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국민의당)의 인사참사는 한상진 전 교수와 김한길을 영입할 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국민의당으로 이들이 모인 것은 각자의 생각이 일치하는 지점이 일치하지 않는 지점보다 강력했기 때문이었다. 안철수현상을 안철수가 소화해낼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지만, 기존 정치인에게 신물이 난 사람들에게는 안철수라는 인물의 매력이 강력하다는 것은 이들의 오월동주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안철수가 신당을 창당한 목적은 자신이 야권의 단일후보가 되는 것이다. 그에게 총선이란 대권으로 가는 길에 반드시거쳐야 하는 단계라 신당을 창당할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에 남아있는 한 자신이 주류의 지지를 끌어내 대선후보로 등극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비주류 탈당파들과의 교감 속에 탈당효과를 극대화한 후, 모든 쓰레기 언론들의 호듭갑 속에 탈당을 감행함으로써 후속 탈당 의원들에게 정치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그가 목표로 하는 총선의 최소치는 원대교섭단체를 이룰 수 있는 20석 이상(선관위에 고발되는 당선자의 평균비율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것이다. 당선자들의 면면은 자신이 문재인에게 제시한 후보 기준을 통과한 자들로, 기존의 실무자와 함께 국민의당의 주류로 자리매김시켜야 한다. 아울러 호남에서의 신흥맹주로 자리해, 김대중의 새로운 적자로 등극해야 한다. 



이럴 경우 이희호 여사도 그를 지지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을 노리고 늙은 동교동계 인사들이 국민의당에 입당하려는 것이다. 국민의당의 실무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그들은 안철수가 단일후보에서 밀려난 과거의 한을 푸는 것이 목표며, 그 이후의 현실정치 참여는 전리품의 일종이다. 이들이 진정한 안철수의 사람들인데, 첫 번째 인상영입이 참사로 끝나는 바람에 이들의 능력과 전문성에 많은 의문이 생겼다.





이번 인사영입을 주도한 자가 비리의 제왕인 이명박의 사람이었던 이태규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이명박 정부의 단골메뉴였던 비리전력자인 지검장, 장군, 경찰총장 출신들을 영입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한상진이 이번의 인사영입을 주도했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안철수가 야권의 단일후보에 오르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서 최대한 세를 불려 제3당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이 총선에 임하는 목표다.       



반면에 한상진과 김한길, 탈당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박지원과 박영선, 이종걸과 김영환 등까지 탈당파 의원과 외부영입인사들의 공통된 목표는 공천권 확보다 최우선이다. 당선된 다음의 목표는 내각제(이원집중부제) 개헌을 실현하는 것이고. 이들은 이를 위해 단독으로 개헌가능성 확보가 불가능한 새누리당과의 연정도 고려하고 있다. 이들이 입만 열면 중도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사실상 새누리당과의 연정을 고려한 사전 작업이다. 



이들은 신당의 중도보수화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의 대부분이 내각제 개헌에 찬성하는 편이고, 내각제 개헌을 주장하기도 해서 이런 필자의 추측이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한상진은 약간의 하자(철수 없듯이 기준도 없다)가 있더라도 법적으로 무죄를 받은 인재고 당선 가능성이 있다면 모두 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해서 국민의당이란 오월동주가 출범할 수 있었지만, 내부의 잡음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호남 출신의 탈당파 의원들(문병호, 김동철, 황주홍, 임내현 등)을 통해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되, 공천에서는 배제하자는 얘기가 이태규가 이끌고 있는 실무선에서 오가고 있는 모양이다. 탈당파 의원들을 이용해 정부지원금만 받아내면 그만이라는 뜻인데, 이는 실현불가능한 일이다.





공천이 확실한 문병호를 빼면 김동철, 황주홍, 임내현은 물론, 아직도 더불어민주당에 남아 국민의당으로부터 공천권 약속을 받아내려는 의원들조차 반발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필자가 '안철수 신당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그 글을 쓸 때보다 작금의 상황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바람의 속도도 빨라지고 파도의 높이와 세기도 커졌지만, 오월동주의 조타수들로는 이를 피해갈 여럭이 없다.



안철수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안철수현상의 잔영이 안철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필자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서 안철수를 비판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삼성과 LG를 오너가 운영하는 동물원에 비유한 오만함에서 보듯, 수없이 많은 이해의 충돌이 다양한 지점과 과정에서 수시로 부딪치는 거대 조직에 대한 이해와 경험의 부족이었다. 안철수가 자신보다 몇 수는 위에 있는 김한길과 박지원, 동교동계 원로들을 상대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느냐 묻는다면 필자의 답은 추호의 머뭇거림도 없이 '아니요(No)'라 말할 것이다.   



안철수가 강철수가 됐고, 예전보다 훨씬 끈질겨졌다고 해도 연속된 철수의 경험은 그의 한계가 쉽게 극복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김한길과 박지원(합류했을 경우를 상정)이 이들을 설득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규태와 한상진도, 모든 쓰레기 언론들이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하는 동교동계의 퇴물들도 개개인이 헌법기관에 해당하는 이들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국민의당은 이질적 목표를 갖고 있는 다양한 군상들의 아슬아슬한 오월동주다. 지금까지 보여준 안철수의 능력이라면 전복이나 침몰을 막을 수 없다. 김한길의 탈당 이후에도 그의 계파로 알려진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이 국민의당과 안철수의 한계를 말해주고 있다.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체성이 다른 정치적 집단은 정당으로서 성공할 수 없는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1.11 08:43 신고

    새인물들이 아닌 낡은,헌 인물들이로군요 ㅋ

 

 

안철수가 신당 창당을 발표하며, 신당의 목표가 새누리당의 개헌선 확보를 저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혁신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고,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연대는 없다고 분명하게 말하면서도, 개헌저지선을 총선의 목표로 내세운 것에서 안철수의 신당 창당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안철수에게는 대통령의 권좌만 눈에 들어올 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연대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것은 문재인과 박원순(이재명과 안희정을 차차기 주자로 본다면)이라는 대선 유력후보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선언이다. 자신이 새정치민주연합에 있는 한 대선후보가 될 수 없음을 확인한 안철수는 킹메이커로 알려진 김한길과 호남의 맹주로 알려진 박지원 등의 지원을 받으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을 끝낸 것 같다. 야권 후보가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도 그의 대통령병을 치료불능의 단계까지 이르게 했다. 

 

 

호남에서 몰표를 받고 수도권에서 청춘들의 표를 끌어모으면, 새누리당이 내각책임제(내치를 다수당 대표가 맡는 책임총리제)로의 개헌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안철수의 계산이다. 중도와 합리적 보수로의 외연확대, 2분법적 사고(정당정치의 핵심이자 모든 정치철학의 근간) 등등을 운운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혁신의 정체를 밝힐 수 없어 끝없는 혁신만 강조한 것 - 혁신만 하다 다 죽겠다 - 도 구태정치와 진영논리에 신물이 난 유권자에게 구애하기 위함이다. 

 

 

안철수에게 총선이란 대통령으로 가는 정치이벤트에 불과하다. 아주 작은 차이를 내세운 '리틀 이명박'이 안철수의 본질이라면 우축으로의 이동만 강조하는 김한길과 박영선, 박지원 등의 정시생명 연장의 놀이터를 제공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람의 마음을 사지 못하는 안철수의 협량한 그릇 크기로서는 대의민주주의의 엘리트주의적 요소(루소의 《사회계약론》과 버나드 마냉의 《선거는 민주적인가》를 참조)를 최대한 이용해 제왕적 대통령에 오르는 것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공통점은 민주주의를 이용해 민주주의를 제한하는 신자유주의적 통치가 자리하고 있고, 이명박과 안철수의 공통점은 '최대 다수의 최대 이익'이라는 CEO 출신의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대 다수의 최대 이익'은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소수의 희생이 따라도 아무 문제가 없으며(민주주의의 목표와 반대), 이익에 대한 개인적 차이를 무시하며,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 것(존 롤스의 《정의론》을 참조)이 CEO의 전형적 가치관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주류들이 안철수의 탈당에 맞춰 우르르 몰려가지 않은 것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를 믿고 총선에 나서는 것이 만만치 않고, 대선에서 패할 경우에는 새누리당으로의 입당밖에 남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도 이 사실을 알고 있고, 호남을 볼모로 도박을 감행할 수 있었다. 그의 탈당과 창당 선언까지 정치철학에 기반한 미래의 청사진을 아무것도 제시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안철수는 호남민심과 중상위층 청춘의 지지를 판돈으로 정치적 도박을 벌였고, 기득권 언론들이 집중지원에 나섰고, 주류와 친노 패권주의를 하나로 합치는데 성공한 김한길과 박지원, 박영선, 광주5적 등이 문재인 대표의 퇴진을 합창할 수 있었다. 노무현의 죽음 앞에서 자신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며 오열했던 김대중 대통령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5.12.23 08:25 신고

    노유진에서 유시민은 안신당이 평민당과 비슷한 길을 가려고 한다고 분석하더군요.
    과연 안철수는 김대중 그리고 안신당 세력들은 평민당 구성원들 만들만큼 결속력과 추진력이 있을까요?

    • 늙은도령 2015.12.24 00:29 신고

      호남에 달려있죠.
      그들의 선택이 안신당으로 가면 가능한 얘기인데, 갈수록 본색이 드러날 것이며, 그렇게 만들어야죠.
      옛날과는 달리 요즘은 인터넷과 SNS가 있어 해볼 만합니다.

  2. 2015.12.23 09:46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5.12.24 00:29 신고

      우리가 지치지 않으면 됩니다.
      제가 페이스북 활동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3. 바람 언덕 2015.12.23 12:03 신고

    정확하게 보셨네요.
    안철수의 적은 새누리가 아니라 문재인입니다.
    문재인을 무너뜨리는 것이 일생일대의 목적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 늙은도령 2015.12.24 00:33 신고

      우리나라의 기득권을 뿌리부터 흔든 사람이 노무현이고, 그를 뒷받침 했던 사람이 문재인이니 그럴 밖에요.
      문재인 스스로 지치지 않으면 되는데 손석희가 문재인에게 너무 편파적이어서 걱정입니다.
      손석희의 우상화가 지나칠 정도인데, 그는 이미 삼성 사람이 됐습니다.
      뉴스룸 밖에 볼 것이 없는 상황에서 손석희의 중립론은 독약과 같습니다.
      삼성을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이 너무 낙관해요.

  4. 참교육 2015.12.23 14:00 신고

    간철수...참 꿈도 야무치다. 서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헛꿈만 꾸고 있으니 간철수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만합니다.

    • 늙은도령 2015.12.24 00:34 신고

      대통령병에 걸린 환자입니다.
      회사 경영을 해본 사람의 특징을 알면 안철수가 훤히 보입니다.
      사람들이 기업의 실체를 모르니 이렇게 속아넘어가는 것이지요.

  5. 술맛을 알아? 2015.12.23 20:07

    간잽이가 알아서 야권 절단내고 염장질러주니
    닥이나 수구언론들은 좋아서 죽을 지경일겁니다. 어차피 양쪽의 공동목표는 문재인대표이니. . .. 피곤하게 문님과 싸우지 않고 철수가 굴리는 눈덩이가 커지기만을 기다리면 될테니까요.
    사실 눈덩이의 내실과 사이즈야 즈그들이 이미 더 잘 알터이니 걱정할 일도 없구 말입니다.

    • 늙은도령 2015.12.24 00:48 신고

      문재인만 물러나면 기득권이여 영원하라가 됩니다.
      대의민주주의는 다선의 정치인을 자연적인 귀족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척점에 서있지만 유권자들은 그런 엘리트에 끌려답니다.
      민주주의는 통치자와 피통치자가 같다는 것에서 출발함에도...

  6. StepbyStep 2015.12.24 11:45

    글이 너무 문재인 찬양쪽으로만 가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글부터 보면 이분법 적인 것 같은데, 나는 참이고, 다른 사람은 거짓이라는 글들로만 보입니다.
    분명 친노도 비노도 잘한 점과 못한 점이 있는데, 그런것은 생각하지 않고 한쪽으로만 치우친 글이 아닌지.

    • 늙은도령 2015.12.24 20:52 신고

      정치에 중도란 없다는 것이 제 신념입니다.
      수없이 많은 정치서적을 읽었지만 중도를 하나의 정치철학으로 정립한 것은 없습니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차이를 보시죠.
      문재인은 분명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안철수와 김한길, 박지원 등은 문재인 사퇴를 요구합니다.
      그럼 누가 그 자리에 앉지요?
      비대위체제로 간다면 누가 들어가지요?
      대체 문재인 사퇴를 빼면 저들이 주장하는 총선 승리를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 있는지요?
      저들은 문재인 흔들기만 합니다.
      기득권의 위치에 있으면서, 물갈이 대상에 있는 자들이 흔들어댑니다.
      문재인이 사퇴하고 집단지도체제가 되면 달라지는 것이 그 이전과 무엇이죠?
      공천권을 빼면 무엇이 달라지는지요?
      혁신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도 이제는 집단체제로 가자고요?

      중요한 싸움을 앞두고는 분명한 노선이 정해져야 하고, 합의의 수평성을 거친 다음에는 명령의 수직성이 작동해야 합니다.
      박지원과 안철수, 김한길, 주승룡 등이 문재인 대표의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까?
      그들은 언제나 따로 놀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지겹습니다.
      신물이 다 올라옵니다.
      공천 20% 컷오프가 가까이오자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자들 중심으로 탈당과 분열이 난무합니다.
      그런 자들과 함께 해서 승리하면 세상이 바뀔 것 같습니까?
      천만에요.
      기득권은 언제나 기득권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