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자의 범죄와 비리, 부패를 하급자에게 돌리는 것으로 따지면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국방부가 이제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모양이다. 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상급자들을 일일이 잡아낼 방법이 없자, 하급자에게 어떤 일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유신시대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국방부는 군대 내 성범죄의 원인이 상급자들의 넘쳐나는 성욕에 있기 때문에, 그들을 대신해 하급자인 육군병사를 성욕조차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남자라는 동물은 숟가락을 들 힘만 있어도 그 짓을 꿈꾼다는 속설에 근거한 국방부의 계획은 이전의 어설픈 것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번에 국방부가 내놓은 계획은 모든 성범죄의 근원인 하급자의 성욕 자체를 원천차단하겠다는 야심찬 것이어서 그 효과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하고 있다. 국방부의 계획은 생리학적인 연구를 거듭한 끝에 나온 무식한 발상으로 벌써부터 병사들은 숨죽인 채 국방부의 최종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상급자들은 먼 산 바라보는 중.. 여군이 산악훈련 중인가?).  





국방부 계획의 핵심은 유신시대처럼, 군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육군병사를 완전무장한 상태로 무려 10km를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급속(기준은 국방부 꼴리는 대로다)하게 행진하게 만들어 녹초로 만드는 것에 있다. 이러고도 성욕이 생긴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니라 무한 정력의 물개로 봐야 한다며 이번 계획에 기대가 크다. 



반드시 성범죄를 원천차단하고 말겠다는 국방부의 강력한 의지와 계획의 치밀함은 이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진짜사나이>의 흥행에 자극받은 국방부는 10km 급속행진으로도 성욕이 남아 있을 수 있어, 완전무장한 상태(확인이 필요하다)에서 5km 뜀박질도 추가로 실시해 (비 오는 날 먼지가 날리도록) 뺑뺑이를 돌리겠다고 밝혔다(돌리는 주체는 상급자다!). 



이쯤 되면 육군병사의 체력은 밑바닥까지 다 소진될 터, 성욕은커녕 진흙탕 속에서도 자고 싶을 것이다. 최고의 육체파에 천하의 절세미인이 나체로 지나가도 움쩍달싹도 못할 것이다. 여군이라고 해도 조각미남이 나체로 지나간다고 해도 다를 것이 없다. 이미 그들은 꿈도 없는 잠이나 죽음과 비슷한 잠속에 빠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국방부는 <진짜사나이>에서 그 인기가 검증된 람보와 코만도 양산 훈련들을 체계화해, 성욕이 넘쳐나는ㅡ그러나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급자는 나두고 하급자인) 육군병사를 아예 녹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화와 칼>을 보면 행진을 하면서 자는 것이 일본 병사의 특기라고 하던데 이것이 다시 부활할 판이다.



국방부의 생각이 얼마나 친일적이면서도 유신적이며 동시에 직선적이며 원초적인가?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병사를 확실하게 뺑뺑이 돌려 성범죄의 발단이 되는 성욕 자체를 원천차단하겠다는 심대한 계획을 박근혜 정부의 국방부가 아니면 누가 내놓을 수 있단 말인가? 유신시대의 부활은 국방부에서 야심차게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군복무를 면제받은 이완구가 총리로 가세했으니 국방부의 계획이 유야무야될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으리라(아멘!). 선무당이 사람 잡듯, 숨이 넘어갈 듯한 훈련의 고통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만이 병사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겠다며 무한대의 뺑뺑이를 돌릴 수 있는 법이다. 외박 얘기는 아예 나오지도 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성범죄의 대부분이 병사가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상급자가 일으킨다는 것을 고려하면 국방부의 계획은 최소 10년 후를 내다본 원대함도 느껴진다. 육군병사 시절에 성욕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에너지까지 끌어다 섰으니, 상급자가 될수록 성욕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테니. 그때즘이면 먼 산 바라보던 상급자들은 퇴역할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이냐! 



혹시 아는가, 병사들을 이 정도로 뺑뺑이 돌리면 상급자도 일정 부분은 돌리지 않겠는가? 이렇게 하급 병사에서 상급자까지 체력을 바닥내는 가공할 행군과 뜀박질을 하면 넘치는 성욕의 축적될 일도 사라지기 때문에 군대의 성문제는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눈이 맞아도 몸이 따라주지 못할 정도로 탈진시켜버려 성범죄를 원천찬단해버리는 국방부의 심대한 계획! 



하긴 그럴 만도 하다. <국제시장>의 대박행진에 가세한 대통령의 소감이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다투던 부부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였음이라 했으니, 이에 크게 고무된 정부는 태극기 계양을 의무화하겠다고 나섰으니, 국방부의 계획은 당청정이 모여 내놓은 첫 번째 작품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고, 박근혜 정부는 유신시대로 통한다. 이제 교육부가 국민교육헌장을 부활을 들고 나오면, 유신시대처럼 육사가 서울대를 제치고 최고의 대학에 오를 날이 멀지 않았다. 자진해서 국방을 선택한 여군의 인권과 처우 개선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유신시대의 회귀로 문제를 풀려고 하니 박정희가 얼마나 뿌듯해할까? 



자식은 자고로 여자아이가 최고다. 국방부의 시계는 10년 후를 바라보며 60년대로 회귀하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복고열풍은 끝을 모른다. 60년대에는 국방부 건빵에 성욕감퇴제가 들었다는 루머가 강력하게 퍼진 적이 있었는데, 설마 그것의 현실화까지는 가지 않겠지? 



설마가 사람 잡는다 했는데 ‘설마설마’ 하다가 여기까지 온 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이라면... 건빵에 별사탕이나 많이 넣어줘!!!  

 

                                   


  1. 耽讀 2015.02.24 16:56 신고

    병들이 아니라 똥별들이 완전군장하고 하루에 40킬로미터 달리기를 해야 합니다.

  2. *저녁노을* 2015.02.24 17:21 신고

    이 글 보니.....어제 군대간 아들이 걱정되네요.ㅠ.ㅠ

    • 늙은도령 2015.02.24 17:26 신고

      아이고, 이런......
      정말 이놈의 정권, 가지가지 합니다.
      탄핵이나 하야라도 시켜야지 애끚은 젊은이들만 죽어나가겠습니다.

  3. 여행쟁이 김군 2015.02.24 17:29 신고

    군대다녀온 저로써도 ~ 군대라는 곳은 참 힘든 곳이란 생각이 떠오르네요 ㅋㅋ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래요

  4. 꼬장닷컴 2015.02.24 21:10 신고

    해결책이라고 내놓은 게 그 생각이
    안 나도록 녹초를 만들겠다는 건데요.
    개그콘서트도 아니고 정말 미치겠습니다..ㅋ
    이게 슬픈 일인지 웃긴 일인지 가늠이 안 되네요..ㅠㅠ

    • 늙은도령 2015.02.24 21:10 신고

      애국심 마케팅의 일환인데, 성범죄로 풀어봤습니다.
      육군병사들만 죽어나게 생겼습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5.02.25 10:40 신고

    군대서 다시 건빵 배급도 할려고 하겠군요 ㅎ
    줘도 안 먹는다 하던데..

    요즘 좀 잠잠해졌나 봅니다
    그러다 또 경을 칩니다 ㅉㅉ

    • 늙은도령 2015.02.25 13:38 신고

      네, 군대는 이번에 손봐야 하는데 박근혜가 최소한으로만 손보고 오히려 훈련은 강화하겠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6. 소피스트 지니 2015.02.25 15:10 신고

    정부에서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들 대부분이 그런식이지요.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 말이지요.

    • 늙은도령 2015.02.25 19:00 신고

      정말 정신나간 국방부입니다.
      이놈의 정부가 너무나 많은 것을 망쳐놓고 있습니다.

  7. 공유의 플랫폼 2015.02.25 19:05 신고

    우선 여군을 생각하는 군 수뇌부의 문제가 가장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 늙은도령 2015.02.25 19:13 신고

      네, 여군을 아가씨라고 할 정도니....
      정신 좀 차려야지요.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게다가 여군은 정말 나라를 사랑해 군인된 분들 아닙니까?
      국방부가 그런 여군에게 잘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8. 여강여호 2015.02.26 19:13 신고

    웃을 일이 아닌데 그저 웃음만 나옵니다.

    • 늙은도령 2015.02.26 21:50 신고

      이렇게라도 쓰지 않으면 돌아버릴 것 같아서요.
      참 한심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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