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 표절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최악의 범죄다. 제대로 된 사과와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신경숙의 표절논란이 영원히 끝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글은 엘리아스 카네티의 《말의 양심》을 읽고 쓴 것이라, 신경숙의 표절논란과 직접적 연관은 없다. 하지만 이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표절논란에 대한 그녀의 대응이 뻔뻔함을 넘어, 그녀를 옹호하는 평론가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경숙이 진정한 작가라면, 그것도 대단히 성공한 작가라면 진심어린 사과와 그에 합당한 대가를 피해서는 안 된다.






창작은 언제나 인식의 조급함이다.


                                           ㅡ 헤르만 브로흐, 엘리아스 카네티의 《말의 양심》에서 재인용




198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갑자기 각광을 받기 시작한 엘리아스 카네티는 1960년경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 발표한 에세이를 연대순으로 묶어 《말의 양심》을 발간했다. 불가리아에서 태어난 카네티는 스페인계 유대인으로서 근대이성의 수도라 할 만한 빈에서 공부를 했지만, 바로 그 위대한 근대이성이 만들어낸 모든 성취들을 총동원해 유대인을 학살했던 나치의 광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국으로 망명했다. 그곳에서 그는 작가로서 평생을 권력과 죽음에 천착했다.



작가는 권력의 횡포에 맞서 시대의 수호자가 돼야 한다고 믿었던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일주일 전에 한 무명작가의 기록을 보게 됐다. 그 무명작가의 기록에는 “모든 것은 끝장이 났다. 내가 진정한 작가라면 전쟁을 저지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라고 적혀 있었다. 어쩌면 압도적인 권력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일개 작가에게 너무나 많은 책임을 지운, 그래서 상당히 오만하게 비칠 수도 있는 이 기록에는 또다시 인류를 공멸의 위기로 내모는 제2차 세계대전을 막을 수 없었던 무명작가의 무력함이 절절하게 묻어나온다. 



제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다 기록하지도 못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이니 발발하게 됐으니, 거대한 악의 번성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무명작가의 고뇌란 자기 자신을 향해 돌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느 무명작가의 비통한 기록을 ‘흥분과 초조의 상태’에서 읽은 카네티는 작가라는 사람에 대해 진지한 고민에 빠졌고, 무명작가의 기록이 작가의 길을 선택한 사람으로서 “말로 포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옹호하려는 의지이자 또 어떠한 실패도 자기 스스로가 속죄하려는 의지”임을 깨닫게 됐다. 





작가는 보통사람보다 말과 언어의 연금술에 뛰어난 사람이지만, 그 화려한 연금술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작가의 진정성은 존재할 수 없다는 어느 무명작가의 기록은 “업적과 전문성의 세계, 줄곧 정상만을 향하여 온갖 힘을 경주하는 세계, 정상을 향한 목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부수적이지만 다양하고 본질적인 것을 경멸하고 말소시키는 세계, 자기 파괴의 수단을 증가시킬 뿐 초기의 인간이 획득한 특성을 강한 한 질식시키는, 생산이라는 일반적 목적에 방해요소가 되기 때문에 점점 더 변신을 금지하는 세계(이는 견고한 근대, 무거운 경제 위주의 생산자 사회에 적용된 것이지만)”에서 삶과 죽음을 천착하는 작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카네티는 ‘문학의 종언’이 난무하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보다는 후세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산재해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면서도, “자기 시대에 예속된 맨 밑바닥에 있는 종”이자 ‘끊임없이 짖어야 하는 개’이기도 한 작가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모름지기 작가라면 “그가 자기 시대에 저항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성찰한 카네티가 처음부터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바라기라도 한 사람처럼 다가와 그의 정신세계를 정복했지만, 결국에는 반기를 들고 자신을 방어하도록’ 만든 칼 크라우스의 말의 항연에 빠져 유대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마저 부인하기도 했다.



죽음의 증인이자 시대의 고발자로서 10여 년에 걸친 사유를 묶어낸 《말의 양심》의 세 번째 에세이가 ‘칼 크라우스ㅡ저항의 학교’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이 에세이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에 갇혀 그 밖의 모든 세계를 부정하는 말과 언어의 독재자이자 정신의 파괴자였던 칼 크라우스(벤야민과 아도르노도 크라우스를 인용할 정도)의 포로였음을 고백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어떻게든 살아남은 대중에게 남긴 ‘후유증·악덕·살인·탐욕·기만·활자의 오식’까지도 찾아내, 대중의 도마 위로 올려서 현장에서 즉결처분하도록 만드는데 탁월한 재주 지닌 칼 크라우스에게 빠졌다가 힘겹게 빠져나온 자신의 경험을 통해 카네티는 다음과 같은 고백성사에 이른다.






맨 처음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군중의 효과가 갖는 급진성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 모든 사람이 사건의 문제점을 정확히 알고 있고 또 이미 그것을 잘 알고 있었고 반대하고 있었으면서도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그것이 고발되고 단죄되기를 그렇게 잘 설명할 수 있었을까? 모든 고발자들은 법조문에서 느낄 수 있는 이상스러울 정도로 견고한 어투로 행해졌으며 또 그 고발들은 결코 중단된다거나 끝나는 일이 없이 마치 몇 년 전부터 시작되어 앞으로도 한결같이 동일한 어조로 계속될 것처럼 들렸다. 그 어투는 법의 영역에 근접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으며 또 모든 것은 이미 건드릴 수 없는 확실한 기존의 법률과 같은 것을 전제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따라서 거기에는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그것은 마치 아무도 긁어 상처를 내거나 낙서를 할 수 없는 화강암처럼 단단하고 당연한 것이었다.



카네티는 그렇게 칼 크라우스의 ‘법률’ 속으로 빠져들었고, 스스로 예속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일체의 이단을 인정하지 않는 칼 크라우스의 ‘법률’은 그의 것이 아닌 앞선 사람들ㅡ셰익스피어, 클라우디우스, 괴테, 네스트로이, 오펜바하 등ㅡ의 글이나 말에서 빌려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사용한 것들이었다. 그는 이것들을 연사로서의 특출한 능력으로 버무려 관중을 선동하고 그들의 정서를 파고들어 공공의 적을 만든 다음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즉결심판을 통해 그의 추종자들을 양산했다.



카네티가 칼 크라우스의 최대 장점으로 들었던 ‘청각적 인용’ㅡ연설 중에 특정 인물의 글이나 말에서 일정 부분만 때내 그들의 의도를 왜곡함으로써 관중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악의적인 인용ㅡ도 길거리나 광장, 술집과 같은 곳에서 들었던 대중의 말들과 모든 종류의 신문에서 읽었던 문장들을 그의 연설 중에 적재적소에 써먹는 차용능력을 말한다. 일반의 작가와 지식인들과는 달리 세상의 모든 얘기를 귀를 기울였고 그것을 하나도 버리지 않았던 칼 크라우스는 이런 ‘청각적 인용’을 통해 ‘도덕의 영역과 문학의 영역을 하나로 결합’함으로써, 그가 연설하는 중에 나왔던 “힘없는 자들에 대한 연민과 다정함, 힘 있는 자들을 추적하는 살인적인 대담성, 정신박약증의 가면을 벗김으로써 사물을 꿰뚫어보려는 욕망, 자신의 주위에 거리감을 만들어주는 오만함”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다(2부로 이어집니다). 




P.S. 칼 크라우스는 플라톤에 비견될 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철학자이자 선동가였고, 연설가였으며 정치인이었고, 탁월한 작가였고 시인이었습니다. 유럽 석학들의 저작들을 보면 칼 크라우스를 인용하는 것이 많이 나옵니다. 마르크스보다 위대했던 블랑키처럼, 우리나라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20세기 초의 유럽을 뒤흔들었던 인물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7.22 08:17 신고

    표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신경숙건은 표절 맞습니다

    왜 인정을 안 하는지 모르겠더군요

    칼 크라우스..기억하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22 15:54 신고

      원래 신경숙처럼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이 표절을 여러 번 한 것이 발견되면 어느 나라에서건 절필을 선언합니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인 도덕과 윤리가 존재하지 않는 탐욕의 국가가 됐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신경숙이 사과를 하려면 제대로 하고 자신이 벌었던 돈을 가난한 문인을 위해서 쓰던지, 여러 가지 대가를 치를 방법이 있었는데 그녀는 최악의 사과와 휴식만 말했을 뿐입니다.

  2. 왜 그냥 2015.07.22 08:40

    자기 이름만 내걸고 글 못 쓰나.
    신경숙 일 있고 여기저기 이름없던 사람들 이름만 떠올라.
    점잖은 양반들은 말을 아끼더라.

    • 늙은도령 2015.07.22 15:56 신고

      창피해서 말을 아끼는 것입니다.
      저도 우리나라 최고의 소설가 시인들을 여러 분 알고 있습니다.
      연륜이 높으신 그 분들은 너무나 참담해 얘기조차 안하는 것입니다.
      소설이 나오면 계속해서 표절논란이 일어났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 처음에 대통령의 말씀이 있었으니 "정윤회 문건은 찌라시에 불과하며, 그것의 유출과 배포는 국기문란 행위이니라." 이에 열렬한 신도인 검찰이 말하길 "죄많은 저희가 그리하겠나이다."



오늘 발표한 정치검찰의 ‘정윤회 문건’ 수사결과 중간발표를 한 마디로 하면 ‘억울하면, 특검이나 가시던지’입니다. 정치와 공안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검찰은, 마치 훈련된 개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지정한 수사 가이드라인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은 '조웅천의 출세욕이 부른 찌라시 작성과 유출에 따른 국기문란행위'라는 충실한 결과를 내놨습니다.





정윤회와 문고리3인방 및 김기춘과 박지만 모두에게 면죄부를 발행한 수사결과 내용을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결정하는 대통령기록물(공공기록물)을 정치검찰이 미래의 결과를 예측해 결정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 독재자의 딸이 직접 찌라시라 밝힌 문건이 정치검찰에 의해 대통령기록물로 괄목상대하게 승격한 것은 언급할 필요는 있을 듯합니다.



정치검찰만 거치면 제멋대로 변질되는 ‘팩트’가 하도 많아서 찌라시가 대통령기록물(공공기록물)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겠지만, ‘정윤회 문건’이 모두 다 허위라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될 이유는 어디서 나온 것입니까? 이것에 대비해 검찰이 몇 가지 문건을 추가했지만, 그렇다고 찌라시가 대통령기록물이 될 수는 없습니다.





차라리 ‘정윤회 문건’은 소설가에게 전달돼 흥미진진한 정치소설의 소재로 쓰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창조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숙원의 노벨문학상도 따낼 수 있는 뛰어난 소설이 나올 가능성은 국민과 국내외 언론의 폭발적 관심에서 증명된 바 있습니다.



결국 정치검찰이 내놓은 ‘정윤회 문건’ 수사결과 중간발표는 대통령의 하청수사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니, 우리의 수사를 믿지 못하겠으면ㅡ당연히 믿지 못하겠지만ㅡ억울하면 특검 하라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이 어떤 사안도 국회로 넘어가면 하 세월이니 ‘니들 맘대로 하세요’라는 것이 검찰의 ‘배 째라’식의 수사결과입니다.



정말 더럽지만, 정권을 교체하기 전에는 ‘정윤회 문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작업은 사실상 끝났습니다. 언론에서도 이것에 대해 더 이상 다루지 않을 것입니다. 검찰이 대통령기록물로 못 박은 이상 JTBC 뉴스룸이 공개한 한모 경위의 통화록의 뒤를 이어, 검찰의 수사를 뒤엎을 만한 추가 폭로도 나오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제 여론에 영향을 줄만한 규모의 촛불집회도 사라진 현실에서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특검의 필요성을 떠드는 것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학생들이 여론을 주도하던 것도 87년 이후로 명맥이 끊겼으니 이곳저곳에 널려 있는, 그래서 연대가 힘들어진 사이버 공간에서 계속 떠들 수밖에 없습니다. 소리가 충분히 크면 두세 번만 해도 되지만, 소리가 작으면 작을수록 여러번 해야 합니다. 



특검을 실시하라!!!

특검을 실시하라!!!!!!!!!!

특검을 실시하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5.01.05 19:05 신고

    대통령이 북치고 장구 치고 다한 걸 발표만 검찰이 했군요.
    참 부끄러운 떡검입니다.

    • 늙은도령 2015.01.05 19:07 신고

      부끄러운 정도가 아니라 이 정도면 노예라 할 수 있습니다.
      창피하고 참담할 따름입니다.

  2. 바다구름 2015.01.06 05:58

    한국을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대단한 나라라고 세계에서 말들을 하지만
    우리는 잘 압니다, 한국이 얼마나 전근대적이고 민주주의와는 정 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전체주의 국가로 다시 돌아 갔는지를...
    스스로 국민의 제일 큰 머슴이라 자처하던 대통령 이하 고위 공직자들이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덮어 버리는 이런 상황은
    우리가 우습게 알고 있는 제3세계의 독재국가에서나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애 왔는데
    지금 우리의 코앞에서 벌어지는 것을, 어떻게 이 황당한 심정을 해소할지...
    빨리 정권이 바뀌기만 기다릴 뿐이지만 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정말 아득하기만 하군요.
    좋은 글 계속 부탁합니다.

    • 늙은도령 2015.01.06 16:40 신고

      정권이 바뀌어도 그들이 기득권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면 답이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다수당인 이상 영원히 답은 없습니다.
      그래서 더 문제입니다.
      1%가 세계와 국가, 지역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이 그들은 지독할 정도로 다양하게 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인데, 99%는 그럴 수 없습니다.
      좀 가난하게 살면 되는데 그러고 싶지 않아서 좀 부유가게 사는 것을 택하고 그것이 언제난 최악의 결과를 양산합니다.
      일단 50%의 국민들이 지금보다 가난해져도 살 수 있음을 받아들인다면 세상은 변합니다.
      1%들이 못 견뎌서 혁명을 할 것입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01.06 08:54 신고

    검찰 총수 임명 방안을 제고해야 됩니다
    적어도 여야 동수로 합의 임명으로 하든지..

    지금 특검은 제대로 되는지 모르겠군요

    • 늙은도령 2015.01.06 16:41 신고

      아무것도 안 될 것입니다.
      세월호 조사위원회의 여당 측 인사들을 보면 이미 물 건너 갔습니다.

  4. 새 날 2015.01.06 14:59 신고

    그러게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저들의 망동은 더욱 심해질 텐데 말이죠. 참 어이없는 나라입니다

    • 늙은도령 2015.01.06 16:42 신고

      이제 최후로 가고 있는데 그것이 오래갈까 걱정입니다.
      끝내기가 무작정으로 늘어지면 혁명도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답답합니다.



허허허, 지난 몇 주간 대한민국을 뒤흔든 정윤회 문건 파동이 박관천 경정 1인의 공상추리소설이라고 합니다. 검찰의 잠정결론이 사실이라면 내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박관천 경정이 따 놓은 당상입니다. 혼자서 대한민국을 가지고 논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에드거 알렌 포도 울고 갈 노릇입니다.



박관천 경정의 추리소설을 시사저널과 세계일보와 모든 언론들은 특종보도를 했고, 청와대에선 그런 언론에 일일이 소송을 남발했단 말입니까? 그의 소설에 청와대에서 그렇게 많은 공직자들이 떠나야 했을까요? 박관천 경정은 지난봄부터 무슨 목적으로 희대의 추리소설을 썼을까요?





박 경정의 추리소설에 대한민국을 통치하는 청와대는 특별감찰을 통해 7인회라는 또 다른 추리소설로 화답했을까요? 국정을 농단한 비선실세에서 아무것도 아닌 자로 급전직하한 정윤회가 검찰에 출두하면서 ‘엄청난 불장난’과 ‘불장난에 춤춘 자들’의 실체가 박관천 경정 1인이란 말입니까?



자살한 최 경위는 무슨 이유로 상사인 박 경정의 서류박스를 뒤져 정윤회 문건을 복사했고, 극도의 불안에 사로잡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한 경위는 무슨 목적으로 복사한 문건을 대기업과 언론사에 유포했을까요? 민정수석실의 회유가 실패한 다음날 검찰은 두 사람을 긴급체포했을까요?



검찰은 대통령이 찌라시로 규정한 문건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될 것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인 미래의 범죄 성립 요건을 끌어와 현재의 범죄에 적용할 수 있었을까요? 이밖에도 검찰의 잠정결론에서 볼 수 있는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결국 검찰이 내놓은 결론은 대한민국을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 간 미증유의 파동이 박관천 경정의 1인극이라는 것인데,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건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한 말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야당이 검찰의 수사를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진행되는 ‘하청수사’라 했던 것이 빈말은 아니었나 봅니다. 필자가 극단적 이분법 보여준 대통령 종북콘서트 언급에서 예상한 것처럼 검찰은 박지만과 정윤회 간의 뿌리 깊은 반목이 오해였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맞춰 박지만 회장은 그 동안 자신이 해왔던 발언들을 서둘러 걷어 들이고 있습니다. 기세등등했던 JTBC는 검찰의 잠정결론에 맞춰 한 발 물러섰고, 통진당 해산심판청구소송의 재판장인 박한철 헌재소장은 민사소송법을 준용해 직권으로 특별기일을 정하는 파격을 선택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뜬금없는 ‘종북 콘서트’ 언급이 정윤회 문건 파동의 출구전략으로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의 발 빠른 결론은 ‘오비이락’이라는 우리네 속담과 너무나 일치해서 내일의 판결문에 담겨있을 수도 있는 일부의 내용이 머릿속을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결국 헌재 판결이 어떤 식으로 나오던, 제1야당은 정윤회 문건 파동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성사시켜야 합니다. 새누리당이 통진당과의 연대를 이유로 제1야당을 흔들어대도 오로지 정윤회 문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관철시켜야 합니다. 



정부와 헌법재판소에 의해 통진당이 해산되고 소속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해도, 그것은 통진당과 국민의 판단에 맡기고 제1야당은 정윤회 문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에 올인해야 합니다. 여당과의 빅딜이 필요하다면 통 크게 양보하는 대신 국정조사와 특검을 끌어내야 합니다. 



국민을 졸로 보는 현 집권세력의 일방통행에 제동을 걸 수 있을 때만이 제1야당을 떠나간 지지자들을 되돌릴 수 있습니다. 그것 이외에 제1야당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방법이란 없으며, 그런 가운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대통령의 7시간의 미스터리의 진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4.12.19 08:19 신고

    앞뒤가 안 맞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경정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습니다

    하늘이 노할겁니다

    • 늙은도령 2014.12.19 16:17 신고

      이제부터는 야당이 제대로 해야 합니다.
      국민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하겠지만, 그것이 정치적 동력이 돼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면 지금부터는 야당이 제대로 해야 합니다.

  2. 바람 언덕 2014.12.19 11:38 신고

    헌재가 드디어 박근혜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군요.
    이것으로 이 나라의 정체가 밝혀졌군요.
    통진당 없는 박근혜와 새누리가 어떻게 정국을 끌어갈 지
    사뭇 궁금해지네요.
    어디까지 가나 똑똑히 지켜보렵니다.

    • 늙은도령 2014.12.19 16:18 신고

      저에게 통진당은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문제입니다.
      이것에 관해서 글로 답할게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대한민국의 보수화가 어디까지 갈지 예상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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