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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민주주의

나 돌아갈래, 국정농단을 주도하던 그 시절로!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국정농단과 강간미수범의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갔습니다. 용으로의 승천을 말했으나 실제는 지렁이에 불과했음을 증명한 이들의 비루한 회귀에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와 역주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초의 민주주의였던 아테네의 아고라는 모든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주장을 겨룰 수 있었고, 공통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했던 것은 아고라라는 광장에 모든 시민이 모일 수 있을 만큼 소규모였기 때문입니다. 이후 '영토, 인구, 주권'으로 구성된 국민국가가 등장하면서 아테네식 민주주의는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영토가 커진 만큼 인구가 늘어났고, 추구하는 이익과 이해관계가 복잡해졌기에 모든 시민이 참여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불가능해졌습니.. 더보기
이재명과 안희정에게, 진보진영의 장기집권에 대하여 문장 하나하나를 시처럼 썼던 벤야민의 《일방통행로》를 보면 '비평을 할 때는 작가의 책을 씹어먹을 듯'이 하라는 말이 나옵니다. 재벌의 반칙으로 자살을 빼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시기를 힘겹게 극복한 필자가 권력과 자본, 지식에 대한 비판에 집중한 이래 벤야민의 성찰은 일종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왔습니다. 안철수나 홍준표, 김진태, 조원진 같은 비열하고 저급한 자들을 비판할 때는 그럴 필요조차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재명과 안희정, 손석희 등을 비판하는 글을 쓸 때는 이런 자세로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이재명과 안희정을 비판할 때는 그들이 민주당 후보로 뽑혔을 때 그들을 맹렬하고 집요하게 공격할 정반대에 위치하는 정당의 입장에서 비판했습니다. 박정희부터 전두환과 노태우를 거쳐 이명.. 더보기
표창원 주장에는 이런 역사적 배경과 시대적 요구가 있다 마넹은 《선거는 민주적인가?》에서 다선의원이란 자연귀족이나 정치엘리트를 양산하는 경향이 있는 선거제도의 문제를 비판하며, 대의민주주의가 귀족정치와 과두정치로 변질되는 '민주주의의 역설'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한국처럼 다양한 민심이 반영되는 (정당명부) 비례대표가 최소화되고, 지역주의에 기반한 승자독식 소선구제 때문에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인격, 자질, 업적, 반응성(소통을 통해 주민의 뜻을 따르는 것)을 보지 않고 중앙정치에 영향력을 가진 다선의원들에게 표를 주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지역구 유권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신인보다는 이미 검증을 마친 현역의원에게 표를 줄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선거는 다선의원이라는 (능력도 없는) 선거귀족을 만들어냅니다. 추첨제도가 배제(미국 건국의.. 더보기
메릴 스트립의 개념연설과 박근혜의 블랙리스트 스펜서 트레이스와 함께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꼽히는 메릴 스트립의 골든글로브 평생공로상 수상소감이 커다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와 등을 통해 그녀를 알게 됐고, 와 , , 등을 통해 원숙해진 그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트럼프를 비판한 오늘의 '개념 수상소감'으로 다시 한 번 그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메릴 스트립은 트럼프의 이름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나탈리 포트만처럼 외국 출신 배우들의 이름을 나열한 다음에 "헐리우드엔 다양한 아웃사이더와 외국인 움직이고 있다"며 "이들을 모두 내쫓는다면 미식축구나 종합격투기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트럼프의 반이민 공약과 백인우월적 인종차별주의를 비판했습니다. 그녀는 "올해 배우들의 강력한 성과가 있었지.. 더보기
망나니와 사회주의자가 이끄는 대선의 관전포인트 우리는 주류엘리트의 80% 이상이 미국에서 공부한 시장자유주의 우파(경쟁적 시장, 더 작고 권위주의적인 정부, 오너와 경영진이 지배하는 위계적 대기업, 자기조정시장, 무한대의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등)여서 미국에 대해 제대로 된 지식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대선 초반부에 공화당에서는 트럼프가, 민주당에서는 샌더스가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트럼프는 매카시를 연상시키는 극우적 성향이고 샌더스는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니 보수적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는 양당의 대선후보로는 소화할 수 없는 인물들입니다.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정치의 이념적 스펙트럼은 극우에서 극좌, 전체주의에서 아나키즘까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소련과 동구권의 사회주의(국가사회주의에서 시장사회.. 더보기
미 동성결혼 합법화의 역사적 의미 중대한 판결이었음에도 1973년 낙태(를 개인의 권리로 인정한 것)에 대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은 ‘넌덜머리가 난 사람들의 연합’에게는 연달아 일어나는 터무니없는 일들 중 하나에 불과했다. ㅡ 미클레스웨이트와 울드리지의 《더 라이트 네이션, 미국 보수주의의 파워》에서 인용 당신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민감한 주제에 대해 의사를 표현하는 일은 오래 전에 그만두었다.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와 원칙 때문에 인종주의자나 고집불통, 동성애 혐오자로 불리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은 사람들을 공평하고 또 정직하게 대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옳은 일과 그른 일에는 차이가 있는 법이다. 위의 인용문은 미국 우파의 풀뿌리 조직인 ‘티파티’의 지도자 중 한 명인 글렌 벡의 《글렌 벡의.. 더보기
세월호집회는 불법적인 폭력집회가 아니었다 세월호 집회가 폭력으로 치달아 불법이라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야만공건력에 대한 시민의 저항권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일부 정치학자들은 부당한 공권력의 집행에 맞서는 시민의 저항권이 최근에 정립된 개념이라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정치적 자유와는 달리 시민의 저항권은 인류 문명과 거의 동시에 정립된 개념입니다. 고대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남자시민으로 한정됐다는 점에서 현대의 민주주의와는 구별됩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자유라는 개념이 정립된 것도 근대에 이르러서입니다. 노예라 해도 어느 정도의 자율성은 보장됐지만, 현대적 의미의 자유는 근대국가와 거의 동시에 정립된 정치사회적이고 법률적인 개념입니다. 그 바탕에 저항권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 더보기
인류의 근현대사 비평을 위한 제언ㅡ2 근대이성이 창출해낸 현대성이란 즉각적인 만족을 위한 소비지상주의와 무한투쟁을 장려하기 때문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인 유전자》가 왜곡돼 전달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의 인용문에서 보듯이 인간이란 이기적인 유전자의 횡포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우리는 그저 복잡한 생존기계가 아닌 스스로 운명을 창조할 수 있는 위대한 종이자, 모든 생명체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는 유일한 지적 존재이다. 신이라는 존재와 무한이라는 개념을 추상할 수 있는 인간이란 종은 그래서 한 명 한 명이 작은 우주이며, 곧 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예언자로서 나서는 대신 우리의 운명의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최선을 다해 일을 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우리의 오류를 항상 눈여겨보도록 우리 자신.. 더보기
대한민국 현대사 연재를 시작하며 스퀼러가 워낙 설득력 있게 말하는데다가 그와 함께 있던 세 마리의 개들이 위협하듯 으르렁거렸기 때문에 더 이상 질문도 하지 못하고 스퀼러의 설명을 받아들였다. ㅡ 조지 오웰의 『 동물농장 』 중에서 얼마 전부터 연재를 시작한 '대한민국 현대사'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의 우려스러운 현상들과 첨예한 갈등, 진실의 왜곡 및 호도, 사이비 지식인들의 오류투성이의 글, 방송의 지독한 편향성과 선정성, 정치인의 타락과 부패를 고발하기 위해 시작했다. 이런 아노미적 현상들을 필자의 사고와 성찰을 거친 다양한 단상과 글들을 통해 자세히 다룰 생각이다. 또한 필자는 지그문트 바우만에 이르러 명료해진 ‘액체근대’ 또는 ‘최초의 현대(성)’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