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가 압도적인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 보수경제학자인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론》은 한국의 보수 세력들이 입에 거품을 물며 비판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변호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피케티 교수는 유럽적 차원에서 보면 ‘우측 깜빡이를 켠 채 좌회전한 보수경제학자’에 속한다. 우리의 이념지형을 기준으로 하면 당연히 진보적 경제학자에 속한다.



피케티가 보수주의자가 된 것은, 권력에 맞서 자유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재산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의 이런 주장은 경험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완전평등(무엇을 기준으로 한 완전평등을 말하는 것일까?)이란 존재할 수 없는 유토피아적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상당수 진보주의자도 받아들여 내재화한 보편적 진리에 해당한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진보정당이 집권하려면 보수와 중도(이중개념자)와의 공존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문재인 의원이 반대편에 있는 보수라도 합리적이라면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통의 정치적 동반자였던 문재인 의원은 참여정부의 개혁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가 큰 것으로 보이지만, 피케티 교수가 공멸을 뜻하는 '바닥으로의 경주(race to the botom)'를 피하려면 일정 수준의 타협은 피할 수 없다는데 동의한다.



피케티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를 좌지우지했던 최경환노믹스의 부자감세(법인세와 소득세 모두 다 감세)와 정반대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 경제성장이 부의 불평등을 줄이는 방법으로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마르크스의 주장과는 달리 자본주의가 지배적 경제체제로 자리잡은 지난 300년 동안의 통계자료를 분석해보면 자본주의의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에서 나온다. 



참여정부가 한미FTA 체결처럼 자본주의적 성장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것도 동일한 논리에서 나왔다. 성장 없는 재분배란 공멸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인데, 막상 재분배의 확대를 위해 법을 만들고 정책을 집행하려 하면 조중동을 필두로 한 보수경제학자와 한나라당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목표한 것을 이룰 수 없었다(이것이 좌측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했다는 비판의 근거가 돼버렸다).





피케티는 정통 마르크스주의자였던 로자 룩셈부르크의 주장(그녀가 쓴 『자본의 축적』이 마르크스의 이론적 한계를 매웠다. 알튀세르는 도덕과 정의에 둔감했던 마르크스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처럼,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폐해는 자본의 끊임없는 축적과정에서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가 커지는 것임을 입증해냈다. 돈이 돈을 버는 자본의 수익률이 노동을 통해 버는 수익률을 능가하기 때문에 부의 크기가 클수록 이익은 더욱 늘어나며, 조세정의를 통해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제성장이 지속될수록 부의 불평등은 커진다는 것을 실제 수많은 자료와 통계로 입증했다.



피케티는 이런 성장의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 강한 누진성을 가진 소득세(무려 80%까지), 상속증여세, 그리고 재산과세가 합동작전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다(이 땅의 진보정당이 수용하기에도 대단히 파격적이며 급진적이다!). 이중에서 소득세와 상속·증여세는 모든 나라에서 이미 광범하게 부과되고 있지만 세율이 너무 낮고, 재산과세는 채택한 나라가 별로 없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참여정부가 만든 종부세가 피케티가 말하는 재산과세의 한 형태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이명박 정부에서 이를 무력화시켰는데, 최근에는 중하위 공무원와 근무연한이 30년에 미치지 못하는 공무원에게 피해가 집중되는 공무원연금 개혁도 주도하고 있다. 피케티의 주장대로라면 정반대로 개혁해야 부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고, 성장도 이룰 수 있는데 거꾸로 가면서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늘리고 있다.



피케티는 지방정부의 주요한 조세수입원으로 재산세(property tax)가 부과되는 경우는 많지만, 모든 형태의 자본에 대해 광범위하게 과세하는 사례는 별로 없다는 것도 밝혀냈다. 그는 국경을 넘나드는 금융자본 이동에 과세하자는 토빈 교수의 주장(토빈세)을 넘어, 자본을 외국으로 빼돌리는 것(이럴 경우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해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을 막기 위해 글로벌한 차원의 자본과세(global tax on capital)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본사가 해외로 빠져나갈 경우는 다루지 않았다). 





참여정부는 이것을 복지확대와 지역균형발전의 형태로 추진했다. 수도 이전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추진된 것이지만 좌우 양쪽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행정수도 이전만 할 수 있었다. 모든 자본주의적 성장은 앞선 지역의 자본이 뒤쳐진 지역들을 착취하는 내부의 식민지화라는 공통된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복지확대와 지역균형발전의 중요성은 그 동안의 착취를 배상하는 것이어서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이재명의 경기도 우선주의가 얼마나 민주주의에 역행하는지 알 수 있다).



피케티 교수는 현실문제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는 자들이 미국의 경제학자(they know almost nothing about anything)라고 MIT 교수시절의 경험을 압축해서 설명했는데, 이는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스코틀랜드 출신의 갤브레이스가 ‘경제학은 경제학자들이 벌어먹고 살기에 딱 좋다’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는 미국의 경제학자가 경제학을 정치적으로 접근한 것과 지나치게 수학에 의존함으로서 현실에서 유리된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한데서 나온 현상이라고 피케티는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시카고학파가 주도한 신고전주의로 대표되는 주류 경제학을 공부하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이어서, 이제는 진부할 정도의 상식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유럽의 경제학을 따른 것도 이 때문이며, 미국에 협조하면서도 할 말은 다했던 것도 이래서 가능했다. 신 성장동력을 북한에서 찾은 것과 전시작전권을 회수하고, 용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한 것도 동일한 논리에서 나온 분단된 국가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 타협안이었다.





물론 필자는 존 롤스를 떠올리는 피케티의 주장에 모두 동의하지 않듯이, 노통과 참여정부의 정책에 모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피케티가 자료 수집과 분석에 많은 도움을 받은 《평등의 답이다》의 저자, 윌킨슨의 연구에서 보듯이 노통과 참여정부가 뼛속까지 친미주의자였던 이명박과 한나라당, 조중동의 음해와 왜곡, 호도가 없었다면 작금의 불평등은 상당히 완화됐을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노통과 거리를 두려는 자들(현재의 비문과 국민의당으로 간 보수적 구좌파들)에 의한 내부의 분열로 망하지 않았다면 선진국에 들었을 것이고.



마지막으로 피케티는 부의 불평등을 극대화하는 ‘세습자본주의(신 도금시대)’가 부활해 승자독식을 강화할수록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했는데, 이는 노통이 사회경제적 평등이 민주주의의 근본이라는 것과 동일한 인식이다. 전통의 좌파에서 중간으로 조금 이동한 진보가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민주주의에 집중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통을 비난하고 조롱했던 자들의 공통점은 민주주의와 정치철학에 대한 이해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낮은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분단국가라는 사실 때문에 안보상업주의와 좌파사냥 및 종북몰이가 득세한 현재의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도 아니고, 민주주의는 더더욱 아닌 것은, 피케티 교수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방공·수구세력과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구좌파가 적대적 공생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4대개혁입법을 추진했던 이유도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내용적 민주주의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서였지만 소수의 국민만이 이를 이해했을 뿐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는 놈들이 노무현을 팔아먹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예수의 말처럼, 선지자는 고향에서 추방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나 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4.09.23 06:45 신고

    저도 어제 JTBC뉴스에서 봤는데...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멀지 않아 쌓인 모순으로 바닥을 헤매야할 것입니다.
    앞날이 걱정입니다.

    • 늙은도령 2014.09.23 16:14 신고

      지금은 최악으로 가는 중입니다.
      바닥이 얼마남지 않았기에 지금 잘 해야 합니다.
      우리가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나라로 가느냐, 아니면 권위주의 금권정치로 가느냐는 앞으로 2년 안에 결정됩니다.

  2. 중용투자자 2014.09.23 08:18

    부자증세는 꼭 필요합니다. 선진국에 비해 법인세 비율도 너무 낮습니다.

    • 늙은도령 2014.09.23 16:15 신고

      네, 150% 맞습니다.
      보수 경제학자인 피케티도 이런 주장을 하는 세상이 온 것이지요.

  3. 노지 2014.09.23 08:55

    21세기 자본론을 인터넷 서점 카트에 담아두었다가...
    '과연 내가 이걸 다 읽을까?'는 질문을 해보고 취소를 했었는데...
    이 글을 읽어보니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10월에 한 번 좀 더 고민을 해보아야 되겠습니다 ㅎ

    • 늙은도령 2014.09.23 16:18 신고

      제 생각에는 '평등이 답이다'가 나을 듯싶습니다.
      피케티 책은 전문가들이 통계자료를 위해 필요한 서적에 가깝습니다.
      내용은 별로 어렵지 않고, 다양한 내용을 담았지만 산만합니다.
      다만 자본주의 경제사라는 의미에서 볼 때는 대단한 책입니다.

  4. 여강여호 2014.09.23 19:21 신고

    진보든 보수든 참여정부를 평가할 때 실패한 정권으로 규정하곤 한데
    성급한 판단이지 싶습니다.
    저 또한 지지보다 반대한 정책이 더 많았지만
    참여정부의 의도와 목적...작금의 현실을 감안할 때 오히려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가치있는 정부였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 늙은도령 2014.09.23 19:58 신고

      대통령이 되면 어느 한편을 일방적으로 챙길 수는 없습니다.
      전체를 봐야 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보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대단히 잘한 정부입니다.
      진보측 입장에서는 불만이 많지만 정당이나 개인의 수준에서 그런 불만이 옳지만, 집권을 하게 된 다음에도 진보 일방적인 정책만 펼치면 나라가 두쪽납니다.
      외국의 견제도 심할 것이고, 기득권의 반발이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다만 국민적 합의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것은 너무 아쉽습니다.
      너무 민주적인 대통령이어서 언론과 불편함을 유지한 것 때문에 정책 추진이 어려웠던 것도 장점이자 단접이었던 것 같습니다.

  5. 촌장 2014.09.23 20:37

    DTI, LTV 없었으면 한국경제는 서브프라임 터졌을 때 이미 무너졌을 것이다. 국가적 위기를 참여정부의 정책 덕분에 모면하고도 실패라고 망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 늙은도령 2014.09.23 21:18 신고

      전부 거짓말이지요.
      노 대통령도 임기말에야 신자유주의의 문제를 알게 됐지만, 노 대통령은 상당히 좋은 정책을 많이 내놨고, 실적도 좋았습니다.
      조중동은 악마입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불리한 여론을 다잡기 위해, 정부와 집권여당의 선심성 대책과 발언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이 정치인 출신 경제부총리 최경환인데, 그를 필두로 한 대통령과 정부, 여당으로 이어지는 온갖 선심성 대책과 발언들이 추석 밥상에 오를 민심을 유혹하고 있다.



                                                    상류층을 위한 부동산 대책



9.1 부동산대책부터 노인과 아이의 무료접종 확대,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및 거주문제 지원, 금리인하와 대출지원 확대 등 집권세력이 내놓고 있는 각종 대책과 선심성 발언들은 대선 전야를 뛰어넘는다. 이것들이 모두 시행되면 박근혜 정부의 임기와 동시에 대한민국은 역사상 최고의 ‘빚의 제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들이 쏟아내는 대책과 발언들은 재원조달에 대한 방법이 결여돼 있어 철저하게 립서비스이자 추석 민심용이다. 세월호 참사와 군부대 폭행살인 문제, 원전의 말도 안 되는 침수문제, 싱크홀과 지하동공처럼 압축성장과 난개발의 부작용, 갈수록 늘어나는 청년 실업과 노인 빈곤율, 기업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방관하는 정치적 계산들의 정화들이다.



대출금의 사용 용도를 보면 깡통주택이 넘쳐난다



추석 연휴에 들어가기 전까지 대체  어떤 것들이 추가로 더해질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들이 쏟아내는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길게는 대한민국이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순간까지만 가계 부채가 폭발하지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들릴 뿐이다. 짧게는 추석민심을 악화시키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식으로 해석된다.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벌려놓은 다음, 국회에서 아무런 후속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야당과 유족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양보(여야의 2차합의안)를 받아내려 할 것이다. 정말 파렴치하고 저열한 것들이 광기어린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통치와 정치를 이렇게까지 희화화하는 것은 보다보다 처음이다.



                                            대한민국은 최악의 신자유주의 국가다      



오직 한국만 가계 빚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정부 재정도 악화되고 있다. 이명박이 벌려놓은 것들이 본격적으로 계산서를 내밀고 있고, 여기에 최경환노믹스까지 더해졌으니, 매일같이 미래 세대들이 책임져야 할 몫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에서 달라진 것이란 무책임한 어른들의 막가파식 이권놀음이다. 그 판돈은 서민들의 지갑에서 나오며, 정치권은 음성적인 수수료를 챙기고, 금융권은 탐욕의 이자로 배를 불리며, 기업은 마이너스 금리로 사업을 벌이고, 미래 세대는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책임져야 한다.  



                                          


  1. 넬리코리아 2014.09.02 17:50 신고

    나라가 거덜 나겠네요.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41조(정부는 종잣돈만 내고 민간의 투자를 끌어들이겠다니, 대단한 희망사항이거나 권위주의 독재시대의 관치경제를 부활시키겠다는 의미다)가 투입되는 경제활성화 대책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든다고 한다. 내수경제 침체를 넘어 공황에 준하는 상황으로 접어든다는 뜻이다. 아이고, 무서워라!



앞의 글에서는 노인의 입장에서 반론을 펼쳤으니 이번 글에서는 청년의 눈으로 반론을 펼쳐보자. 각종 통계자료를 가지고 청년의 상황이 어떤지 살펴본 다음에, 마지막 글에서 구체적인 반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청년의 상황이 워낙 열악하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급증하지 않는 한 현실적인 탈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고용율은 갈수록 하향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경상수지 흑자행진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과 전혀 상관이 없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첫 번째 현실이다. 수출이 청년의 고용률을 높이던 시절은 한참 전에 끝났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기술 발전은 노동을 대체한다는 것이 입증됐고,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영업과 마케팅의 노하우마저 각종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고 있다.   






전체 취업자수 대비 청년 취업자수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에서, 청년 실업자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청년층의 노동예비군이나 잉여노동자가 넘쳐나기 때문에 저임금노동을 양산할 수 있는 최상의 전제 조건이 된다. 이것이 기업의 단기이익 추구와 어우러져 노동유연화라는 확고한 추세로 자리잡았다.



                         



이런 현상은 2007년 말에서 2008년 초에 발생했던 신용 대붕괴가 일어나기 직전이었던 2006년을 기점으로 2010년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특히 2011년 후반부터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와 맞물려 그들의 자식들이 청년 실업층에 합류하는 이중이 고통이 발생했다. 아직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그들의 자식 세대들과 경쟁할 만큼은 아니지만 그것이 얼마나 유예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청년들이 첫 취업에 소요되는 시간으로 볼 때 최소 25%는 1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이들이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매년 다양한 학력을 지닌 새로운 청년들이 배출되기 때문에 평생 저임금노동에 시달려야 할 청년의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체 취업자의 90%는 중소기업이 담당하기 때문에 고용사정이 좋아질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 


 




그나마 정규직 채용이 많은 공기업마저 인턴 채용을 늘림으로써 저임금노동의 확산에 동참했다. 게다가 그들의 정규직 전환 현황은 참혹할 정도로 낮다. 중간에 때려치고 나온 청년들이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턴의 정규직 채용이 늘어난다지만 2년 동안 싸게 부려먹은 훈련된 노동력이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손해날 이유가 전혀 없다. 



인턴 중에서 기업 문화에 적응하고 길들여진 청년들만 채용되기 때문에 기업은 알먹고 꿩먹기가 인턴 제도며, 기업들은 청년을 1~2년 동안 저임금노동으로 부려먹은 것이다. 인턴제는 기업이 최저임금 수준에서 청년 노동자를 적법하게 착취한 최악의 제도 중 하나이다. 





이런 모든 것들을 하나에 담았으니 위의 표가 그것이다. 학력별 취업률도 수렴하는 추세여서 학력과 상관없이 저임금 고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 청년의 임금액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 통계는 정규직 위주이고, 취업 포기자들이 빠져 있어 정확한 실상을 보여주지 못한다. 따라서 청년층의 취업율은 위의 통계보다 더 나쁘다고 봐야 한다.  



상대적 임금추이도 다른 기관의 통계와  달라 정말 이 정도를 받는지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인상률이 너무 낮아,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한국은 취업교육을 자신의 돈으로 해야 하지만 유럽의 경우에는 월급(삶의 질이 유지되는 수준)까지 주며 사회적 차원에서 재·취업교육 훈련을 제공하니, 우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이들이 이 기간 동안 정규직에 취직하지 못하면 중소기업을 찾아가야 하는데 그럴 경우 노동환경은 열악할 수박에 없다. 이미 수년에 걸쳐 준실업자 신세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연봉을 받거나, 기타의 노동복지를 제대로 받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취업을 포기한 청년층을 뜻하는 니트족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과 OECD 가입국간의 고용 관련 현황을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노동시간이 가장 길며, 청년 고용율은 최하위권에 속한다. 비정규·임시직 노동자가 많은 서비스업, 자영업, 보건사회 분야 근로자 중에도 청년이 많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청년 고용형태가 OECD 가입국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상황이다. 이태백과

삼포세대는 거저 나온 것이 아닌 자본의 저주가 응축된 처참한 단어들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약간의 편차는 있어도 저임금노동이 늘어나는 추세였으나, 2008년 신용 대붕괴 이후 조금씩 나이지고 있다. 반면에 대한민국은 노골적으로 친기업적인 보수 정부가 연이어 들어섰기 때문에 이런 추세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 취해진 각종 친기업적 조치들을 박근혜 정부가 공약을 파기하면서까지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에 저임금노동이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명박 정부는 재벌과 대기업을 위한 이익집단적 성격이 유별나게 강했던 정부로 미국의 부시 정부의 길을 정확하게 답습했다. 뉴라이트라 하는 급진적 우파들이란 좌파에서 전향한 자들이 많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평등이 민주주의 근간이라는 좌파의 논리를 파괴하고,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을 자연과 우주의 법칙인양 왜곡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 피해의 대부분이 사회적 권력이 가장 약한 청년층과 경제활동 가능연령에서 벗어난, 그래서 얼마 안 되는 기초연금에도 자신들의 표를 몰아주는 가난한 노인들이 뒤집어쓸 수밖에 없었다. 청년과 노년이 모두 힘겨운 나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이명박 정부는 정반대로  이용했고, 그 결과가 아래의 도표에 나오는 청년의 주건빈곤까지 이어졌다.    



 


이상의 통계들로 볼 때, 현재의 청년들은 지금의 노인보다 더욱 힘든 처지에 놓여 있음은 확실하다. 자본주의는 그 출발부터 가족과 사회의 해체를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용의 질이 낮아질수록 임금의 수준도 떨어지고 대체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구조로 세분화됐다. 그것이 지금은 최고조에 이른 상태라 청년들의 미래가 암울한 것은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다음 글에서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청년들의 현실을 다룰 생각이다. 또한 청년들이 어떤 형태로든 책임져야 하는 노인들의 연금 문제도 다루고자 한다. 모든 지표와 통계들이 가혹할 정도로 나빠지고 있지만, 이 땅의 청년들이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다. 자본주의 체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대수술은 진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희망을 버리지 마시라. 희망을 버리는 순간, 어떤 사람도 노예의 길로 접어든다. 희망하지 않는 자에게 역전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으며, 그 동안의 고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이 증명될 날도 얼마 멀지 않았다. 차라리 판도라상자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그 빌어먹을 놈의 희망은 좌절의 깊이가 끝에 이르러야 모습을 드러낸다.  



                                        




유엔인구기금(UNFPA) 등 유엔 산하단체들과 국제 노인인권단체인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HelpAge International)이 전 세계 91개국의 노인복지 수준을 수치화해 발표한 '글로벌 에이지와치 지수 2013'(Global AgeWatch Index 2013)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복수 수준이 67위(39.9점, 100점 만점)에 불과했다.



이명박근혜 정부 7년 동안 귀에 진물이 나올 정도로 ‘압축성장’과 ‘한강의 기적’을 떠들어댔지만, 막상 그 시대의 산업역군이었던 노인들의 삶은 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음이 드러났다. 한국의 순위는 우크라이나(66위·40.2)와 도미니카공화국(68위·39.3) 사이이며, 아프리카 빈국인 가나(69위·39.2)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 발표된 지수는 각국의 노인복지 수준을 ▲소득 ▲건강 ▲고용·교육 ▲사회적 자립·자유 등 4가지로 나눠, 전 세계 노인들의 삶의 질과 복지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산업화세력들이 주구장창 떠들어대는 한국의 성장신화가 이 땅의 노인들을 등쳐먹어 이룩한 것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연금과 노인빈곤율 등을 반영한 소득지수가 8.7점으로, 조사 대상 91개국 중 90위이라는 사실이다. 소득지수가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몇 십 년째 미국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2.1)이 유일하다. 이 수치는 현재 가난한 노인들이 죽을 때까지 빈곤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것만이 아니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로 나타났다. 2050년이 되면 일본(41.5%)과 포르투갈(40.4%)이 한국보다 앞서는데, 이들의 노인복지는 10위와 34위로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즉, 노인복지에 변화가 없다면 2050년에는 한국의 노인들이 최악의 상황에 처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한국 노인의 기대수명 등 건강지수(8위)가 높아, 노인복지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한 미래세대가 짊어져야 할 부담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노인복지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89.9)이고, 노르웨이(89.8) 2위, 독일(89.3) 3위, 네덜란드(88.2) 4위, 캐나다(88.0) 5위로 새누리당 기준에 따르면 소위 좌파국가에 속한다.





헌데 최경환노믹스로 불리는 경제활성화 대책을 들여다보면, 노인복지를 위한 것은 앞의 글에서 다룬 △기초생활보장법이 유일하다. 이 법도 자세히 뜯어보면 노인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노인에게는 치명적인 의료민영화와 영리화를 위한 법안을 들먹이지 않는다 해도, 최경환노믹스에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최경환노믹스의 최대 방점은 법인병원이 부동산중계업과 미용 관련 산업 같은 영리사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준 것과, 중국관광객이 서울(특히 학교 인근)에서 머물며 도박 같은 것에 돈을 많이 쓰게 만드는데 있다. 허면, 노인들이 중국관광객을 상대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단연코 없다.



그래서 최경환노믹스의 핵심은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경제상황을 타개해서 민생을 살린다는  터무니없는 미사여구 하에 한국을 재벌과 거대 투기자본들에게 어떤 돈벌이도 가능한 나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가계부채를 늘려서 부동산 거품을 형성하는 것과 함께.


                                             


  1. 새 날 2014.08.31 10:53 신고

    한 마디로 서민 피 빨아 자본들 배불리기 위한 정책인데, 이를 교묘하게 포장하고 있는 셈이네요. 시장 가서 튀김 한 번 먹으면 마치 서민 위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셈이군요.

    • 늙은도령 2014.08.31 20:20 신고

      그렇지요.
      시장에서 장사하는 분들은 그래도 살만한 사람들입니다.
      정말 어려운 사람들은 임시직 노동자, 시간제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장사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오면 좋지요.
      반짝이라도 돈을 버니.
      하지만 그것도 못하는 사람들은 정말 죽어나는데 그들을 만나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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