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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썰전, 박근혜의 사드 독단에 대한 유시민의 통렬한 지적



오늘의 썰전은 몇 편의 글로 다루어야 할 만큼 중요한 것들로 가득했고, 왜 유시민 같은 인재들이 필요한지 보여줬다. 특히 사드 배치 결정을 놓고 전원책과 토론한 유시민의 발언들은 단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국민이 반대하는 것 때문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박근혜의 발언을 비판한 부분은 많은 분들이 되새겨보거나 본방사수를 하지 않은 분들은 다시보기를 통해서라도 시청했으면 한다. '내가 옳다'는 지도자의 신념과 독단적 의사결정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정확하게 짚어냈다. 





사드 배치는 안보와 군사기술의 입장에서만 볼 수 없는 종합적인 사안이다. 사드 배치는 미국과 일본의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이익에는 반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만 고려해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유시민이 말했던 것처럼, 첫 번째 사드를 성주에 배치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외교적 사안으로 확장된다. 



헌데,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할 때 윤병세 외무부장관은 백화점에서 옷을 사고 있었다. 다시 말해 사드 배치 결정에서 외교부는 배제됐다는 것이다. 두 번째 사드를 성주에 배치하려면 부지를 건설해서 제공해야 하고, 매년 운영비 등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고 배치 지역에 피해를 준다. 따라서 사드 배치는 헌법에 따라 국회와 성주군민의 동의를 구해야 하며, 특히 야당과 사전협의를 거쳐야 했다. 



헌데 이 과정도 철저하게 무시됐다. 사드 배치가 독재적 지도자에 의해 졸속적이고 독단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두 번째 증거가 여기서 나온다. 세 번째, 유시민이 말했던 것처럼,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과 러시아의 각종 보복(경제적 보복이 핵심) 등이 이루어질 것이기에 여러 부처와 이에 대해 논의하고, 다양한 형태의 보복을 시뮬레이션해서 사드 배치의 득이 클지, 실이 클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했다.  



동시에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지 사전논의가 충분하게 이루어져야 했다. 헌데 사드 배치 이후 박근혜와 청와대, 총리실와 국방부 등이 보여주는 행태를 살펴보면 이런 과정들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이상의 것들로 미루어볼 때, 박근혜가 사드 배치를 결정했을 때 안보적 측면과 기술적 관점만 고려했다는 뜻이며, 박근혜 정부의 성골과 진골들인 청와대의 인적구성을 보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따라서 박근혜는 새누리당 초선의원들이나 새로운 지도부를 불러 '자다가 벌떡 일어난다'는 자신의 억울함만 표출할 것이 아니라, 대규모 공청회를 열어 3개의 야당과 국민(성주군민 포함),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시민단체들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이것이 문재인이 말한 공론화과정이며, 이런 폭넓은 사회적 합의를 이룰 때만이 사드를 둘러싼 대한민국의 결정에 미국과 중국도 딴지를 걸 수 없다. 



지도자의 결정이 '소명'이나 내세우며 고독하게 이루어지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국가와 세상은 그런 식의 결정이 통하지 않을 만큼 복잡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지도자가 짊어진 '소명'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전시나 모든 국법이 정지된 상태인 예외상태, 즉 독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만 유효하다. 박근혜는 전시상황이나 독재를 할 때만 유효한 방식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했고, 그래서 온갖 문제들이 폭발적으로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필자가 문재인의 사드 담화가 정답이라고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사드 배치는 집단적 지성과 국민의 동의를 반드시 구해야 하며, 그럴 때만이 모든 세대는 물론 미래세대까지 부담을 피할 수 없는 온갖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유시민이 옳고, 문재인이 옳다. 대통령이란 숙명주의적 소명에 따르는 고독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과 야당들과 끝없이 소통하고, 모든 세대는 물론 미래세대의 이익까지 고려해 최종결정을 내려야 하는 자리다(썰전, 유시민이 더민주 초선의원 중국 방문 옹호한 이유).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