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흡혈귀(뱀파이어) 전성시대입니다. 인간의 피를 먹어야 살 수 있는 흡혈귀의 전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번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왜 하필이면 최근에 들어 흡혈귀 영화와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느냐에 대한 시대적 고찰입니다.





흡혈귀 전설의 핵심은 생명의 원천인 타인의 피(최고로 비싼)를 빨아먹고 살되, 희생자를 흡혈귀로 만들어 또 다른 타인의 피를 빨아먹고 살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마치 다단계(폰지금융의 기원) 전염병처럼 흡혈귀들은 피라미드 구조를 형성하며 세력을 확장하지만, (국정원처럼) 음지에서만 일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제가 계속해서 일관되게 맹비난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도 흡혈귀와 똑같은 방식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최소의 경비로 최고로 빨리 움직여 최대의 이익을 내야 합니다.



최소 경비는 사업에 필수적인 인원(핵심 인력)과 장비(스마트폰, 노트북, 움직이는 본사 등)만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나머지 업무는 전부 아웃소싱하거나 비정규‧파견직들을 활용합니다. 자본의 이득을 최대화하기 위해 고정비용을 최소화합니다. 사회적 살인인 해고도 남발합니다.





뱀파이어는 원래 홀로 움직이며, 주거비용이 필요하지 않은 폐허의 지하에 있는 관 속에서 자는 등 생존에 필요한 경비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한 종족입니다. 희생자들이 뱀파이어가 되는 것은 다음에 피를 빨아먹을 때 저항을 없애기 위함인데, 이는 추가적인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과 같습니다.



최고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경쟁자가 없을 때(또는 최소로 적을 때) 이익을 독식하기 위함입니다. 이를 위해 속도를 제한하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세금을 없애고, 국경을 무력화시킵니다. 뱀파이어(흡혈박쥐가 기원)가 날아다니는 이유는 인간이 기력을 회복하는 밤 동안에 가장 빨리 움직이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신자유주의 기업들은 이익을 독식하다 경비 대비 소득이 떨어지면, 더 큰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미련없이 떠납니다. 그러면서도 경비 대비 소득이 클 것 같으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와 또다시 착취를 재계합니다. 뱀파이어가 희생자를 죽이지 않는 이유도 이와 똑같습니다.





뱀파이어는 자신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희생자가 다른 희생자의 피를 빨아먹고 원기를 회복하면 다시 와서 피를 빨아먹습니다. 가끔 가다 죽일 때도 있는데 이는 해고와 동일합니다. 그렇게 다단계를 형성해두면 최초의 뱀파이어는 피의 파티를 (인간이 자식을 낳는 한) 영원히 지속할 수 있습니다.



신자유주의가 득세할수록 삼포세대가 늘어나는 것도 뱀파이어의 전설을 보면 당연한 귀결입니다. 뱀파이어를 피하거나 제거할 수 없다면 애라도 낳지 않는 것이 최상의 방법입니다. 다단계가 피라미드의 맨 아래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위로 피해가 올라가며 무너지게 되듯이.





헌데 뱀파이어는 더럽게 섹시합니다. 거기에 극복하기 힘든 난관이 있습니다. 인간은 그런 매력 앞에서 무너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자유주의의 유혹도 그러합니다.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에 따른 대박의 꿈, 최대의 이익이 우리를 끊임없이 유혹합니다,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다단계처럼.



지난 40년 동안 인류는 신자유주의적 가치에 익숙해졌습니다. 무한경쟁을 당연시 여기고, 성공지상주의와 승자독식을 찬양하며, 실패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고, 사회의 부조가 도덕적 해이(극소수에 불과하다)를 낳고, 보편적 복지는 무임승차(소수에 불과하다)를 늘릴 것이라며 격렬하게 반대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신자유주의적 모델인 흡혈귀(유대인 고리대금업자의 방식에 가장 최적화된, 다시 말해 뉴욕 월가와 런던 금융중심지에 최적화된)가 선풍적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것도 매력적인 존재로 미화까지 되고 있으니 돌아버릴 지경입니다.





대중문화는 시대를 가장 잘 반영합니다. 대중문화의 핵심은 영화와 드라마이고요. 거기에 지금은 신자유주의의 시대입니다. 이 정도면 흡혈귀 영화와 드라마가 판을 치고 미화되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겠지요? 의식은 그렇게 (시대가 반영된) 대중문화를 통해 (시대에 역으로) 포획당합니다.



이번 글에는 약간의 비약이 있지만, 신자유주의는 인간의 의식까지 파고들어 자본의 노예로 만든다는 점에서 흡혈귀와 별반 다를 것이 없음은 분명합니다. 흡혈귀는 맨 꼭대기만 최고의 이득을 취하는 것처럼, 최상위 극소수에게 인류의 부가 독점되는 것과 똑같습니다.



고로 신자유주의는 생명의 원천인 인간의 피를 빨아먹은 흡혈귀입니다. 우리는 그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흡혈귀 열풍이 가능했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여행쟁이 김군 2015.03.04 01:29 신고

    요즘 정말 흡혈귀영화 드라마가 많이 보이던데...
    암튼 잘 보고 갑니다
    좋은 꿈 꾸세요^^

    • 늙은도령 2015.03.04 01:48 신고

      좋은 꿈을 꿔야 하는데 요즘은 꿈 속에서도 글을 씁니다.
      그러다가 깨어나 허걱! 하곤 합니다.

  2. 耽讀 2015.03.04 08:56 신고

    자본은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를 외칩니다.

  3. 참교육 2015.03.04 08:58 신고

    기막히게 적절한 표현입니다.
    뱀파이어같은... 자본은 멈출 줄 모릅니다.
    신자유주의는 결국 사라져야할 존재입니다.

    • 늙은도령 2015.03.04 16:27 신고

      네, 사라져야 합니다.
      자본주의가 최악으로 치달으면 신자유주의가 됩니다.

  4. 뉴론♥ 2015.03.04 09:21 신고

    뱀파이어 파격의 서막도 잼나긴하죵 영화 한번 보세염 .

  5. 공수래공수거 2015.03.04 10:11 신고

    흡혈귀 같은 정책을 내 놓는 정부.여당입니다

  6. 바람 언덕 2015.03.04 10:20 신고

    대다수의 서민들에게 빨대를 꽂은 신자유주의...
    흠결귀를 죽이려면 그 심장에 대못을 박거나, 강력한 햇빛을 쐬이면 되겠지만,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죽일 수 있을지...
    혁명이 일어나야 할까요?
    그것이 유일한 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5.03.04 16:43 신고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데 그 사이에 너무나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최소화하려면 복지가 확대돼야 하는데 이놈의 정부는....

  7. 꼬장닷컴 2015.03.04 11:26 신고

    절묘한 비유네요.
    어떻게 보면 그 놈의 노예근성이 더 문제입니다.

    • 늙은도령 2015.03.04 16:44 신고

      노예근성은 참 설명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어쩔 수 없는 것도 있고, 스스로 낮춰가는 것도 있고.... 참 슬픈 얘기입니다.
      인간이 계층에 따라 나눠지고 누구는 명령하고 누구는 이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

  8. 2015.05.06 00:36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5.05.06 04:19 신고

      네, 반갑습니다.
      저도 님의 블로그에 방문해볼 게요.
      서로 연동이 안 되니 가끔 방문해도 이해해 주십시오.



맥도날드의 저임금‧장시간 노동착취에 항의하며, 맥도날드 매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노동자들(맥잡 또는 크루라 하며, 이하 알바)이 ‘맥도날드를 점령하라’는 구호와 함께 항의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의 저항을 이해하려면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를 봐야 합니다.





초국적식품기업인 맥도날드는 월마트와 애플, MS, 스타벅스 등에 비견될 정도로 비정규직과 저임금 알바들을 양산하는 최악의 초국적기업 중 하나입니다. 그 나라의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빅맥지수’가 만들어질 만큼 맥도날드는 서민의 삶을 지배하게 됐지만, 그 이면에는 저임금 노동착취의 정화인 ‘맥도날드 시스템’으로 알바들을 착취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지구온난화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맥도날드는 각국의 노동법규의 허점을 파고들어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양산함으로써 초국적기업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맥도날드 시스템’을 요약하면 극도의 효율성과 입맛의 규격화, 환경파괴와 노동 통제(이용자의 셀프서비스까지)를 통해 3중4중의 이익을 거두는 악마의 시스템입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최저임금을 악용한 ‘맥도날드 시스템’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는 대한민국에서만 100억(2012년)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는 초국적기업임에도 임금의 하한선인 최저임금(시급 5580원)만 지킬 뿐 그밖의 다양한 최첨단 방식으로 비정규직 알바들의 노동을 착취(알바착취)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의 저임금 노동착취를 상징하는 것이 ‘맥도날드 꺾기’입니다. 보통 맥도날드 매장은 40~50명으로 운영됩니다. 이중에서 5명 정도만 정규직으로 비정규직을 감시‧통제하고 착취하는 관리업무를 담당합니다. 35~45명에 이르는 비정규직도 엄격한 피라미드 구조를 이용해 한 단계 높은 비정규직이 비정규직 알바들을 통제하고 착취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피라미드 구조의 가장 말단이 라이더로 배달(딜리버리, 한국이 특히 심하다)을 합니다. 크루는 프로덕션(그릴, 주방), 홀(계산하는 카운터,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러너, 청소를 담당하난 라비), 드라이버스루(자동차전용 주문창구)와 같은 매장 전반의 현장업무를 담당하는 알바노동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위에는 크루의 교육(햄버거 만드는 법, 카운터 사용법, 청소 등의 잡무)을 맡는 트레이너-스윙매니저(3rd 매니저)가 있습니다. 이들 역시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시급제 노동자인 비정규직입니다. 그 위로는 트레이너-스윙매니저의 경력을 인정받아 인턴십(장그래)이나 정규직으로 채용된 세컨드 매니저(2nd 매니저, 어스스턴트 매니저라 한다)가 있습니다.



이들은 재고관리나 물건발주 등을 담당합니다. 이들 중에서 실적이 좋아 진급한ㅡ다른 말로 하면 통제와 착취에 능한ㅡ직원이 퍼스트 매니저(1st)가 됩니다. 퍼스트 메니저는 크루와 알바, 서드와 세컨드 매니저를 관리합니다. 피라미드 구조의 맨 위에 본사와 상시연결돼 있는 점장이 있습니다.





이런 권위적인 위계질서를 이용해 매출과 실적에 따라 비정규 알바들을 배치합니다. 즉 이용자가 많은 시간대에 알바들을 집중투입하고, 매출이 떨어지는 시간대는 최소 인력만 투입해 인건비 지출을 최소화하고 노동착취를 최대화해 매출과 이익의 극대화를 이룹니다.



이 때문에 알바들은 맥도날드와 계약할 때 ‘0시간 계약’이나 백지 상태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합니다. 매출이 많은 시간대에 최대한 노동을 착취하려면 이런 '꺾기 계약서'는 필수입니다. ‘맥도날드 시스템’은 분 단위로 수익률을 최대화하는 수치화가 가능해서, 알바노동자들은 잔인할 정도의 과잉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지문인식기로 출퇴근시간이 체크되고, 관리직 매너저들이 알바들의 휴식시간까지 체크해 본사에 보고하기 때문에 저임금‧과잉노동의 착취는 갈수록 강화됩니다. 결국 비정규직 알바들은 최저임금이라는 굴레에 갇혀 최대한의 노동착취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맥도날드의 현실입니다. 나이키에서 시작돼 MS와 월마트, 스타벅스, 애플 등을 거쳐 세계 최악의 초국적기업으로 선정된 맥도날드는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이민자와 불법이민자를 이용해 똑같은 저임금 노동착취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악용한 이런 노동착취는 내부고발자의 영상이나 기록이 없다면 노동부의 점검에서 적발되지 않습니다. 맥도날드는 불리한 기록은 남기지 않고 유리한 기록만 남기기 때문에 노동부가 상시감시를 하지 않는 한 저임금 노동착취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노조를 구성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노조를 결성하려다 잘린 알바들이 많은 것도 이런 피라미드 구조가 만들어내는 상시적인 감시와 통제에 의해 가능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맥도날드 시스템'은 철저하게 저임금 노동착취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입니다.  





유럽의 경우 맥도날드 같은 초국적기업의 횡포가 너무 심해져 정치권이 직접 나서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비정규직 양산법과 친기업적인 규제완화만 남발하는 박근혜 정부에서 이것을 바란다면 미친 놈 소리를 듣게 될 것이기에, 맥도날드 비정규직 알바들의 노동조건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 방법은 ‘점령하라 운동’밖에는 없습니다.



멀리서나마 맥도날드에서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는 비정규직 알바분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여러분들의 ‘맥도날드를 점령하라’에 동참할 수 없지만 이렇게 글을 통해서라도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꼭 승리해서 헌법과 근로기준법에 나오는 노동자의 권리를 받아낼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또 기원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2.09 09:36 신고

    지구 온난화에도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국민(전 세계) 국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바이러스 같은 기업입니다
    건강을 위해선 없어져야할 회사입니다

    • 늙은도령 2015.02.09 20:24 신고

      네, 없어져야 할 기업입니다.
      어린아이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비만을 초래하는 최악의 기업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