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을 대단히 칭송하지만, 노무현을 더럽게 싫어하는 김당(오마이뉴스의 기자였고, 안철수 캠프에 합류했다)이 중앙정보부에서 국정원에 이르는 정보기관의 영욕사를 다룬 《시크릿파일 국정원》, 정책결정자와 정보기관의 상호보완적 공생관계와 그와 반대되는 현상인 '정보의 정치화'를 다룬 마크 로웬달의 《국가정보, 비밀에서 정책까지》, 한국전쟁에서 이라크전쟁까지 미 CIA의 영욕사를 적나라하게 다룬 팀 와이너의 《잿더미의 유산》 등을 보면 송민순의 '문재인 죽이기'가 얼마나 정치적인지, 그가 내놓은 서류의 출처가 어디인지 쉽게 추론할 수 있습니다.
송민순의 일방적인 주장은 현재의 유권자들이 지금의 국정원과 2007년의 국정원을 혼동할 것이라는 오판에서 나왔습니다. 국정원을 박정희 유신독재 때의 중앙정보부로 돌려버린 이명박 때문에 고유의 휴민트(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원)를 모조리 잃어버렸지만, 2007년의 국정원은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낼 만큼 북한 관련 휴민트가 풍부했었습니다. 김일성에게 두 번이나 비밀전문을 보낸 종북의 원조 박정희는 물론, 전두환과 노태우, 김영삼, 한나라당 대표시절의 박근혜도 북한과의 휴민트(정치적 언어로는 비선라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휴민트는 정보화된 지금에도 전 세계 모든 정보기관들이 최고의 정보에 접근하거나 확보하기 위한 핵심수단인데, 북한 정권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휴민트는 국정원만의 핵심자산이었습니다. 미국의 CIA가 한국전쟁 전반에 걸쳐 숱한 오판을 남발하고, 지금까지도 북한 관련 정보가 형편없는 것도 북한 내부에 휴민트를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낸 국정원의 휴민트가 이명박의 5.24조치로 씨가 마르지 않았다면, 북한의 핵실험 등에 지금처럼 '눈먼 장님 신세'로 전락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을 보좌하며 10.4선언을 이끌어낸 문재인이, 회담의 후속조치들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UN의 북한인권결의문에 찬성하기로 결정한 참여정부의 선택을 북한 정권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살펴보라고 국정원에게 지시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권고적 의미만 있을 뿐, 아무런 현실적 효력도 가지지 않는 UN의 결의문에 찬성하는 것 때문에 김정일을 설득해서 통크게 받아낸 10.4선언이 무력화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습니다.
송민순의 주장은 이명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전면전 직전까지 망가진 북한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2007년의 상황을 바라보라는 것이어서 문재인을 죽이기 위한 명백한 정치공작이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실정법 위반 논란이 있는 서류 한 장을 들고나온 것에서는 궁지에 몰릴대로 몰린 국정원의 썩은 냄새가 진동합니다. 국정원 출신의 김병기 의원이 송민순의 악의적인 문재인 죽이기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민주당이 송민순을 형사고발하겠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필자는 KBS와 연합뉴스 의뢰,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로 대표되는 기성언론들의 '문재인 죽이기 여론조작 담합'을 철저하게 조사하지 않고, 코리아리서치에 대한 선관위의 1500만원 과태료 부과로 얼렁뚱땅 넘어간 다음날(21일)에 송민순이 준비라도 하고 있었던 것처럼 튀어나온 것에 주목합니다. 대규모 댓글로 지난 대선에 개입했던 국정원이 내부조직을 민간조직으로 대체해 더욱 발전된 형태로 대선에 개입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 다음이라는 것도 주목합니다.
기성언론의 여론조작질이 대실패로 끝난 이후 문재인과 안철수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진 것과 지지율이 약간이라도 오른 홍준표가 강간미수 논란으로 낙마 위기에 몰린 것도 주목합니다. 대선후보 TV토론회가 진행되면 폭락할 것이라던 문재인 지지율이 예상과는 달리 30%대라는 박스권에서 탈출해 40%대에 진입해 민주당 지지율과 비슷해진 것도 주목합니다.
북한을 선제타격하기 위해 칼빈슨호를 한국으로 보냈다는 트럼프의 발언이 뻥카였다는 것이 드러난 지금, 조기대선을 안보대선으로 끌고가는 것이 거짓으로 드러난 주적 논란으로는 쉽지 않아진 것도 주목합니다.
이런 변화들이 조기대선의 향배가 사실상 결정된 것이라는 명백한 신호라면, 청산의 대상들이 또 다른 형태의 문재인 죽이기를 들고나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음지에서 양지를 염탐하고 조작하는 국정원으로부터 듣보잡 송민순의 주장을 강화시켜줄 한 장의 서류가 은밀하게 전해졌을 것이라는 추측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고요. 이런 일들이 한두 번이었다면 모를까, 북풍과 부정선거를 빼면 시체와 다름없는 자들이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국정원의 개입을 의심하지 않는다면 초딩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겠지요.
과거의 경험들은 대선후보들의 TV토론회에 맞춰 이런 악질적인 정치공작들이 계속될 것임을 말해줍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가 하나의 가설로 제시한 <더 플랜>을 능가하는 부정선거가 준비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 버릇 개 못 주는' 국정원과 '방귀 뀐 놈이 성질내는' 수구세력이니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더문캠과 민주당, 문재인 지지자들은 마지막까지 '꺼진 불도 다시 본다'는 심정으로 긴장의 끈을 풀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일단 압도적인 정권교체부터 해놓고 봅시다. 그 다음은…… 다 죽었어, 적폐세력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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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7.04.22 00:33
정치세계는 정말 어려운거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게 이런 좋은 글을 써 주시는
늙은 도령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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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대상이 널려 있습니다.
국정원+언론+극우세력+자본세력 등등
투표율 80%이상 득표율 60% 이상을 얻어
제대로 된 적폐청산 한 번 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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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규명과 사실적시의 부분에서
문캠프는 더욱 강도높은 전략을 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대는 정말 집요하다 못해 더러운 전략을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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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소나무 2017.04.23 08:45
우리나라 국방 발전이 최고조였을 때가 참여정부 시절이고 북한과의 관계가 좋았던 때도 참여정부 시절이었을 겁니다
안보든 경제든 뭐하나 제대로 못했던 (보수라는 이름도 어울리지 않은) 것들이 안보 타령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치가 떨립니다
저런자들이 하는 말에 또 속는 일부 국민도 있겠지요
25일 후보자 토론회에서 송민순 김만복의 말을 근거로 한다면서 또 얼마나 문대표를 공격할 지 안봐도 뻔할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 놈들은 원래 그런 놈들이지만 거기에 (개인적으로 새누리당 후보들 못지 않게 싫은) 안후보도 한 몫 하겠지요
도령님 이번일도 문대표에게 크게 영향 없겠지요?
하나 하나가 걱정이 됩니다 25일 토론이 그나마 jtbc 주관이라 지난 토론회처럼 문대표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지는 않을 거란 조그만 희망을 가져봅니다 문대표와 캠프가 잘 대처하길 바래봅니다
* 제 고향이 부산인데 주말에 문대표 유세현장에 엄청난 수의 시민들이 온 것을 보고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 도령님 항상 글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글이 며칠간 안 올라 올때에는 몸이 안좋으신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직 일교차가 심한데 건강 유의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