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최근에 읽은 로버트 라이시의 《자본주의를 구하라》를 보면 저자가 거듭해서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 '권력의 작용'이다. 라이시는 "시장 규칙이 형성되고 이에 따른 경제적 이익과 손실이 '비인격적인 시장 지배력'이 작용한 '자연적인' 결과로 포장되는 과정에는 권력의 영향력이 숨어있다"고 말하면서, "경제 게임의 승자와 패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독특하고 감지할 수 없는 정부의 시장 '침입'이 아니라 정부가 시장을 조정하는 방식"임을 강조한다. 





요즘 수많은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는 성과연봉제는 '경제적 이익과 손실'을 배분하는 '시장 규칙'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 규칙이 권력의 작용에 따라 제멋대로 재단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권력이 강한 쪽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얼마든지 악용할 수 있는 것이 성과연봉제라는 뜻인데, 박근혜 정부는 권력의 작용으로 결정되는 성과연봉제를 통해 시장을 조정해서 사측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주 지진 때문에 생산공장이 파괴된 기업의 경우 노동자와 영업사원의 낮은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지하철 인명사고가 많아지더라도 많은 승객만 운송하는데 성공했다면 그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연장근무에 연장근무를 더하는 식으로 실적은 높였는데 직원의 건강이 망가졌다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과잉진료로 병원의 실적을 올렸지만 건강보험재정에 부담을 떠넘겼다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사업본부장이나 팀장이 성과가 나올 수 없는 일을 밀어붙였거나 강제로 배당받았다면, 그 본부나 팀 소속 직원들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사장이 잘못된 계약을 했다면 직원들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부사장이나 고위임원이 중간에서 배임횡령을 했다면 그 피해를 감수해야 할 직원들의 성과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직원 차원에서는 성적이 좋았지만 팀 단위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어느 것을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할 것인가? 



특정 시기에 나온 제품만 불량이어서 실적이 저조했다면, 건축 중에 폭우가 집중되서 공기가 지연돼 적자가 났다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성적이 저조한 직원이 동료의 성과를 비밀리에 가로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당장은 이익을 냈지만 장기적으로 손해가 나는 경우에는 또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런 식으로 성과를 측정하는데 객관적으로 수량화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성과연봉제는 기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권력이 강한 쪽에서 얼마든지 악용할 수 있는 여지들로 넘쳐난다. 평가자와 평가받는자의 견해가 다를 경우 객관적인 평가를 내려줄 기관도 없다. 당사자들보다 해당 업무에 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사람도 없거니와, 제3의 기관이란 권력의 영향력에 따라 객관적 사실과 다른 결과를 내놓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평가가 내려진 다음에 그것을 뒤집는 것이란 하늘에서 별따기보다 힘들다.  



형편없는 노조가입률도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 극소수를 빼면 국민 모두가 노동자이지만, 성과의 평가를 놓고 사측과 다툴 때는 언제나 개인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성과연봉제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잔인무도한 독극물이다. 노사 양측이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을 정하지 않는 한, 수시로 변화된 환경을 반영하지 않는 한 성과연봉제는 노동자의 무덤이자, 이익에 대한 사측의 일방통행이자 독점이다. 



따라서 정부는 빠져야 한다. 압도적인 영향력으로 게임의 룰(시장 규칙)을 사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바꾸려는 불의한 권력의 작용을 멈춰야 한다. 개관적인 수량화가 불가능한 성과연봉제를 핑계로 저성과자를 지정하고, 기업의 이익에 반한다며 사회적 살인을 손쉽게 저지르게 만드는 반노동적이고 친재벌적인 폭력 행위를 멈춰야 한다. 성과가 문제라면 최악의 대통령인 당신부터 물러나야 한다.  



세상이 갈수록 1대 99사회로 재편되는 마당에, 무한경쟁과 승자독식만 부추길 뿐, 절대적으로도 상대적으로도 약자들인 노동자를 실직의 공포와 두려움으로 내모는 성과연봉제는 철회돼야 한다. 국가와 사회복지가 형편없는 현실에서, 쉬운 해고와 공공기관의 민영화를 위한 사전작업인 성과연봉제는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정치적 홀로코스트며, 하위 99%의 부를 상위 1%로 이전하는 신자유주의적 반동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어류겐 2016.10.02 05:21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 개발 성공은 "게임 체인져"가 됬습니다. 이미 정치학자들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이 무조건적인 강경책을 버리고 북한과 협상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카드를 북한이 손에 쥐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북 미사일 기술로도 워싱턴까지는 무리이지만, 괌기지나 오키나와 정도는 쉽게 도달 가능합니다. 물론 미국 캘리포니아도 마찬가지이죠.

    미국이 북을 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 가져올 손해는 너무 막대합니다.

    결국 미대선도 있지만, 트럼프가 되던 힐러리가 되던 미국은 북한과 협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이미 온 것이며, 박근혜&이명박을 비롯한 수구 세력들은 이전의 기득권을 잃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야당조차도 새누리당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이른바 '안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김종인 이 양반은 대놓고 천안함이 북의 격침이라고 하는가 하면, 사드 배치는 미국과 안보 약속이라며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다 알듯이 표를 의식해서이죠. 이것이 민주주의의 한계 같습니다.

    비관적인 현실이지만 다음 대선에서도 문재인씨가 당선되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해요.

    결국 다음 정권이 되더라도 남북 화해는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모로 비관적인 현실이네요.

    • 늙은도령 2016.10.03 00:19 신고

      내년 대선은 승리합니다.
      이것에 의심의 여지는 없습니다.
      다만 박근혜가 깨놓고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입니다.
      이것을 막으려면 결국 김병기가 국정원을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대선 정국이 되면 문재인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발언들과 공약을 내놓을 것입니다.

      승리는 확신하지만 문제는 부정과 불법... 이것을 막을 방법을 강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참교육 2016.10.02 14:11 신고

    자본의 자본의 의한 자본을 위한 정부.
    이명박근혜는 이렇게 노동자를 한계상황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노예제 사회 계급사회가 영원할 것같았지만 무너졌습니다. 역사발전은 수구 세력 몇몇이 막을 수 없습니다.
    반드시 응징을 받을 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6.10.03 00:23 신고

      네,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인공지능이 본격화되기 전에 세상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인공지능이 본격화되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3. 어류겐 2016.10.03 02:06

    문재인이 되면 좋지만, 더민주가 당선하려면 수도권, 영남만으로는 부족하고 반드시 대구경북을 붙잡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대구경북이 야권으로 돌아선다는 명백한 징후가 없습니다.

    더더군다나 야권 내에서도 안철수에다가
    김부겸까지 가세해서 내가 대통령감이라며 대선주자 경쟁에 나선 모습이라 ;;

    • 늙은도령 2016.10.03 06:19 신고

      대구경북에서 30%만 받아도 됩니다.
      이번의 대구경북은 표가 분산될 것이고 투표율도 예전보다 높지 않을 것입니다.
      내년에 가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문제가 더욱 많이 부각될 것이기에 승산은 충분합니다.
      경주 지진은 사드와 함께 경북지역을 뒤흔들 것입니다.
      젊은세대들과 여성들이 보다 더 투표에 참여할 것이고요.
      저는 승리를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지역선거보다 세대선거가 더욱 힘을 발휘하는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했으니까요.

  4. 공수래공수거 2016.10.03 08:00 신고

    전 20년전에 성과연봉제를 경험했는대 득보다 실이 훨씬 많더군요
    평가하기도 애매하고 조작의 팀웍을 해치기도 합니다

    그래도 할려면 상위만 더 주도록 해야 합니다
    하위를 깎아 내리면 안됩니다

    • 늙은도령 2016.10.03 18:30 신고

      연봉은 기본입니다.
      성과급은 연봉과 별도로 운영돼야 하는 것이지 연봉이 되면 안됩니다.
      이럴 경우 회사는 정말 전쟁터가 됩니다.
      원하는 자를 자를 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성과평가입니다.

  5. 맹그로브 2016.10.04 12:47

    대한민국이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거나 성과를 낼만한 나라 라면 백번양보해서 할수도 있겠지만, 결국 평가는 사람이 하기에, 줄서기 만들고, 올바른 소리도 못하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노예를 만드는 제도 입니다. 지금도 과도한 경쟁으로 나라가 골로가고 있는데 저런거 만들어서 경쟁을 부추키면 결국 나라 망합니다.

    일은 경쟁이 아니라 협동으로 하는 겁니다. 10명이 할 일은 혼자했다고 칭찬하는 대한민국이므로... 그렇다고 그사람이 모든 일을 10명 몫을 할 것도 아니고.... 멍청한 나라에 멍청한 오너에 멍청한 국민입니다.

    • 늙은도령 2016.10.04 20:20 신고

      성과연봉제는 노동권을 말살시킵니다.
      성과란 혼자만의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 객관적으로 수치화할 수 없습니다.
      성과를 매기는 자들의 주관이 관여됩니다.
      결국 쉬운 해고를 위한 것이 성과연봉제입니다.
      그 다음은 민영화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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