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파일 원본을 제출받거나, 모든 기록이 담겨 있는 하드를 복제하기 전에는 국정원의 사찰의혹을 밝힐 수 없다는 안철수의 지적은 정확하다. 로그파일은 디지털 기록이 모두 다 저장되기 때문에 로그파일 원본이 있으면 자살한 국정원 직원이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삭제했는지 (또는 안했는지) 알 수 있다.





만일 디지털 기록을 저장하는 하드(저장장치)의 저장 공간이 100개라면, 1부터 100까지 차례대로 저장되는 것은 아니다. 각각 다른 내용의 기록을 딱 100번만 저장한다면 1~100까지 차례대로 저장되지만, 5번째와 7번째를 삭제했다면 그 다음의 기록은 5번과 7번 중에 하나에 기록된다.



디지털 기록은 이런 방식(랜덤)으로 저장되는데, 5번과 7번의 공간에서 디지털 기록을 삭제하고 저장하는 일을 반복하면 무엇이 저장됐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 똑같은 종이에 여러 번 글을 쓰고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하면 무슨 내용들이 있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것과 같다.



허면 5번과 7번 공간의 내용만 어떻게 삭제하고 저장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물을 수 있다. 디지털 기록이 랜덤 방식으로 저장되면 가장 가까운 빈 공간을 찾아 저장될 것이 아니냐고 반박할 수 있다. 5번과 7번에서만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너무 희박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나온 제목(저장위치와 동일하다)이다. 위의 도표처럼 엄청난 양의 디지털 기록이 랜덤(무작위)하게 저장되면 저장된 것을 다시 찾을 때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이를 막기 위해 저장 공간을 확인해줄 수 있는 파일제목을 정하는 것이다. 도서관이나 책에서 사용되는 일종의 색인과 같은 것이다.



예를 들면 ‘늙은도령의 추한 나체’라는 제목의 파일이 있으면 저장 공간이 수천억 개에게 달해도 금세 찾을 수 있다. 또한 ‘늙은도령의 추한 나체’를 ‘늙은도령의 더욱 추해진 나체’나 ‘젊은 여인의 완전무장’, ‘젊은 여인의 하의실종’ 등등으로 계속해서 바꾸면 바로 같은 저장 공간에서 삭제와 저장이 반복된다.



우리가 컴퓨터나 노트북 등을 사용할 때 모든 저장 공간을 다 사용하지도 않고 저장 공간의 용량보다 많은 디지털 기록을 저장할 수 있는 것도 특정 공간에서 삭제가 반복해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늙은도령의 추한 나체’를 삭제한 뒤에 ‘젊은 여인의 하의실종’을 저장하면 한 공간만 사용된다.





이것이 디지털 기록의 색인(저장위치)이다. 특정 저장 공간에서 삭제와 반복이 되풀이 되면 그 내용들을 알 수 없지만, 몇 번 삭제와 저장이 일어났는지, 누가 했는지(IP) 등이 로그파일에는 시간의 순으로 기록된다. 로그파일 원본이 있으면 제기된 의혹들의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



문제는 로그파일 원본이 삭제되거나 조작되는 경우인데, 이럴 경우 하드 전체를 복제해 일일이 확인해보는 수밖에 없다. 상당한 시일 걸리겠지만 하드를 복제했을 경우 로그파일의 원본을 살려낼 수 있다. 디가우징 방식의 물리적 파괴가 없었다면, 로그파일 원본을 제출받을 수 있다면 의혹은 해소될 수 있다.



안철수가 로그파일의 원본 제출을 요구하고, 디가우징 방식이 사용됐다면 하드 전체를 복제해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대다수의 국민이 국정원을 믿지 못하고, 현 정권이 국정원의 불법으로 탄생했다는 사실까지 고려하면 안철수의 요구는 대다수 국민의 요구와 동일하다. 





정치적 정당성이 없었던 박정희가 국민을 감시하고 사찰하고 조작해서 빨갱이라로 내몬 것도 모라자, 연좌제로 가족과 친척까지 죽음으로 내모는 범죄를 수도없이 자행하기 위해 만든 중앙정보부로 시작해, 지난 총선과 대선을 전후로 정치개입과 대선개입을 한 것도 모자라, 현 정부 들어서는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과 카카오톡 감청, 불법사찰 논란까지 국민이 국정원의 해명을 믿을 이유란 없다. 



따라서 로그파일의 원본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은 국가안보라는 미명 하에 국민을 사찰하고 협박하고 억압하다 못해 죽이기까지 한 지난 날들의 범죄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이자 피할 수 없는 책임이다. 국정원이 진정으로 국가안보를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라면 로그파일 원본은 무조건 제출해야 하고, 불법이 있었다면 처벌받아야 한다.



국정원의 예산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며, 국가라는 존재는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지 국가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정원은 로그파일 원본을 무조건 제출해야 한다. 국정원장이 직을 거는 것 따위로 사찰 의혹을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7.28 08:14 신고

    김광진 의원의 말이 맞습니다
    저 안에 들어가면 무조건 믿어라는말은 거꾸로 해석하면
    안 보여 줄테니 마음대로 해라하는 내용과 같습니다

    다른건 모르겠고 얼마전 있었던 중국 대사관 근무 예정이었다가
    간첩 행위로 구속된 기무사 소령의 전화를 감청했던것만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28 14:53 신고

      국정원이 제 역할을 하면 누구도 그들을 비난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국가안보라 하면서 정권 안위에 매몰됩니다.
      전체주의와 공산주의도 구별 못하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들은 국가안보의 정의를 정확히 인지해야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관성적으로만 반응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국정원이 국내정치와 선거개입을 못하도록 원천적인 차단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도 제대로 된 정보기관이 될 것입니다.

  2. 耽讀 2015.07.28 12:38 신고

    새누리 이철우는 로그파일 공개하면 죽는 사람이 생긴다고 합니다.
    웃긴 것은 이미 죽은 사람이 생겼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또 국가안보 국가안보 하는데 남재준은 아예 남북정상회담록을 공개했습니다.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집단인이 알 수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28 14:55 신고

      지금의 국정원은 믿을 수 없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국가안보라는 것도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이고요.



전설적인 대법관이었던 올리버 웬델 홈즈는 미국의 1차세계대전 참전에 반대하는 찰스 셴크를 선발징병법 위반으로 처벌하며, 개인의 자유(특히 표현의 자유)에 반한 법률 제정을 원천봉쇄한 수정헌법 1조에 제한을 가했다. 침해불가능한 개인의 자유도 ‘(국가의 존립과 타인의 생명 및 자유에)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위협’일 경우 제한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필자도 체제와 안정와 인권의 수호를 최우선으로 한 홈즈의 판결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일베나 조중동, 종편에 주어진 표현(과 언론)의 자유처럼, 명백한 사실 왜곡을 통해 타인의 생명과 안전, 자유에 피해를 주는 그따위의 무책임하고 무한대의 표현의 자유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판결은 자유방임과 자유의 경계를 명백히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호위병을 자처하는 방송통신심의회가 헌법적 가치인 표현과 언론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는 작업네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불통의 대통령과 청와대에 비판적인 방송과 글, SNS 등에 제한을 가하고 있는 방심위이라지만 공인에 대한 표현의 자유마저 억압하려는 심의규정 개정까지 인정할 순 없다. 



이럴 경우 온라인에서 선거에 관한 열띤 토론이 불가능해지고 3자를 내세워 정부나 여당에 불리한 글과 사진, 영상을 자의적으로 삭제할 수 있다.방심위는 안전체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그것을 믿을 사람은 없다. 분명한 규정으로 명백히 하지 않는 한 사이버세사의 선거 관련 글과 토론은 극도로 제한받아 시민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가 무너져 내린다. 



“연방 의회는‧‧‧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국민이 평화로이 집회할 수 있는 권리 및 불만 사항의 구제를 위하여 정부에게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약화시키는 법률을 만들 수 없다”는 미 수정헌법 제1조와 달리 한국의 헌법 21조 4항은 표현의 자유에 한계를 설정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실명제 문제가 여기에 속한다. 



헌법 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지며,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지만,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할 경우,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구제조항을 넣어두었다.





이에 기반해 명예훼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미네르바 사건 때 처음 적용된ㅡ위헌적 요소가 강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법으로 판명됐지만 국민이 자체검열을 하도록 만들 수 있어 정치적 효과를 톡톡히 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도 제정될 수 있었다.



1986년에 제정된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정보통신망에 올라온 게시글이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으로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침해받은 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에 대한 소명을 요청하면, 즉시 심의에 들어가 해당글을 삭제하거나 반박문을 게재할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후 2001년의 개정 때, 제3자에게 소명 요청을 대리할 수 있게 만든 개인정보의 취급위탁이 신설됐고, 2007년의 개정 때는 이용자의 동의를 받도록 개정됐으나, 대통령이 정하는 방법으로 고지를 했을 때는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해당글을 삭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로써 헌법이나 상위법인 모법(입법부인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의 취지를 벗어나기 일쑤인 대통령령을 이용해 대통령과 정부, 정치인과 재벌 등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과 언론에게 주어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억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제는 알바들이 고발자로 역할을 바꿀 것이다. 사이버 세상은 개판이 된다.



현행 정보통신 심의규정 제10조 제2항에서도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게시글)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 심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의 취급위탁을 명시했다. 방심위는 대통령과 정부 비판을 막기 위해 제2항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방심위는 법과 규정 간의 충돌을 피한다는 미명 하에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요청이 있을 때 직권으로 해당 글에 시정조치(삭제)를 취할 수 있도록 제2항을 개정하려고 한다. 이럴 경우 과반수가 넘는 여권 추천위원들이 합의하면 헌법상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얼마든지 침해할 수 있다. 여당에 불라한 것들은 모조리 삭제할 수 있다.여론이 위축되고 왝곡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소수인 야당 추천위원들은 위원회의 심의규정이 정보통신망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는지 법리적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심의규정 제2항을 개정했을 때의 부작용ㅡ대통령과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이용자의 동의없이 삭제하는 것ㅡ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에 양대 포털에서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청와대의 압력이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데, 여권 추천위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방심위의 심의규정 개정 시도도 동일한 움직임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국민과 입법부와의 소통을 거부한 대통령과 청와대의 폭주가 민주주의와 헌법마저 파괴하는 방심위의 월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박효정 방통위장이 공인에게는 적용하지 않겠다도 하지만 공익의 조건을 그들이 정하기 때문에 명문화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표현의 자유에 입각해 글을 쓸 때, 박근혜의 홍위병 역할에 충실한 방심위의 눈 밖에 나지 않을지 자체검열부터 해야 한다. 유신독재의 21세기 버전이 사이버세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마저 억압하고 검열해서 삭제시키려고 한다. 문득 필자가 사는 곳이 북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7.13 08:34 신고

    다음을 비롯한 포털의 댓글 정책이 바뀐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실제적인 검열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13 17:43 신고

      이제는 본격적인 독재를 하려다 봅니다.
      광범위한 공작이 시작됐습니다.
      정권 재창출을 자신의 후계자로 만들고자 난리를 칩니다.
      혁명이 필요한 시기 같습니다.

  2. 바람 언덕 2015.07.13 09:53 신고

    이명박의 작품을 박근혜가 잘도 이용해 먹네요.
    주거니 받거니, 이 두 연놈들을 개작두 탈 날이 와야 하는데...
    비가 오네요, 장마인가 봅니다.

  3. 참교육 2015.07.13 11:45 신고

    민주주의는 다시 쓰레기통을 뒤져야할 것 같습니다.
    점점 우리와는 딴 세상 얘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13 17:47 신고

      정말 딴 세상입니다.
      민주주의는 사라졌습니다.
      껍질만 남았습니다.

  4. 『방쌤』 2015.07.13 11:52 신고

    글을 적고 이야기를 나누는데도,,,
    주위의 눈치를 봐야하는 세상이 다시 올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말 상상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는 정부네요

    • 늙은도령 2015.07.13 17:49 신고

      기술 발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자본주의가 왜 민주주의를 죽이는지 알 수 있습니다.

  5. 뉴론♥ 2015.07.13 19:16 신고

    너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도 좋치 않는거 같은데여
    맨 댓글 읽어바야 거기거 거기 까지라서여

  6. 耽讀 2015.07.14 13:59 신고

    늙은도령님과 저는 이미 '자기검열'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서운 것입니다. 스스로 검열하도록하는 것.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정원은 이미 목적을 이루었습니다.
    내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감시 받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기 때문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14 16:21 신고

      저는 해킹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자체검열도 하지 않고요.
      솔직히 전 두려운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제가 건강이 점점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더위에는 제가 쥐약인데 최근에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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