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민정수석과 조선일보의 전면전을 다룬 오늘의 썰전에서 전원책은 다수학설에 따라 얘기를 풀어갔고, 유시민은 소수학설에 따라 얘기를 풀어갔다. 전원책이 대변한 다수학설은 우병우가 민정수석의 역할인 인사검증이란 수단을 이용해 청와대부터 검찰, 경찰, 국정원 등에 이르기까지 무소불위의 '우병우 사단'을 구축하는 등 사실상의 대통령의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은 박근혜가 아니라 '정윤회 문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고리 3인방마저 제낀(젖힌) 우병우라는 것이 다수학설의 핵심이다. '우병우 찍어내기'를 시작한 조선일보를 비롯해 거의 모든 언론들(KBS와 MBC 제외)이 다수학설의 카르텔을 형성한 채 '만악의 근원'인 우병우를 천길 나락으로 내몰고 있는데, 전원책은 이것에 근거해 우병우의 직권남용과 청와대의 과잉반응을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배후에 이명박이 있다는 권력암투의 확장판은 썰전에서 다룰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시청자의 몫으로 넘어갔다. 이 부분은 각자의 상상력과 검색노력에 따라 다양한 '설'들이 난무할 것인데, 필자의 경우 구태여 거기까지 나갈 생각은 없다. 권력암투를 먹이감으로 무럭무럭 자라나는 음모론에도 머리를 굴려야 할 가치가 있는 것과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다 뒤늦게라도 머리를 굴려도 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이 대변한 소수학설은 필자가 우병우 사태를 다룬 첫 번째 글(우병우 '7시간의 미스터리'라도 알고 있는 것일까?)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우병우의 하자보다 박근혜의 하자에 초점을 맞춘다. 소수학설의 논리적 근거는 사정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우병우를 내칠 경우 박근혜가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자신보다 우월한 자는 용납하지 않는 박근혜가 우병우를 자르지 못하는 것에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박정희의 독재적 통치방식을 철저하게 답습하고 있는 박근혜가 우병우를 붙들고 있을수록 국정장악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 2인자를 절대 인정하지 않았던 박정희처럼, 박근혜 역시 권력의 심부에 사단을 이룰 정도로 막강해진 우병우를 하루라도 더 붙들고 있을 이유란 없다. 박근혜의 입장에서 보면 조선일보의 '우병우 찍어내기'가 오히려 반가웠을 수도 있다. 



밤의 대통령 조선일보가 나섰으니 나머지 쓰레기들도 승냥이처럼 달려들어 우병우를 물어뜯을 터,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우병우를 털어내면 손해나는 장사는 아니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이 꼬인 것인 자신의 생각보다 우병우의 권력이 막강하다는 것이었으리라. KBS와 MBC까지 동원해 이석수를 저격하고 조선일보까지 찍어누르는 것이 바로 자신의 아바타라 해도 틀린 것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박근혜가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난다고 했던 것도 자신의 목을 칠 수 있는 비밀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우병우의 버티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조선일보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그 무엇'을 양자가 동시에 터뜨릴 경우에는 퇴임 이후의 수렴청정은커녕 아버지의 최후를 자신이 답습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터이니, 자다가도 겁에 질려 벌떡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필자도 유시민처럼 소수학설에 무게를 두는 사람이다. 전원책의 다수학설에 적당히 힘을 실어주면서 박근혜와 조선일보가 양패구상에 이를 때까지 원님 덕에 나팔 불며 룰루랄라를 흥얼거리면 충분할 일이었다. 조선일보의 아킬레스건을 속속들이 알고 있을 우병우의 반격이 (유시민의 바람처럼) 정권 말기까지 계속되면서 박근혜의 발목까지 물고늘어지면 최상일 것이었다.  




그래서 전원책이 우병우 사단과 조선일보의 전면전에 분노를 터뜨리며 말했던 것이 우병우 사태의 본질이며, 살아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사이다'일 수밖에 없다. 국민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어서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던 노무현 대통령의 예언ㅡ보수가 두 번만 연속해서 집권하면 그들이 얼마나 무력한지 국민들이 알 수 있다는 예언을 증명해주는 것이기도 하고. 



나 같은 정의로운 보수(?)가 피해를 본다니까!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8.26 08:25 신고

    우병우를 치켜 세워 주는것이 오히려 좋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뭔가 약점을 꽉 잡고 있는지도 ..ㅋ

    • 늙은도령 2016.08.26 15:39 신고

      내년 중반까지는 버텨주었으면 좋겠는데, 아마도 청와대와 조선일보와의 물밑 협상이 끝나면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검찰의 특별수사팀의 수사결과 이후 특검 얘기가 본격화되면 그 시점을 전후로 해서 결말이 날 수도 있습니다.
      오래 버텨줘야 하는데, 그래서 조선일보의 비리들이 까발려져야 하는데....

  2. 맹그로브 2016.08.26 09:26

    대한민국의 버러지란 버러지는 다 모인 곳이 정부네요.



재미언론인 안치용과 조선일보가 공개한 이석수와 보수종합일간지(힌트 : 글을 꼼꼼히 읽으면 알 수 있다) 기자 간에 오갔던 대화내용의 녹취록을 보면, 기사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엠병신의 이석수 보도가 우석우 일당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치용이 공개한 녹취록이 진짜라는 전제에서 보면, 이석수가 우병우의 특별감찰 내용을 누설했다는 엠병신의 보도(SNS에서 문서로 바뀌었다)는 신빙성을 가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장방송 엠병신의 보도가 초래할 후폭풍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병우 사태의 시작으로 돌아가야 한다. 노무현을 죽음으로 내몰면서 출세가도를 달리기 시작했고, 박근혜의 최측근인 문고리 3인방을 밀어내고 청와대는 물론, 검찰과 경찰마저 장악한 절대적 권력자인 우병우 민정수석을 맨 처음 공격한 언론이 박근혜를 그렇게 빨아대던 무적의 족벌언론 조선일보였다. 



'대한민국의 밤은 자신이 다스린다'는 조선일보가 '우병우 찍어내기'에 나선 것은 청와대와 검찰, 경찰을 장악한 우병우가 박근혜의 대리인으로서 조중동까지 통제하려 했기 때문이다(팟캐스트 '김용민의 브리핑'에 따르면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지만). 박정희와 전두환에 준하는 독재자라면 모를까, 청와대의 민정수석이란 자가 자신의 상투까지 틀어쥐려고 하니 발끈한 조선일보가 '독재자 대리인 타도'에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레임덕이 시작된 박근혜에서 안철수 같은 미래권력으로 갈아타야 할 시기만 엿보던 조선일보로서는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었을지도 모른다. 김종인과 손학규, 박지원 등이 개혁보수나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국민의당의 외연확장에 성공하면 안철수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무엇이 사실이건 간에 조선일보와 우병우 간의 사생결단식 전쟁은 그렇게 시작됐다. 



헌데 조선일보의 생각보다 우병우의 권력이 막강했던 것일까, 아니면 우병우를 자르면 국정장악력이 일거에 상실된다는 박근혜 위기감의 발로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정윤회 문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박근혜의 비밀을 모조리 알게 된 우병우가 '너 죽고 나 살자'며 광란의 깽판을 치는 것일까, 특별감찰팀과 검찰의 수뇌부만 알 수 있는 감찰 내용이 엠병신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우병우 사태'는 핵폭탄급으로 커져버렸다. 





문제가 꼬인 것은 엠병신의 보도가 정말로 병신 같았기 때문이다. 박근혜의 유체이탈화법을 완벽하게 재현한 엠병신의 보도는 해당문건을 제공한 측목적에만 집중하느라 최소한의 교정도 거치지 않은 날것 그대로였다. 김무성이 그렇게도 애용하던 찌라시에서도 이처럼 엉망진창의 보도는 내보내지 않는다. 조선일보(와 기타 언론들)의 반격에서 보듯 해당문건에는 이석수를 국기문란행위로 법정에 세울 내용이 없었다. 



그 결과, '채동욱 찍어내기'의 노하우를 되살려 프레임 전환을 꿰했던 엠병신의 보도가 부메랑으로 돌변하기에 이르렀다. 이석수의 고발로 우병우를 수사해야 할 검찰의 입장에서 보면 돌아버릴 지경이다(검찰이 굴리는 주판알 소리에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날 지경이다!). 우병우에게 장악된 신세지만 조직의 미래를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와 거리를 두어야 할 시점에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버렸다.  



엠병신 보도에 맞춰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석수의 감찰 내용 유출은 국기문란행위'라며 검찰에게 우병우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을 따르자니 조선일보를 비롯해 거의 모든 언론들과 '공수처 신설'을 추진 중인 야당에게 융단폭격을 당할 터, 검찰 수뇌부의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리라. 청와대에서 조선일보를 박살낼 수 있는 정보가 밀물처럼 밀려들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독이 든 성배'여서 받아마시는 순간 공수처는 신설된 것이나 다름없다.





박근혜의 또다른 충견인 방송통신위원회가 TV조선의 재승인(공교롭게도 지금이 재승인 심사기간이다)을 무기로 들고나올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채널A, MBN, JTBC의 재승인도 취초해야 하는 미증유의 사태도 각오해야 한다. 민주·진보진영이야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국내외적으로 역풍이 불어올 경우 박근혜의 탄핵까지 이어질 수 있는 광란의 아마겟돈이 펼쳐질 수 있다. 



한 편의 글을 더 써야 하지만, 이 정도가 우병우 사태의 대략적인 압축이다.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인가 보다, 박근혜와 조선일보의 정면대결을 보는 날이 왔으니! 대한민국을 친일파와 기회주의자들의 천국으로 만든 핵심당사자들이 피 터지게 싸우고, 노무현을 죽음으로 내몬 핵심당사자들이 차례로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역사의 정의는 어떤 형태로든 실현된다는 것에 한 표를 줄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와 조선일보의 공동 사망을 기대하며.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행복한 밤되세요

  2. 공수래공수거 2016.08.22 08:33 신고

    우병우-정연국-엠병신 고리가 역풍을 맞았습니다
    어찌 될지 ..ㅋ

  3. 참교육 2016.08.22 09:27 신고

    이건 완전 양아치수준입니다. 다른 나라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대한민국국민이라는 게 부끄럽습니다. 도둑놈을 고위직에 앉혀 나라를 쓰레기로 만들고 있습니다. 어쩌다 나라가 여기까지 와버렸는제... 기가 막힙니다.

    • 늙은도령 2016.08.22 15:26 신고

      이런 과정을 통해 노무현 정부 때 이루지 못한 과거사청산이 가능해집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아주 심한 산고라고 생각합니다.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이지요.

  4. 저스티스 2016.08.22 16:47

    하루빨리 대만과 비슷한 방법으로 기존 친일세력의 모든 재산을 강제 압류하여 전국민의 복지로 돌리고....
    모든 권력으로부터 자격을 제한 시킴으로써 깨끗한 도화지에 새로 그림을 그리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삼성, 현대 등 대기업들 또한 친일로 모은 기업입니다. 모두 분해 후 내실 있는 중소기업들로 키우는 것이 당장이 아닌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조치라 생각됩니다.

    • 늙은도령 2016.08.22 18:12 신고

      친일청산은 정치와 언론, 사정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재벌들은 세금으로 처벌하면 됩니다.
      현실적인 방법과 보편적인 정의의 문제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5. 맹그로브 2016.08.23 10:03

    엠병신은 정권 교체후 절멸 시켜버려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6.08.23 14:08 신고

      사장, 경영진, 여당 추천 방문진 이사장과 이사들, 고위간부들은 모조리 청산해야 합니다.
      공영방송을 가지고 다시는 장난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 정부 때 나라를 바로잡는데 협력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6. 소시민 2016.09.30 08:33

    글을다 읽고 난 소감이...정말 대한민국이 그렇게 되야하는데여... 멋있는분들많으시네요

    • 늙은도령 2016.09.30 16:20 신고

      생각보다 조선일보가 형편없네요.
      방상훈의 자식이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있다는 풍문이 있다 보니 찍소리 못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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