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정부의 실정의 홍수에) 대해 공화당원들은 간단명료하게 "정부라는 '기업'은 본래 실패하게끔 되어 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또한 나라를 들쑤셨던 부패 사건들은 특정 이데올로기와는 무관하며 대세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단지 개별적인 '썩은 사과'의 도덕적 실수일 뿐이라고 지껄여댔다.


                                  ㅡ 토마스 프랭크의 《정치를 비즈니스로 만든 우파의 탄생》에서 인용 





이명박이 정동영을 꺾고 대통령에 오른 다음 임기 내내 노무현의 흔적을 지워나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모토가 ABR(Anything But Roh : 노무현 빼고 무엇이던지)이었다는 것에서 보듯, 노무현 정부 때 세워놓은 각종 국가재난관리 체계마저 모조리 지워버렸습니다. 





현 정부 들어 국가안보를 총괄했던 NSC(국가안정보장회의)를 부활시켰지만, 위기관리를 위한 종합메뉴얼과 재난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종합메뉴얼, 정부의 예산과 기금을 관리하기 위한 국가재정법, 토건족이 악용한 국토균형발전처럼 국민의 안전과 생명, 이익을 위한 참여정부의 업적에 대해 보수정부의 노무현 지우기는 멈추지 않고 계속됐습니다.

·


이 바람에 이명박 정부는 부실과 부정으로 얼룩진 4대강공사를 강행할 수 있었고, 퍼주기 자원외교 비리로 수십조를 날릴 수 있었으며, 국정원이 국내정치를 좌지우지할 수 있었고, 국가의 안보를 책임진 군대는 천안함이 폭침되고, 연평도가 포격받고, 노크귀순이 되풀이돼도 방산비리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모든 언론이 실시간으로 오보를 양산하게 만들었고, 해경과 해군은 세월호가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것만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던 메르스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동안 노무현 정부가 세워놓은 물샐틈없는 방역체계를 가동할 수도 없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우파라는 공통점으로 엮여있는 이명박근혜 정부 7년 5개월 동안 민생을 파탄내고 경제를 몰락시킨 것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국민이 알아서 지키는 것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은 땅에 떨어졌고, 강대국 사이에서 국가의 주권은 휴지조각이 돼버렸습니다. 모든 실정과 부패는 다른 사과를 썩게 만드는 '하나의 썩은 사과'처럼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돼 꼬리자르기가 만연됐습니다. 



이에 반해 국민은 불안과 공포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계부채와 불황형 흑자의 지속으로 인해 경제주체들은 위기관리가 일상화됐습니다. 죽도록 고생만 한 노인들은 최악의 빈곤에 갇혀버렸고, 미래를 잃어버린 청년들은 청년이라는 이유로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조중동과 종편, 보도채널, 지상파3사는 광고와 협찬, 온갖 특혜와 처벌 유예를 받는 대가로 이명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숨기기에 바빴고, 국민들은 기본적인 사실조차 구별하고 확인할 수 있는 사고능력과 최소한의 분별력마저 잃어버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정치에 대한 혐오는 정치의 부정으로 이어졌고, 낮은 투표율로 이어졌습니다. 





이것을 묵묵히 지켜만 봤던 노건호가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에 다음과 같이 일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종말론적 예언도 아니었고, 아버지의 흔적을 모조리 지운 것에 대한 분노의 표출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모든 국민이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었던 불안과 공포의 반작용이었고, 진정한 애국의 발로였습니다.



국체를 좀 소중히 여겨주십시오. 중국 30년 만에 저렇게 올라왔습니다. 한국 30년 만에 침몰하지 말라는 법 있습니까. 힘 있고 돈 있는 집이야 갑질하기에 더 좋을 수도 있겠지요. 나중에 힘없고 약한 백성들이 흘릴 피눈물을 어떻게 하시려고 국가의 기본질서를 흔드십니까. 정치, 제발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아버지 곁에서 5년 동안 지켜본 국정운영의 기억들이 그로 하여금 이런 추도사를 하게 만들었는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추도사가 현실이 됐으니 이보다 참담하고 비통할 노릇이 어디 있겠습니까? 대란은커녕 한 명의 확진환자로 끝낼 수 있었던 메르스 확산을 지켜보면서 피를 토할 만큼 분노하지 않았겠습니까? 





어쩌면 그의 눈에는 몰락하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렴풋하게나마 그려졌을지도 모릅니다. 아버지가 빨갱이 소리를 들으면서도 국가의 기본을 튼튼히 하기 위해 마련해둔 것들이 하나씩 지워지는 것을 보며 이명박근혜 7년5개월의 폭주와 일탈에 경고라도 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메르스 바이러스 하나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참담한 모습을 보며, 노건호는 자신의 경고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가 세워놓은 세계적인 방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무현의 흔적이 지워질수록, 노건호의 추도사가 현실화되면 될수록 대한민국은 그만큼 침몰할 것입니다. 그때 노무현은, 국민과 공무원과 의료계의 도움을 받아 전 세계가 사스의 공포에서 전전긍긍할 때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는 노무현이 있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base 2015.06.10 19:28

    진정으로 국민과 국가를 생각했던 고뇌하고 당당했던 대통령이었죠......

    • 늙은도령 2015.06.10 20:20 신고

      그럼요, 그런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듭니다.
      카터도 노통에 비하면 비열한 잔수를 남발했습니다.

  2. 구름바다 2015.06.10 23:12

    굳이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업적과 비교할 필요도 없는
    현 정권의 무능, 무지, 무감정의 형편없는 국정 능력은
    역대 최악이라 할 만합니다.

    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망국의 지름길로 질주하는
    이 정권의 악행을 계속 봐 줘야 하는지...

    이제는 제발, 더 이상 사건 사고 없이
    무사히만 넘겨다오 하고 하늘에다 제사를 지내야 할 판이군요.

    정말 국민 모두가 깨어나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 늙은도령 2015.06.10 23:19 신고

      보수 정부의 특징은 기업을 위해 정부를 무능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이익을 챙기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공통점은 정부의 역할에 민간에 이양하는 것인데 그것이 너무 지나쳐 메르스 대란이 일어난 것입니다.
      정부가 문제가 아니라 보수정부가 문제인 것이지요.

  3. 공수래공수거 2015.06.11 08:43 신고

    정말 이러다가는 가까운 시일내에 큰 위기가 오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의 교훈을 잘 새겨야 합니다



노무현 때는 상상도 못했던, 사망률 10%를 우습게 얘기하는 언론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근혜와 청와대로 향하는 국민의 분노와 책임을 차단하기 위해 권력의 개들이 황금방패를 여왕의 주변에 공고하게 치고 있습니다. 노무현이었으면 벌써 탄핵안이 통과되고도 남았을 잘못을 저지르고도, 방미 강행 운운하는 일이 가능한 것도 권력의 개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호도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단 한 명의 국민의 목숨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일반화된 나라가 박근혜 정부 하의 대한민국입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메르스가 탄저균처럼 치명적인 위협으로 다가오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의료체계의 도움이 절실한 환자들과 노약자들에게는 방사능과 탄저균처럼 다가옵니다.



어떤 전염병인들 시간이 흐르면 잡힙니다. 메르스도 전국으로 퍼진 환자들이 회복기에 접어들면 급격한 진정세로 접어들고, 곧이어 종식 선언이 나올 것입니다. 메르스가 변이를 일으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옵니다. 치사율이 높아질 수 있겠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퇴치되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메르스 파동이 끝나면 좋은 세상이 올까요?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일이 생기면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면서도, 황소가 뒷걸음치다 쥐라도 잡으면 자신의 공이라고 얼른 뺏어오는 박근혜 정부 하에서 희망을 희망하는 것조차 가능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실물경제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IMF 외환위기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실적악화 때문에 한숨소리로 넘쳐납니다. 메르스 파동으로 근근이 버텨오던 내수경제는 침몰 직전입니다. 생활자금으로 대출받는 금액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은 가계부채가 임계점을 넘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안정시킨 서민경제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경제를 파탄지경으로 만들어놓은 미국이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못하겠지만, 그것도 내년으로 넘어가면 인상 속도가 빨라지거나 커질 수 있습니다. 수십 년 만에 5%대로 추락한 분기별 성장률은 보인 중국 발 쇼크까지 더하면 한국경제는 탈출구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메르스 파동의 천문학적인 피해를 회복하고, 한국경제를 파탄지경으로 내몰고 있는 환율에 개입하고,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하게 만들려면 최소 100조 이상의 대규모 양적완화가 필요한데, 그렇게 하고도 경기부양에 실패하면 한국경제의 기초까지 무너져 내릴 수 있습니다. 



서민들의 실질소득이 줄어들어 폭발적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도 만만치 않습니다(만일 한다면 최악이란 반증이며, 박근혜로 향하는 국민의 분노를 희석하기 위함이다). 양적완화는 필연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이루어져야 내수경제와 수출경제를 조율해서 적정선의 환율을 이끌어낼 수 있는데 이것도 메르스 방역 실패로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거나 당하지 않거나 그녀의 임기 말기에는 상상하는 모든 것보다 더 심각한 경제대란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대규모 사내유보금을 축적해둔 몇몇 초국적기업과 재벌들을 제외하면 살아남을 기업이 몇 개나 될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노건호가 추도사에서 말한 ‘잃어버린 30년’이 허황된 말만은 아닙니다. 국민이 지금보다 훨씬 가난해지는 것을 감수하지 않는 한, 대규모 양적완화는 무조건 실시해야 하는데 모든 것에서 실패한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을 고려할 때 회복불능의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우리는 미국과 다르고 일본과도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예를 따라간다고 실물경제가 살아날 일이 아닙니다. 조세정의 실현, 복지체계 강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경제구조 구축, 언론생태계 회복 등의 근본적인 차원의 국가 개혁이 얼어나지 않는 이상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해도, 실시하지 않아도 한국경제가 최악으로 가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보수정부 7년 5개월, 수없이 많은 국민들이 흘린 피와 땀, 희생으로 이룩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내부로부터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참여정부 때는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를 향해 마음 놓고 욕이라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사스의 방역의 모범국이 될 수 있었고, 경제는 탄탄할 수 있었으며, 국민이 국가의 주인일 수 있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사스 방역만 성공한 것이 아니라 경제의 피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들어갔고, 이 때문에 위기가 기회로 바뀌었습니다. 환율도 수출기업에만 유리하게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민생이 파탄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수출기업들도 원자재 수출로 꾸준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사스 방역에 실패한 홍콩이 '잃어버린 1년'을 경험하며 몇 년의 노력 끝에 힘들게 경제를 회복했습니다(아직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방역실패는 내수경제의 파탄 뿐만 아니라 수출기업들을 위한 환율관리도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대한민국은 최악의 상황에 근접한 상태입니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차마 글로 옮기지 못할 만큼 최악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였던 것이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는 유언비어와 괴담이 됐습니다. 노무현은 서민의 언어와 정서를 유지하고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었는데, 박근혜는 여왕의 언어와 권위만 생각하고 국민을 통치의 대상으로만 여깁니다. 국정원 댓글사건, 세월호 참사, 경제위기, 민생파탄, 메르스 방역실패까지 탄핵의 사유는 넘쳐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프리뷰 2015.06.09 18:05 신고

    메르스 빨리 빨리 안정이 되어야 겠습니다.

  2. 광주랑 2015.06.09 19:11 신고

    들렀다 갑니다 ^^ 오늘도 즐거운 하루 마무리 하세요~ ^^

  3. 최홍대 2015.06.09 19:52 신고

    비교됩니다. 그리고 한국경제 오랜 기간..침묵할듯 합니다.

  4. 민주청년 2015.06.09 20:19 신고

    어떻게 이정도로 다를까요..
    안타깝습니다

    • 늙은도령 2015.06.09 20:20 신고

      왜 이렇게 다른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조사가 끝나면 글로 올리겠습니다.

  5. 청솔 2015.06.10 05:50

    님의 정확한 글에 감탄과 존경을 드림니다
    앞으로가 더 암울하니 걱정임니다... 휴~~~

    • 늙은도령 2015.06.10 15:08 신고

      이번 주가 고비인 것은 분명한데, 감염률이 너누 높습니다.
      변이를 걱정해야 할 수준에 이른 것 같습니다.

  6. 耽讀 2015.06.10 08:37 신고

    한 모임에서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노무현 같았으면 벌써 탄핵시도했을 것이라고.
    새누리당 이철우는 메르스 별 것 아니라며 독감보다 못하다고 했습니다.
    그럼 이철우부터 메르스 한 번 걸리면 좋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5.06.10 15:10 신고

      미친 놈이지요.
      그런 새끼는 인간도 아닙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개새끼입니다.

  7. 공수래공수거 2015.06.10 08:40 신고

    컨트롤타워가 여러개 생겼더군요..
    참 웃기는 일입니다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 막고 있는 이 정부 책임을 지워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6.10 15:12 신고

      탄핵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탄핵해서 여당이 뒷치닥거리를 하게 해야 합니다.

  8. 디나미데 2015.06.12 14:12 신고

    맞는 말씀, 좋은 글입니다. 그래서 더 걱정입니다.



너무 높은 곳을 향해 쏘지 마라. 목표를 더 낮춰 잡아라. 그러면 보통 사람들도 당신의 말을 이해할 것이다.


                ㅡ 애이브러햄 링컨, 리처드 셍크먼의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에서 재인용





문재인의 리더십은 구축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안착되면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그런 리더십이다. 문제는 그의 리더십이 극단의 위기에 처해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제대로 안착하기에는 너무 촉박하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보기에 문재인의 혁신작업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





문재인은 당을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혁신위를 구성했고, 우여곡절 끝에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위원장으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김상곤의 이미지는 개혁적이지만, 그의 정치적 감각이 얼마나 뛰어난지 증명된 바 없는 상황에서 문재인의 선택이 원하는 혁신을 이룰지 알 수 없다.



언론을 통해 들려오는 얘기를 종합하면 김상곤이 혁신위원으로 각 계파와 주류 및 비주류 인사들을 포진시키겠다고 한다. 이것이 문과 김이 합의한 것인지, 김상곤의 생각인지, 아니면 최고위의 결정인지 알 수 없지만 이런 구성으로 무슨 개혁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문과 김의 합의한 것이라면 타 계파와 비주류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고, 김상곤의 생각이라면 문재인이 이를 뒷받침해줘야 진행이 가능하다. 문재인에게 그럴 능력이 있을까? 지금까지 어떤 계파도 설득하지 못한 그가 김상곤의 개혁안을 실현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아니오'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혁신위 구성이 최고위의 결정이라면 혁신은 불가능하다. 혁신위가 할 수 있는 일은 각 계파의 불만을 잠재울 정도의 적당한 배분과 지지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세대교체에 머물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문재인의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선에서 백 퍼센트 완패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위에게 전권을 주겠다고 하지만, 대체 문재인이 내려놓을 수 있는 기득권은 무엇이고, 줄 수 있는 전권이란 무엇일까? 자신이 당을 장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위원장을 영입해 혁신의 칼날을 넘겨준 것인데, 공천혁명에 성공할 전권이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것만이 아니다, 정체불명의 ‘희망스크럼’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야당 대선주자들의 모임인가, 기득권의 간담회인가, 최고위와 혁신위와 별개로 움직이는 공식적인 협의체인가? 야당의 대선주자에 속하는 정치인은 누가 정하며, 몇 명까지 포함시킬 것인가? 야당의 잠룡들이 모두 모이면 새정연의 분열이 끝나고 ‘이기는 정당’으로 탈바꿈한단 말인가?





대체 문재인은 자신이 당대표로 있는 동안 당의 모습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한 것도 없고, 타임스케줄을 담은 로드맵이 들어있는 청사진을 내놓은 적도 없다. 그저 모호하기 그지없는 구호만 남발했고, 외연을 넓힌다고 상대의 진영이나 텃밭에서 홀로 뛰어다녔다.



필자는 최근에 들어 문재인이 절대 믿을 수 없는 지지율을 먹고사는 여론정치를 하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대한민국의 여론조사는 믿을 수도 없고, 여론에 기대 정치하는 것은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명박이 보여준 최악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를 선택한 것이 한국의 유권자요, 정치적 판단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내년 총선까지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건호의 추도사가 세상을 들끓게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SNS로 ‘노무현을 이제 놔주자’고 할 것이 아니라, 보수의 언어와 가치가 아닌 진보의 언어와 가치, 용기와 신념으로 말한 노건호의 추도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친노라는 계파의 수장이면 어떤가? 그것이 진보좌파의 가치와 신념, 도덕과 정의에 맞으면 충분한 것 아닌가? 반칙과 특권을 거부하는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에 기반했고, 그의 비극적인 죽음에서 뼈저리게 배웠고, 그래서 현 시대의 불의함과 부조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새로운 투쟁의 불씨이면 충분한 파급력이 있는 것이 아닌가? 



문재인은 '노무현의 운명'을 자처했기에, 노무현이 추구했던 진보적 자유주의가 성과를 거두려면 자유주의에 앞서 ‘진보’가 먼저 구현돼야 함을 깨달아야 한다. 합리적 자유주의는 진보 중에서 가장 우축에 있는 것이기에, 보다 좌측에 있는 진보적 가치가 구현되지 않은 채 진행되면 무조건 중도우파(그 다음은 당연히 우경화)로 빠지게 마련이다. 



우리가 이루려는 ‘통합’이라는 것도 이익은 최상위로 가고 위험과 빈곤은 나머지 전부에게 돌려지는 기독교 근본주의와 자유시장 자본주의, 신보수주의(셋을 합치면 신자유주의적 통치술의 근간이 되고, 편향된 언론과 디지털 미디어에 의해 확대재생산된다)의 연합체가 추구하는 ‘통합’이 아니라, 진보적 가치와 신념, 정의와 인권, 자유와 공정이 구현된 ‘통합’이다.





문재인이 선거에서 연전연패하는 것은 ‘이기는 정당’으로 가는 내부의 분열과 기득권의 탐욕이 컸지만, 동시에 '이기는 정당'으로 가는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언제나 ‘이기는 정당’으로 가기 위한 철학과 비전 제시에 소홀해본 적이 없다. 그는 노건호의 추도사에서 볼 수 있듯, 진보의 언어로 말했고, 진보의 프레임에서 전쟁을 벌였다.



인품과 인성으로 볼 때, 문재인 만한 정치인은 단연코 없다. 허나 그것만으로는 ‘이기는 정당’도, 진보적 가치와 비전이 녹아있는 통합도 이루지 못한다. 보수의 패러다임을 전복하려면 진보의 언어와 프레임으로 다듬어진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의 대부분은 리더의 몫이기도 하다.



필자는 여전히 문재인을 대체할 만한 야당 인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이 부패와 부정, 비리로 얽룩진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조금이라도 깨끗하고 투명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보수화된 기득권 정당으로 전락한 제1야당을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려면 지난 대선의 득표율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고, 그 이후의 문재인은 국민에게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믿음을 주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이기는 정당'의 의미가 연일 종편에 나와 '중도론'을 떠들어대는 박지원의 정치철학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면, 제1야당의 혁신은 정치공학적 변화 이외에는 아무것도 끌어낼 수 없을 것이다. 부와 위험의 불평등이 민주주의마저 불가능하게 만드는 시점에서 정치공학적 변화만 꽤한다면 더 이상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2015.05.26 17:27

    비밀댓글입니다

  2. 耽讀 2015.05.26 20:28 신고

    '착한 사람' 문재인은 선거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선거는 누가뭐래도, 정권을 쟁취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싸우는 권력투쟁입니다.
    권모술수을 부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기기 위해 상대를 짓밟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선한 마음으로 권력을 잡는 세력은 없습니다.
    권력을 잡고 나서 선한 정치를 하는 것이지, 권력을 잡기까지는 악한 정치를 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5.26 20:33 신고

      저는 그것보다는 문재인의 언어에 주목합니다.
      정치가 말이기에 언어 사용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문재인은 외연 확장과 통합이라는 목표에 너무 집착해 자신도 모르게 보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보수의 프레임 속에서 싸움을 벌이려 합니다.
      이는 정치의 신이 와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답답합니다.

    • 耽讀 2015.05.28 08:07 신고

      <바보, 산을 옮기다>을 읽었습니다. 노짱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의다. 그다음에는 대세를 만들어야 한다. 대세를 잃는 정치를 하면 안 된다. 배를 모는 선장은 폭풍우가 몰아치면 돌아거나 배를 잠시 피신시켜야 한다. 배가 침몰하게 둘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과연 문재인은 대의가 무엇인지 알고, 대세를 만들어 갈 능력과 자질이 있을까요?

  3. 에쏘 2015.05.26 21:05

    사람 좋음으로 끝날 게 아니라 언어부터 바로 써서 무게추를 옮겼으면 좋겠는데 아무리 언론이 제 역할을 못 한다지만
    보수들은 그렇게 쉽게 그들 뜻대로 언어,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걸 보면 답답합니다. 그 언어를 그대로 사용해서 끌려가는 진보 쪽이 더 답답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그 답답함이 도령님에 비하겠냐마는...
    그 중요성을 모르는 걸까요, 한다고 하는 데도 뜻대로 되지 않는 걸까요..?
    뒤늦게 노건호 씨 추도문을 접하고 뭔가.. 속 시원함을 느꼈습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정면에서 받아치는 것 같아서..
    노건호 박근혜 김무성 ... 피는 못 속이는 듯도 하구요

    친노 패권주의라는 것도 진보를 더 분열시키고 보수에 유리한 언어인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노무현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친노 패권주의를 없애겠다는 둥 어설프게 이어붙이기보다는 그들이 내세우는 가치를 제대로 내세우고 사람이 아닌 그 가치들을 간판 삼아 밀어붙이면 소위 새누리2중대라는 사람들, 자신들이 불리해질 것 같으면 알아서 나가든지, 길 것 같은데 ... 단점을 자꾸 수습하려는 것보다 그들의 장점을 정면에 내세웠으면 좋겠는데.. 제 생각이 짧은 걸까요?
    도령님 말씀대로 문재인이 내려놓아야 하는 기득권이라는 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기득권이라는 것도 새누리2중대들이 더 유지하려는 것 같은데.. 그들이 내려놔야 제대로 된 야당이 될 것 같은데..

    • 에쏘 2015.05.26 21:11

      참, 건강은 좀 어떠신지요? 날씨가 많이 더워졌습니다 넘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관리 잘 하셨으면 해요.. 많이 지치는 요즘 틈틈이 도령님 글로 세상을 보고 있어요^^

    • 늙은도령 2015.05.26 22:18 신고

      7월에 가질 첫 번째 모임 때문에 아프면 안 되지요.
      더 이상 글로는 답이 없다는 생각에 오프라인에서의 모임을 강행할 생각입니다.
      글로 다 담아내기에는 할 얘기가 너무나 많고, 넘겨드려야 할 지식이 공허하기만 합니다.
      문재인을 너무나 좋아하고 믿지만, 그는 지금 방향을 잃은 것 같고, 길에서도 벗어난 것 같습니다.
      리더의 자질은 위기 때 가장 잘 드러납니다.
      헌데 문재인이 위기를 넘기는 방식이 너무 유약합니다.
      대체 무엇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데, 누가 그를 따르겠습니까?
      문재인이 직접 정리해줘야 할 것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4. 뉴론♥ 2015.05.27 05:46 신고

    요즘 날씨가 생각보단 많이 더워지네여 건강관리 유의 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늙은도령 2015.05.27 15:53 신고

      네, 정말 덥네요.
      병원을 다녀오는 길에 더워서 매우 힘들었습니다.

  5. 참교육 2015.05.27 07:50 신고

    이 사람들을 믿고 기다릴 수 있는 지 의문입니다.
    자기자시들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정당이 없는 민초들만 불쌍합니다.

    • 늙은도령 2015.05.27 15:57 신고

      그러게요, 문재인은 왜 노동단체와 전교조 등과 만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문재인에게 가장 문제삼는 것입니다.
      문재인은 자주 중산층이나 비정규직에 관심을 표명하지만 노조와 대화하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그는 너무 자유주의에 치우쳐 있습니다.

  6. 덕산 2015.05.27 08:16

    문재인에 대한 신뢰감이 계속 떨어져 갑니다. 희망 스크럼같은 지역주의적 발상과 성완종 리스트 인물들에 대한 함구... 국민적 열망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인물이 자꾸 멀어져 가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 그지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5.05.27 15:58 신고

      네, 갈수록 강단이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진보적이지 못하고 자유주의적입니다.
      이런 식이면 답이 없습니다.
      정말 걱정입니다.

  7. 공수래공수거 2015.05.27 08:36 신고

    공격을 하지 않는 축구는 이길수가 없습니다
    설령 이기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선제 공격을 해야 합니다
    공격이 최선의 수비입니다
    우선 황교안의 총리 임명을 막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총선 공안,부정부패가 이슈화될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5.05.27 15:59 신고

      네, 답답합니다.
      문재인은 자신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투쟁적인 면을 죽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외연확장 행보도 수없이 변호해주었지만 이제는 지칩니다.
      정신차려야 합니다.

  8. 바람 언덕 2015.05.27 11:30 신고

    그동안 쭈욱 문재인을 봐왔습니다만,
    적어도 지금까지 제간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그는 믿음직한 정치인입니다. 그리고 좋은 신념과 철학을 가진 정치인입니다.
    그러나 그가 가진 모든 것의 진가가 드러나기 위한 전제 조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전제조건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정의로운 나라라면...."

    이 문장 안에 문재인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말이죠...

    • 늙은도령 2015.05.27 16:02 신고

      국민신화를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버려야 하는데......

      그는 자신의 인품을 기준으로 세상을 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답이 없는 상황인데도.....

  9. 행반 2015.05.27 12:43

    지금은 정의롭지 못하니까 이재명같은 배짱과 행정 정치력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 늙은도령 2015.05.27 16:03 신고

      네, 그런 분이 필요합니다.
      문재인이 못하면 그런 분들이 다수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문재인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면 그때는 문재인도 노무현처럼 튀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 문재인을 압박해야지요.



노무현 죽이기를 자행했을 때처럼, 광기의 종편들이 매일같이 비난하고 있는 노건호의 추도사 중에서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다음입니다. 다른 내용들은 많은 분들이 얘기했고, (찬반이 갈릴지라도) 충분한 분석이 있었기 때문에 구태여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혹시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좀 안 하시려나 기대가 생기기도 하지만, 뭐가 뭐를 끊겠나 싶기도 하고 본인도 그간의 사건에 대해 처벌받은 일도 없고 반성한 일도 없으시니 그저 헛꿈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민의 의식을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뜨리고 있는 조중동과 종편, 보도채널이 문제의 추도사를 ‘노건호가 썼느냐, 친노가 써준 것이냐, 친노의 집단정서가 반영된 것이냐(보수세력의 프레임)’에 주목하고 있지만, 필자는 그들처럼 본질을 왜곡하기보다는 노건호가 추도사에서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에 주목했습니다.



이승에서의 선친의 삶이 끝난 지 6년, 노건호가 아직도 선친의 억울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추도사의 나머지 부분에서 충분히 언급됐습니다. 현 집권세력이 위험에 처할 때나,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되살려내는 ‘노무현 부관참시’는 그로 하여금 지옥이 계속되는 느낌을 주었을 것입니다.





끝도 없이 되풀이되는 집권세력의 집요한 비열함과 잔혹함에 억울한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를 승화할 수 있는 담대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건호는 간절히 바랐을 것입니다, 정파적 이해와 권력욕 때문에 선친을 부관참시하는 추악한 짓거리를 멈춰주기를.



그래서 노건호는 ‘혹시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좀 안 하시려나’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두 가지 타령 때문에 집권세력이 위기를 벗어나고, 선거에서 연전연승을 거두니 그로서는 세상을 등진 아버지와 남아서 죽음을 온전히 견뎌내야 할 어머니가 느꼈을 무한대의 압박과 괴로움, 분노에 시달렸을 것입니다.



노건호가 바라는 것은 노무현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과 탐욕만 챙기는 자들에게 더 이상 그러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추도사에는 미래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는 선친을 악용하는 짓거리를 그만두라고 집권세력과 야당 내 기득권 기회주의자에게 호소한 것이고 경고한 것입니다.





물론 노건호는 물사례를 받을수록 더욱 힘을 받는 김무성의 '통합행보ㅡ편향된 언론이 띄워줄 이미지 정치'가 승자의 아량을 넘어 오만한 점령군의 형태(노무현 6주기 추모식 참석을 유족이나 주체측과 논의하지도 않았다)로 다가왔을 때, 그의 위선적이고 오만한 행태를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김무성과 나란히 앉아서 사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문재인의 행태가 불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보수 반동의 승리가 대한민국을 우측으로, 우측으로 이동시키고 있는데 최소 10여 년이 걸려야 안착될 수 있는 리더십을 고집하는 문재인이 미덥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노건호는 김무성 앞에서 진정한 통합을 외치려면 과거의 언행에 대해 진솔한 반성과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노무현의 운명'을 자처한 문재인에게는 그것의 정치적 실천이 무엇인지, 노무현의 운명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요구했을지도 모릅니다. 





노건호의 추도사가 자기예언적 성격을 띠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추도사는 다가올 총선에서, 혹시 모를 박근혜 정부의 위기에서 노무현을 악용해 비열한 목적을 이루는 행위에 쐐기를 박기 위함입니다. 그것이 현실적 힘을 발휘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추도사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집권세력이 노무현 타령을 이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진 것은 분명합니다.



노건호의 추도사는 노무현이 환생해서 말한 것처럼 인식될 수 있어, 집권세력의 전매특허이자 전가의 보도인 노무현 타령과 종북 타령을 사용함에 있어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노건호의 추도사가 자기예언적 실현이 가능하다면, 물세례를 끌어내 대권행보에 탄력을 붙인 김무성도 노무현 타령과 종북 타령을 이용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입니다.



노건호의 추도사는 정치공학적 계산을 하지 않았기에, 자식으로서 선친이 수없이 부관참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간절함과 비통함이 들어있기에, 그만큼 정치사회적 위력을 지니며, 미래의 선거에서 자기예언적 성격을 띱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노무현 정신과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인 것처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뉴론♥ 2015.05.26 05:57 신고

    새로운 한주의 시작이네여 즐거운 하루 보내세여

  2. 참교육 2015.05.26 06:39 신고

    역적의 딸이 얼마나 나라를 개판으로 만들었는지 알만하거만 어떻게 또 A급 친일파 김용주의 아들 김무성를 대선주자 운운한다 말입니까? 종편을 비롯한 찌라시들, 유권자들... 정말 정신 좀 차려야겠습니다.

  3. 耽讀 2015.05.26 06:56 신고

    조중동이 길길이 날 뛰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얼마나 비판 기능이 없었면, "나이도 이런게"로 비난하겠습니까?
    정국을 읽는 눈이 조중동보다, 이들과 인터뷰해 노건호 씨 비판하는 새정치 일부 의원들보다 훨씬 낫습니다.

  4. 공수래공수거 2015.05.26 08:26 신고

    내년 총선에서 노무현타령 어김없이 또 나올것입니다

  5. 바람 언덕 2015.05.26 09:31 신고

    오죽했으면,
    저는 딱 그 생각뿐입니다.

  6. 목요일. 2015.05.26 16:17 신고

    나라가 어찌 될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7. 에쏘 2015.05.26 20:14

    도령님 말씀대로 노건호씨 말들이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의 후안무치함에 과연 상식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게 과연 그들에게도 적용될까 싶기도 합니다..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또다시 그럴 것 같기도 해요.
    공부 때문에 티비를 보지 않아 종편을 직접 보진 않았지만 종편에서 했다는 소리들을 접하니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그들의 머리 속에 논리라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왜곡이라는 단어만 들어있을 뿐..

    • 늙은도령 2015.05.26 20:30 신고

      하지만 노건호의 추도사 덕분에 저들이 노무현 타령을 하면, 종북 타령을 하면 비판의 근거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진보적 언어와 프레임으로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쌓여야 보수화된 언어와 프레임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문재인이 알아야 할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는 보수의 언어를 너무 많이 사용합니다.
      통합이라는 목표에 집착하다 보니 시야가 흐려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8. 소피스트 지니 2015.05.26 22:22 신고

    그의 비통함을 우리도 가지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5.26 22:29 신고

      오죽했으면 노건호가 저렇게 말했겠습니까?
      문재인은 감정이입을 자꾸 중간층이나 합리적 보수에 맞추고 있습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9. 하늘이 2015.05.26 23:25

    문재인은 모두와 잘 가야된다는 생각이 너무 많은것 같습니다.
    그 너머에는 자신이 나쁜 사람이 아나라는 착한 컴플랙스가 있어서
    욕안먹고 상처 안주고 자꾸 잘하려다보니 계속 인정도 못받고 꼬이는것 같습니다.

    신사 이미지 좀 벗어 던져야하는데~
    오히려 안철수는 욕을 얻어 먹으면서도 정치인이 다되어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 늙은도령 2015.05.26 23:48 신고

      착한 사람 컴플렉스에 빠져 있을 수도 있겠네요.
      문재인은 방향 설정이 잘못됐다는 느낌입니다.
      노무현의 운명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노무현을 노무현의 운명으로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만의 방식으로 뛰어넘어야 하지요.

      헌데 그러기 전에 자신이 약속한 대로 노무현의 운명부터 실현해내야 합니다.
      그것은 약속이자 책임입니다.
      진보적 자유주의에서 진보부터 제대로 소화해내야 합니다.
      아직 대통령에 오르지 않았는데, 그 이후를 생각하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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