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많은 사이비 학자들을 동원한다 해도 이윤 추구 외에는 어떤 것도 인정하지 않는 자유시장과 자본주의와 통치술로서의 자유주의(경쟁을 최대화하고 규제를 최소화하고, 시장경제 중심으로 국가가 돌아가도록 만드는 승자 중심의 통치술)가 손을 잡으면 부와 기회를 독점하는 극소수의 수중에 권력이 넘어가고, 절대다수의 사회경제적 약자들은 전체주의적인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평균적으로 따졌을 때 살아있는 날이 더 많다는 것이 절망적으로 다가오는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얘기하는 것은, 수십 년 동안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병자에게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들이 그렇게도 희망하던 내일이다'라는 말이 가장 끔찍하게 들리는 것과 같습니다. 희망고문과 열정패이가 일상일 때는 힐링마저 또 다른 절망의 연장에 불과할 뿐입니다.  





운이 좋아 양질의 일자리와 부의 재분배를 조금이라도 챙길 수 있었던 기득권 세대들은 어떻게든 나머지 삶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출생 때부터 이것에서 배제된 중하위층의 1030세대들은 기득권의 식탁에서 떨어뜨린 부스러기를 두고 무한경쟁을 펼쳐야 생명이라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흙수저라도 올릴 밥상이라는 것이 아예 주어지지도 않았습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경제학자 중 한 명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불평등이 커지고, 사회경제적 약자일수록 극단으로 내몰리게 되는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항목으로 정리했습니다. 이런 퇴행적 현상은 신자유주의 40년 동안 확장됐으며, 공고화됐습니다. 특히 가장 신자유주의적 나라인 '헬조선'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첫째, 시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누가 보기에도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았고, 안정적이지도 않았다. 둘째, 정치 시스템은 시장 실패를 바로잡지 못했다. 셋째, 현재 경제 시스템과 정치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공정하지 않다. (그 결과)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 공업 국가들이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했으며) 이 세 가지 주제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불평등은 정치 시스템 실패의 원인이자 결과다. 불평등은 경제 시스템의 불안정을 낳고, 이 불안정은 다시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우리는 여러 악순환의 소용돌이로 빨려들어 가고 있다(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에서 인용).






이런 정치와 경제의 실패 때문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앞선 세대가 남긴 것이 풍요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결핍인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빈약한 복지와 공정한 재분배를 감추기 위해 방임에 가까운 자유가 주어졌으나, 좋은 직업을 얻을 기회를 주지 않아 저임금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를 전전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세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으로 존엄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경제적 평등조차 박탈된 이들은 주로 1030세대에 집중돼 있습니다. 2015년 현재 30세 이하인 사람들은 지금처럼 엿 같은 현실이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이미 시작되었고, 그 해결책마저 그들이 늙은 후에도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평생을 지옥에서 살게 되는 최초의 세대라 할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까지 더하면 청춘들이 감수해야 할 빈곤과 위험의 정도는 무한대로 늘어납니다.



이들은 ‘자신이 원인 발생에 가담하지도 않았지만, 그 피해를 뒤집어쓸 수밖에 없고, 문제의 해결에도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최악의 세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로서는 전혀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어 체념이 보편화되고 내면의 분노로 시달리는 ‘저주받은 세대’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앞선 세대가 남긴 것을 따먹기는커녕 그들이 남긴 쓰레기를 뒤집어써야 하는 최초의 세대인 이들이 ‘헬조선’을 외치고 '죽장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고 절규하는 것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기득권 세대들이 나누려 하지 않고, 정부가 부의 재분배를 강제하지 않고, 재계가 따르지 않는다면, 1030세대에게 대한민국은 지옥과 다름없습니다.



이들이 해체된 가족과 무력해진 사회에 정착하지 못한 채 디지털 세상을 배회하는 것도 자유시장과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하나로 묶어 ‘지배의 변증법’을 만들어낸 기득권의 무제한적인 탐욕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부와 기회와 권력은 상층부에 쌓이고, 빈곤과 차별과 위험은 중하위층과 청년에게 전가되는 구조를 탈피할 때 최소한의 희망이라도 걸 수 있습니다.



지금은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청년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 힘을 쟁취할 때 '헬조선'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첫 걸음이 시작될 것입니다. 세상에는 충분한 돈과 자원이 있으며, 소수의 기득권이 모든 부와 기회를 독점하지 않고 나누고자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습니다. 인류는 미래세대의 것들마저 가져다 썼기 때문에 넘칠 만큼의 부와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1030세대의 미래를 포기한 나라에 어떤 희망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5060세대와 정치권, 정부와 재계가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들이 남긴 것으로 해서 1030세대가 신음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부의 세습과 생명연장의 꿈이 미래세대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살아있는 자체가 치욕이며 부끄러움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8.12 08:41 신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자들의 고통을 알아야
    할것입니다
    정말 눈에 보이는것만 믿어서는 안될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5.08.12 16:36 신고

      네, 그래야 하는데 이 놈의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으니....
      답답한 현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2. 참교육 2015.08.12 09:17 신고

    막장 자본주의에 태어난 세대들.... 삶 자체가 비극입니다.
    가난이 죄가 되는 세상에 돈이 없다는 이유로 사람취급조차 받지 못하고 살아야합니다. 체제를 바꿔야합니다. 유럽식 사민주의로라도...

    • 늙은도령 2015.08.12 16:38 신고

      네, 자본주의 다음이 사회주의인데 자유주의적 사회주의를 고민할 때입니다.
      인류는 더 이상 자본주의를 고집하면 안 됩니다.
      이제는 사회주의로 가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혼합하면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칼 폴라니가 가장 잘 정리해 두었습니다.

  3. 일본의 케이 2015.08.12 09:29 신고

    가슴아픈 현실입니다. 받아들리기 힘든 현실...

    • 늙은도령 2015.08.12 16:43 신고

      청년들의 분노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분노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도록 그들을 도울 생각입니다.
      어차피 제가 글을 쓰는 이유도 그것에 있으니까요.

  4. 耽讀 2015.08.12 13:36 신고

    개혁은 힘듭니다.
    민주혁명이 필요할 때입니다.
    민주혁명을 일으킨 후, 경제민주화와 정치민주주의 그리고 친일부역자들과 독재부역자, 자본부역자들에 대한 철저한 심판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는 암울합니다.

    • 늙은도령 2015.08.12 16:44 신고

      네, 민주주의의 혁명이 필요한 때입니다.
      정말로 혁명이 필요합니다.

  5. 다노시무 2015.08.13 12:52 신고

    오랜만이죠.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조만간 일이 생겨도 생길것 같네요.
    그러탐 같이 죽창을 들어야 하겠죠

    신기하게도
    제 카톡배경도 죽창사진
    입니다..ㅎㅎ

    그럼 더운데 건강 조심하세옹~~~^^

    • 늙은도령 2015.08.13 20:36 신고

      대단히 위험한 시기입니다.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서민들에게는 최악이 될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나라를 말아먹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망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관계도 신뢰가 상실되면 유지될 수 없다. 억압과 착취 하에서도 세상이 돌아갈 수 있음은 독재자가 인정하지 않는 것을 넘지 않으면 위험이나 죽음에 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최소한의 믿음(신뢰)이라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학에서 어떤 독재도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악의 정부인 김정은 독재 치하의 북한주민들이 극심한 빈곤과 억압 속에서도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과다. 그들에게 물리적 권력이 주어진다면 김일성 일가의 3대세습이란 단 하루도 이어갈 수 없다,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저격되기 전의 한국이 그랬듯이. 



천안함이 침몰했을 때도, 한반도대운하가 아니라면 4대강공사를 강행했을 때도, 세월호가 304명의 목숨과 함께 수장됐을 때도, 불법댓글과 사초실종을 주도한 국정원의 어떤 직원이 국익과 유명인사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자살했다고 했을 때도, DMZ에서 지뢰로 폭발해 국군이 다친 지금에도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는 것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떤 국가와 체제, 사회라도 신뢰 없이 유지될 방법이란 없다. 기본적인 수준의 신뢰가 없을 때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은 피할 수 없는 귀결이며, 국가와 사회, 법 등이 구성된 것도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사적인 계약과 약속마저 상대에 대한 신뢰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이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34%밖에 나오지 않았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이 정도면 사실상의 무정부사태라 할 수 있다. 국민은 정부가 무슨 일을 해도 믿지 않는다는 것이며, 정부도 국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일을 한다는 뜻이다. 투명하지 않는 정부가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정치와 행정에 대한 국민의 소외밖에 없다. 



이는 민주주의는 물론 모든 정치의 핵심인 책임정치가 실종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서로 신뢰가 없는 상태로 별도로 움직이는데 의무를 다할 의지도 없고, 책임을 질 이유도 없다. 정부의 정책과 말에는 국민이 없고, 국민은 정부와는 상관없이 최악의 조건에서 스스로의 삶을 지켜내야 한다.  





정부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대통령이나 정당지지도보다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정부라 하면 국가가 사라지지 않는 한 존속할 수밖에 없으며, 특정 정부는 최소 5년 동안 국가 운영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정부신뢰도가 34%에 불과하다면 현재의 대한민국은 정상적인 국가라고 할 수 없고, 어쩌다가 정권을 잡은 현 정부는 정통성을 상실한 정부라는 뜻이다.



국민의 대정부신뢰도가 파산지경에 이른 것도 심각한 일이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그 이유에 대해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심각한 일이다. 정부가 해온 일들에 불신이 가득하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국민이 정부에게 바라고 요구하는 것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불신이 이룰 수 있는 것은 반목과 배척, 배제와 배신, 불만과 분노, 차별과 폭력뿐이다. 만인에 대해 만인이 적으로만 다가오는 것이 불신의 세상이다. 협력과 상생, 공존과 평화, 정의와 도덕, 윤리와 규범은 어디에도 자리할 수 없고, 배신과 협잡, 거짓과 사기가 난무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으로 국가와 정부가 동일하지 않다고 해도, 대한민국이 현재의 정부로는 하나의 국가로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즉 정부와 정치권을 믿지 않는 국민이 거의 70%에 이르기 때문에, 국민이 정부가 독점하는 공권력을 꺾을 만한 힘이 생기면 언제든지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상의 무정부상태, 국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각자도생을 할 수밖에 없는 나라, 국민이 강력한 중앙집권의 행정력과 군대를 독점하고 있는 정부를 믿을 수 없는 나라, 1030세대가 ‘헬조선’을 외치며 죽창을 들라고 외치는 나라, 국정원이 국민을 사찰하고 경찰이 이를 덮어주는 나라, 그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국민이 언론을 쓰레기로 부르는 나라, 방송의 생중계와 오보 속에 국민 304명이 수장돼도 대통령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나라, 일본계 기업이 몇 조를 버는 동안 90만원의 면세특허비용만 내면 되는 나라, 국가의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정치적 자유가 줄어들고 국민이 가난해지는 나라, 부정부패와 성범죄가 넘쳐나는 나라, 무엇보다도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성공지상주의의 나라, 그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정부신뢰도 34%는 박정희 향수에 갇혀 있는 박근혜 콘크리트 지지층과 일치한다. 그들이 현 정부를 지탱하며, 나머지 66%의 국민을 지옥으로 내몰고 있다. 살아온 시대와 환경이 달랐고, 지지하고 선호하는 이념(부와 기회의 재분배 정도로 갈라지는 것)이 다르다 해도, 필자가 아는 한 지도자와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비슷하다고 본다.



우리 모두는 선거를 치르고 나면 지배받고 착취당하는 국민으로 돌아가지만, 그렇다고 무한경쟁에 내몰려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 나라가 아니라, 오늘보다는 내일의 행복이 커지는 나라를 원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행복의 질도 자신보다는 후세대가 그러하기를 바란다고 믿는다. 



자식과 후손들이 먹는 것만 봐도 자신이 배불렀던 부모의 마음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리라 믿는다. 필자는 어렸을 때 그런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다, 지도자와 정부 때문에 자식을 팔지도 않았고, 그들의 행복을 위해서면 자신의 목숨도 아깝지 않아 했던 그런 어른들로부터.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8.11 08:33 신고

    소수를 위한 정치
    가진자를 위한 정치..

    그런데 국민들은 선거때만 되면 가진자가 되고 싶어
    그들을 선택합니다
    몇달 뒤는 제발...제발...

  2. base 2015.08.11 10:54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치는 가운데 역대 대통령의 지지도에 있어 최근 조사에서 박정희가 노무현 전대통령을 앞선 것을 보면 박정희의 공과를 떠나 국민들은 혼란스럽고 혼탁한 이 상황에서 불안감, 허탈감, 무기력을 없애줄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를 원하는것 같습니다. 문재인스타일이 아닌 이재명같은 지도력을 갈구하는듯 합니다. 더위가 한풀 꺽였네요..

    • 늙은도령 2015.08.11 19:05 신고

      문재인의 행보는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총선 승리가 불가능하더라도 새정연을 완전히 바꾸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문재인은 두 가지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하는데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겟습니다.
      더위가 조금만 더 가시기를 바랍니다.
      기력을 하루빨리 회복하기 위해.

  3. Konn 2015.08.13 23:40 신고

    정부의 신뢰도는 본인들 스스로가 깍아먹였죠. 그 결정타가 바로 세월호 사건이었고. 이 사건을 통해 신뢰를 잃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상식적인 수준의 판단력이 부족하다고 밖에 말을 못하겠더군요..

    • 늙은도령 2015.08.13 23:45 신고

      맞습니다.
      다른 것은 어느 정도 봐줄 수 있는데 세월호는 도저히 용납이 안 됩니다.
      계속 문제화해야지요.
      요즘은 많이 약해졌지만 다시 살려낼 길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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