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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선 압승으로 문프의 고민이 깊어진 두 번째 이유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의 지선 압승에 대해 등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의 승리라고 말한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는 압승의 역풍 때문입니다. 정치평론에서 은퇴한 유시민 작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로 가는 과정이 한북미 정상에게 너무 의존하는 방식이라 아슬아슬하다고 말한 것과 연관되기도 합니다.

 

 



민주당의 지선 압승이 수구적폐세력을 퇴출하려는 촛불혁명의 시대정신과 문프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유권자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면, 문프의 짐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더욱 무거워졌다는 것이 첫 번째 역풍입니다. 이번에 당선된 지자체장들이 시민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거나 문프를 팔아먹기에 급급하다면 문프의 지지율 하락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일당의 독주체제로 굳어지면 지역민들의 불만이 지자체장을 넘어 대통령으로 집중되게 돼있습니다. 새로운 지자체장이 아무리 뛰어난 행정을 보인다 해도 당장의 이익과 변화에 민감한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피할 수 없는데, 정당이 같기 때문에 지자체 단위에서 처리해야 할 불만들이 중앙정부까지 타고 올라오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문프의 등으로 식은땀이 흘러내릴 수밖에 없지요.



이재명의 인수위 논란과 취임식 논란, 은수미의 아동수당 논란, 오거든의 신공항 논란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당선자의 자질과 재정 운용에 관련된 것이라 책임 소재가 민주당을 거쳐 대통령에게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권력 집중이 불러올 부패와 비리의 발생가능성도 높아졌고요. 문프가 조국 민정수석에게 대통령 친인척과 여당 인사, 지방정부와 의회의 부패와 비리 감찰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 첫 번째 임무인 반문카르텔 언론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먹이감으로 던져질 것이고요. 자신이 밀어주는 정치인이 있다면 왜곡되고 편파적인 보도(시사라디오 포함)로 지역주민의 불만을 더욱 극대화시켜 문프와 청와대, 정부로 떠넘길 수 있습니다. 조중동이 반등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며, 방송법 규제에서 자유로운 거대 팟캐라면 말할 것도 없고요. 평화협정 체결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이런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두 번째는 관료사회와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 부패와 비리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하고,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다'는 격언처럼 그런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문프와 민주당 출신 지자체장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생각이 부지불식간에 자리잡으면 소극적인 행정이 늘어나게 됩니다. 문프가 준비 부족을 이유로 내세운 이낙연 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여 규제혁신회의를 당일 몇 시간 전에 전격 연기한 것에서 이런 전조가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김영주 노동부 장관을 질타한 것도 최저임금 인상과 최저임금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노동계 설득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각 부처의 장관이 정무직인 이유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해당 부처의 주요 업무에 녹아 들게 만들 정치력과 행정적 책임이 동시에 있기 때문인데 김영주 장관은 이에 미흡한 대처로 일관했습니다, 문프가 여러 번이나 언급한 주문임에도.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공시지가 현실화 방안 발표를 늦추고 있으며, ‘진에어면허취소 문제에서도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김현미 국토부장관도 비슷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관 선에서 처리해야 할 것을 문프의 청와대로 넘기면 답이 없습니다. 혁신성장을 주도해야 할 관련 부처들의 탁상행정식 규제혁신안도 마찬가지이고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국내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까지 겹쳐지면 문프의 지지율 하락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지금은 조정기간).

 

 

세 번째는 민주당 당권 경쟁이 불러올 내부의 분열입니다. 나라를 확실하게 말아먹은 수구세력과 수구언론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지선까지 압승해버렸으니 민주당 당권을 잡는 자가 곧 미래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합니다.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그만큼 분열의 크기와 깊이도 커질 수 있습니다. 총선까지 지속될 당권이기에 (가능성이 낮지만) 문프와 척을 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남북미 정상의 개인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이 늦어지거나 그에 준하는 빨간 불이 켜지기라도 하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시스템 구축이 시급하지만 트럼프와 김정은의 리더십이 이를 어렵게 만든다). 지금까지의 과정만 놓고 보면 미국 주류로부터 맹공을 당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약한 고리이고, 시진핑을 무시할 수 없는 김정은 위원장이 다음으로 약한 고리이지만 문프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이것이 역전될 수도 있습니다.

 

 

제주도로 몰려온 난민 문제처럼 예기치 않는 것들이 계속해서 발생할 터, 지선 압승과 수구세력의 동시 몰락에 마냥 좋아할 수 없음도 이런 이유들 때문입니다. 현재의 정치지형은 완충지대(경기도가 최적이었는데)가 사라진 기호지세라 할 수 있습니다. 문프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총선 결과가 나와야 여소야대에서 벗어날 터, 소규모 연정이라도 해야 하는 것인지 문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