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이번 글은 쉽게 풀어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썰전에 나온 안희정을 보며 느낀 점은, 이런 단어의 조합이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경험적 이상주의자나 공리주의적 이상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독재정부를 받아들일 수 없어 한 번은 퇴학, 한 번은 자퇴를 통해 고등학교를 두 번이나 그만뒀고, 노무현과 함께 정치를 했던 안희정이, 그의 말로는 가장 보수적인 성향의 충청도에서 행정(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최대의 효용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을 맡은 경험으로 인해, 그리고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해낸 자신감으로 인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경험적 이상주의자 또는 공리주의적 이상주의자라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수 성향의 정치인과 공무원, 도민과 유권자들로 가득한 충청도에서 진보 성향의 정치인이 살아남으려면, 그것도 성공한 행정가로서의 직업정치인으로 거듭나려면, 자신에게 불리한 정치현실과 행정환경을 인정하고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선거를 통해 도지사에 뽑혔다는 법적 근거를 내세워, 자신의 정체성(진보적 자유주의)을 고집했다면 안희정은 다른 지역의 단체장에 비해 충청도 내에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서로 다르며, 때로는 충돌나기도 하는 개인의 선호를 모두 다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포괄적이며 전체적으로 행복의 총량을 늘리는 미래의 결과에 방점이 찍혀있는 공리주의적 정의를 나타내는 명제로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에 착취당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을 실현함으로써 가장 성공한 지자체장에 오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런 경험, 서로 충돌하는 신념에 기초해 집권하는 것이 목표인 정치인(정당 소속)보다는 공익과 복지의 최대화에 방점이 찍힌 행정가로서의 경험이 '대연정과 선의'의 발언까지 이어진 것이 분명합니다. 정치보다는 행정에 방점이 찍히면,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공리주의적 사고에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으로 대표되는 공리주의는, 과거의 행태보다는 미래의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행정의 영역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정치의 영역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의 행위(정부나 정당, 정치인을 포괄한)를 바로잡는 것보다는 최대다수의 국민에게 최대의 복지(행복)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미래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공리주의적 사고의 특성인데, 과거의 행위마저 '선한 의지'에서 출발했다면 문제될 것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안희정의 입장에서는 이명박근혜의 부역자와 자유한국당과의 대연정(약자라고 할지라도 강자의 방법을 쓰면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이재명의 주장이 정반대에 위치한다. 하지만 이재명의 주장대로라면 약자가 쓸 수 있는 방법이란 거의 없다. 그가 말한 강자의 방법이란 것이 연대를 통해 강자와 맞서는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이재명이 말한 강자의 방법과 촛불집회는 근본적인 부분에서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약자가 힘을 합쳐 강자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 혁명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더라도 똑같은 방식이며, 그래서 프롤레타리아의 폭력혁명 다음에 완벽한 유토피아인 자유의 왕국이 도래하는 것이다)도 가능한 것입니다. 문재인이 안희정의 선의에는 분노가 빠졌다고 일침을 가했지만, 공리주의적 사고에 빠져있는 안희정이 문재인의 적절하고 날카로운 비판에 발끈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고요.  



행정으로 구현되는 거의 모든 정치철학의 전제와 배경에는 공리주의적 사고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위 99%의 부와 소득을 상위 1%로 이전하는 반동적 계급혁명인 신자유주의(신보수주의+신고전파경제학)를 제외하면, 최대다수의 구성원에게 최대의 복리를 제공하겠다는 공리주의적 사고는 결과를 중시(효용)하는 행정의 영역에서는 절대적 지위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개개인의 최대행복(투자 대비 산출의 효용)을 측정할 수 없지만, 개개인이 자신의 선호에 따른 최대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이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공리주의자의 주장입니다.  



복지 쾌락주의(Welfare hedonism)에서 출발한 공리주의가 그것에 대한 비판들에 의해 '비쾌락주의적인 정신상태의 효용'과 '선호의 충족', '충분한 정보에 바탕을 둔 선호들'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도 개개인의 만족도를 직접 측정하는 대신 개개인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간접적인 방식을 취함으로써 행정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들을 망라하게 됐습니다(프롤레타리아의 혁명에 의해 궁극적 자유가 실현되는 마르크스의 무계급사회인 '자유의 왕국'도 공리주의적 이상향이다). 



공리주의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이 네 가지 방식에 대한 각각의 정치철학적 비판ㅡ특히 자유주의적 비판이 확고하게 제시됐지만, 보수 성향의 충청도라면 이런 비판들은 아무런 힘을 가질 수 없습니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효용에 대한 공리주의적 네 가지 옵션(설명방식)은 모두 다 비판에 직면해 상당한 영향력을 상실했지만, 물질적 풍요를 맹신하는 한국적 행정에서는 최고지도자가 구현할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깝습니다. 박정희의 유신독재가 18년 6개월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고도성장을 통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에 근접한 것(국민을 만족하는 노예로 만드는 물질적 풍요의 증가)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물질적 풍요만이 아니라 정신적 풍요를 넘어 충분한 정보까지 주어진 상태에서의 개인적 선호까지 만족시켜준다면 공리주의적 행정에 반대할 구성원은 찾기 힘들 것입니다. 진보적 직업정치인이 보수적인 충청도에서 최고행정가로서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다면 그 경험적 확신(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철학적 구분에 연연하지 않는 행정적 성공의 경험들이 축척된 것)은 이전의 모든 것들을 바꿀 수 있을 만큼 강렬했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되면 '선의에 기반한 대연정'을 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렇게 해서 나왔다고 봐야겠지요. 



미래의 결과를 중시하는 공리주의는 과거의 잘못을 단죄하기보다는 미래의 번영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청산세력과의 연정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사드 배치 관련해서도, 위안부협상에 관련해서도 공리주의적으로 접근하면 기존의 결정을 가지고 최대의 이익을 끌어내는 점에 집중하게 됩니다. 세월호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처에서도 진상규명에 따른 책임자 처벌보다는 재발방지에 방점이 찍힐 수 있습니다.  



오늘의 썰전에서 안희정이 보여준 것도 이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안희정이 말하는 '정의의 실현'(민주주의의 목표)이 정치보다는 행정적 경험에 기반함은 오늘의 썰전은 물론, 그외의 프로와 '즉문즉답' 등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강조한 것이기도 하고요. 성공의 경험들은 확신을 강화하고, 그것은 아무리 민주주의를 강조한다 해도 엘리트주의적 면모(철인정치를 주장한 플라톤이 가장 엘리트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보수주의자였다)를 보이기 마련입니다.  



'성공한 행정가로서의 함정'이라는 것이 있다면 안희정에게 적절하지 않을까 합니다. 민주주의와 정치를 신념와 가치에 기반한 적극적인 참여(토론을 통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을 때 집회와 시위, 여론전 등을 통해 자신의 뜻을 실현하는 시민불복종과 정치행위까지 포함)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결과지향적 공리주의로 접근하면 '전체주의의 기원'으로서의 플라톤적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도 괘찮은 결정처럼 보입니다. 자유가 늘어나는 만큼 개인의 책임과 리스크도 늘어나는 법이니까요(예를 들면 직업 선택의 자유가 늘어나면 직업을 가지지 못할 리스크도 늘어난다). 위험과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하는 노예로도 충분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 않겠지만, 엘리트적이면서도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안희정과 이재명은 동일합니다. 첫 번째로 안희정과 이재명은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최대의 복지를 창출하기 위해 행정가(특정 지역의 최고 권력자)로서 지속적인 성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자기확신이 강한 엘리트주의적 성향을 보여줍니다. 두 번째로 안희정은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효용을 중시하는 공리주의적 결과에 집중하고, 이재명은 폭력적 혁명을 통해 결과적 평등를 중시하는 구좌파적 사고(이재명과 손가혁의 조합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와 상당히 근접하다는 점에서 보수적입니다(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정당에 투표하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서 연원한다). 



이재명이 이것을 깨닫지 못하면 그의 확장성은 아무리 많은 토론을 한다 할지라도 절대 늘어나지 않을 것입니다(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다룰 생각). 이재명의 확장성은 그가 구좌파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당 지지자들로의 확장이 최대치일 것이기 때문에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에 진출한다 해도 전국적이고 계층적인 확장성은 세 명의 후보 중에 가장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명이 구좌파적 접근보다 신좌파적 접근에 눈을 뜨면 엄청난 폭발력을 보일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정치철학을 고집하면 대통령보다는 진보민주정부의 노동부 장관에 적합할 것 같습니다.   





이 두 사람에 비해 문재인은 탈물질주의적이고 개인적이며 자유주의적인 신좌파(조기숙 교수가 주장하는 신좌파로 엄격하게 구분하면 진보적 자유주의를 말한다. 구좌파의 프롤레타리아는 현재의 정규직에 가깝지 비정규직에 가깝지 않다. 구좌파적 의미에서의 노동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구좌파는 패미니즘과 연동되는 부분이 협소하지만, 신좌파는 패미니즘과 광범위한 연동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확장성이 크다. 문재인이 패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도 이래서 신좌파적이다. 유럽에서 양성평등지수가 높은 것은 70년대를 풍미한 신좌파의 패미니즘운동 때문이었다)에 가깝습니다. 



정치철학적으로 구분하면 상당수가 신좌파(진보적 자유주의)에 포함하는 19~20대의 유권자들이 안희정과 이재명에 비해 문재인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신좌파는 '차이의 정치'와 '인정의 정치'를 넘어 개인적 선호에 따라 환경과 생태, 남녀평등, 소수자 권리, 동물권 등을 주장하기 위해 경제성장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까지, 탈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정치로 발전했는데 안희정과 이재명에게는 이것이 부족합니다. 안희정이 이재명보다는 신좌파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선의에 기반한 대연정'과 '기본소득과 청년배당'을 들고나온 두 사람의 지지율이 10%대에서 정체된 것도 변화된 정치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도 일정 부분 이런 면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두 사람보다는 낫습니다. 



아무튼 선택의 각자의 몫입니다. 그렇다 해도 문재인과 안희정, 이재명이 하나의 정당에서 경쟁하고 공생하는 것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철학적 스펙트럼이 엄청나게 넓은 것은 확실합니다. 특히 정의당 후보였으면 가장 적절했을 이재명이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에서 2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진보정당의 미래만 놓고 보면 암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민노당 의원들에게 집권을 하려면 세상을 보는 눈이 보다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 것이 생각나는 오늘의 썰전이었습니다.




P.S. 권위와 권위주의가 다르고 민주화와 민주주의가 다르듯이, 보수적 성향과 보수주의는 다릅니다. 마르크스는 모두가 평등해지는 '자유의 왕국'에 이르기 위해서는 프롤레타리아(단일한 이익을 공유하는 계급으로서의 노동자)를 교육하고 조직해서 폭력혁명을 일으키게 하는 공산당과 전위를 필수요소로 봤는데, 둘의 공통점은 권위주의적 위계서열(보수적 성향)을 중시한다는 것입니다.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극소수의 자본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려면 절대다수의 프롤레타리아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권위주의적 위계서열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그러하듯이, 마르크스주의가 기독교(일신교)의 교리처럼 권위주의적이고 교조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전체주의가 아닌 민주주의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점에서 (마르크스적) 구좌파와 신좌파는 동일하지만, 역사의 필연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개인주의와 자유주의, 탈물질주의를 중시하는 신좌파가 역사의 필연을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물질주의와 계급적 이해를 중시하는 (마르크스적) 구좌파와 다른 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벌레와 짐승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일베가 전체주의적 폭력성을 당연시하는 박사모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극과 극이 통하는 것처럼 수단과 과정에 있어 일베와 박사모, 구좌파는 상당히 유사하지만, 마르크스의 성찰과 레닌-스탈린의 성찰이 목표로 하는 세상 또는 체제(전자는 민주주의, 후자는 전체주의)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런 인지부조화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자유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마르크스의 부활이 정답으로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다루겠습니다. 1~2년 전의 필자처럼, 이완배 기자가 가끔씩 정치경제학적 오류에 빠지는 것도 이 때문인데 그것까지 쉽게 풀어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7.03.03 08:13 신고

    갑자기 이명박이 생각납니다. 동의하실지 모르겠지만, 이명박도 '성공한 행정가'(버스노선,청계천)입니다.
    그 경험은 결국 사대강 참극을 불러왔습니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경험 성공했을 때 그것이 옳다고 판단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이를 강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성공한 행정가 안희정이 강요하거나 나를 따라 오라는 식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7.03.03 08:26 신고

      네, 이명박도 성공한 행정가라는 점에서 안희정과 이재명과 동일합니다.
      다만 이명박은 공익이 아닌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CEO였지만, 안희정과 이재명은 공익을 추구하는 지자체장이었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기업의 CEO가 정치지도자가 되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제가 안철수에게서 가장 경계하는 점도 이것이고요.

  2. 공수래공수거 2017.03.03 09:35 신고

    요즘 하루 하루가 걱정,희망의 두 갈래길을 왔다 갔다
    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일단 13일이 지나야 대권 후보들을 편하게 볼수 있을듯 합니다

    환절기에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3. mangrove 2017.03.03 09:39

    이상한 논리를 펴시는 군요.

    적폐의 청산이 폭력적이라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적폐의 청산의 촛불의 숙원이자 현 대한민국 국민의 염원입니다. 그것을 이재명이 이야기 했다고 해서 폭력적이고, 문재인이 이야기 하면 다른 것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근거가 궁금합니다. 누가 이야기 하던, 그건 당연히 청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 입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홍준표, 박근혜 이들을 단죄하지 않고 어떻게 이 땅에 정의가 설수 있을까요?
    안희정의 발언은 자신의 정권창조를 위한 욕망에서 비롯된 아주 더럽고 비열한 행동입니다. 그런 식으로 공리를 따지자면 친일파를 단죄할 일도, 위안부 배상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도 정체 모를 공리를 위해서 다 접어야 합니다.

    이게 원하시는 나라 맞습니까?

    P.S : 건강 챙기시기 바랍니다.

    • 늙은도령 2017.03.03 15:44 신고

      이번 글은 적폐청산하고는 큰 관계가 없는 글입니다.
      이재명은 구좌파적 방식의 접근을 하는 것 때문에 보수적이라는 것을 설명한 것이고요.
      지금은 폭력적 혁명이 불가능한 사회이기 때문에 엄격한 법 처벌로 폭력을 대신합니다.
      헌데 보수적인 성향을 띠면 엄격한 법 처벌이 강자보다는 약자에게 더욱 가혹해질 수 있으며, 이는 대통령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법부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재명이 구좌파식 방법론을 고집하는 한 그의 보수적 성향 때문에 확장력이 없다는 것이지, 그의 방법이 옳거나 그르다는 것이 아닙니다.
      짧은 글로 구좌파와 신좌파의 차이, 공리주의적 접근이 가지는 한계 등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핵심만 담았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길게 풀어서 출판할 생각이기 때문에 블로그 상에서는 많은 분들의 이해를 바라지는 않았습니다.
      전문적 영역의 내용들이 들어가면 이해하기 힘든 것이 정치철학적 정의론이니까요.
      이번 글은 안희정과 이재명을 동시에 비판한 글인데, 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저의 글솜씨로 전문적인 내용을 짧은 글로 담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리주의적 접근이 가지는 한계를 이해하면 안희정도 대연정이 아닌 다른 방식의 접근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고, 이재명은 노동자를 대표하고자 하면 노동자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방법론에서도 보다 유연해져야 한다는 글입니다.
      두 사람의 한계에 대해, 그리고 대중적 확장성의 빈약함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4. 푸른소나무 2017.03.03 18:45

    글을 한동안 안 올리시길래 건강이 안 좋으신가
    싶었습니다 건강 회복하셨으면 합니다

    예전에 저는 안희정 이재명 모두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안희정은 현재 우리나라 상황과 맞지 않은
    이상적 민주주의에 치우쳐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사람이 생각하는 건 정말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재명은 그가 주장하는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는 높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끊임없는 피해자 코스프레와 (자신은 뒤로 살짝 빠지고)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듯한 태도가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결국엔 문재인으로 귀결되네요(그렇다고 문재인의 모든면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아무쪼록 도령님 건강 빨리 회복하셔서 좋은글 계속 올려주세요^^

    • 늙은도령 2017.03.03 19:01 신고

      노력하겠습니다.
      그 동안 푹 쉬며 건강 회복에 집중했기 때문에 며칠 내로 완전히 회복할 것입니다.
      문재인은 지금 시대정신을 정확히 꿰뚫고 있습니다.
      말솜씨가 노무현과 비교되는 바람에 저평가되지만 대통령이 되면 매우 잘할 것입니다.
      이재명은 너무 노동자를 부각시키는 것이 문제입니다.
      현대의 노동자는 너무 좁은 영역입니다.
      네그리가 비물질노동이라 해서 노동자의 영역을 최대한 넓혔는데 이재명이 그렇게 할 수 있어야 지금보자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구좌파 정치의 핵심은 선동이라는 점도 이재명의 정체를 말해줍니다.


뉴스룸에 출연해 '선한 의지'에 관해 손석희와 열띤 설전을 벌인 안희정을 보면 철학적으로 설익은 언어를 쓰는 정치가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안희정은 나름대로 자신의 정치철학을 키워왔다고 하지만, 그것을 적절한 언어로 풀어내기에는 철학적 성찰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분해, 검증, 비판'이라는 20세기의 지성과 대비되는 21세기의 지성을 '통섭'으로 들었지만, '선한 의지'를 풀어내기에는 '통섭'에 대한 철학적 이해를 정반대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안희정이 '선한 의지'를 말한 이유는, 반드시 상대가 있기 마련인 정치에서 대화와 협치를 통해 최적의 합의에 도달하려면 상대에 대해 열린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는 그럴 때만이 정치의 본질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상당히 일반론적 얘기입니다. 정치던 무엇이던 상대를 의심하는 상태에서 대화가 진행되면 거기에 어떤 진정성이 있으며, 상호 만족할 수 있는 합의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이명박이 '4대강공사'를 제안했을 때도 그것을 통해 (광범위한) 사익을 챙기고, 자신과 같은 종족이라 할 수 있는 토건족에게 엄청난 이익을 챙겨주려고 했다 해도, '4대강공사'를 무력화시키려면 그의 제안이 '선한 의지'에서 비롯됐다고 보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4대강공사'에 대해 이명박과 대화를 할 수 있고, 그럴 때만이 어떤 방법으로 목표한 바를 이루려는지 알 수 있고, 그것의 적절성을 따져 '4대강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근혜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도 마찬가지고요. 안희정이 말한 '통섭'도 이런 것입니다. 어떤 정책과 주장도 다 '선한 의지'에서 시작됐다고 인정할 때 그것들을 '토론과 합의'라는 정치적 과정에 끌여들일 수 있으며, 그럴 때만이 상호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합의(민주적 협치)'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그것이 곧 '정치적 차원의 통섭'이라는 것입니다. 20세기적 지성으로 출발하면 딴죽만 걸지 아무런 대화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안희정의 주장으로 보입니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는 것도 포함돼 있고요. 그가 말한 '통섭'이라는 것은 어떤 상대라도, 그가 제시한 어떤 정책과 주장이라도 일단은 '선한 의지'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토론과 합의의 테이블'로 올려놓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언제나 자신의 논리나 진영논리에 빠져 극단적 대결만 난무할 뿐 '대화와 합의'라는 민주적 협치를 이끌어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 도지사를 해본 그의 경험인 것 같습니다. 





이명박의 녹색성장, 박근혜의 창조경제도 이어가겠다는 것도 이런 선한 의지, 즉 통섭의 발로입니다. 민주주의를 성선설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안희정의 통섭은 최상의 정치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선한 의지'로 접근한다면 대화하지 못할 것도 없고, 상호간에 만족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보다 완벽한 민주적 정치란 없을 것일진데, 필자가 걱정하는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옵니다.



극도로 세분화된 전문가들의 시대에는 모든 것들이 편협한 관점에서만 다뤄지고 반론이 허용되지 않는 바람에, 그만큼 세분화할 수 없는 사회적 차원에서는 리스크(위험사회)가 일반화된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반성에서 나온 것이 통섭입니다. 유대인 학살이 히틀러의 편집증적 광기에서 시작됐지만,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총동원된 국가적 차원의 집단학살(현대성)이었다는 것을 밝힌 바우만의 《현대성과 홀로코스트》를 봐도 통섭적 접근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줍니다. 



헌데 유대인 학살도 안희정의 관점에서 보면 '선한 의지'로 읽히는 점이 있습니다. 게르만 민족의 영광과 천년제국이라는 독일의 꿈을 실현하려면 유대인이 없어야 한다는 히틀러의 광기도 당시 독일과 프랑스, 폴란드 등의 유럽국가들 사이에서는 '선한 의지'로 포장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부를 독점하다시피 했던 유대인 때문에 각국의 불만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던 것이 당시의 유럽이며, 이는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에서도 자세히 다루어졌습니다.  



심지어 유럽의 민주주의가 가능했던 것도 히틀러의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지식인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증오하는 지식인(플라톤에서 연원한다)이라 보편적 동의는 얻지 못하고 있지만, 그들은 그렇게 유대인 학살에서도 나름의 '선한 의지'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안희정이 '4대강공사'와 '미르·K스포츠재단'에서도 '선한 의지'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정확히는 어떻게든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이명박의 녹색성장과 박근혜의 창조경제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안희정의 통섭이 오류에 빠져있는 것은 부분적 사실을 가지고 보편적 진실을 도출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통섭이란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대기에 영향을 주고 시간이 지나 증폭돼 미국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를 이해하는 것이지, 텍사스의 토네이도에서 어떤 나라의 어떤 나비의 날갯짓이 대기에 영향을 줘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특정화(극단적 세분화)해가는 과정이 아닙니다.





이명박의 '4대강공사'에서 녹색성장의 '선한 의지'를 찾거나 박근혜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서 창조경제의 '선한 의지'를 찾아내는 것이 (정치적) 통섭이라 할 수 없습니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는 진보와 보수가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정치적 통섭의 일반론이지만, 온갖 궤변으로 포장한 이명박의 '4대강공사'가 '선한 의지'에서 출발하지 않았다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그래서 '악한 의지'에서 출발했기에 모든 보들을 철거하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정치적 통섭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4대강공사'는 이명박으로 대표되는 토건족의 이익(악한 의지)을 지구온난화를 완화시키는 녹색성장(선한 의지)으로 포장해낸 나쁜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거기에서 '선한 의지'를 찾을 필요도 없고, 찾아서도 안 됩니다. 안희정의 주장대로라면 모든 것에 최소한이라고 해도 일종의 면죄부를 발행하는 것이기에 책임정치의 실종으로 귀결될 수 있으며, 마키아벨리적 통치술의 일종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인은 결과로 말한다는 것이 가장 마키아벨리적인 것이며, '악한 의지'로 출발해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결과만 놓고 모든 것을 평가하면 민주주의는 필요없습니다. 대화와 토론, 협상과 타협, 합의와 협치도 필요없습니다. 결과만 좋으면 그만인데 무엇 때문에 피곤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까? 안희정의 주장은 무조건 여소야대로 출발해야 하는 다음 정부의 고충(대연정을 제안했던 노무현의 고충이기도 하지만, 노무현은 그런 상황에서도 성공했다)을 고려한 것이겠지만, 그것에 너무 집착하는 바람에 논리적 오류에 빠졌거나, 설익은 정치철학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안희정의 '선한 의지론'은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그 자체의 추론만 놓고보면 어떤 모순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추론을 위한 전제를 구축하는데 너무 많은 오류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제대로 된 비판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과 비슷합니다. 어떤 정책과 주장도 부분적으로 보면 '선한 의지'로 포장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안희정은 주장도 같은 식으로 정당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통섭과 정반대에 위치하는 것임에도. 





문재인이 안희정의 '선한 의지론'에 분노가 없기 때문에 정의를 실현할 수 없다고 한 것은 그래서 적절했습니다. 부분적 사실로 정당성을 찾고자 한다면 어떤 것에도 책임을 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4대강공사'로 이익을 본 사람들도 있고,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으로 재미를 본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선한 의지'는 최상의 면죄부입니다. 박정희에게 '공칠과삼'을 준 것도 '선한 의지'에서 나온 것입니까? 그럴 경우 '5.16군사쿠데카'가 박근혜와 수구꼴통들이 그렇게도 주장하는 '구국의 결단'으로 승화된다는 것을 아십니까?



결과로 모든 것을 재단한다면 '선한 의지'로 출발한 '나쁜 결과'와 '악한 의지'로 출발한 '좋은 결과' 중 책임져야 할 것은 전자(마키아벨리가 군주의 자질이라고 한 것)입니다. 좋은 정치는 전자입니까, 후자입니까? 청산대상과의 대연정을 '선한 의지'와 (정치적) 통섭으로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충분히 알겠는데, 정의와 과정을 중시하는 민주주의는 어디에 위치해야 합니까? 이것이 제가 안희정 지사에게 묻는 첫 번째 질문입니다. '악한 의지'와 '선한 의지'의 경계는 무엇이며, 누가 그것을 판정합니까? 이것이 제가 안희정 지사에게 묻는 두 번째 질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잉어 2017.02.21 02:42

    안희정도 알면서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20분간을 자기 홍보도 아닌 장황하고 무의미한 철학적 논쟁을 가지고 설득력 없는 눌변으로 때우고 들어가는 대통령 후보가 있을까요?
    정작 대통령 되는 것에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준비도 안한것 같고요

    어차피 한정된 진보표를 두고 선명성 경쟁으로 같은 당의 신뢰하고 사랑하는 동지와는 제로섬 게임은 하고 싶지 않았을 테고
    외부표라도 붙잡아서 인지도는 올려야겠고 그런 스탠스 같네요.
    야당 지지자들 혀차는 소리만 골라서 하는 의도가 노골적입니다.
    본인의 본심과는 다른 주장을 계속하다보니 앞뒤가 안맞고 두리뭉실해지고 그런 것 같아요.

    안철수나 바른당이 가져갔을지도 모르는 표를 안희정이 선점한 덕분에 민주당 중심의(문재인) 정권 교체는 보다 확실해졌는데
    안희정 개인으로서는 차차기에 이 실망한 지지자들을 어떻게 포섭하느냐가 관건이겠네요.

    뉴스룸 후 라이브 인터뷰에서 안희정의 관점을 선해하면 이런 것 같습니다.

    (꼴통과 악인도 똑같이 1표를 행사하는)민주주의에서 현실적으로 너무 큰것을 바라지 말자. 실망할 뿐이다.
    유권자의 수준만큼(전체 유권자)의 정치가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맥시멈이다.
    (노무현처럼)뛰어난 지도자가 나와도 영혼없는 공무원, 타락한 언론과 정치인들을 데리고 더구나 과반에도 못 미치는 의석수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GH처럼 민주주의를 무시한다면 가능하겠지만)
    나는 기존과는 다르게 유권자의 수준이 정해주는 국회의석수에 따라 목표를 달리 정하고 조금씩 성과를 내보겠다.
    여러분이 연정에 치를 떨고 적폐청산을 원하고 새누리당을 박살내고 싶으면 3년뒤 총선에서 반드시 압도적으로 저들을 박살내 주셔야합니다
    그래야 문재인 대통령이 임무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7.02.21 03:00 신고

      그렇다면 안희정은 더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프레임전쟁>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다룬 인지심리학적 정치에 대한 공부가 특히 필요하고요.
      안희정은 자신이 담을 수 없는 부분까지 얘기하려 합니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노무현 같은 정치인은 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도 다시 나오기 힘든데 안희정은 노무현을 뛰어넘겠다고 했으니 초조했겠지요.
      노무현을 뛰어넘을 필요가 없습니다.
      노무현 만큼만 하겠다고 해도 충분합니다.
      제가 안희정의 측근이라면 <시민정치론>을 읽어보라고 할 것입니다.
      그는 이재명처럼 촛불집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은 촛불집회를 따라가려고 하는데 안희정과 이재명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합니다.
      그들이 이용을 목적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들의 워딩은 그런 식으로 결론납니다.
      정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는데 피상적 이해에 머물러 있습니다.

      3년 후의 일을 지금 고민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세상의 변화를 3년이나 내다보는 것은 미친짓입니다.
      안희정은 차차기를 노리고 나왔다가 너무 지지율이 높아지자 길을 잃었습니다.
      빨리 제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지금은 대연정 같은 것으로 중도보수에 어필할 시기가 아닙니다.

    • mangrove 2017.02.21 09:37

      안희정이라 두둔하시는 건가요?

      팩트는 팩트 아닌가요?

      누구에는 선해로 바라보고 누구에게는 포퓰리즘으로 바라 보는 근거는 요?

  2. 푸른소나무 2017.02.21 07:34

    도령님 글 잘 읽었습니다
    어제 jtbc 뉴스룸 방송을 보면서 안지사도 (이재명 시장처럼) 상승하던 지지율에 고무되었다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의 발언 의도는 모르는건 아닙니다만, 현재의 상황을 만든 사람들에게 분노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안지사의 생각을 선뜻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른 얘기지만) 저는 어제의 방송에서 손석희 앵커가 안 지사의 발언에 말꼬리를 계속 잡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안지사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질문한 것일 수도 있지만) 흡사 문대표가 작년말(11월)에 뉴스룸에 나왔을 때 조기대선에 관해 반복적으로 질문할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같은 질문의 반복으로 인해 안지사의 발언도 점점 꼬인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안지사의 답변을 듣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다른 주제를 다뤄보지 못한 점이 아쉬웠네요

    • 늙은도령 2017.02.21 10:57 신고

      문재인에게 물었을 때의 손석희는 문재인의 발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문재인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것은 그것이 역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안희정에게 물었을 때의 손석희는 안희정의 발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희정이 벅벅거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안희정은 준비한 것에 비해 너무나 많은 지지가 나오자 한껏 고무됐는데, 그렇다 보니 님의 지적처럼 이재명의 실수를 되풀이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검증을 받았고, 그럼에도 살아남았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자산인지 안다면 문재인의 지지율은 너무 낮은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노무현 죽이기의 복사판인 문재인 죽이기의 위력은 그렇게 나타납니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면 문재인의 지지율은 급격히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그때까지 마음을 조금이라도 졸여함은 제 건강에 너무 해롭네요.

      에고... 제가 자초한 것이니....
      그리고 노무현을 지키지 못한 것의 대가이기도 하니.....



  3. 耽讀 2017.02.21 08:06 신고

    안희정. 참 아쉽습니다.
    너무 단정하는 것 같지만, 지웁니다.
    다시 마음을 열기는 너무 가버렸습니다.
    이 정도면 설득과 토론이 힘듭니다.
    때론 함께 가는 것보다 빨리 다른 길로 가는 것이
    서로를 위해 유익할 때도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7.02.21 11:03 신고

      안희정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기 직전입니다.
      몇 발작만 더 나가면 끝입니다.

  4. mangrove 2017.02.21 09:35

    우리 사회가 개인적 관념적 개똥철학을 수용할 만한 위치에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국민들은 물어 뜯기고 죽임을 당하고 나라는 제구실을 못하는 이 시점에 해야할 개소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상호가 발언했던 국회안의 언어라는 것의 존재에 대해서 점점 심증이 굳어 갑니다. 노통을 계승한다고 하면서 그런 망발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지, 얼마나 국민이 우습게 보이면, 말도 안되는 논리를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지 이미 또 한 놈 제껴져서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소통은 기본적으로 보편적 진리와 가치관에 의해서 출발합니다. 그것을 무시하고 자기만의 독단과 독선에 빠져 있다면, 이미 소통은 불가합니다. 우리는 그 실체를 지난 10년간 보고 겪어 왔습니다. 자칭 민주주의 인사라는 작자가 하는 액션이 보편적 진리와 가치관을 무시한채 가르치려고 든다면 그건 충분히 위험한 발상 입니다. 독재의 싹수가 보이는 겁니다.

    안희정에게 묻고 싶습니다. 집안에 강도가 칼을 들고 들어와도 일단 선의로 봐야 하는지.....

    역겨운 변절자 어서 치워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7.02.21 11:05 신고

      문재인 죽이기의 반작용이 안희정에게 플러스로 작용했는데, 그것에도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안희정은 부산팀이 아닌 금강팀으로 노무현이 정치적 동지였지만, 세월이 둘간의 거리를 너무 벌렸나 봅니다.
      아니면 안희정이 지지율 상승에 너무 취한 것일 수도 있고요.

  5. 필리버스터 2017.02.21 09:54

    우와....솔직히 다 이해하는건 아니지만, 이 주제에 대해 이보다 멋진 글이 있을까 생각이 들정도로 읽으면서 감탄했습니다.

    안희정은 21세기 철학으로 두리뭉실 넘어가려고 했지만, 어제 손석희에 이어 이 글에 담긴 논리로 뭔가 스스로 감추고싶었던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낸 느낌이군요.

    • 늙은도령 2017.02.21 11:06 신고

      안희정은 선한 의지와 통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손석희의 질문에 횡성수설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요.
      자신의 그릇보다 너무 나가면 반드시 실족하게 돼있습니다.
      지지율 상승이 대통령으로 가는 지름길이지만 한편으로는 독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6. 공수래공수거 2017.02.21 10:47 신고

    저도 어제 이 부분을 잠깐 보았는데 논리가 부족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설득하는 지식도 부족해 보이더군요

    • 늙은도령 2017.02.21 11:11 신고

      자신의 그릇을 정확히 알 때 뛰어난 정치인에서 훌륭한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는데, 안희정은 그릇의 크기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합니다.
      준비도 많이 부족하고요.
      지지율 폭등이 불러온 부작용입니다.

  7. merryjanet 2017.02.21 12:11

    어제 뉴스 시간이 참 아깝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저 뿐이 아니었을거예요.
    '선의'니 '통섭'이니 하는 말로 안희정은 뭘 얻으려했을까요?
    안희정 지지자들한테는 미안하지만 결코 현명하지 못한 단점만을 드러낸 어제 인터뷰였고,
    대선후보 검증을 위한 것이라서 손석희 인터뷰어를 비난할 수도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안희정은 좌측을 더 확보할 능력은 안되니까 우로우로만 가다가 지지율이 오르니까 분별력을 잃었다 할까...
    아무튼 경선은 염두에 두지 못한 참으로 어리석은 후보란 점만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심하게 욕하자면, 안희정은 자신의 개똥철학으로 자신보다 어리석지 않은 국민들을, 특히나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들을 더 화나게 만들었어요.
    어대문!!! ABM!!! 이게 정답입니다 ^^

    • 늙은도령 2017.02.21 12:22 신고

      촛불시민을 가르치려 하지 말아야 하는데 안희정은 정반대로 나갔습니다.
      안희정의 즉문즉답은 안철수의 즉문즉답을 떠올립니다.

      글에서도 밝혔듯이 안희정은 대연정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다는 생각에 선의와 통섭을 들고나온 것인데, 그것이 장고 끝에 악수였던 것이지요.
      김대중과 노무현을 뛰어넘겠다는 것을 대연정으로 풀어냈는데, 그 자체가 판단착오이고요.
      안희정이 촛불집회 초반에 일정 거리를 두었던 것도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검증이란 회고적이어야 합니다.
      과거로 돌아가는 과정이 검증 수단 중 으뜸이며, 그런 면에서 인터넷은 최고의 보고이지요.

  8. 과유불급 2017.02.21 12:28

    어제 뉴스룸의 안지사는 준비된 대권 도전자의 자세가 아닌 그냥 철학자로서의 질의답변을 준비해온 분으로 보였습니다. 실망이 큽니다.
    좀 더 정치적 수양을 쌓은 후 다음을 봤으면 했는데 참으로 아쉽네요. 결국 내공이 쌓이지 않은 자기수양은 바로 밑천이 들어나 보이는 법입니다.
    안지사가 느낀 지지율 폭등? 별것 아닙니다. 그런 숫자놀음에 고무되었다면 진짜 자기수양이 더 필요하겠죠. 이번 부산강의도 단순히 자기 정치소견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멀리 갔습니다. 안지사 정치생명에 영향을 줄만큼 상당한 내상을 입은것은 말할것도 없구요.
    적폐대상과의 대연정도 모자라 선의를 가지고 나라를 같이 이끌어 가자?
    피의자와 피해자를 선악 구분하지 말고 서로 대화후 화해해서 합의보자?
    대화 이전 갑과 을을 따지게 되면 너무 소모적이니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된다?
    그러니 이명박그네의 4대강과 미르재단도 선의로 했을테니 순수하게 받아드리면 된다?
    촛불민심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건 저혼자만의 생각인가요. 안지사 개인적 가치관도 문제이지만 국민을 대하는 진솔함은 더더욱 멀게만 느껴졌던
    뉴스룸 시청소감입니다.

    • 늙은도령 2017.02.21 12:53 신고

      안희정이 말한 선한 의지는 악한 의지와 종이 한 장의 차이밖에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가 그것을 빨리 이해해야 할 텐데, 준비도 덜 된 상태에서 너무 멀리 가버렸네요.

      분노가 없으면 정의도 없고, 정의가 없으면 민주주의도 없습니다.
      지도자의 분노가 시민의 분노와 달라야 한다면 그때부터 통치자와 피통치자를 구별하는 선으로 작용합니다.
      촛불집회는 분노에서 시작됐지만 어떤 정치인도 보여주지 못한 성숙함으로 가득합니다.

      안희정의 가장 큰 문제는 촛불집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는 이재명도 마찬가지였는데, 최근에 들어 이재명이 제자리를 찾아가나 싶더니 안희정이 그 빈자리를 차지하려 하네요.
      준비된 지도자라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것인데, 안희정은 인권변호사 노무현이 준비된 정치인으로 변신하게 된 결정적 순간을 보지 못했고, 그에 반해 문재인은 곁에서 지켜봤다는 차이가 이렇게 커져버렸습니다.

  9. ㅅㅌㅂ 2017.02.21 13:13 신고

    정치학과 철학적인면을 제대로 공부한 뒤에 안지사 발언과 도령의 글을 다시봐야지 싶습니다. 하지만 안희정에 대한 실망감이 지금은 아픕니다.

    • 늙은도령 2017.02.21 14:14 신고

      그렇게 여물어지는 것이지요.
      안희정에게도 이런 혹독한 검증이 나쁠 것은 없습니다.
      안희정이 노무현에 버금가는 정치인으로 성장하려면 이번 검증에서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부디 그러하기를 바랍니다.
      안희정이 사과를 했다는 것은 나쁜 징조는 아니고요.

  10. 선달후손 2017.02.21 15:26

    정치가가 철학을 얘기하는건 정치판에사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노력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일종의 행동에 기반한 철학이고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입장에허서 보면 설익은건 당연합니다. 가장 중여한건 이세상 모든사람들도 잠시 철학적 사유를 할때를 제외하곤 오류 안에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철학자도 가정에서 와이프와 자식들에게 매순간 모순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지요?
    그렇다면 정치인으로서 안희정은 다른 정치인들 보다 한발 더 진일보한 것일까요, 아닐까요?
    행동의 진실성이 답을 보여주겠죠..
    진실한 지도자와 거대한 사기군은 서로 등지고 맏닿아 있네요..

    • 늙은도령 2017.02.21 21:12 신고

      정치철학이라는 것은 그가 말하는 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에 관한 철학적 사고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정치철학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말하는 신념과 가치 지향과 비슷한 것입니다.

      안희정의 문제는 선한 의지를 적용할 수 없는 것에 적용했다는 것이 문제로 작용했습니다.
      안희정 식으로 가면 누구와도, 모든 것을 얘기해야 하는데 그것은 임기 5년의 지도자로서 소화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다뤄야 합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선한 의지가 아니라 직관이나 분석, 검증 등을 먼저 실시해야 하는 것입니다.
      대화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하고, 모든 것을 선의로 받아들이면 어떤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4대강공사 등에 면죄부를 발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정치는 완전히 개판이 됩니다.

  11. 참교육 2017.02.22 08:35 신고

    말장난이 심하네요. 언어란 의사의 소통입니다. ㅅ통되지 않은 언어는 말이 아니지요.
    먹물근성 아니랄까봐 말장난질이이나 하다니... 내 말 못알아듯는 무식한 놈은 그냥 날 존경스러워 하라는 뜻 아닌기요?
    사람됩됨이조차 틀려먹었습니다.

    • 늙은도령 2017.02.22 09:14 신고

      그런 면이 강합니다.
      자꾸 가르치려 듭니다.
      그건 대단히 위험한 일입니다.

  12. mangrove 2017.02.22 09:51

    안희정은 오직 권력에 대한 욕심 밖에 없습니다. 안철수, 반기문, 손학규, 정동영 이런 부류와 다르지 않습니다.

    http://news1.kr/articles/?2916998

    썩을 대로 썩어 있었군요.

  13. 글쓴이 2017.02.24 03:48

    글 잘 읽었습니다. 통섭이 생각보다복잡한 개념이군요.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안희정 지사가 뉴스룸에서도 해명했지만 '선한 의지'란 말 자체에 집중해서 보지 말아달라며 중요한 건 상대의 '생각' 자체에는 선악의 구분을 두지 말자고 제안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생각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자유니까요. 그런데 미리 선을 그어서 너는 나쁜 놈 착한놈 편가르기 식 사고에 대한 경계를 제시한 것 아닐까요? 참고로 강연한 곳이 부산지역이였고 박근혜대통령에 한표를 행사한 사람들이 꽤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하여 박근혜 대통령도 '생각'자체는 본인 기준에서 선의일지 모른다. 그래서 잘 해보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법을 지키지않은 점이 문제가 되어 법적처벌을 받는다는 요지로 말했습니다 . 이건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혹여나 자신들이 박근혜 세력이 나쁜일을 하게 만든 원인제공의 동조자가 된 것은 아닐까하는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요? 안지사가 주장하는 의사소통의 원리로는 박근혜대통령이 생각 자체는 선의라고 주장하니 일단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행동에 있어서 법적절차를 어기고 국가재산을 개인 사유화한 행태가 드러나기에 그건 국민을 선의로 포장하여 속인 것입니다. 결국 본인이 선의라는 말로 국민을 속인 것이니 박근혜를 뽑은 유권자는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이 범죄 행위를 하지 않을 지도자, 정직하고 신뢰가는 지도자를 선출하면 되는 겁니다. 안지사는 기존에 편가르기식, 이븐법적 사고로 세력을 불리는 정치가를 고발하고 국민의 전체이익에 부합하도록 진실을 말하고 행동하는 인물로서 자신의 지지를 호소해왔습니다. 보수진영이 가득한 충청남도에서 사랑받는 도지사 1위를 다년 간 차지한 것은 그가 민주주의 지도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전 오히려 이 '선의'발언 사건이 미디어와 여론의 자극적인 짜집기식 생태에 기인한 하나의 형태로 보입니다. 마치 부분으로 전체를 다 안다고 믿게끔 국민에게 진실을 호도할 위험이 있습니다. 제대로된 후보검증은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알아봐야합니다. 대중미디어에 본 단편적인 모습을 전부로 믿는 태도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7.02.24 16:19 신고

      제가 좀더 냉정하게 썼다면 안희정의 발언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밝힐 수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선한 의지로 포장된 것에 의해 거대한 피해를 입어왔습니다.
      핵무기를 만들 때도 선한 의지가 작용했고, 핵발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것도 선한 부분을 찾고자 하면 찾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철학적인 토론이라면 모를까, 정치는 국민 전체가 포함된 것입니다.
      모두가 선의라면 정치가 필요없지요.
      선거도 필요없고, 민주주의도 필요없지요.
      선의라는 것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는 이렇게 저기서는 저렇게 말하는 것에는 선의란 없습니다.
      그것은 교언영색이지요.
      안희정은 정치에서는 불가능한 것을 말하면서 어떻게든 합리화하려 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아무것도 바구지 못합니다.
      법과 제도에 문제가 되지 않게 한 것이 4대강공사입니다.
      법을 바꾸었고 제도를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했지요.
      안희정 식이면 이것에 대해 어떤 단죄가 가능하지요?
      선한 의지로 포장하면 모든 게 용납됩니다.
      그래서 철학에서나 가능한 얘기를 안희정은 하고 있는 것이고, 통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통합은 자연과학, 공학 등의 전문적 세분화가 인류를 멸종의 위기로 내모는 것을 막고자 인문학과 함께 묶는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정치에서의 통섭이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것이겠지만ㅡ정치에서의 통섭이 가능한 것인지 따져야 하겠지만ㅡ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것은 적절한 타협입니다.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면 통섭으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희정은 어설픈 것이고요.
      애당초 통섭이 안 되는 것을 통섭으로 접근하니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지요.

    • 오잉??? 2017.03.13 14:53

      오 역시 이번에도 마지막 덧글이 훨씬 더 좋군요. 도령님 ㅋㅋ
      선한의지문제는 문재인 한마디로 정의되죠. 분노가 없으므로, 정의를 실현할수 없다./ 부처님이면 몰라도 인간세계는 불가능 합니다...
      선한의지란 성선설과 같은 주관적인 환상과 같은것입니다. / 굳이 이상론을 펴고 싶으면 선한의지말고 다름이라고 해야 합니다...박정희가 선한게 아니라 우리와 다른관점이다로.../ 그리고 우린 선에도 다름에도 악이 분명히 있음을 압니다. / 우병우도 악한사람이 아닙니다... 학창시절 정직한 검사를 3년내내 꿈꾸던 사람이 마누라와 처가를 잘못만난 인연때문에 우리와 많이 달라졌을뿐이지요......



손혜원 당선자가 친노에 관한 글을 올렸습니다. 늙은도령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단 한 번도 친노라는 사실을 숨겨본 적이 없는 필자에게는 손 당선자의 글에 상당한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주 내내 약을 먹어도 설사가 멎지 않는 악성장염에 시달리느라 한 편의 글도 쓰지 못했지만, 친노에 대해 얘기한 손혜원의 글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손 당선자는 유시민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친노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고 했는데, 노무현의 가치를 수용한 저 같은 친노가 노통을 지켜주지 못한 슬픔에 우을증에 걸렸다는 유시민의 말에는 동의하지만, 정치권 밖에 있는 친노는 조금은 다른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필자가 친노를 대표하지도 대표할 수도 없지만, 정치를 업으로 삼지 않는 저와 같은 친노는 조중동의 프레임에 따른 것이라고 해도 친노로 지칭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노무현의 가치를 정치철학적으로 말하면, 루소가 《사회계약론》에서 정의한 '일반의지'와 칸트가 《영구평화론》에서 정의한 세계시민의 '공통감성'(Common Sence)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루소는 모든 불평등을 바로잡는 '일반의지'를 통해 정의로운 세상을 꿈꿨고, 칸트는 '공통감성'으로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꿨다면, 노무현의 상식은 반칙과 특권이 사라진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기 때문입니다. 



필자 같은 친노는 노무현에게서 인류사를 관통하는 보편타당한 상식을 봤습니다. 친노가 보기에 노무현의 상식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고,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돈과 권력, 태생과 지역 등에 따라 서열과 계층, 신분이 나뉘고, 그에 따라 반칙과 특권, 부패와 비리, 차별과 배제가 난무하는 힘 쎈 자들의 불평등한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평등해서 자유로운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선한 의지로서의 상식 말입니다.



필자가 다양한 분야의 책들과 논문들을 읽었으면서도 지식인이나 지성인을 자처하지 않는 것도 제왕적 권력이 부여된 대통령에 오른 이후에도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 노무현에게서 배운 것입니다. 그릇의 크기가 비교할 수 없이 작아서 노무현을 따라하는 것이 너무나 힘겹지만, 필자가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 사는 세상'의 일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기 때문에 노무현의 가치를 실천하는 친노라는 사실을 숨길 하등의 이유도 없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타락시키는 신자유주의 천국에서 친노로 산다는 것은 세월호 희생자를 잊지 않는 팔찌를 손목에 끼고,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촉구하는 리본과 뱃지를 가슴에 달고,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스티커를 자동차에 붙일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손혜원은 가장 슬픈 친노가 유시민 같아서 그에게 열광한다고 했지만, 필자 같은 친노는 노무현의 가치를 가장 잘 대변하는 유시민이 고맙고 자랑스러워 그에게 열광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손혜원은 가장 아픈 친노가 문재인 같아서 그에게 의지한다고 했지만, 필자 같은 친노는 노무현의 가치를 운명처럼 받아들인 문재인이 고맙고 자랑스러워 그에게 의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손혜원이 주시하겠다는 친노는 노무현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우을증에 걸렸다 해도, 5월이 오면 세상 곳곳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그의 가치와 정신이 스치는 바람에도 묻어오기에 가슴이 뛰고 벅차오르기도 합니다. 



노무현의 사진만 봐도 눈가가 축축해지는 사람들이 친노라고 해도, 바로 그런 지극한 그리움과 신뢰 때문에 삶의 모든 국면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박정희를 찬양하는 사람들은 만들어진 신화의 크기 만큼 그에게 갇혀있어서 미래(와 미래세대)에 닫혀있지만,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떤 신화도 바라지 않기에 함께할 수 있으며 미래(와 미래세대)에도 열려있습니다. 



노무현의 가치는 '인민(시민, 국민)의 통치'를 구현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민주주의의 이상과 동일합니다. 서구의 석학들이 '민주주의는 죽었는가?'라는 절망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의 성찰에 동의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실천하는 친노는 굳이 민주주의의 퇴행에 대한 근원적이고 정치철학적인 질문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필자 같은 친노는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성공과 좌절'을 똑바로 응시하기 때문에, 조중동스럽고 새누리당스러운 방법으로 승리하는 것을 거부했던 것이고, 김종인의 반민주적 행태에 분노했던 것입니다. 이명박근혜 8년 동안에도 노무현의 가치와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했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죽었는가?'라는 참담한 질문을 던질 필요도 없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 이념이자 체제이기 때문에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노무현의 성찰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친노이기 때문입니다.

  


손혜원에게는 유시민이 가장 슬퍼 보이고 문재인이 가장 아파 보이는 친노이지만, 필자 같은 친노는 유시민과 문재인에게서 노무현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슬픈 유시민의 말에 열광하고, 아픈 문재인의 운명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노무현은 비극적으로 생을 달리했지만, 문재인과 유시민, 안희정, 천호선, 김경수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필자 같은 친노와 악착같이 깨어있으려는 시민들과 대한민국의 희망인 미래세대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노무현과 참여정부는 그런 과정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것이며, 새롭게 거듭날 것입니다.  



친노가 되고자 하는 손혜원 당선자의 방문에 보다 좋은 글로 화답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지만, 악성장염에서 벗어나면 노무현과 문재인과 유시민이 공유했던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한 글로 오늘의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합니다. 친노라는 단어가 이땅의 특권층과 조중동의 연합이 만들어낸 낙인이라고 해도, 그것에 주눅들지 않고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더없는 슬픔과 아픔에 빠져들지 않으며, 끝내는 일어나 노무현의 가치를 실현해낼 사람들이 친노라는 것을 깨닫게 됐을 때 손혜원 당선자도 친노가 될 수 있습니다.   



Welcome to 친노!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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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친노 2016.05.09 22:24

    저는 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하는 것을 보며 문재인과 친노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했었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하는 것과는 별개로 문재인과 친노로는 정권교체가 힘들것이라고 생각했죠. 안철수는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지만 대선에서 당선되었다면 설마 박근혜보다 대통령직수행을 못했을까 하는 참담한 가정도 해보게 되고... 이번 총선을 통해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될 수 있었는데 호남이 국민의당 지지로 넘어가 버리고... 당연히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야하지만 너무 아쉽습니다. 아무튼 이번 총선 승리를 통해 노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재평가되고 있어서 희망이 보입니다. 저 또한 참여정부와 친노의 과만 극단으로 강조하는 논리에 물들어 흐려진 시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 mangrove 2016.05.10 13:29

      저도 사실 두 번의 대선 실패에 대한 원인을 좀 더 정확히 알고 싶다는 생각 입니다. 그저, 당차원에서 지원이 부족하고 현재 궁물당으로 넘어간 인간들이 적쟎게 영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고요.

  3. 박창현 2016.05.09 23:36

    쾌차 하시구요...
    친노라는 말보다 노빠..
    문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4. 하늘이 2016.05.10 00:21

    도령님의 열정은 그 누구도 따라갈 사람이 없는것 같습니다 ᆞ또 다시 건강이 악화 되셨군요ᆞᆞ저도 누구보다 많이 아파 봤기 때문에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압니다ᆞᆞ
    내가 없으면 누구도 나의 삶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ᆞ
    얼른 쾌차 하시길 바라며 전화 한번 드리겠습니다 ᆞ

  5. 우기수아 2016.05.10 13:39

    얼른 쾌차하세요~열씨미 읽고 공부하려합니다~^^

  6. 2016.05.10 19:13

    비밀댓글입니다

  7. 얼맘 2016.05.10 23:27

    제가 친노인 것이 전 자랑스럽습니다

  8. 좋은 글 언제나 감사합니다 건강하셔서 더 행복해지시면 좋겠습니다

  9. Chris (크리스) 2016.05.13 05:00 신고

    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10. 둘리토비 2016.05.17 01:11 신고

    주위에서 대놓고 노무현 전대통령을 욕할 때 욱! 했습니다
    왜 아직도 입에 달고 평가하며 언론에서 끊임없이 친노,비노로 이슈화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전 노무현이라는 사람 그 자체를 좋아합니다 구분되는 친노,비노 이런 표현이 넘 싫습니다~~~

    늙은도령님의 쾌차를 기원합니다

  11. 동우 2016.05.24 12:33

    오늘 아침 종편의 한 진행자는 "
    손혜원 당선자의 페이스북의 "국민의당, 어차피 봉하에 갈 거면 그냥 조용히 계시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요"발언에 관해,
    불편해하는 기색으로 손 당선자에게 "나서지 말라"는 투로 비꼬는 듯한 발언을 하더군요.

    몇 몇 패널들은 추모식과 노무현 대통령에게 더 심한 표현도 하던데,
    최소한 예의라곤 없는, 사람들로 보이더라구요.

  12. 엽락귀근 2016.05.24 17:15

    좋은 글 넘 감사합니다. 조중동매 종편, 새누리, 이명박근혜, 새누리 2중대 쓰레기들이 뭐라해도, 우리 아이들이 바라마지 않는 희망찬 나라는 친노가 부활할때, 같이 부활할 것입니다. 몸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13. 사람 2016.05.26 22:08

    친노여서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14. 타임제로 2016.05.28 09:57

    친노라 할 수 없는 일반인이지만 노무현 전대통령님의 사진만 봐도 눈가가 축축해짐은 숨길수 없네요....좋은글 자주 읽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15. 알랙 2016.05.28 10:21

    노무현 트라우마 치료제 곧나온다

  16. 김지영 2016.05.28 10:22

    선생님...
    건강하세요~
    선생님의 글을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습니다!
    감사드려요..

  17. 김나행 2016.05.28 11:59

    손의원님 페북에서 선생님 글 접했습니다.
    말은 생각을 대변한다고 하는데
    말주변이 없어 표현하지 못 했던 제 생각을 시원하게 표현하신 선생님 글 공감합니다.
    공유해가겠습니다.
    쾌차하세요

  18. 미영 2016.05.30 22:51

    정말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위로 받고 가요. ㅠㅠ

  19. 쇠북울음 2016.06.27 19:28

    우리는 아직도 노짱으로부터 위로받고 있습니다.

    해년마다 5월이면 노란 리본과 바람개비가 봉하마을을 물들이는 축제같은 제사를 모실 때면 또 다시 가슴뭉클한 위로를 받습니다.
    A.링컨을 뛰어 넘는 노 무현 대통령과 한 시대를 함께 뜨거운 숨을 쉬었고,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는 것만으로 지금도 위로를 받습니다.

    그리고 5월이 지나고 다음 해 5월이 올 때까지 늘 되새김질 합니다.
    "그래, 5월 23일은 노짱께서 [탐욕과 반칙의 매판역도들에 대한 명예전쟁을 선포]하신 날이야!"
    "그래, 그 날을, 노란 바람개비를, 노짱을 잊지 못하는, 나는 늘 깨어있는 [친노]란 말이다!"

  20. Michael 2016.07.14 13:32

    잘 읽었습니다. 점심먹은게 언치지않을까 먹먹해진 가슴으로 위로받습니다.
    빠른콰유를 기원합니다. 그가 많이 보고싶습니다...

  21. 소나무 2016.09.01 10:58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습니다. 또 갑자기 눈물이 핑도네요....

    • 늙은도령 2016.09.01 11:13 신고

      이제 1년 4개월 남았습니다.
      문재인을 당선자로 만들어 노무현의 한을 풀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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