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의 녹음파일을 보도한 JTBC 뉴스룸과 손석희의 해명에 무슨 잘못이 있는지 밝히기 위해 이번 글을 올립니다. 손석희와 JTBC(중앙일보의 오너 홍석현)라는 조합이 갖는 한계는 별도의 글로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뉴스룸과 손석희에 초점을 맞춰 글을 풀어갈까 합니다.





JTBC 뉴스룸이 경향신문보다 먼저 성완종 녹음파일을 공개한 행위가 타당성을 가지려면, 입수과정의 취재윤리 위반과 보도과정의 언론윤리 위반을 만회하고도 남을 공익성이 인정될 수 있어야 합니다. 손석희와 뉴스룸 관계자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제시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언론이 생긴 이래 취재와 보도와 관련한 온갖 문제들을 경험하면서 일정한 기준(반드시 지켜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정한다)이 자리 잡게 됐습니다. 그것이 취재윤리와 보도윤리입니다. 여기에는 국민의 알권리가 최우선으로 고려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헌데 뉴스룸이 내세운 ‘국민의 알권리’는 자의적이고 이중잣대여서 언론역사를 통해 정립된 취재윤리와 보도윤리 모두에서 어긋납니다. ‘국민의 알권리’는 특정 사안의 진실이 권력이던, 이해관계자에 의해서든,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든 왜곡되거나 은폐될 때에 적용됩니다.





하지만 JTBC 기자가 부당한 방법(선의의 정보제공자에게 거짓말도 했고, 회복할 수 없는 피해까지 줬다)으로 입수한 성완종 녹음파일은 성완종 본인이 경향신문을 직접 정해 독점권을 준 것이라 어떤 언론이라도 이를 사용하려면 경향신문과 유족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유족은 경향신문이 진실보도를 하지 않으면 독점권을 회수할 수 있다).



뉴스룸은 동의를 구한 것이 아니라 방송을 내보지 말라는 요구를 묵살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권리가 있다면, 여러 종류의 유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월호 유족들에게 동의를 구한 후 학생 핸드폰의 영상을 내보낸 뉴스룸이 성완종 유족에게는 동일한 동의를 구하지도 않았고, 묵살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는 그때그때 다른 명백한 이중잣대입니다.



성완종의 유족은 범죄자의 가족이기 때문에 세월호 유족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가징 초보적인 수준의 인권의 정의부터 다시 배우십시오. 사형수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인권이기 때문에 사형제 폐지논란이 있는 것이며, 유족을 구별하는 것은 극단의 연좌제로 유신이나 히틀러의 독재정권이 저지른 최대의 죄악 중 하나였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또한 경향신문이 성완종의 고발을 추가취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면서까지 충실하게 보도하고 있었기에 국민의 알권리를 해친 적이 없습니다. 정경유착을 이용해 사업을 한 성완종의 고백을 백 퍼센트 믿을 수 없는 노릇이어서 경향신문이 추가취재를 통해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것부터 내보낸 것은 지극히 지혜로운 대처였습니다.



녹음파일에 담겨 있는 내용이 너무나 큰 폭발력을 지니고 있지만, 범죄자의 일방적 주장이기 때문에 무조건 공개하는 것은 보도윤리에도 맞지 않습니다. 경향신문의 입장에서는 사실관계도 확인해보지 않은 채, 무작정 보도할 수 없는 노릇이었을 것입니다(조선일보와 TV조선처럼 막장으로 갈 수 없는 노릇이니까).





경향신문이 기사화한 녹음파일의 일부를 공개할 때도 사자의 명예와 유족의 인권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동의를 구한 다음에 진행했습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보도도 이런 합의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억울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국민의 알권리는 시급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국가와 국민의 삶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사건이 잘못 종료되거나 은폐될 때, 취재윤리와 보도윤리를 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완종 녹음파일은 검찰에 넘겨준 후 전문을 공개하기로 유족과 합의하고, 국민에 알린 상황입니다.



이런 내용은 모든 언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JTBC를 제외한 다른 언론들은 경향신문이 전문을 보도하기를 기다렸습니다. 국민의 알권리라는 사안의 시급성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어서 전문이 보도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취재윤리와 보도윤리에 합당한 것이었습니다.





JTBC 뉴스룸의 시청률이 2%(당일에는 4%였다)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민의 알권리라는 것도 98%(당일에는 96%)의 국민들은 다른 언론을 통해 평상시처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글자와 음성의 차이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음성은 이성보다는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에 문자보다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것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입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할 때 뉴스룸이 제시한 국민의 알권리는 정당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또한 녹음파일이 검찰에 넘어간 이상 공공재라는 자체적인 판단도 검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최소한 제가 읽어본 언론관련 서적에서 그런 주장이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현역기자 생활을 통해 일간지의 논설위원에 오른 친구들에게 물어봤지만 그들도 손석희와 뉴스룸 관계자의 주장은 그런 선례도 없고 설득력도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즉 그들의 판단은 보편성보다는 조직의 집단인식이 빠지기 쉬운 자의성의 함정에 빠졌다는 뜻입니다. 공통된 의견은 속보경쟁에 매몰된 자사이기주의적 행태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경쟁하듯 보도를 했느냐, 라는 점에 있어서는 그것이 때론 언론의 속성이라는 점만으로 양해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감당해나가겠습니다. 저희들은 고심 끝에 궁극적으로는 이 보도가 고인과 그 가족들의 입장, 그리고 시청자들의 진실 찾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입수경위라든가 저희들이 되돌아봐야할 부분은 냉정하게 되돌아보겠습니다. 



위의 인용문에서 보듯 손석희는 녹음파일 입수경위와 기습보도에 따른 취재윤리와 보도윤리 위반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도 하지 않은 채 ‘언론의 속성’을 언급하며 ‘시청자들의 진실 찾기’에 도움이 되면 용납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투의 자기면피적 변명에 그쳤습니다. 



이는 대단히 교묘하고 위선적인 발언이 될 수 있습니다. JTBC 뉴스룸 시청자들(필자도 속한다)은 기본적으로 손석희에 대한 믿음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충분히, 그리고 기꺼이 손석희의 주장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듯한 해명은 그래서 공정하지도 정직하지도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특히 ‘시청자들의 진실 찾기’는 경향신문이 진실을 보도하지 않았다는 뜻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는 명백히 사실왜곡이자 정확히 말하면 거짓말입니다. 문자와 육성에 따라 진실이 달라지는 것이라면 문자화된 것들은 진실성을 인정받기 위해 육성을 첨부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해서 난센스입니다. 제가 손석희에 대한 신뢰를 접겠다고 했던 것도 그의 해명을 듣고 난 이후입니다. 그는 부당한 방법으로 녹음파일을 입수한 기자를 지키고, 기습적인 보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향신문과 유족들이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 부도덕한 존재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또한 직업윤리와 공식적인 약속을 위반한 김인성씨가 당할 피해에 대해서도 어떻게 대처할지 일체의 언급도 없었고, 경향신문과 유족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도 아니어서 앞으로도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었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기 시작하면 어떤 정의도, 진실도, 도덕과 윤리도, 양심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불의함과 부정의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 수많은 토론을 거쳐 정립된 것이며, 마찬가지로 언론의 취재윤리와 보도윤리의 정립도 그런 과정을 거쳤습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최후의 단계는 우상화입니다. 손석희에 대한 믿음과 존경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잘못된 행위까지 덮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당하고 합리적인 비판은 손석희를 지금보다 더 좋은 언론인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지금처럼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가 성공한 것은 경영을 맡은 순간부터 기술을 머리에서 지워버렸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손석희는 경영자의 입장(자사이기주의)과 앵커의 입장(국민의 알권리) 사이에 갇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손석희가 해명을 하는 동안 내내 불편함을 숨기지 못한 것도 이런 모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 손석희의 모습을 보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손석희라는 이름 석자를 정론직필의 대명사처럼 자리매김시킨 것도 그 자신이었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것은ㅡ비판없이 주는 것도 마찬가지다ㅡ양날의 칼이 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몸에 좋은 약은 쓰고, 고언은 귀에 거슬리는 법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효과를 발휘하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손석희가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중앙일보 그룹의 오너인 홍석현이 JTBC를 진보적인 색채(이것마저도 지금은 찾기 힘들다)를 띠는 방송으로 키우겠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손석희를 보도부문 총괄사장으로 영입한 것이지, 손석희를 통해 진보적 색채를 띠는 방송으로 만들라고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언론에서 중립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수백 수천 가지의 매일의 이슈들 중 보도할 것을 골라내는 과정에서 이미 이념적 성향이나 조직의 가치관이 적용됩니다. 손석희는 중립을 중시한다는 말을 자주하지만, 그것이 성립할 수 없음은 오늘의 뉴스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중립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손석희가 언론인과 경영인 사이에서의 철학적 기준을 지금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으며, 두 가지 이해가 충돌하는 보도에 있어서는 보다 냉철하고 성숙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혜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둘 다 노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의 영역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smm 2015.04.17 19:33

    취재윤리와 보도윤리를 제대로 지키는 언론이 거의 없다는 것이 비극이군요.

    • 늙은도령 2015.04.17 20:05 신고

      손석희는 앵커이기 전에 경영자입니다.
      그런 면을 고려하더라도 어제의 해명은 너무나 부적절했습니다.
      솔직히 너무 많이 실망했습니다.

  2. 耽讀 2015.04.17 19:47 신고

    중국을 다녀와 뉴스룸 보도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잘 모릅니다. 제가 스마트폰이 없어서.
    늙은도령님 글을 읽고 이번 보도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지난 해 세월호 참사 첫날 손석희는 후배 기자가 한 생존학생에게 던진 질문 때문에 파문이 일자. 뉴스9를 시작하면서 사과했습니다.
    이번에도 해명보다는 사과를 했다면 파문이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손석희 언론 역사에 가장 큰 오점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5.04.17 20:07 신고

      네, 그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습니다.
      조직논리에 빠져 기몬적인 판단이 흐려졌습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손석희와 JTBC를 우상화하는 경향까지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별도의 글로 다룰 생각입니다.

  3. 아침5시 2015.04.17 20:52 신고

    음 좋은 지적이시네요 ..
    좋은글 너무 잘읽고 갑니다.

    • 늙은도령 2015.04.17 22:10 신고

      안타까운 지적입니다.
      손석희가 잘하기를 바랐고, 상당히 신뢰했는데 그는 경영자의 입장과 앵커의 입장 사이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빌 게이츠가 성공한 이유는 경영을 하면서 기술은 버렸기 때문입니다.
      둘 다 얻을 수는 없는 법인데 손석희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기 때문에 이런 혼란을 겪는 것입니다.

  4. 안산ajc 2015.04.17 23:42

    취재도 보도도 하지 않는 언론사를 욕 하시오.

    • 늙은도령 2015.04.18 00:18 신고

      그것과 이것은 상관없습니다.
      다른 언론들은 충분히 비판했고,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5. base 2015.04.18 00:56

    원칙을 깨는 순간 바로 모든것은 이미 변명거리에 불가한거죠?

    • 늙은도령 2015.04.18 01:41 신고

      손석희가 착각하는 것은 자신이 JTBC를 정론직필의 대명사로 만들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중앙일보의 홍석현이 손석희를 영입해 JTBC를 진보적인 색체를 띠는 언론으로 만들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손석희가 보도부문 총괄사장으로 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건희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그룹을 현대기아차 그룹보다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이학수를 중심으로 한 조직관리의 천재들을 중용했기 때문이지만, 그가 필요없자 냉정하게 잘랐습니다.
      중앙일보가 아무리 계열분리를 했다고 해도 삼성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기업은 이익이 되는 한에서만 임직원을 데리고 갑니다.

  6. base 2015.04.18 07:44

    도령님이 문재인대표를 깊게 멀리서 받아들이 듯이 거의 모든것이 비정상인 현실에서 " 그래 , 그나마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시면 어쩔는지요!

    • 늙은도령 2015.04.18 14:17 신고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저는 손석희가 이번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기자들의 취재행태에 확실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들은 무슨 짓이라도 하기 때문에 취재과정을 손석희가 일일이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기자의 말을 믿고 방송하는 것이 많을 것이고요.
      손석희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그가 사장이고 앵커를 맡고 있기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당할 수 있습니다.
      제 글은 손석희를 비판함으로써 JTBC 보도프로에 중앙일보 출신들의 못된 버릇을 숙지시키기 위함입니다.
      저는 여전히 JTBC만 보고 있습니다.
      다른 종편은 비판하기 위해, 폐방을 위한 자료 축적용으로 가끔 보고요.
      또한 손석희가 너무 우상화되면 그의 운신의 폭이 줄어듭니다.
      너무 과한 밀어주기는 그를 절벽까지 밀어갈 수도 있음을 손석희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손석희가 실수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데, 지금처럼 손석희가 정론직필의 대명사로 있으면 작은 실수에도 치명적 타격을 입습니다.
      그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 손석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향해 쓴 글입니다.
      손석희는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당연히 응원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며칠 지나면 JTBC 보도 중 몇 개를 예로 들면 칭찬하는 글을 쓸 것입니다.

  7. 공수래공수거 2015.04.18 08:33 신고

    해명을 들었는데 해명 보다는 사과를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육성 파일 전문을 공개한것도 너무 조급해 보였고
    이번건은 잘못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 놈의 단독,특종이 문제입니다

    • 늙은도령 2015.04.18 14:23 신고

      아마 내부 분위기가 특종으로 몰고 갔을 것입니다.
      그럴 경우 손석희라도 거절할 수 없습니다.
      언론사란 사장이나 앵커에 전권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기자와 편집국장 등의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특종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면 손석희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손석희는 파일 입수과정을 나중에야 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사과 때 제대로 된 사과를 못한 것입니다.
      내부 분위기를 고려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강하게, 조목조목 비판한 것입니다.
      즉 이 글은 손석희를 밀어주는 사람에게 너무 손석희를 우상화해 운신의 폭을 좁히지 말라는 것과 함께, 중앙일보 출신의 기자들과 부장, 국장 등 보수 성향의 구성원들을 비판하는 글입니다.
      결국 이런 글을 가지고 손석희가 운신이 폭을 넓히고 내부를 작악하는 힘이 커지도록 만들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냉정하게, 자세히 비판한 것입니다.

  8. YLF 2015.04.18 09:11 신고

    취재윤리라는 측면에서 안타까운 측면은 분명히 있지민 손석희라는 언론인에 대한 믿음을 거둘만큼 중차대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꼭 이번 일 뿐만 아니더라도 뉴스룸은 나쁘게 말하면 선정적이라고 할 정도로 과감한 보도행태를 보여왔습니다. 뉴스룸이 단독으로 보도해드립니다라는 앵커 멘트를 하루에도 몇번씩 듣는 일이 다반사죠. 가끔 그런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매일 뉴스룸을 보는 이유는 지금 우리나라 지상파, 종편을 통틀어서 사실에 기반한 분석을 하고 그것으로 뭔가 사회적인 의미를 제시하는 뉴스는 뉴스룸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성숙하고 좀 더 침착한 뉴스면 좋겠지만 적어도 무비판적으로 들은 얘기를 앵무새처럼 전하거나 자신들이 짜놓은 스토리에 사실관계를 끼워맞추는 뉴스보다는 백번 낫거든요. 이번 일로 뉴스룸이 특종에 덜 집착하는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라면 되지 싶습니다.

    • 늙은도령 2015.04.18 14:27 신고

      저도 위의 답글들을 통해 밝혔듯이, 손석희가 아닌 JTBC 구성원을 향한 비판이었습니다.
      또한 손석희를 응원하는 분들이 너무 그를 우상화하면 그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고요.
      중앙일보 출신들이 자꾸 나서기 시작하면 손석희가 조직논리에 휘둘립니다.
      그는 사장이라고 해도 언론사의 특성상 편집국장 등의 주장을 마냥 무시할 수 없습니다.
      언론에는 보도국장과 편집국장의 힘이 막강합니다.
      또한 손석희는 앵커와 사장을 같이 맡고 있기 때문에 경영상의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 것들이 모두 얽혀서 이번처럼 속보경쟁에 매몰된 것이지요.
      손석희는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취재하도록 만들 것이며, 취재윤리를 기자들에게 요구할 것입니다.
      그렇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뉴스룸이 되기를 바랍니다.

  9. 하시루켄 2015.04.18 11:57 신고

    이런일이 있었군요.
    포털에 손석희씨가 뜨길레 무슨일인가 했는데...
    경남기업 사건으로 대한민국이 들썩들썩하네요.

    • 늙은도령 2015.04.18 14:29 신고

      네, 성완종 리스트가 나라 전체를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습니다.
      일단 이명박부터 치고 그 다음으로 갔어야 하는데 느닷없이 경남기업이 튀어나와...
      그러나 박근헤에게는 치명적일 것입니다.
      새누리당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보궐선거에서 낮은 투표율 덕분에 여당이 승리하면 그때는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결국 해당지역 유권자들, 특히 진보적 성향이 강한 이들이 많이 투표해야 나라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반전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최근에 들어 JTBC 뉴스룸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 야당과 문재인에 대한 디스가 도를 넘었다 해도, 성완종 리스트를 둘러싸고 뉴스룸이 보여준 행태는 언론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상식과 규범조차 지키지 않았다. 이완구 녹취파일을 야당에 넘긴 한국일보 기자의 취재윤리 운운했던 ‘5시 정치부회의’의 편향성과 오락적 지향이야 여러 번 지적했지만, 손석희가 진행하는 뉴스룸까지 종편 특유의 행태를 보여준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손석희의 뉴스룸은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는 홍문종을 초대해 대화를 나눈 것을 넘어, 오늘은 성완종 유족과 경향신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알권리 운운하며 성완종의 녹음파일을 기습 보도한 것은 박근혜 정부와 다를 것이 전혀 없었다. 



경향신문이 성완종과의 녹음파일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그가 정경유착의 적폐를 보여준 범죄자라 해도 유족의 뜻을 존중해서였다. 경향신문은 또한 유족과 상의한 후 녹음파일 원본을 검찰에 넘긴 다음에 통화내용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태였다.



이런 사실을 거의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 상태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녹음파일 사본을 입수(경향신문이 녹음파일을 검찰에 제출할 당시 보안 작업을 도와주겠다고 자진 참여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김인성에게서 받았다. 그 과정에서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알 수 없다)한 것도 모자라 뉴스룸 2부를 통째로 배정한 것은 기본적인 언론윤리와 취재윤리도 지키지 않는 부도덕한 행위다.





경향신문은 작년 9월, 비정규직의 애로와 힘겨운 투쟁에 대한 보도를 마다하지 않던 JTBC가 막상 자사의 프리랜서 직원들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이중적 행태에 대해 고발하는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다. 오늘의 보도가 이것에 카운트펀치를 날린 것은 아니겠지만 찝찝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때문인지 손석희는 방송 내내 녹음파일을 입수한 경위에 대해서 경향신문으로부터 입수한 것은 아니라고만 했을 뿐, 유족과 경향신문의 방송 중단 요청도 묵살했다는 사실도 밝히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JTBC 뉴스룸만 시청하는 것도 아닌데, 국민의 알권리 운운하는 것은 남의 밥그릇을 빼먹는 비윤리적 행태를 희석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했다.





최근 자화자찬에 빠진 JTBC 시사프로그램의 추세를 이어받은 듯, 오늘 JTBC 뉴스룸이 보여준 행태는 특허출원을 앞둔 타사의 기술을 통째로 빼돌린 것과 다를 것이 없다. JTBC 뉴스룸은 일일시청률이 오르고, 단기적으로는 광고수주도 늘어날지 모르겠지만, 경향신문이 입은 피해는 재벌들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돌렸을 때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오늘의 JTBC 뉴스룸의 보도는 지독히 종편스러운 행태이며,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가 이런 식으로 취재한 것이라면, TV조선과 채널A, MBN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 매일같이 중앙일보의 칼럼과 사설을 인용(이미지 세탁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하며, 너무 고까워하지 말아달라는 손석희의 멘트도 도둑이 제 발 저린 것과 무엇이 다른가?





유족과 경향신문은 JTBC를 고발하겠다고 한다. 당연한 일이다. JTBC 뉴스9이 뉴스룸으로 개편할 때 “힘없는 사람을 두려워하고 힘있는 사람이 두려워하는 뉴스 그렇게 가겠습니다”라는 모토를 내세웠는데,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된 보도(별반 새로운 내용도 없었다)에서는 이것과 정반대로 가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살아 있는 권력을 감시하고 고발하는데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해도 JTBC 뉴스룸과 손석희가 하면 모든 것이 용납되는 것도 아니다. JTBC 기자가 성완종의 녹음파일을 입수한 경위가 검찰에서 몰래 가져나온 것이라면 모를까, 오늘의 도둑보도는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워 시청자들을 부정한 행위에 끌어들인 것이라 그 책임이 크다 할 수밖에 없다.   



신뢰를 쌓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뉴스룸이 공정보도의 선두주자를 유지하려면 보도부분 총괄사장이자 뉴스룸의 앵커인 손석희는 오늘의 방송에 대해 직접 해명해야 한다. 국민의 알권리 운운하며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행태와 JTBC 뉴스룸의 행태가 무엇인 다른지, 그것부터 설명해 달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성완종 녹음파일 방송에 대한 손석희의 해명을 들으면서, 그에 대한 신뢰를 접기로 했다. 그는 경향신문과 미디어오늘,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등이 제시한 질문, 즉 녹음파일을 입수한 경위와 방법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도 하지 않았다. 정말로 국민의 알권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국민이 판단할 수 있는 내용을 말해야 했는데 그는 끝내 이것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또한 손석희가 말하는 국민의 알권리도 정당성이 없다. 국민의 알권리란 진실이 은폐되고 왜곡될 때 적용되는 것이지, 경향신문이 추가취재를 하면서까지 성완종의 발언을 진실대로 보도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적용될 수 없는 개념이다. 손석희가 말한 문자와 육성의 차이도 경향신문이 전문을 공개한 다음에 방송해도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녹음된 음성은 제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  



JTBC와 손석희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경향신문과 프레시안미디어오늘오마이뉴스 등의 기사를 링크하니 참조하기 바란다. 그러면 경향신문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녹음파일의 거의 대부분을 보도했고, 음성의 형태로도 내보냈음을 알 수 있을 테니. 손석희가 정론직필의 대명사라면 최소한 JTBC 뉴스룸 시청자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입수경위와 국민의 알권리에 대한 보편적 정의에 대해 정보를 제공했어야 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2015.04.16 07:11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5.04.16 12:50 신고

      알권리 차원이라면 경향신문이 전문을 공개한 다음에 해도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봅니다.
      경향신문이 유족과 의논해서 검찰에 넘기기로 했고, 경향신문이 온라인으로 음성파일을 공개하자고 하자 유족이 이를 반대했습니다.
      예전에 X-파일을 공개한 노회찬이 법정에서는 졌습니다.
      저는 손석희가 이런 것으로 추락할 것이 걱정돼 해명할 때 이용하라고 자세히 적은 것입니다.
      손석희가 이를 잘 대처해야 합니다.
      시청자의 성원과 법은 다릅니다.
      JTBC는 어떻든 중앙일보의 자회사입니다.
      손석희는 임명된 사장이고요.
      그런 면에서 손석희는 늘 불안합니다.

  2. smm 2015.04.16 07:48

    ''단독''에 욕심을 내려다보니 초심을 잃은 모습을 보였군요. JTBC도 종편이라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말고 지켜봐야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5.04.16 12:51 신고

      손석희가 왜 이런 무리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경향신문이 전문을 공개한 후 음성파일을 공개했으면 이런 문제도 생기지 않는데....

  3. 공수래공수거 2015.04.16 08:48 신고

    저도 어제 잠깐 2부 뉴스를 보긴 했는데
    그런 뒷 이야기가 있었군요

    어찌되었든 정론직필은 아닌듯 보입니다

    • 늙은도령 2015.04.16 12:53 신고

      수단이 옳지 않으면 목적도 퇴색됩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경향신문과 유족의 고발이 있으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피해가려면 해명을 잘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방주사 차원에서 이번 글을 썼습니다.

  4. 바람 언덕 2015.04.16 11:02 신고

    오늘 글은 아고라에서 반대 의견이 좀 많은 것 같네요.
    아무래도 손석희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사람들에게 아직 남아있다는 반증이겠지요.
    경향신문이 이미 전문을 보도하기로 발표한 마당에 굳이 왜 이런 시도를 감행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속보 저널리즘을 위한 JTBC의 과욕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인지...

    • 늙은도령 2015.04.16 12:55 신고

      전 그것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글을 많이 읽을수록 이 문제에 대해 더 정확히 알게 되고, 뉴스룸 시청자가 늘어날 것입니다.
      저는 손석희가 실족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주사를 놓은 것입니다.
      중앙일보의 자회사이니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을 터, 지금은 중앙일보로부터 칭찬받는 것이 나중에는 해고의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전 이 부분까지 고려했습니다.

  5. *저녁노을* 2015.04.16 14:03 신고

    허걱...손석희의 믿음...
    깨지는 것 같아 더 안타깝네요

    • 늙은도령 2015.04.16 14:41 신고

      이번의 것만은 동의할 수 없어서 글을 썼습니다.
      경향신문보다 몇 시간 빨리 내보내는 게 그렇게 중요했을까요?

  6. 세이렌. 2015.04.16 15:39 신고

    손석희님이 왜그러신걸까여..

    • 늙은도령 2015.04.16 16:08 신고

      저는 손석희가 제 질문에 답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돼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그의 언론인 캐리어에 오점으로 남지 않을 것입니다.



필자가 ‘권성민 해고,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에서 예상한대로 한국일보에서 제2의 권성민이 나오게 됐습니다. 전두환 군부독재 때 횡행했던 언론 통제를 떠올리는 이완구의 발언을 녹음한 기자가 한국일보 경영진(실재 기사화했다가 마지막에 편집국장 등에 의해 빠졌다는 얘기도 나온다)에 의해서 취재윤리를 위반했다고 징계를 받게 됐습니다.



TV조선은 거품을 물며 한국일보 기자를 쓰레기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채널A도 다를 것이 없고, 조중동은 사설을 통해 한국일보의 취재윤리 위반을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몇몇 신문과 방송들도 같은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담합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4. 정당한 정보수집 : 우리는 취재과정에서 항상 정당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하며, 기록과 자료를 조작하지 않는다.


한국기자협회 실천요강

2. 취재 및 보도

5) 회원은 정보를 취득함에 있어서 위계(僞計) 나 강압적인 방법을 쓰지 않는다.



한국일보는 해당기자가 몰래 녹음한 것이 ‘취재과정에서 항상 정당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한다는 것과, ‘정보를 취득함에 있어서 위계의 방법을 쓰지 않는’ 것에 위배되기 때문에 기사화 하지도 않았고, 사과문을 1면에 내보냈으며, 해당기자를 징계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두 가지 사항은 삼성 X-파일 사건 때 불법을 저지른 이학수와 홍석현, 떡검들은 처벌받지 않고 해당녹음을 공개한 노회찬이 의원직을 상실하는 정반대의 결과로 이어진 독수독과론에 근거한 것입니다. 취재 방법의 비윤리성이 국민의 알권리와 범죄행위보다 중대한 문제라는 이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완구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해당 기자는 이 두 가지 조항 때문에 제2의 권영민이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MBC와 한국일보로 이어진 내부단속과 징계로 인해 향후 국민의 알권리과 범죄행위를 취재하기 위한 일체의 몰래 녹음(당사자가 직접 녹음한 것은 불법이 아니다)은 부당한 것으로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제가 읽은 언론 관련 서적들에는 이런 몰래 녹음으로 특종을 터뜨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범죄행위를 바로 잡은 용기 있는 기자들이 퓰리처상 같은 최고의 기자상을 받은 사례가 수없이 나온데, 이제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기자를 보는 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독수독과론이 적용된 일련의 사태를 통해 이완구의 총리 임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이 독수독과론을 들어 이완구의 언론통제 녹음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고, 조중동을 비롯한 거의 모든 언론들이 이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완구가 자진사퇴하지 않는 한 국회 표결을 통해 총리로 임명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형국입니다.



이럴 경우 한국일보가 보여준 행태가 모든 언론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명박도 촛불집회의 위력에 밀려 대국민사과를 한 후, 집회가 시들해지자 본격적으로 보복을 시작했습니다. 시민단체 고발, 아줌마부대 소환과 고발, 민간인 불법사찰 등으로 이어지며 수많은 사람들이 벌금형이나 비슷한 고통을 치러야 했습니다.



사람이 흥분하면 담아두었지만 표출하지 않았던 본인의 생각이 튀어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완구의 언론 통제 발언은 그의 평소 생각을 담았다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입니다. 이성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을 때 본능적(본질적) 언어들이 정제의 틀을 거치지 않고 자신의 생얼을 드러내곤 합니다.





강자를 위한 독수독과론이 힘을 받을 경우 이완구의 표결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승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이 당대표에 당선된 뒤 문재인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도가 상승한 것에서 보듯,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협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완구와 최경환이 새누리당 원내대표 출신이라는 점과 친박이라는 점에서 행정의 효율성은 높아질 것입니다. 김무성 입장에서도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과 적정 선에서 관리하는 것 중 무엇이 자신에게 유리할지 판단할 것이며, 이완구를 통과시키는 결정을 할 경우 여권 전체의 통합은 탄력을 받습니다.



결국 이 모든 출발이 독수독과론이니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커집니다. 독수독과론은 언론을 위축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치명적입니다. 언론들은 바짝 엎드릴 수밖에 없고, 박 대통령은 당정청을 조율할 수 있는 국정장악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이러다간 비리자판기 이완구가 독수독과론에 힘입어 총리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의 천박한 대언론관이 한 발 아래로 내려오면 필자 같은 논객을 목표로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가 독자가 아닌 이완구에게 사과한 것에서 이런 불길한 징조가 보입니다.



박근혜의 임기는 3년이나 남았습니다. 문재인 당대표를 중심으로 모든 야권이 일치단결해 이완구의 총리 임명을 막아야 합니다. 이완구가 총리에 오른다면 어떤 과거경력을 가진 자도 총리가 될 수 있다는 완벽한 선례가 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2.11 08:31 신고

    이런 엄청난 일 ( 80년대 국보위에서나 들을수 있는)이
    벌어졋음에도 옹호하는 자들..
    그야말로 유신잔당들입니다..

    지난일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인것을..

    • 늙은도령 2015.02.11 18:13 신고

      새누리당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문제가 정말 많은 수구들은 새누리당에서도 사라져야 합니다.
      안철수가 새누리당에 가야 하는데.....

  2. 꼬장닷컴 2015.02.11 09:51 신고

    정말 속상하네요.
    그 모든 상황이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로 와 있는 것 같아요.

    • 늙은도령 2015.02.11 18:14 신고

      네 그게 걱정입니다.
      의식의 보수화가 너무 많이 진행됐습니다.

  3. 랩소디블루 2015.02.11 11:10 신고

    시간이 지나도 변해가지 않는게 정치판이군염.

  4. 별밤러 2015.02.11 22:34 신고

    있는 사실 그대로 녹음한 것을 조작한 것도 아니고 원본 그대로 공개한 것 같고 취재윤리 어쩌고 하는 것도 웃기는 일입니다. 진정한 취재윤리는 회동 후 기사화가 되었어야죠. 게이트키핑으로 기자 입을 틀어막으니 별수없이 정당에 제공한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해선 기성 언론들이 침묵하고 있더군요. 왜 자기들 발목을 스스로 옥죄는지 답답합니다..

    • 늙은도령 2015.02.11 23:32 신고

      기성언론들이 기자를 욕하고 있습니다.
      정반대로 하고 있는 것이지요.
      자신들이 특종을 잡았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면서....

      가치가 충돌할 때는 민주주의의 본질에 따라 판단하면 답이 나옵니다.
      더 큰 가치를 적용하면 답이 나옵니다.





SBS의 기사와 JTBC ‘5시 정치부회의’, 조선일도 등이 ‘이완구의 언론통제 발언’을 몰래 녹음해 새정치민주연합에 제보한 기자를 비판한 대로, 한국일보가 자사 기자의 행위가 취재윤리에 벗어났다고 사과했습니다. 해당 기자는 취재윤리를 어겼기에 그에 합당한 징계를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필자가 걱정했던 것은 편집국장이 보수적인 성향의 인사로 바뀐 한국일보가 SBS나 JTBC 등의 비판에서 정당성을 가져와, 사과문을 게재하고 해당 기자를 취재윤리 운운하며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이완구를 밀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청문회가 열리는 날에 맞춰 이런 일이 진행되는 것을 걱정했습니다. 



언론생태계에 꾸준한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이 정도의 추리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과 무더기 종편 허용은 방송생태계만 파괴한 것이 아니라 신문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사와 네트즌을 연결하는 최대 통로인 네이버의 순치까지 더하면 기사노출이 많아야 하는 신문들의 권력 편향적 보도는 더욱 강화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총리가 임명된 뒤에 개각을 하겠다며 이완구를 반드시 총리로 발탁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상태에서 새누리당 청문의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이완구 일병 구하기’일 뿐입니다. 이런 역할을 부여받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근거를 제시해주기 위해서는 한국일보의 사과와 징계 결정이 필수적인 요소였습니다.





SBS와 JTBC, 조선일보가 군불을 떼었고 몇몇 언론들이 비슷한 논리를 전개해 지원사격에 나선 것까지, 필자가 걱정했던 대로 한국일보가 청문회 당일에 권력이 원하는 대로 원하는 날에 원하는 내용으로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저절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순진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어마어마한 특종인 해당 기자의 녹취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이완구의 녹음이 KBS와 새정연으로 넘어간 것입니다. 보수 성향의 편집국장이 있는 한 녹음 내용이 보도될 가능성이 없었기에 해당 기자는 공익제보를 선택한 것이고, 이는 비리자판기 이완구의 대언론관이 독재정부의 인식(국보위 경력)에 맞닿아 있음을 증명해주었습니다.



이완구 청문회는 한국일보 사과를 빌미로 녹음내용을 틀지 못하게 한 새누리당 의원들 때문에, 야당 청문위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녹음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공개된 내용을 들어보면 언론에 공개된 기존의 내용은 조족지혈에 불과함을 말해주었습니다. 이것으로 한국일보의 사과문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SBS와 JTBC, 조선일보 등이 이런 사태까지 예상했을 리 없겠지만, 이들이 빌미를 만들어줌에 따라 한국일보가 정론지로서의 역할마저 포기하는 비열한 비굴한 짓까지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언론생태계의 냉혹한 현실입니다. 필자가 최근에 들어 JTBC 비판을 늘린 것(그러나 가장 선호한다)도 이 때문입니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언론이 행정‧입법‧사법부보다 영향력이 높다는 것은 모든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언론생태계가 파괴돼 권력과 자본의 시녀 역할로 전락하면 민주주의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음을 수많은 연구사례들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론학과 정치학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라 반론의 여지도 없습니다.   



국민의 알권리와 취재윤리가 상충될 때 국민의 알권리가 우선임도 분명하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당사자가 직접 참여한 대화에서의 녹음은 취재윤리와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기자가 유도질문을 했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언론의 역사를 보면 이런 취재는 수도없이 진행된 것이어서 이것을 문제삼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언론생태계가 얼마나 왜곡된 상태인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나마 대한민국은 인터넷언론과 SNS, 아고라 등이 있어 무너진 언론생태계를 매워주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역부족임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의 불법 활동처럼 권력 친화적인 글들이 인터넷과 SNS, 아고라 등도 잠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세훈 유죄 판결문에 나온 '안철수 룸사롱건'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하나의 방법밖에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너진 언론생태계를 되살리려면 소비자로서 구독과 시청을 하지 않는 것이며, 제대로 된 언론사로 돌아올 때까지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입니다. 당장 한국일보부터 구독을 끊어버려야 합니다. 네이버와 다음 등에서 한국일보 기사를 클릭하지 않는 것도 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당장 저부터 그렇게 하겠습니다. 스스로 언론사의 역할을 포기한 한국일보 기사를 더는 볼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들만의 취재윤리 운운하며 고귀한 듯 행동하는 것에 분노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감시자 역할을 포기한 채 무슨 취재윤리, 개인의 기본권 운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저열한 '이완구 일병 구하기'의 근거를 만들어준 한국일보의 사망에 차가운 애도를 표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알권리 이상의 취재윤리란 없습니다. 특히 그것이 살아있는 권력과 미래권력의 일탈에 관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하늘이 2015.02.10 22:16

    귀한글 감사합니다.
    저도 동참 하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5.02.10 23:52 신고

      편집국장이 정권의 눈치를 보는 세상이 됐습니다.
      참담하네요.

  2. 리야 2015.02.10 23:30

    제가 좋아하는 서화숙 선임기자님 있는 곳인데..
    어쩌다... 암튼 오늘 청문회때 여당의원이 그 사과문 읽으면 옹호하는데 타이밍상 냄새가 많이 납니다..야당은 날카롭지 못했고 여당은 칭송하기 바빴고 완구는 적절한 감성섞인 액션에 요리조리 잘 피해나간 듯 합니다. 솔직해 낼 청문회도 별 기대가 안되네요..

    • 늙은도령 2015.02.10 23:53 신고

      박근혜가 밀어붙일 것을 결정했기 때문에 여론의 힘으로 떨어뜨려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도 청문회를 보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징글징글합니다.

  3. 참교육 2015.02.11 07:12 신고

    조중동문에서 한까지 가세합니다.
    '조중동문한...!'
    찌라시가 되고 싶어 환장입니다. 역사가 바뀌면 또 당당하겠지요?

  4. 공수래공수거 2015.02.11 08:26 신고

    쓰레기 신문사임을 1면에 냈군요

    쓰레기는 빨리 없애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2.11 18:12 신고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조선일보가 폐간되면 나머지는 변합니다.
      저는 조선일보가 최악입니다.

  5. 꼬장닷컴 2015.02.11 09:45 신고

    새누리가 이완구를 옹호하기 위해 언론윤리 들먹이며 본질을 흐리고
    있어서 이 문제가 이상한 쪽으로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겠습니다.
    뒷맛이 씁쓸한 건 사실이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6. singenv 2015.02.12 08:26 신고

    한국일보가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는지ㅠㅠ 저는 일찌감치 갈아탔지요.

    • 늙은도령 2015.02.12 16:52 신고

      네 잘하셨습니다.
      국장급 이상의 간부들이 이런 결정을 밀어붙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일보 기자들의 투쟁이 무려확됐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