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하루도 남지 않았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체제가 더민주를 내부로부터 붕괴시킬 때부터 지금까지, 저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과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전두환의 계엄군이, 미국 연방정부의 허락 하에, 광주시민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던 시절이 떠오를 만큼 하루하루가 지옥의 재현이었습니다. 세월호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매 순간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처럼, 야권이 종말적 상황으로 내몰리는 모든 과정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야권 분열의 책임이 친노패권주의를 넘어 문재인에게 집중되는 현상을,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 정부와 맞싸웠던 친노·운동권이 대한민국을 망친 주범으로 매도되는 상황을, 이명박근혜 8년의 폭정을 심판하고 심판해도 모자랄 총선이 제1야당 심판론으로 대체되는 전복을, 저질·패륜·막장 공천의 피해자들이 '더컷 유세단'을 결성해 지원유세에 나서야 하는 과정을, 호남을 국민의당의 텃밭으로 만든 반문정서가 참여정부 시절의 호남 홀대 때문이라는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모든 것들을 거꾸로 뒤집어버리는 비정상의 광기가 집단화하는 과정이란 3당합당을 계기로 부산과 영남이 보수의 성지로 뒤바뀐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타락시키는 신자유주의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번성했다고 해도 이명박근혜 8년의 폭정이 이렇게까지 하찮게 취급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해야 할지, 제 자신이 아직도 세월호에 갇혀있는 9명의 미수습자 같기만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시민이 '혁명적 패배주의'를 언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것은 새누리당의 개헌선 확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공식적인 선언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매일같이 자살만 생각하던 시절에나 떠올릴 법한 '혁명적 패배주의'가 이렇게까지 피부에 와닿은 것이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단테가 《신곡》을 통해 지옥(과 연옥)을 여행했다면, 저는 '혁명적 패배주의'를 통해 새누리당의 천국을 여행하는 것 같았습니다.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습니다. 체력이 모조리 방전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까지 떨어지는 것은 익숙한 과정이어서 문제될 것은 없었지만 체력이 돌아올 때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 같아서 더욱 두려웠습니다. 구조됐으면 첫 번째 투표를 했을 단원고 아이들이 떠올라 미칠 것 같았습니다. 총선에서 대패하면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총선 3일 후의 2주기를 버텨낼 자신도 없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체제의 더민주를 밀어주는 것이 최악이라면, 박주민 변호사처럼 더민주 후보들 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선별적 지지를 독려하면서,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 이상을 이루는데 일조하는 것만이 유일한 탈출구라는 판단에 이른 것은 악착같이 끌어낸 마지막 희망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해 매일같이 글을 썼고, 혹시 모를 변수들이 남아있는지 온갖 것들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헌데 건강 악화로 이것마저 불가능해졌으니 완벽한 자포자기에 빠져버렸습니다. 될대로 되라! 억압과 착취 속에서도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라면, '알고나 죽자'라는 생각이 들었던 11년 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도 없었습니다.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를 이루면 총선 패배의 책임을 김종인 비대위에 돌릴 수 있고, 그럴 때만이 문재인에게 실낱같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마지막 희망도 포기해야 했습니다. 



문재인의 퇴출은, 최소한 저에게는, 친노·운동권의 퇴출을 넘어 노무현의 영구퇴출을 의미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건강을 회복해야 할 이유가 사라진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문재인이 광주와 호남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그것도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에 유리하도록 조작되기 일쑤였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없는 그 첫날에. 더욱 고마운 것은 모든 방송들(친새누리 매체)이 문재인의 광주·호남 방문을 놓고 김종인과의 갈등설을 극대화시켜준 것이었습니다.    



이명박근혜의 새누리당이 대한민국을 말아먹는데 절대적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친새누리 매체들 덕분에 문재인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지상파3사를 비롯해 모든 친새누리 매체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문재인 관련 보도를 단신·자막 처리했다면 그의 광주·호남 방문이 총선 판도를 일거에 바꿀 수 있는 위력을 지닐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호들갑 덕분에 문재인의 광주·호남 방문이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지독한 역설이지만, 정의의 역설이었습니다. 총선을 이명박근혜 8년의 폭정에 대한 집권여당 심판에서 '문재인 죽이기와 친노·운동권 퇴출'이라는 야당 심판으로 뒤집어놓는데 성공한 친새누리 매체들이 최후의 대못을 박으려던 바로 그것 때문에 20대 총선이 본래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의 광주·호남 방문이 총선 판도를 뒤바꿀 만큼의 파괴력을 지니게 된 것은 철저하게 친새누리 매체들 덕분입니다. 



광주·호남의 반문정서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친새누리 매체들은 총선 전날까지 광주·호남의 유권자와 문재인을 대면하지 못하게 만들면 새누리당의 개헌선 확보(+국민의당의 호남재패)가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을 것입니다. 노풍의 진원지가 광주·호남이었기 때문에 문재인이 그것을 재현하는 것만 막으면 모든 것이 뜻대로 될 것이었입니다. '정의의 역설'은 그렇게 무르익었고, 문재인은 때를 기다렸으며, 민주주의의 성지인 광주·호남의 유권자들이 이에 화답했습니다. 


  

이제 기적이 눈에 보입니다. 새누리당의 장기집권을 받아들일 수 없는 전국의 유권자들이 전략적 투표만 한다면 새누리당의 과반수 확보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친새누리 매체들이 만들어준 '정의의 역설'이 기적의 대역전승으로 이어지는 4월13일이 되기를 간절하고 간절하게 바랍니다. 정의당의 원내교섭단체 달성과 국민의당의 몰락, 더민주의 원상회복과 박근혜의 조기레임덕,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 국정교과서 중단, 위안부협상 파기라는 선물보따리를 친새누리 매체들에게 안겨줄 수 있기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샛별 2016.04.12 08:02

    건강 회복하세요. 연대합니다!

    • 늙은도령 2016.04.12 08:11 신고

      네, 꼭 그리하십시오.
      저도 내일 기쁜 마음으로 투표하겠습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6.04.12 08:19 신고

    바람대로 되기를 저도 기원하는 바입니다
    힘내시자구요^^

  3. 고원의 나무 2016.04.12 08:43

    건강을 챙기심이 더 중합니다

  4. 힘내세요 2016.04.12 09:03

    어서 건강을 회복하시기를..쾌유를 기원합니다...

  5. 나락 2016.04.12 09:06

    개표조작에 입닥치고 있는 이상 승리는 없습니다. 문재인이 정말 민주주의를 지킬 의지가 있다면 개표조작을 막을 방법부터 찾아야겠죠. 아닌 이상은 그냥 쓰레기 무리의 하나일뿐!!!

    • 늙은도령 2016.04.12 16:13 신고

      그렇다고 새누리당 찍을 것인지요?
      국민의당을 찍을 것인지요?
      오늘 밤을 새워 투표함을 지키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습니다.
      두 번 당할 수 없어서....

  6. 하늘이 2016.04.12 09:33

    네ᆞ저도 지방 근무중이라 멀지만 부산 내녀가서 투표하고 올라올 예정입니다ᆞ전략적 투표 그리고 정당은 정의당으로 제가 아는 사람들에게 오늘 모두 전화 돌리겠습니다ᆞ

    건강 챙기시길 바라며 현명한 유권자들의 선택을 믿고 기대해 볼려고합니다ᆞ

    • 늙은도령 2016.04.12 16:15 신고

      역시 최고이십니다.
      저도 주변 사람들을 여러 명이나 설득했습니다.
      독자분들 중에도 사전투표에서 정의당에 정당표를 주었다는 분이 많았습니다.
      기적을 이뤄냈으면 바람이 없겠습니다.

  7. 2016.04.12 10:32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04.12 16:16 신고

      광주와 호남을 우습게 봤다가 큰 코 다친 것이지요.
      문재인이 유세의 마지막을 광주와 호남과 함께 한 것은 매우 현명한 것이고, 희망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의당과 문재인이 승자가 될 때 이 나라는 바귈 수 있습니다.

  8. 오이풀 2016.04.12 10:43

    빨리 건강이 좋아지시길 기원합니다.



    • 늙은도령 2016.04.12 16:17 신고

      네, 님 같은 분들 덕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제는 허리통증만 남았습니다.
      이것만 잡으면 외부활동도 다시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내일 투표할 만큼은 건강이 회복됐습니다.

  9. 푸른하늘 2016.04.12 11:00

    건강회복 기원합니다.
    도령님의 바람을 저도 바라겠읍니다

    • 늙은도령 2016.04.12 16:17 신고

      감사합니다.
      정말로 희망이 보입니다.
      정의당과 문재인이 승리하면 대선도 이길 수 있습니다.

  10. 진유천 2016.04.12 11:16

    ㅎㅎ내덕인디

  11. 김지영 2016.04.12 15:51

    건강이 회복되시길 기도합니다. 올려주시는 글 읽을때마다 주책맞게 눈물이 납니다. 8일 광주의 그날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하루도 눈물 찔끔거리지 않은 날이 없을거예요... 지기 싫습니다! 내일이 너무 기대되는데, 또 한편 두렵기도합니다. 저같이 정치를 모르는 사람은 더 그래요~

    • 늙은도령 2016.04.12 16:20 신고

      저는 광주와 호남 유권자를 믿습니다.
      그분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그 영향은 수도권에 이르면 3배 이상으로 커집니다.
      많은 분들이 사전투표에서 정의당에 정당표를 주었고, 더민주에서 옥석을 가리는 투표를 했습니다.
      방송들의 호들갑을 보니 문재인의 광주와 호남 방문이 신의 한수가 됐습니다.
      좋은 결과가 기대됩니다.
      화이팅!!!!

  12. 향기나무 2016.04.12 18:32

    눈물나네요~
    우리의 목전에 기적이 있기를 간절히 간절히...

    • 늙은도령 2016.04.12 21:00 신고

      네, 간절히 기원합니다.
      종편의 반응을 볼 때 문재인의 광주호남 방문이 신의 한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13. 유학생 2016.04.12 20:06

    좋은음식 많이 드시고 푹주무세요. 정치에대해 이렇게 건강한 글을 볼수있어 갬사드립니다. 해외에서도 항상 관심가지고 보고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6.04.12 21:01 신고

      고맙습니다.
      이번에는 임플란트 시술 때문에 소염제를 먹은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건강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과신했다 된통당한 것이지요.
      아픈 동안 전체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서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총선이 끝나면 밀렸던 책들을 읽고, 영상강의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14. 임영수 2016.04.12 20:54

    저는 요즘 지인들에게 two+four를 인사말처럼 외치고 다닙니다. 사람은 2번,정당은 4번. 문재인 전대표와 김홍걸씨가 부등켜 안을 때 마치 김대중 전대통령과 노무현 전대통령께서 다시 살아돌아오신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입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 늙은도령 2016.04.12 21:04 신고

      네, 님 같은 분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국민이 주인인 세상을 만들려면 더민주를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하고, 정의당을 키워줘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KBS와 MBC를 바로잡고 종편을 폐방시키면 새누리당이 정권을 잡는 일은 최소 30년 동안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오늘 한 분을 설득했는데 님은 저보다 많은 분들을 설득하셨네요.
      님 때문에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15. 퍼프리 2016.04.12 22:48

    제 주변에 놀랍게도 정치에 관심없는 친구들이 많아서 제가 싸그리다 사람은 2 정당은 4로 몰아달라고 부탁했고 꾀 많은 친구들이 동의해주었네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또한 도령님에게도 회복이란 기적이 일어나서 제가 도령님의 글을 더욱 오래토록 읽을수 있기는 바래봅니다

    • 늙은도령 2016.04.12 23:02 신고

      많은 분들이 노력하니 님과 저의 소원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도 건강에 유의하면서 공부한 것들을 풀어놓겠습니다.
      영상강의를 4월 중으로 시작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많이 미뤄졌습니다.
      건강이 완전 회복되면 다시 시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16. 반골 2016.04.13 00:21

    제가 사는 지역이 노원이덴 요즘 뜨겁습니다(?)
    저는 철수 낙선 운동하고 있는데 이 자식은 빨리 집으로 보내버려야겠어요!
    몸 건강 하실길 빕니다~

  17. 耽讀 2016.04.13 07:28 신고

    건강하시고. 먹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있습니다. 어둠을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18. 풍류처사 2016.04.13 23:57 신고

    애쓰신대로 결과가 나온것 같네요 고생하셨습니다

    • 늙은도령 2016.04.14 00:21 신고

      광주와 호남에서는 완전히 틀렸습니다.
      팟캐스트 등에서 얻은 정보로 예상했는데 그것이 독이 된 모양입니다.
      제가 공부하고 사유했던 결과물로 계속 가야 했던 모양입니다.

      이제 5.18광주민주화항쟁의 기억은 역사의 박물관으로 보내야 할 듯합니다.
      문재인이 정계 은퇴를 하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대표에서 물러난 뒤 광주와 호남으로 내려가 한 달 이상 그곳에서 민심을 달래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렇게만 했어도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게 너무 아쉽네요.

      이제 정의당에 입당해 본격적으로 활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상태의 진보 정당으로는 미래가 없어 보입니다.
      근본적인 면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19. 수컷닷컴 2016.04.15 15:32

    기적의 역전승은 국민의당이 기존에 현여당에 실망한 많은 여당표를 잠식해서 승리가 가능했습니다.
    비례표가 국민의당이 많은 이유가 그것이지요.

    • 늙은도령 2016.04.15 16:30 신고

      맞습니다.
      거기에 두 가지를 더해야 하는데 그것은 글로 올릴 것입니다.



조지 레이코프는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와 《프레임 전쟁》을 통해 보수가 승승장구하는 비결을 프레임 설정의 우위에 있음을 밝혔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보수가 승승장구하는 이유가 프레임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쟁에서 프레임 설정의 위력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이 이번에는 ‘제창과 합창’ 논란으로 대체되면서 5.18광주민주화항쟁의 본질이 철저히 묻혀버렸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느냐, 합창하느냐의 문제는 5.18항쟁의 본질이 아닌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합니다.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이자 위대한 민주화혁명이었던 5.18항쟁의 본질은 정치적 정당성이 전혀 없는 군사쿠데타 세력이 독재정부를 구축하기 위해 국민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펼친 대량학살극입니다. 아돌프 히틀러와 도조 히데키에 비견되는 전두환과 노태우가 계엄군을 동원해 광주시민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한 최악의 범죄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수백 수천 명의 국민을 죽여서라도 권력을 잡겠다는 독재자의 잔혹한 광기이며, 우리가 계승해야 할 것은 박정희의 제자이자 하나회(기시 노부스케가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다) 후배인 전두환과 노태우가 일으킨 군사쿠데타에 저항했던 광주시민의 고귀한 저항정신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지극한 열망입니다.





전두환과 노태우가 김영삼 정부에서 내란죄로 기소됨에 따라 1980년 5월의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대략적 전모를 알 수 있게 되었고, 민주정부 10년을 거치면서 광주의 영령들과 남겨진 사람들은 고귀한 저항에 대한 일정 수준의 명예회복은 이룰 수 있었습니다.



헌데 민주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해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려는 이명박 정부의 비열하고 교활한 프레임 설정에 의해 5.18항쟁의 본질이 ‘임을 위한 행진곡’의 퇴출 논란으로 변질됐습니다. 이때부터 5월18일은 그날의 광주를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쟁으로 격하됐습니다.



이것이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과 합창 논란으로 프레임이 재설정되면서 5.18항쟁의 본질이 안드로메다로 넘어가버렸습니다. 5.18은 이제 독재권력에 저항한 민주화 항쟁이 아니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매개로 한 종북몰이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모든 언론이 보도한 5.18항쟁 35주기의 모습은 두 쪽으로 갈라진 행사의 거친 스케치와 정부를 대표해 나온 최경환과 여당대표인 김무성, 야당대표인 문재인의 제창과 합창 여부에 집중됐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프레임 재설정은 이렇게 5.18항쟁의 본질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느냐, 합창하느냐의 문제로 대체해버렸습니다.



이것이 바로 (250명의 아이들을 포함해 304명의 국민이 언론의 생중계 속에서 숱한 오보와 함께 바다 속으로 수장되는 것을 지켜보고도 세월호 참사를 산으로 몰고 갈 수 있었던 것처럼) 박근혜 정부와 여권이 5.18항쟁에 적용한 제창과 합창의 프레임 설정에 숨겨진 것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달빛천사7 2015.05.19 07:23 신고

    나란희 손잡은 모습 보니까 조금 그렇긴 하네여

    • 늙은도령 2015.05.19 14:29 신고

      저들이 저지른 범죄를 제대로 이해하면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보수세력의 힘입니다.

  2. 耽讀 2015.05.19 08:19 신고

    우리나라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보수는 '프레임'이 능한 것 같습니다. 프레임은 피아를 선명하게 구분합니다.
    진보는 '설득'하고 설명에 능합니다. 선거에서 보수가 이기는 이유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보수는 '교통사고'로 규정했습니다. 가족과 진보세력은 왜 교통사고가 아닌지 '설명'했습니다. 교통사고 프레임이 먹혔습니다. 통탄할 일입니다.

    • 늙은도령 2015.05.19 14:37 신고

      현재의 상황에서 진보가 프레임을 설정할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문재인이 보수의 프레임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현재의 새정연의 늙은이들로는 프레임 전쟁을 벌일 수 있는 자들이 없습니다.
      기껏 얘기하는 것이 호남정치의 부활입니다.
      과거로 회귀하니 이런 한심한 작자들이 어디 있습니까?

  3. 공수래공수거 2015.05.19 08:35 신고

    여당 대표에게도 저렇게 하는건 역시 대통령 생각이군요
    이명박근혜..역사의 심판과 응징을 받을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5.05.19 14:38 신고

      그럼요, 어차피 최종결정자는 대통령입니다.
      밑에서 참모들이 제안을 올리면 마지막 선택은 대통령이 합니다.
      결국 현 여권 전체가 동원되는 것입니다.

  4. 머무는바람 2015.05.19 12:48 신고

    ㅜ.ㅜ
    대통령은 아무런 생각이 없는듯

    • 늙은도령 2015.05.19 14:43 신고

      정치공학적 계산에는 탁월한 능력이 있습니다.
      박정희에게 배운 것이 있겠지요.

  5. 2015.05.19 14:58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5.05.19 14:42 신고

      한 번 가서 보겠습니다.
      님이 추천한 내용을 저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3의 과학으로 보고 있는데, 시민과학이라고도 하더라고요.
      과학철학은 매우 중요합니다.
      정신세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지구에 대한 가이아적 접근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아, 우영워드는 많이 써놓은 상태인데 워낙 읽는 사람이 적는 것 같아 연재를 멈춘 상태입니다.
      보시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늘어난다면 한 달 정도는 매일같이 연재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책으로 내기 위해 써둔 것들이 몇 개 있는데 매일매일의 중요한 일들이 많아서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우영워드도 연재할게요.

  6. 김미진 2015.05.19 15:01

    건강을 기원하며
    "우영워드" 기다리겠습니다!!^0^

  7. 참교육 2015.05.19 15:48 신고

    가해자니까... 새누리는 민주정의당을 후예들입니다.
    당연히 5. 18기념도 님을 위한 노래도 거슬릴 수밖에 에요. 비극입니다. 5. 18 가해자가 집권한 나라

    • 늙은도령 2015.05.19 15:55 신고

      그러게 말입니다.
      여권은 그것을 숨기기 위해 '임을 위한 행진곡'의 논쟁 프레임으로 5.18을 물타기 하고 있습니다.

  8. 아등 2015.05.20 19:35

    재밋는 나라야
    제창하면 빨갱이 합창하면 중도 노래안부르면 애국자
    이러한 논리로 조금 비약할수 있을것 같은데..

    애국가 안부르면 빨갱이

    박통시절 이상한 노래만 나오면 확대해석하여 금지곡 지정하더니만
    배운도덕질 하구 피는 못 속이는구먼

    아무튼 전두환 은 그렇다 치고
    김대중 김영삼 노태우 3명의 후보중 노태우가 당선되었을때 나는
    노태우 찍은넘이 누구냐 하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은 김영삼이하구 김대중이 같이 출마하여 노태우가 되었다고 하더구먼..

    이러한 생각들을 하니 쯧쯧



    • 늙은도령 2015.05.20 19:46 신고

      인식이 그래서 무서운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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