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복지정책학을 공부하고 있는 조카가 학기말 에세이로 한국과 일본, 미국의 복지제도와 상황을 비교·예측하는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학기말 시험도 이에 대한 것이었고요. 복지정책학에서 보면 한국과 일본, 미국의 복지 수준은 최하 등급에 속하는데, 조카도 학기말 에세이와 시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이 세 나라는 정부가 아닌 시장(기업)에 방점이 찍힌 생산적 복지(=노동복지)를 추구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조카가 다니고 있는 대학은 복지정책학에서는 세계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곳의 교수들은 정부의 복지를 최소화하고 시장(기업)의 복지를 최대화하는 나라일수록 복지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경제가 활황일 때도 복지 수준이 높아지지 않았던 이 세 나라의 공통점은 보수정부가 장기집권을 했다는 것과 부의 불평등(낮은 세율이 원인) 및 방위비 지출이 높으며, 경제체제가 고도로 신자유주의적이고, 언론환경이 지나칠 정도로 보수적이라는 것입니다. 



이 세 나라 중에서도 최악이 한국입니다. 이명박이 노무현의 흔적이라면 모조리 지워버렸던 것처럼, 오바마의 흔적이라면 모조리 지우고 있는 트럼프 때문에 미국의 복지도 대단히 위험한 상황(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빈곤층과 저소득층 아이들을 돌봐주는 메디케이드를 대폭 축소하려는 등 각종 복지기금을 줄이고 있다)으로 치닫고 있지만, 재벌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와 낮은 세율도 모자라 저출산·고령화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만큼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다국적기업(재벌과 대기업) 위주의 시장경제, 긴축재정, 구조조정, 민영화, 낮은 세율, 규제 축소, 노동유연화, 자본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 등은 복지국가 무력화(또는 복지확대 저지)를 통한 부의 독점이라는 한 개의 목표를 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부의 재분배를 가로막는 성장만능주의, '빚도 자산'이라는 악마의 경제학, 기술 발전에 따른 노동의 종말과 비정규·임시직의 파시즘적 확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활동인구의 감소 등으로 소득 분배의 악화까지 더해지면 부의 불평등이 극단에 이르고, 경제는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민주주의는 작동불능에 이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의 한국이 바로 이러했습니다. 아이들은 조기교육에 시달려야 했고, 청춘은 포기하는 것들을 늘려야 했고, 중년은 파산으로 내몰렸으며, 노인은 절망적인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재벌, 보수언론, 사이비 지식인, 검찰, 국정원, 관변단체 등이 이를 주도했으며 한국의 또 다른 이름이 헬조선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삼포세대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한국의 청춘을 뜻하는 사회학의 국제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으며, 전쟁위협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복지와 연금, 소득 등의 관점에서 보면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개인이 아닌 국가의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이 후발국 중에서도 최고의 성공을 이루었으면서도 국민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들이 최악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이게 나라냐?'며 무려 1700만 명의 시민들이 촛불혁명에 참여한 것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정권을 바꾸고도 문자행동을 멈추지 않는 것도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구축'에 반대하는 정치인과 집단, 세력들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고요



필자는 지난 3주 동안 글을 쓰지 않은 채, 68혁명을 주도했던 신좌파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추가적으로 공부한 이유는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서였지만, 김상조에 이어 강경화와 김동연, 김이수의 인사청문회를 보며 반동의 힘이 커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은 국방부와 미래부, 검찰 등의 조직적인 반발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약간 하락하자 인사청문회를 반동의 장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들이 결격사유라고 주장하는 것들의 대부분이 적폐청산과 국가개조라는 절체절명의 난제를 풀어가야 할 문재인 정부의 발목잡기에 불과했습니다. 후보지명자에 대한 검증이 철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말이 전도되는 지경에 이르면 일방적인 의혹제기를 통한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이명박근혜 9년의 적폐청산과 국가개조의 적임자를 찾는 것이지 도덕군자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협치란 상대가 그럴 마음이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 등이 바라는 것은 협치가 아니라 이전 상태로의 반동입니다. 노무현을 믿었듯이 문재인을 믿는 필자의 눈에는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의 의혹과 하자들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방해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명박근혜의 인사청문회 대상자들과 문재인의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을 동일선상에 놓고 볼 수 없음은 상식과 정의라는 시대정신으로도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의 꿈이었고, 문재인의 운명이며, 촛불시민의 바람인 상식과 정의의 대한민국은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 재벌, 국방부, 검찰, 사이비 지식인의 반동을 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조금 떨어지자 이들을 중심으로 한 반동세력의 총공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국가 곳곳에 이명박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포진해 있는 이상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적폐청산과 국가개조는 시작도 하지 못하고 끝날 수 있습니다. 



다시 신발끈을 조여맵니다. 깨어난 시민들을 우습게 여기는 자들과 집단, 세력과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속도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촛불집회가 시민혁명의 새로운 지평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전복적 차원에 근접한 변혁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것은 문재인 정부의 힘으로만, 문재인 정부의 임기에서만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변혁의 주체는 깨어난 시민이며, 변화하는 중에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아닙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파수칼 2017.06.07 22:30 신고

    옳습니다!
    뒤집지 못하면 역습을 당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상식과 정의가 통하지 않는 매우 이기적인 집단이거나 매우 폐쇄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들입니다.

    • 늙은도령 2017.06.07 23:16 신고

      인적청산없는 적폐청산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없어져야 할 것들은 없애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이 가능합니다.

  2. 둘리토비 2017.06.07 23:48 신고

    다시 촛불집회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정말 넘 답답하고 조마조마한 요즘입니다~

    • 늙은도령 2017.06.08 05:29 신고

      문재인 정부의 전략에 대한 글로써 답할게요.
      문재인 정부, 참 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민으로써의 일에 충실하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이 가능할 것입니다.

  3. 참교육 2017.06.08 06:32 신고

    적폐청산.. 그것이 우리가 희망하는 세상이요 문재인 정부가 해야할 일입니다.
    적폐의 몸통의 저항이 시작됐습니다. 그 저항이 결코 만만하리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걸 뛰어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습니다. 깨어난 국민들의 힘으로 저들의 저항을 막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겠습니다

  4. 노래기 2017.06.08 06:58

    김상조 강경화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큰절 올리고 절대 충성해야합니다. 만약 특검에 걸렸으면 순시리하고 같이 감방에서 콩밥먹을 사안들이었습니다..... 닭그네 부역자가 아닌걸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합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7.06.08 08:56 신고

    협치는 애시당초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이건 뭐 완전 생트집 그 이상입니다
    당리 당략만 우선하는 그들 눈에는 국민들은 완전 투명인간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정말 바른길로 접어 들수 잇었으면
    좋겠습니다
    복지거 딴게 복지겠습니까..기쁘고 행복하면 그게 복지지요



최경환의 최저임금 인상 발언에서 촉발된 최저임금의 인상폭과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까지 이어지며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환율의 힘이 컸다 해도 3만달러를 넘어선 1인당 국민소득에 비하면 시급 5580원(2015년. 2016년은 6030원)의 최저임금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형편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논란이 분출되는 것은 최저임금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가 비정규직이나 알바들의 입장이 아닌 고용주의 입장에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프레임 설정이 기업과 고용주의 입장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최저임금 논의가 피고용자의 희생을 전제로 진행됨에 따라 본말이 전도된 상태입니다.  





사실 모든 국가들이 최저임금제에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의 삶의 질과 노동의 가치를 중시하는 나라일수록 최저임금제를 반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법적으로 최저임금을 정해놓으면 기업과 고용주들이 노동의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거나, 최저로 평가(이럴 경우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 된다)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노동자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의 비율이 낮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무한경쟁과 복지축소, 규제완화와 노동유연화를 장려하는 신자유주의가 대세를 이루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강화됐습니다. 피고용자의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는 최저임금이 노예와 다름없는 생존선만 보장하는 보편적인 임금으로 변질됐습니다. 마르크스와 폴라니, 헨리 조지가 그렇게도 경고하고 고발했던 노동착취가 노동법이 없던 자본주의 초기처럼 부활한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보다 신자유주의적인 나라인 대한민국의 비정규직과 알바들이 최저임금이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최고임금이라고 자조적인 말을 하는 것도 최저임금제가 지닌 역설을 말해줍니다. 상당한 부채를 안은 채 사회에 진입해야 하는 청춘들이 5포, 7포세대를 넘어 N포세대(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로 전락한 것도 신자유주의적 가치를 공고하게 만든 최저임금제의 부작용이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청춘의 시절부터 기본적인 인간관계마저 포기해야 한다면 그들의 나머지 생이 길면 길수록 그들이 감수해야 할 삶의 고단함과 무력감은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커지기만 합니다. 이는 출산율을 더욱 떨어뜨리고, 노동가능인구를 줄일 것이며, 고령사회의 진입을 가파르게 만들어 대한민국을 파국적 상황으로 몰고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저임금노동을 기반으로 하는 수출 일변도의 경제성장을 고집했기 때문에 복지 수준도 형편없고, 사회안전망은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민주정부 10년 동안 복지와 사회안전망 확충에 노력했지만 두터운 기득권을 형성한 채 청춘들과 저임금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성장제일주의의 벽을 넘지 못해 한계상황에 처한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만 늘어났습니다.





이것도 모자랐는지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민주정부 10년의 노력들마저 물거품이 됐습니다. 2008년 월가 발 금융붕괴로, 신자유주의가 득세할수록 모든 분야에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부의 불평등만 심화될 뿐 국가경제가 피폐해진다는 것이 입증된 이래 각국은 소득불평등을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지만 이명박근혜 정부는 정반대로 갔던 것입니다. 최저임금은 생존선을 보장하는 임금으로 전락했고, 30% 정도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악화된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작금의 세계경제는 미국과 영국, 일본과 유럽을 거쳐 신흥국으로 이어지는 미증유의 양적완화로 힘겹게 버티고 있지만, 부정적 세계화로 연결된 고리가 한 곳에서라도 끊어지는 순간 파국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각국은 파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알아서 대비하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내수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이러려면 노동자의 소득이 올라야 가능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것입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대한민국도 내수경제를 살려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전력해야 합니다. 특히 작은 피해에도 생존선 아래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에게 안전장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세수 부족으로 복지를 늘리기 힘들다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서 피해를 대체해 주어야 합니다. 복지에 대한 저항이 크다면 일의 질을 높이는 임금인상은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표가 날라 간다고 구조조정을 미룬 채, 집값을 올리고 금리를 낮추고 토건사업(민자사업활성화)을 늘리는 것은 더 큰 피해를 다음 정부와 미래세대에게 미루는 것일 뿐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할 수 없는 사업체와 영세자영업자의 도산은 목적세 신설(조세정의에 속하는 표적 증세)로 감당해야 하고, 전업할 수 있도록 교육과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석유 이후 새로운 먹거리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선 가진 자들을 터는 것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내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털어야 합니다. 양육과 급식과 교육은 정부가 책임져야 하고, 최저임금은 유의미할 정도로 인상폭이 커야 하고, 자영업 구조조정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최저임금을 주지 못하는 영세사업자는 폐업을 유도하되, 대규모 부채탕감과 재취업을 위한 교육이 제공돼야 합니다.





지금은 성장이 아닌 공생이 최우선으로 실현돼야 하는 시기입니다. 박근혜의 줄푸세가 아니라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을 한국적 상황에 녹여낸 최저임금 인상과 삶의 질을 보장할 정도의 공적 부조(기본소득제도 하나의 방법)가 필요한 때입니다. 문재인이 주장하는 소득 주도 성장도 사회복지지출이 늘어날 때만이 가능하며, 이는 전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거친 정치적 결단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최저임금이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는 임금이지, 생존이나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임금이 아님을 이해해야 합니다. 저임금으로 노동자를 길들이는 시대는 더 이상 유효할 수 없으며, 이는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내 이익을 위해 타인의 노동을 착취하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습니다. 최저임금은 최대임금이 아닌 생화임금이며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Cong Cherry 2015.03.16 08:31 신고

    ㅠ 최저임금으로는 점심한끼 사먹을 수 없는거지요;;
    솔직히 이건 10년 전에도 그랬었습니다. 10년쯤전에 김밥천국에서 김치찌개가 3500원했었지요! 당시 제 시급이 3200원인데요..
    임금보다 물가가 더 큰폭으로 오르는거 같은 느낌은 저만 느끼는게 아니겠지요?ㅎ

    • 늙은도령 2015.03.16 17:30 신고

      말도 안 되는 최저임금입니다.
      민주정부 10년의 추세를 따랐다면 지금은 만원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이번에 반드시 만원으로 올려야 합니다.

  2. 뉴론♥ 2015.03.16 08:45 신고

    최저임금 인상하는게 중요한게 안주는데되 더 많으니가염 별로 기대하진 않네염.

  3. 공수래공수거 2015.03.16 09:25 신고

    얼마로 결정될지 궁금합니다
    7천원까지는 어렵겠지요?
    10%는 오르겠지요?

    • 늙은도령 2015.03.16 17:33 신고

      무조건 만원을 넘겨야 하는데 7000원도 힘들지도 모릅니다.
      최경환의 립서비스를 믿을 수 없지요.
      결국 정권이 바뀌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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