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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재인 정부 내부의 적들, 추경 표결 불참한 민주당 의원들


우여곡절 끝에 추경이 통과됐지만, 민주당 때문에 정족수가 미달됐었다는 것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추경은 박근혜 정부가 짜놓은 예산과는 달리,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반영된 첫 번째 예산입니다. 다시 말해 박근혜 정부가 정해놓은 대로의 예산집행이 아니라 '촛불에 의한, 촛불을 위한, 촛불의' 첫 번째 예산입니다. 이명박근혜 9년의 헬조선에서 벗어나기 위한 촛불혁명이 탈조선의 깃발을 들어올린 첫 번째 예산입니다. 





재벌과 상류층에만 이익이 돌아가는 '불평등성장'에서 중하위층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소득 중심 경제'로의 대전환을 위해 국민의당의 대국민사기극을 불문으로 붙이고, '일자리 대통령'의 상징인 공무원 증원예산이 삭감되는 수모까지 당하면서 추경의 국회 통과에 전력을 다했음에도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보여준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나 하나쯤 없어도 문제 있겠어'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한심한 인식은 지난 겨울 전국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을 욕보이는 일입니다. 



투표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 중 상당수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일정으로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이 보여준 행태는 충북도의회 의원들의 외유보다 더욱 죄질이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민의 피해를 외면한 그들만의 외유와 비교할 때 이번 추경이 갖는 중요성과 국민적 이익을 고려하면 죄질의 경중을 가리는 판단은 쉽게 나옵니다. 추경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 것이라서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시해야 할 중대사안이었습니다.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는 투표에 불참한 의원들의 사유를 조사해 단 한줌의 숨김도 없이 국민에게 공개해야 하며, 그 죄질에 따라 당윤리위에 회부해 대가를 치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들 때문에 추경이 통과되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문재인 정부와 국민들이 겪어야 했을 타격에 준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수없이 많은 지지자들이 온갖 방식으로 이명박근혜의 잔당과 맞서고 있는 것까지 고려하면 그들의 죄질은 계산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추경은 언제나 통과됐다는 과거의 경험에서 나왔는데, 이런 구태정치를 국회에서 뿌리뽑자는 것이 촛불혁명의 명령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이들의 표결 불참은 촛불에 대한 거역이자 반동입니다. 홍준표와 류석춘의 자유한국당이 표결에 참석함으로써 정족수를 채웠다는 것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가로막는 진정한 적이 내부에도 있음을 말해줍니다. 불참 의원들의 행태는 적폐청산의 대상에서 여당도 빠지지 않음을 말해줍니다. 





민주당 지도부와 주요 당직자들의 리더십과 의원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도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의원 개개인이 독립적인 입법기관이라는 헌법상의 권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돌아봐야 하고,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임무와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도 필요해 보입니다. 추경 통과라는 결과에 취해 불참 의원들의 반국민적 행태에 대해 대충 넘어가자는 것에 동의할 수 없음도 이런 이유들 때문입니다. 이런 국회라면 해산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노회찬 의원의 일갈이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추경 통과와 불참 의원들을 비판하는 언론들의 보도들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이 가해지는 것에도 동의하기 힘듭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정부가 '민주당 정부'라고 수없이 천명했으며, 추경의 국회 통과를 위한 당정청의 노력에 고마운 마음을 표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 모든 것들이 무효화될 수 있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합니다. 무려 26명에 이르는 민주당 의원들이 추경 표결에 불참했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이 불가능합니다.



청와대에서 발견된 문건들처럼, 민주당은 표결 불참 의원들의 사유를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조사해 국민에게 공개해야 합니다.소명의 기회는 충분히 주어야 하지만 그 판단은 국민과 지지자들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주당의 무기력함과 무사안일함에 대해 지지자들로부터 다양한 비판을 듣는 이유가 어디에서 연원하는지 이번 기회에 정확히 밝혀야 합니다. 정권 쟁취와 높은 지지율에 취해있다면 당장이라도 꿈에서 깨어나 국민의 곁으로 내려오십시오. 



문재인 정부의 동반자로써 민주당은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자신의 살과 뼈를 도려내는 참회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인간으로써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충북도의원들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이 추경 표결에 불참하다니요?! 민주당 의원들은 명심해야 합니다, 깨어난 시민들의 준엄한 눈높이를. 이런 행태가 반복될 경우 민심은 하루 아침에도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덜 떨어지고 책임감 없으며 자기정치에만 몰두해 있는 일부 민주당 불참 의원들을 대신해, 온갖 압박과 회유 속에서도 당론과 다르게 추경에 찬성을 표한 장제원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합니다. 소속 의원들 모두가 찬성표를 던진 정의당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당신들 덕분에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협치가 힘겨운 고비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김현아 의원은 비례대표라는 한계 때문에 당적을 옮길 수 없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더 고마운 마음입니다.  



의사방해 혹은 반대를 위한 반대는 무조건적 맹종이요, 불성실한 반대자로서, 그러한 행위는 의회에서 반대가 지니는 모든 가치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것으로서 발생할 수 없다. 그때 보수적 성향과 진보적 성향 간의 갈등은 자연스럽고 양심적이다. 보수주의자는 자신이 찬성하는 제안에 대해 반복적으로 반대 투표를 하지 않아도 되며 진보주의자는 그가 오류라고 믿는 변화에 대해 반복해서 지지표를 던질 필요가 없다(조지 버나드 외 《페이비언 사회주의》에서 인용).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