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단 한 번도 KBS를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사회적 흉기로 변한 MBC KBS가 정상화의 과정으로 들어섰다고 하지만, '만나면 좋은 친구'였던 MBC와는 달리 국민의 이익보다 정권의 이익에 충실했던 KBS DNA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MBC는 공영방송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KBS는 그렇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의 시사기획 '을 보기 전까지는.

 

 



제가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소한 지난주와 이번 주의 PD수첩과 시사기획 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주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밝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낸 침묵의 세월에 이어, 이번 주의 최저임금은 자유로운가는 문재인의 소득중심성장의 성공조건을 제대로 짚었다는 점에서 저의 예측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소득불평등과 부의 양극화를 구조(갑과 을 간의 임금격차와 카드수수료의 불평등, 임대차보호법의 한계, 국회의 업무 유기 등)와 제도의 측면에서 접근하고 나름의 해법(최저임금의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승격시켜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 카드수수료 불평등 해소, 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을 제시한 최저임금은 정의로운가는 이전의 공영방송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시장 실패와 정부 개입의 필요성까지 다루었습니다.

 


드루킹 논란을 선정적인 방식으로만 보도하는 MBC 뉴스데스크에 비해 사안의 본질을 차분하게 짚고 있는 KBS 9시 뉴스의 차이가 PD수첩과 시사기획 에서도 비슷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시청료를 토해내도 모자랐던 KBS가 망가질대로 망가진 MBC에 비해 정상화에 들어선 시기가 한참이나 뒤졌지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인 공영방송으로 돌아오는 속도는 저의 예상과는 달리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명박근혜 9년 동안 기업과 성장의 입장에서만 경제를 얘기하던 시사기획 '창'이어서 이런 변화가 더욱 눈에 들어오는지 알 수 없지만 노동자와 분배의 입장에서 경제를 얘기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습니다. 나경원과 안철수로 대표되는 자한당과 바미당의 무식하고 한심한 주장과는 달리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정부 개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최저임금과 연결시킨 것은 KBS의 변화가 근본적인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말해주었습니다.  

 

 



인공지능과 4차산업혁명이 불러올 인간의 종말(노동의 종말은 너무나 당연하고)과 극단의 불평등을 생각하면 최소임금 인상을 정의와 공존 및 상생의 차원에서 풀어낸 것은 문재인의 소득중심성장을 제대로 풀어낸 기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사기획 이 보유세와 법인세, 소득세 인상까지 다루는 등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파고들 수 있다면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다룬 불평등과 양극화의 해결책에 최대한 접근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할 수 있습니다.

 

 

KBS는 공영방송으로의 변화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난주와 이번 주의 시사기획 을 기준으로 한다면 합격점(최저임금 인상폭이 너무 컸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지만)을 줄 수 있습니다. 뉴스와 시사프로그램(PD저널리즘 포함)에서 조급함과 선정성이 묻어나는 MBC의 분발을 촉구하며, 두 방송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촛불혁명에 담긴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깨어난 시민의 눈높이와 공익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명박근혜 9년 동안, KBS가 저지른 잘못과 범죄를 생각하면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고 섣부를 수 있지만 최소한 지난주와 이번 주 시사기획 '창'에서 보여준 변화와 시도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낼 만합니다. 최저임금이 정말로 정의로워지는 날을 기대하며 MBC의 분발도 요청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저녁노을* 2018.04.25 05:27 신고

    방송계의 변화...
    있어야지요. 이제...

    잘 보고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2. 공수래공수거 2018.04.25 08:39 신고

    이제 KBS뉴스를 봐도 마음이 편안해지던데요? ㅎ

  3. 슬픔안녕 2018.04.25 12:39

    이 다큐를 보며 사람들을 숨죽이게 만드는 기제가 참 촘촘하게 짜여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과연 그들은 그렇게 머리가 좋은 걸까요? 아님 그들의 욕망이 그런 기제를 만드는 걸까요? 여튼 최저임금 문제로 이렇게 다층적인 논의를 하게 된 공영방송의 변화가 반갑네요, 마음은 무겁지만요.ㅜㅠ

    • 늙은도령 2018.04.25 12:47 신고

      자본주의의 폐해를 그대로 두면 국민의 절대다수가 피해를 입습니다.
      정부 개입이 매우 중요한데, 특히 공정한 거래와 정의로운 임금, 약자에 대한 보호책, 마지막으로 부자에게 세금을 거둬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비정규직이라도 존엄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부의 재분배 없이 불평등과 양극화는 해결하지 못합니다.
      사실 경제학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술의 영향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결국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사회적 약자가 최소화될 수 있습니다.

  4. 참교육 2018.04.25 13:20 신고

    지도자가 문제입니다
    언론도 교육도 사법도 지도자만 바로 선다면 ...
    KBS도 예외가 아니겠지요. 생각하기도 싫지만 이명박근혜같은 지도자를 다시 뽑으면 KBS도 사법부도 다 도루목이 되고 말 것입니다.

  5. 홍사훈 2018.04.30 15:28

    시사기획 창, '최저임금은 정의로운가'를 제작한 KBS 홍사훈이라고 합니다.
    프로그램에 대해 평가한 글이 있다고 누가 전해줘서 여기 들어와 보게됐습니다.
    과한 호평 감사합니다.
    제가 노동,임금에 관한 다큐를 몇 편 만들다보니 왜곡된 임금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는 확신이 생기더군요. KBS가 파업이후 정상화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그동안 지은 죄(?)를 용서받는 길은 역시 좋은 프로그램, 사회를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내보내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염치 없지만 많은 분들의 응원, 격려 부탁드려요.

    • 늙은도령 2018.04.30 16:27 신고

      KBS의 변화에 큰 성원을 보냅니다.
      앞으로도 시청을 하고 응원과 격려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좋은 내용은 글로 올려 널리 알리기도 할게요.
      힘내십시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이 올해보다 8.1%(450원) 오른 6천30원으로 결정됐다. 2016년 최저임금 시급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26만27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1512만3240원이 된다.  





노동부가 발표한 2015년 상용직 노동자의 월급평균이 262만6000원이었니, 최저임금은 내년을 기준으로 하고 노동자 평균월급은 올해를 기준으로 해도 평균 100만원의 차이가 난다. 연간으로 치면 1200만원이며, 복지후생비용까지 따지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박근혜 정부는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로 추정된다고 하니, 현재의 환율(1136원)로 환산하면 3408만원이 된다. 내년도의 실질성장률을 제로로 놓고 봐도, 내년에 최저임금을 받고 1년을 꼬박 일하는 노동자는 국민소득 평균의 절반도 벌 수 없다는 결론이다.





올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1인가구의 중위소득(전체소득자 중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소득으로 기초수급자를 결정할 때 사용된다. 한 국가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낼 때 주로 사용된다)이 2천337원이니, 이것을 내년에 적용해도 무려 5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최저임금을 받는 맞벌이 커플도 중위소득에 미치지 못한다.



2008년 이후 가계부채 상승률이 가계소득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고, 선진국이 될수록 낮아진다는 엥겔지수도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최저임금 상승률도 2007년 이후로 한 단위에 머물렀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구매력지수로 봐도 생활임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가 급증하고 있지만, 법적처벌을 받는 건수는 갈수록 줄고 있다. OECD 가입국 중에서 불평등이 확대되는 속도가 가장 높고, 비정규직과 저소득자가 늘어나는 비율도 다른 가입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사회복지임금은 가입국 중 최하위며, 노인빈곤율과 자살율과 출산율도 최하위에 속하며, 청년실업률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어제 결정된 2016년도 최저임금을 비판하기 위해 인용할 수 있는 통계는 이것 말고도 수두룩하다. 전문적인 경제학자나 불평등에 관해 9년 동안 공부해온 필자가 아니더라도 최저임금과 생활임금 대해 두세 시간만 인터넷 검색을 하면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이 얼마나 반노동적인지 알 수 있다.



                                             구매력 기준으로 환산한 최저임금



시장자유주의 우파가 주도해온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극단에 이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의 모든 국가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생활임금에 맞춰 최저임금을 결정했지만,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를 외면했다. OECD의 권고사항도 무시한 이들의 결정은 상용직 근로자의 임금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서 내수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은 전무해졌다.



방대한 자료를 통해 부의 불평등이 민주주의가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음을 밝힌 《21세기 자본》과 세습자본주의에 준하는 불평등이 만악의 근원임을 밝힌 《평등이 답이다》 등을 거론하지 않는다 해도, 이 땅의 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이 메르스보다 더욱 치명적인 전염병이라 할 것이다.





미국의 역사를 파시즘적 진보ㅡ학살과 차별, 전쟁으로 얼룩진 팽창 일변도의 경제성장ㅡ의 피해자들인 인디언과 흑인 노예, 백인 하인, 여성, 이민자, 광부, 저임금노동자, 사회주의자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를 보면 최저임금이 생활임금에도 한참 못 미치는 이유에 대한 짧은 언급이 나온다. 



주 40시간 노동을 확립하고 아동노동을 불법화한 1938년의 최저임금제는 많은 사람들을 배제하고 매우 낮은 최저임금을 설정했다. 



같은 책에는 다음과 같은 결과까지도 나온다,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수없이 많은 파업이 벌어졌던 이유와 작은 성공들이 무용지물로 변해버린 과정을 설명한 다음에.



뉴딜이 끝났을 때, 자본주의는 본래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수백만 사람들에게 루즈벨트를 영웅으로 만들기에 충분할 만큼의 도움이 있기 했지만, 공황과 위기를 야기한 바로 그 체제 ㅡ 낭비와 불평등의 체제이자 인간의 필요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체제 ㅡ 는 여전히 굳건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7.09 08:21 신고

    최저 임금..당연히 더 올라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우려하는건 많은 중소 업체들입니다

    최저 임금도 지불하지 못하는 중소 업체들이 너무 많습니다
    여기에 대한 대안도 있어야 합니다

    • 일장춘몽 2015.07.09 17:12

      최저임금이 현실을 무시하고 턱없이 오르면 기업은 고용을 줄일것이고 그러면 최저임금보다도 낮은 임금을 받고서라도 일하겠다는 노동자들이 넘쳐날겁니다
      그러면 노동자들의 삶은 더 열악해지는 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09 17:39 신고

      노동자 임금을 최저임금도 못 맞춰주는 기업은 정리돼야 합니다.
      이런 기업은 절대 살아남지 못합니다.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해서 버티는 기업은 사라져야 그 다음이 가능합니다.
      밑에 일장춘몽 같은 류의 무식한 얘기가 성립하는 것이 기업에 대해 제대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절대 최저임금도 못 주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임금체불만 늘어납니다.

    • 공수래공수거 2015.07.09 17:50 신고

      도령님 말이 당연한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답답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09 18:05 신고

      저도 사업을 해봤고, 동생은 대단히 많은 중소업체와 거래할 수밖에 없는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몇 십 년을 지켜보면서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현실이 그렇지 않다고 하는 것은 중소기업이 협력업체나 하청업체로서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인 체제를 바꾸려면 한 번의 고비는 넘겨야 합니다.
      현실 때문에 너무나 많은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고, 이는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것들이 쌓여서 작금의 불평등이 됐습니다.
      한 번은 이것을 뒤집지 않으면 답이 없습니다.

  2. 『방쌤』 2015.07.09 10:48 신고

    결국에는 이렇게 됐더라구요
    뉴스를 접하고는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최소한의 생활을 가능하게 설정을 해야하는 것인데,,,
    그들이 과연 이런 현실을 얼마나 알고있을까요,,,

    • 늙은도령 2015.07.09 17:40 신고

      우리나라는 노조가 다 파괴된 상태라 이런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최저임금으로 노동자들의 삶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결국 어마어마한 돈이 재벌 오너의 수중으로 들어갑니다.
      경제는 무조건 그렇게 돌아갑니다.

  3. 참교육 2015.07.09 11:44 신고

    이럴거라면 노사정 위원회를 열기는 왜 열었을까요?
    민주노총이 빠지 노사정위원회...자본의 입맛대로 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09 17:43 신고

      답이 없습니다.
      혁명에 준하는 범국민적 저항이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됩니다.

  4. 목요일. 2015.07.09 16:08 신고

    깔끔하게 6500원으로 해주면 좀 좋아여...

  5. 월급날 2015.07.09 17:33

    월급

    한달 개 목줄 값이 이거란가
    죽도록 실핏줄 터지게 일해도 이거라던가
    능력껏 벌어 먹는 자본주의 사회치고
    한여름 날씨도 무색하게 냉혹하다 한들
    누구하나 눈이라도 깜박거릴까나
    새벽 별 바가며 쌔빠지게 일한 들
    사업가에 비 할까
    한 달 동안 멍이처럼 묶여 일해보니
    개 목줄 값 받았다고
    갑근세,소득세.연금,건강보험금에
    내고 나니 남는게 없네
    이래저래 허리한번 못피고
    죽어서 입관할때 피네그려
    사업가들에게는 나라에서 주는게 많네
    중소기업에서 가짜 기계만든다고 주고
    기업가들은 서류만 잘꾸며 제출만 하면
    나라에서 여기저기 펑펑퍼주네
    젊은 인재채용 했다고 지원해주고
    정규직 해준다고 더 퍼주고
    이래저래 사장들만 살판이네 그려
    외제차 구매했다고 세금 돌려주고
    나늘이 잘다녀오라고 기름세 받처주고
    전기 많이 쓴다고 누진세 없에주고
    해외여행 다녀오라고 절세 받처주고
    아가씨들과 지하세계에서 잘 논다고
    접대비로 받처주고
    이래서 우리나라 좋은 나라
    개한민국이라네~~

    • 늙은도령 2015.07.09 17:45 신고

      허허허...
      그래요, 노동자를 위한 나라는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6. 머무는바람 2015.07.10 20:28 신고

    웃긴건
    6030원 인금 인상에 대한 물가 대책은 전무 하다는거죠

    • 늙은도령 2015.07.10 21:13 신고

      저유가가 지속되기만을 바라는 것이지요.
      또한 저금리를 만들어놨으니 물가 대책은 손놔도 되는 상황입니다.
      서민만 죽어나갈 것입니다.
      농식품값은 가뭄과 홍수 때문에 급등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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