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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다음은 국민해산 청구소송이라도 할 텐가?



JTBC 뉴스룸의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이정희 전 의원과 해산이 결정된 통진당 의원들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에 들어간다 합니다. 대한민국이 비선 실세의 나라임을 폭로한 정윤회 문건의 후속수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전체주의적 정권의 호위병을 자처한 정치검찰이 전면에 나선 모양입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 중에 8명이 자신의 이념이 극우적임을 커밍아웃한 상태에서 정치검찰이 마구잡이로 공안수사에 들어가도 이제는 위헌소송조차 제기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가 유신헌법을 통해 영구집권을 노렸다면, 그녀의 딸은 헌재를 통해 국가의 우파적 전체화를 관철하려는 모양입니다.



푸코가 분명하게 밝혔듯이 극우와 극좌의 공통점은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최소화해 국가를 전체화하는 초헌법적 통치행태에 있습니다. 어떤 다름도 인정하지 않는 극우의 전체주의는 히틀러의 나치와 히데키의 군국주의가 실현했고, 극좌의 전체주의는 스탈린의 소련과 북한의 김일성이 실현했습니다.



두 체제에 가장 근접한 정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반민주적 권력을 유지했던 유신독재와 같은 권위주의적 독재정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행어 중 하나인 ‘100% 대한민국’이 전체주의의 구호와 비슷한 것으로, 불확실한 다름과 차이보다는 확실한 질서와 차별을 선호하는 인간 진화의 본성을 파고든 것입니다.





극좌 전체주의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한다는 명목 하에 등장했고, 극우 전체주의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환상을 완성한다는 명목 하에 등장했지만, 서로 통하는 두 체제는 영토와 주권과 국방과 내치로 대표되는 국가의 전체화하는 경향에 근거합니다.



국가의 공권력을 독점함으로써 일체의 이견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전체주의는 미네르바 사건과 카카오톡 검열에서 보듯이, 국민의 머릿속까지 지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들은 민중봉기 같은 폭력혁명이나 군사쿠데타 같은 반혁명이던, 아니면 민주적 선거를 통해서이던 국가권력을 잡은 후에 국가공권력과 정치깡패인 용역들을 동원해 반민주적이고 초헌법적인 통치를 자행합니다.



표현의 자유나 결사의 자유처럼 민주적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는 1인 독재와 일당 독재는 전체주의적 통치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공권력의 초헌법적이고 반민주적 행사를 위해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특히 방송)을 장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릅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방송을 장악한 것이 이 때문입니다. 일단 방송을 장악하면 법치주의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민주주의의 경험이 부족했던 유신독재 시에는 군대를 동원해 국회를 해산시켰다면, 민주화 이후의 보수 정부에 들어서는 법치주의를 이용해 반대세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론을 독점하고 조작할 수 있는 방송 장악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새누리당 2중대라는 보수화에 성공했다면, 박근혜 정부는 법치주의를 동원해 제2야당인 통진당을 해산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 국가의 전체화하는 경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이 남았습니다.



공안검사들의 천국이 된 청와대와 법무부와 헌재를 통해 통진당 해산에 성공하자마자 통진당 지도부를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피선거권을 박탈하려고 하는 것이 국민의 머릿속을 지배하려는 본격적인 행보입니다. 이들이 내세운 것이 초헌법적 법치주의이니 정치검찰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따라서 파시즘적 속도로 통진당을 해산하기 위해 정당해산청구소송이 동원됐으니, 국민의 머릿속을 지배하기 위해 국민해산청구소송이 동원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통진당 지도부와 핵심 당직자들이 정치검찰에 의해 사법처리 된다면, 그 다음은 통진당에 표를 준 국민들이 타겟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 그 이전에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와 언론들이 해산될 수 있겠네요. 박정희 유신독재에 반하는 기사를 실었다는 이유로 경향신문을 폐간한 것처럼.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에 고착화된 정경유착(부의 불평등과 세습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적 버전인 줄푸세는 이미 던져놓은 상태임으로.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