것 같은 선거제도 개혁, 공영방송을 포함한 언론 개혁, 반칙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공정거래, 공교육 강화 같은 선명성 경쟁에 나서면 이재명도 흔들고 노골적인 죽이기에도 나설 것이다. 동시에 두 사람을 이간질하는 마키아벨리적 정치공작도 격렬하게 진행할 것이며, 개헌을 고리로 박근혜 퇴진 이후의 새누리당 출신과 사이비 정권창출에 나설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이면 다냐'며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동등한 동맹을 추구했고,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2의 한국전쟁이 필요한 일본의 자민당 정부가 독도의 수중지형을 조사하겠다는 일본탐사선과 호위함이 대한민국의 영해로 진입하면 격침시키라고 하면서도 북한과의 공존에 힘을 쏟았던 것도 당대의 국민만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마키아벨리적 정치가 아닌 민주주의의 본질에 기반한 정치를 하려고 했고, 그것 때문에 반칙과 특권의 기득권층에게 집중포화를 당했던 것이다. 



경제학에서 인간을 이기적인 동물로 규정한 것 때문에 신자유주의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듯이, 정치도 (대부분의 경우 상위 1~5%에게 돌아가기 일쑤인 국익을 명분으로) 마키아벨리적 선택도 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신자유주의 통치술(하위 99%의 부와 권력, 기회 등을 상위 1%에 이전하는 것)이 대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 정체불명의 국익 때문에 21세기의 정치는 민주주의를 무력화시킨 채 거짓과 선동이 난무하는 슈퍼클래스의 탐욕으로 얼룩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영국의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의 자살률을 높인 그들만의 브렉시트를 선택하고, 미국의 백인들이 인종차별주의자 트럼프를 선택하고, 유럽에서 히틀러의 나치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극우파들이 득세하는 것도 마키아벨리적 정치(+1대 99사회에서는 효력이 줄어든 그람시의 헤게모니론+자유시장과 상류층 위주의 미디어정치)가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아카기 도모히로의 《젊은이를 방치한 국가》와 그의 공저인 《98%의 미래, 중년파산》,  토마 피게티의 《21세기 자본》과 스티글리치의 《불평등의 대가》, 리처드 윌킨스의 《평등이 답이다》만 읽어도 정치권력의 재구성(이원집중제 개헌)만 외쳐대는 박지원과 국민의당의 개헌론이 얼마나 많이 비판받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필자의 버람은 마키아벨리적 정치에 물든 모든 현실정치인들을 박근혜 게이트의 공동정범들과 함께 퇴출시키는 것이다. 이는 진보좌파와 보수우파를 가리지 않고 적용되며, 양비론적 행태를 통해 기회주의적 이익만 챙기는 이중개념자(중도주의자)와 분노하지 않는 무임승차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정규직으로 15년 이상을 근무한 50대 이상과 박정희의 불평등성장의 혜택을 받은 노인들은 개인연금(기초연금 제외)이라도 적립할 수 있었지만, 평생을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할 1030세대들은 껌값에 불과한 기초연금으로 노후를 버텨야 한다.



이런 현실에서 박근혜 탄핵을 위해 비박계의 도움을 요청하는 대가로 정치적 거래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 이대생의 위대하고 아름다운 투쟁과 성주군민·세월호유족·백남기유족과 그들과 함께한 분노한 시민들, 이명박근혜 9년 동안 처절하게 투쟁한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박근혜 게이트는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면, 박근혜 탄핵을 빌미로 체제혁명이 아닌 정치권력의 재구성이나 획책하는 박지원과 국민의당에게 강력하게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이원집중제(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박지원과 김종인, 손학규와 비박계의 연대를 걱정해 지난 총선에서 정당표만이라도 정의당에 몰아달라고 그렇게 요청드렸고, 최소 한 석이라도 좋으니 녹색당과 노동당의 원내진출을 위해 전략적 투표를 바랐다. 지금의 국민의당의 자리에 정의당을 필두로 진보정당들이 대신하고 있다면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세월호특별법은 벌써 통과됐을 것이다. 소득과 자산 모두에 과세하는 부자증세와 면세헤택을 최소화하는 법인세 인상 같은 세법 개정은 벌써 이루어졌을 것이고, 쉬운 해고나 노조 파괴, 성과연봉제 도입 같은 최악의 노동탄압 시도, 국정교과서와 위안부협상, 사드 배치와 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분노한 시민들은 야3당의 탄핵에 목을 걸고 있지 않다. 한국경제가 붕괴 직전이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길에 동의한 것이지, 박근혜 게이트를 방치한 정치권의 탄핵이 달가운 것도 아니다. 연인원 500만 명을 돌파한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 비박의 도움을 받기 위함이 아니다. 탄핵을 함에 있어 박근혜 게이트의 공동정범이자 부역자들인 비박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면 시민불복종과 폭력적인 혁명으로 돌입할 수도 있다. 



시민불복종은 하나의 옵션일 뿐이며, 시민의 저항권에 근거한 국민의 살생부 작성과 함께 전면적이고 총체적인 투쟁에 돌입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박근혜는 즉각적으로 하야하라! #당장 7시간의 비밀을 공개하라! #새누리당과의 어떤 야합도 하지 마라!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그날까지 촛불은 더욱 타오를 것이며, 무엇으로도 그것을 꺼뜨릴 수 없다! 분노한 시민들이 비박에게 구애나 하라고 거리에 나선 것이 아니다. 



너무 많이 가진 자들이야 정치권력이 두렵겠지만, 잃어버릴 것도 없는 서민과 학생, 노동자(비정규직, 일용직, 파견직 포함), 알바생,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등은 정치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비박의 도움없이도 박근혜를 끌어내릴 것이며, 공동정범과 부역자들을 청산할 것이며, 민주주의 회복과 체제혁명을 이루어낼 것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저녁노을* 2016.11.30 06:25 신고

    꼼수에 끌려가서는 안되는데...ㅠ.ㅠ

  2. 박상하 2016.11.30 07:48

    비박에 표 구걸 안한다고 순교자처럼 말했지만 뒤로 영수회담 제의하고 분위기 어떻게 흘러가나 눈치보며 가장 뒤늦게 움직일때. 책임총리제/퇴진서명운동/탄핵 논의. 솔직히 욕먹어가며 여기까지라도 오게 한게 국민의당 아닌가요? 저 역시 노무현 대통령님이나 문재인 대표님을 존경하고 있으나 이런 시국에 반드시 탄핵 가결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같은편에게 위로는 못할망정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적절치 못한것 같네요 개인의 표현의 자유는 좋으나 100, 200만 시민이 퇴진을 위해 시위에 참가하여 한목소리를 내는 상황입니다. 적어도 이 시국에 이런글은 아무래도 아닌것 같네요

    • 늙은도령 2016.11.30 09:10 신고

      국민의당은 박근혜의 탈당을 원했습니다.
      그러다 분위기가 변하자 탄핵으로 돌았고, 그런 과정에서도 개헌을 매개로 비박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박지원은 상황에 따라 이곳에서 저곳에서 다른 말을 했어요.
      검색을 통해 한 달 정도 박지원의 발언들을 살펴보시면 그의 이중적 행태를 알 수 있습니다.
      야당에서의 반대표도 국민의당에서 가장 많이 나올 것이라는 것이 정가의 공통된 얘기입니다.
      손학규를 만나고, 김종인을 만나고, 김무성과 만난 것도 개현을 목표로 탄핵을 하겠다는 것의 일환이었습니다.

  3. 김현승 2016.11.30 08:08

    감정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도 애써주세요.

    • 늙은도령 2016.11.30 09:11 신고

      요즘은 체력이 회복되는 중입니다.
      오늘 MRI를 찍으니 다음주면 확실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공수래공수거 2016.11.30 08:31 신고

    어차피 내려올 생각이 눈꼽만치도 없는 박근혜와 그 일당의 진대가리 술수에
    말려 들어서는 안됩니다
    탄핵을 예정대로,일정대로 추진해야 합니다
    비박계도 박근혜가 살아남으면 입지가 없어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햇불로 민심이 불 붙을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6.11.30 09:13 신고

      박지원은 말이 하도 많이 바뀌고 뒤로 하는 말과 공개적으로 하는 말이 다른 경우가 너무 많아 절대 믿을 수 없는 자입니다.
      박근혜를 몰아내기 위해 개헌에 집착하는 것은 그들의 집권전략이라고 해도 비박에 구애하는 짓거리는 하지 말아야죠.
      박근혜 탈당을 주장하다가 뒤늦게 탄핵으로 돈 것도 그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듭니다.

  5. 동우 2016.11.30 12:20

    박지원 대표가 추천했던 특검 후보 박영수 후보

    2003년 부산동부지청에서 각각 지청장과 차장검사로 함께 근무했다는 사실에 이어
    박 후보가 황 총리의 총리 임명에 변호를 했다는 기사가 올라와 있네요.

    박근혜 변호사가 말하는 정치적인 중립이 이것인가 봅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김용태 의원이 야당 일각에서 제기돼온
    '박 대통령의 망명' 가능성을 친박 진영이 실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폭로를 했는데 .. 참 할 말이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6.11.30 20:18 신고

      제가 제일 우려했던 대로 탄핵 정국이 흘러가네요.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꼼수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대응반응을 정리해서 글로 올리겠습니다.

  6. mbghk 2016.11.30 13:24

    도령님 글을 오랜만에 보게되니 반가운 마음입니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입니다 빠른 쾌차 기원합니다
    저도 박지원과 국민의당의 얍삽한 행태를 우려하는 사람에 하나입니다
    저들의 의도대로 된다면 제2의 새누리와 이명박근혜가 전염병처럼 생겨날텐데 걱정입니다.

    • 늙은도령 2016.11.30 20:19 신고

      박근혜 3차담화는 정면대결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용납할 수 없는 짓거리를 받아들일 수 없지요.

  7. 2016.11.30 19:56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11.30 20:20 신고

      박지원을 진작부터 까려고 했는데 어머님이 입원하시고 저도 오늘까지 종합검사를 받는 관계로 오늘에야 올렸는데 늦었네요.
      가장 걱정했던 시나라오가 현실화될 것 같은데, 뒤집을 방법을 고민해보겠습니다.

  8. 참교육 2016.11.30 20:27 신고

    결국은 이땅의 주인인 국민들 몫입니다. 저들에게 뭘 기대하겠습니까?
    겉다르고 속다르고... 정치인들 특히 사이비 야당과 기회주의자들은 청산해야할 세력입니다.

  9. 나오미 2016.12.01 11:12

    에헤라,,,,,,,,,이 시국에도 나라걱정보다는 권력만 탐하는게 보이는구나. 그만큼 힘을 모아줘도 잿밥만 노리니,,,,,,,,,

    • 늙은도령 2016.12.02 02:36 신고

      권력을 잡아도 될 사람이면 밀어줘도 되는데 그렇지 못한 놈들은 청산해야 합니다.
      한 번 속으면 속인 자의 잘못이지만, 두 번부터는 속은 자의 잘못입니다.

  10. 도도 2016.12.01 16:03

    박지원은 어차피 이중간첩이였음...
    박지원은 철저히 호남과 진보를속여왔다
    박지원은 이명박와사돈이다.....
    저 교활한 박지원이 이시국에도 자기하나만의욕심을위해 국민을배반했다
    어차피 예전부터 그런놈이였는데 우리가속은거지....절대로 용서못하겠다

    • 늙은도령 2016.12.02 02:37 신고

      용서하지 마십시오.
      노욕만 가득한 놈이니 반드시 처단해야 합니다.

  11. 동우 2016.12.01 17:54

    김 전 재판관은 “헌법재판소에서 사건을 조사하고 재판을 해나가는 심리정족수는 7명”이라며 “탄핵이 결정되려면 9명 중 6명 즉 의결정족수 3분의 가 찬성해야 하지만 이전에 사안을 심리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7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9명의 헌법재판관 중 박한철 헌재소장 임기가 내년 1월 말, 이정미 재판관은 3월 14일 만료된다. 두 재판관의 임기가 끝난 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 남은 7명의 재판관이 모두 심리에 찬성해야 탄핵 심판을 할 수 있다.

    [출처: 중앙일보]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재판관 1명만 사퇴해도 탄핵 불가능”

    새누리, 朴 4월퇴진-6월대선 당론 확정 ..했다지만 ..글쎄요. 탄핵하면 새누리 지도부 사퇴 안한다고 협박하던데 ..

    혹시 새누리의 꼼수가 이것이 아닐까요?

    • 늙은도령 2016.12.02 02:38 신고

      그 이상입니다.
      오늘의 썰전을 꼭 보십시오.
      그에 대해 글을 올렸는데, 재방송으로라도 꼭 보십시오.
      그러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JTBC 9시뉴스에 출연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설명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는데 국정원 못지않게 효자노릇을 한 기초노령연금안(최종적으로는 기초연금법 제정안)이 대국민사기에 가깝다는 것이 갈수록 확실해지고 있다. 검찰의 중간발표가 왜 이 시점에서 나왔는지는 며느리가 아니어서 알 수 없지만, 이번 글에선 유시민 전 장관의 명쾌한 설명을 최대한 쉽게 풀어보려고 한다. 


 

                                                   

 

유시민 전 장관의 설명처럼, 정부 제정안 부칙 3조를 보면 ‘현재의 기준연금액(기초연금 최대지급액)을 국민연금 가입자 최근 3년간 평균소득(A값)의 10%로 한다’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의 최근 3년간 월평균 평균소득이 190만원 정도이므로 기준연금액은 (A값의 10%인) 20만원이 된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헌데 본문 7조를 보면 ‘문제적 장면’이 나온다. 내년 이후에는, 즉 내후년인 2015년부터는 기준연금액 20만원을 물가인상률과 연동해 물가가 오른 만큼 20만원보다 더 주겠다고 한다. 지금의 20만원이 물가가 올라 15만원의 가치밖에 가지지 못하면, 정부가 기존의 연금액 20만원에 5만원을 더해 25만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물가가 오른 만큼 기초연금수령자는 20만원의 현재가치(노인이 받는 최대치을 기준으로 할 때)를 유지할 수 있는 금액을 받게 된다.

 

 

헌데 박 정부의 새 기초연금법에 의해 폐기될 현행 기초노령연금(유시민 전 장관이 주도해서 참여정부 때 만들어졌다)은 물가 상승분뿐만 아니라 실질임금상승분도 더 주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 새 기초연급법보다 하위 70%의 노인들에게 유리하다. 즉, 참여정부 때 만들어진 현행 기초노령연금을 그대로 두면 2015년 이후에도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2015년 물가상승분 5만원이 기본으로 더해지고, 2015년도 실질임금상승분이 5만원이라면 이것도 더해 30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실질임금상승분까지 더해주면 정부 재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실질임금이 상승하면 그만큼 정부가 거둬가는 세금도 늘기 때문에 정부 재정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즉, 실질임금이란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올라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선진복지국가들은 소득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물가상승분과 실질임금상승분 모두를 기초연금에 반영하지 물가상승분만 보존해주지 않는다.

 

 

결국 참여정부의 기초노령연금이 폐지되고 박근혜 정부의 새 기초연금법이 시행되면 노인들은 무조건 경제 성장에 따른 실질임금상승분 5만원을 받지 못한다. 즉, 기초연금 외에도 다른 소득이 있는 상위 30% 노인들은 실질임금상승분 5만원 만큼 소득도 높아지는데, 기초연금만 받는 하위 70% 노인들은 실질임금상승분 5만원을 추가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만큼 상위 30% 노인들에 비해 소득이 떨어진다. 절대금액으로는 20만원이 아닌 25만원을 받지만 다른 노인들의 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5만원 덜 받게 되니 그만큼 소득불평등이 벌어지게 된다.



현 민주당에선 이렇게 명쾌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것인지, 정계를 은퇴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의 도움을 받아보자. 그가 바로 현재의 기초노령연금제도를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와 JTBC 뉴스9에 출현해 공통적으로 했던 지적했던 내용이다.

 



                                      

유시민 전 장관의 인터뷰 내용처럼, 국민연금 장기가입자(15~30년 이상)일수록, 젊은이일수록 역차별을 받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 국민연금액은 실질소득(보통 월급이다)이 올라갈수록 높아지고, 젊을수록 더 오랫동안 내야 하는데 기존의 기초노령연금과는 달리 박 정부의 새 기초연금법은 물가상승분만 반영되고 실질소득증가분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적고 장기간에 걸친 국민연금 성실납세자일수록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는 경제 발전에 따른 국민 1인당 GDP 상승율이 기초연금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도 불이익일 뿐만 아니라 절대적으로도 불이익이다. 실질소득 증가에 따른 성실납부기간이 길어질수록 국민연금납부액은 늘어나지만 막상 65세가 된 이후에 받는 연금총액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국민연금 외에 다른 소득원이 없는 노인일수록 기초연금수령액의 소득대체율이 떨어진다. 평생 소득원이 노출된 월급쟁이여서 국민연금 말고는 특별한 노후대책이 없는 사람일수록 손해의 크기는 늘어난다. 최근에는 은퇴연령이 법정퇴직연령인 60세가 아니라 실제로는 52세 전후인 만큼 새 기초연금법이 현행 기초노령연금법보다 소득대체율을 떨어뜨려 상대적 빈곤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보통 재산이라 함은 소득과 자산을 합한 것이다. 경제상황에 따라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지만, 은퇴할 나이가 되거나 나이를 먹을수록 소득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가난해지는 시기가 반드시 한 번은 찾아오고 그 대부분은 은퇴시점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은퇴 이후 특별한 돈벌이가 없는 노인들은 소득이 줄어들수록 생활비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이를 보통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라 한다. 예를 들면 A의 월소득이 200만원인데 그 중에서 국민연금이 100만원을 차지한다면 A의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50%다. 따라서 A의 한 달 생활비가 2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다른 소득원이 없이 국민연금만 100만원(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50%)을 받는다면 A는 생활비의 반인 100만원이 부족하게 된다. 정부가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A는 매년 물가상승과 실질임금상승분 만큼 빈곤율이 늘어난다.   

 

 

보통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지 않는 나라의 경우, 노인들의 빈곤율이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는 이유가 이 때문인데, 정부가 기초노령연금으로 이 부족분을 최대한 채워주는 것이 복지의 존재이유이다. 따라서 기초노령연금액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A값)의 10% 정도에 이를 때까지 늘어나야만 노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는 빈곤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유시민 전 장관이 주도해 참여정부가 통과시킨 현행 기초노령연금의 구조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0%에 이르는 2028년까지 기초노령연금액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A값)의 10%에 이르도록 국가의 도움을 자동적으로 늘어나게 만들었다. 헌데 박 정부의 새 기초연금제의 구조는 실질임금상승분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2021년부터는 물가상승분을 더한 기초연금수령액이 현재의 20만원에 해당하는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이번 박 정부의 기초연급법 개정안을 보면 최저연금액 10만원도 대통령으로 돌려 재정 상황에 따라 최저금액마저 더 떨어질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정부 재정 여건이나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기초연금지급액의 하한선이 10만원 이하로도 내려갈 수 있다는 뜻이다. 법률로 정하면 새로 개정하기 전에는 반드시 이행해야 하지만 대통령으로 내리면 국회의 동의없이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

 

 

이래서 현 정부관리가 65세에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들은 인생을 잘못 산 것이라는 망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부자들은 절대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부모도 아닌 조부모의 재산이 많아야 상위 30%에 들 수 있는 세상에서 하위 70%의 삶은 나이를 먹을수록 빈곤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는 경험해보지 않는 한 절대 체감할 수 있는 빈곤에 대한 하위 70%에 속하는 노인들의 두려움이다.     

 

 

이상의 내용을 정치적 언어로 말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재임기간 동안에는 기초연금액의 절대금액은 늘어나 실질임금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은 것을 체감할 수 없지만, 그 다음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기초연금액의 평균가치가 현재의 2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는 것을 절절하게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기존의 기초노령연금제와 새 기초연금제를 구별하지 못하는 노인들은 박근혜 정부 동안에는 손에 쥐는 금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기초연금안의 문제를 깨닫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갈수록 연금액이 줄어드는 것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들로 해서 유시민 전 장관이 JTBC 9시뉴스에 나와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기초연금제가 대국민사기에 해당하는 것 같다고 말한 이유다. 국민연금 납부기간이 길수록 손해나는 것을 넘어, 국민연금을 기준으로 해서 전체 노인 중 소득하위 70%를 선별하는 작업에 드는 어마어마한 행정비용까지 더하면 박 정부는 하위 70%에 들어갈 확률이 높은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 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유시민 전 장관의 경향신문 인터뷰 내용에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어 이를 참조해 보자.  

 



                                         

유 전 장관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수사결과를 기습 발표한 검찰의 목적이 무엇인지 대강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노인들한테 가장 많은 욕을 먹은 장관이 유시민이고, 지금까지도 빨갱이 소리를 듣는 대통령이 노무현인데 그들이 만든 기초노령연금이 박 정부의 새 기초연금법 개정안보다 하위 70% 노인(또는 그럴 가능성이 높은 청장년층)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채동욱 찍어내기 이후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 검찰이 진영 장관의 사퇴로 이 문제가 불거질 것 같으니까, 집권세력의 전가의 보도인 대화록 수사결과 중간발표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지면 불법유출에 따른 김무성, 권영세, 정문헌, 서상기, 남세준 등의 책임도 함께 거론될 수밖에 없는데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도를 넘는 발언들을 쏟아내는 것도 박 대통령의 연이은 공약 축소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돌리려면 이 정도의 위험쯤은 감수해야 할 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필자를 더욱 슬프게 만드는 것은 종편의 일원이었던 JTBC 9시뉴스만 이 문제를 제대로 다뤘다는 것이다. MBC는 포기한지 오래돼서 기대도 안 한다. KBS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KBS기자협회가 메인뉴스에서 TV조선의 채동욱 관련 보도를 거의 재방송 수준으로 내본낸 것에 항의해 보도국장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할 정니 당연한 일이다. 

 

 

사실 시청료 인상에 전력투구하는 ‘편파방송의 달인’이 사장으로 있는 공영방송 KBS인데 현 정권에 부담이 되는 뉴스를 내보내기야 하겠는가? 바랄 것을 바라야지, 필자도 어리석기 그지없다. 바람이 있다면 국회 논의과정에서 박 정부의 기초연금법 개정안이 공약의 실천으로 바뀌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이것도 새누리당 때문에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1.11 08:48 신고

    교묘하게 가리고 있습니다
    눈가리고 아웅식입니다

    • 늙은도령 2016.01.11 14:00 신고

      노인분들이 제발 깨달았으면 하는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서...



부자와 고소득자에게는 감세 혜택을 남발하면서 서민에게는 증세 부담을 떠넘기는 박근혜 정부의 이중성이 도를 넘어 후안무치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모순과 오류로 가득한 궤변을 앞세워 국민을 기만하려 하는 박근혜 정부의 이중 플레이는 대통령과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 선두에 기획재정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기업 부속병원을 근로자복지 증진시설로 인정해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마쳤습니다. 이것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 금호타이어 등 국내 50개 기업이 운영 중인 부속병원에 7%의 세액공제가 이루어집니다.



                                                                               


이는 담뱃값·주민세·자동차세 인상(술값 인상이 반드시 뒤따를 것이다)을 통해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세수확대를 강행한 정부가, 건강보험 급여비는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면서도 환자가 내야 할 본인부담금은 할인해주거나 아예 받지 않고 있는 기업의 사내 의료기관 이용자(대부분 고소득자다)들에게는 감세를 해주겠다는 뜻입니다. 사내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직원들이란 연봉도 많은 정규직이 대부분입니다.



환장할 노릇은 이번 기획재정부의 입법예고는 모든 의사들이 반대하는 최악의 부자 감세로 건강보험재정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병의원의 피해로 귀결된다는 이중적 피해가 발생합니다. 제가 그 동안 만났던 10여 명 정도의 의사들은 이미 한국은 의료민영화가 진행된 상태라고 말합니다. 사무장병원은 물론, 10억 전후의 돈을 대출받아 의사가 병원을 개업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민영화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앞서 발표한 법인병원의 자회사에 영리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도 의료서비스 질의 향상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고, 의사들의 연봉 상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세수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영리화의 수입은 오직 병원과 투자자의 배당금만 늘려줄 뿐이라고 성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대형병원 소속 의사나 중형병원 소속 의사나 동일했습니다.


                                                       

                                                                         


따라서 법인병원 자회사에 부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영리화 입법과 사내 부속병원에 대한 세액공제는 건보재정을 악화시켜 의료 서비스의 질과 적용범위도 양극화시킬 것이 뻔합니다. 건보료를 올려서 기업의 사내병원 새액공제혜택을 메우려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면 담뱃값·주민세·자동차세 인상으로 걷어 들인 세수의 일부를 투입할 수도 있습니다.



매일같이 박근혜 정부가 떠들어대던 민생의 정체가 서민의 등골을 빨아 거둔 세수를 고소득자에게 이전시키는 것을 말하는 모양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서민을 역 먹이는 방식은 세월호 특별법을 빌미로 서민의 비약한 소득에서 탈취한 쌈짓돈을 상류층의 건강과 소득 증대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4500백억 원에 이르는 대주주들의 배당소득 감면조치와 할아버지의 손자 교육비 면세조치까지 더해지면 박근혜 후보를 찍었던 서민들은 확실하게 뒤통수 맞은 것입니다. 공약보다 훨씬 줄어든 노인의 기초연금도 대폭축소해서 주고 나니, 정부는 본전 생각이 났던 모양입니다. 담뱃값·주민세·자동차세 인상을 통해 쥐꼬리만 한 기초연금을 도로 빼앗아 오려는 모양입니다.


                               

                                                                          


게다가 오늘은 여론이 악화되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리멸렬한 야당과 세월호 유족, 동조단식에 나선 시민들과 정체불명의 외부세력에게 유신시대에서나 들어본 짐한 대국민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자신을 성역화한 박근혜의 대통령의 작심발언 유신헌법을 통해 영구집권을 도모한 박정희조자 공개적으로 하지 못했던 수준의 발언이었습니다.



유신시대의 박정희보다 더한 얘기를 그의 딸로부터 직접 듣는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대통령이 국회의원에게 세비를 반납하라는 것은 유신헌법을 제정하기 위해 국회를 해산했던 아버지를 따라하는 딸의 민주주의의 유린이자 초법적 발언입니다.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1심 법원에서 인정됐음에도 그것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을 모독하는 인터넷 상의 유언비어를 단속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대국민사과를 수십 번 해도 모자랄 판에 공포정치를 연상시키는 작심발언은 적반하장과 후안무치의 전형이자 막장드라마의 대사를 연상시킵니다. 대통령은 지금의 상황을 국법이 정지되는 예외상황으로 보는 가 봅니다. 그렇다면 칼 슈미트의 주장처럼 독재정치가 뒤를 잇겠네요. 무려 40년 만에 긴급조치가 발동되는 것을 지켜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야당의 당대표(박영선)는 전 당대표(안철수)처럼 잠행이란 정치적 데자뷰나 보여주지 않나, 그 틈을 이용해 대통령은 국회와 국민을 협박하지나 않나, 부자감세는 은밀하게, 서민증세는 공개적으로 밀어붙이는 2014년의 대한민국이 가히 개판 5분 전이네요. 2015년에는 노동자들을 지옥으로 내모는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측의 인건비 절감을 위해.


                   

           

                                               


  1. 중용투자자 2014.09.17 00:40

    아마도 박근혜는 이제 버리는 카드가 되었기 때문에 민감한 사항들은 박근혜 정부때 후다닥 처리하고 조중동도 김무성이 체재로 가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중일 듯하네요.

    • 늙은도령 2014.09.17 01:15 신고

      앞으로 1년 정도는 박근혜를 밀어줄 것입니다.
      아직 빼먹지 못한 것이 많으니 4년차까지는 밀어줄 것입니다.
      지금 박근혜는 몸이 달아 있어요.
      그래서 홀로 바쁜 것입니다.
      말은 주워담을 수 없는 것이어서 원죄에서 벗어나려면 공포를 동원해야 하는데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세월호 유족들은 죽음을 불사할 태세이고 세계가 주목하고 있어서 죽을 맛인 것이지요.

7월 재보선에서 야당이 참패(이것에 대한 글을 별도로 올리겠습니다)한 후유증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의외의 대승을 거두자 원래의 본색을 드러내며, 오만해질 대로 오만해진 새누리당은 김학용 의원이 대표발의한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과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조사 등에 관한 특별법'을 들고나왔습니다. 단식농성에 들어간 세월호 유족들은 진상규명부터 하자고 하는데, 재보선에서 압승한 새누리당은 거칠게 없다는 듯 my way를 외치고 있습니다. 



국회청소원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경력이 있는 김태흠 같은 함량 미달의 의원들의 발언들은 도를 넘어 세월호 유족을 정면 겨냥한 채 거칠 것 없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의 파렴치한 발언들은 재보궐선거 압승과 향후 2년 간 특별한 선거가 없다는 배경 하에 나오는 것이어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은 이미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합니다.    



                                             


김학용 의원이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날 이완구 원내대표는 세월호 진상조사를 위한 특검 추천권을 야당이나 진상조사위에 달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요구를 확실하게 거부했습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야당의 요구가 "이 나라 사업체계를 어떻게 하자는 것"이라며 야당의 요구를 무슨 쿠데타에나 해당하는 것처럼 몰아붙였습니다. 그는 새누리당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대로 법과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확실하게 못 박았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국가가 아니라 법과 원칙이 한 번 정해지면 영원히 바꾸지 못하는 나라인가 봅니다. 법을 만들고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국회는 왜 있답니까? 대통령령이나 의료민영화와 영리화를 추진한 가이드라인 같은 행정조치만 있으면 충분한가 봅니다. 새누리당의 논리대로라면 국회를 당장 해체하고 국회의원직은 반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 세계에서 단 한 나라도 법과 원칙을 바꿀 수 없는 나라는 없습니다. 심지어 북한도 바뀝니다.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 국조특위에서 김기춘 비서실장과 정호승 제1부속비서관에 대한 야당의 증인채택 요구에 대해서도 불가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직후 7시간 동안 청와대를 비운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의 행적이 국가안보와 관련됐다며, 국정원이 가장 잘 써먹는 안보논리(확인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를 내세웠습니다. 대통령이 7시간 동안이나 청와대를 비운 것을 비서실장이 몰랐을 정도면 그것이 국가안보에 대한 치명적인 위협 아닐까요?



최소한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청와대를 비울 만큼 국가안보에 중요한 사안이 있었다면, 대체 그 사안이 무엇인지, 대통령이 수백 명의 국민들이 바다에 수장되는 상황에서도 청와대를 비울 만큼 중요한 사안이었는지 국민이 알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무려 304명이 넘는 국민의 생명이 정부의 규제완화와 무능력 때문에 죽어갔는데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대통령이 청와대를 비웠다면 그것의 정당성이라도 국민이 판단할 수 있어야 민주주의국가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국민을 죽이는 국가안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하자, 모든 방송들은 풍비박산나며 지리멸렬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보도, 김한길에 속아 허튼짓만 일삼은 안철수에 대한 보도, 문재인 의원까지 끌여들여 야당의 개혁을 계파싸움으로 몰고가는 보도,  있을 수 없는 군대 내의 폭행 및 살인사건과 포천 빌라에서 벌어진 엽기적인 살인사건ㅡ사건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구조적 요인은 아예 언급하지도 않는ㅡ보도 등으로 도배하며, 집권세력의 목을 조여왔던 세월호 정국은 이제 끝났다고 말합니다. 



유병언과 구원파와 관련된 보도도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 사회가 마치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보통 자유롭지만 시끄러운 세상보다 기본적인 자유가 업악 받더라도 질서가 잡힌 세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편승해 국가안보와 경제성장을 팔아먹고 사는 이 땅의 기득권과 보수언론들은 이런 부패하고 썩은 세상을 개조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도둑이 제발 저리듯이, 이런 세상을 만든 자들이 누구인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습니다. 인심 좋기로 유명한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각박하고 미쳐 돌아가는 세상이 됐는지, 단 몇 푼의 돈에 영혼을 쉽게 팔아먹게 됐는지, 가난이 무슨 죄악인양 호도되고, 부와 권력에 따라 지위와 계급이 나눠지는 것을 당연하게 만들고, 국가 전체 부의 10%를 가지고 세대 간의 싸움과 반목만 부추기는 주체가 누구였고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을 회피합니다. 



                                                                        


특히 경제성장과 민생을 매일같이 외쳤던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며 부와 기회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는 것, 미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정도로 경제가 더욱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된 것, 이를 보도해야 할 언론의 자유가 자유 낙화하고 종편의 위법과 편향성이 도를 넘은 것,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도 지켜지지 않는 후진국으로 귀환된 것, 청년실업이 고착되고 대학등록금은 떨어지지 않는 것, 베이붐세대들의 은퇴가 불러오는 사회경제적 파장의 심각성에 대한 것 등등의 보도는 금기사항이 된 것 같습니다.



7.30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기 직전에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기초연금이 지급된 것,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들이 계속해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것, 4대강이 썩어가고 있는 것, 원전비리가 파묻히고 계속 고장을 일으키는 노후원전에 대한 보도는 단신처리되거나 아예 자취를 감췄습니다. 쌀시장이 완전 개방된 것과 의료민영화와 영리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르헨티나가 왜 디폴트 위기에 빠졌는지에 대한 것들도 방송의 보도를 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현재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더욱 공고히하는 삼각편대에 의해 치유 불가능한 중병에 들어섰습니다. 새누리당과 족벌언론, 그리고 그들에게 끊임없이 인재와 논리를 제공하고 있는 급진적인 신자유주의자들이 삼각편대를 이루어 초국적기업과 대기업 집단 위주의 천민자본주의를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들의 삼각편대가 만들어내고 보여주는 세상에서는 오로지 돈과 권력만이 유일한 가치로 숭상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돈을 외치고, 권력을 지향하니 기본적인 도덕과 윤리, 철학이나 교양은 형편없을 정도로 개념없는 것이며, 정치를 얘기하는 것은 빨갱이나 사회주의자가 됩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몇 푼의 돈에 영혼과 노동을 판 댓글알바들은 일베처럼 극우주의자로 성장하고 극우단체로 편입돼, 삼각편대의 영원한 젖줄로 만개합니다. 이들은 세상을 폭력과 살기, 광기와 폭언이 넘치는 정글로 만들고, 연대와 공존, 상생과 평화의 가치를 부패시키고 축소시키고 좀먹습니다.  



세월호 피로감도 이런 삼각편대의 행동대원들의 활약 덕분에 만들어지고 퍼저가며 힘을 얻게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족벌언론을 통해 지면과 방송을 타면 반복적인 학습을 마친 분들이 투표장으로 달려가 기호 1번에 무조건적인 도장을 찍고 나옵니다. 대한민국이 유동하는 공포에 사로잡혀 주자와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이 일어나는 광기로 넘처나고, 자신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피해가 가면 폭언과 폭력,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게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동방예의지국으로 회자되던 대한민국이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손해를 당연시 여기는 천박하고 폭력적인 국가에서 벗어나, 홍익인간과 인내천, 만민공동회의 나라로 돌아가려면 국가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권력과 언론, 지식의 삼각편대가 만들어내는 선동과 왜곡 및 호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제도나 체제라고 하는 시스템은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지만 타락해버린 인간의 의식과 행태를 바로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식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저승으로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부모들이 그 이유라도 알게 해달라는 것이 '자식 목숨 팔아서 한 몫 챙긴 것'으로 변질되고 왜곡될 수 있는 것이 삼각편대가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습니다. 세월호 인양이 계속해서 늘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침몰의 원인은 바다 속에서 영원히 갇혀 있게 됩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먹고 살게 해달라고 경제 경제 경제를 외치고, 이에 화답하는 삼각편대는 민생 민생 민생을 외칩니다.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활성화 대책은 탄력을 받고,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 개조에도 힘이 실립니다. 그렇게 8월이 시작됐습니다. 야당이 왜 야성을 되찾아야 하는지, 세대교체를 대규모로 해야 하는지 이 정도로 설명이 가능할지요? 이것으로 턱없이 부족하다면 이어지는 글로 추가적인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마당쇠 2014.08.03 18:40

    세월호가 왜 침몰했고 왜 수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아직 모르십니까??
    내가 가르쳐줄까요??
    선장 선원들 애들더라 객싱ㄹ안에서 움직이지말라고 하고 지들만 도망쳤습니다.
    구조한다고 간경비정 선장... 애들더러 빨리 밖으로 나오라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게 이유입니다.
    애들이 죽기를 바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어찌할바를 모르고 우왕좌왕 했던것. 그게 이유입니다.
    그런상황에 대해 단한번도 교육한적도 받은적도 없었던게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생긴이래 그런교육을 단한번도 한적이 없다는것.
    당신은 왜 그런교육필요하다고 말하지 못했습니까??
    이나라 시스템이 그렇게 흘러왔기 때문입니다.
    상상할수조차 없었던일... 그게 이번일입니다.
    그게 진상이구요.

    • 늙은도령 2014.08.04 01:42 신고

      그것이 결정적이지만, 침몰원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죽음이 어른들의 잘못이기에 제가 세월호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제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일을 마다해본 적은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옳지 않거나, 잘못된 것에 굴복하지 말라는 것은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세월호 침몰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한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이며, 그런 일이 다시 되풀이 되지 않게 하려면 그것을 정확히 알아내야 합니다.
      세상이란 이름 모를 약자들의 희생과 피를 먹고 지금까지 왔기에 그 이름 모를 사람들의 면면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죽음으로써 대한민국의 문제를 드러내주었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은 남은 자의 의무입니다.
      전 그것을 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며, 제가 할 수 있는 글쓰기로 아이들에게 속죄하는 것입니다.

  2. 마당쇠 2014.08.04 08:51

    세월호 침몰원인이요??
    몇가지로 추정되고 있잖아요.
    항해사,기관사들은 정확히 알고 있겠죠.
    그들이 말하지않으면 추정할뿐 증명할순 없겠지요.
    진상조사... 그말이 말하는 뉘앙스가 뭔데요???
    누가 의도적으로 침몰시켰다는건가요??
    아니면 미국잠수함과 부딪쳐서 침몰했다는 얘기인가요??
    어른들의 잘못인것 맞습니다.
    모든 어른들이 그런 상황에서 냉철한 판단할수 있을까요??
    냉철한 판단과 희생이 필요한 시점에서 선장들 대부분의 사람들 저혼자살기 바빴던겁니다.
    책임과 의무라는건 생각조차도 안했던거구요.
    왜그런 사고가 났으며 왜많은 사람이 죽어야만 했는지 과정조사를 해야하는겁니다.
    그걸 복기함으로 의식을 바꿔가야 하는겁니다.
    진상조사와 과정조사. 진상조사는 음모가 깔려있는경우를 말하는겁니다.

    • 늙은도령 2014.08.05 23:32 신고

      국정원 문건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제 친구가 우리나라 최고 해운회사에서 랭킹 3위까지 올랐습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우리나 해운업계에 빠삭하지요.
      어제 그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 친구 역시 음모론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 분야에 20년 이상 일한 사람들은 침몰이 급변침 때문이라는 것에 동의하지만 왜 급변침을 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충돌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설명이 불가능하다고요.
      어떤 사건을 보고 진실을 보고 싶으면 조금 더 넓게 확인하고 알아보고 그런 다음에 결론을 내려 보심이...

      지금은 국정원의 높은 지위에 있는 친구에게 물어보지 못했지만, 그 친구가 국정원에서 나오면 물어볼 생각이니, 몇 년 후라도 진실에 대해 따져보시지요.
      제 친구와 후배 중에 국정원에 있는 친구들이 4명입니다.
      다 고위직이고요.
      그들에게 진실을 듣게 되는 날이 있으면 답해드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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