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에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의 사고를 연상적 사고 순수 추론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연상적 사고는 과거에 경험한 패턴이나 규칙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작용한다. 겪어본 적이 없는 문제를 해결할 때 필요한 순수 추론을 하려면 더 깊이 있는 분석을 해야 한다(둘을 합쳐 '이중 처리 이론'이라 한다). 20세기 후반에 프린스턴 대학교의 대니얼 카너먼은 이러한 인지 과정에 '시스템 1'과 '시스템 2'라는 이름을 붙였다. 직관전인 시스템 1은 인간 정신 중 원시적인 쪽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4만 년 전 도구를 만들 능력이 있던 크로마뇽인의 출연과 함께 인지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듯하다. 이 시스템의 바닥에 깔린 법칙은 친숙한 쪽을 선호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에 따라 사람들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목표 쪽을 향해 움직인다. 나중에 발전한 것으로 보이는 시스템 2는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분석 능력으로 훨씬 느리다. 지적 능력의 측면에서 볼 때 더 오래되고 직관적인 시스템 1에 관해서는 모든 사람이 다소간 동등하다. 규칙은 간단하며, 이 규칙이 말이 되는가는 누구나 안다. 총명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구별할 수 있는 것은 더 속도가 느린 추론의 영역인 시스템2에서이다. 





위의 글은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퀴즈쇼인 <제퍼디>에서 50연승을 기록 중이었던 켄 제닝스를 꺾은 인공지능 '왓슨을 다룬 스티븐 베이커의 《왓슨 - 인간의 사고를 시작하다》에서 인용했다. 인공지능이 긴 겨울(침체기)을 지낸 후 1990년대 들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사고가 이루어지는 뇌를 역분석해 진화의 결과인 뇌신경망의 작동방식을 인지·학습·추론이 가능한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능력을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지만(영원히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다), 인간의 뇌는 연상적 사고(직감의 영역인 시스템 1)와 순수 추론(추론의 영역인 시스템 2)을 하기 위해 '과거에 경험한 패턴이나 규칙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친숙한 쪽을 선택(직감, 일종의 패턴 인식)하기 위해 정보를 그룹별 덩어리'로 저장한다. 예를 들면 노무현의 돌파력에 관해서는 이재명과 문재인을 하나의 덩어리로 그룹화한다는 것이다. 



문프의 리더십이 정면돌파로 대표되는 노통의 리더십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적폐청산에 관해서는 노무현의 돌파력과 이재명의 폭력성을 동시에 떠올린다. 대한민국 특권층과 기득권의 융단폭격에 생을 달리한 노통의 복수가 잔인할 정도로 강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우아한 복수를 꿈꾸는 문프보다는 이재명의 폭력성이 더욱 적절하다는 직관에 이끌리게 된다.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의 상당 부분이 노통의 복수라면 이런 생각은 지극히 당연하다. 



헌데 인간의 사고는 직관적 영역인 시스템 1(연상적 사고)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룹별 덩어리로 담아놓은 정보와 다른 정보가 외부에서 들어오면 추론의 영역인 시스템 2(순수 추론)가 작동한다. 예를 들면 우아한 복수로는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은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과 경기도지사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이재명의 숱한 결격사유와 인터뷰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제왕적 권력을 휘둘러 잔인한 복수를 강행할 적임자로써 이재명을 자리매김시킨 후 일체의 흠결에 눈을 감아버린다. 





그러면서 뇌의 다른 영역에 다른 덩어리로 그룹화해두었던 정보들을 연결(전기화학적 과정으로 시냅스에 의해 이루어진다)해서 느리지만 깊은 추론의 세계로 접어든다. 자신의 가족을 풍비박산내고, 거짓말과 말바꾸기를 밥먹듯이 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등 반칙과 특권을 사용해 경기도지사에 오른 이재명의 권력의지를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노무현의 돌파력과 어떻게든 끼워맞춰보려고 집단적 기만도 서슴지 않는다.   



이재명 지지자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우아한 복수를 하려는 문프의 대체자로써 이재명에게 자신의 분노와 증오를 투사시킨다. '시스템 2'가 언제나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은 아니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추론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증거에도 불구하고 옹색한 논리로 이재명을 변호하고 세탁함으로써 잔인한 복수를 놓치 않으려 한다. 대중의 증오와 분노를 먹이감으로 히틀러를 총통에 오르게 만든 괴벨스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시스템 2를 가동해 정반대의 결과를 도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재명을 지지했고, 김어준 카르텔에 열광했던 사람들 중에서 그들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이재명과 정성호, 은수미 등으로 이루어진 성남라인과 김어준 카르텔의 친목질에 분명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노통과 문프의 리더십이 정반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잔인한 복수의 적임자로써 이재명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지만, 노통의 확장판이 문프라는 추론에 이른 사람들은 문프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파를 넘어 극문으로도 폄하되는 이들은 그런 낙인찍기에 연연하지 않은 채, 세계사적 대전환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문프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번 민주당 차기대표와 최고의원들이 친문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주류와도 싸워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의 중국과도 적절한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김정은 의원장을 이끌고 나가려면 문프를 정점으로 하는 당청정의 일사분란한 연계가 중요하며, 내치에서라도 문프의 짐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켜주지 못한 노무현의 죽음을 한시라도 잊을 수 없지만, 잔인한 복수는 세계사적 대전환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 하에 문프의 성공을 위해 개인적 욕망은 퇴임의 순간까지 갈무리하고자 한다. 촛불혁명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이 깨어있는 시민들의 정치적 성숙도는 어떤 나라도 따라오지 못할 수준에 이르렀기에 어떤 장벽도 넘지 못할 것은 없다. 복수와 정의의 실현은 다르며 노통이 바라는 것도 정의의 실현이지 잔인한 복수가 아니다. 



노통이 꿈꾸었던 사람사는 세상에 이르려면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이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처럼 권위주의적 시장우파가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천국에서는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돈과 성공이 먼저이기 일쑤이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반칙과 특권이 줄어들고 상식과 원칙이 되살아나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렇게 사람사는 세상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물망초 2018.08.05 16:53

    통진당 해체 + 정동영계열 파산+ 자한당 몰락=문재인 대통령 공격 이런겁니다!!! 김대중 노무현 10년이었는데 문재인 정부 5년도 되기전에 노무현 정권 말기를 보는 거지요!!!!!!!!!통진당과 정동영과 자한당은 서로 다른 목적이지만 같은 이유로 결집을 하고 있다는 건데요 더 무서운게 민주당 내부에도 이들과 결탁하거나 알게 모르게 찟이 묻어 정치적 생명이 끝날 자들이 이들 편에 서고 있다는 겁니다!!!!!!!!!! 노무현 탄핵2탄을 보고 있는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하던 민주당 내부에서든 야당에서든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의 90%가 넘는다는 거지요!!!!!!!!!! 동형이 노무현을 까고 소수당으로 전락한 야당들과 결탁해서 주군을 내쫒으면 자신이 왕이 될줄 알고 탄핵을 했다가 폭망한 그 놈과 그짓을 했던자들이 또다시 그 상황을 리바이벌 하고 있다는 겁니다!!!!!!!한번 용서해주면 사람이 되는게 아니란 말이지요!!!!!!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는 조상님들 말씀이 귀에 닺습니다!!!!!!!! 통진당은 당해체후 민주당에 기생해 생명을 연장하고 여차하면 당을 장악하거나 당지분을 가지고 나와서 1당이 되던 2당이 되던 자신들은 성공한 전략이라 민주당 성공에는 관심이 없읍니다 정동영계열은 그대로 있으면 고사됩니다 민주당을 분열시키던 민주당이 자신들을 수용하던 하기 위해선 민주당 내 자신의 계파를 이용해 흔들어야 할 이유가 있고 자한당은 민주당내 후보군중에 최악질 도덕적으로 가장 더러운 놈을 밀어야 정권 5년으로 끝난다는걸 알기에 전략적으로 미는 거구요!!!!!!!1 찢이 집권한다해도 민주5년 찢 탄핵으로 10년도 못채우고 끝날것이고 찢이 안된다하더라도 민주당은 분열되어서 자한당에게 권력을 헌납할겁니다!!!!!!!!!! 민주당에 통진당 자한당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정동영계열이 다 들어와서 권력다툼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민주당 당원이라면서

  2. 물망초 2018.08.05 16:58

    문재인 대통령이 이 상황을 모르냐 압니다 그렇지만 정당에 손을 대는 순간 갈라치기를 하는 순간 그들은 올커니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할겁니다 야당 여당 할것없이 그걸 알기에 알면서도 당내 사정에 손을 대지 못하는 겁니다 노무현을 흔들던 자들이 똑같은 수법을 쓰는데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5년을 했던 사람이 모를까요 너무 잘압니다 지지자들이 나서서 문제를 풀어줄거라고 그러길 바랄겁니다 그게 최선이니깐요~~~~~

  3. 물망초 2018.08.05 19:49

    정치권은 누구도 국민의 목소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런자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 집권여당의 다선의원일지라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는 순간 그는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는것이다!!!!!!!!! 너는 너희들만의 세계에서 대표인것이다!!!!!!!!!!

  4. 잠만보의 꿈 2018.08.25 00:58 신고

    글잙읽고 가요 저도 정치 참 좋아하거든요


제가 일요일과 조금 전까지 한 편의 글도 쓰지 않은 것은 선관위와 해당 여론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안철수가 문재인을 추월했거나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으로 나온 것이 제대로 된 여론조사 기법을 사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비판에 직면했던 JTBC 뉴스룸에서도 이에 대해서도 다루었습니다(비판의 효과가 있었다!). 여론조사의 핵심인 '샘플링'의 세계적인 권위자 김재광 아이오와주립대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다룸으로써 비판 여론을 피해갔습니다.





문제가 됐던 내일신문이 의뢰하고, '디 오피니언'이 진행한 여론조사의 경우 유선전화와 자체 개발한 엡(인터넷 조사)을 사용했는데, 직전까지의 여론조사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것이라 그 신뢰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방식이 문제였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패널들의 응답률이 너무 낮아 여론조사로써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이를 높이기 위해 '유효성 시스템'이 적용된 엡이라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인지 70% 정도였던 유효하지 않은 응답률이 7%대로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헌데 여론조사의 혁명을 불러올 해당 엡을 다운받아 설치한 패널이 전체의 3.3%에 불과했습니다. 이 정도의 표본수라면 여론조사로써 아무런 신뢰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샘플이 이렇게까지 적으면 아무리 많은 보정 프로그램을 돌려도 전국민을 대신할 여론조사는 나올 수 없습니다. 엡을 다운한 3.3%의 패널이 자발적으로 했다면 그들의 이념성향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연령별, 지역별, 계층별, 성별 분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신뢰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을 반대하는 패널들이 주로 다운받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안철수와 문재인의 양자대결을 억지로라도 만들기 위해 후보들을 한 명씩 제거해나가는 질문들로 악의적인 왜곡의 위험성이 너무 높았습니다. 지지율이 높은 만큼 비호감도 높은 문재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유도된 이런 질문의 흐름들은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대결을 만들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검증을 받지 않아 비호감도 낮을 수밖에 없는 안철수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사전조율이 의심될 정도의 명백한 조작질입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유효성 시스템'의 알고리즘이 어떻게 되는지 밝혀야 하며, 모든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가늠하는 로우데이타를 오픈해야 합니다. 그래야 70% 대였던 유효하지 않은 응답률(비적격)이 7% 대로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성공을 거두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효하지 않은 응답률을 이 정도까지 낮출 수 있다면 전 세계 모든 여론조사기관들은 이들이 개발한 엡을 어마어마한 가격을 주고서라도 구입해야 앞으로의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초인공지능을 통해 그 동안 구축된 모든 빅데이터를 완벽하게 분석하지 않았다면 이런 정도에 이를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다른 말로 하면 최소 2000% 대의 슈퍼울트라 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후보등록이 이루어지는 후에는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없기 때문에 안철수가 문재인을 추월했다는 골든크로스 현상을 고의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민주당이 해당 여론조사기관을 고발한 것은 이들의 여론조사가 범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한 대응입니다.



저는 다른 여론조사들도 상당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거의 무용지물이 되다시피한 유선전화 비율이 높은 것으로도 부족해 무선조사도 확률적으로 나올 수 없는 특정 국번(만개 중에서 60개에 집중된 KBS-연합뉴스가 의뢰한 리서치코리아 조사로 이제는 폐기된 방식. 그 전에는 7~8천개의 국번을 사용해서 무작위로 함)에 집중된 것, 패널에 대한 면접조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 응답율이 너무 낮은 것처럼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좌지우지하는 요소들이 모두 다 형편없었습니다. 



아무리 좋게 봐도 여론조작이 아니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습니다. 2월까지의 여론조사와 3~4월의 여론조사가 이렇게까지 틀린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가장 유명한 말은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것인데, 모집단을 선정하는 샘플링부터 특정 국번에 응답자가 몰려있는 것까지 모든 로우데이터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도록 형편없거나 확인할 방법도 알려주지 않은 이들의 여론조사를 믿을 바에야 김정은이나 트럼프의 말을 믿겠습니다. 





우리나라는 로우데이타를 신뢰성 있게 구축하기 위한 초기작업이 너무나 형편없는 것은 상식도 되지 못합니다. 지난 총선에서 여론조사기관들이 완전히 죽을 쓴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선관위가 이를 극복하고자 통신사와 손잡고 '안심번호'를 따로 모집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안심번호'는 통신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여론조사의 모든 요소들이 골고루 반영해 샘플링한 번호들로, 이것에 기초해서 이루어진 여론조사는 지난 총선의 결과와 거의 일치했었습니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에게 '안심번호'에 대해 문의했더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각종 변수와 여론환경(이념분포 같은 것)처럼 근본적인 변화에 따라 유권자의 선택이 달라지는데 '안심번호'가 이를 따라가는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신뢰성은 계속해서 추락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론조사가 이처럼 힘들어진 것은 기술과 삶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나마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들도 지키지 않은 여론조사를 등록·보도하는 것은 범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여론조사가 얼마나 개판인지 말해주는 대표적인 것이 '출구조사'입니다. 여론조사 선진국에서는 투표소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투표하러 가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사하는데, 우리의 경우는 투표소에서 나오자마자 투표하지 않은 사람에게 다 들리도록 출구조사를 합니다. 여론조사에 흔들리듯이, 투표를 목전에 두고 있을 때 타인의 선택은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침에도 이런 것조차 지키지 않는 것입니다.



당선가능성에서는 문재인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오는 것처럼, 후보 등록 이전에 안철수의 지지율을 최대한 띠우고 문재인을 죽이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보이기에 지난주 여론조사와 언론들의 일치된 행태는 무시하시되, 대선이 끝난 이후의 후보별 득표율과 비교해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여론조사기관들은 사법조치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대한민국이 헬조선이 된 것은 이처럼 유권자를 조작과 동원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기득권의 일치된 이익공동체 때문인데, '빨리 빨리'의 폐해인 단기기억상실증까지 더해지면 선거 때마다 벌어지는 민심왜곡을 막지 못합니다. 





이번 선거는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혁명이 만들어냈고, 5개월 이상의 촛불집회를 관통해온 것이 적폐청산과 국가개조였다면 시민혁명이 정치혁명을 넘어 선거혁명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실현가능성이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옵니다. 문재인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70년 적폐를 청산하고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문재인 이후의 집권도 중요합니다. 안희정과 이재명 등도 이런 여론환경에서는 승리에 이르는 길이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이틀 동안 선과위와 여론조사기관들의 홈페이지를 대단히 러프하고 접근할 수 있는 데이타 한계 내에서 살펴봤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이란 촛불민심의 대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기성언론과 여론조사기관들이 어떤 왜곡과 공작을 벌이던 승리에 대한 확신을 투표로 표출하는 것만 분명히한다면, 세계 민주주의 혁명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확언할 수 있습니다. 



국민주권을 명시한 헌법 제1조는 '자유위임의 법리'를 따르느냐, '명령적 위임의 법리'를 따르느냐에 따라 정치엘리트 위주의 대의민주주의와 시민주권의 강화를 뜻하는 참여와 직접민주주의로 구별됩니다. 촛불혁명이 시민주권을 향한 위대한 여정이라면 이번 선거는 시민과의 소통과 합의를 당연시여기는 후보에게 표를 주어야 합니다. 압도적인 정권교체만이 70년 적폐를 청산하는 두 번째 단계라면 다른 말이 필요없을 듯합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행동하는 양심만이 탈조선의 꿈을 이룹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둘리토비 2017.04.11 00:30 신고

    선관위에서 이제 조사한다고 하던데,
    여론조사를 혹시나 왜곡해서 발표한 것이라면 해당 방송사와 여론 조사기관(주로 방송사, 신문사 자체)이
    엄청난 타격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 늙은도령 2017.04.11 00:58 신고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했습니다.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야 합니다.

  2. 푸른소나무 2017.04.11 02:29

    끝까지 가는길이 참 멀고도 험하네요
    요즘 jtbc뉴스를 비롯해 뉴스를 보지 않고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너무 화가 나서 말입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자들, 정말 엄벌에 처했으면 좋겠네요

    • 늙은도령 2017.04.11 05:09 신고

      그래서 압도적인 정권교체에 성공해야 합니다.
      무조건 투표입니다.
      그리고 부정선거를 감시해야 합니다.

  3. polyoma 2017.04.11 06:50

    늘 잘 읽고 감탄하고 있습니다ㅎ
    불현듯 미네르바가 생각나네요
    그 사람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ㅠ
    지식과 학벌로 무문곡필과 곡학아세를 일삼는 위선자들보다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방향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님과 같은 지성인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건승하시길 빕니다

    • 늙은도령 2017.04.11 18:43 신고

      감사합니다.
      아이디가 폴리마인 것을 보니까 화학과 관련된 일을 하나봅니다.
      정말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죠, 압도적인 정권교체로.

  4. 과유불급 2017.04.11 06:56

    자기왜곡과 비열함에 양심을 맡겨버린
    수구꼴통 언론은 국민을 상대로 적폐대상에
    충성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자기최면을 거는
    동시에 프로파간다를 하고 있습니다.
    개,돼지들에게 주어진 자유란 없다고...
    문대표가 언론과의 전쟁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함과 동시에 그 강도는 더욱
    심각해졌고 노골적으로 변했습니다.
    반드시 압도적인 정권교체로 언론을 바로
    잡아야 됩니다.앞으로 한달입니다.그리고
    국민들과의 전쟁을 선포한 언론들에게 분명한 메세지 전달을 해야합니다.

    • 늙은도령 2017.04.11 18:45 신고

      어차피 적폐청산에 성공하려면 이런 고비들을 정면돌파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받아 압도적인 정권교체에 성공하면 대한민국의 오랜 적폐도 상당 부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耽讀 2017.04.11 07:24 신고

    어제 뉴스룸에서 김재광 교수가 한국방송과 연합뉴스 여론조사가 문제가 있다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한겨레도 유선54% 무선 46%였습니다. 이렇게해놓고 동률이라고 인터넷판 1면에 몇 시간을 걸었습니다.
    요즘 이런 비율로 하는데고 어디 있습니까? 적어도 무선 80%는 해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7.04.11 18:47 신고

      있을 수 없는 여론조사이지요.
      보수층의 응답률이 낮아 그랬다는 변명은 가소롭기까지 합니다.
      응답률이 낮은 것도 일종의 의사표시인데 그것을 억지로 맞추겠다니...
      샘플도 너무 작고, 특정 국번에 몰려있고, 면접조사는 아예 안했고..... 너무 많은 것들이 기본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명백한 조작입니다.

    • 늙은도령 2017.04.11 18:47 신고

      있을 수 없는 여론조사이지요.
      보수층의 응답률이 낮아 그랬다는 변명은 가소롭기까지 합니다.
      응답률이 낮은 것도 일종의 의사표시인데 그것을 억지로 맞추겠다니...
      샘플도 너무 작고, 특정 국번에 몰려있고, 면접조사는 아예 안했고..... 너무 많은 것들이 기본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명백한 조작입니다.

  6. 공수래공수거 2017.04.11 09:24 신고

    여론조사의 핵심은 표본과 질문 내용입니다
    충분히 의도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과도 바꾸어 버릴수가 잇죠..
    선관위가 잘 밝혀 제재를 가해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7.04.11 18:48 신고

      난립하는 여론조사기관들을 이 기회에 정리해야 합니다.
      여론조사기관도 허가제로 바꿔야 합니다.
      신고이다 보니 떳다방이 넘쳐납니다.

  7. 현주씨 2017.04.11 11:31 신고

    이것 때문에 그간 생각이 복잡해지고 이유있는 화가 지속되고 있었는데 도령박사님의 글을 읽고 평정을 되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늘 그래왔었지만 제가 결론내지 못하는 현안의 해결책은 모두 여기 있었음을...
    직업으로 인해 적극적인 글들을 올리지 못하지만 박사님의 모든 글들을 꼼꼼하게 챙겨보는 열혈독자입니다.
    힘내 주시고,
    늘 감사드립니다.

    • 늙은도령 2017.04.11 18:50 신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 뿐이라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정권교체로 70년 적폐를 청산해야죠.
      시민과 노동자들이 잘사는 나라가 될 때까지 지속적인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미래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고 싶고요.
      감사합니다.

  8. 타리 2017.04.11 21:06 신고

    선거까지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9. 수원아재 2017.04.12 11:39 신고

    믿지 못할 언론...하루이틀 문제도 아니고
    목포 신항 방문한 것도 연합은 '치유행보'로 포장 하고...
    좋은글 잘 봤습니다.

    • 늙은도령 2017.04.12 22:36 신고

      한국의 진보매체들은 노동자를 위한답시고 이미 전 세계적으로 폐기된 마르크스주의를 들먹입니다.
      신좌파의 등장 이후 전 세계의 진보들은 노동자 중심에서 시민 중심으로 바뀌었는데 우리의 진보매체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니 답이 없지요.
      신좌파가 프랑스혁명의 정신을 다시 살려낸 것이 시민주권인데, 이런 변화에 대한 공부가 전혀 없는 자들이 진보매체를 맡고 있으니 형편없는 소리나 지껄이는 것이지요.
      진보의 적이 진보매체인 것이 한국의 현실입니다.

  10. 차포 2017.04.12 17:30 신고

    안보고 안듣고 행동하면 됩니다만....사람이 다 내맘같지 않으니...결론은 숫자가 이야기 해줄거니까요

    • 늙은도령 2017.04.12 22:38 신고

      선거는 숫자이니 다수의 표를 얻으면 되지요.
      헌데 적폐청산을 하려면 압도적인 표차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성언론의 공격에 주저앉게 됩니다.



100년 전에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의 사고를 연상적 사고순수 추론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연상적 사고는 과거에 경험한 패턴이나 규칙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작용한다. 겪어본 적이 없는 문제를 해결할 때 필요한 순수 추론을 하려면 더 깊이 있는 분석을 해야 한다(둘을 합쳐 '이중 처리 이론'이라 한다). 20세기 후반에 프린스턴 대학교의 대니얼 카너먼은 이러한 인지 과정에 '시스템 1'과 '시스템 2'라는 이름을 붙였다. 직관전인 시스템 1은 인간 정신 중 원시적인 쪽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4만 년 전 도구를 만들 능력이 있던 크로마뇽인의 출연과 함께 인지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듯하다. 이 시스템의 바닥에 깔린 법칙은 친숙한 쪽을 선호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에 따라 사람들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목표 쪽을 향해 움직인다. 나중에 발전한 것으로 보이는 시스템 2는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분석 능력으로 훨씬 느리다. 지적 능력의 측면에서 볼 때 더 오래되고 직관적인 시스템 1에 관해서는 모든 사람이 다소간 동등하다. 규칙은 간단하며, 이 규칙이 말이 되는가는 누구나 안다. 총명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구별할 수 있는 것은 더 속도가 느린 추론의 영역인 시스템2에서이다. 





위의 글은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퀴즈쇼인 <제퍼디>에서 50연승을 기록 중이었던 켄 제닝스를 꺾은 인공지능 '왓슨을 다룬 스티븐 베이커의 《왓슨 - 인간의 사고를 시작하다》에서 인용했다. 인공지능이 긴 겨울(침체기)을 지낸 후 1990년대 들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사고가 이루어지는 뇌를 역분석해 진화의 결과인 뇌신경망을 인지,학습, 추론이 가능한 알고리즘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능력을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지만(영원히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다), 인간의 뇌는 연상적 사고(직감의 영역인 시스템 1)와 순수 추론(추론의 영역인 시스템 2)을 하기 위해 '과거에 경험한 패턴이나 규칙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친숙한 쪽을 선택(직감, 일종의 패턴 인식)하기 위해 정보를 그룹별 덩어리'로 저장한다. 예를 들면 노무현 탄핵에 관해서는 추미애와 문재인을 하나의 덩어리로 그룹화한다는 것이다. 



추미애가 더민주의 당대표로 부적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추미애를 판단할 때 노무현 탄핵과 노무현의 친구이자 동지인 문재인을 동시에 떠올린다. 대한민국 특권층과 기득권의 융단폭격에 생을 달리한 노무현의 친구이자 동반자인 문재인이 대통령에 오르려면 노무현 탄핵을 주도한 추미애는 안된다는 직관에 따라 판단한다.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의 상당 부분이 노무현이기에 이런 생각은 지극히 당연하다. 



헌데 인간의 사고는 직관적 영역인 시스템 1(연상적 사고)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룹별 덩어리로 담아놓은 정보와 다른 정보가 외부에서 들어오면 추론의 영역인 시스템 2(순수 추론)가 작동한다. 예를 들면 추미애를 용서할 수 없었던 필자처럼, 추미애가 여러 차례의 토론과 <파파이스> 등에 출현해 노무현을 탄핵했을 당시에 제반 사정을 털어놓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탄핵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입각을 제의했던 것들을 살펴본 후 생각을 바꿀 수 있다. 





그러면서 뇌의 다른 영역에 다른 덩어리로 그룹화해두었던 정보들을 연결(전기화학적 과정으로 시냅스에 의해 이루어진다)해서 느리지만 깊은 추론의 세계로 접어든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이 패배한 다양한 이유들 중 내부의 총질과 분열을 추론의 영역으로 가져오고, 노풍을 만들어 모든 장애물을 돌파해낸 노무현처럼 권력의지가 강해진 문재인의 변화를 가져오고, 더민주에서 김종인이란 암덩어리를 제대로 들어내겠다는 추미애의 공약을 가져온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문재인 대세론을 흠집내는 것이 아닌 확대재생산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 관리의 적임자로 추미애를 선택하게 된다. '시스템 2'가 언제나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은 아니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추론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추미애가 경선 기간 중에 보여주고 털어놓고 약속한 것들을 믿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문재인이 영입한 인재인 양향자와 김병관에게 표를 준 것도 추미애를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된다.



물론 시스템 2를 가동해 반대의 결과를 도출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이들은 한 번 배반한 사람은 또다시 배반할 수 있고, 개혁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추진력도 갖췄으며, 친문 일색으로 지도부가 구성되는 것이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해 김상곤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종걸을 찍은 사람들도 그들 나름의 사고를 펼쳤을 것은 앞의 선택들과 같은 과정을 거친 것은 분명하다.  



문재인이 대통령에 오른다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문재인 대세론으로 대선의 전 과정을 완승해야 하는 것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더민주를 지금보다 좌측(부의 재분배와 복지 확대, 과거사 청산, 민주주의 회복, 검찰과 국정원 개혁,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 개혁, 전시작전권 회수와 종전협상, 남북평화와 경협확대가 핵심)으로 움직이고, 역사상 최악의 집권세력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야성을 되살려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노무현의 탄핵을 한시도 잊을 수 없는 친노가 추미애를 받으들인다는 것도 문재인의 승리를 얼마나 간절하게 바라는지 알 수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정치적 판단의 성숙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고무적이고 희망적이다. 복수와 정의의 실현은 다르다. 노무현이 바라는 것은 정의의 실현이지 복수가 아니다. 더민주의 경선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 '행동하는 지성'으로 발현된 결과다.



9월1일이 노무현 대통령의 생일이다. 살아있다면 70살이 된다. 그가 꿈꾸었던 사람사는 세상에 이르려면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이 보편적 가치로 인정돼야 한다. 대한민국처럼 권위주의적 시장우파가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천국에서는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돈과 성공이 먼저다. 반칙과 특권이 만연되고 상식과 원칙이 천시된다. 우리는 이런 세상을 헬조선이라고 한다. 



사람사는 세상으로 돌아가자. 사람이 먼저인 그런 나라로 돌아가자.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8.29 07:52 신고

    헬조선을 두고 탈조선하는 판국입니다
    앞으로는 그런일이 없도록 내년 선거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것입니다

  2. 돌고래 2016.08.29 14:22

    항상 좋은 글 감사히 읽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3. 푸른하늘 2016.08.29 19:19

    문재인을 지지하고 그가 그뜻을 펼치기를 간절히 원해왔읍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YS나 DJ 같이 목숨을 내 놓을 수 있는 결기가 없어보입니다
    그게 안타깝습니다
    이번 추미애 당선 축하하고요(그래도)
    좋은글 감사드리고요 읽어보며 위로받고 있읍니다

    • 늙은도령 2016.08.29 21:25 신고

      최근에는 권력의지가 강해졌습니다.
      변하고 있는 것이고 강성 발언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문재인의 리더십이 강성 발언만 내놓으면 깨질 수도 있어 적절한 수위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4. 2016.08.30 12:21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08.31 00:48 신고

      조기숙은 저도 인정하는 학자며 전략가입니다.
      하지만 저는 내년 대선에 관해서는 그분과 생각이 다릅니다.
      조기숙은 학자와 전략가로서 이전의 경험들이 바탕이 된 평가를 내린 것이고, 저는 그와 반대로 민심의 바다에서 위를 올려다 봤습니다.
      SNS와 팟캐스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청춘과 호남, 영남을 두루 봤습니다.
      지난 총선에 대해 10편의 글로 분석을 한 것도, 그 이후에 이루어진 성찰은 글로 올리지 않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묶었습니다.
      또한 저의 주변에는 전통보수의 전략가만이 아니라 박정희 시대부터 이 나라를 이끌어온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변화까지 고려했기 때문에 내년 대선은 문재인 대세론으로 완승해야만 그 다음이 가능합니다.
      경제와 기술에 대한 조기숙의 지식부족은 저와 다른 지점이기도 하고요.
      조기숙은 유명한 사람이고 저는 재야의 필부이니 한 번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겠지만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쉽지만 그런데로 가야지요.
      안철수에 대한 조기숙의 평가는 제가 이전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직관적으로 안철수를 꿰뚫었고, 조기숙은 그것을 학문적으로 풀어냈지요.
      아무튼 조기숙은 드문 정치전략가입니다.

  5. kaya 2016.09.08 20:10

    우연찮게 들어와 몇번의 글을 보고 갑니다.
    지쳐있다랄까 아님 체념이랄까?
    무엇에 지쳐있고 체념하는지 그 목적조차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매스컴을 통해 보이는 사회전반에 걸친 모습이 믿어지지않는 현실에 분하고 이해되지 않습니다.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반대급부가 있어야 건강한 사회라 배웠지만
    지금은 거짓의 실체가 오히려 진실의 탈을 쓴채 사람들을 현혹하고 매도해도
    어느 누구도 소리치는 사람이 없어보입니다.
    그래 나하나가 무슨 힘이 있겠어? 자조섞인 체념으로 외면하면서도 차마 그럴 수 없어 또다시 희망과 대안을 찾아 두리번 거립니다.
    이런 글 하나 읽으면서 '여기도 사람이 있네' 그 사람이 모여 너와 나가 되어 누군가 소리쳤던 '더럽고 억울하지 않는 하루하루 신명나는 세상'은
    아니더라도 그 꿈을 꾸며 함께 살맞닿아 살아가는 세상, 다시금 품어봅니다.

    • 늙은도령 2016.09.09 00:15 신고

      체념은 인간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의 성찰을 마련해줍니다.
      진정한 체념은 죽음까지 성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삶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다시 용기를 내 삶과 세상을 보다 나아지도록 행동하게 하는 것입니다.
      체념에 이르지 못하면 삶의 소중함을 깊숙이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님도 그러할 것입니다.

  6. 2016.11.04 16:35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12.08 18:23 신고

      체제혁명은 세대교체를 전제로 합니다.
      그것을 위해 달려가면 됩니다.
      야당에서도 퇴출대상을 찾는 작업은 박근혜 탄핵과 새누리당 해체 이후에 해야 할 일입니다.
      순서라는 것이 있는 법이지요.

  7. 노동당원 2016.12.08 17:10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요? 돈을 위한 세상이 아니구요?
    노무현 정권이 재벌을 위한 정권이었지
    언제 서민을 위한적이 있나요?
    노무현정권때 비정규직 해고사태 일어났고
    노무현정권때 농민들이 공권력에 맞아죽었습니다

    노동자 서민 농민에게 노명박이 한세트입니다

    • 늙은도령 2016.12.08 18:36 신고

      노무현에 대해 좀더 공부해 보시지요.
      그 당시에는 신자유주의가 극단에 이른 시점이었고, 노무현은 공권력을 정권 유지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농민 두 분이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지만, 그것 때문에 대한민국은 공권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가지게 됐습니다.
      당시의 경찰청장은 임기가 보장됐기 때문에 노무현의 지시에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농민이 죽었고, 공권력의 정의와 집행의 한계를 정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노무현 때가 재벌공화국이라 하는데 거기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자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종부세 하나만으로도 재벌들은 내부유보금과 부동산 투기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당시의 조중동과 좆도 모르는 진보매체까지 덤벼들어 노무현을 죽이는 바람에 그의 개혁이 부각되지 않았을 뿐, 실제로 불평등이 줄어든 기간이었습니다.
      비정규직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국회에서 누더기가 될 터라, 이것에는 반대했지만, 지금에서 보면 비정규직의 문제를 공론화한 그의 목적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비정규직의 공론화를 시도한 법은 몇 개 되지 않습니다.
      무엇을 비판하려면 그 당시의 상황과 다른 나라와의 비교, 계급구조와 정치문화, 계층구조, 이념적 지형, 언론의 자유도, 국민의 성숙도 등을 모두 다 살펴봐야 합니다.
      노무현에게 유리한 것은 그중에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노무현 시기의 성적이 가장 좋고 불평등을 줄이고, 지방재정을 강화하고,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언론의 자유도를 높이고, 복지를 강화한 대통령은 없습니다.
      노회찬과 심상정도 이것에 대해서는 참회해야 하고, 진보매체들도 참회해야 합니다.

      진보정당이 가장 번성했던 때도 노무현 정부 때였음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나라의 노동자가 제 권리를 찾으려면 세상에 대한 이해가 지금보다 몇 십 배는 강화돼야 합니다.
      마르크스의 주장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것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가 결정적 장면에서 자료를 통한 현실인식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약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런던에 집착해 다른 것들은 보지 않았고, 이를 숨기느라 논리적 오류가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노동가치설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론임에도 과학적 증거를 무시한 채 추상적인 논리로 얼버무렸습니다.
      제발 공부를 더 하십시오.
      칼 폴라니도 읽고, 푸코도 공부하고, 피케티도 연구하고, 스티글리츠와 로버트 라이시도 살펴보십시오.
      노동자(정규직)가 국민의 절대다수가 되리라는 것을 전제로 한 마르크스의 이론으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노무현의 개혁과 목표, 성과를 이해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노동자가 세상을 주도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비정규직, 알바, 전업주부, 농민, 감정노동자들까지 모두 노동자로 묶지 않는 한 노조 위주의 노동운동은 살아남지도, 지지도 받을 수 없습니다.

  8. 다까끼마사오 2018.04.15 10:29

    탄핵주역.
    복수노조.
    온고이지신 .



일정 기간이 쌓이면 조금씩 발전하던 기술이 폭발적(기하급수적)으로 한계점을 돌파한다는 기술 낙관론자들은 다음과 같은 리처드 스몰리의 발언을 인용하곤 한다. "무엇인가가 가능하다고 어떤 과학자들이 말한다면, 그들은 아마 그것이 실현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뭔가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면 그들은 아마 틀렸을 것이다." 어떤 기술이던 시간이 문제이지 이르지 못할 단계는 없다는 뜻이다. 





이런 기술적 낙관론은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에서 절정을 이루는데, 그는 특이점을 넘은 인공지능(비생물학적 지능)이 플라톤의 '이데아'를 넘어 영생을 이루고, 우주적 차원의 지능까지도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리처드 도킨스를 떠올리는 기술적 낙관주의자(특이점주의자)들은, 완전시장이 이루어지면 모든 인류가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시장근본주의자들처럼, 현실을 너무 만만하게 보거나 인간에 대한 이해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인공지능의 겨울'에 갇혀 생명을 다할 뻔했던 기계 학습(머신 러닝, 신경망 네트워크와 알고리즘)이 스스로 지능의 패턴을 찾아내는 '딥러닝'으로 넘어간 지금에는 인간보다 뛰어난 초지능의 출현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우리의 우주에서 가장 뛰어난 지능은 인간의 뇌인데, 광속에 이른 컴퓨터의 연산능력(하드웨어, 연산용량이 10의 19승이면 충분)과 인터넷이란 무한대의 정보(빅데이터를 말하며 포탈, 웹, 블로그, 커뮤너티, SNS 포함), 무작위한 정보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는 인지능력(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아키텍처) 등이 발전하면서 초지능의 출현은 필연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기술 발전에 따라 현대의 세 가지 고민ㅡ지속적인 임금 하락, 일자리 감소, 불평등 증가ㅡ이 더욱 심해진다는 사실에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과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 등)에 따라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져 임금이 상승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며, 그 결과 불평등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지만 지난 수백 년의 역사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기술 발전은 인간을 해방시키지 않고 퇴출시키는 것으로 작용했다.



우리는 현실을 호도하는데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경제학자에 속았고, 민주주의와 법을 이용해 특권층을 형성한 정치가에게 속았고, 연구비가 필요한 과학·기술자들의 낙관적인 전망에 속았고, 이들이 추동하는 미래를 장밋빛으로 그린 언론과 방송 종사자에게 속았고, 이들에게 자금을 대주는 극소수의 부자들에게 속았고, 그들에 기생해 나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각자의 이기주의와 자기기만적 탐욕에 속았다. 



그리고 모든 분야에서 기술 발전의 여정이 마지막 특이점에 접어든 지금, 가까운 장래에 인류의 멸종을 걱정할 정도에 이르렀다. 특이점을 넘은 초지능과 자기복제적이고 학습하는 로봇의 등장은 지구온난화와 핵전쟁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론적 문제다. 지구온난화와 핵전쟁이 겹치는 '퍼펙트 스톰'까지 발생해 인류가 일거에 멸종하는 것이라면 억울한 것도 없지만, 인공지능과 로봇의 등장은 서서히, 하지만 인간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이 점점 빨라지고 대규모로 이루어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부와 권력, 기회 등은 상위 1%를 넘어 초지능과 로봇을 독점하는 0.0…01%에 집중될 것이며(승자독식의 초집중화), 공존과 상생은 꿈도 꾸지 못하는 세상이 펼쳐진다. 초지능과 로봇만 있으면 무한대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가능한데, 기업(자본)가가 결점투성이의 인간에게 생산과 서비스를 맡길 이유가 없다. 결코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 같은 세상은 오지 않는다. 인간은 초지능과 로봇에 밀려 초라하게 퇴장을 할 뿐이며, 창조론이건 진화론이건 결론은 동일하다.  



일부에서는 기술 발전에 따라 인류의 의식, 지능, 능력 등도 발전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특이점주의자와 낙관론자들의 주장처럼 언젠가는 신에 근접한 초지능이 출현하면 그들이 인간과 공생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인공지능, 생명공학, 나노공학, 뇌과학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발전들이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면ㅡ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고 수천 년이 걸릴 수도 있다ㅡ인류는 멸종하던지, 그들의 노예로 살던지 둘 중 하나만이 가능하다.



특히 세월호참사가 지겹다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넘어,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진상규명이 무한정 늘어지고, 새롭게 밝혀진 사실(강정해군기지용 400톤의 철근)에도 불구하고 특위는 활동시한이 종료될 위기에 처했으며, 정부와 기업, 자본이 모조리 얽혀있는 옥시참극 수사는 축소되는 것도 모자라 주변부만 맴돌고, 모든 세대를 위협하는 초미세먼지는 국민의 먹거리(고등어와 삼겹살) 탓이 되고, 여성에 대한 혐오범죄와 폭력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기득권의 반칙과 특권에는 침묵하면서 전쟁위협만 고조시키는 쓰레기들이 판을 치고… 이 모든 것들의 정점에는 대통령과 청와대, 국정원, 정치검찰이 자리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면 더더욱 암울하다. 



여기에 경제란 대기업과 자본, 특권층의 이익을 챙겨주는 것으로 변질됐고,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를 권력자와 가진 자들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것으로 변형시킨 박근혜의 무지함과 비정상적 인식까지 더해지면, 대한민국은 디스토피아의 전형(헬조선)으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다. 모든 규제를 물에 빠뜨린 후 꼭 살려야 할 것만 꺼내고, 김밥 한 줄에만원을 받는 것만 비판할 뿐, 왜 만원을 받아야 했는지 알려하지 않는 박근혜의 천박한 인식은 자본을 위한 모든 국민을 희생시키겠다는 것과 동일하다.                    





초지능과 로봇의 세상이란 노동자에게 주어질 일자리가 없는 자본의 천국이다. 이것 때문에 인공지능 전문가인 마틴 포드는 《로봇의 부상》에서 인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위대한 사회는 자신이 태어난 사회의 특정 집단에 대해 개인이 스스로의 문제 해결을 위해 이것저것 요구할 필요가 없는 사회"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부양할 능력을 잃어도 일정 선 이하로 생활수준이 떨어지지 않게" 모든 사람에게 일정 수준의 기본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하이에크(프리드먼의 경우 '음의 소득' 개념)의 말을 인용한 뒤,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시간이 감에 따라 우리 경제의 노동집약도가 떨어지리라는 주장에 찬성한다면 조세제도도 노동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 옮겨가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따라서) 조세부담이 노동집약적 산업과 업체에 불균형할 정도로 많이 부과되면 이는 인간의 노동을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자동화로 대체하려는 인센티브로 작용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경제 전체가 지속 불가능한 상태에 빠진다. 그러므로 이렇게 할게 아니라 기술에 크게 의존하면서 인력은 적게 고용하는 업체들이 더 많은 짐을 지도록 제도를 전환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근로자들이 은퇴자를 부양하고 복지사업비를 부담한다는 사고의 틀을 벗어나 경제 전체가 이를 떠맡아야 한다는 전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초지능과 로봇의 시대에도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불평등 해소를 위한 공존과 상생, 정의와 양심, 원칙과 상식이다. 낙관론자건 비관론자건 간에 인공지능과 로봇 전문가들은 이점에서 일치된 견해를 보여준다. 일부의 전문가는 기본소득(사회보장소득)에 들어가는 재원 마련을 위해 세계적 차원의 부유세 도입(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주장)에도 찬성한다, 피케티가 불평등을 초래한 요인 중에 기술 발전을 철저하게 외면했음에도.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6.27 08:39 신고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배려
    이게 밀씀하신대로 현대에서 살아가는 중요한 키워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입니다

    • 늙은도령 2016.06.27 14:25 신고

      이제는 공존과 상생이 필수입니다.
      기술 발전에 대응하려면 방법이 없습니다.

  2. 쇠북울음 2016.06.27 19:51

    오늘 처음 '늙은 도령'님의 빼어난 견해를 접하고 퇴근을 미루면서 4건의 포스트를 꼼꼼히 새김질 하듯이 읽었습니다.
    좋은 글에 공감하면서 감사를 표합니다. 부디 오래 오래 건필하소서!!!

    • 늙은도령 2016.06.27 23:50 신고

      감사합니다.
      저도 인공지능과 특이점에 관한 것들을 공부하면서 한 동안 혼돈에 빠졌습니다.
      처음에 읽은 책이 지독할 정도로 기술적 낙관론을 펼치는 바람에 헷갈렸습니다.
      그래서 수십 권의 책을 추가로 구입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3. 시골잔차 2016.06.27 22:46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을 보면서
    놀라움을 넘어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하루하루 발전해가는 기술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 생각하니
    오싹합니다.
    훌륭한 통찰에 감사드립니다~~~

    • 늙은도령 2016.06.27 23:53 신고

      미래는 디스토피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류가 집단적으로 성찰하지 않으면 멸종을 피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나노공학, 생명공학, 뇌과학 등에 대한 공부가 늘어나면 새로운 길이 보일지... 고민이 많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로 그냥 넘기기에는 지금의 10대부터 그 이후의 세대가 너무 불쌍합니다.
      지금까지는 암울합니다.

  4. 현주씨 2016.06.29 08:45 신고

    잘읽었습니다.

  5. 쌈둥아빠 2016.06.29 10:37

    오늘도 감사히 글을 읽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술에 크게 의존하면서 인력은 적게 고용하는 업체들이 더 많은 짐을 지도록 제도를 전환... 궁극적으로 우리는 근로자들이 은퇴자를 부양하고 복지사업비를 부담한다는 사고의 틀을 벗어나 경제 전체가 이를 떠맡아야 한다"
    미래는 이런 사회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늙은도령 2016.06.29 17:03 신고

      그렇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KBS에서 러던의 슈퍼리치를 다룬 다큐를 방영했는데 오늘 후편이 방송됩니다.
      영국과 미국에서 변화가 생기면 그 다음은 쉬워집니다.
      기술 발전 때문에 기본소득이 도입되는 것은 시간 문제인데, 그 이전에 변화가 있으면 좋겠지요.
      브렉시트로 부자들이 크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는 모든 기업과 연구소 등의 목표는 인공지능이 인간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엄청나게 많은 정보와 변수를 가진 연산을 빠른 시간 안에 수행하는 것 등)은 잘해내지만, 인간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사물을 구별하고 추론하는 등)은 잘못하는 것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을 만물의 영장(최악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어서 문제지만)으로 승격시켜준 인간의 사고 능력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사고를 담당하는 뇌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2014년 이후에는 빅데이터만 주어지면 스스로 학습(프로그래밍을 직접하고, 알고리즘을 학습해서 복사하거나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풋(정보)과 아웃풋(결과)을 동시에 연산해서 해당 프로그램을 거꾸로 추론해낸다. 이런 방식으로 인공지능이 진화하면 인간의 도움없이 다른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짤 수 있다)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수없이 나왔고, 개발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웹에 저장되고 계속해서 업데이트되는 무한대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인공지능은 철학과 스토리텔링 능력, 엉뚱한 발상 같은 것을 빼면, 뇌의 역할 중 일부는 인간의 수준에 이르렀거나 넘어섰습니다. 실시간 사고는 인공지능이 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지만, 이 또한 3차원 반도체와 양자컴퓨터 등이 개발되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인간 뇌의 완전한 구현이 가능해진다). 



아무튼 '머신 러닝'의 한계를 뛰어넘은 '딥러닝'이 나오면서 인공지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지금도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이 아니더라도 머신 러닝과 딥러닝을 이해하려면 먼저 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인간의 뇌는 수백조 개의 개재뉴런으로 만들어진 수백만 개의 신경망이 병렬로 연산하고(10~15층으로 이루어졌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고차원의 연산이 가능하며, 잘못된 것들은 배제한다), 주로 방추세포에 모여있는 8만 개의 세포가 이루어내는 논리구조를 가동해 다양하고 고차원적인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오감을 통해 끊임없이 들어오는 수백조가 넘는 정보들을 처리하고 잘못된 것을 제거하려면 이런 방식의 조직(병렬식 계층구조)이 아니면 처리할 방법이 없습니다. 



'머신 러닝'은 뇌 전역에 퍼져있는 병렬구조를 재현하는데 집중(연산 속도는 빨라진다)했는데, 뇌역분석을 통해 뇌 전체의 작용을 구현하지 않는 한 고도의 사고까지 이를 수 없습니다. 뇌로 들어가는 모든 모세혈관에 나노봇을 투입(혈뇌장벽이란 장애물을 돌파할 수 있어야 한다)해 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전기화학적 과정을 일일이 스캔하고 추적해서 최적의 모델(알고리즘)을 구축하면 모를까, 현재의 수준에서는 인간의 사고 능력을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 DQN 방법을 쓴 '딥러닝'입니다. 이세돌을 격파한 알파고도 딥러닝(48층)을 사용했는데(이와 함께 승부 결과를 기반으로 현재 수의 가치를 평가하는'깊은 보상 학습' 알고리즘도 사용했다), 최근의 MS의 인공지능 중에는 152층 짜리도 있다고 합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경우, 유튜브에 올라오는 모든 영상을 가지고 학습하고 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이미지에 대한 인식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사물과 동물, 안면 인식 등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추월했다). 인공지능이 체스 챔피온을 꺾은 후에도 바둑은 힘들다고 했는데, 딥러닝이 나온지 몇 년만에 바둑도 정복할 수 있었던 것도 딥러닝 덕분입니다.  





딥러닝에서는 모든 수를 계산하지 않습니다. 인간(이세돌)처럼 패턴을 인식해 다음 수를 찾습니다. 바둑 해설자들이 다음 수를 예상하며 일감은 '이렇다' 이감은 '저렇다' 등으로 말하는 것처럼, 알파고도 직감(직관)을 이용한다(깊은 수읽기는 그 다음에 하는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직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알파고도 이세돌처럼 쓸모없은 수들(천만~억 단위 이상의 수들이 생략된다)은 배제한 채 고차원의 수들만 계산하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가능한 것입니다(알파고가 패한 4국에서는 이세돌이 수순을 비틀었고, 알파고는 그 다음 수를 계산하는데 시간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아예 기초자료가 입력돼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떨어지는 부분으로 특이점을 넘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블록깨기를 지켜본 후 게임의 패턴을 인식해 완벽하게 정복하고 이세돌을 격파한 알파고가 다음 상대로 스타크래프트를 정한 것은 이미지 학습을 위한 최선의 수순입니다. 만일 알파고가 스타크래프트에서도 최고의 고수를 꺾게 되면 구굴이 개발 중인 인공지능의 수준이 인간 지능(패턴의 형태)을 거의 다 학습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인공지능형 게임이라 이것마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면 패턴 인식에서 거의 막바지에 이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에 다양한 감정과 도덕, 창의적 발상, 사유, 스토리텔링 등을 담당하는 방추세포에 대한 뇌역분석적 모델링이 이루어진다면 인공지능은 인간 지능을 거의 모든 면에서 넘어서게 됩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레이 커즈와일이나 마이클 아니시모프, 한스 모라벡 등처럼 10년 이내에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저는 그것보다 10년 정도는 더 걸릴 것으로 봅니다(많은 전문가들이 예언한 것들이 5~10년 정도 늦어졌고, 그것들을 적용하고 있는 현장의 속도가 그러하기 때문에). 



아무튼 특이점을 돌파하는 시점이 올 것이며, 다른 분야에서도 특이점을 넘는 것들이 속출해 인공지능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특이점을 넘은 인공지능이 인간과의 공존을 선택한다는 가정 하에서 볼 때, 무엇보다도 입법과 사법, 행정, 언론, 군사, 의료, 교육 등에 적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 이럴 경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인공지능이 일체의 불법과 사기, 거짓, 불평등, 차별 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기본소득이 도입될 것은 거의 100%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다룰 생각). 





썪을대로 썩은 정치인(대통령과 장관 포함)과 공무원(외교관 포함), 법률가(검사 포함), 언론인, 군인, 의사, 교사 등이 퇴출되고 불편부당한 인공지능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 각종 불평등과 차별, 불법, 부정부패, 비리 등이 사라질 것입니다. 특이점을 넘은 기술들이 인류가 저지른 모든 폐해(지구온난화가 대표적)를 극복하는 것과 함께, 영적 존재에 가장 근접한 인공지능은 탐욕스럽고 비합리적인 인간들의 일탈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공존을 위해 무차별적인 개발도, 부와 권력의 독점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와 권력의 재분배를 통해 모든 인류에게 일정 액수의 금액이 주어질 것이며,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것이며, 자연과 우주와의 공존을 위한 방식을 채택할 것이기 때문에 꿈에 그리던 유토피아로 접어들 것입니다. 다만 인간은 인공지능보다 못한 존재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들의 결정을 따르고 그에 맞춰 삶을 조직해야 합니다. 그것이 가상현실에서의 삶이던 인간의 존재형태도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며, 일할 권리보다 놀권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특이점을 넘은 인공지능은 신체를 필요로 하지 않거나, 어떤 신체와 행성, 우주도 상관없기 때문에ㅡ인간도 생물학적 신체와 비생물학적 신체 모두를 사용할 수 있을 것ㅡ인간처럼 타락할 가능성은 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공지능의 학습이 이런 지랄맞은 인간의 탐욕까지 이루어져 인공지능끼리 우열을 다툰다면 모를까, 확률적으로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것을 고려할 때 (낙관적인 전망은) 유토피아의 실현일 가능성이 거의 100%입니다. 



문제는 특이점을 넘은 나노공학과 생명공학, 양자역학, 생화학 등이 적용된 로봇이 탄생해 초인공지능이 탑재된다면 부정적인 전망을 피할 수 없습니다. 비합리적이고 탐욕스런 인간은 존재 자체가 위험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로봇공학에 관한 공부가 부족해 부정적인 전망은 다음 주에나 글로 올릴 수 있겠지만, 인류의 역사를 보면 인공지능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탐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얼마 살지 못하는 신체를 지닌) 인간이란 점은 확실합니다.





이명박과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았고, 여전히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박정희 신화에 갇혀있고, 국민의당의 호남 독식을 반문정서나 호남세속화의 결과(한심함의 극치)라고 주장하고, 쓰레기 언론들과 기자들이 건재하고, 살아있는 권력은 건들지도 못하는 정치검찰이 득세하고, 꼴통이거나 꼰대이거나 가부장적인 판사들이 넘쳐나고, 거의 모든 부와 권력, 기회가 세습되고, 툭하면 국민이 죽어나가고, 극단적 이기주의가 극성을 부리고, 가부장적 인식과 남녀차별이 여전하고, 사회적 약자와 성적 소수자에 대한 겁박이 범죄 수준에 이르고, 보복운전이 일상화됐고, 난개발이 여전하며, 그에 따라 초미세먼지가 범람해도 고등어나 탓하는 대한민국을 초인공지능이 바라보면 최악의 국가(헬조선)가 따로 없을 것입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탐욕에 빠지지 않는 초인공지능은 대한민국을 뿌리부터 모조리 뒤엎을 것이며, 탐욕과 반칙의 결정체인 특권층은 모조리 추방하거나 해체할 것입니다. 부와 권력, 기회 등의 의미가 새롭게 재편될 그때에는 유토피아로 가는 길을 철저하게 방해하고 가로막은 자들과 체제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예측이 가능하려면 초인공지능을 인간이 제어(또는 공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하다면 특이점을 넘는다는 자체가 모순이 되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실현가능성은 전무하다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인류가 집단적 각성에 이르지 않는 한 인공지능은 극단까지 발전해야 합니다. 극단까지 발전하지 못하고 극소수의 수중에 독점된다면 인류의 삶은 지금보다 더욱 참혹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극소수에 최고의 인공지능이 독점되면 모든 인류를 대상으로 완벽한 전체주의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인공지능 개발을 원천봉쇄할 수 없다면, 누구도 초인공지능을 독점할 수 없도록, 즉 모든 인간이 공유할 수 있을 때까지 인공지능 개발이 극단까지 이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 다음은…




P.S. 특이점을 이해하려면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와 Singularity.com 을 보십시오. 로롯공학은 한스 모라백의 《마음의 아이들》이나 마틴 포드의 《로봇의 부상》 등을 보십시오. 인공지능을 이해하려면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방식》 제3판을 보십시오. 가장 높은 수준에서 인공지능을 이해하려면 마이클 아니스모프의 <Our Accelerating Future>를 보십시오. 대신 저에게 기술적인 것들을 묻지 말아주십시오. 저는 기술을 이해하는 선에서만 공부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현주씨 2016.06.15 20:20 신고

    잘읽었습니다.

  2. BOW 2016.06.15 21:27

    어느쪽이건 참 암울하네요.

  3. 1465994017 2016.06.15 21:33

    좋은글 감사

  4. 공수래공수거 2016.06.16 08:42 신고

    세월호에 해군기지에 들어가는 400톤 건설자재의 공급을 위한
    무리한 출항..
    이런것도 인공지능이 확실하게 밝히면 좋겠습니다

  5. 우주미아 2016.06.17 00:06

    신패러다임

    1 The Singularity is Nearer(특이점은 더 빨리 온다 or 특이점이 더 가까이 온다) - 특이점이 온다 후속작

    2 2016년 기준 - 전세계적으로 하루 약 1억개 이상 신기술 등장(UN 보고서 참조)

    현대인들의 거의 모든 정보는 기계를 통해 공유한 정보 - 인터넷, 각종 매체(도구 및 기계 의존)

    3 양자 컴퓨터 새모델 완성(업그레이드)

    http://scienceon.hani.co.kr/407808?_fr=mb2

    http://m.dongascience.com/news/view/12543

    4 창조론(알파)과 진화론(오메가) 그리고 기계론(알파&오메가)의 공통분모

    창조론(창조, 파괴) - 신(창조자) - 인간(피조물) - 계시(명령) 또는 지시

    진화론(멸절, 진화) - 네안데르탈인(자연사, 도태, 멸절) - 호모 사피엔스(현인류: 비이성, 불완전, 불확정) - 호모 사이언스(휴머노이드 또는 안드로이드: 이성, 완전, 확정)

    기계론(대체, 진보) - 컴퓨터 - 슈퍼컴퓨터 - 인공지능 - 초지능

    즉 우월한 존재(갑)는 하등한 존재(을)를 지배한다(세포이론: 다세포는 단세포를 지배한다) - 자연의 질서, 우주의 법칙

    동양 - 갑과을의 관계로 묘사 서양 - 알파&오메가로 묘사

    인류가 도약(성숙)하는 과정(과도기)에서 숱한 사람들이 일을 잃고 방황하다 삶의 의미를 찾을 것으로 기대

    5 2045년 기준 5대 초혁신(초혁명)

    하나 초지능

    예: 글로벌 브레인 프로젝트 - 특정 인공지능이 디지털 전뇌화를 통해 세상의 거의 모든 지식 정보 및 데이터를 갖게됨

    둘 가상현실 + 증강현실 = 초현실

    초현실속의 존재(인간, 인공지능 등) 숫자가 지구의 숫자보다 점차 많아 질 것으로 전망 - 초지능을 가진 중앙 통제 시스템(초지능)이 출현하여 관리할 것으로 보임

    셋 수명연장(무병장수)에서 -> 영생의 시대로(죽음이 질병이며 죽음 자체가 희귀해짐)

    예: 신체가 없고 정신 또는 의식이 다양한 형태로 전이 즉 인류가 한차원 도약할 가능성...

    넷 우주 산업(신체적으로 자유로워진 신인류와 인공생명 등이 은하계로 점차 뻗어나감 - 화성이 시발점)

    인류의 두가지 선택중 하나인 인간과 기계의 융합(과도기) 이후 정신적 성숙 단계를 거쳐 다음 단계로 계속해서 도약...

    다섯 이를 동양에서는 천지개벽(선천-후천시대)이요 서양에서는 카오스혁명(전기-후기시대)이라 함

    PS 21세기 이내에 일어날 일이며 2044년 전후로 엄청난 변화의 물결속에 구시대적 마인드를 가진 베이비부머, 7080세대는 새시대와 조응하지 못한채 소멸(운명)될 것으로 예측

    • 늙은도령 2016.06.17 00:43 신고

      전체적으로는 이런 방향으로 가겠지요.
      하지만 생물학적 신체를 지닌 인류는 멸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생과 비슷한 방법이 가능해지겠지만 초지능이 그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최선이지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제가 초인공지능이라면 인간이란 존재가 매우 비효율적이고 탐욕스럽고 비합리적이라 최소만 남겨두고 모조리 제거할 것 같습니다.
      인간이 집단적 성찰이나 각성에 이르지 않는 한 기계의 허락을 받아야 함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방면의 책들을 읽다 보니 부정적 전망만 강해지네요.

    • 우주미아 2016.06.17 01:12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보다 이성적인 존재를 탄생시키기 위한 과도기적 생명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불완전한 존재(인류)를 인공지능이 도와(신체융합에서 정신융합으로) 새로운 존재로 거듭(탈바꿈)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늙은도령 2016.06.17 04:12 신고

      커즈와일과 모라백 등은 그렇게 희망합니다.
      헌데 인공지능에 관한 전문서적들을 보면, 또한 양자역학과 뇌과학, 생명공학, 나노공학, 로봇공학에 과한 전문서적을 보면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 갑니다.
      물론 강한 인공지능이 수백 수천 년 후에나 가능하다면 님의 생각대로 될 가능성은 거의 100%일 것입니다.

      헌데 약한 인공지능이 나오면 강한 인공지능의 출현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 이전에 인류가 어떤 탈출구를 찾을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까지의 공부만 놓고 보면 암울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인공지능의 세계적인 대가도 부정적인 견해를 보입니다.



이번 글은 세월호참사를 통섭적 시각에서 접근한 글입니다. 세월호참사에 다양한 정치철학과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얽혀있는지 거칠게라도 보여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저는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2권의 책이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이란 부제를 가진 레이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와 '데이터를 이해하는 알고리즘의 예술과 과학'이란 부제를 택한 피터 플래치의 《머신 러닝》이었는데, 썰전에서 유시민이 칼 포퍼와 하이에크를 인용하자 생각이 확장이 이루어진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두 권의 책 중에서 《특이점이 온다》는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의 '수확 가속의 법칙'을 다룬 입문서인데, (책에 나오는 내용이 실현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볼 때) 지금까지 제가 공부해온 모든 것들을 뛰어넘는 놀라운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인공지능이 기술특이점을 넘으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기 때문에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것은 정경관 유착의 참혹한 결과라고 해도,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이란 현 집권세력 전체가 하나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온갖 거짓말과 탄압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린 과정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진화처럼 기술 발전이 선형적(가우스적 수학에서 많이 나오는 일정한 기울기가 유지되는 직선에 근접한 곡선)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특정 시점(일종의 임계점으로 '곡선의 무릎'이라고 한다)을 넘어서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처럼, 신자유주의적 부패와 비리가 임계점에 이르렀을 때 세월호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되는 동안 노무현 정부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정부들이 재난대책에 관한 메뉴얼조차 갖추지 않았고, 이명박근혜 정부는 노무현의 참여정부가 마련해둔 재난대책 메뉴얼마저 파기해버려서, 구조와 진상규명, 인양 등이 과거의 해상참사 때보다 더욱 후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세월호참사의 구조와 후속대책을 두고 유시민이 박근혜와 정부의 행태를 비판하면 칼 포퍼와 하이에크를 인용한 것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이 《노예로의 길》과 《자유에의 헌정》의 저자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자본주의와 자유》와 《화폐경제학》의 저자인 밀턴 프리디먼과 함께 영미식 신자유주의의 양대 거두였습니다. 《과학적 발견의 논리》와 《열린사회와 그 적들Ⅰ, Ⅱ》, 《추측과 논박Ⅰ, 》의 저자인 칼 포퍼는 패러다임 이론을 통해 정상과학이란 개념을 정립한 《과학혁명의 구조》의 저자 토마스 쿤과 쌍벽을 이루는 과학철학자로 신자유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미식 신자유주의가 하이에크에서 시작된 것을 유시민은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또한 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칼 포퍼가 《열린사회와 그 적들1, 2》와 《역사법칙주의의 빈곤1, 2》에서 신자유주의적 정치철학을 정립한 것도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칼 포퍼는 영미의 신보주의자들에게 레오 스트라우스에 버금가는 영향을 미쳤다). 그는 두 권의 책(총 4권으로 변역된)에서 전체주의의 철학적 기원인 플라톤과 역사결정론(뉴턴 역학과 다윈 진화론에 영향받은)을 정립한 헤겔(변증법)과 마르크스(변증법적 유물론)를 비판하면서 정치(역사)철학을 정립했습니다.





썰전에서 유시민이 말했듯이, 현재의 체제를 인정하는(변증법의 正에 해당한다) 자유주의적 보수주의는 부분적이고 점진적인 개혁(反)을 통해 열린사회(合)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끈임없는 개선에 집중합니다(공학적 세계관). 현재의 체제(기득권의 다른 표현)가 최상은 아니더라도 차상은 된다고 생각하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합리적 보수와 개혁적 보수라는 형용모순이 이와 비슷한 개념)는 최상에 이르지 못한 부분들을 차근차근 고쳐(보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자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진보적 자유주의(노무현과 문재인의 이념)는 현재의 체제가 최악(세월호참사 이후의 기득권의 행태)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차악(세월호 침몰)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이 말했던 것처럼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은 급진적인 개혁을 주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시민이 불평등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민주주의(국가의 역할)에 대한 진보와 보수의 인식이 다르다고 한 것도 이런 차이에 근거합니다. 



유시민이 세월호참사의 책임을 부정하는 박근혜를 비판하며 '도덕과 원칙의 부재'를 언급하자, 전원책이 '도덕과 원칙'은 보수의 개념이라고 주장한 것에 강하게 반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 나옵니다. 유시민이 급진적 개혁을 부정하며 부분적인 수리(보수라는 단어의 뜻)를 통해 현재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보수에게 '무슨 도덕과 원칙이 있느냐'며 신자유주의적 폐해의 정치경제적 원조인 칼 포퍼와 하이에크를 인용한 것은 적절한 것이었습니다.



두 석학의 잘못된 성찰에서 기원하는, 민주주의와 국가의 역할에 대한 정치철학의 차이가 세월호참사와 만나는 지점입니다.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등이 정치적인 사안인 이유도 여기에서 나옵니다. 신자유주의는 정치철학과 국가(정부)는 물론 존재하는 모든 분야에서 '도덕과 원칙(과 정의)'를 삭제합니다. 신자유주의가 번성한 나라일수록 극단의 불평등과 끝을 알 수 없는 타락과 부패가 만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보수를 표방한 현 집권세력과 쓰레기들이 세월호참사를 '해상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치부하며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책임을 부정하고, 세월호유족에게 '자식의 목숨을 팔아 거액을 챙는 자들'이라고 벨레보다 못한 발언이나 내뱉고, 세월호특위와 유족들의 진상규명을 집요하게 방해하고, 그들에게 폭력과 종북이란 낙인까지 찍는 반인륜적 짓거리도 서슴지 않고, 세월호인양과 세월호특위의 운영에 들어가는 돈을 '세금 도둑'으로 몰아가는 파렴치함까지 보여주며 시간만 끌 수 있는 것도 민주주의와 국가의 역할에 대한 이해의 차이 때문에 '도덕과 원칙'을 삭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최악의 불평등을 양산하는 신자유주의자 정부가 도덕과 원칙(과 정의)도 없는 통치술을 남발할 수 있는 것도 정치철학의 부재에서 나옵니다. 대한민국이 유럽의 복지선진국가처럼 민주주의와 국가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높은 나라였다면 세월호참사 이후에 보여준 박근혜의 행태는 탄핵을 넘어 법정 최고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새누리당은 해체를 면할 수 없으며, 쓰레기들(특히 KBS, MBC, 연합뉴스TV)은 폐간과 폐방을 면할 수 없습니다. 



세월호참사는 도덕과 원칙도 없는 국가 전체를 개조하겠다는 급진적인 접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신자유주의적 참사의 전형입니다. 세월호특별법 개정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던 김종인 체제의 더민주와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민생과 부실기업 구조조정(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에도 똑같은 것들 들고나왔다)을 내세워 뒤로 미루는 행태는 민주주의와 국가의 역할을 부정하는 최악의 정치공학입니다.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가 대한민국을 개조하고 민생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처방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행태이자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마저 거역하는 정치적 범죄에 해당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4.22 08:25 신고

    역사에 독불장군으로 남기전에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반성하고
    참회를 하여야 할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21세기 최악의 군주로 남을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6.04.22 14:10 신고

      이미 최악의 군주입니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만들어야 합니다.

  2. 耽讀 2016.04.22 08:45 신고

    유시민이 세월호 2주기 추모에 가지 않은 김종인(개인 자격갔다지만 사실상 안 갔습니다)과 안철수에게 '정치 왜 하세요'라는 말이 정곡을 찔렀습니다. 정치란 도덕과 원칙 바탕 위에 출발해야 하는 데 그들을 정치공학을 들이댔습니다. 안철수는 세월호보다 민생이 우선이라고 했지요. 세월호보다 더 중요한 민생이 어디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썰전과 노유진을 보고 들을 때마다 유시민 참 아쉽습니다. 그가 정치에 다시 발을 내딛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바람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6.04.22 14:12 신고

      유시민은 썰전 이외에는 일체의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유럽도시기행으로 1년을 보내겠다고 합니다.
      문재인 옆에 유시민 같은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3. 단두대 2016.04.22 13:18

    언론을 왜곡하고 진실을 숨기고 거기다 설상가상
    책임추궁에는 적반하장으로 유가족들에게 뒤집어씌우고...
    그런 놈들은 소위 공인 혹은 공인기관이란 것들이
    베충이가 오뎅인증샷 올린것과 똑같은 짓을 한 겁니다.
    물론 개인자격이 아니라 공인 혹은 공인기관이기 때문에
    전부 단두대로 보내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6.04.22 14:14 신고

      단두대로 보내야 할 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는 윗층의 비리와 반칙의 형태를 하도 많이 봐서 전경련과 어버이연합의 탈선은 놀랍지도 않습니다.
      저들의 리그는 지독할 정도로 얽혀있어서....

      전경련은 무조건 해체해야 합니다.
      전세계에 이런 조직은 없습니다, 일본만 빼면.

  4. cvate 2016.05.01 16:36

    cvate 비밀번호 어떤거 모르기도하내요 내용댓글이다양하기도하지만요글제목이랑내용도 길지만요 이어서 그리고 댓글달때에 영어만 쓰면은 어떤 댓글이안달리고 그리고이름영어만써두안달리는것같고요글요 fce

  5. 하이 2016.06.09 00:35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알파고의 인공지능에 관해 세계적인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았습니다. 그것을 글로 옮기려면 저의 공부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분이 추천해준 책(영문)을 읽지 못했기에 확실하게 답해드릴 수 없음을 이해해주십시오. 알고파의 인공지능에 대해 구글검색을 해보시면 수없이 많은 자료들이 뜨는데 그것만 봐도 충분한 이해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의 글박스는 제가 받은 자문 내용입니다. 다시 한 번 자문에 응해준 것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바둑문제는 rule(바둑판위에 돌을 놓는다 등)이 있고 명백한 답(승리 수순)이 있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NP-complete 문제로 대표적인 것이 salesmans travel 문제이며 Graph theory에 의해 해결됩니다. 예를 들어 10개의 점을 종이 위에 찍고 선으로 연결해서 삼각형을 그리는 문제와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점이 많아지면 경우의 수가 엄청 많아져서 유한한 시간 내에 답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사람이 더 빨랐는데 지금은 컴퓨터가 더 빠른 문제의 하나입니다.이 문제의 확장판은 핸드폰 지구국 설치 문제와 비슷합니다(또는 VLSI 설계). 지난 20-30년 동안 통신네트워크 발전과 함께 이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아 져서 엄청 큰 graph search 문제를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수학 정리(theorem, heuristics)들이 많이 발견되었고 병렬컴퓨터를 써서 시간 단축이 가능한 기법도 개발되었습니다.


과거 인공지능 개발은 rule을 입력하는 expert system 위주였는데 학습을 추가한 neural network이 적용된 후에도 발전이 느리다가 최근 10~20년에는 graph search 문제와 결합해서 알파고와 같은 프로그램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지요. 현재는 '대상 문제의 rule을 정해 주면 빠른 시간 내에 아주 복잡한 NP-complete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추었다'라고 보면됩니다.


아직은 문제의 rule이 무엇인지 컴푸터가 알아 듣게 하는 것은 사람의 역할 입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다른 인공지능을 개발할 능력(문제의 rule을 도출)을 가지는 상태를 (technological) singularity (또는 (기술) 특이점)라고 부르며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지요. wikipedia에서 singularity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위의 자문 내용을 저는 충분히 이해했는데, 그 과정에서 위키백과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먼저 사용된 전문용어에 대해 이해해야 하니, 제가 검색한 내용을 글박스로 옮겼습니다. 최종적인 설명은 그 다음에 하겠습니다. 





다항 시간(多項時間)은 어떠한 문제를 계산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 m(n)이 문제의 크기 n 다항식 함수보다 크지 않은 것을 가리킨다. 대문자 O 표기법을 사용하면 m(n) = O(nk)이 된다. 여기서 k는 문제에 따라 다른 상수 값이다. 일반적으로 입력 길이의 다항 시간이 걸리는 경우를 '빠른', 혹은 '다루기 쉬운'(tractable) 경우라고 표

한다. 반대로 다항 시간보다 오래 걸리는 경우를 초다항 시간(超多項時間)으로 부르며, 이 경우는 '다루기 

든'(intractable) 경우로 표현한다. 초다항 시간에 속하는 예로는 지수 시간이 있다. 결정론적 튜링 기계로 다

항 시간에 풀 수 있는 판정 문제 복잡도 종류 P이다. 다항 시간에 답이 맞는지 틀린지를 검사할 수 있는 판

정 문제의 복잡도 종류는 NP다. 다시 말하면, NP는 비결정론적 튜링 기계로 다항 시간에 풀 수 있는 판정 문

의 복잡도 종류이다.


다항 시간은 바둑처럼 경우의 수가 많은 문제를 계산할 때 걸리는 시간을 말합니다. 알파고의 인공지능은 이런 다항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과정에 있으며, 학습(갈수록 고수와 바둑을 두는 것)을 통해 다항 시간은 줄어듭니다. 음성인식의 첫 번째 단계인 TTS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꾸는 것으로 해당 텍스트를 여러 번 읽으면 아나운서 수준에 이릅니다. 



가장 초보적인 음성인식이 이렇게 이루어지는데 알파고의 인공지능도 18급에서 시작해 비슷한 방식으로 최고수의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지금까지 수천만, 수억 번의 가상대국을 통해 알파고의 인공지능도 지금의 수준에 이르렀고, 다항 시간이 점점 빨라져 이세돌을 3판이나 내리 이길 수 있었습니다. 오늘 알파고의 인공지능이 이세돌을 넘지 못한 것은 학습능력이 부족함을 말해줍니다. 



물론 이세돌과의 대국을 통해 알파고의 인공지능은 한 단계 더 발전합니다. 구글의 연구자들이 미쳐 생각하지 못한 것들도 얻었을 터이고요.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에 어떤 부분을 더해야 무적의 바둑고수가 될지, 경우의 수를 어디까지 넓힐지,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깨달았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엄청난 비용(모든 방송이 실시간 중계하고 뉴스마다 떠들어댄 것은 구글이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풀었음을 뜻한다)을 들였지만 그만큼 회수할 것이 풍부해진 것입니다. 당장 딥마인드의 주가가 폭등했다고 합니다.   


 

                                                  Gragh searching 과정  




NP 비결정론적 튜링 기계(NTM)로 다항 시간 안에 풀 수 있는 판정 문제 집합으로, NP는 비결정론적 다항시간(非決定論的 多項時間, Non-deterministic Polynomial time)의 약자이다. NP에 속하는 문제는 결정론적 튜링 기계로 다항 시간에 검증이 가능하고, 그 역도 성립한다. 또한 결정론적 튜링 기계로 다항 시간 안에 풀 수 있는 문제는 비결정론적 튜링 기계로도 다항 시간 안에 풀 수 있으므로, P 집합은 NP 집합의 부분집합이다. 이때 P가 NP의 진부분집합인지, 혹은 P와 NP가 같은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이 문제는 P-NP 문제로 불린다.

NP-complete(NP-완전, NP-C, NPC)은 NP 집합에 속하는 결정문제 중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의 부분집합으로, 모든 NP 문제를 다항 시간 내에 NP-완전 문제로 환산할 수 있다. NP-완전 문제 중 하나라도 P에 속한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모든 NP 문제가 P에 속하기 때문에 P-NP 문제가 P=NP의 형태로 풀리게 된다. NP-완전 문제 중의 하나가 P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P=NP에 대한 반례가 되어 P-NP 문제는 P≠NP의 형태로 풀리게 된다.

Gragh theory(래프 이론)에서 말하는 그래프는 기하학적으로 정확한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결절점(結節點:또는 점·꼭지점)과 1쌍의 결절점을 연결하는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향(有向) 그래프에서 모든 선은 방향을 가지며, 도로망, 전기회로망, 탄화수소분자구조, 다면체의 꼭지점과 모서리·명령계통·가계도(家系圖) 등은 그래프나 유향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다. 행정지도와 관계있는 2가지 그래프 가운데 하나는 경계선을 나타내는 그래프이고, 다른 하나는 각 지역에 결절점을 찍고 경계선으로 나눈 각각 1쌍의 결절점을 연결한 그래프이다. 

1735년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옛날부터 전해오던 쾨니히스베르크 다리에 대한 수수께끼를 분석·발표했다. 이 수수께끼는 섬을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갈라져 흐르는 강에 놓인 7개의 다리를 1번씩만 건너서 모든 다리를 건너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는 이 수수께끼의 답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했고, 이 문제를 가능한 모든 회로망에 일반화시켜 오늘날의 그래프 이론과 위상기하학(位相機何學)이 나오게 되었다. 

그래프 채색이란 연결된 결절점들을 서로 다른 색으로 칠하는 방법으로서, 이 방법을 이용하여 시간표를 짤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과 교사들이 수업시간표를 짤 때 수업시간을 결절점으로 표시하고, 똑같은 교사나 학생이 그 시간에 있을 경우 두 결절점을 연결하여 색칠하면 시간표를 겹치지 않게 짤 수 있다. 이 경우 색깔은 시간표를 나타낸다.




다항 시간을 줄이는 일은 학습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바둑의 경우 경우의 수 10의 170승에 이르기 때문에 경우의 수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바닥판에 놓은 돌이 많아질수록 경우의 수가 주는 것처럼, 무한대가 나오는 맨 첫 수부터 경우의 수를 살펴볼 수 없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NP입니다. 상대의 수준에 맞춰, 수순이 이루어질 때마다 경우의 수를 최소화하면서도 최적화된 수를 찾아낼 수 있도록 다음 수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업사원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려 할 때 모든 기업과 사람이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이익을 남기려면 영업대상을 한정해야 합니다. 최소비용을 통해 최대이익을 거둘 수 있는 영업 플랜을 짜서 그에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도 수없이 많은 실수를 하게 되며, 그렇게 영업노하우가 쌓입니다. 영업의 고수가 되는 것이지요. 'salesmans travel'이 이를 말하면 그것을 인공지능에 적용한 것이 Gragh theory(그래프 이론)입니다.  



                                               VLSI가 적용된 마이크로칩



VLSI[뷔엘에스아이]는 컴퓨터 마이크로칩의 소형화 수준을 가리키는 용어로서, 하나의 마이크로칩에 수십 만개, 즉 104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LSI (large-scale integration)는 수천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있는 마이크로칩을 의미한다. 이전의, MSI (medium scale integration)는 수백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있는 마이크로칩을, 그리고 SSI (small-scale integration)는 수십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되어 있는 마이크로칩을 각각 의미하였다.



양자컴퓨터나 슈퍼컴퓨터 정도가 되면 NP의 속도가 빨라집니다. 이럴 경우 인간이 인공지능과 바둑을 둬 이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알파고의 인공지능은 병렬컴퓨터(흔히들 말하는 크라우딩 기법으로 수천 대의 컴퓨터를 하나로 묶어 슈퍼컴퓨터에 해당하는 CPU를 확보하는 것)의 역할을 대행하는 VLSI가 장착돼 있을 것이고, 그것마저도 병렬로 돼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알파고의 인공지능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계산을 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다만 다항 시간 내에 풀 수 있는 경우의 수, 즉 집합의 크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늘은 이세돌에 패했던 것입니다. 음모론적으로 보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거대한 후폭풍 때문에 구굴이 어제까지의 인공지능보다 낮은 것을 돌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아무튼 알파고의 인공지능이 NP-완전, 즉 최적의 수를 찾는 것이 이전의 어떤 인공지능보다 빨라졌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는 알파고의 인공지능을 다른 분야에 넓혀도 최고의 수준에 이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풍요롭게 하던 시절은 이미 지났음을 말해주는 것이 알파고의 인공지능입니다.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체할 거의 마지막 단계까지 이르렀습니다.



                                                   Deep neural networking                                                  


모든 인류가 걱정하는 마지막 단계는 Gragh theory(그래프 이론)를 넘어서는 것을 말하는데, 그 전에 통신사의 기지국 시스템을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신사의 기지국은 스마트폰과 기지국까지만 무선입니다. 기지국들은 유선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위성과 wipi 같은 무선랜을 이용하기 때문에 무선의 영역이 넓어졌지만 통화를 하려면 기지국(가상 기지국 포함)을 거치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보통 기지국은 동시접속자수가 한정돼 있습니다. 제가 통신사업을 할 때는 동시접속자수가 274명이었습니다. 그 이상이 동시에 접속하면 기지국이 다운돼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하나의 폰은 주변에 있는 3개의 기지국과 15초 간격으로 신호를 주고 받습니다. 동시접속이 몰렸을 때 다른 기지국으로 돌려지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동시접속을 분산해서 통화불통, 착신지연, 통화품질 등을 최상으로 제공하고자 합니다.



지금은 이런 분산을 최적화하기 위한 기하학적 수학 정리(쉽게 말하면 salesmans travel이 극대로 발전한 것, 뇌의 뉴런과 시냅스가 촘촘한 회로망을 구축해 지식과 학습, 판단의 체제를 형성하는 심층신경회로망(deep neural network)을 모방한 알고리즘이 Gragh theory(그래프 이론)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 구글의 딥마인드는 자신의 인공지능에 몬테칼로식 트리서치를 이용했다고 한다)가 사용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알파고의 인공지능이 이세돌에게 패한 것에서 보듯, 현존하는 모든 인공지능은 기술 특이점에 이르지 못한 것은 분명합니다. 기술 특이점이란 학습능력을 지닌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처럼 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궁극의 수학 정리를 말합니다. 즉, 인간이 rule를 주는 대로 작동하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rule을 정해 자기 맘대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걱정하는 세상,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하는 것입니다. 



필자는 물론, 저를 자문해준 최고의 인공지능 전문가도 기술 특이점이 출현하는 것에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벌어질 일들이란 인간이 추론할 수 있는 능력밖이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도 인공지능이 활용하는 one of them에 불과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런 세상이란, 리처드 토킨스가 《눈먼시계공》에서 주장했듯이, 인류가 지구의 마지막 지배자로 남아야 할 어떤 근거와 정당성도 없다는 것(도킨스가 신을 부정하는 근거)이 옳았다고 말하는 것이 인류가 할 수 있는 전부인 디스토피아일 수도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미국이 일본의 두 개 도시에 핵폭탄을 투하한 순간 과학기술에 적용될 수 있는 윤리학의 마지노선이 무너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인류가 '진보의 낙관론'을 앞세워 스스로의 종말를 향해 맹렬히 달려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극소수가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신자유주의 세상에서 과학기술의 폭주를 막기 위한 어떤 윤리적 기준도 제시할 수 없고, 그 끝에는 인류의 종말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만 다시 한 번 상기하는 것으로 긴 글을 끝낼까 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ω^ 2016.03.13 22:59

    좋은 글 감사히 보았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글인 것 같네요.

    눈이 빙글빙글 돕니다. @ㅁ@

    전문용어도 있고 그래서, 몇 번 다시 정독해보겠습니다.



    글 요청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최신 이슈를 이렇게 '깊이 있게' 해설 해주시는 분은 처음 보았어요.

    • 늙은도령 2016.03.14 00:21 신고

      저도 님 덕분에 공부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지식을 넓히는 일이 즐거움이어서 님의 부탁이 저로 하여금 새로운 활기를 준 것입니다.
      전문 용어와 글박스의 것들을 모조리 빼고 읽으시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6.03.14 09:17 신고

    그 알고리즘을 만드는것도 인간입니다
    결국 기계는 인간을 이길수는 없습니다
    "창의성"은 따라 갈수가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6.03.14 15:03 신고

      기술 특이점에 이르면 그때는 인간을 능가합니다.
      인간이 인공지능의 상대가 안 됩니다.
      그래서 이쯤에서 인공지능 개발을 막아야 합니다.

    • 전자공학 재학중 2016.03.14 22:14

      이쯤에서 막는 것이 가능할지 궁금합니다.
      러다이어트 운동의 재현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막는 것이 가능한지 여쭤봅니다.

    • 늙은도령 2016.03.15 00:53 신고

      이것은 러다이트와 다릅니다.
      러다이트는 일자리 문제였지만 기술 특이점이 적용된 인공지능이 나오면 인간이 필요없어집니다.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질투하고 정복하려 할 것입니다.
      인간이 필요없는 인공지능이 볼 때 인간은 원자와 분자로 구성된 물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 없이도 세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즉 인간의 씨를 아예 말려버릴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만든 창조자가 제일 무서운 적이기 때문입니다.

  3. 요원009 2016.03.14 16:30 신고

    이렇게 알고리즘이 중요한데, 정작 우리나라 대학에선 수학과 알고리즘을 등한시 해왔고, 지금도 해오고 있죠.

    많이 안타깝네요.

    • 늙은도령 2016.03.14 17:53 신고

      우리는 기본적인 것에 투자하지 않기로 유명하잖아요.
      현실과 이상을 적절히 결합해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야 하는데 이것도 형편없습니다.
      이명박이 기초과학을 박살내더니 박근혜는 '아무것도 몰라요'로 일관하니..

  4. 전자공학 재학중 2016.03.14 22:11

    오.. 전문가님께 여쭤봅니다. 교수님보다 더 시원한 강의 들었습니다.
    1. 현재 대한민국의 인공지능의 발전도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미국, 중극, 일본, 유럽에 비교해서 어떻습니까?
    2. 특이점이 아직 오지 않는 기술적 난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3. 알고리즘 내용을 보고 여쭤봅니다. 트리 구조와 뉴런 네트워크가 어떤 식으로 융합이 합니까?

    • 늙은도령 2016.03.15 00:49 신고

      1번은 제가 아는 한 많이 떨어집니다.
      우리나라는 기초과학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많이 떨어집니다.
      제가 자문을 구하는 분은 인공지능의 세계적인 대가인데 그분도 한국에서 프로그래머가 천대받는 직업을 전락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합니다.
      응용과학이 최고를 유지하려면 기초과학에 충실해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 이래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2번은 'Our Accelerating Feature' 라는 Michael M. Anissimov 의 책을 공부해야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초신경회로망은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뇌과학은 초신경회로망이 구축되는 기본원리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파악하면 기술 특이점에 이를 것입니다.
      수학의 문제이기 전에 뉴런과 시냅스의 작동원리(알고리즘)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직 인류는 뇌 이해의 초입에 있습니다.
      이것이 선행돼야 수학적 정리도 나올 수 있습니다.

      3번은 트리구조라 함은 예스와 노에 따라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3개의 조건을 동시에 풀지 못합니다. 그래픽 이론은 3개 이상의 조건을 가지기 때문에 트리구조에 비해 다차원적입니다.
      이를 테면 복소수(허수)까지 평면화하려면 그래픽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그 차이로 보시면 됩니다.
      우리가 말하는 뇌의 추론 능력은 예스와 노에 따라 넓혀지지 않는 것처럼요.
      동시다발적 연산이 가능해집니다.

      이 두 개를 하나로 묶을 수 있으면 뇌의 초신경회로망 구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추론되고 있습니다.
      입력계층, 출력계층, 은닉계층 중에서 은닉계층의 알고리즘을 제대로 파악하면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이 나오리라 봅니다.

  5. ^ω^ 2016.03.16 00:54

    네이버 뉴스 읽다가 '구글 AI `알파고` 바람 금융권도 덮친다'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금융권에 인공지능 도입은 너무 무섭네요...

    수천 수만 건의 데이터를 취합해서, 나노 초 단위로 계산해내면

    진짜 인간은 당해 낼 수 없아요...

    먼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경제 대공황 일으킬 수도 있을까봐 걱정입니다...

    • 늙은도령 2016.03.16 01:06 신고

      그것까지는 필연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기술 특이점을 돌파하면 그때는 어떤 것으로도 인공지능을 막을 수 없습니다.
      제가 구글 광고를 이용하지만 인공지능의 최종목표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6. 봉잡스 2017.03.31 01:17 신고

    검색하다 들렸는데 굉장히 유익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7. 봉잡스 2018.06.02 08:04 신고

    유익한 글입니다. 꼼꼼이 여러번 읽어보고 갑니다.



최근의 뇌과학은 기억을 두 종류로 나눕니다. 하나는 무의식에 비견될 수 있는 장기기억이고, 나머지는 의식에 비견될 수 있는 단기기억입니다. 우리가 처음 접하는 모든 것들은 뉴런과 시냅스의 작용을 통해 단기기억으로 두뇌에 저장됩니다. 단기기억을 형성한 것들이 반복되는 과정(암기와 경험의 축적 등)을 통해 쉽게 잊혀지지 않을 정도에 이르면 장기기억으로 넘어갑니다. 





장기기억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단기기억처럼 잊혀지기 일쑤이지만, 실제로는 단기와 장기기억 모두가 기억회로(뉴런이 시냅스의 도움을 받아 두뇌피질에 정착한)에 저장돼 있습니다. 어떤 계기만 주어지면 모든 기억이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퇴화 직전에 이른 신경회로라 해도 동일하게 되살아납니다. '기억이 떠오르다'라거나 '아, 생각났어'하는 것들이 이에 속합니다.



이렇게 무의식 속에나 있을 법한 기억을 되살려내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뇌가 가소성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일정 기억을 저장하고 있는 뉴런이 (다른 기억에 사용되거나 퇴화되지 않았다면) 특별한 계기에 의해 다시 활성화되는 것이 기억을 떠올리는 일입니다. 이런 두 가지 기억이 유기적으로 체제를 이루면 보다 높은 차원의 직관력이나 판단력 같은 인식 체제(스키마라고 하는데, 인공지능의 알고리즘과 비슷하다)를 형성합니다.



정치철학으로 말하면 이데올로기와 비슷한 작용을 하는 스키마는 지식과 대비했을 때 지혜나 노하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험과 지식의 상호작용이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체제(뇌의 메트릭스)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속담에 '늙은 생강이 무섭다'라는 것도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스키마가 발달한 사람들은 특정 인물의 행동과 말에서 표출되는 어떤 변화와 그 진정성에 대해 남들보다 한 차원 높은(항상 그런 것도 아니고 언제나 정확한 것도 아니지만)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알 수 없다'라는 말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에 휘둘리지 않고,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을 속마음을 꿰뚫어보는 것이라고 할까요. 마루마야 마사오의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에 나오는 '변화하는 중에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정말인지 아닌지 특정 인물의 변화에 적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과는 배치되지만. 





필자가 '나는 정동영의 변화를 믿을 수 없다'라는 글을 쓸 수 있었던 것도, 제가 지금까지 구축해온 스키마가 어느 날부터인가 급진적 진보주의자 행세를 했던 정동영의 변화에서 진정성을 읽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전에 계산된 대로 얼마든지 위장과 포장이 가능한 행동은 둘째치고, 미시간주립대(필자의 형이 이곳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에서 돌아온 그가 여기저기서 쏟아낸 발언들을 모아놓으면 그의 변화가 진실되지 않다는 것들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이 아니면 변화하는 중이라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것일 수도 있고요. 백번 양보해 변화하는 중이라고도 해도,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라도 쌓으려면 변화에 일관성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필자의 스키마는 정동영의 느닷없는 변화에서 신뢰를 줄 수 있는 어떤 일관성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급진적 진보에서 합리적 보수와 중도의 가운데에 설 수 있다는 정치철학은 안드로메다 너머의 어디에선가 온 것인가 봅니다, 트랜스포머처럼. 



아무튼 사람에 대한 판단을 최대한 늦추는 경향이 있는(신뢰의 리더십이 갖는 특성 중 하나) 문재인 전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정동영 국민의당 합류. 잘됐습니다. 구도가 간명해졌습니다. 자욱했던 먼지가 걷히고나니 누가 적통이고 중심인지 분명해졌고요"라고 말한 것에서 필자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을 흉내낸 것인지, 아니면 이순신 장군을 차용한 것인지, 그가 선언한 백의종군이 전주 덕진에 출마하는 것이라면 한 단어로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ullshit!!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P.S. 뇌의 가소성을 가장 쉽게 설명한 책은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이것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원하면 세계적인 뇌과학자들인 장디에 뱅상의 《뇌 한복판으로 떠나는 여행》과 라마찬드란의 《두뇌 실험실》이 있습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구글 비판을 하기 위해 뇌의 가소성을 다루었고, 뱅상과 라마찬드란은 뇌에 관한 것의 모든 것을 다루었습니다. 《뇌 한복판으로 떠나는 여행》과 《두뇌 실험실》은 페이지수가 장난이 아니어서, 가볍게 도전할 수 있는 책들은 아닙니다.  

 





  1. 공수래공수거 2016.02.20 08:32 신고

    돌고 돌아 그나마 당선 가능성이 보이는곳에서 출마해서
    새로운 당에서 다시 뭔가 해보려는갓으로 저는 이해됩니다^^

    • 늙은도령 2016.02.20 15:37 신고

      그가 어느 당을 선택한들 그의 선택이니 뭐라고 할 수 없지요.
      하지만 그 동안 변신이라고 하면서 급진좌파적 행태를 보여주었던 것이 또 거짓말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전 그것이 용납되지 않습니다.
      정치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약한 자들을 이용해먹은 것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2. 참교육 2016.02.20 09:46 신고

    정동영이 국민의 당입당은 저는 좋게 해석이 안 되더군요. 대선에서 패배후 뼈를 깎는 아픔으로 거듭나겠다는 자세로 살아가는 모습이 좋았는데 새누리당과 더빈주당의 중간 노선쯤 되는 국민의 당이라니... 솔직히 김종인 영입하는 더민주당이나 새누리당이나 다름 없는 국민의 당이 모두 보기 싫습니다.

    • 늙은도령 2016.02.20 15:38 신고

      정동영이 변화했다고 보여준 것들의 거짓이었다는 것이 저를 화나게 합니다.
      가장 힘에 겨운 사회적 약자들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생명만 이어갔을 분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필요없어지자 전북으로 내려간 것이고요.
      국민의당은 핑계일 뿐입니다.

  3. 耽讀 2016.02.20 10:31 신고

    자기 갈 길 갔습니다.

  4. BOW 2016.02.20 11:18

    아X발! 정동영,하필이면 국민의 당이라나....
    그건 그렇고 검증도 않된 위험인물인 전두환 따가리(김종인) 영입한다는 것 자체가....

    • 늙은도령 2016.02.20 15:46 신고

      김종인은 제멋대로 할 수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거대정당입니다.
      내부의 힘이 전열을 찾았기에 만만치 않습니다.
      김종인이 주인행세를 할 수 없음은 그가 소신처럼 말했던 발언들을 거둬들이고 당의 정강이나 당헌에 따라 움직이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친새누리 매체들의 흔들기에 넘어가면 안 됩니다.

  5. 2016.02.20 12:18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02.20 15:48 신고

      문재인의 리더십은 마지막까지 문을 열어두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닌 것으로 확정되면 무서운 힘을 보여줍니다.
      그런 것입니다.
      신뢰를 저버린 자, 사회경제적 약자를 이용해 정치생명만 늘린자, 용납할 수 없지요.

  6. catlover8 2016.02.20 12:43

    기억에 대한 앞부분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제가 '기억'이라는 개념에 관심이 많습니다. 철학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지만, 영화에서도 아주 중요한 장치이지요.

    저에게 영화를 아주 좋아한다고 하셨죠? 정말 반가운 말이였습니다. 제가 제 삶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영화(와 고양이)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체력도 떨어지고, 예전보다 열정이 좀 떨어진 것 같지만, 그래도 제가 삶의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날 때도 제 가슴을 다시 뛰게하는 것은 영화이고, 저를 철학과 만나게 한 것도 영화입니다. 그래서 전공도 영화이론과 현대철학을 한 것이구요.

    특히 트라우마와 관련한 기억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기억할 수 없는 나이인데도 너무나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들이 있고, 그러한 것들은 삶 전체에 영향을 알게 모르게 많이 끼치니까요.

    진정성에 관하여 언급하셨는데, 정동영 전 의원은 이미 참여정부때부터 자신의 행보를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한 것에 맞추어 행동을 한 사람이 아닌가요? 저는 이미 정치인이 목표를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한 것에 맞추어 계산된 행동을 하기 시작할 때 그 사람의 진정성은 거기서 끝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냉정한 판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샌더스가 존경스러운 것은 그가 재벌개혁을 외칠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가 40년이상 한결 같았다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영국에서 기회주의자 정치인중 가장 성공한 사례라 불리우는 블레어의 말로가 어떻습니가? 아무도 신뢰하지 않고, 사실 많은 국민들로부터 경멸받습니다.

    근데 이 블레어가 처음 등장했을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노선이 제 3의 길이죠. 블레어는 이 제 3의길을 외치며 노동당을 센터로 끌고 들어왔지만, 사실 블레어가 좀 더 많은 유권자들을 만나겠다는 것은 핑계일뿐 실제로 블레어가 행한 것들은 온갖 타협과 보수화 정책들이었죠. 물론 그나마 보수당보다는 나았습니다만.

    저는 정의원이 민주당이 너무 우클릭을 했다고 당을 박차고 나갔는데, 거의 보수당에 가까운 국민의당에 들어가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민주당이 우클릭을 하는 동안 정동영 의원이 단 한번도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시키고, 빈부의 차이를 해소하고, 재벌을 개혁하고, 최저임금을 올리고, 복지를 증진시켜야 한다고 좌클릭을 주장한 기억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통령으로서 정치를 할 때 타협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약소국의 리더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하지만 정치인들의 목표가 처음부터 중도층 공략이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 타협이 결국 엄밀히는 모든 부패의 시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샌더스가 방송 인터뷰에서 그랬죠. 자신의 과거의 행적을 방어하기 바쁜 힐러리를 보며, 더 나쁜 것을 막기 위하여 자신은 그 때 그렇게 투표했었다 말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 때 아무도 내 편이 없을 때도, 지금과 모든 상황이 달라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고, 모두가 나를 비난할 때도 나는 지금과 똑같이 투표했었다..

    이제 한국도 자신의 소신을 타협하지 않는 정치인이 각광받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늙은도령 2016.02.20 16:04 신고

      그럼요, 그래야 합니다.
      정동영은 재작년에 관악을에서 떨어진 후 급진좌파처럼 행동하고 발언햇습니다.
      저는, 님처럼, 그때부터 그의 변신이 또 하나의 거짓을 더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가 어디로 갈지, 어느 노선에서 다시 자신의 본성을 드러낼지 뻔하게 보이거든요.
      그는 배신만 세 번했습니다.
      머리에 든 것도 별로 없구요.
      미시간주립대에서 보여준 행태는 구역질 날 정도였다는 것은 많은 이들로부터 들었구요.
      그에게는 마키아벨리적 추문정치만 있지 어떤 일관성도 없습니다.

      님의 말처럼, 정당정치는 이념에서 출발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어떤 관점에서 정치적 사안을 다루겠다고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그래야 유권자도 지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어떤 사안이 나오면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이 가능하니까요.

      헌데 그런 정치철학이 없는 자들은, 중도라는 것이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은 그래서 정체성이 그때그때마다 다릅니다.
      정당정치가 정체성이 중요한 이유가 이런 신뢰관계를 정치인과 유권자 사이에 세워주기 때문입니다.
      정동영처럼 수시로 변하는 자에게서는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지요.
      정치를 너무 모르는 분들이 많아 그들에게는 유명세라는 것이 먹히니 정동영 같은 사이비들이 난리를 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정치의식과 수준은 너무 낮습니다.
      정치에 대해 무지하게 떠들어대지만 막상 근본적인 것으로 들어가면 제대로 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정치가 개판이 됐습니다.

      정체성이 분명해야 충돌하는 이슈가 나왔을 때 각자의 입장에서 출발해 최적의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데 정체성이 없으면 그때그때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늘려가기 유리하게 결정합니다.
      그러면 국민은 사라지지요.

      아마데우스의 마지막 장면에서 살리에르가 보여주는 극적인 반전이 없는 그냥 한결같은 배신의 연속이라면 답이 없다고 봅니다.
      정치철학을 너무 등하시합니다.
      기본이 되는 것이 없는 사상누각의 정치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모두를 살펴야 하기 때문에 진보와 보수를 아우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정치철학과 조직논리에 대한 이해가 생기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데, 오히려 대통령에게는 정체성의 잣대만 들이댑니다.
      정반대로 정치를 바라보는 것이지요.
      수없이 많은 글을 써도 그런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이젠 좌파와 우파를 구별도 못합니다.
      철학에는 중도가 없고 중용만 있다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고요.

      그런 상황에서 정치를 해야 하고 글을 써야 하니 힘들긴 힘듭니다.
      왜 선진국가들이 우리보다 정치적으로 발전했느냐를 따져보면 유권자의 차이에서 나옵니다.
      그들은 정치에 대해 많이 공부할 기회가 잇는데 우리는 드라마, 쇼, 오락을 보느라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인간의 진화가 거꾸로 간다는 말이 많은데 바보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에서 최악의 미래를 봅니다.
      어떻게 그것을 막을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7. 산이 2016.02.20 21:17

    안,김,정,천 모두 국민의당으로 모여쎄요.
    근데 제게는 이 사태가 야권분열이 아니라 적절한 분리수거처럼 느껴지네요. 허허허
    나만 그런가...

  8. 반골 2016.02.21 00:56

    라 마찬드란의 "두뇌 실험실"은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입니다!
    근데 제가 머리가 나빠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은 인간이 진정으로 인간을 이해하기 시작할때 일어난다.!

    • 늙은도령 2016.02.21 01:33 신고

      좀 어렵지요.
      초반에 외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전체를 이해하거나 초반에 너무 외우려 하지 마세요.
      그냥 다 읽고 한 번 더 읽으면 어마어마한 차이가 날 것입니다.
      뇌과학의 최고 대가의 글이니 두세 번 읽어도 충분하 가치를 가진 책입니다.

  9. jsph 2016.02.22 00:03

    며칠 전 우연히 도령님의 tistory에 들르게 되어 글들을 찬찬히 읽고 있습니다. 다방면으로 넓은 지평을 보여주시니 눈앞의 안개가 걷히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비슷한 나이에 같은 시선을 가진 분이라는 생각에 깊은 동질감을 갖기도 합니다. 제가 늘 안타까워 하는 것은 이 말도 안되는 현상들에 대해 그나마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힘이라도 모을 수 있는 멍석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가 입니다. 좋은 책들 소개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조만간에 한번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늙은도령 2016.02.22 00:43 신고

      네, 감사합니다.
      제가 어머님과 식사를 마치는 오후 3시 이후로는 시간이 됩니다.
      2~3일 전 쯤에 연락을 주시면 시간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 핸번 010 -8555 -9264입니다.

  10. 2016.02.22 06:52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02.23 03:33 신고

      괜찮습니다.
      제가 죄지은 것이 없는데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간암도 걸렸었는데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으면 되겟지요.
      님의 염려에 정말로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정규직 과보호론은 한마디로 말해 자본과 재계(오너와 경영진 및 대주주)의 입장만 반영한 편향된 주장입니다. 석유를 대체할 만한 먹거리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자본(기업)이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 정규직의 인건비(정확히는 정규직의 권리고 최후에는 노동의 권리가 될 것이다)를 최소화하는 것밖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본(기업)의 역사는 최대 이익을 거두기 위해 투자되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역사였습니다. 특히 지난 40년 동안 진행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자본(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 밖의 모든 것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었고, 최후의 장벽으로 남은 것이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입니다.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바늘공장’의 예를 들며 분업이 불러오는 생산의 확대가 자본(기업)의 이익을 최대화한다는 것이 밝혀진 이래, 포드 자동차의 자동화시스템으로 발전하면서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자본(기업)의 이익은 비례해서 늘었지만 노동자의 임금은 줄어들었습니다.



기술 발달에 따른 자동화는 노동의 질을 숙련노동에서 비숙련노동으로 만들었습니다. 노동의 질은 갈수록 떨어졌고, 이는 임금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한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었던 남성노동자가 줄어들었고, 저임금 여성‧청소년노동자가 노동현장에 투입됐습니다.





고든 레어드가 《가격파괴의 저주》에서 자세히 다루었듯, 중국처럼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는 저소득 국가들의 등장은 자본(기업)에게 저임금노동자를 무한대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외국노동자의 수입도 동일한 효과를 발휘함에 따라 임금하락과 높은 실업률은 일상화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본의 폭주를 견제하며 노동자의 권익을 지켰던 노조의 힘은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네그리가 《혁명의 만회》에서 자세히 다루었듯이 신자유주의 세력들에 의해 노조는 더 이상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없을 만큼 무력화됐고, 대형사업장 노조들은 기득권의 일부가 됐습니다.



최근에는 인간이 지닌 지적‧경험적 오류를 줄여주거나 대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발전과 이를 장착한 디지털컴퓨터가 일반화되면서 화이트칼라(전문직 포함)의 지식노동까지 위협받고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고착화됐습니다.





데이터의 저장용량을 무한대로 늘리고 있는 반도체의 발달로 빅데이터 구축이 가능해졌고, 이를 활용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발달로 수십 년의 경험으로 구축된 노하우까지 대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최고급 지식노동자까지 컴퓨터의 조작자나 보조자의 역할로 격하됐습니다.



이렇게 기업 활동의 대부분이 자동화됨에 따라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이 현실화되기에 이르렀고, 비정규직이 느는 만큼 정규직의 임금도 줄어들었습니다. 컴퓨터 클라우딩 시스템과 사물인터넷의 현실화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노동의 종말’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입니다.



니콜라스 카가 《유리감옥》에서 “GE와 애플 같은 기업들이 미국으로 일부 제조업을 다시 옮기고 있다는 소식조차 무작정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이기 힘들다. 제조업이 되돌아오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 없이도 대부분의 제조업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은 ‘고용없는 성장’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말해줍니다.





지그문트 바우만이 《액체근대》에서 자세히 다루었듯이 자본(기업)은 이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노트북과 스마트폰, 테블릿PC, 자가용비행기, 핵심인력 등만 있으면 노동에 구애받지 않고 세계화의 과실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노동이 필요했던 시절의 자본(기업)은 전설의 영역으로 사라졌습니다.



무한경쟁에 승자독식을 부추기는 신자유주의의 폭주는 비정규‧파견‧임시직에 아웃소싱까지 활성화시키는데 정치권력을 포획하는데 성공했고, 이제 자본(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남은 것은 정년과 그에 따른 임금상승이 보장되는 정규직의 자유로운 해고와 임금뿐입니다(2편에서는 반론, 3편에서는 대안을 다루겠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4.04 08:26 신고

    정책입안자나 결정권자가 한번이라도 을의 입장,비정규직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책을 세운다면 분명 달라질텐데....
    참 안타깝습니다

  2. 뉴론♥ 2015.04.04 08:36 신고

    전 비정규직도 좋아요 취직만 할수 있다면요

  3. 참교육 2015.04.04 12:42 신고

    자본주의는 영원한까?
    이 담론은 끝이 없습니다.
    결국 자본의 영원한 승자일 수밖에 없다는 채념이 약자를 더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4. 최홍대 2015.04.05 00:01 신고

    무엇이 정답일수는 없지만 적어도 국가라는 것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균등하게 돌아가야 된다는 담론에는 동의해야 될것 같아요.

  5. Aa 2017.11.09 10:40

    일반적인 헬조센의 기업의 인력중 90%가 해고도 못하는 잉여인력인걸 모르나? 미국기업들은 정규직 해고시 해고사유도 대야하는 의무가 없는 반면, 헬조센에선 고용한 후면 게으르고 무능한게 입증이 되도 해고를 못하는게 현실. 쓸모없는 인력을 해고하지 못하는 헬조센 기업들은 그만큼 경쟁성이나 변화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지고, 회사 전체의 임금도 하향 평준화되지.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데?”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삶의 희열에 빠져, 세포 하나하나마다 전달되는 에너지가 너무 충만해서 사정없이 떨리고 절제되지 음성으로 물었다. 명경지수처럼 잔잔했던 마음의 수면에 거대한 격랑이 일었고 그 파문은 공간을 건너뛰어 바다와 하늘에까지 이르러 천상의 음악처럼 넘실거렸다. 그 위로 날아다니는 것이 새인지 구름인지 천사인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이 어떤 프로그램이던 간에 동생이 원하는 그 이상으로 만들어 내리라. 나는 처음 내 힘으로 일어서 문밖으로 나서는 아이처럼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동생의 답을 기다렸다.



“형,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은 수천 년간 형성돼 그 무엇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해진 이 세상의 지배 시스템을 일거에 깨드릴 수 있는 독보적인 프로그램이야. 난 말이야, 대다수의 난장이들에게는 극소수의 지배 엘리트들이 구축한 시스템에 맞서려면 티끌 하나 끼어들지 못하는 순수 선과 궁극의 의지를 지닌 초인 같은 사람이나 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삶이 쌓이고 더해져 내일이 되는 때 묻고 얼룩진 일상에서 허덕이고 있는 사람들의 자그마한 버팀목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존재의 모든 가치가 교환 가능한 현재의 돈과 지위, 권력으로만 평가되는 이 불의하고 불모 한 시대에서 절대다수의 난장이들이 원하는 것은 평균적인 선과 보편적인 정의로 대변되고 그것으로 충분한 하루, 한 주, 한 달, 길게는 일 년 단위의 실존이, 그 초라하지만 스스로 영위할 수 있는 삶이 마지노선이 아닐까 생각해. 그들이 원하는 건 누군가 나눌 수 있는 풍족함이 아니라 평균적인 수준의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해. 그들은 선을 논하기 전에 하루를 살아야 하고, 정의를 부르짖기 전에 또 다른 하루를 버텨야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무조건 맞서라고, 연대해서 싸우라고 할 수도 없었어. 세상을 지배하는 시스템의 실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까지도 무력해지는 경험을 수없이 하면서 난 고민하고 분노하고 생각하고 모색했어. 그들의 거대한 지배 시스템에 맞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그리고 그 방법은 이미 알고 있었어. 그들과 맞서려면..”

“니가 고민하고 모색한 게 대다수의 난장이들이 지배 시스템에 맞설 수 있도록 그들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는 거냐?”



열띤 음성으로 말하는 동생의 말을 중간에서 자르고 들어간 것이 이번에도 몇 초의 시간차를 초래해 일부의 말은 뒤섞일 수밖에 없었지만, 나는 동생의 말을 끝까지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 미친 듯이 날뛰는 심장의 약동과 영혼의 떨림을 주체할 방법도 담아둘 능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맞아 형. 절대다수의 난장이들에게 버팀목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 존재하는 모든 지배적 프로그램을 아래에 두는,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생각하고 성찰하며 소통하고 연대하는, 개인적 인격의 완성을 위해 일생으로써의 삶을 창출해가는, 어떤 사이트를 드나들어도 흔적도 남지 않아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는 자들의 비밀을 낱낱이 밝혀내는, 합당하지 못한 어떤 기득권을 내세워 정치경제적 불평등을 강요할 수 없는, 그래서 내가 작성한 「디지털 묵시록」 같은 세상이 절대 도래하지 못하도록 단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줘. 이 세상에서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형밖에 없으니까.”



‘형밖에 없으니까, 형밖에 없으니까, 형밖에 없으니까.’



동생은 계속해서 자신이 생각해둔 프로그램에 대해 말해주었지만 내 뇌리 속으로는 이 말만 수없이 되풀이 됐다. 동생의 기대가 내 온 존재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동생과의 대화가 1시간 정도 더 흐르자 나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탈진하기에 이르렀다. 거의 몇 주치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된 오늘의 얘기를 마무리 짖지 않으면 나에게는 내일이 없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코의 실핏줄 압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봐서 조금만 더 대화를 나누다간 쌍코피가.. 제기랄!



“재영아, 나도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렸어. 내가 먼저 꺼낼 용기는 없었는데, 네가 용기를 내 줬으니 너무 고마워. 나 말이야, 지금 이 순간처럼 살아 있다는 것이 기쁜 적이 없었어. 내가 너에 대해 갖고 있던 부채의식을, 삶의 제약을 조금이라도 털어내고 싶었기 때문에..”

“형, 그런 말이 어딨어. 형의 삶이 내 삶이고, 내 삶이 형의 삶인데. 우리는 둘이면서 하나고 하나면서 둘이었어.”

“허허, 그런가? 우리가 둘이면서 하나였다고?”

“그럼. 형은 나의 영웅이었어. 나는 형이 없었다면 그저 평범한 놈으로 세상이 하라는 대로 하면서 살았을 거야. 세상에 대한 특별한 의식도 없이, 세상이 하라는 대로 그저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 살았을 거야. 난 형을 통해 세상의 모든 지식에 다가갈 수 있었고 세상을 보는 눈이 생겼어. 형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축복이자 영광이었어. 별로 머리가 좋지도 생각이 깊지도 않았던 나에게 형은 삶과 사회, 자연과 우주의 이치에 대해 가르쳐주었고 내 이성과 꿈의 한계를 넓혀주었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위해 노력해야 할지 알려주었어. 그것은 내가 만난 각 분야의 대가들도 결코 해줄 수 없는 일이었어. 내가 아는 한, 형은 아인슈타인과 리처드 파인만을 묶은 그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대한 과학자야. 그래서 형은 내 스승이었고 안내자였고 영혼의 동반자였으며 우상이었어. 결국 형은 나의 모든 것이었어.”



동생의 말에는 진심이 가득했고 두 눈은 맑고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나는 단 한 번도 동생 앞에서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썼고 거의 대부분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순간순간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었는데, 동생은 전혀 힘들어하지 않아서 나는 그런 균형적인 모습이, 몇 시간이고 일하고 말할 수 있는 평범한 체력이, 그 보편적인 신진대사가 너무나 부럽고 조금이라도 나눠받고 싶어 하지 않았던가? 헌데, 동생은 육체를 희생시켜 뇌만 발달하는 지랄 맞은 나의 삶이 자신의 전부였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이런 황당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헷갈렸고 어지러웠다, 체력이 고갈되어서도 그렇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동생에게 내가 그렇게 중요한 존재였다는 것에서도 그렇고. 아무튼 누워서 보는 방의 천장과 벽이 빙글빙글 돌았다, 나미의 노래처럼.



“야, 너무 비행기 태우는 것 아니야? 너무 어지러워 속이 다 울렁거린다. 미치도록 피곤하고. 아이고 힘들어!”



나는 그렇게 너무나 많은 에너지의 사용을 간접적인 방법으로 전달했는데 동생은 아직도 못다 한 말이 있는지 빠르게 몇 마디를 더했다. 동생으로써는 이런 얘기를 다시 꺼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리라. 한 번 작심하면 반드시 하고야 마는 동생의 고집을 생각한다면 더욱 더 그렇고.



“형이 2년 전부터 유난히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뇌과학, 생명과학, 정보물리학, 열역학, 양자역학, 컴퓨터공학, 전자공학에 대한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을 때, 형이 뭔가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한 것을 연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나의 고민이 그때부터 시작된 거야. 특히 지난 1년간은 내가 보기에 형이 너무 힘들어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의욕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느껴졌거든. 그래서 뭔가 어마어마한 것이 나오겠구나,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 과정에서 나도 힘들게 용기를 낼 수 있었어. 어차피 형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면, 차라리 내가 고민했던 것을 말해주어서, 형이 만들어낸 프로그램으로 이놈의 세상을 뿌리부터 뒤집어 버리고 싶었어. 너무 허황된 생각이라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상당히 조심스러웠지만 말이야. 하지만 난 어느 정도 확신했어. 지금의 형이라면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던 거지. 그리고 마침내 오늘 용기를 낼 수 있게 된 거야.”



말을 마친 동생이 한껏 고양된 표정과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동생은 분명 나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고맙게도, 너무나 고맙게도 나라는 놈이 동생에게는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어차피 한 번은 죽을 것, 이왕이면 날 끌어들여 화끈하게 한 판 사고나 치자, 뭐 그런 생각이구나, 너? 맞지 내 말이?”

“맞아, 형. 한 번 화끈하게 사고 치자는 거야! 그리고.. 미안해. 너무 너무.”



동생도 자신의 부탁이 무엇을 뜻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안함 마음을 가누지 못하는 것 같았다. 평생을 부모처럼 돌봐주었으면서도 단 한 번의 부탁을 하면서(그게 좀 엄청나기는 하다) 죄인처럼 괴로워하는 동생이 나는 오히려 가슴이 저리고 아팠다. 나는 이렇게 기쁘고 희열에 넘쳐 있건만.



“됐어, 재영아. 네가 부탁한 프로그램이라면 내 목숨이 조금도 아깝지 않아. 내가 그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면 나는 너 때문에 지구상에 존재했던 과학자 중에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기억될 수 있을 테니까. 좋아, 한 번 사고 쳐 보자!”

“OK이야? 정말로?”

“당근이지! 싸나이 한 번 말한 것, 하늘이 무너져도 지켜야지. 안 그래, 재영아?”

“그럼, 그래야지. 그래야 형이고 나 아니겠어?”

“하하하. 그래, 그게 우리 형제지. 재영아, 나 반드시 니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낼게. 얼마나 걸릴지 확답할 수 없지만 믿고 기다려봐. 사실 내가 준비해온 것도 있으니, 조금만 수정하면 이른 시간 안에 가능할 수도 있으니까.”

“정말이야? 역시 형도 뭔가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있었구나. 내 그럴 줄 알았어. 좋았어! 그럼 형, 그 역사적인 날을 위해 서로 최선을 다하자. 파이팅 김재우!”

“허허, 녀석도..”



동생에 대한 덜어낼 수 없는 고마움을 담은 나의 진심 어린 격려와, 어쩌면 자신의 부탁 때문에 평생을 죄책감 속에 살아갈지도 모를 동생의 안타까운 격려가 함께 어우러지자 그것은 마치 영화 ‘미션’에서 원주민들이 산상에서 불렀던 장엄한 노래와 비슷한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그 비장한 아름다움에 아무 생각 없이 우리 집으로 들어오려던 달빛이 화들짝 놀라 형광등 불빛처럼 창백한 표정을 지었다. 동생은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무려 51분이나) 계속됐지만 나에게 그것은 월드컵 결승전 후반(인저리 타임, 6분이 포함돼 있다. 그래서 51분이다)을 마음껏 뛰어다닌 일종의 해방구였다. 살아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천상의 선물이었고 끈질기게 나를 따라와 괴롭히는 불균형한 일상과의 결연을 의미했다. 



물론 더 이상 동생의 얘기를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탈진해 깊은 잠 속에 빠져 들어가기 전까지 나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전율과 흥분에 너무나 행복해 눈물이 흘러내릴 정도였다(연신 해댔던 하품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 기절하듯 순식간에 잠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꿈 없는 잠이 무려 28시간이나 계속됐다. 헌데 에너지 고갈이 장난이 아니어서 잠의 깊이가 너무나 깊고 달콤했는지, 누군가 나를 부르는 작고 조심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마치 아스라이 먼 곳에서 누군가 나를 애타게 찾는 그런 느낌의 소리가 나의 미약한 청각을, 앙상한 어깨를, 약동하는 영혼을 흔드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기적이 어제처럼 연이어 일어났다.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하나의 프로그램.”

“하나의 프로그램?”

“응, 하나의 프로그램. 너무나 완벽해 그 어떤 것도 상대가 되지 않는, 그런 단 하나의 프로그램!”



동생이 단호하게 말했다. 잠시 나의 반응을 기다리던 동생이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 달아오른 나의 상태를 확인하자마자 서둘러 호주머니 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펴기 쉽게 접은 세 장의 A4용지였다. 동생은 내 눈앞에 그 용지를 펼쳐보였다. 동생은 점점 시력이 떨어지는 내 상태를 고려해 문자 크기를 13 정도로 한 것 같았다.



“형, 먼저 이것을 읽어봐.”



나는 동생이 펼친 종이에 적혀 있는 내용을 차례로 읽어나갔다. 「디지털 묵시록」이란 제목 하에 적혀 있는 내용이란 디지털 세계에 대한 암울하기 짝이 없는 그의 생각이었다. 특히 동생은 방송 환경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완전 전환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표명하곤 했었다. 동생은 디지털 기술에 내재된 표피적이고 파편적이어서 필연적으로 제어에 유리한 본질적 성향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동생의 생각이 이 정도까지 부정적인지는 알지 못했다. 고막을 울리는 소리는 이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함성으로 커졌고 심장박동은 무려 평균적인 사람의 1/3에 해당할 만큼 빨라졌다. 나로서는 치명적인 고혈압 상태로 접어들기 직전의 위험한 상황이었다.



『과학과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만들어낸 총화이자 정수인, 스크린(TV, PC, 노트북, 스마트폰, 테블릿PC)을 보거나 접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린 나이란 없다. 스크린 하나 없이 살아야 할 만큼 열악한 가난과 절대적 빈곤도 없다. 스크린의 누적적이고 지속적인 메시지에 길들여지지 않는 생각이나 인식도 없다. 스크린이 담지 못하는 사실이나 사건, 현상과 환상도 없다. 스크린에 올리지 못할 사소한 일상이란 없고 업데이트 돼 수정되지 않는 지식과 이상도 없다. 스크린에 영향 받지 않는 단절된 시간이나 조각나지 않는 공간이란 없다. 스크린에 의해 변형되어 왜곡되지 않는 역사나 문화도 없다.



우리는 스크린을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평가하며 상상하고 집착한다. 각자의 감정을 저장하고 반응을 공유하며, 개개의 경험을 링크하고 비슷한 생각을 검색하며, 편집된 주장을 전송하거나 수신 받는다. 우리는 세상이 더 과학적이 될수록 생각은 더 편협해지고 반응은 더 기계적으로 변하고 있다. 추상적 사고가 무의식적 반응과 행위에 갇혀 있는 동안 끊임없이 마음을 사로잡는 디지털 유혹만을 유령처럼 찾아다닌다. 거실과 식탁에서도, 길을 걷거나 운전하면서도, 버스와 지하철, 고속전철과 비행기 안에서도, 일을 하거나 대화하면서도, 신에게 죄를 고백하거나 사랑을 나누면서도 우리는 스크린에 앞에서 점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류 역사의 모든 것을 담겠다는 디지털 스크린은 거대한 쌍방향의 네트워크이자 만능의 검색엔진으로 무장한 광고의 제국이다. 모든 감각과 환상, 접촉이 배제된 디지털 사정과 오르가슴의 경연장이자 소프트 파워에 대한 승자독식의 유토피아다. 스크린이 전달하는 일체의 메시지가 사실이며 실재이고 믿음이니, 이는 곧 21세기의 복음이자 전체주의의 창시자 플라톤의 환생이다. 따라서 스크린 자체가 모든 변화를 부정하면서도 끊임없이 움직이는 국가이며 사회이고 가족이며 나 자신이다. 우리는 단지 기쁨과 슬픔, 분노와 열정, 사랑과 이별, 탄생과 죽음을 업로드 하거나 다운로드 하기만 하면 된다. 스크린 안에서의 존재란 욕망의 투영이며 상징이고, 실존이란 배설의 터치이며 감각의 클릭이다.



스크린에 종속된 오감은 욕구를 충족할수록 예민해지고, 신경은 정보를 전달할수록 날카로워지며, 근육과 관절은 명령을 실행할수록 경직되어간다. 예민해진 감각은 신경을 건너 띠려 하고, 날카로워진 신경은 근육과 관절에서 자유로워지려 하며, 경직된 근육과 관절은 감각과 신경을 행위의 원천에서 배제하려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수십억 년에 걸친 누적적 자연선택이 이룩한 진화의 정수인 뇌의 기능마저 저하돼 서서히 스크린에 의해 정복돼 개개인의 생각과 감정, 기억과 인격마저 디지털 정보의 누적적 결정체인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다.



스크린 세계의 첫 세대에서 그 다음 세대로 전해진 이기적 유전자가 스크린 안에서 일어나는 타인의 경험과 생각에 연결된 각자의 경험과 생각이 실제 환경과 혼동을 일으키면, 이는 기억의 혼돈으로 이어져 뇌의 퇴행을 초래한다. 이런 기억 작업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뇌의 가소성에 의해서 기억이 장기적 기억으로 강화될 때마다 이 강화돼 해부학적 변화에 이르게 되면 이는 곧 관련 유전자에 기록된다. 이렇게 변형된 유전자가 복사돼 후대에 전달되고 각 세대의 스크린 경험이 축적되면 인간의 뇌는 지금까지의 진화의 과정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를 띠게 될 것이다. 신경회로를 형성해 다양한 사고와 개인적 경험에 의한 기억을 저장하는 유전자마저 즉각적이고 표피적인 작업 기억만 강화시키게 되면 마침내 인간은 사물과 현상을 이해하는 그 지겨운 사고의 수고에서 해방되리라. 인간 진화의 정수이며 미래의 개척자인 뇌도 신경세포인 뉴런과 시냅스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기ㆍ화학적 반응의 복잡한 과정에 드는 수많은 에너지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통합적 인지과정에서 벗어나 궁극적으로는 말초적 자극에만 반응하리라.



따라서 스크린에 연결되지 않는 자, 최후의 타인으로 남아 소외되고 잊혀 저 스스로 소멸되리라. 보는 것이 곧 믿는 것이니, 스크린을 통해 맛과 냄새와 은밀한 촉감까지 전달되는 날에 인류는 디지털 세계에서 완전한 통일을 이루리라. 그 질긴 인류의 염원이 실현되는 그날을 위해 우리는 리모트컨트롤이 만들어내는 분열되고 단절된 환상의 감옥에서 한껏 자유로우며, 정보의 바다를 마음껏 유영하고, 빛의 속도로 이어지는 디지털 네트워크의 이곳저곳에 분산된 나의 일부를 배설물처럼 남기면 된다. 타인과의 깊은 접촉은 그 자체로 범죄이니 공기처럼 자유롭고 물처럼 흘러서는 전자처럼 쾌속 질주할 일이니, 우리는 자아를 분열하고 해체하면서 전체의 조각으로써 통합된 하나의 그림으로 합쳐질 것이다. 삶의 모든 것이 메시지와 이미지의 홍수와 휩쓸려 파편화되고 종교와 정치, 사회적 가치마저 상징화되면 삶과 메시지와 이미지는 삼위일체의 성역으로 들어선다.



이런 신화 창조를 앞당기기 위해 우리는 언제나 온라인을 유지하고 각종 알림 기능과 노출과 관음적 본능, 폭력적 성향에 충실할 일이다. 서로 교감하는 자에겐 무한의 쾌락이 주어질 것이니, 모든 메시지와 이미지에 부착된 링크를 따라 이동하고 가상의 버튼과 아이콘을 누르고 광고를 클릭하라.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전해주리니, 광고의 노출과 팝업의 습격에 진심으로 감사해야 할 일이다. 약간의 피로와 산만함에 따르는 에너지 손실은 최소의 생각으로 최대의 쾌락을 얻는 기회비용이니, 이는 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추구하는 상업적 정신의 정화이자 영원불멸의 진리이다. 무료로 주어지는 것에 복종과 권력이 교차하니, 최첨단 디지털 영상과 무한대의 하이퍼텍스트와 멀티태스킹의 영광은 지속 가능한 유일한 영역에 들리라.



이제 단순하여 즐겁지 아니한 것은 생존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깊은 사유와 차가운 성찰이 떠난 자리에 표피적 재미와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오락이 들어서리니, 인류의 모든 유산이 한낱 재밋거리로 전락하거나 퇴행된 신화로 부활하리라. 상식과 이성이란 먼지 가득한 박물관 창고나 공동묘지에 묻힐 것이며, 파편적 재미가 만물의 척도에 오르리니, 오직 개념 있고 쿨 한 것들만 번성하리라. 그리하여 세상 자체가 오락이 되는 날, 스크린 앞에 새로운 것도 영원한 것도 존재하지 못하리라. 오직 스크린만이 비선형적 진화의 끝에 이를 것이며, 디지털 통로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천사와 악마처럼 좌우에 거느린 채, 불멸의 권좌에 오를 것이다. 그렇게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들을 지배하여 영속하리라.



생각하는 자, 지워질 것이다.

의심하는 자, 삭제될 것이다.

판단하는 자, 차단될 것이다.

분노하는 자, 퇴출될 것이다.

거부하는 자, 폐쇄될 것이다.

도전하는 자, 해체될 것이다.

투쟁하는 자, 폐기될 것이다.



비약하라, 생각의 연쇄와 사고의 비선형적 통합에서 나오는 성찰을.

벗어나라, 삶의 다양한 기억과 경험의 차이가 주는 번뇌와 소외에서.

생략하라, 이성과 경험을 통해 싹을 틔워 성찰과 창의에 의해 꽃을 피우는 과정의 수고를.

만끽하라, 우연이나 기회의 차별이 가져다 준 달콤한 결실과 비교 우위의 카타르시스를.

반복하라, 위의 4가지 정언 명령이 요구하는 것들이 나와 세상을 대체하는 그날까지.』



나는 수려한 문장으로 디지털 세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일방적일 만큼 암울하고 부정적이게 그려낸 동생의 글을 읽고 나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뇌와 육체에 제공되는 에너지의 불균형 때문에 일반적 삶을 거의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 나는, 인간과 세상과 우주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서만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디지털 세계만이 삶의 전부라 해도 과하지 않았고 동생은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지 않는가? 헌데 그런 동생이, 나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의 목숨도 내놓을 동생이 디지털 세계에 대한 비관으로 가득한 글을 나에게 보여주면서 자신을 위해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니, 어찌 이를 조금이라도 상상이나 했겠는가? 게다가 동생의 정확한 의도를 알지 못하는데 뭐라고 답할 수 있겠는가? 



동생의 의도를 알 수 없었기에 고막을 찢을 듯 맹렬한 기세로 울려대던 소리는 크게 줄어들었다. 나는 한참 동안이나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동생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디지털 묵시록」의 내용을 몇 번이고 떠올렸다. 어차피 한 번 읽었으니 다 기억 속에 저장됐고, 그것을 검색하는 시간이 순식간에 이뤄지니, 이를 잘 알고 있는 동생이 뭔가 말을 꺼낼 것이었다. 난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동생의 의도를 굳이 파악하려고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도 없었다. 그래도 심장은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빨리 뛰었다. 물론 거의 20년 동안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에 터질 듯이 뛰는 지금의 심장박동이 평균적인 속도인지, 그것보다 빠른지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었지만.



“형, 니콜라스 카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걱정한 것처럼 나도 디지털 세계의 미래를 결코 밝게 보지는 않아. 언젠가 형이 말했잖아, 컴퓨터와 인터넷이 너무 허접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온갖 바이러스와 악성프로그램이 범람하고 해킹이 누워서 떡먹기 식으로 쉬운 거라고. 따라서 빅데이터와 데이터 마이닝, 인식 알고리즘 등을 통해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디지털 세계의 절대 강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말하며 그 알고리즘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설명해줬잖아.”



그랬다. 15세 이후로 디지털 세상에서만 시간을 보내던 나는 시도 없이 찾아오는 컴퓨터 바이러스와 악성코드, 해킹 등에 극도로 성질이 나 아예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는 한 마디로 ‘헐!’ 두 마디로 하면 ‘헐, 어이없음!’이었다. 컴퓨터는 정보물리학적 개념은 거의 고려하지 않은 채, 내장된 펌웨어와 반도체를 포함해 전기전자와 기계공학적 측면만 강조한 디지털 장난감이었다. MS의 브라우저를 포함해 각종 소프트웨어들도 오류가 많았고 작동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다른 프로그램들과 충돌도 심했으며, 쉽게 해킹에 노출되는 병폐를 갖고 있는 코드들의 범벅이었다. 쉽게 얘기하면 컴퓨터라고 하는 것이 제조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량생산에 적합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고장이 잘 나도록 만들어진 지독히 상업적인 제품에 불과했다. 



인터넷은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 그것은 처음부터 통제의 편리성을 위해 미국의 국방부에서 뚝딱뚝딱 만든 것이었기에 실로 조잡하기 그지없었다. 내가 느낀 그때의 실망감이란 어떤 말로도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그 허망함에 컴퓨터과 인터넷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던 어린 동생을 붙들고 얼마나 많은 분노와 실망을 표하고 온갖 설레발을 떨었던가. 어쩌면 디지털 세상에 대한 동생의 부정적 생각이 그때 시작됐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형이 형 컴퓨터는 물론 내 노트북까지 슈퍼컴으로 만들어주었잖아. 그것도 공부를 시작한지 6개월 만에.”



그것도 그랬다. 나는 그저 실망만 하고 있을 수 없어 내 컴퓨터와 동생의 노트북을 압도적인 능력을 보유한 슈퍼 디지털기기로 바꿔버렸다. 내 PC와 동생의 노트북을 슈퍼컴으로 만들기 위해 나는 정보물리학 이론들을 이용해 모든 연산이 동시 다발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산기능을 병렬화시킨 블랙박스 펌웨어를 만들어 기존의 것을 대체했다. 아울러 프로그램 코드의 형태도 개방형(어떤 혈액형에도 개방된 O형처럼)으로 만들어 새로운 보조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때도 구성코드 간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공지능형 방식을 차용했다. 그 때문에 하드 디스크 용량에 상관없이 수많은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었으며, 온갖 연산을 위한 데이터의 입력과 출력에서 최소한의 에너지만 사용되도록 만들었다. 내 컴퓨터는 조립품이었고 동생의 노트북은 최소 용량의 제품이었지만 연산능력과 속도 면에서 빛의 속도를 방불케 했다. 어떤 동영상도, 멀티태스킹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이쯤 되면 디지털 세상에 대한 동생의 부정적 생각이 더욱 강화됐을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었잖아? 형이 모든 바이러스와 악성코드를 치료할 수 있는 슈퍼 바이러스 백신도 만들었잖아. 요건 조금 시간이 덜 걸려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잖아?”



아, 그래! 그것도 또 그랬다. 본질적으로 컴퓨터 바이러스와 악성코드는 기본적인 코드의 변형임으로 모든 변종 코드를 양자 에뮬레이터 블랙박스로 자동 연결시켜 내가 만든 펌웨어와 코드 배열이 다른 것들을 자동 삭제하는 기능만 첨가하면 만사 OK였다. 심지어 바이러스와 악성코드의 성지인 포르노 영상이나 스팸메일이라도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물론 컴퓨터에 가해지는 물리적 한계까지 막을 수는 없었지만 그것까지야 어찌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아무튼 컴퓨터 내의 프로그램들이 모두 하나의 코드 방식만 취하게 하고 변종은 양자 에뮬레이터 블랙박스로 보내면 어떤 바이러스나 악성코드가 덤벼들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디지털 세상에 대한 동생의 비관적인 전망은 나 때문인 게 분명했다.



“그때부터 나는 한 가지 생각을 키워나갔어. 그것은 어쩌면 실현 불가능할 지도 모르는 생각이었지만 나는 생각의 형태가 구체화될 수 있도록 일단 나부터 변화시켜 나갔어. 어떤 물리적 한계에 부딪쳐도 버텨낼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만드는 것이 그 처음이었어. 다음은 지적 능력을 형의 발꿈치 정도라도 따라가기 위해 전력을 다해 공부하는 것이었어. 내가 부모님이 남겨 주신 책들을 형에게 읽어주기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었어.”



동생은 잠시 말을 끊고 나를 살폈다. 내가 「디지털 묵시록」이란 자신의 글과 실로 충격적인 말(당시 나는 동생의 말에 심한 충격을 받아 아무 말도 못하는 상태였다)에 어떤 의견을 표하리라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충격 속에서도 동생의 생각을 더 들어야만 했다. 디지털 세상에 대한 동생의 전망이 너무나 절망적이고 암울한 것이 나 때문이라고 해도 나에게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 것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였다니 나는 섣불리 답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동생이 나를 자극하기 위해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로서는 쉽게 떨쳐낼 수 있는 미증유의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먼저 형한테 너무 많이 미안하고 형이 지금 얼마나 혼란스러울 지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지만 나는 말이야 형, 사람들이 갈수록 단편적이고 이기적이며 천박해지는 것을 볼 때마다, 사람 간의 관계가 갈수록 가벼워지고 계산적이며 물질적 이해관계로 좁아질 때마다, 나 같은 젊은이들이 갈수록 무력해지고 당장의 편의와 이익에만 매달리도록 세상이 그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갈 때마다, 그에 굴복한 대학생들이 자신만 살자고 죽도록 스펙 경쟁에 매달리거나, 스스로 부딪쳐 인생의 답을 찾거나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그들의 마음을 보듬고 불만을 들어줄 몇몇 멘토에 열광하는 것을 볼 때마다, 심지어 그들의 강의를 따라다니며 자신의 힘겨운 처지를 들어달라고, 조금이라도 좋으니 공감해달라고 애원하고 울부짖어도 그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기득권들의 행태를 볼 때마다, 분명 시스템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 굴복하거나 길들여지는 나약함과 패배의식 외에는 살아갈 방법이 없는, 그래서 불의함과 불평등이 만연해가는 이 땅에서 수많은 약자들이 벼랑 끝까지 밀려나는 것을 볼 때마다 참을 수 없는 분노와 갈수록 가벼워지는 존재의 허망함을 느끼곤 해. 지배 시스템이 이런데, 세상에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청춘이니까 아픈 것이 아니라 사람이니까 아픈 것인데, 그들이 하루하루의 삶에 휘둘려 세상의 잘못을 직시하지 못하게, 연대해 싸워보지도 못하게 만든 지배 시스템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나는 수없이 공부하고 생각했어. 그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백방으로 찾아보고 전문가와 재야 지식인까지 모두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어. 근데 말이야 형, 사실 나는 그에 대한 답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 형과 내가 함께 읽은 책 속에도, 내가 세상에 나가 부딪치는 사건들 속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의 하소연 속에서도, 무엇보다도 형의 삶 속에도 그에 대한 답은 들어 있었어. 난 단지..”



거침없이 열정을 토해내던 동생이 갑자기 말끝을 흐렸다. 그것은 쉽게 꺼낼 수 없는 얘기라는 뜻이었고 따라서 나의 호응이 필요하다고 것이었다. 나는 그런 동생의 요청을 거부할 이유와 어떤 당위도 갖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아니 오히려 나는 이런 순간이 오기를 기다렸는지도 몰랐다.



“단지 뭐?”



난 거대한 운명의 끈을 움켜쥐었다, 추호도 망설이지 않고.



“난 단지 용감하지 못했던 거야. 그들을 비판하면서도 나 또한 진정으로 용기내지 못했던 거야.”

“네가 용감하지 못했다고?”

“응, 난 용감하지 못했어.”



동생이 내 눈을 뚫어져라 직시하며 말했다. 동생은 절대 내 눈을 똑바로 바로보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이 나의 동생이라는 입장에서 단 한 발도 벗어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그것에 아무런 의견도 제시할 수 없는 나의 두려움과 안타까움이었고, 서로 간에 누구도 먼저 넘지 못할 태생의 원죄 같은 우리 형제의 슬픔이자 한계였다. 헌데, 그런 동생이 내 두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나는 동생의 눈빛에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다.



“어떤 면에서 용감하지 못했니?”

“모든 면에서. 특히 형에 대해 가장 많이.”



동생이 나의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말을 했다.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이었다. 무엇이던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던 영혼의 수면 위로 거대한 바람 한 점이 스쳐갔다. 그에 따라 한 점에서 출발해 밖으로 점점 멀어지는 잔물결의 진동처럼 나는 격렬하게 떨리는 마음을 억제하기 힘들었다.



“말해봐!”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동생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어차피 오래 전에 왔어야 할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순간을 늦춰준 것에 대해 동생에 감사해야 할 뿐, 어찌 한 마디라도 토를 달 수 있겠는가? 헌데, 뭔가 이상했다. 맑고 깊은 동생의 눈빛이 다른 가능성을, 의외의 내용을 말하고 있었다. 분명 그것은 나만의 바람만이 아니었다. 나는 조금 더 살고 싶었고, 적어도 한 가지 면에서는 조금 더 살아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



‘허면, 앞서 말한 하나의 프로그램?’

“형도 이제는 알겠지만,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보다, 아니 이 세상의 어떤 프로그램도 따라올 수 없는 그런 단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줘. 형이라면 가능하니까. 지금의 형이라면.”



그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면 충분했다.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렸던가. 동생이 나에게 홀로 지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삶의 짐을 조금이라도 나눠지자고 부탁하기를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던가. 동생이 나에게 용감하지 못했던 것은 나를 하루라도 더 살 수 있게 해주느라 나에게 부탁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었던 바로 그것에 있었다. 결국 그 부탁은 나를 죽음에 보다 빠르게 인도할 것이고, 그것은 나의 생존을 삶의 목적으로 스스로 자리매김한 동생으로써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 전부를 부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쉽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는 그런 종류의 부탁이 아니었다. 그래서 동생에게는 필생의 용기가 필요했던 것이고 나는 이 순간을 애타게 기다렸던 것이다. 동생은 그렇게 나에게 좀 더 살아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밖에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버러지 같은 내 삶에 그 이상일 수 없는 최상의 보상을 마련해준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죽기 전에 반드시 끝내야 할 일과 일맥상통했다. 물론 둘의 생각이 얼마나 일맥상통하는지를 알려면 동생의 얘기를 좀 더 들어볼 필요가 있었지만, 어찌 고맙고 기꺼운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컴퓨터는 0과 1이라는 단 두 개의 비트를 이용해 인공지능이라는 추론과 사고의 영역까지 넘볼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의 최종 목표인 인공지능에 대한 초기 연구는 1940년대 현대적인 디지털 컴퓨터가 개발되면서 시작됐다. 당시의 연구가들은 인간의 두뇌처럼 연상과 추론이라는 생각하는 과정을 자동화하는 인공지능의 개발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초기 연구가들은 인간의 능력보다 수만 수십만 배 빠른 계산의 끝에는 인간의 두뇌가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논리적 추론, 의미의 발견, 일반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의 학습 등과 같은 주로 인간의 고도의 지적 처리 특성과 관계된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논리학자들과 수학자들에 의해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정리증명(theorem proving)이나, 서양의 바둑인 체스 게임을 알고리즘의 모델로 채택했다.



                                                                       


이를 테면 0과 1의 비트에 논리적 연산과정의 흐름을 계속할 수 있는 yes와, 다시 처음이나 전 단계로 가는 no를 부여해 숱한 시행착오를 반복한 끝에 가장 좋은 답이나 확률적으로 가장 높은 해답에 이를 때까지 주어진 질문을 발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취한다. 주어진 조건(인간의 경우 기억을 구성하는 언어가 핵심이다)에서 다음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빛의 속도로 검토한 뒤 최적의 해답을 찾아가는 알고리즘이 인공지능의 바탕을 이룬다.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컴퓨터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렬방식이나 주어진 순서대로 계산한다. 별개의 입력회로가 데이터를 각각의 기억장치에 저장한 후, 한 번에 하나씩 중앙처리장치로 전달된 정보를 처리하면, 그 결과가 외부 출력장치에 의해 출력된다. 이런 직렬방식의 계산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 계산을 해나기 때문에 인간보다 빠른 계산은 가능하나, 인간의 감정처럼 수시로 변할 수 있는 것들은 처리할 수 없다.



인간의 사고능력은 과거의 기억(주로 의식에 해당하며 보통 단어와 문장의 형태, 즉 언어로 상상한다. 우리가 침대를 떠올릴 때 침대라는 명사가 없이 침대를 떠올릴 수 없는 것과 같다.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에는 이름이 붙어 있기 때문에 기억이라는 것은 장면을 떠올린다 해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면 개개의 것들에 이름이 부여돼야 한다)을 기반으로 수많은 연상과 추론과정을 통한 일반화와 의미의 추론을 동시에 처리하는 인간의 사고능력을 재현할 수 없다.



이래서 나온 것이 모든 경우의 수를 빛의 속도로 계산할 수 있는 병렬처리방식이다. 대당 수백억에 달하는 슈퍼컴퓨터들은 주어진 문제를 여러 개의 CPU로 발생 가능한 경우의 수를 동시에 처리·종합해 최적의 해답을 찾아가는 병렬처리방식을 채택했다. CERN에서 근무할 당시 w입자(보손)를 처음 발견한 한스 그라스만의 《모든 이들을 위한 물리학》을 보면 병렬처리방식의 알고리즘이 자세히 나와 있는데, 이를 옮길 수 없어 위키백과에 나온 내용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핵심은 컴퓨터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리는 병렬처리방식을 도입하면 일반용 디지털 컴퓨터보다 엄청나게 빠른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전자공학 분야, 그중에서도 초고밀도 집적회로(VLSI) 분야에서와 프로그래밍 분야에서의 큰 진전으로 특히 일본과 미국에서의 인공지능 연구에 대한 노력이 증대되었다. 많은 연구가들은 고밀도 집적회로 기술이 진정한 의미의 지능형 기계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들은 그런 지능형 컴퓨터는 오직 병렬처리를 할 수 있는 내부구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데, 여기서 병렬처리란 수백만 개의 중앙처리장치(CPU)·기억장치·입출력장치가 1개의 작은 실리콘 칩 안에 들어가 있는 집적회로를 여러 개 사용하여 기억·논리·제어 등과 같은 몇 개의 독립된 것을 말한다. 



기상변화를 예측하고 핵발전을 제어하는데 사용되는 슈퍼컴퓨터들이 이런 병렬처리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개인용 컴퓨터는 중앙처리장치와 기억장치, 입출력장치의 한계용량(가격을 결정한다) 때문에 병렬처리방식을 채택할 수 없다. 물론 한스 그라시만의 책을 보면 소니의 플레이테이션3의 알고리즘을 다운받으면 개인용 컴퓨터도 슈퍼컴퓨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2012년에 캐나다에서 이미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양자컴퓨터(대당 120억원 정도)가 개발돼 보편화되면 모든 컴퓨터가 슈퍼컴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보편화란 대당 가격이 200~300만원 이하를 뜻한다고 보면 된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구글의 경우 클라우딩 시스템(수많은 컴퓨터를 연동해 하나의 데이터 저장장치처럼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CERN에서 일반인 컴퓨터의 여유 용량을 묶어 천체관측에 활용하기도 한다)을 사용한다. 



중고 컴퓨터로 가득 찬 구글의 데이터센터라는 것이 이를 말하며 애플이나 삼성전자, 이통사들도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서버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인공지능의 연구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다음과 같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었다. 수만에서 수십만에 이르는 좀비PC를 이용하는 디도스 공격이 클라우딩 시스템을 이용해 데이터센터(서버)를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1980년부터 본격화된) 디지털 컴퓨터나 컴퓨터가 제어하는 로봇 장치가 논리적 추론, 의미의 발견, 일반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의 학습 등과 같은 주로 인간의 고도의 지적 처리 특성과 관계된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컴퓨터 알고리즘인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는 실제로 유용한 몇 개의 업적을 남겼는데 그것은 의사결정·언어이해·형상인식 등과 관련된 분야이다.

필자가 인공지능의 세계적인 대가와 잠시 동안 사업을 할 때 삼성물산에서 200억원을 투입해 의사결정시스템을 개발하는 사업을 수주할 뻔했는데, 당시의 프로그래머가 설명해준 의사결정시스템의 알고리즘은 흔히 수백 개 또는 수천 개의 '조건-시행문'(if-then)의 형태로 구성된 논리적 규칙들로 이루어진다. 삼성물산이 개발하려고 했던 의사결정시스템은 원자재 구입부터 시작해 최종 결정자의 선택까지 하나의 연산과정으로 묶는 것이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의사결정시스템은 카네기멜론대의 인공지능 이론의 세계적인 대가인 싱 교수가 개발한 미 국방부의 무기구입시스템이다. 중요한 사실은 어느 시스템이나 할 것 없이 수없이 많은 단계로 이루어진 결정과정을 자동화하는 것이므로, 해고가 늘어나고 신규 고용 창출이 줄어들게 된다. 매 단계의 의사결정에 개입하게 마련인 인간의 경험과 지식이 자동화되니 고위임직원들도 버터낼 방법이 없다. 


이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채택한 최초의 게임이 한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스타크래프트이다. 필자는 단 한 번도 스타크래프트를 해본 적이 없지만 게임이 돌아가는 기본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알고리즘으로 매 단계마다 주어지는 '조건-시행문'(if-then)이란 논리적 규칙들은 프로그래머의 능력에 따라 수천 줄로 이루어진 소프트웨어가 될 수도 있고, 수만 줄로 이루어진 소프트웨어가 될 수도 있다. 뛰어난 프로그래머일수록 논리학의 언어인 수학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 최적의 해답을 찾아가는 '조건-시행문(if-then)'을 최소한으로 사용해서 소프트웨어를 작성한다. 


흔히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특정 소프트웨어에 대해 무겁다거나 가볍다고 말하는 것이 이것을 뜻한다. 즉 무거운 소프트웨어일수록 프로그램의 크기 커서 이를 수용할 컴퓨터의 CPU가 무한대로 커지며, 주어진 문제가 CPU의 동시 처리 용량을 넘어설 때 나타나는 각종 버그나 오류가 수시로 발생한다.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수시로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조건-시행문(if-then)'을 최적화해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결국 적은 '조건-시행문(if-then)'으로 짜진 가벼운 소프트웨어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가 프로그래머의 등급을 나눌 때 기준이 되는 것이 똑같은 기능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최소한의 '조건-시행문(if-then)'의 형태의 논리적 규칙들을 사용해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세계적인 프로그래머들이 수학과 논리학, 언어학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들 사이에서도 수학과 논리학, 언어학 중에서 전문 분야가 있기 마련이다. 


인류가 개발한 모든 사유방식이 '조건-시행문(if-then)'의 형태의 논리적 규칙들을 이루는데 대표적인 것이 하나의 주어진 사실에서 결론(진리)을 추론해가는 과정인 연역법과 결론(진리)에서 거꾸로 추론해 하나의 사실에 이르는 귀납법 등이다. 변증법적 사고와 변증법적 유물론도 사용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짜는 프로그래머의 능력이 높을수록 최종 결과는 인간의 사고능력에 근접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원숭이로봇

 

언어이해(자연언어처리)는 음성인식과 거의 동일한 알고리즘을 말한다. 인간의 음성을 인식해 이해한 뒤 컴퓨터 고유의 연산작용을 가동하는 것을 말한다. 빅데이터가 가장 필요한 부분이 언어이해인데, 인간의 기억과 감정 등이 결국은 언어에 대한 이해이기 때문이다. 비트켄슈타인이나 촘스키, 딜뢰즈, 데리다 등이 언어학과 기호학 및 논리학의 대가였는데 이들의 연구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분야가 인공지능이 수행하는 언어이해이다.  


형상인식(컴퓨터 시각)은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구현해내는 CG가 대표적이다. 무인우주탐사선과 3D영상장비, 3차원 홀로그램, 로봇공학 등에도 사용된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자동처리 기능을 지닌 전자기기에도 인공지능이 사용되지만, 앞의 글에서 밝혀듯이 인간의 두뇌처럼 고도의 추론과 연산작용을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인공지능 이론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구글의 꿈은 탁월한 프로그래머만이 꿈꿀 수 있는 일종의 유토피아라 할 수 있다. 천재들의 집단연구라 해도 21세기 안에 인간을 대체할 인공지능의 출현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불세출의 천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이제 남은 것은 감시사회의 도래를 의미하는 빅브라더의 출현이다. 이는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지금 감시사회에 대한 책들을 읽고 있으니 다음 글이 조금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참고로 인공지능 컴퓨터의 기준인 튜링테스트(인공지능이 인간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 판별하는 기준으로 통한다. 인간과 대화 중인 AI를 제3자인 인간이 가려낼 수 없다면, 그 AI를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게 핵심이다)을 통과한 컴퓨터가 나왔다. 지난 6월 7일 런던 왕립학회가 주최한 '튜링테스트2014' 현장에서 '유진 구스트만'이란 이름의 슈퍼컴퓨터가 처음으로 65년 된 튜링테스트를 통과했다.


극단적인 진화론자이자 《이기적인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그의 진정한 대표작인 《눈먼 시계공》에서 인류 다음에 올 진화의 승자가 인공지능 컴퓨터가 될 수 있다고 했으며, 그것이 진화의 법칙에서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브루스 립튼의 《자발적 진화》를 보면 리처드 도킨스의 오류를 지적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진화론과 분자생물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에 너무 경도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구글의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세계 최강자 중의 한 명인 이세돌 9단을 꺾었다. 바둑이란 특수한 종목이기에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을 수 있었다. 수천만 건의 기보를 저장한 상태에서, 빠른 연산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된 인공지능이라면 이세돌과의 한 수 한 수마다 최상의 수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초반의 포석부터 국지전투, 대마사냥이나 전세를 파악해 집으로 가는 전략까지 저장된 수천만 건의 기보를 활용하기 때문에 최상의 수를 계속해서 둘 수 있다.


이세돌을 비롯해 많은 바둑고수들이 알파고도 실수가 있었으며, 패착이 될 수 있는 수들이 있었다고 했지만 나중에 가서 보니 이세돌이 져있었다는 말을 제일 많이 했다. 마치 이창호가 최강의 자리에 있을 때 기리에 어긋나는 수를 둔 것이 나중에 보니 반집이라도 남기는 심원한 수였다고 것이 복기과정에서 밝혀진 것과 비슷하다. 알파고의 승리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겠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창조적인 일을 대체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다.  


바둑은 경우의 수를 찾아가는 것이기에, 저장된 기보가 늘고, 그것을 가지고 수없이 많은 판을 두다 보면 최상의 수를 찾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인공지능의 기력이 늘어나면 현 세계최강인 커제도 꺾을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은 고수와의 바둑을 두는 매판이 기력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초일류강장와의 대국이 늘어날수록 더욱 기력이 세질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사들이 말하는 기세나 감각까지 파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면 무적이 된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가 구축되고 그것에 따른 인공지능이 구축되면 언젠가는 인간처럼 사랑하고 슬퍼하는 것까지 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아직은 그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획기적인 연구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서만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바로 이 때문에 경제뉴스나 증권뉴스 등은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다. 구글이 현재 진행 중인 거의 모든 책들의 스캔이 끝나면 소설이나 에세이 등에 나오는 온갖 종류의 사랑에도 눈을 뜰 터, 그럴 경우 인간이 보기에는 분명한 감정으로 보이는 것을 인공지능이 보여줄 수 있다. 여기에 이르면 인류 다음의 지구의 지배자는 무조건 인공지능이다. 허면, 약점과 허점이 수두룩한 인간은 어떻게 될까? 오늘의 이세돌의 패배가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조가 아닐까? 아무튼 인간보다 못한 자들이 나라를 다스리는 나라에서 인공지능이 최고의 기사마저 이겨버렸다.


이제 인류는 고민을 해야 할 때다. 기술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없애고 빈곤을 양산한다면 그런 기술의 사용범위를 정해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언제나 선만은 아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결과물을 가지고 가장 편안한 삶을 위한 퇴화의 길을 가고 있다. 과학기술에 철학적이고 도덕적이며 윤리적인 잣대를 영원히 면제해줄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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