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자유주의자인 필자는, 유시민 작가가 JTBC의 '박근혜 파면 특집토론'에 출연해 '민주주의는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한도 내에서 이견과 갈등이 대립하고 충돌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국민 통합을 너무 강요하거나 밀어붙이지 말라'고 주장했던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팟캐스트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하고 있는 조기숙 교수도 유시민처럼 국민 통합이 민주주의와 맞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은 것에도 동의합니다.  





늙은도령(본명 신현재)으로 사이버 공간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이래 경제적으로는 구좌파적이었고,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이었고, 학문적으로는 통섭을 추구했던 필자가 신자유주의, 박정희, 노무현, 물리학, 4차 산업혁명, 정치철학으로서의 정의론, 시민정치 등에 대한 공부가 깊어지면서 진보적 자유주의자로 정착했습니다. 노무현과 문재인, 유시민, 조기숙 등이 진보적 자유주의자이며, 정태인과 이정우 등에 비하면 신좌파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탈물질적이고 자유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이면서도 사회적 평등과 네트워크적 연대, 양성평등과 소수자 권리 등을 중시하며, 공존의 생태(동물권 포함)와 쾌적한 환경에서 나오는 삶의 질을 위해 경제성장을 유보하거나 늦출 수도 있는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은 개별적 선호와 공정한 정의, 평등한 자유, 공동체적 감수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국가주의적 냄새가 나는 국민 통합에 부정적입니다. 촛불시민의 명령인 기득권의 반칙과 특권, 적폐를 청산하지 않는 국민통합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유시민과 조기숙은, 필자도 어김없이, 적폐 청산과 법적 처벌 없는 반민주적인 국민 통합에 반대하는 것이며, 헌재의 탄핵결정에 총론에서는 받아들이지만 각론에서는 이견을 표출하는 것입니다. 대선후보로써 정권교체에 올인해야 하는 문재인이 팽폭항에 내려가 세월호참사 유족들을 위로하며 '갈등과 반목, 상처를 치유하자'는 말을 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탄핵사유로 인용되지 못한 '세월호 7시간'에 대한 헌재의 결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헌재는 '헌법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청구인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 보호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행사하고 직책을 수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해야지만, 국민의 생명이 위협 재난 상황이 발생했고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비록 '피청구인은 헌법상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지만, 성실의 개념이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책 수행의무와 같은 추상적 의무규정의 위반 이유로 탄핵 소추 하는 것은 어렵고, 대통령의 성실 직책 수행 의무는 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 결과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며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그 자체로는 소추 사유가 될 수 없으며,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 없으나,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 심판 절차 판단 대상 되지 않는다'고 해석했습니다.



헌재의 이런 해석 때문에 현행 헌법에 나온 '국가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 보호 의무'는 사실상 효력을 상실하게 됐습니다. 이제 제2, 제3의 세월호참사가 발생해도 관저나 그밖의 장소에서 대통령이 무슨 짓거리를 해도 (헌법적 차원에서) 이 조항에 따른 불이익은 당하지 않는 안전장치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필자가 국민국가 탄생을 다룬 책 중에서 최고로 치는 《안전, 영토, 인구》의 푸코가 이번 판결을 하늘에서 보면 '신자유주의적 통치술의 승리'라며 애석해할 것 같습니다.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로 피청구인 박근혜를 대통령에서 파면시키는 당연한 결정을 내렸지만, 세월호참사 희생자와 유족들은 헌법에 근거한 박근혜 단죄는 불가능해졌습니다. 최소한 '세월호 7시간' 동안 박근혜가 해경의 구조작업을 방해하거나 금지하는 명령이나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면 '헌법상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김이수와 이진성의 소수의견으로 파면사유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뒀다)'했다는 이유로 박근혜를 단죄할 방법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헌재는 판결문을 통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근혜의 대면수사를 거부한 것은 위헌에 해당할 수 있다며, 압수수색과 대면조사의 결과에 따라 '세월호 7시간'이 소추사유가 포함될 수 있었음을 소수의견으로 담아냈습니다. 이것 때문에 문재인 후보가 헌재의 탄핵결정을 듣자마자 팽목항으로 내려가 세월호유족을 만나 위로와 고마움을 표하면서, 세월호참사와 세월호 7시간을 조사할 제2의 특검과 특조위를 언급한 것은 시의적절했습니다. 문재인은 그렇게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수사없이 국민 통합과 갈등 치유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했습니다. 





또한 안창호 재판관은 이번 파면결정이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함'이라는 보충의견을 내놓음으로써 국론 분열을 사전에 차단했지만, 촛불집회와 탄핵반대집회를, 탄핵반대여론의 4배에 이르는 탄핵찬성여론을 동등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습니다. 이런 판결 때문에 '청와대가 재난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김기춘과 김장수 등의 주장도 정당성을 확보했습니다. '세월호 7시간'을 가지고 우병우를 처벌하는 것도 그만큼 어려워졌습니다.



탄핵결정문 전체를 볼 수 없는 지금, 특검의 수사로 밝혀진 블랙리스트와 뇌물죄는 언급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탄핵사유로 다루지 않은 것도 이재용과 나머지 재벌총수에게 유리해졌습니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사익 추구를 탄핵사유로 인용하면서 뇌물죄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향후의 법정 싸움에서 특검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습니다. 기업의 자유와 경영권의 침해에 방점을 찍은 것도 재벌개혁과 정경유착 철폐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헌재는 만장일치로 박근헤 파면을 결정했지만 판결의 내용이 대단히 보수적이며, 소수의견으로 '세월호 7시간(형사상 책임)'을, 보충의견으로 '정치적 폐습(정경유착의 뇌물죄 인정)'을 명시한 것은 한국현대사의 적폐 청산에 약간의 힘을 실어주었을 뿐입니다. 헌재의 판결은 연인원 1600만 명에 이르는 평화적인 시민불북종과 시민주권 행동주의라는 광장과 거리의 시민혁명으로 체제 개혁에 성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지난한 과정인지 말해줍니다.  



결국 촛불집회를 통해 분노한 시민들이 갈망했던 박근혜 파면에는 성공했지만, 헌재의 결정문(이정미 재판관이 낭독한 것)을 살펴보면 적폐 청산은 지금부터가 진짜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유시민과 조기숙이 총론적으로는 헌재의 판결에 승복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적폐 청산 없는 국민 통합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며, 필자 또한 같은 생각입니다. 광장과 거리의 민주주의로 이룰 수 있는 최소치가 헌재의 판결이라면, 최대치는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바탕으로 '세월호 7시간'과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통한 정의 실현, 뇌물죄에 따른 재벌개혁, 블랙리스트에 따른 민주주의 회복 등입니다.





박근혜 파면으로 촛불혁명의 1단계는 완성됐습니다. 힘들고 지쳤지만 2단계인 압도적인 정권교체와 3단계인 적폐 청산을 향해 신발끈을 조여야 할 것 같습니다. 전국의 촛불시민과 세월호유족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분노한 시민들의 11월의 혁명으로 시작한 여러분들의 저항과 평화적인 투쟁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명박근혜 9년 동안 무한대로 퇴행한 대한민국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고, 대한민국을 지배해온 박정희 신화와 삼성신화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박근혜 파면을 이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한겨레신문과 기자들, 손석희와 JTBC 기자들, 고영태와 노승일 등의 내부고발자, 안민석과 손혜원, 정청래 등의 활약,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김어준과 김용민, 정봉주와 주진우의 종횡무진, 전국의 광장과 거리를 마다하지 않은 김제동과 광화문 광장을 지켜준 박원순 서울시장, 청와대 압수수색을 강조한 박주민 등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무엇보다도 박근혜-최순실 정부에 맞서 위대한 승리를 이끌어낸 이대생과 광장과 거리를 매운 미래세대, 필자의 조카를 비롯해 해외에서 박근혜 탄핵과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에 힘을 실어준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과 경의를 표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삶취 2017.03.11 19:34

    Special thanks to도령님.
    늘 감사합니다.

    • 늙은도령 2017.03.11 19:45 신고

      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다시 힘을 내서 정권교체에 노력해야죠.

  2. 참교육 2017.03.11 20:52 신고

    통합의 개념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지요.
    좋은게 좋은 것 아니고요 맞는 것은 맞도 틀린 것은 틀린겁니다.
    정의와 불의, 합법과 불법이 어떻게 통합이 되겠습니까? 시청앞을 오늘 지나다 저들은 완전히 극으집단 폭력테려집단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저도 시비를 거는 걸 몇마디 대꾸하고 도망치듯 나왔씁니다.

    • 늙은도령 2017.03.11 21:50 신고

      1주일 정도는 저들의 격렬한 반대폭력이 난무할 것입니다.
      3명의 사상자를 만들어낸 자들을 살인교사죄로 처벌하면 저들의 반대도 줄어들 것입니다.
      친박의원들과 박사모가 정당을 차린다면 문제는 심각해지고요.
      국민 통합이란 민주주의와 맞지 않습니다.
      그것은 희망사항에 불과합니다.

  3. craquelure 2017.03.12 00:00

    이번 헌재의 판결은 최종 판결만으로 보았을 때 하나의 큰 성취일지 모르나 그 내용상으로는 매우 큰 문제와 자기모순을 노정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탄핵심판이 형사소추의 진행방식을 따른다고는 하지만 판결의 최종 목적이 '형사처벌'이 아닌 '파면'이라는 점에서 특히 세월호 관련 내용이 아예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도령께서도 언급하셨듯이 아무리 무능해도, 나아가 직무를 해태한다 해도 위법만 하지 않으면 탄핵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판례를 남긴 셈입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애초에 국회에서 제출한 탄핵청구 사항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생명권보호 위반'이 아닌, '현저한 직무유기 내지는 해태'로 적시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아무튼, 다소 아쉬운 정도가 아닌, 상당한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판결이라 봅니다. '한술에 배부르랴'라고 스스로 위로하기에는 너무나 언짢은 결과입니다.

    • 늙은도령 2017.03.12 00:38 신고

      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특검의 수사가 세월호 7시간을 제대로 파해칠 수 없다는 가정하에 '현저한 직무유기'나 '해태'가 전략적으로 나았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특검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하고 박근혜를 대면조사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헌재의 입장에서 불완전한 증거와 증언으로 세월호 7시간을 탄핵사유로 넣기에는 위험부담이 컸을 것입니다.

      결국 특검법을 만들 때 국회가 너무 헐렁하게 만든 것이 원인입니다.
      새누리당의 동의를 받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최소한 특검이 원할 때 활동기간이 자동연장되도록 해야 했습니다.
      그것이 세월호유족에게는 치명타가 됐습니다.
      이것이 2번째 세월호특별법과 특검법의 제정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단 탄핵에는 성공했으니 각론에서는 철저한 대처를 해야지요.

  4. 다온맘 2017.03.12 00:02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도령님. .
    세월호 참사가 있던날 저는 허니문에서 돌아와 인천공항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통해 소식을 접했었습니다. 유시민이 밭에서 일하던 할매들도 그날 무슨일을 했는지 기억한다고 말했었죠. 물론 박전대통령은 뭘 했는지 보다 안했단 말만 늘어놓는데 어째서 헌재는 직무유기로 파면의 사유는 되지않는다고 하는지. . 저도 이럴지언데 유가족의 속은 꼭 시원하지만은 않은. 찝찝함을 가지겠지요. 안타깝습니다.
    저도 어제 토론을 지켜봤습니다. 정태옥은 유시민의 말에 동의 한다면서 사족을 붙이더군요. 유시민이 목소리를 높이는건 오랫만인 듯 싶더군요. 문제는 태극기 집회에 나가서 선동하는 정치인들입니다.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게 만드는 . 그로인해 판단력이 흐려진 사람들을 동원해 안그래도 혼란스러운 나라를 어지럽게 만드는 일들이 멈춰져야 할텐데. . 걱정입니다.
    다음 정권은 재정도 바닥인데 할일은 너무나 많을지라 문재인이 당선 되어도 걱정입니다. 아마 노통때 보다 훨씬 힘들테지요. . ㅠ.ㅜ
    도령님께서는 앞으로도 깨어있는 시민들의 의식성장을 위해 더더욱 좋은글 써주세요~~ ^^

    • 늙은도령 2017.03.12 00:44 신고

      세월호 7시간이 탄핵사유가 되지 못한 것은 너무 아쉽습니다.
      그 이유는 위의 답글에서 밝혔고요.

      헌재의 판결문을 자세히 분석하는 글을 몇 편 정도 더 쓰려고 합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이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에 딴지를 걸지 못하게요.
      아울러 삼성과 다른 재벌들이 뇌물죄 적용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최소한이라도 줄이기 위해서요.

      며칠 내로 개헌을 주장하는 자들을 비판하는 글을 올릴 생각입니다.
      유시민과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풀어낼 수 있을 텐데, 2008년의 촛불집회와 함께 시민정치의 현주소를 풀어낼게요.

      정권교체의 그날까지는 쉴 수 없습니다.
      정치철학으로서의 정의론과 쓰다 만 소설 등을 완결하고 싶은데, 건강만 유지된다면 정권교체 이후에는 다시 도전해 볼려고요.

      힘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5. craquelure 2017.03.12 00:18

    국민통합이란 국민 대다수가 기꺼이 동의하는 가치를 공유할 때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기본적인 세계관과 가치관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억지로 통합할 수는 없는 일이고, 가능하지도 않은 일입니다. 역설적으로 박근혜를 통해 그동안 잊고 있거나 억압되어 왔던 가치가 국민들 사이에 극적으로 일깨워졌고, 결과적으로 국민통합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잔당들의 행태는 인내심을 가지고 물리적인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적절히 통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처단을 통해 확실한 힘을 보여주어야 할 필요도 있겠지요. 악의 뿌리를 캐내는 일은 이제 시작입니다. 박정희라는 독충에 마비되었던 대한민국이 이제 마취에서 깨어나고 있습니다.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진정한 통증이 시작되는 것이고, 그 통증을 이겨내지 못하면 환자는 죽을 수도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7.03.12 00:55 신고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자들이 국민통합을 말합니다.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선호와 가치관을 지닌 개인의 차이와 자원 등에 대한 갈등하는 이해의 충돌을 기반으로 타협과 합의를 이루내는 행위규범이자 사회형태입니다.
      마르크스주의로 대표되는 구좌파와 전체주의, 극우, 권위주의적 독재, 국가주의, 사회주의, 공동체주의 등이 사회와 국민통합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믿음이 구현된 세상을 유토피아라고 주장하는데, 현실에서는 절대로 실현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말하는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에 불과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과 사회, 자연과 과학, 도덕과 정의, 민주주의 등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나옵니다.
      이런 이유로 해서 폭력혁명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극우인 일베와 극좌인 손가혁의 행태가 비슷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제가 이재명을 미래의 지도자로 생각했다가 거둬들인 것도 손가혁을 선동하는 행태 때문입니다.
      박정희의 유신독재를 해체해서 보면 극우와 극좌가 공존하고 있는데, 이재명과 손가혁은 이것에 대해 무지합니다.
      그들은 박정희 신화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으며, 여전히 마취상태입니다.
      이재명이 박정희 신화와 평생을 싸웠던 노무현을 이용하는 것도 못마땅하고요.
      그는 노무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유시민이 한국판 트럼프라고 했던 것이 적확합니다.

  6. 둘리토비 2017.03.12 02:07 신고

    맞습니다.

    제가 페이스북에서도 이와 관련한 글을 남겼는데
    다양성과 분열에 관한 것을 이해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국론 통합 운운하는데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보장하고 그 가운데서 모든 구성원들의 민주적인 절차와 행동이 행하여지는 건데,
    그것에 대해서 개념이 없는 이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7.03.12 02:45 신고

      많은 분들이, 특히 60대 이상은 민주주의의 경험이 부족하고 이해가 떨어지다 보니 이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수구세력과 정당, 언론들의 끊임없는 세뇌도 큰 영향을 미쳤구요.
      6.25전쟁과 빈곤을 경험한 것도, 박정희 유신독재 때 고도성장을 경험한 것도 독재와 획일적인 국가주의에 친숙해지도록 만들었고요.
      그렇다 보니 1030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7. 과유불급 2017.03.12 13:42

    제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란 경제에는 자유시장이 어울리고 정치에는 진보가 어울리는것입니다.
    이런 문구가 우리나라에 화합되기 위해선 선 적폐청산 실천 후 국민통합 메세지 전달이 바람직합니다.
    헌데 촛불민심이 언제 국민통합이 먼저라고 외쳤습니니까? 어림없습니다. 그러니 야당은 정권교체후 촛불민심을 정확하게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 늙은도령 2017.03.12 15:54 신고

      그래서 문재인이 사드 배치에 대해 뉴욕타임즈에서 주권국가의 면모를 보여주었고, 헌재 파면결정을 듣고 팽목항에 내려가 세월호유족과 미수습자 가족을 만나 특검과 특조위의 부활을 약속한 것입니다.
      이것을 빼고 통합은 없으며, 적폐청산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뜻을 분명히한 것입니다.
      문재인이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었습니다.

  8. 공수래공수거 2017.03.13 08:37 신고

    헌재 결정에 불복하는 모습을 보이므로써 새로운 갈등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후안무치한 ...(뒷말 생략)
    두분의 재판관이 그나마 소수 의견을 내셔 세월호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것을 막았습니다
    이제부터가 또 새로운 시작입니다

    • 늙은도령 2017.03.13 18:23 신고

      네, 그러합니다.
      성실의무를 추상적이라는 이유로 파면사유에 넣지 않았다면 위헌의 정치해석을 너무 좁힌 것입니다.
      성실의무의 위헌 여부에 대한 대략적인 기준도 제시하지 않았고요.
      두고두고 문제가 될 부분입니다.

  9. 2017.03.13 16:47

    비밀댓글입니다

  10. 낭중지추 2017.03.15 23:46

    국민 통합은 좋은 말입니다만 내부적으로 쓸 것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사용할 말 입니다 탄핵으로 파면된 대통령을 위해 국제사법재판소로 가겠다는 사람들에게 해 줘야 할 말이 국민통합일 것 입니다

    • 늙은도령 2017.03.18 22:47 신고

      국제사법재판소에 간다는 발상 자체가 어이없지만, 그곳에 간다면 더욱 창피해질 것입니다.
      박사모와 박근혜다운 발상이지만, 지득히 천박하고 무식합니다.



가진 자(백인남성)들에게만 정치적 권리를 인정하는 제한적 시도였던 민주주의가 수없이 많은 배제된 사람들의 저항과 투쟁으로 모든 국민에게 1인1표가 적용되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근대국가는 배타적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영토) 내의 모든 시민(인구)에게 침해와 양도가 불가능한 인권과 다양한 형태의 사유재산과 사적 계약의 이행 

등을 보호(안전)하기 위해 출발했습니다(미셀 푸코의 《안전, 영토, 인구》 참조). 





따라서 서로 다른 기원과 목적을 가진 민주주의와 근대국가가 만나는 지점에서 '개인의 안전과 그들이 소유한 재산의 안전은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라는 합의(법과 제도 등으로 보장된 정치적 권리)가 이루어진 것은 필연이었습니다. 이중에서 하나라도 무너지면 정치적 권리는 제대로 행사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이 없는데 구태여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는 수고를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요. 



결국 민주주의와 근대국가의 조합이 최상의 이상향(유토피아)을 이룩하려면 모든 시민이 정치적 권리를 행사해 지켜야 할 것들(재산, 기회, 행복 등)이 있어야 하며, 상당히 부족하다면 반드시 제공해야 합니다.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모두가 평등하듯이, 법과 제도에 의해 국가와 사회의 일원이 된 모든 시민이 존엄한 인간으로서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적 권리(복지국가 구축)가 제공돼야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유럽의 선진복지국가는 이런 성찰과 실천의 결과물입니다(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 참조).



정치·경제·사회적 평등이 강조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지배엘리트와 상위 1%의 세계화가, 이런 민주주의와 근대국가의 조합을 파괴하는 것에서 출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학자마다 출발점에 대한 인식은 다르지만, 영국과 미국의 슈퍼리치들이 헤리티지대단, 아담 스미스 연구소, 미국기업연구소 같은 보수연구소에 대규모 자금을 기부해 변방의 통치술이었던 신자유주의가 복지국가(사회민주주의)를 대체하도록 만든 것에는 일치합니다(다니엘 롤링의 《불의는 무엇인가》 참조).  



박근혜의 '줄푸세'에 모조리 담겨있는 이들의 공격은, 모든 시민에게 존엄한 삶을 보장하는 '사회적 권리'를 고비용·저효율의 상징인양 호도하고 왜곡해서 사회적 연대를 개인 간의 무한경쟁으로 대체하는 것에 집중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연대가 경쟁으로 대체되면, 혼자의 힘으로도 권력에 맞서 자신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극소수의 거인들이 비슷한 처지의 시민들과 연대하지 않으면 사회적 권리를 지킬 수 없는 절대다수의 난쟁이들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이런 면에서 볼 때 기본소득은 사회적 권리로 봐야 한다).





여기에 과학기술의 혜택과 디지털 파놉티콘의 구축(테러방지법이 대표적)을 독점하는 것까지 더해지면, 부와 권력의 불평등을 넘어 '고용없는 성장'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체제로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한 '잉여'라는 시민들이 경제예비군으로서의 사회적 권리마저 박탈된 난민이나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가족과 사회와 국가가 제공하던 존엄한 삶과 안전보장이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지는 승자독식의 지옥이 도래한 것입니다(지그문트 바우만의 《모두스 비벤디》와 《쓰레기로 버려지는 삶》, 데이비드 라이언의 《감시사회로의 유혹》 등 참조).   



현대국가의 특징이 '유동하는 공포'가 만연된 '위험사회'로 접어든 것을 넘어, 민주주의와 근대국가의 조합이 작동하는 예전(짧게는 40년! 길게는 250년 전이다!)에는 잉여와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사람들이 삶을 영위할 수 있었던 공간마저 사라진 지옥이 된 것도 사회적 권리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란 무한경쟁이 초래한 정신질환자의 폭증이고, 곳곳에 자리한 정체불명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안전에 대한 공황적인 집착입니다(바우만의 《액체근대》와 《유동하는 공포》 등 참조).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CCTV와 인공위성이 동원된 블랙박스와 위치정보의 홍수에도 불구하고, 극히 미세한 사각지대의 존재에 불안해하는 것도, 이웃과 낯선 이들의 선의와 호의마저 경계하고 의심하는 것이 일상화된 것도, 그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폭발하기 일쑤인 분노의 과잉도,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적 권리가 뿌리까지 뽑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우리 모두에 대해 타인이며 경계하고 의심하는 자들이며, 정치와 국가를 불신하는 난민입니다(니콜라스 카의 《유리감옥》, 한병철의 《투명사회》 참조)





대표적인 것이 세월호유족의 현실입니다. 필자가 세월호유족을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은 세월호를 하루라도 빨리 인양하고, 본격적인 진상규명에 들어가려면 정치적 힘이 필요하다는 현실의식은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특정 정당을 지지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했습니다. 광복 이후 이 땅을 지배해온 거대양당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두고 정치적 이득이나 챙기려는 행태에 극도의 불신을 가지게 됐고,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가 됐습니다.



그들은 단식을 함께 해준 문재인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새누리당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었던 새정치민주연합(박영선 원내대표가 협상을 이끌었었다)을 믿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아주 긴 싸움이 되더라도, 그래서 나머지 생을 분향소의 컨테이너와 거리에서 보내야 한다고 해도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특정 정당의 힘에 의존하는 어리석음은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세월호유족에게는 (또한 세월호참사를 그들의 비극으로만 떠넘길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민주주의와 근대국가의 조합이 약속한 정치적 권리와 사회적 권리란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정확히는 우토피아)의 약속과 같습니다. '마국텔'이 종영되고, '야당 통합'이 상영되는 와중에 세월호유족과 특위가 간절하게 호소한 세월호특검법은 공론의 장에 올라가지도 못한 채 세월호처럼 수장됐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시민이기에 앞서, 잠재적인 헬조선의 세월호유족에 다름 아닙니다. 우리가 '안전해지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하위 99%에 속한다면, 이미 안전한' 상위 1%의 신자유주의적 통치술부터 퇴출시켜야 합니다. 민주주의와 근대국가의 조합이 모든 시민에게 약속했던 정치적 권리와 사회적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연대를 복원하는 것만이 헬조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6.03.07 08:56 신고

    박근혜는 작은 정부를 표방하고 당선됐습니다.
    작은 정부는 신자유주의를 지칭하는 표인데 공무원 수가 적은 정부라며 국민들을 속였지요. 그의 말대로 해석한다고 해도 국정원직원이 37만명이라는데...그게 작은 정부인지...ㅋ 입만 열면 거짓말입니다.

    • 늙은도령 2016.03.07 09:32 신고

      작고 권위적인 정부를 말하지요.
      통치에 필요한 인원은 늘리고 나머지는 없애 민영화하는 것, 그리고 제왕적 권력의 행사를 위한 권위주의적인 위계질서가 강조되는 정부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헌데 박근헤는 정부 자체를 죽여버렸습니다.

    • 소피스트 지니 2016.03.07 14:59 신고

      참 좋은 말씀이십니다. 작은 정부에 대한 개념을 잘 못 알고 계신분들이 많더라구요.

    • 늙은도령 2016.03.07 17:51 신고

      네, 많은 분들이 정치에 대해 너무 모릅니다.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지배엘리트가 마음대로 하는 것입니다.

  2. 미시유에스 2016.03.07 10:51

    매일 늙은도령님 글을 읽고 또 많이 퍼가기도 하고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제는 박그네독재정권의 하수단체인 걱정원도 무소불위의 검은 힘이 더욱 날 뛸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엠피터의 티스토리 떠난 이유도 계속된 정치 글 삭제였다고 하군요
    늙은도령님의 모든 콘텐츠도 앞으로는 사이트로 독립해서 옮겨갈 시기가 앞당겨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듭니다

    • 늙은도령 2016.03.07 17:54 신고

      너머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크게 문제되지 않은 선을 지키며 씁니다.
      만일 저의 글을 건들면 제 인맥을 총동원해 싸울 것입니다.
      저는 기본적인 면에서 국민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당장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지배엘리트가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없게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 그때는 제가 좀 쉴 수 있을 것입니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전쟁이란 다른 수단에 의해 행해지는 정치"라고 말했다. 전쟁이 정치의 수단 중 하나라고 말한 학자들은 클라우제비츠를 제외하고도 수없이 많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석학 중 한 명인 칼 폴라니조차도 전쟁을 정치의 연장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모든 정치적 탈출구가 사라졌을 때, 전쟁은 가장 파괴적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했기 때문이다. 





이런 '부정의 변증법적 합의'가 깨진 것은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수십 만 명의 사망자 중 10~20%가 한국인이었다)에 핵폭탄을 투하한 뒤였다. 처칠의 말처럼 '모든 것이 허용되는 전쟁'은 과학자와 기술공학자들에게는 천혜의 환경을 제공한다. 나치와 일제가 자행했던 생체실험(주한미군의 탄저균 실험도 최소한의 생체실험)처럼 윤리와 도덕적 문제 때문에 할 수 없던 실험을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공리주의를 최고로 실현한 대량살상무기(최소 투자로 최대 효과를!) 덕분에 각종 과학기술들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수억 명의 인간을 살해하고 실험한 대가로 인류만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말살할 수 있는 최첨단 살상무기들에 적용된 과학기술의 총화는 더 이상 전쟁이 정치의 연장일 수 없는 최악의 세상을 열었다. 



푸코가 《안전 영토 인구》에서 근대국가의 탄생에 관해 획기적인 관점을 제시했다면, 이를 이어받아 보다 발전시킨 바우만이 《모두스 비벤디》에서 "일반적인 견해와는 반대로, 근대국가가 개발 목표로 내세우면서 끈질지게 추구한 '사회국가'의 핵심이 부의 재분배가 아니라 바로 보호(개인적인 불행에 대한 집단적인 보장)였다"고 말한 것처럼 현대의 정치에서 전쟁은 더 이상 유효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사이버전쟁과 테러와의 전쟁은 논외로 한다). 



근대국가가 국민의 보호를 위해 '복지 제도와 복지 급여(사회적 임금), 국가 차원의 의료 서비스와 공교육, 주택 공급, 노사 양측의 상호 권리와 책무를 자세히 규정해 피고용인의 복지와 권리를 보호해 주는 공장법' 등을 시행했고, 현대국가에 들어서는 근로기준법, 양질의 일자리 창출, 재취업 및 평생교육, 차별금지법, 소수자 우대 정책 같은 것들이 추가된 것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다시 말해 근대국가의 탄생 시점부터 정치의 목적은 통치자의 통치술에 초점을 맞춘 마키아벨리적 추문정치와 정치의 연장으로서 전쟁을 인정한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 근거한 죽음의 정치가 아니라, 피통치자(시민, 국민, 다중)의 안전과 보호에 기반하는 행복권을 실현하기 위한 생(삶)의 정치였다. 극소수의 이익을 위해 수없이 많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결단코 정치가 아니다. 



더 나아가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죽음의 또 다른 말인 잉여와 비존재(존재하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다는 의미의 비존재, 자신의 뜻에 반하면 국민이 아니라는 박근혜의 비국민 타령이 이에 속한다)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정부의 역량을 모두 쏟아부어 잉여와 비존재를 단 한 명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정치다. 최초의 공동체부터 그리스의 폴리스와 단군조선의 홍익인간을 넘어 현대에 이른 모든 정상적인 국가들의 정치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것이었다. 



무려 304명의 국민이 희생된 세월호참사를 비롯해, 용산참사, 쌍용차해고노동자들의 자살(사회적 살인), 백남기씨에게 가해진 국가폭력,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메르스대란, 권력과 자본이 저지르고 정치가 외면하는 온갖 종류의 사회적 살인, 치욕저인 위안부협상 등등… 새누리당과 쓰레기들의 지원을 받은 이명박근혜 8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정치란 단 0.0001%의 정당성도 가질 수 없는 비정치였고, 반정치였으며, 죽음과 공포와 절망을 양산하는 최악의 정치였다.






이런 탐욕과 악마의 정치로도 모자랐는지,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언제나 변함없이 권력과 자본에 충성하는 쓰레기들의 광적이고 파시즘적인 지원 하에 모든 국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취급하는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국민이 아닌 주한미군의 보호를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고, 일본인과 그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을 허용하려고 한다. 



헌법 1조에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명시돼 있음에도 이런 죽음의 정치에 국민은 어떤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는 것까지 더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이란 단 하나밖에 없다. 민주주의와 헌법(법의 지배)이 보장하는 국민의 힘으로 광기 어린 비정치이자 반정치인 친일수구세력과 분단고착세력의 죽음의 정치를 종지부찍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이 어떤 타협에 이르던, 쓰레기들이 그것을 어떻게 포장하고 확대재상산하던 정치적 타협의 최종 승인은 국민의 몫이며, 원천무효로 만들 수 있음도 국민의 몫이자 무엇에도 앞서는 절대적 권리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2.29 08:59 신고

    국민의 힘을 보여줄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정말 반드시 보여 주어야 합니다

  2. 반골 2016.02.29 23:19

    "전쟁은 정치의 부산물이다" 이라고 누가 말했는데 잋어버렸네요~
    암튼 이번 선거는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군지 저들에게 똑똑히 알려 줘야합니다!

  3. 좋은밤되시기바래요


국가가 통치술로부터 탄생했다는 것도, 인간의 통치라는 기술이 17세기에 탄생했다는 것도 아니다. 주권에 관한 제도들의 총체로서의 국가는 수천 년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인간의 통치라는 기술도 수천 년전부터 있었다. 단 국가가 우리가 아는 형식을 갖게 된 것은 인간들을 통치하는 새로운 일반적 테크놀로지를 그 출발점으로 해서이다.

 

                                                                                 ㅡ 미셀 푸코의 《안전, 영토, 인구》에서 인용



이승만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정희의 판박이인 박근혜 정부 2년 동안 대한민국은 매일같이 비극적인 사건과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 마치 국가 전가 무슨 중병에 걸린 것처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매일매일의 신문을 보거나 뉴스를 시청하고 각종 보도들을 검색하는 것이 어제에 있었고, 내일도 있을 비극적이고 비정상적인 사건과 사고들로 얼룩져 있는 오늘을 확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국가는 존재 이유를 상실했고, 정부는 경제와 민생을 핑계로 소수에게 부와 권력, 기회가 독점되는 정책과 법률들을 밀어붙이고, 기업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반칙과 불법도 마다하지 않고, 방송과 신문은 이들을 위해 여론을 왜곡하고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지식인들은 무력하게 해체된 상태에서 자신만의 참호를 구축한 채 비루한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5천년 역사의 영광과 자부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프랑스혁명의 정신이 이 네 자에 모두 포함돼 있다 



단군이 한반도에 고조선을 건국한 이래 우리 민족ㅡ차별적이고 배타적 의미의 민족이 아니라ㅡ은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을 실천하는 따뜻하고 관대하며, 호방한 사람들이었다. 동양 문화 특유의 가치관 때문에 현대 문명을 받아들이는 시기가 늦춰졌다고 해도 일제의 강제합병 36년이 있기 전까지는, 한반도에 정착한 우리 민족은 서양의 민주주의보다 한발 앞설 정도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서 모범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현대적 의미의 국가가 들어서기 전까지 한반도에 존재했던 국가들이 결코 부끄러운 적도 없었고, 외부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발전할 수 없는 그런 나라가 아니었다. 문창극 같은 식민지사관을 신봉하고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조선의 정치체제는 세계의 정치학자들이 감탄할 정도로 절대왕권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잃은 적이 없었다. 인구의 수가 급격히 늘고, 도시 위주의 자본주의가 확대되고. 국가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이 난무하는 현대국가가 극소수의 특권층과 거대 관료제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에 비해, 조선은 절대군주였던 왕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많지 않았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국정을 농단하는 폭군들은 반드시 제거됐으며, 국가의 체제는 안정적 형태를 유지하며 어떤 왕도 위민, 애민, 훈민의 원칙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조선은 링컨이 말한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를 실천하고 있었다. 단지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초과학과 기술공학적 발전이 뒤쳐졌을 뿐이지, 현대적 의미의 국가이성과 통치이성을 잣대로 들이댄다 해도 고조선에서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고려와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국가 역사는 어느 나라보다 앞서 있었다. 



17세기까지 전 세계 자산의 45%를 보유하고 있었던 유일 초강대국 중국도 단군 고조선부터 조선시대까지 한반도의 국가들을 가장 두려워했다. 중국의 황제들은 주변의 국가들을 폭력으로 진압하거나 자신의 역사 속으로 흡수할 수 있었지만, 그들보다 앞선 문명을 이어가던 한반도의 국가만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고조선과 고구려가 최고로 번영했을 때는 최소 중국의 동북삼성은 우리의 관할권에 있었다(위서논란이 있는 《한단(또는 환단)고기》를 참고하지 않는다 해도). 



일본의 문명도 백제와 가야와 고구려에서 흘러들어간 것이며, 이는 일본의 황실은 물론 역사학자들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일본이 이런 역사를 세탁하기 위해 끝없이 정한론을 들고 나온 것도 그들의 자격지심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의 과학기술ㅡ군수산업 위주의 중공업과 거대 관료조직 및 절대군주의 통치술ㅡ을 한 발 앞서 도입한 일본의 메이지 유신이 정한론을 다시 들고 나온 것도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자리한다. 



일본의 지적 천황으로 칭송받는 마루야마 마사오에 의하면, 메이지 유신이란 "봉건사회의 특징인 권력의 편중을 권위와 권력의 일체화에 의해 질서정연하게 조직"한 것에 불과했다. 다시 말하면 봉건사회처럼 신성불가침의 권위가 주어진 천왕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권력과 사회적 순위가 정해지는 것이 일본 파시즘의 본질 중 하나였다. 이 때문에 봉건시대의 낭인을 흠모했던 시정잡배 수준의 사무라이가 구국과 부국강병의 지사로 둔갑해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다.  





우파 전체주의의 한 형태인 일본의 군주주의는 "군부, 관료, 정당 등 기존의 정치세력이 국가기구의 내부에서 점차 파쇼체제를 성숙시켰으며, 그것이 일본 파시즘의 발전과정에서 가장 커다란 특색"을 이루었다. 이렇게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일본의 군국주의는 천황의 주위를 둘러싼 군부와 관료들의 지휘 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천황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일반 국민들은 일본 군국주의가 자행한 각종 전쟁범죄와 대량학살의 공범자이자 하수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프레다 어틀리가 《일본의 진흙발》에서 일본 군국주의의 우익지도자들을 "봉건시대의 낭인과 시카고 잡종"의 결합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은 정확했다. 그들은 패거리집단을 이루어 행패를 부리기 위해 의리를 내세웠고, 사소한 일에도 폭력과 복수를 자행했고, 힘의 우위가 명백히 무너지면 배반도 밥먹듯이 했다. 이런 시장잡배에서 출발해 천황의 지근거리까지 다가가는데 성공한 일본 군구주의의 우익지도자들이 '승리하는 것이 곧 정의'라는 저급한 열정을 표현하기 위해 요정을 들락거리며 젊은 기녀들과 향략 속으로 빠져들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의 모의 근거지는 거의 대부분 기생집이나 요리집이었다. 그들이 거기서 술잔을 기울이면서 비분강개할 때 그들의 가슴 속에는 "취하면 누워서 베개로 삼는 미인의 무릎, 깨어나면 손 안에 쥐게 되는 천하의 대권"이라 노래했던 바쿠후 말기 지사들의 영상이 남몰래 자리잡고 있었다.



군국주의의 지도자들이 아시아국가를 상대로 벌인 '대동아전쟁'을 천왕이 다스리는 황국(일본)을 정점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서열을 정하기 위해 벌이는 전쟁으로, 저발전된 국가들에게 천황의 은혜를 베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천황을 정점으로 서열을 정하는 과정이란 선한 것이어서, 아무리 악한 전쟁범죄와 집단학실을 자행해도 그것은 신의 뜻이자 우주의 섭리이기 때문에 죄의식이란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이런 학살이 1930년대 후반부터 수없이 일어났다.



하지만 일본 군구주의의 배후에 자리한 일본의 군국주의와 국민의 정체성은 이와는 달랐다. 마루야마 마사오는 《현대정치사상과 행동》ㅡ이 책 하나만 봐도 이승만과 박정희가 얼마나 일본에 경도돼 있었는지 알 수 있다ㅡ에서 "(힘없는 나라와 사람을) 무리하게 억압하거나 또 (일본보다 강한 나라와 사람에게) 무리하게 억압당하여, 이쪽을 향하여 굽히면 저쪽을 향하여 어깨를 펼 수 있"으며 "앞에서의 치욕은 뒤쪽의 유쾌함에 의해 보상받기 때문에 불만족을 평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마치 서쪽 이웃에서 빌린 돈을 동쪽 이웃에게 독촉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한강에서 뺨맞고 종로에서 화풀이하는 이 같은 행위를 '억압위양의 논리'라고 하는데, 자신보다 힘이 센 강자나 지위가 높은 상사로부터 받은 억압ㅡ모든 것을 투쟁으로 보는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ㅡ을 약자나 부하에게 더 악독하게 분풀이하는 것처럼, 서구 열강으로부터 받은 모욕을 저발전 상태인 아시아 국가에게 잔인하고 악독하게 풀어버린 것이다. 



일본의 지배 집단들이 자행한 대동아전쟁은 강자(서양)에게 뺨맞은 것을 약자(아시아)에게 화풀이하는 전형적인 형태로서, '승자가 곧 정의'라는 일본 군국주의의 실체를 보여준다. 그 결과 정신적으로는 "선을 원하면서도 언제나 악을 행한 것이 일본의 지배권력"의 특징이었다. 일본 군국주의의 지도자들이 이런 시정잡배 수준의 낭만주의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미국과 전쟁을 벌이는 무모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일단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겠지' 하는 그들의 무책임한 심리가 일본 국민만이 아니라 우리의 조상들과 수많은 아시아국가의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숙명적 낙관론, 그래서 비극적인 결과만 양산할 뿐인 일본의 군국주의가 독일의 나치보다 더 큰 전쟁범죄와 대량학살을 자행할 수 있었던 것도 시정잡배 수준의 사무라이들(당시의 군부)이 권력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전차는 물론 강남북을 연결한 한강철교도 건설한 상태였다.



이런 군국주의의 피해를 가장 많이 가장 오랫동안 감당해야 했던 나라가, 조선왕조 500년의 찬라한 문화유산과 뛰어난 권력구조를 근대적 국민국가와 행정체제로 전환한 고종의 대한제국이자 현재의 대한민국이었다. 식민지근대화론을 추종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역사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와 다양한 비전을 지니고 있던 엘리트들은 일본보다 조금 늦었을 뿐 자체적으로 근대화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일본의 군국주의를 견인했던 도조 히데키와 이토 히로부미, 기시 노부스케 등이 대한제국의 근대화를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고, 동양을 부의 원천으로 여겼던 유럽의 열강들과 러시아, 미국 등의 생각도 동일했다.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한반도를 차지하는 국가가 미래의 제국으로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이들 국가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이때 일본에서 정한론이 다시 등장했고,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주조해낸 천황의 영광 아래 아시아 국민들을 질서정연하게 위계지으려면 대한제국부터 식민지화해야 했다.

 



                                                 대한제국은 자체적인 근대화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것이 일제에 의한 한반도 강제합병으로 이어졌고, 조선 500년을 근대국가로 탈바꿈시키려는 우리의 조상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일제 36년간의 식민지 착취와 침탈, 위대한 문화와 사회적 공동체의 파괴, 내선일체라는 조선의 일본화와 및 공교육의 질적 저하가 없었다면, 자체적인 근대화를 진행하고 있었던 대한제국이 대한민국으로 발전해 지금보다 더 좋은 나라를 이루었을 것은 우리의 5천년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역사에서 가정을 전제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통해 과거를 알아야 하는 것은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며, 일제 강제합병 36년 동안 위대했던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사가 어떻게 말살됐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이승만과 박정희의 유신체제에 의해 우리의 역사와 국민성이 얼마나 왜곡되고 호도됐는지 알 수 있고,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악질적인 친일 부역자들을 지배엘리트 집단에서 걸러낼 수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덕산 2014.08.14 09:41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한것이 지금의 현실을 만들어 낸게 아닐까라는 생각이듭니다.

    • 늙은도령 2014.08.14 10:14 신고

      그것을 하나씩 밝혀나갈 것입니다.
      그 동안 미루고 미루다 글을 쓰기로 작정했습니다.

  2. 참교육 2014.08.14 14:54 신고

    이번에 교육부장관이 황우여도 대한민국은 1945년 건국했다더군요.
    해방 70년인데 아직 대한민국이 식민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극입니다.

    • 늙은도령 2014.08.14 19:53 신고

      네, 보수 정부 7년은 정말 비극입니다.
      이들에게 역사의식을 바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3. Konn 2014.08.16 23:33 신고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은 파시즘을 비롯한 군국주의, 전체주의적 특성을 한국에 이식했고, 그 영향은 아직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 두 세대를 더 지나가야 그러한 멘탈리티를 청산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시정잡배같은 정치인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들을 뽑아주기 때문이며, 결국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져 과거의 것을 떨치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친일 청산이 아닐까 싶군요.

    • 늙은도령 2014.08.18 17:24 신고

      친일파 중에 악질들이 있는데 그들이 지금까지 지배엘리트에 남아 있습니다.
      또한 조중동이 그들과 손을 잡고 있어서 더욱더 그들을 처단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 자들만 정치권에서 걸러내면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입니다.
      헌데 지금은 대한민국이 너무 우경화되어 있어서,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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