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전쟁이란 다른 수단에 의해 행해지는 정치"라고 말했다. 전쟁이 정치의 수단 중 하나라고 말한 학자들은 클라우제비츠를 제외하고도 수없이 많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석학 중 한 명인 칼 폴라니조차도 전쟁을 정치의 연장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모든 정치적 탈출구가 사라졌을 때, 전쟁은 가장 파괴적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했기 때문이다. 





이런 '부정의 변증법적 합의'가 깨진 것은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수십 만 명의 사망자 중 10~20%가 한국인이었다)에 핵폭탄을 투하한 뒤였다. 처칠의 말처럼 '모든 것이 허용되는 전쟁'은 과학자와 기술공학자들에게는 천혜의 환경을 제공한다. 나치와 일제가 자행했던 생체실험(주한미군의 탄저균 실험도 최소한의 생체실험)처럼 윤리와 도덕적 문제 때문에 할 수 없던 실험을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공리주의를 최고로 실현한 대량살상무기(최소 투자로 최대 효과를!) 덕분에 각종 과학기술들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수억 명의 인간을 살해하고 실험한 대가로 인류만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말살할 수 있는 최첨단 살상무기들에 적용된 과학기술의 총화는 더 이상 전쟁이 정치의 연장일 수 없는 최악의 세상을 열었다. 



푸코가 《안전 영토 인구》에서 근대국가의 탄생에 관해 획기적인 관점을 제시했다면, 이를 이어받아 보다 발전시킨 바우만이 《모두스 비벤디》에서 "일반적인 견해와는 반대로, 근대국가가 개발 목표로 내세우면서 끈질지게 추구한 '사회국가'의 핵심이 부의 재분배가 아니라 바로 보호(개인적인 불행에 대한 집단적인 보장)였다"고 말한 것처럼 현대의 정치에서 전쟁은 더 이상 유효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사이버전쟁과 테러와의 전쟁은 논외로 한다). 



근대국가가 국민의 보호를 위해 '복지 제도와 복지 급여(사회적 임금), 국가 차원의 의료 서비스와 공교육, 주택 공급, 노사 양측의 상호 권리와 책무를 자세히 규정해 피고용인의 복지와 권리를 보호해 주는 공장법' 등을 시행했고, 현대국가에 들어서는 근로기준법, 양질의 일자리 창출, 재취업 및 평생교육, 차별금지법, 소수자 우대 정책 같은 것들이 추가된 것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다시 말해 근대국가의 탄생 시점부터 정치의 목적은 통치자의 통치술에 초점을 맞춘 마키아벨리적 추문정치와 정치의 연장으로서 전쟁을 인정한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 근거한 죽음의 정치가 아니라, 피통치자(시민, 국민, 다중)의 안전과 보호에 기반하는 행복권을 실현하기 위한 생(삶)의 정치였다. 극소수의 이익을 위해 수없이 많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결단코 정치가 아니다. 



더 나아가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죽음의 또 다른 말인 잉여와 비존재(존재하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다는 의미의 비존재, 자신의 뜻에 반하면 국민이 아니라는 박근혜의 비국민 타령이 이에 속한다)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정부의 역량을 모두 쏟아부어 잉여와 비존재를 단 한 명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정치다. 최초의 공동체부터 그리스의 폴리스와 단군조선의 홍익인간을 넘어 현대에 이른 모든 정상적인 국가들의 정치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것이었다. 



무려 304명의 국민이 희생된 세월호참사를 비롯해, 용산참사, 쌍용차해고노동자들의 자살(사회적 살인), 백남기씨에게 가해진 국가폭력,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메르스대란, 권력과 자본이 저지르고 정치가 외면하는 온갖 종류의 사회적 살인, 치욕저인 위안부협상 등등… 새누리당과 쓰레기들의 지원을 받은 이명박근혜 8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정치란 단 0.0001%의 정당성도 가질 수 없는 비정치였고, 반정치였으며, 죽음과 공포와 절망을 양산하는 최악의 정치였다.






이런 탐욕과 악마의 정치로도 모자랐는지,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언제나 변함없이 권력과 자본에 충성하는 쓰레기들의 광적이고 파시즘적인 지원 하에 모든 국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취급하는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국민이 아닌 주한미군의 보호를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고, 일본인과 그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을 허용하려고 한다. 



헌법 1조에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명시돼 있음에도 이런 죽음의 정치에 국민은 어떤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는 것까지 더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이란 단 하나밖에 없다. 민주주의와 헌법(법의 지배)이 보장하는 국민의 힘으로 광기 어린 비정치이자 반정치인 친일수구세력과 분단고착세력의 죽음의 정치를 종지부찍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이 어떤 타협에 이르던, 쓰레기들이 그것을 어떻게 포장하고 확대재상산하던 정치적 타협의 최종 승인은 국민의 몫이며, 원천무효로 만들 수 있음도 국민의 몫이자 무엇에도 앞서는 절대적 권리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2.29 08:59 신고

    국민의 힘을 보여줄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정말 반드시 보여 주어야 합니다

  2. 반골 2016.02.29 23:19

    "전쟁은 정치의 부산물이다" 이라고 누가 말했는데 잋어버렸네요~
    암튼 이번 선거는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군지 저들에게 똑똑히 알려 줘야합니다!

  3. 좋은밤되시기바래요



치명적인 생화학무기인 탄저균과 관련된 한국 언론들의 보도가 논점을 흐리고 있습니다. 미국 앞에만 서면 한없이 쪼그라드는 이들은 핵폭탄에 버금가는 피해를 줄 수 있는 탄저균 국내 반입을 반미정서가 커지지 않는 쪽으로 몰고 가기 위해 사건의 본질을 ‘배달사고’나 소파규정 개정에 맞추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금기로 여기는 무기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이 만든 최악의 무기인 핵폭탄이고, 나머지는 탄저균처럼 핵폭탄에 버금가는 치명상을 줄 수 있는 생화학무기입니다. 1995년 일본지하철에서 탄저균(사린가스) 테러 때는 12명이 사망했으며, 2001년에 미국을 발칵 뒤집었던 탄저균 편지는 22명을 감염시켰고, 5명이 사망했습니다.



이처럼 탄저균 실험은 미군이 뭐라고 변명하던 궁극적 목적은 핵폭탄에 버금가는 최악의 생화학무기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이 주한미군에서 탄저균 실험을 한 것은 일제 치하에서 진행된 731부대의 악질적인 생체실험과 다를 것이 없는 거대한 범죄에 해당합니다.



살아있는 탄저균을 국내에 반입한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중차대한 위협임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배달사고(국가업무의 민영화가 얼마나 위험한지 말해주는 예)나 불합리한 소파규정 개정으로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은 앞으로도 국내에서 탄저균 실험을 해도 된다는 것과 동일합니다.





즉, 언론의 보도행태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탄저균 실험이 국내에서 이루어진 이상, 향후 양국 정부가 동의하면 똑같은 실험이 얼마든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민의 권리인 정보공개 요구가 번번이 거절되는 불투명한 국정이 자행되는 현실에서, 미국은 한국정부만 구워삶으면 자국에서 할 수 없는 탄저균 실험을 얼마든지 할 수 있게 됩니다.



만일 언론의 보도행태처럼 탄저균 실험의 본질이 호도되고 왜곡되면 북한의 핵실험을 저지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국가가 관리해야 하는 업무를 거의 다 민영화해버린 미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탄저균과 그에 준하는 화학무기 실험을 막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식민지가 아닌 이상, 국민의 생명을 무차별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탄저균의 국내 도입부터 원천봉쇄해야 합니다. 살아있는 탄저균은 단 하나의 샘플이나 개체도 국내로 반입시켜서는 안 됩니다. 전 세계 퍼져있는 백 수십 개의 미군기지에서 같은 일이 되풀이될 수 있는 선례를 막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언론이 친미 사대주의에 사로잡힌 식민지 언론이 아니라면, 주한미군의 탄저균 실험 보도에 있어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보도는 내보내지도, 시도해서도 안 됩니다. 살아있는 탄저균이 민간업체를 통해 국내에 반입됐다는 것은 일제의 731부대가 부활한 것에 비견될 만한 대참사이기 때문에 언론의 비판은 지나쳐도 모자랄 판입니다.



전시작전권이 미국에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창피한 줄 알아야 합니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이 문제에 침묵한다면 탄핵해도 모자랄 판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에 국방부(와 주한미군)을 상대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관철시켜야 합니다.



아베가 731부대를 상징하는 비행기에 올라 군국주의의 부활을 외치고 있는 마당에 살아있는 탄저균이 국내에 반입돼 실험까지 진행됐다는 것을 막지 못했다면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에 다름 아닙니다. 주한미군도 이번의 파렴치하고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사과하고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정부와 언론들이 메르스 공포를 과대포장하는 것 때문에ㅡ사스 공포의 결과를 떠올려보라ㅡ더 위험하고 치명적인 턴저균 실험이 묻혀버릴까 걱정됩니다. 모든 바이러스는 실험에 따라 어마어마한 속도로 변종을 만들어내고, 실험에 동원된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소각하지 않았다면 회복불가능한 참사를 불러올 수도 모릅니다. 



살아있는 탄저균이 일반 택배를 통해 아무런 제제도 받지 않고 국내에 반입됐습니다! 미 국방부장관이 사과했다고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대통령은 이 문제에 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메르스에 무방비로 뚫린 것까지, 이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5.30 19:13 신고

    탄저균 실험이 비단 이번뿐 아니라는데
    그 심각성이 더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5.30 21:25 신고

      이건 미국이 한국을 식민지 수준으로 본다는 내용입니다.
      향후 이런 일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이고, 대통령과 여야가 공히 그냥 넘기면 안 됩니다.
      생화학무기를 왜 한국에서 실험하도록 나둡니까?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2. 니나노 2015.05.30 22:43

    새누리당이 아니라 어느 쪽이 집권하든 결국 전시작전권 못찾았는데요. 게다가 한국인 마인드가 '미국은 싫지만 전쟁은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일단 국민이 적극적으로 요구를 해야 할 듯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5.31 00:39 신고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찾아올 수 있는 것이라면 지금껏 미국이란 나라에 그렇게 많은 국가들이 설설 기지 않았겠지요.
      대통령이 되면 오히려 하기 힘든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의 여론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보수세력에 모든 권력이 있어서 대통령 혼자서는 개핵을 이루어내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자주 혼동합니다.
      민주주의는 대통령이 정의라는 이유로 해서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체제입니다.
      민주주의가 최고의 체제이면서도 최악의 체제가 될 수 있음은 국민에게 달려 있습니다.

  3. HowlS 2015.05.31 03:27 신고

    정부에서 강력하게 대응해주길 바라지만 그럴 생각이 없는듯 하더군요 ... 페덱스로 탄저균을 보냈다는것부터 전 경악했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5.31 03:31 신고

      정부업무가 민영화되면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됐다는 것은 그것으로 어마어마한 테러를 당한 것과 동일한 것입니다.

  4. 111 2015.05.31 18:32

    나쁜넘들 731부대
    가 미군부대않에 있는건아니겠지??

    • 늙은도령 2015.05.31 19:22 신고

      그러게 말입니다.
      대체 대한민국을 뭘로 보는 것인지?
      실험을 하려면 우리의 허락을 받고 안전대책을 완벽하게 세워도 힘들 판인데 제멋대로 하니...

  5. 정기룡 2015.05.31 20:16

    휴, 그래서 미국과 친일매국정부가 부랴부랴 메르스로 덮으려고 발악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다 친일파 매국노를 청산하지 못한 업보

    • 늙은도령 2015.05.31 20:23 신고

      정말로 무서운 일들이 마구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이렇게까지 하찮게 여기는 정부는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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