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는 이면이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숨어 있는 무엇이다. 이면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좀처럼 현혹당하지 않지만, 그 정도 수준에 이르려면 어마어마한 훈련이 필요하다. 미디어시대에 들어서는 보는 것이 곧 믿는 것이어서 이면을 보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메르스 대란의 희생양으로 달랑 문형표만 날려버린 박근혜는 위축된 내수경제를 살리기 위해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몇 년 동안 주구장창 이어지고 있는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전 세계 관광산업을 먹여 살리고 있는 유커(돈을 마구 쓰는 유커는 미국과 유럽, 마카오 등으로 간다)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 선정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며, 유커가 숙박할 호텔이 부족하다고 떠들어대고, 대한항공의 사업을 정부 사업인양 포장해주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성형과 미용 산업, 강남의 유커화 등에 각종 면세혜택을 남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제주도의 현실을 확인해 보라!). 이 모든 것이 구비되면 유커의 숫자는 늘어날 수 있다.



모든 노동자의 비정규직화가 목표인 노동개악을 밀어붙이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국민소득이 올라갈 방법이 없으니, 아니 올려줄 의지가 없으니 유커를 통해서라도 내수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의 본질이다. 어차피 중하위층은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먹고 살았으니까.   





여기까지가 겉이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이면을 살펴보자. 카지노 복합리조트와 호텔 건설은 재벌과 대기업만이 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사업과 백화점, 대형마트, 성형과 건강 및 미용 산업의 육성, 강남의 유커화도 마찬가지다. 각종 면세혜택은 정부의 재정을 악화시켜 복지와 일자리 창출 등에 들어갈 비용이 줄어든다.



성형과 건강 및 미용 산업의 육성은 의료영리화의 목표와 완전히 일치한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이 본궤도에 오르면 잔챙이 유커를 길거리에서 보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중급 이상의 유커는 재벌과 대기업, 대형병원이 운영하는 관광코스에 가야만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롯데그룹의 보물창고였던 면세점의 경우 수조의 이익을 거둬도 면세특허비(평당 관리비만 내면 된다. 수조 원의 수익을 올린 롯데 면세점의 경우 100만원 미만이었다)만 내면 되기 때문에 유커의, 유커에 의한, 유커를 위한 '코리안그랜드세일'은 재벌과 대기업, 대형병원의 배만 불려줄 뿐이다.   





각국 정부와 재벌, 슈퍼리치와 경제학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석학인 나오미 클라인의 《쇼크 독트린》을 보면 대형 위기를 이용해 지배엘리트가 정부업무를 민영화하고, 신자유주의적 정경유착을 이용해 상위 1%가 부를 독식하는 과정이 자세히 나와 있는데 ‘코리아그랜드세일’도 10주년 개정판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쇼크 독트린》에는 IMF 외환위기를 둘러쌓고 한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다루고 있다. 작금의 경제위기가 IMF 외환위기보다 더욱 크기에 10주년 개정판에 들어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신자유주의 기업국가(시장자유주의 우파)에서는 정부가 하위 99%의 세금과 소비를 통해 상위 1%에 부를 이전시켜준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이면들이 보인다. 법인세와 소득세율이 형편없이 낮고, 각종 면세혜택이 주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유커가 아무리 많이 한국을 방문해도 재벌과 대기업 등의 배만 불려줄 뿐, 영세자영업자의 몫으로 돌아갈 것은 거의 없다.





정부의 눈으로 경제를 보지 말라. 경제학자의 눈으로는 더더욱 보지 말라. 우리는 지난 신자유주의 40년 동안 계속해서 속아왔다.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부와 기회의 불평등과 노인빈곤, 최고의 자살률, 최하의 사회복지지출, 5포세대의 등장과 청년실업의 구조화, 비정규직의 양산과 출산율 꼴찌라는 헬조선의 등장이 그저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이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평생을 당하고만 살지 않으려면. 그리고 정부를 상대로 행동해야 한다, 상위 1%가 아닌 하위 99%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겉과 속이 다른 정치적 프로파간다로 국민을 속이지 말라고. 영세자영업자가 유커로부터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하라고. 국민소득을 높여 내수경제를 살리라고.  



관광산업 활성화는 내수경제를 살리기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문제는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관광산업 활성화냐는 것이다. 재벌과 대기업, 대형병원 등이 독식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냐, 아니면 지방과 시골의 민박집과 영세자영업자들에게도 이익이 골고루 돌아가는 비즈니스 모델이냐는 것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5.08.31 08:35 신고

    순리에 거스리면 힘들 수 밖에요.
    강자의 욕망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멍에를 씌우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8.31 17:23 신고

      경제위기를 이용해 중하위층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하는데 재벌과 대기업, 대형병원 등만 돈을 벌게 해줍니다.
      국민들이 제대로 이해해 정부에게 이런 것들을 요구해야 합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08.31 09:14 신고

    정말 겉으로 들어난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여야 합니다

  3. 백순주 2015.08.31 10:10 신고

    그럼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면을 본 다음엔... 분노?? 비판??
    알기만 하는 것은 모르느니만 못 한 것일텐데요.

    • 늙은도령 2015.09.01 03:31 신고

      알아야 다음이 가능합니다.
      제가 다음을 얘기하지 않는 것은 각자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이면을 보아야 한다고 하는 것은 그래야 정치권에 제대로 된 것들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권에서 결정되는 것을 수용만 하는데 민주주의는 밑에서 원하는 것을 정치권에서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거꾸로 된 민주주의에 살고 있는데, 그것을 바로잡으려면 먼저 알아야 합니다.
      저는 분노나 비판을 중시합니다.
      분노는 정의에 가장 가까운 감정이고, 비판은 정의를 실현하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분노와 비판이 쌓여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처럼 살아야지요.



한국전쟁 이후 최고조로 남북 전면전의 위기가 높아진 지금, 필자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북한이 연천군에 로켓포를 쐈을 때 한미 양국은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훈련을 하고 있었다. 천안함이 폭침(지금은 단어에 집착하지 말자)됐을 때도 한미는 독수리 합동훈련을 하고 있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진행하는 한미 합동훈련은 북한의 군사도발을 막기 위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이 아닌 모양이다. 북한을 자극해 무력도발을 일으키기 위해 합동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합동훈련 중에는 북한의 무력도발은 막아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북한과의 전면전에 대단히 열려 있는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인어공주나 마린보이도 혀를 내두를 인간어뢰를 동원해 천안함을 폭침했을 수도 있다니 그것까지는 막을 수 없다고 치자. 한미 독수리 합동훈련 중에 인간어뢰에 대비한 훈련은 없었을 것이니 그것까지 탓할 수는 없으리라.



하지만 DMZ 지뢰도발에서 대북확성기 재개까지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훈련은 상황이 다르다. 북한의 무력도발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무력하게 당했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북한의 무력도발이 확실한 것을 알았다면, 그에 합당한 응징이 있어야 했는데 국방부의 보고에 따르면 어이없을 정도의 대응만 있었다. 최고의 경계태세에서 진행되고 있을 한미 합동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면, 국방부가 호언장담했던 원점타격은 무조건 진행됐어야 했다.



이런 식이라면 한미 합동훈련이 있을 때마다 국민은 북한의 무력도발을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면전을 각오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만반의 태세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북한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국방부가 명확히 했기에, 이런 어이없는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가 제주도까지 이르는 현실에서, 자신의 도피에 국민들이 방해가 될까봐 국군이 북한으로 치고 올라가고 있다며 한강철교를 파괴하고 도망간 이승만처럼 어디로 틸 수도 없다. 한미 합동훈련이 벌어지고 있는 중에서도 번번이 뚫리는데 옥쇄를 각오하는 것은 당연하다.





헌데 작은 무력도발이 전면전으로 가는 과정은 정해져 있다. 적에게 무력도발을 당하면 신중하자는 여론보다 합당한 수준의 보복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해진다. 이에 따라 비대칭적 보복이 진행된다. 적이 이에 맞대응한다. 전면전도 불사하자는 여론이 급물살을 타고, 적도 똑같이 대응한다.



전면전으로 가는 길은 이런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지금 한반도에는 압도적인 무력을 지닌 미군이 있다. 국군도 합동훈련을 진행 중이라 언제든지 전쟁에 돌입할 수 있다. 이들은 북한의 무력도발을 막지 못했다. 이것이 작은 변수에도 남북한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는 이유며 냉정한 현실인식이다.



그것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지금은 누가 건드리기만 하면 폭발하는 극도로 흥분된 상태다. 한미 합동훈련 중에 북한의 무력도발에 번번이 뚫린 것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독할 정도로 냉정해져야 한다, 책임질 수 없는 과잉흥분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하기에.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EMC 2015.08.22 08:09

    안녕하세요 선생님.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속 주시해왔던지라 걱정을 안할 수가 없네요.
    현대전에서는 아무리 장기간 동안 훈련과 물자부족에 시달린 군대나
    무장과 훈련이 정규군에 비해 미흡한 무장세력들도 전면전에 준하는 상황에 이른다면 기를 쓰고 싸우게 되는데
    아무리 기근과 물자부족으로 인해 기강이 무너졌다 하더라도
    반세기가 넘게 나름대로 착실히 전쟁을 준비해온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이 심히 염려됩니다.

    비록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우크라이나의 피해는 심각하다고 합니다.
    저를 가르치신 우크라이나계 캐나다인 교수님에 의하면 우크라이나 정규군측 전상자가 거의 10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영토의 10%도 채 안되는 지역을 두고
    최신장비로 무장한 수만의 러시아 정규군, 그들의 지원을 받는 친러시아계 의용군과
    낡은 구소련 시절 장비를 울며 겨자먹기로 사용하는 우크라이나 정규군과 친우크라이나계 의용군들이 벌이는 국지전은
    러시아가 단시일내에 압승할 거란 러시아측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일년이 넘도록 전쟁이 지속되다 보니
    한때 우크라이나에서 5번째로 많은 인구를 자랑하고 공업의 중심지이던 도네츠크시와 시 근방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연상시키는 폐허가 되었고
    그 지역을 떠난 난민이 백만을 넘은게 참흑한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사태는 양측이 공세종말점까지 이를때까지 치열히 싸우다가 피해가 지나치게 커지면 일단 휴전을 하고
    (물론 휴전중에도 계속 포격과 소규모 전투가 끊이질 않았지요)
    양측이 제정비를 마치면 다시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는 상황히 지속되고 있는데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일어난다면 '북진통일'은 커녕
    개성 근처도 못가고 수십, 수백만에 이르는 인명피해가 끝없이 이어지는 장기전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게다가 전면전일 경우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일본의 횡보도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설령 남북 양측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포병 대 포병으로 국지전을 행할 경우
    인구밀도수가 셰게 제일 수준인 한국은 극심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피할 수 없는데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전쟁도 불사하자는 사람들을 보니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5.08.22 16:30 신고

      지금 러시아 푸틴도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제 동생만이 아니라 많은 나라의 기업들이 러시아와의 거래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할 정도로 힘겨운 상황입니다.
      러시아 국민들도 내부로부터는 부글부글 끓고 있지요.
      겉으로 드러나는 지지도와 실재는 다른 것이지요.
      푸틴이 조금 누그러지는 것도 얼마 남지 않다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우크라이나의 사태는 심각한 편입니다.
      러시아와 재통합을 원하는 놈들이 너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푸틴은 이것을 이용해 러시아의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가고 있고요.

      문제는 국제적인 제재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피해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로 가면 더 큰 전쟁으로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전 세계가 대공황 직전이라 민족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언제나 강경파가 힘을 얻습니다.
      미국도 힘이 떨어져 푸틴과의 정면대결을 피하고 있고, 유럽도 경제 제재만 하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가 생기지 않고 있습니다.

      강대 강으로 가면 피해는 국민만 당합니다.
      우리도, 우크라이나도, 미국도, 러시아도....
      답답한 현실이지만 당분간은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막으려 할 세력도 없습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08.22 10:22 신고

    해외에서 보는 시각이 심상찮네요

    이런 판국에 누가 기름이라도 붇는다면
    바로 활활 번질수가 있습니다
    그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8.22 16:33 신고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린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지금은 미친 놈들이 광기를 일으키며 전쟁을 부추기고 있는데 이 고비만 넘기면 역풍이 불 것입니다.
      조금만 더 지켜봐야지요.

      그나저나 세계 경제가 심각합니다.
      우리의 피해는 예상이 불가능합니다.
      모든 것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3. 참교육 2015.08.22 14:56 신고

    군수마피아들 돈벌이를 위해 국민의 생명을 저당잡히는 전쟁놀이는 그쳐야합니다.
    나라가 미쳐 돌아갑니다.

    • 늙은도령 2015.08.22 16:36 신고

      네, 미쳤습니다.
      자제하고 냉정해져야 합니다.
      손익계산을 철저히 따져야 할 것이 전쟁입니다.
      100% 승리가 보장되도 피해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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