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하등한 모네라로부터 가장 재주 있는 곤충류, 가장 지성적인 척추동물에 이르기까지 실현된 진보는...각 단계마다 진보가 필요로 하는 여러 부분의 모든 창조 및 복잡화와 함께 이루어진다...생명의 역할은 물질에 불확정성을 삽입하는 일이다. 생명이 진화함에 따라 창조해 가는 형태는 불확정적인, 즉 예견불능의 형태이다. 그들 형태가 담당하는 활동 역시 점점 불확정적으로, 다시 말해 자유로워진다.”





현실정치로 뛰어든 문재인의 출사표라 할 수 있는 《문재인의 운명》을 보면, 인권변호사에서 국회의원, 수차례의 낙선과 해수부장관을 거쳐 대통령에 이르기까지의 노무현의 진화와 변이가 자세히 나옵니다. 영화 <변호인>이 ‘돈 잘 버는 변호사’에서 인권변호사로 변한 노무현의 터닝 포인트를 그렸다면, 《문재인의 운명》에는 바보 노무현이 대한민국의 16대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던 진화와 변이가 담겨있습니다.



그런 진화와 변이는 ‘각 단계마다 진보가 필요로 하는 여러 부분의 모든 창조 및 복잡화와 함께 이루어진다’는 위의 인용문에 부합합니다. 노무현이 현실정치에 뛰어드는 것을 반대했던 문재인이 그 변화가 ‘불확정적이서 예견이 불가능했던’ 노무현의 진화와 변이에서 정치적으로 성숙해지고 몇 단계를 뛰어넘은 완성형 지도자로써의 노무현을 봤습니다. 정치를 그렇게 싫어했던 문재인이 청와대에 합류한 것도 이때의 충격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그 이후의 문재인은 노무현의 정치 여정(실무와 조정의 책임자로서)과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릅니다. 발전된 노무현의 모습에서 진정으로 ‘자유로워진’ 정치인 노무현을 볼 수 없었다면 정치인 문재인도 없었을 것입니다. 현재의 문재인은 ‘노무현 정신’이라는 ‘생명의 통일성(=조화)’을 유지하며, 출발점의 추진력에 의해 적응과 변이가 이루어지는 매 단계마다 ‘불확정적’인 변화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대선이 대통령에 오를 만큼의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었을 수도 있고, ‘노무현의 운명’에서 ‘문재인의 운명’을 거쳐 또 다른 리더십을 이루는 진화와 변이의 과정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던 간에 문재인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한층 성숙해진 정치인으로써의 능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분명한 형태를 보여주기 시작한 그만의 리더십으로 지난 대선의 패배를 극복하고 말 것입니다.   



“생명의 형태는 정의 그 자체로 보면 살 수 있는 형태를 가리킨다. 유기체의 그 생존조건에 대한 적응을 어떻게 설명하건, 그 종이 살아가는 한 그 적응은 응당 충분한 것이다...종은, 어쨌든 생명이 이룩한 성공이었다. 그러나 각각의 종을, 종이 끼어든 환경에 비교하지 않고, 지나가는 도주에 남기고 간 운동(중간물)과 비교한다면, 사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나타낸다. 이 운동은 어떤 때는 다른 길로 이탈되어 나갔고, 때로는 뚜렷하게 정지해 버렸다. 통과점에 지나지 않던 것이 종점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관점에서 보면 실패가 일반적인 것처럼 보이고, 성공은 예외적이면서 항상 불완전한 것처럼 보인다.”



문재인이 지난 대선에서 패했을지라도, 그는 현실정치인으로서 살아있기에 ‘유기체의 생존조건에 대한 적응’으로서 그의 당대표 도전은 실패가 아닌 ‘생명이 이룩한 성공’입니다. 지난 대선의 패인이 상대 진영의 불법이던, 문재인의 능력부족이던 간에, 문재인이 직면하게 된 ‘환경에 비교하지 않고, 지나가는 도중에 남기고 간 운동(중간물, 대선 패배를 수용한 것)과 비교’하는 것은, 베르그송의 주장이 옳다면, 치명적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진화의 운동이 ‘어떤 때는 다른 길로 이탈되어 나갔고, 때로는 뚜렷하게 정지’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사태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오독하면, 진화의 ‘통과점에 지나지 않던 것’을 ‘종점’인양 호도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대선 패배와 친노의 수장으로만 문재인을 바라보는 것은 ‘통과점’에 불과한 것을 ‘종점’인양 판단해서 그로부터 ‘정치적 자유와 창조적 진화’를 박탈(조중동과 수구들이 가장 원하는 것)하는 것입니다.





인간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고등생명체는 평생 동안ㅡ본능과 의식에서 발전된 지성과 이성, 의지에 의해 이루어지는ㅡ행동에서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며, 성공에 이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혹자는 살아있는 것이, 그래서 ‘끝까지 버티는 자가 승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돌연변이가 동력하는 진화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도 실패가 일반적이고 성공은 예외적일 뿐만 아니라 불완전한 성공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임은 진화와 변이를 멈출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인간은 오늘로써 삶의 여정이 끝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이 된 실패로부터 예외적이 된 성공을 위해 해답의 근사치를 찾는 일을 그치려 하지 않습니다. 설사 오늘까지의 노력으로 목표한 것에 근접한 성공을 이루었다 해도, 또 다른 성공, 즉 보다 완전한 성공을 위해 어느 누구도 걸아가지 않은 나만의 길로 들어섭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오늘은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한 스피노자의 성찰도 영원으로 이어지는 인간의 도전이 그 자체로 숭고한 것임을 말해줍니다. 



현재의 나는 유일무이해서 모든 순간이 언제나 최초의 것들이지만, ‘출발점의 추진력’이 배후에서 작동해 ‘생명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인간의 삶은 진화의 운동처럼 불확정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지속적인 생명의 형태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치 앞도 볼 수 없지만, 상전벽해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지속적인 조화를 이루는 '생명의 통일성' 때문에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문재인의 진화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그 시공간의 변화만큼 진화한 것이라면, 마찬가지로 대선 패배 이후의 문재인과 김영오씨를 대신해, 죽기 위함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시작한 단식 때의 문재인과 당대표에 출마한 문재인이 그 시공간의 경험과 성찰의 깊이만큼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변화의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소한 ‘통과점에 지나지 않는 것을 종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에서 시민으로 돌아온 노무현의 비극적인 죽음을 막지 못한,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문재인의 모든 것을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듯이, ‘노무현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짊어지고 가되, 거기에서 나와 자유로운 변화를 통해 정치적으로 성숙할 수 있음도 그를 노무현과 영원히 이어주는 조화의 끈이자, 여전히 미완성인 ‘진보적 자유주의’와 사람사는 세상이 있어 가능한 것입니다(문재인이 자신만의 리더십을 구축되는 3부로 이어집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5.01.26 14:52 신고

    왜 사람들은 친노를 비판하면서 문재인이 노무현과 정치성격이 다르다고 비판할까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5.01.26 15:37 신고

      보수언론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이지요.
      저는 이번 연재를 통해 그것을 깨뜨릴 생각입니다.
      물론 제 글을 읽은 분들에 한에서요.

  2. 천추 2015.01.26 16:00 신고

    이이제이를 들으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 늙은도령 2015.01.26 16:16 신고

      문재인이 당대표에 나오면 대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거부했습니다.
      그는 분명히 그 나름의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3. 참교육 2015.01.27 07:17 신고

    우리 유권자들도 문제인의 철학 정도를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은 언제쯤일런지요?
    그리스가 부럽습니다.

    • 늙은도령 2015.01.27 17:16 신고

      문재인 의원은 조금만 더 절제된 언어만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그것이 부족해 보입니다.
      현실정치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모자란 것이 문제입니다.
      그밖에는 이런 정치인 없습니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이 땅의 보수화는 상당 부분 회수될 것입니다.

  4. 다노시무 2015.01.27 07:44 신고

    잘보고 갑니다..
    좋은결과 있을겁니다..
    하늘에서 응원 하시겠져..

    • 늙은도령 2015.01.27 17:16 신고

      네, 그러기를 바라며 문재인이 스스로의 힘으로도 이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5.01.27 08:26 신고

    때로는 강한 카리스마도 필요합니다
    너무 부드러우면 얕보입니다

    • 늙은도령 2015.01.27 17:18 신고

      문재인은 자신의 행동하고 말해야 할 때는 절대 부드럽지 않다고 봅니다.
      단식을 할 때의 문재인은 목숨을 걸었고, 대화록 문제로 실무자가 불려가자 자신을 부르라고 검찰을 몰아붙였습니다.
      그는 그만의 리더십을 구축하는 중인데, 특히 듣기 위한 노력에서 표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바뀌고 있다고 봅니다.

  6. 꼬장닷컴 2015.01.27 08:27 신고

    지난 대선 패배는 분명 상처일 수 있으나..
    문재인 의원은 상처를 무늬로 바꿀 수 있는 생산적인 분이죠.
    그렇게 다음을 준비하는 문재인 의원에 응원을 보냅니다.

    • 늙은도령 2015.01.27 17:20 신고

      네, 불법적인 대선을 받아들인 것은 극도의 혼란을 막기 위함입니다.
      권력에 대한 욕심이 컸다면 많은 사람이 다쳤을 것입니다.
      그와 야권은 총체적 전투에서 진 것입니다.
      선악의 구별은 선거에서는 무의미합니다.

  7. 바람 언덕 2015.01.27 11:04 신고

    과정이 모든 것을 말해줄 겁니다.
    그래서 이번 당대표 경선과 그 이후의 행보가 중요합니다.
    문재인 이전과 문재인 이후의 민주당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현 민주당은 정치적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는 것입니다.
    이를 어떻게 수렴하고 나아갈지, 그리고 친노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해 낼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이구요.

    • 늙은도령 2015.01.27 17:22 신고

      정치적 스펙트럼이 너무 넓기 때문에 문재인의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조경태와 김영환 같은 자들은 품어내는 것이 힘들겠지만, 기회주의자들인 그들이 탈당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 문재인이 풀어야 할 것은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문재인의 그릇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8. 파리비행장~권순복 2015.12.13 16:48

    문재인의 진화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그 시공간의 변화만큼 진화한 것이라면, 마찬가지로 대선 패배 이후의 문재인과 단식 때의 문재인과 당대표에 출마한 문재인이 그 시공간의 경험과 성찰의 깊이만큼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변화의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소한 ‘통과점에 지나지 않는 것을 종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에서 시민으로 돌아온 노무현의 비극적인 죽음을 막지 못한,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문재인의 모든 것을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듯이, ‘노무현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짊어지고 가되, 거기에서 나와 자유로운 변화를 통해 정치적으로 성숙할 수 있음도 그를 노무현과 영원히 이어주는 조화의 끈이자, 여전히 미완성인 ‘진보적 자유주의’가 있어 가능한 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5.12.13 17:04 신고

      네, 문재인은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진화의 추진력에 커다란 저항이 있지만, 끝내 그것을 이기고 나가는 것이 출발의 동일함에 있습니다.
      변화를 거쳐 그는 더 성숙한 정치인이 될 것입니다.

  9. 파리비행장~권순복 2015.12.13 16:49

    문재인의 진화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그 시공간의 변화만큼 진화한 것이라면, 마찬가지로 대선 패배 이후의 문재인과 단식 때의 문재인과 당대표에 출마한 문재인이 그 시공간의 경험과 성찰의 깊이만큼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변화의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소한 ‘통과점에 지나지 않는 것을 종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에서 시민으로 돌아온 노무현의 비극적인 죽음을 막지 못한,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문재인의 모든 것을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듯이, ‘노무현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짊어지고 가되, 거기에서 나와 자유로운 변화를 통해 정치적으로 성숙할 수 있음도 그를 노무현과 영원히 이어주는 조화의 끈이자, 여전히 미완성인 ‘진보적 자유주의’가 있어 가능한 것입니다~~ 훌륭한 글 입니다



어제와 오늘 사이 세계 경제를 요동치게 만든 두 가지 중대한 요인이 발생했습니다. 첫 번째 요인은 친미 성향으로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리더였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폐렴으로 사망한 것입니다. 미국과 공조해 유가전쟁을 주도한 그의 사망은 OPEC의 유가 정책에 영향을 미쳐 유가상승으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가 60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나라를 통치하는 현재의 왕족이 국민에게 지불해야 할 재정지출을 감당할 수 없고, 왕좌를 물려받은 동생이 국민에게 취임 선물을 나눠줘야 하기 때문에 '제 살 깎아먹기'인 유가전쟁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OPEC 가입국들의 불만도 새로운 왕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 가격이 전날 대비 2.14% 오른 배럴당 47.30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 가격도 런던ICE선물시장에서 2.33% 상승한 배럴당 49.65달러를 기록해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조짐을 보여주었습니다.



유가상승의 가능성은 미국의 원유재고가 급등한 것에서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원유재고에 들어가는 비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유가상승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고, 중소 세일가스 업체들의 도산과 이익 급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일가스로 유가전쟁을 벌인 것 자체가 오래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미국의 부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가상승에 대대적인 선물투자를 한 금융업체들도 투자자에게 배당을 실시해야  합니다. 상전벽해에 가까운 유가하락으로 미국과 중국, 유럽과 일본의 제조업이 단기적 상승 모멘텀을 축적한 것도 석유소비 확대를 예상할 수 있어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입니다. 금융권과 전문가의 예상(5,000억유로)을 훌쩍 뛰어넘는 ECB의 양적완화 규모ㅡ월 600억유로(약 76조원), 2014년 3월에서 2016년 9월까지 총 1조1400억유로(약 1444조원)ㅡ는 붕괴 직전의 유로존 실물경제가 살아날 때까지 투자등급 회사채와 유로존 국채를 매입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홀로 독야청청하던 독일경제과 하향세로 접어들고 그리스의 불안이 폭발 직전에 이르렀고, 스위스가 고정환율제를 폐지하자 유로중앙은행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유럽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농후해지자 방어적인 유럽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돌아선 것이 무제한 양적완화의 실시입니다.



이는 미국이 무제한 양적완화로 촉발시킨 환율전쟁이 영국과 일본을 거쳐 유로존까지 파급된 것이라 세계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는 환율전쟁이 본격화된 것을 말합니다. 모 아니면 도의 환율전쟁이 막을 올린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과 인도 및 신흥국들도 양적완화를 실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 세계가 환율전쟁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물론 유로존의 양적완화가 실물경제의 숨통을 튀어줄 수 있다면,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이것이 신흥국의 제조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이들과 경쟁관계인 일본과 영국, 남미 등의 실물경제가 무너질 수 있고,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의 실물경제가 살아나지 못하면 미증유의 경제대공황을 피할 수 없습니다.



검은 가면의 백인 정치인 오바마가 실현될 수도 없는 신부자증세를 들고 나온 것도 이런 위험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와 영국의 부자증세 실패에서 보듯 오바마의 신부자증세(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질 때 경제는 살아난다ㅡ피케티와 스티글리츠의 공통된 견해)는 조기레임덕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선언에 불과해서 현실적 결과는 내지 못할 것입니다.



약탈적 자본주의의 최고 버전인 신자유주의가 한계에 이른 지금, 신부자증세만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경제가 한 단계 다운그레이드되는 것을 감수할 각오로 선진국들이 법인세를 올리지 않는 이상 신부자증세만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유로존의 양적완화 발표로 한국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그것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는 유로존과 중국의 실물경제가 살아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유럽이 중국 다음의 시장인 대한민국 제조업체들은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 하락 때문에 물건을 팔수록 적자폭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통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방정부와 공조, 성장에 방점)와 정반대의 성향을 보여준 유럽중앙은행(독립성 강조, 물가안정에 방점)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유가하락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미국의 경기상황 호전과 일본의 양적완화를 방관만 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 있습니다.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저유가가 장기화되면 모를까, 모든 선진국들이 본격적인 환율전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파국을 막으려면 유가가 적정 수준까지 상승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 여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저유가와 무제한 양적완화가 겹치면 디스플레이션(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저물가임에도 경제활동이 침체되고 소비가 줄어듬)의 위험이 너무 높아집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에 맞서 기습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단기적으로 유일제국 미국의 화려한 부활은 가능하겠지만,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는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행은 금리인하가 아닌 금리인상에 나서야 하고, 가계부채는 폭발을 피할 수 없으며, 최경환 경제팀의 양적완화도 처참한 실패로 끝납니다.



무제한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기준금리를 0.05%로 유지한 유럽중앙은행의 절박함이 세계 경제의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세계경제를 이 상태로 만든 주범인 미국이 세계경제 부활의 키를 쥐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엿 같고, 현실이란 늘 이랬다는 점이 환장할 노릇입니다.



부정적 세계화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현실에서 유가전쟁과 환율전쟁으로 돈을 버는 부류는 전 세계인구의 0.1%에 해당하는 슈퍼리치와, 부동의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한 초국적기업과 거대금융업체 및 군산복합체의 오너와 대주주, 최고경영자, 헤지펀드의 운영자, 각 분야의 슈퍼스타 등으로 이루어진 1%에 불과할 뿐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런 말들은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입니다. 정책 대안도 없는 비이성적 경제상황인 디스플레이션(디플레이션, 애그플레이션)이 일본과 유로존, 대한민국까지 덮친 이상 지금은 서민이 취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고통스럽게 죽느냐 또는 더 고통스럽게 죽느냐의 둘 중 하나!! 



정말 한 치 앞도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경제에 관해서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될 대로 되라’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세계 1%의 재산이 하위 90%의 재산을 합친 것보다 커진 상황에서 탈출구란 없습니다. 지구온난화의 피해가 본격화되는 시점도 점점 빨라지고 있어 파국의 강도는 예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실 때문에 경제 관련 글은 쓰지 않으려 했지만, 오만원권의 70%가 행방불명된 상태에서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라는 말씀을 드리고자 이 글을 썼습니다. 생존하려면, 지금은 보수적 관점에서 경제를 바라봐야 합니다. 스티글리츠가 《불평등의 대가》에서 말했던 것처럼, 경제가 먼저 무너지던, 정치가 먼저 무너지던 간에 신경쓰지 말고.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1.24 08:22 신고

    유가가 20$까지 떨어져도 버틸수 있다는군요.중동 국가들이

    공포 스러운 디플레이션의 도래가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5.01.24 16:48 신고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사우디가 세일가스까지 다 죽이기 위해 20달러까지라도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사우디는 70불 정도가 유지돼야 왕이 국민을 먹여살릴 수 있고 권좌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2. 꼬장닷컴 2015.01.24 09:41 신고

    공부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허탈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 잘 보내십시요.

    • 늙은도령 2015.01.24 16:49 신고

      지금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떤 정책이 먹힐지 몰라 그냥 해보는 것이지요.
      무엇이라도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파국이 오면 더욱 치명적일 것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3. singenv 2015.01.24 16:59 신고

    모든 면에서 파국을 얘기하고 있으니 참으로 불안하네요ㅠ 가끔은 모르는 게 약이라는 생각도 들구요ㅠ

    • 늙은도령 2015.01.24 21:09 신고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모르면 계속 당하는 것이고, 저항하면 덜 당한다는 차이 뿐입니다.

  4. 애독자 2015.01.25 09:33

    (직접만드신것 같기도한)이런저런 도표에 장문의 글까지... 건강하시죠?(염려..)
    늘 올려주시는 글 감사히 읽고, 열심히 추천꾹꾹 눌고 있습니다. 좋은 식사하시고 ,감기조심하시고,너무 무리하지마시고..^^

    • 늙은도령 2015.01.25 15:05 신고

      네, 그리하겠습니다.
      늘 건강에 주의하고 있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 모른 채 하며 살기에는 그 동안 공부해놓은 것이 아깝습니다.
      나눠드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한 것도 있지만 세상을 한 번 뒤집어 놓은데 작은 밀알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5. 빛날때 2015.02.11 22:27

    유가와 환율에 관심이 많은데..굉장히 유익한 공부가 되었습다
    개인적인 바램이지만 이부분(유가,환률)에 관하여
    선생님의 좀더 많은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 늙은도령 2015.02.11 22:22 신고

      조금 깊은 글을 쓰고 싶지만 그럴 시간이 부족합니다.
      유가와 환율은 현재의 경제에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문제라 대단히 중요한 것입니다.
      저는 주변에 초국적기업의 임원부터 중견기업의 임원까지 현장에서 보내는 지인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현장의 소리에 집중합니다.
      경제학서적은 솔직히 읽을 만큼 읽어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고요.
      물론 피케티처럼 방대한 자료와 통계수치를 다룬 책은 예외입니다.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면 경제 관련 글들도 다시 늘려야죠.

  6. 빛날때 2015.02.11 22:31

    좀더 깊은글.. 기대해도 될까요..ㅎㅎ
    미리 감사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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