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도 제 견해는 최소화했습니다. 안희정의 대연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근거로 제시하는 노무현의 대연정을 노통의 입으로 알려드리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노통이 연정에 대한 생각을 처음 밝힌 것은 2005년 6월 24일 당정청 11인회로, "정부와 여당이 비상한 사태를 맞고 있다. 야당과 연정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안 통과가 안 된다. 우리 정부는 내각책임제적 요소가 있으니까 국회의 다수파에게 총리 지명권과 조각권을 주면 국정이 안정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대다수의 인사들이 반대한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고요. 





노통은 2005년 7월 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우리 정치,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기고문을 통해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이 없고, 미국처럼 개별 의원을 설득하거나 협상할 여지가 없"고 "대통령에게 법도 고치고 경제도 살리고 부동산도 잡고 교육과 노사문제도 해결하라고 하는데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대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것마저도 한나라당과 언론에 의해 개헌 시도로 의심받고,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정략적으로 받아들여지자 노통은 '당원동지에게 드리는 편지'를 통해 정권교체 수준의 대연정을 제안하며, 전제조건과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열린우리당이 주도하고 한나라당이 참여하는 대연정이라면 한나라당이 응할 리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대연정이라면 당연히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열린우리당이 참여하는 대연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야당도 함께 참여하는 대연정이 된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연정은 대통령 권력하의 내각이 아니라 내각제 수준의 권력을 가지는 연정이라야 성립이 가능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권력을 열린우리당에 이양하고, 동시에 열린우리당은 다시 이 권력을 한나라당에 이양하는 것입니다. 


권력을 이양하는 대신에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지역 구도를 제도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선거제도를 고치자는 것입니다. 굳이 중대선구제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어떤 선거제도이든 지역 구도를 해소할 수만 있다면 합의가 가능할 것입니다. 당장 총선을 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정치적 합의만 이루어지면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대연정을 구성하고, 그 연정에 대통령의 권력을 이양하고 그리고 선거법은 여야가 힘을 합하여 만들면 됩니다. 



우리 정치의 많은 문제가 지역주의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지역구도 하에서 정치인이 선거에서 이기는 길은 끊임없이 상대방 지역과 상대 당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자극하고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는 것입니다. 의정활동도 오로지 지역감정과 지역이기주의를 중심에 놓고 대결하게 됩니다. 지역으로 편을 가르고 대결이 심화될수록 지역민심은 더욱 단결하는 구조이니 정책정당도 대화정치도 설 땅이 없어집니다. 


이 일을 하자면 모두가 기득권을 포기하는 결단을 해야 합니다.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정권을 내놓고 한나라당은 지역주의라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어느 하나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럴만한 가치가 있고, 하기만 하면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일입니다.





노통은 민노당과의 소연정으로는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없기 때문에, 권력을 한나라당에 넘겨주는 한이 있더라도 대연정을 통해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면 '상생과 포용의 정치가 가능하고, 욕설과 야유, 싸움질로 얼룩진 소모적 정쟁과 대립의 문화도 극복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이렇게 '분열 구도가 해소되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양극화 해소와 노사정 대타협 등 민생경제 문제도 제대로 풀어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노통은 대연정의 노림수를 다음과 같이 봤습니다. 



노 대통령은 연정이 성립될 가능성은 없지만 만일 성립된다면 한국 정치를 급격히 발전시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이유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풀기 위해 여야가 하나가 되어 토론을 하다 보면 의원 개인의 이념, 정체성과 가치관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의 보수적 의원과 한나라당의 보수적 의원이 하나가 되고, 한나라당의 진보적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진보적 의원이 하나가 되는 등, 지역주의를 뛰어넘어 의원의 이념적 재정렬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조기숙 외 《노무현의 민주주의》에서 인용).  



현행 헌법이 프랑스 헌법을 모델로 했기 때문에 독일 모델보다는 프랑스의 동거 정부를 추구한 노통의 대연정은 지역주의의 상당 부분이 세대투표로 대체됐고, 그 덕분에 지난 총선에서 더민주가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었기 때문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안희정의 대연정에 반대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 나왔습니다. 대연정을 할 경우 이명박근혜 9년의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적폐청산도 불가능하다는 것도 작용했습니다. 





안희정의 대연정이 노무현의 대연정과 다른 것도 이 때문이며, 촛불혁명과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안희정의 대연정이 더민주의 대선후보를 거쳐 대통령이 되기 위한 것이라면, 노무현의 대연정은 대통령으로서 자기희생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도 다릅니다. 노무현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하도록 제왕적 통치수단인 4대권력기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을 만큼 자신의 성공보다는 국민의 성공과 미래세대의 행복에 헌신했습니다. 



나에게 자꾸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조언하지 마십시오. 그건 나의 목표가 아닙니다. 내가 만일 조 수석의 조언대로 해서 성공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우리는 다음에 정권 재창출할 수 없을 겁니다. 국민은 민주정부 10년에 대한 피로가 있고 내가 본 선진 민주국가 어디에도 한 정당이 8~10년 이상 집권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쪽은 후보군이 많고 그들이 경선을 통해 체구를 불리면 우리는 매우 힘든 선거를 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권이 넘어갔다가 다시 올 수 있도록 기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고, 정권이 다시 왔을 때 필요한 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 국민이 깨어있어야 하고 국민들이 어떤 게 올바른 정치인지 학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내가 대통령으로서 실패한다면 국민은 그 교훈을 토대로 새로운 학습을 할 것입니다. 나는 실패하더라도 국민이 성공하도록 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조기숙 외 《노무현의 민주주의》에서 인용).



필자가  '나는 노무현을 통해 미래의 지도자를 봤다'라는 글을 썼던 것도 노통의 대연정 제안에 담긴 자기희생과 국민 성공에의 강력한 열망입니다. 노무현은 분명한 신념과 일관된 목표를 가진 정치인이자 대통령이었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국민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승부수를 던질 줄 알았던 위대한 지도자였습니다. 대연정 제안도 그런 것들 중에 하나였고 그가 정치를 하던 시절의 시대정신이었고, 그가 떠난 이후의 정치문화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자기희생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선호도가 50%에 이르고,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오랫동안 1위를 유지하고, 꾸준히 상승하는 것에서 보듯 국민들은 이제 노무현과 참여정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화답하고 있습니다. 이명박근혜 10년 동안 소수 지배층의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은 끝없이 퇴행했고, 반칙과 특권을 남발했지만 깨어있는 시민들은 꾸준히 늘었고, 노무현의 동지인 문재인은 더민주를 혁신하는데 성공했고, 촛불은 대한민국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연정이라니요? 아래로부터 뜻과 의지를 모아 위로 치솟아 오르는 노무현의 신념과 정신, 가치가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을 만개시키려 힘을 모으는 중에 그것을 무력화시키는 대연정이라니요? 이제 변화는 시작됐고,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변화가 다 끝난 양 대연정이라니요? 변화하는 중에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아닙니다. 변화는 끝나야 변한 것입니다.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정치공학적 대연정이나 이익의 카르텔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둘리토비 2017.02.12 22:31 신고

    어렵네요. 대연정..........

    노무현 전 대통령때의 그 내면의 가치가 오늘날에 제대로 계승되고 있는 것일까요?

    • 늙은도령 2017.02.13 00:56 신고

      지금은 계승과 발전 양면을 봐야 합니다.
      대연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소연정은 가능해도 대연정은 정치와 민주주의에 맞지 않습니다.

  2. 耽讀 2017.02.13 07:49 신고

    진보개혁세력이 보면 안희정 대연정은 논란이 많습니다.
    안희정이 대연정을 주장했다가 비판이 심하니 너무 쉽게 노무현을 끌어들였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대연정은 대통령제하에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권력구조 개편 없이는 대연정은 불가능하지요.
    내각제체제에서 하기 때문이지요. 안희정은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새누리당을 비롯한 기득권 적폐청산이 먼저이겠지요.

    • 늙은도령 2017.02.13 18:25 신고

      원래 현행 헌법은 사실상 내각책임제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한국의 헌법을 내각제국가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책임총리라는 것이 내각제의 근간을 이룹니다.
      주요 보직에 대통령과 여당, 야당 추천이 있는 것도 내각제적 요소이고요.
      이것 때문에 제가 이번 글을 쓴 것입니다.
      안희정이 말하는 민주주의와 정치, 대연정은 정치학과 정치철학으로 봤을 때 곳곳에서 모순이 발견됩니다.
      그는 정확히 알지 못하고 어설프게 알고 있습니다.
      그의 민주주의, 정치, 대연정은 행정적이지 정치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희정의 장기적 비전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안타깝습니다.
      지금은 적폐청산으로만 정권을 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상당 부분 그럴 수 있으니까요.

  3. 공수래공수거 2017.02.13 08:12 신고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이 성공했더라면
    우린 미국식 양당 정치가 그 기틀을 잡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7.02.13 18:28 신고

      저는 한국은 다당제가 좋다고 봅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양당제가 아니면 돌아갈 수 없는 국가연합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한 주 정도의 크기인데 너무 미국을 따라가려 합니다.
      다당제에 소연정이 답이라고 봅니다.

  4. 참교육 2017.02.13 13:08 신고

    저는 안희정 갈수록 더 싫어집니다.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고 민족의 장래를 위하기 보다 그의 욕심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 늙은도령 2017.02.13 18:30 신고

      그러게요.
      자꾸 이상하게 나가네요.
      최근에 대연정은 거둬들인 것 같은데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5. 과유불급 2017.02.13 17:20

    한마디로 개똥같은 소리입니다. 어찌 노통때와 시대적 상황이 엄연히 다른 지금의 상황에서 청산적폐 대상인 개누리와 기득권 세력과의 대연정이라뇨? 안지사는 "포용과 화합"이란 단어로 노통을 팔아먹고 돌팔이 약장수로 만들셈입니까? 이명박그네 정권에 면죄부를 주는것도 모자라 국정운영의 어느정도는 같이 할 수 있다는게 실성을 하지않고서야 발언의 수위가 한마디로 수구적 코미디네요. 감정조절이 안되고 분노조절장애가 일어날 지경입니다.
    촛불민심을 그렇게 받아드리지 마십시오. 국민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6. 무예인 2017.02.13 23:00 신고

    노무현 대통령의 마인드는
    국가가 국민을 위한 정책(정치) 이거 였는데...

  7. merryjanet 2017.02.14 00:49

    요즘 안희정 지사가 주장하는 대연정에 관해선 사실 큰 관심도 없고, 수긍할 수는 더더욱 없었는데,
    방금 끝난 sbs 국민면접을 보고나니 뭐 그리 염려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치고올라오는 지지율에 모두 너무 예민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문 대표랑 그렇게 토론하자고 강조를 하길래 혹시나 유시민 급이려나 했더니만...
    유려한 말투는 아니어도 시청자들이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진정성이 보여야 호감이 가는건데,
    안 지사는 자칭 엑소에다가 너무나 의식하는 알맹이 없는 말투, 심하게 혹평하자면 변두리 개척교회 목회자같은 화법이랄까...
    아마도 질문자에 의해 수시로 변할 수 있는 민주주의와 대연정에 관한 의견을 갖고 있을 뿐이란 느낌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별 실망할 것도 없고, 굳이 신경쓰며 반응할 필요도 없을 거 같네요.
    다만, 오늘 김진태 급으로 울분을 일으킨 안철수의 막말은 그냥 넘길 수 만은 없을 거 같네요.
    열폭으로 치부해버리고 말기도 너무 너그러운 거 같고...

    • 늙은도령 2017.02.14 02:08 신고

      안철수는 어차피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는 정치생명이 끝난 상태입니다.
      다음 총선에서 호남의 보수적 유권자들이 얼마나 표를 줄지 모르겠지만, 그분들이 아니라면 이번 대선으로 정치에서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도 마지막이라는 것은 아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이니 별로 신경쓰실 필요 없습니다.
      그것으로 지난 대선을 퉁치면 그만입니다.

  8. 2017.02.14 16:05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7.02.14 18:42 신고

      너무 피상적입니다.
      행정가와 정치인의 관점이 오락가락합니다.
      멋은 있는데 내실이 부족합니다.
      조금만 더 멀리, 넓게, 달리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과대망상증 환자 김종인을 믿느니 이 나라를 떠나겠다. 그의 작품이라는 '777플랜'을 보면 현실경제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형편없는지 단적으로 드러난다. 2020년까지 국민총소득(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과 노동소득 분배율, 중산층 비중을 각각 70%대로 올려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777플랜'은, 이명박근혜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치기 위해 내놓은 공약의 복사판에 불과하다. 





'777플랜'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은 너무나 한심해서 기가 막힐 따름이다. 먼저 대·중소기업 성과공유제를 시행하는 기업에 세제 지원을 하겠다는 것은 대기업의 이익을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말장난이다. 성과공유제는 법적으로 강제하지 않는 이상 대기업의 선의에 의존해야 하는데, 유럽처럼 사회주의가 밑바탕에 깔려있는 나라들에서도 실현이 불가능하다(핀란드의 노키아는 해외의 협력업체와도 이익을 공유한다. 단 5년 동안 그들의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극히 일부의 대기업만 성과를 공유한다). 



성과(이하 이익)라는 것은 또 어떤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원가만 높이면 얼마든지 줄일 수 있는 것이 이익이다. 정부가 원가를 공개하라고 명령할 수 없기 때문에 이익의 크기를 줄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더욱 엿 같은 것은 성과공유제를 시행하는 대기업에 세제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온갖 세제 혜택을 누리고 있는 대기업에 세제 지원까지 해주면 그 돈은 누구의 지갑을 털어 마련하겠다는 것인가? 



대기업의 법인세를 올려 중소기업에 지원하면 될 일을 그밖의 시민들의 지갑을 털어 진행하겠다니 이게 무슨 양극화 해소인가? 강제성이 없는 김종인표 성과공유제는 대기업에게 면죄부를 발행하기 위한 대국민 사기질에 불과하다. 이것만이 아니다, 대기업의 임금 인상 수준에 맞춰 사내유보금 과세시 이익을 주겠단다. 대기업에 대한 또 다른 세제 지원이다. 이러다가는 정부의 재정정작가 미국을 추월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 같다.



모든 알바들과 저임금노동자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최저임금 정책은 분노를 넘어 살의가 일 정도다. '777플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목표다. 2020년이라니? 당장 내년도 아닌, 무려 4년 후에나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그것도 1만원으로 확정한 것도 아닌 '1만원 수준'이란다. 4년 동안 임금과 물가상승률이 제로라고 해도 6031원에서 9999원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종인이 생각하는 생활임금이라는 것이 2020년 기준으로 '1만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것에 생활임금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는 뻔뻔함이란! 아, 잠깐.. '777플랜'에 나온 생활임금이란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는 것이란다. 김종인의 생활임금이란 '인간으로서의 존엄함을 유지할 수 있는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최소한 삶'을 유지하는 것인 모양이다. 그에게 '최소한의 삶'이란 어떤 수준을 말하는 것일까? 



이 정도면 지랄도 풍년인데, 지랄은 또 남아있다. 그것은 2020년 기준 '1만원 수준'의 최저임금을 전국으로 확산하겠다는 것이다. 2017년도, 2018년도, 2019년도 아닌 2020년까지만 하면 된다. 다시 말해 '1만원 수준'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에도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경제상황에 따라 '1만원 수준'의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미룰 수 있는 여지를 확실하게 남겨둔 것이 최저임금제 공약이다. 



이 정도면 지랄의 풍년을 넘어 교활함의 극치다. 그렇다고 이것이 끝이 아니다. 기업이나 사업장이 일정 비율 이상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사용하면 그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비정규직 사용 부담금제'의 도입이다. 이것은 (몇 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일정 비율의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을 때 기업에게 벌금이 부과되는 장애인의무고용제의 변형인데, 실효성이 없음은 이미 수십 년 전에 입증된 제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비정규직 사용 부담금제'는 '·중소기업 성과공유제 시행'과 명백히 충돌나는 것이어서 실효성이 더욱 떨어질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의 나이를 정하지 않아, 비율을 강제하는 정의당의 '청년의무고용제'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한 마디로 청년맞춤형 사기극의 정화다. 하긴, 여기서 끝나면 사기극의 정화라 할 수 없으리라. 맞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정부가 또 다른 지원을 해주는 것이 빠지면 김종인표 경제민주화할 수 없다.





물론 확정된 것이 아닌 검토 중인 사안이란다. 총선이 코앞인데 검토 중이란다. 뭐, 그럴 수도 있다 하자. 비상대권까지 움켜쥔 것이 얼마되지 않았으니 그러려니 하자.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동일처우 원칙의 법제화는 또 어떤가? 위대한 마르크스라도 환생한 것일까? 위대한 평등사회의 도래인가? 이쯤이면 김종인표 함정을 발견했을 것이다. 바로 '법제화'다. 총선에서 패하면 법제화는 불가능하니, 무슨 립서비스라도 남발하지 못할 것인가?



늙은 꼰대의 지랄과 사기질은 저소득층의 대학교 등록금 세액 공제·환급제 실시 및 소득에 비례해 수업료를 책정하는 '소득연계형 등록금'제도의 도입으로 이어진다. 이 제도는 세계 2위의 대학등록금을 인하하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반값등록금 공약보다 한참 후퇴한 것을 넘어, 소득연계형이기 때문에 소득이 늘어나는 족족 등록금에 바쳐야 한다. 이제 저소득층 부모들은 자식 등록금을 마련하는 것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소득에 비례해 수업료를 책정하는 행정비용은 또 어떻게 조달할 생각인가?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것이 이것을 말하지 않으면 다른 무엇이 있겠는가? 



사교육 시장은 더욱 팽창하리라. 대학들은 등록금 인하에 따른 수입 감소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소득에 비례해 수업료를 책정하니 장학금을 줄일 명분으로는 더없이 좋다. 신입생의 감소는 대학의 구조조정을 통해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으니 승자독식은 더욱 강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만하자, 글을 쓰는 필자가 참담해서 죽을 지경이다. '777플랜'으로 드러난 김종인의 경제민주화가 얼마나 형편없고 위선적이며, 치명적인 함정들로 가득한지 이제는 알겠는가? 



김종인을 더민주를 넘어 정계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 그는 현실경제의 기본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비에 불과하다.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이니, 정치의 A, B, C도 모르는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이 현실경제의 기본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비라면 무슨 말을 더 해야 할까? 신자유주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어떤 경제공약도 허상이며 대국민사기질에 불과하다. 



김종인을 당장이라도 퇴출시켜라. 그의 목표는 진보정치만이 아니라 진보경제마저 없애버리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장기집권보다 무서운 것이 김종인표 경제민주화고 대한민국 우경화의 완성이다!! 





P.S. 이번에도 권력의 개를 자처하는 지상파3사의 외면 속에 제2차 세월호 청문회가 3월 28일, 29일에 진행됩니다. 언론 본연의 자세를 지키려는 CBS노컷뉴스, 오마이TV, 팩트TV, 고발뉴스, 주권방송, 416TV에서 생중계를 합니다. 청와대와 정부, 방송과 국정원, 해경과 언딘이 감추고 파기했던 증거들이 많이 밝혀졌으니 꼭 확인하시고 표로 응징하기를 바랍니다. 백남기 농민이 장기들이 기능을 상실해 위독하다고 합니다.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박근혜로부터 사과를 받아낼 수 있도록 표로 응징하기를 바랍니다. 국사편차위원회가 역사교과서를 박씨 부녀의 가정사로 바꾸기 위해 국정화 찬성론자로 조직구성원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표로 응징해주십시오. 총선 이후 재단을 설립하면서 소녀상을 철거한다고 합니다. 표로 응징해주십시오.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표로 응징해주십시오. 이번 총선에서 제대로 투표하지 못하면 이보다 더한 일이 다반사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박정희의 유신독재와 전두환의 군부독재 시절처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6.03.27 11:25 신고

    국민을 노리개감 취급합니다. 새누리가 더불어민주당 사령탑이 되고 새누리는 더불어민주당 변절자가 사령탑이 되는... 이 기막힌 현실에도 유권자들은 분노하지 않습니다. 고양이를 지도자로 뽑아 당하기만 해 온 쥐들은 앞으로도 계속 고양이를 지도자로 뽑을 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6.03.27 13:46 신고

      이제는 진보정당에 찍으면 됩니다.
      그렇게라도 키워서 피해를 최소화해야지요.

  2. 산이 2016.03.27 18:54

    ㅎㅎㅎ 대국민사기야 한두번도 아니고...
    이제 더민주가 새누리를 벤치마킹 하나요? 점점 닮아가는 두 당
    걱정되네요.

  3. BOW 2016.03.27 19:30

    설령 퇴출한다고 해도 주사위는 이미....

    • 늙은도령 2016.03.28 16:57 신고

      그렇다고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납니다.
      끝날 수 없는 것이 정치임에도....

  4. ( ㅡ ω ㅡ ) 2016.03.27 19:47

    한나라당 이명박은 747

    새누리당 박근혜는 474

    민주당 김종인은 777



    역사는 돌고 돌고

    정치 구호도 레파토리로 반복되는 군요

    • 늙은도령 2016.03.28 16:58 신고

      내용은 좋은데 구체적 실현방법이 거짓말로 가득합니다.
      김종인은 경제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정치는 말할 것도 없구요.
      저 정도 수준의 사람이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이라니 한심할 따름입니다.
      주류경제학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고, 현장은 더더욱 모릅니다.
      정말 희대의 사기꾼입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6.03.28 08:19 신고

    777 플랜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지 않아 뭐라 말할순 없지만
    요약 내용만 보더라도 좀 허황스런 내용이군요..

    • 늙은도령 2016.03.28 17:00 신고

      경제학적으로도, 현실경제 면에서도, 조세정의 면에서도 모조리 엉터리입니다.
      한 마디로 한심합니다.

  6. 2016.03.28 14:21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03.28 17:03 신고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김종인이 더민주를 접수한 상황이고, 집단적 광기가 그것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문재인의 마지막 반격만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인데, 정의당과의 개별적 연대가 상당한 실적을 이뤄야만 가능합니다.

  7. 검은머리 2016.03.28 20:38

    저기요. 의료보험도 70년대에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김종인은 해 냈습니다. 님의 사고방식 수준 안에서 확증편향적으로 논하지 마십시오.

    • 늙은도령 2016.03.28 21:34 신고

      의료보험이요?
      당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평등 사상이 강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중진국 수준에 이르면 다 했습니다.
      그게 뭐 대단하다고.
      박정희는 정통성이 없어서 국민을 달래는 일을 해야 했습니다.
      당시의 국내와 국외를 구분하는 책임자들이 나눠져 있었고, 의료보험은 국내 총 책임자(당시 국장, 김종인은 그 밑이었다)에 의해 검토된 사안이었고, 김종인만 주장한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학자들도 주장한 것이니 뭘 모르면 함부로 입 놀리지 말아요.
      김종인의 나이와 직급을 확인해봐요, 그 당시의.
      박정희가 운이 좋았던 이유는 그때에는 정말로 뛰어나고 애국심이 넘치는 사람들이 수도없이 많았어요.
      그 덕분에 박정희 독재를 하고도 18년 6개월을 버틴 것이니까.

      의료보험만이 아니라 복지에 관한 공부나 제대로 해요.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어느 수준의 국민소득일 때, 어느 해에 의료보험을 실시했고, 우리와의 엄청난 차이도 확인해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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