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더 인터뷰>의 제작사 소니의 해킹에서 시작돼, 북한의 보복 선언과 소니사의 개봉 취소를 거쳐, 검은 가면의 백인 대통령 오바마의 이례적인 강경발언과 그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영화 홍보에 성공한 소니사의 재개봉까지, 일련의 과정이 한 편의 잘 짜진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내내 찜찜했는데 '프레시안'과 SBS, 가디언 등의 보도가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습니다. 



전혀 그답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이 '비례적 대응'을 천명한 후 북한의 인터넷망이 다운됐는데, 이것에 미국이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유의 NCND(No Confirm and No Deny,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로 일관하는 미국 연방정부의 대응은 미국의 IT 전문업체 <Mashable>이 입수한 메일과 GOP의 트위터, 인터뷰 등이 공개된 것 때문이 아닌가 하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서 인용



<Mashable>이 입수한 메일을 보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소니 영화사 해킹이 북한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관측이 가능합니다. GOP(God'sAstls, 평화의 수호자)가 소니 영화사 최고경영자와 이사진들에게 보낸 메일에 따르면 소니 영화사 해킹의 목적이 금전적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북한과는 무관할 수도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익명의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은 AP는 GOP의 해킹이 국가 지원을 받는 해커들보다 정보의 자유를 추구하는 '핵티비스트'들이 쓰는 수법으로, 이들이 북한의 공격을 모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의 가디언지도 소니 영화사 해킹이 금전적 요구에 따른 것이며, 이런 내용이 소니 영화사 웹사이트에도 떴었던 내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소니 영화사로부터 큰 손해를 입었다. 우리는 이것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을 원한다. 우리의 피해를 배상하라. 그렇지 않으면 소니 영화사는 전면적인 공격을 받을 것이다. 당신들은 우리를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결코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현명하게 행동하는 게 좋을 것이다.”



프레시안에서 인용



GOP 회원이 12월 4일, 프리랜서 기자인 토마스 폭스―브루스터에게 보낸 트위터 내용이 알려지면서 소니 영화사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트위터 내용에는 자신을 '북한의 해킹팀(North Korean Hacking Team)'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북한이 사용하는 공식명칭인 'DPRK'와 달라 GOP가 북한을 사칭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소행으로 여겨지는 북한 인터넷망 다운에 맞춰 소니 영화사가 <더 인터뷰>를 개봉한 것을 볼 때, 다음과 같은 트워터 내용은 그리 간단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트워터조차 북한의 사주를 받은 고도의 심리전일 가능성이 높지만,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는 일련의 과정을 무조건 따라갈 수 없는 것이 트위터의 내용입니다.  



“우리의 목적은 소니 영화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영화 <더 인터뷰>에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활동이 <더 인터뷰>와 관련된 것처럼 광범위하게 보도되고 있다. 이는 이 영화가 얼마나 위험한 지를 잘 보여준다. 이 영화는 대규모의 해킹 공격을 야기할 정도로 위험하다. 소니 영화사는 돈을 위해 지역 평화와 안전을 해롭게 하고 인권을 침해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더 인터뷰>에 대한 뉴스는 우리로 하여금 소니 영화사의 범죄를 숙지하게 한다. 소니의 활동은 우리의 철학과 배치된다. 우리는 소니의 탐욕에 맞서 싸울 것이다.”



프레시안에서 인용



GOP는 12월 8일 소니 영화사와, 실제보다 영화나 드라마상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의 보유자로 알려진 미 연방수사국(FBI)에 보낸 메일과 조롱에서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사이버 공격도 가능하다는 경고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소니 영화사와 FBI는 일체의 언급을 피하고 있는데,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나올지 예단을 버리고 냉정하게 지켜볼 일입니다. 



자신들을 알리기 위한 GOP의 일방적 주장이거나, 북한의 지원을 받는 것을 숨기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일수도 있지만, 소니 영화사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여지는 남겨둬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인터뷰>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은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2류기업으로 전락한 소니 영화사와 오바마 행정부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전개되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협박 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이미 소니 경영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그들은 수용을 거부했다. 당신들은 우리에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공격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모든 것이 괜찮다고 여기는 것 같다. 우리는 다시 우리의 경고를 보낸다. 우리를 피하고 싶으면 우리의 요구를 이행하라.  그리고 즉각 지역 평화를 깨고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테러리즘 영화 개봉을 즉각 취소하라. 소니와 FBI, 당신들은 우리를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완벽하다. 소니의 운명은 전적으로 소니의 현명한 반응과 조치에 달려 있다.”





갈수록 실제 현실과 닮아가는 사이버 세상의 광기는 정보에 대한 비대칭적 접근을 타파해 민주주의의 전파와 질적 향상과 확대에 공헌하겠다는 당초의 취지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세계화처럼 전 지구가 하나의 시스템 하에 통합되고 있는 사이버 세상의 광기는 그 피해가 가늠하기 힘들 만큼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현실 세계는 공간적 한계와 막대한 비용이 최후의 보루입니다. 하지만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이버 세상에서는 파국을 불러올 사이버 대전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가 없습니다. 네티즌 모두가 냉정해지고 지혜로워지지 않으면 사이버 세상은 인류의 종말을 앞당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이버 세상에 대한 권력의 검열에 저항해야 하듯이, 자본에 의한 기술적 악용을 감시하고 맞서야 합니다. 



자유란 그것을 표현할 상대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마찬가지로 자유를 실현할 평등한 공간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권력과 자본이 야기하는 사이버 공간의 광기는 이념적 가면을 뒤집어쓴 위험천만한 폭력에 다름 아닙니다. 게다가 한반도의 긴장은 원전 해킹으로 말미암아 감당하기 힘들 만큼 높아져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4.12.26 08:15 신고

    관심 끌기 마케팅이 성공한듯 보입니다
    좋든 좋지 않은 일이든 우선 세간의 관심을
    끄는것이 목적일수 있습니다

    X레기 국회의원도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4.12.26 12:57 신고

      네,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 작위적입니다.
      몰락하는 소니가 무슨 짓인들 마다하지 않을 상황인데, 그 일환에 미국 정부가 호흥해준 것 같습니다.
      물론 북한의 소행일 수도 있고요.

  2. 소피스트 지니 2014.12.26 16:15 신고

    너무나 좋은 정보에 감사합니다. 이런 글 어디서 못보았습니다.

  3. 동의합니다 2014.12.28 08:37

    2 류 회사로 전락한 소니의 막장 드라마...
    정말 적절한 표현입니다.

    이미 소니는 예전의 명성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삼성과 엘지에 밀려 있는데다
    그들이 자본을 대고 있는 소니픽쳐스
    (예전에 이 회사는 파라마운트 소유였는데 경영난으로 소니에게 넘어 간 걸로 압니다)
    조차 죽을 쑤는 상황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그나 저나 노이즈 마케팅으로 한 몫을 본 셈인데
    누구나 알아서 할 일이지만
    이런 저질 코미디를 보러 갈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

    미국인들의 북한 정권에 대한 증오심을 부채질 하는 여러가지 일들을 보면
    아무리 북한 정권을 싫어하는 사람조차
    같은 우리 민족인 대다수의 북한주민들의 처참한 삶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불편해지는 심기를 어쩔 수 없군요.

    정말 평화롭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이다지도 힘든 것인지...

    • 늙은도령 2014.12.29 21:49 신고

      소니는 신자유주의적 변신을 꽤하며 2류로 전락한 회사입니다.
      그들은 제조업을 포기하면서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2류로 전락했고 지금은 일본에서조차 친미적 2류기업으로 평가되는 회사입니다.
      그들이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게 좋은 재료를 선사한 것이고, 노이즈 마케팅을 미국 연방정부가 대신해주었습니다.
      북한이 최악의 정부라 하여 미국이나 다른 해커들이 인터넷망을 다운시킬 권리는 없습니다.
      헌데 아무도 그것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습니다.
      21세기 들어 세계는 더욱 퇴행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자본주의의 끝에서 짐승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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