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KBS 법조팀을 이끌고 있는 성재호 사회부장이 자신으로 향하는 시민적 공분과 의혹들에 답하는 모양새를 갖춘 채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유시민 이사장이 문재인 정부의 어용지식인을 자처했기에 자신의 진영을 위해서만 싸우는 그의 행태를 파시즘으로 몰고갔다. 엘리트주의와 선민의식이라는 집단적 자기최면 상태에 빠진 KBS의 기자들은 외부인사가 포함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한 경영진의 위기관리 대응에 집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며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고 한다. 

 

성재호 KBS 사회부장

 

성재호 부장은 자신을 사지로 내몬 유 이사장을 그만의 관점에서 정의내리며 말하길 “그는 스스로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고, 자신의 진영을 위해 싸우며 방송한다”며 “‘알릴레오’가 시대정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나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고 빈약한 논리에 근거한 자가면죄부 발행을 시도했다. 그는 이어 “유 이사장에게는 자산관리인이 정 교수 때문에 범죄자가 될 위기에 몰려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라며 “오직 조 장관과 정 교수만 중요할 뿐이다”라고 확증편향적이고 자기만족적 비난을 퍼부었다.

 

유시민이 자처한 '어용지식인'의 의미를 제멋대로 해석한 그의 인식은 저급하다 못해 치졸하기까지 하다. 유시민을 향한 그의 비판은 어용지식인으로써 유시민이 했던 발언 중에서 불편부당하거나 사실에 의거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을 하거나, 촛불혁명의 시대정신과 문재인 정부의 현실주의적 실천 과정에서 벗어나 진영 논리에 매몰된 발언들을 한 것이 있었는지, KBS에서는 찾아볼 수도 없는 보도원칙과 취재윤리, 취재원 보호를 지키지 않는 사례가 있었는지, 인터뷰의 의사를 묻고 보도를 내보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시대정신은 물론 언론의 윤리의식에서도 벗어난 KBS 기자들 특유의 교만한 인식과 시각만 노출했다.

 

유시민 이사장에 대한 그의 비판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음은 이 때문이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나온 자기 분노의 무분별한 표출에 불과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재호 부장의 막장 논리는 조국 일가에 퍼부은 지난 두 달의 보도를 반성적으로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기 보다는 극단의 분노를 담아낸 무한대의 비약로 뛰쳐나갔을 뿐이다. 성재호 부장은 '진영 이익과 논리를 대변하는 언론이 때에 따라선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한 개인의 인생을 제물로 해선 안 되며, 한 진영의 실력자가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며 시대정신을 앞세운다면 그건 언제든 파시즘으로 돌변할 수 있다'며 유시민을 나치의 괴벨스에 해당하는 파시스트로 몰아가는 극단적인 적개심까지 드러냈다. 

 

성재호 부장의 말을 그대로 따르면 김경록 팀장을 희생시켜가면서 조국 일가를 일방적이고 무도하며 초법적인 방식으로 몰고간 주체들이 검찰과 언론(KBS 포함, KBS는 처음부터 확증편향에 빠진 보도만 내보냈었다)이었다는 점에서 자기모순도 이런 자기모순이 따로없다. 또한 그의 말처럼 유시민을 한 진양의 실력자로 인정한다면 그가 왜 그러는지, 실력자의 관점과 KBS의 관점이 어떻게 다른지 그것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 텐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고 유시민을 파시스트로 몰아버리는 자가당착적 위선까지 서슴지 않았다.

 

지금까지 KBS 기자들이 검찰발 피의사실을 근거로 수없이 많은 보도와 뉴스를 통해 조국 일가에게 일방적이고 압도적이며 패륜적인 융단폭격을 가한 것이 바로 파시즘의 전형임에도, 그런 미증유의 연합공격에 저항해 최소한의 반론권을 행사한 유시민 이사장에게도 파시즘의 악령을 씌워버리는 반동의 폭력을 휘두룸에 주저함이 없었다. 빛보다 빠른 양자터널링 현상(양자얽힘과 정보물리학의 핵심)에 비유될 만한 논리의 무한 비약과 터무니없는 뒤집기의 반동적 행태가 가히 역대급이라 일체의 말문이 막힐 정도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후안무치도 이런 후안무치가 없다. 한마디로 어안이 벙벙해진 귀신이 곡하며 저승으로 돌아갈 노릇이다.     

 

성 부장의 이런 주장들은 “지금은 많은 사실관계가 더 드러났지만, 당시 조 장관과 아내는 사모펀드 투자과정에서 운용사의 투자처와 투자 내용 등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계속 주장해왔다”며 “그런데 인터뷰 취재 과정에서 정 교수가 사전에 알았다는 정황 증언이 나온 거다. 인터뷰 90% 이상은 정 교수의 펀드 투자 관련 얘기였다. 이 얘기보다 중요한 다른 맥락이 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는 것에서 명확하게 나온다. 

 

위의 주장을 기준을 할 때, 뒤늦게나마 조국 대전을 조사하면서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뒤집어진 상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저와는 달리, 유시민은 말할 것도 없지만, 성재호 부장은 정치검찰과의 유착(관행도 유착의 일종) 때문에 정경심 교수의 유죄를 확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자에게는 무죄추정의 원칙도, 증거법정주의도 무용지물에 다름아니다. 자신의 예단과 판단이 재판의 결과와 일치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이런 주장을 내놓을 수 없다. 성재호 부장은 이번 글을 통해 자신은 기자가 아닌 판관의 입장에서 조국 대전에 참여하고 있음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만일 김경록 pb가 성재호 부장에게 한 얘기와 유시민에게 한 얘기가 같다면, 김경록 pb가 자신의 인터뷰를 악용하는 조재호 부장의 보도 방식에 분노가 폭발해서 유시민 이사장을 찾아간 것은 아예 고려에 넣지도 않았음을 자인했을 뿐이다. 국내 최대의 스피커를 지닌 공영방송 KBS의 기자로써 성재호 부장은 자신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판단을 내리는 확증편향된 파시스트(또는 언론 양아치)에 다름아니다. 집단극화된 언론들의 선두에서 KBS를 깊은 수렁속으로 빠드린 핵심당사자가 성재호 부장과 그의 팀원들이다.     

 

중앙일보와 국민일보를 비롯한 기레기들의 동업자정신에 의거한 천편일률적 보도들에 따르면, 후배 기자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성재호 부장은 대부분의 증권사 직원들이 퇴사를 할 때 후일의 벌이를 위한 물주들을 잡아 PB(자산관리인)로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함을 모르는 모양이다. 증권사 시절부터 이어온 인연 때문에 자산운용을 맡긴 투자자와 대단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모르는 모양이다.

 

김경록 팀장은 성재호 부장과의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된 진술을 했으며, 이 때문에 '인터뷰의 90% 이상이 투자 관련 얘기'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그것을 유죄의 증거라고 주장하는 성재호 부장의 논리는 초딩의 수준에서도 헛웃음이 나올 판이다. 정 교수가 '사전에 알았다는 정황 증거가 나왔다'는 부분도 일방적인 해석의 결과다. 대체 '사전'이라는 정확히 언제를 말하는가? 익성이 만든 코링크PE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전인가, 참여한 이후인가? 기존의 투자에 대해서 알았다는 의미의 '사전'인가, 아니면 유상증자 이후에 벌어진 투자에 대해서도 알았다는 의미의 '사전'인가? 조국 일가는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가?

 

성재호 부장은 간접투자로써의 블라인드 사모펀드에 투자한다고 해서 완벽한 무지의 상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유상증자에 참여한 이후에도 펀드의 투자처를 영원히 몰라야 한단 말인가? 조국 지명자가 기자간담회와 졸속 청문회에서 투자처를 알지 못한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유죄라고 단정하는 것인가? 오랫동안 자신의 자산을 관리해준 김경록 팀장이 정경심 교수에게 대체적인 투자 내용을 말해주었을 때 듣지 말았어야 했단 말인가? 조국과 그의 가족을 몰아친 3축동맹의 무차별 폭격은 고려에 넣지도 않은 채 조국의 힘겨운 자기방어에 거짓말 하나가 들어있다고 파렴치범으로 몰아가도 된단 말인가? 조국이 무슨 예수나 부처, 공자에 준하는 성인처럼 살아왔어야 했단 말인가?  

 

김경록 팀장이 정경심 교수를 돕는 것(상부상조)이 지극히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성재호 부장의 관점에서 보면 범죄자에 해당하는 정경심 교수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김경록 자산관리인을 총알받이로 이용'하는 악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에서는 숨이 막혀 어지러울 정도다. '모든 역사는 현대'라는 말이 있듯이, 정경심 교수와 김경록 팀장과의 오랜 친분을 고려하지도 않은 채 검찰이 흘려주는 조각나고 호도하기 쉬운 피의사실의 선택적 유출에 훔뻑 빠져버린 성재호 부장이기에 사건의 진실에 근접하기는커녕, KBS가 정치검찰과 자한당의 주구 노릇에 해당하는 보도나 내보내게 되는 원인을 제공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경심 교수는 자신이 살기 위해 조력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희대의 악녀이자 파렴치범이 된다. 쌔빨간 거짓말이며, 정말로 악의적인 마타도어다. 조사위원회를 무력화시키려는 내부 쿠데타며 반동의 몸부림이다. 국민의 시청료로 돌아가는 공영방송 KBS의 경영진 입장에서는 자사의 신뢰도가 산산조각날 위기에 처했음에,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실관계를 따져보는 일은 너무나 당연해서 이견을 제시할 도리가 없다. 공영방송 KBS는 해당 직원들의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것이다. 성재호 부장과 그를 옹호하는 기자들이 독점하고 악용할 수 있는 방송사가 아니다.   

 

이런 저열하고 오만방자한 인식 때문에 김경록 팀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검찰을 통해 크로스체크한 것이 “MB(이명박 전 대통령) 집사에게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MB 집사의 의혹’이 아니라 ‘MB의 의혹’과 관련된 증언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수사 중인 검찰에 확인 시도를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당시에도 그랬다”는 사례를 들 수 있었던 것이다. 두 사건의 본질은 동일한 잣대로 접근할 수 있는 성격과 크기도 아니며, 관행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용납되는 것도 아니다.  

 

성재호 부장은 “지난 10여년 많이 싸우면서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은 책임감도 가졌다. 마음의 짐도 많았다. 그런데 이젠 짐을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며 글을 마무리했는데, 조사결과에 따라 파면도 될 수 있으니 결과가 나오기 전에 사표를 내고 연금이나 퇴직금을 챙기는 행태는 없었으면 한다. 수천 만의 촛불시민들이 조사위원회의 결과를 지켜볼 것이며, 그에 따른 엄정한 책임 부과가 솜사탕처럼 형편없다면 법적 고발도 검토할 것이니. 

식민지 경험도, 침략을 당한 적도 없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미국에서나 통하는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 운운하지 마시라.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 보장을 악용하지도 마시라. 관행의 뒤에 숨어 면죄부 발행을 시도하지도 마시라. 지금 깨어있는 시민들은 2016년의 촛불혁명 때보다 더욱 결의에 차있으며, 검찰개혁은 물론 기득권 카르텔을 무너뜨리는 핵심 포인트로써 잔인할 정도의 언론개혁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성재호 부장, 당신 같은 기레기들이 KBS의 사회부장이나 하고 있으니 이 나라의 공영방송이 기레기 소리를 듣는 것이다.  

  1. 최정수 2019.10.10 18:28

    저는 올해 예순 세살,전직 지방 사이비신문기자입니다. 요즘 삼십년 경력이 너무 부끄러워 가슴에 돌덩이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데 이글을 읽어보고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입니다.
    이 아이들이 과연 알까요? 이미 선민이 되어버린 이 아이들이 과연 알까요? 이 아이와 같이 사회부장을 지냈고 또 편집국장까지 지내면서 삼십년을 선민으로 살아온 늙은 기자의 뒤늦은 피토함을 이 이이들이 지금 알 수있을까요?
    선생님의 주장에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 늙은도령 2019.10.10 18:53 신고

      저도 잠깐이지만 작은 신문사에서 기자 생활도 했고 장애인신문사에서는 편집국장도 했었습니다.
      대형 언론의 기자들의 선민의식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언론인으로서의 소명의식도, 기자로서의 취재윤리와 취재원 보호도 내팽겨친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땅의 언론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써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 절실히 요청됩니다.
      저도 님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슬프기까지 합니다.

  2. 가리산신령 2019.10.12 12:02

    좋은 글입니다.
    김경록이 김경력, 정경록 등으로 오타가 조금 있습니다.

 

인류 정치사에서 다시 나오기 힘든 위대한 두 명의 거인,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처럼 유시민도 진보적 자유주의자다. 자유주의는 종류가 너무나 많아 그에 대한 정의도 그만큼 많다. 그중에서 진보적 자유주의자는 '공정으로서의 정의'와 '보편 시민권'과 진보적 가치(불평등과 양극화를 줄이고, 평등과 자유를 신장하면서도 권리행사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것)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대생의 투쟁에서 볼 수 있었던 참여민주주의와 촛불혁명에서 볼 수 있었던 시민행동주의에 가장 많은 영감을 주었고 함께 했던 깨어있는 시민이라 할 수 있다.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사회주의와도 연동되며 다양한 전통과 종교, 시민적 가치와도 연동된다.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자유주의는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전제하에 자기 통치, 자아실현, 자기보호, 행복 추구를 가장 중요한 덕목이자 정언명령이라고 한다. 자유에 따른 어떤 행동이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 바람직하고 이성에 부합한 의지 증진과 실천에 반드시 필요하다면, 이때의 명령은 정언명령이다. '정언'은 조건이 없다는 뜻으로, 특정 목적을 추구하는 '가언'과는 다르다(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인용). 

 

 

따라서 자유주의의 핵심인 자유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때 다양한 종류의 자유주의를 이해할 수 있다. 유시민이 '친구 따라 강남 갔다'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오직 하나의 가치와 지향, 신념만 강요하는 이명박근혜의 통치방식에 격렬하게 저항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의 구석에 머물렀다가 탈당했으며, 우여곡절 끝에 참여당을 만들었고, 진보정당의 통합에 합류했다가 정의당 당원으로 활동했던 것은 정치경제적 지향이 진보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홉스와 로크와 함께 자유주의의 원조격인 J.S.밀의 《자유론》을 통해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이 '어용지식인'으로써 팟캐스트와 유튜브 방송을 하겠다는 것이 진보적 자유주의자로써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어떤 희생을 전제하는지, 어떤 목표를 실현하려는 것인지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그럴 때만이 정치평론을 떠나 자유주의자로서의 삶을 만끽하던 유시민 작가가 노무현재단이사장 자리를 수락한 이유와 문프의 성공을 위해 어용지식인으로 돌아온 이유를 알 수 있다. 

 

 

밀은 《자유론》에서  "자유라고 불릴 수 있는 자유는, 우리가 타인에게 행복을 뺏으려 하지 않는 한, 또는 타인이 행복을 얻고자 노력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 한, 우리 자신의 방법으로 우리의 행복을 추구하는 자유다"라고 말했다. 벤담처럼 <공리주의>의 창시자이기도 한 밀은 '자유를 타인의 행복 추구를 방해하지 않는 한, 자신의 방법으로 최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권리 행사에 따른 행복 추구'를 자유롭고 이성적이며 문명화된 개인의 목표로 제시했다. 

 

 

밀은 또한 "개인의 행동 중에 사회의 제재를 받아야 할 유일한 것은, 그것이 타인과 관련되는 경우이다. 반대로 오로지 자신만 관련된 경우 그의 인격의 독립은 당연한 것이고 절대적인 것이다. 자신에 대해, 즉 자신의 신체와 정신에 관해 각자는 주권자"라고 말했다. 자유주의자에게 독립적인 정신과 합리적인 이성, 자유로운 삶은 절대적인 것이어서, 타인과 관련되지 않는 한 독립적인 인격과 자유로운 삶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아야 하며, 그럴 때만이 비로소 실현된다고 주장했다.       

 

 

유시민이 '정치를 했을 때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었고, 언제나 타인에게 잘 보이고 자신의 생각을 죽인 채, 그들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일해야 했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평등과 함께 자유가 가장 중요한 가치인 민주주의를 이루어야 자유로운 삶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자유주의 앞에 붙은 '진보적'이라는 정치 지향 때문에 바보 노무현을 도와주었고, 그 연장선상에서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자유주의자인 그에게 정치란 불편한 어떤 것이었다. 

 

 

유시민이 노통의 정치적 비서실장과 경호처장을 자임했던 것도 자유주의자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 정도로 노통이라는 정치인이 위대한 인물이었고 탁월한 지도자였기 때문에 유시민이 자원봉사자를 자처할 수 있었다. 유시민은 노통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하고 믿었고 따랐다. 대한민국의 정치판에서 유시민을 능가할 정치인이 없을 정도로 지적이었고, 한나 아렌트가 《정치의 약속》에서 말한 그 의미로써 '정치가 말(시민의 정치 수준을 높이고 실현가능한 정책을 제시하고 채택되도록 경쟁자를 설득하고, 집행의 결과에 책임지는 자유롭고 치열한 토론으로써의 말)'이라면, 누구도 그의 상대가 될 수 없을 만큼 탁월했던 그였지만, 오직 노무현이었기에 자신의 젊음을 바칠 수 있었다. 

 

 

노통이 비극적으로 이승의 삶을 마친 이후 폐족으로 물러나지 않고, '가장 우아한 방식의 복수'를 위해 정치를 계속했던 것도, 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노력했던 것도 노통이 곧 문프였고, 문프가 곧 노통이었기 때문이다. 자유주의자인 유시민이 현실정치에서 떠나 '썰전'을 할 때도 '어용지식인'이라는 파격을 자처했던 이유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문프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순탄하게 국정을 운영하는 중에 정치평론마저 그만둔 것은 자유주의자 유시민으로써는 최적의 시기였고 미루고 미루었던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정치라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벗어버린 유시민은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유시민이 국회의원으로서의 첫 무대에 백바지 차림으로 나선 것은 자신의 독립된 인격과 자유로운 이성, 확고한 신념과 행복 추구에 따른 행위였지만, 타인(다른 국회의원과 다수의 국민들)의 인격과 행복을 침해했기에 비판받아 마땅했지만, 작가로 돌아간 유시민은 진정으로 자유로워보였고 행복해보였다.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행위는 멈췄지만, 자유인으로써의 유시민은 그 동안 미루어두었던 일들로 인해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정의가 남아있었다. 문프의 성공에 담겨있는 촛불정신의 실현이 남아있었다. 수구우파의 팟캐스트와 유튜브 방송을 통한 일방적이고 배타적이며 폭력적인 거짓과 음모의 선동정치의 득세가 추가되었다. 밀은 "자유란 원칙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토론에 의해 개량될 수 능력을 갖는 시대"에나 적용될 수 있다고 했음에도, 수구우파의 팟캐스트와 유튜브 방송은 자유가 적용될 수 없는 '이명박근혜 9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자, 박정희 시대의 권위주의 독재로 돌아가자는 것이어서 수구방관만 할 수 없었으리라.

 

 

다른 무엇보다도 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나라로 돌아가는 퇴행과 역주행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으리라. 토크빌이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나는 사람의 마음속에 돈에 대한 사랑이 이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 또는 소유의 영원한 평등이론에 대해 이보다 더 깊은 경멸을 표시하는 나라는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던 미국적인 것의 부활을 떠들어대는 수구보수의 선동정치를 두고볼 수만 없었다. 가짜뉴스, 음모론, 루머 등의 '바이러스성 콘텐츠'를 양산하는 그들의 반지성주의에 쐐기를 박을 필요가 있었다.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는 반이성과 반인륜에 맞서지 않는다는 것은 범죄에 다름 아니다.

 

 

밀은 "설령 단 한 사람만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동일한 의견이고, 그 단 사람만이 반대 의견을 갖는다고 해도, 인류에게는 그 한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할 권리가 없다. 이는 그 한 사람이 권력을 장악했을 때, 전 인류를 침묵하게 할 권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침해불가능한 권리인 것도 이 때문인데, 여기에는 절대적인 전제가 자리한다. 자신의 사상을 표현함에 있어 다른 사람의 권리와 행복을 침해하거나 상대에게 변화와 수정을 강요할 수 없으며, 침해했을 경우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책임의 원리'다.  

 

 

그런 의미에서 수구보수들도 자신의 의견을 제기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침해의 정도가 심할 경우 표현의 자유를 박탈당할 수도 있으며, 탈법의 경우에는 법적 처벌도 받아야 한다. 모든 권리에는 그에 합당한 책임이 따르며, 자신에게 주어진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타인의 사상과 표현을 억압하고 강제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누구도 무오류의 경지에 이를 수 없으며, 자신의 오류가 발견되고 지적받았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고 사과하고 고치는 용기 또한 자유주의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이다. 

 

 

모든 개인은 그렇게 발전하며, 죽음에 이르러야 비로소 멈출 수 있다. 종으로써의 인류는 그렇게 진보하고 사회는 너그러워지고 국가는 풍요로워진다. 오류의 가능성은 좌와 우,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중간에 있다고 오류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며, 양비론에 묻어갈수록 비겁하고 무책임한 것이다. 아웃사이더였던 노통과 문프는 그런 과정을 통해 위대한 지도자에 올랐으며, 그런 지도자를 경험했고 경험하고 있는 국민은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깨어있는 시민으로 성숙된다.   

 

 

 

 

밀은 "사람은 자신의 행동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수구보수의 팟캐스트와 유튜브 방송),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해를 끼칠 수도 있다(작가로만 살아가는 자신)"고 했으니, 노무현재단이사장에 취함한 그로써는 문프의 성공을 도와야 할 의무와 책임이 생겼다 할 수 있다.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를 능가하는 '데드 크로스'가 일어났다고 난리를 치는 자한당과 조중동의 광기를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었으리라. 이재명스러운 '김어준과 아이들'로써는 도저히 그들을 상대할 수 없으니 자신이 나설 수밖에.

 

 

유시민 이사장은 노빠이자 문프의 지지자라는 점에서 범문파에 속한다. 다만, 이재명 제명과 김혜경 구속,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중단기 목표로 정한 소수로써의 문파처럼 말하고 행동할 수는 없으리라. 그는 문파 전체를 대표해야 하기 때문에 민주진보 진영 전체를 아우를 수밖에 없으며, 그렇다고 해서 3,245명의 고발인단과 궁찾사 및 군찾사로 대표되는 문파와 연결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문파 중 누구라도 유시민이 진행할 팟캐스트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할 수 있다면, 이에 대해 말하고 발전적 연대를 이룰 수 있으리라. 

 

 

필자는 노무현재단 회원이다. 운이 좋아서 2만 번째 기부자가 되기도 했다. 노통을 누구보다도 존경하고 사랑하며, 문프 또한 존경하고 사랑한다. 문재인과 노무현의 리더십은 다르다는 3편의 글도 노통이 곧 문프이고 문프가 곧 노통이기 때문에 쓸 수 있었다. 두 분에 대한 수많은 글들을 쓸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문프의 지지율이 대선 득표율(41%)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지지율 하락은 당연하지만 '데드 크로스 운운'하며 광란의 잔치를 벌이는 저들에게 통쾌한 반격과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유시민의 어용지식인 복귀는 반갑고 고맙기만 하다.  

 

 

4월 이전에 집필을 마치려고 하는 필자에게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겼으니 더욱 고맙고 반갑다. 찢바들이 난리를 치는 것을 보면 유시민의 복귀가 이재명에게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아는 듯하다. 유시민 이사장의 말처럼, 팟캐스트와 유튜브 방송을 정복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문프의 성공을 위해 문파 최대의 스피커가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김어준과 아이들'은 꿈도 꾸지 못할 그런 수준의 정치평론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정말 '바닥으로의 경주'는 지겹고 암울하고 참담했다. 클라스가 다른 정치평론을 보여줌으로써 문프가 짊어진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를 바란다.        

   

 

문프는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어용지식인' 유시민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성향의 문파와 함께. 가짜는 드러날 것이고 껍데기는 벗겨질 것이다. 위선과 선동, 폭력의 언어들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며, 문프의 정책과 업적들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리라. 원칙과 상식, 양심과 정의, 공정과 평화, 자유와 평등이 넘처나는 '사람사는 세상'에서는 '사람이 먼저'이 먼저이기에.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Kheju 2018.12.25 21:07

    유시민의 어용 지식인 역할이 참 반갑습니다
    도령님께도 성탄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새해에도 건승하세요

    • 늙은도령 2018.12.25 22:52 신고

      님도 성탄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랄게요.
      유시민의 복귀가 참으로 반갑네요.

  2. merryjanet 2018.12.25 23:56

    팟캐스트 복귀와 유튭 정복을 코앞에 두신 유시민 이사장님을 반갑게 응원합니다.
    정치가 불편하신 유 이사장님인 줄은 그 분을 아끼는 모든 사람들이 이미 눈치채었고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정치지도자란 자신이 바래서 되는 것도 아니고 원하지 않더라도 국민이 요청하고 소원하면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노통님은 선구자적 입장에서 마땅히 불 속에 뛰어드셨지만, 문프는 어디 그랬던가요?
    그 분도 정치 의상을 얼마나 불편해 하셨나요...하지만 국민의 뜻에 따르셨고,
    힘들고 험하지만 원칙대로 잘 수행해가시고 있잖아요.
    유시민 이사장님, 김경수 도지사님 그리고 조국 수석님이 2022년도가 시작되면서 아름다운 경선을 치르는
    희망을 꿈꿔본다고 어느 국민이 저를 나무라겠습니까.

    • 늙은도령 2018.12.26 01:19 신고

      !00% 동감합니다.
      그들이 경선을 치르는 날을 기원하고 또 기원합니다.

  3. 별까기 2018.12.26 06:28

    유시민 이사장님 복귀가 정말반갑고 속이 뻥뚤리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복귀소식이 나자마자 20대 남자들한테 많은욕을 먹고 있더라구요 요즘 문재인 대통령 20대 남자 지지율이 많이 빠진다는데 걱정입니다.

    • 늙은도령 2018.12.26 07:19 신고

      20대 남성은 원래부터 지지율이 높지 않았어요.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많이 빠진 것도 아닙니다.
      그들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이미 극우화된 자들이라 신경쓸 것 없습니다.
      세상의 반은 여자입니다.
      워마드와 불꽃 페미만 빼면 여성들의 지지는 견고합니다.

  4. 라만 2018.12.26 12:37

    단숨에 읽어 내렸습니다 무지 고맙고 반가운 도령님의 글 고맙습니다 첨맘님을 노짱 문프만큼 사랑한다며 순간을 참지 못하고 잠깐 눈 돌리려 했던 저를 반선하게 됐습니다 역시 저도 보는 눈이 있었는데 진짜 순간을 못 이겨 첨맘님을 의심의 눈으로 봤다는게 무지 챙피하게 느껴집니다
    도령님의 이번 글을 통해 다시란번 저의 무지를 반성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늙은도령님

    • 늙은도령 2018.12.26 20:42 신고

      반성할줄 아는 사람만이 발전합니다.
      실수는 언제나 합니다.
      문제는 그 실수를 숨기기 위해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는 것이지요.
      님은 그런 면에서 김어준보다 낫습니다.

  5. 소슬 2018.12.27 01:42

    멋진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제목에 오타가..어용지식인

  6. 소나무 2018.12.28 16:43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가짜가 판치는 요즘에 도령님도 유튜브 방송 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오늘의 썰전을 마지막으로 유시민 작가가 정치평론의 세계를 떠난다고 합니다.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하는 김어준 카르텔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그들을 대체하거나 상대할 스피커의 용량이 떨어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유시민 작가가 정치평론에서도 손을 떼겠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을 주체하기 힘듭니다. 유시민은 노빠문파에게 등대 같은 존재였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기만 합니다. 

 

 



유시민이 지난 주에 이재명을 작심하고 비판하고, 비문이 민주당 대표가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을 때 왠지 불안한 느낌이 들었었는데ㅡ어용지식인이라 해도 진보적 자유주의자로써 유시민이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었기에ㅡ슬픈 예감은 언제나 현실이 되나 봅니다. 유시민이 썰전을 영원히 할 수 없는 것이라면 총선 때까지만 버텨주기를 바랐는데, 저만의 희망이었던 모양입니다. 노통과 문프가 아닌 누군가를 비평하거나 평론하기에는 그의 그릇이 너무 크고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청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어용지식인을 자임했던 유시민은 그의 대체 인물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노빠문파는 가장 영향력 있는 최대 스피커를 잃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 광란을 일거에 정리했던 것에서 볼 수 있었듯이 문프의 어용지식인으로써 유시민의 능력과 영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했었습니다. 대체가 불가능한 정치인이자 평론가였다고 할 수 있고요. 

 


말이 정치라는 의미(책임이 따르는 말)에서 노통의 토론 능력을 능가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지만, 그와 대등한 수준에 이른 유일한 인물이 유시민이라는 점에서 김어준도 유시민과는 부딪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지식의 양과 깊이에서 차이가 날뿐더러, 사고와 성찰을 언어로 풀어내는 데도 한참 떨어지기 때문에 김어준은 유시민과 충돌 나는 발언은 극도로 회피해왔습니다. <블랙하우스>를 시작하며 '유 작가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주겠다'는 김어준의 비아냥을 무시할 수 있었던 것도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질적 차이 때문이었습니다(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강자라는 말도 무시할 수 없지만). 

 

 

김어준이 질문을 던지는 것에 집중했던 것도 그 외의 것에서 유시민을 따라잡는다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문파들은 <정치신세계> <닥표간장> <백반토론> <뉴비씨> 등이 선전하기를 바라고 그들의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유시민의 대체제로는 많이 약하다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다 보니 노빠문파는 유시민을 대체할 인물을 키우지 않았다는 자기반성적 성찰에 이르게 됩니다.

 

 



문프가 워낙 잘하고 있고, 지지율이 난공불락의 수준에서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문파의 집단지성이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다는 점에서 그를 보내고도 희망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사람을 키우는 점에서 많이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정치권 주변에 제대로 된 지식인과 전문가가 없는 현실도 문제지만 젊은 피를 끊임없이 수혈해 정치평론의 수준을 높이는데 노력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기득권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법이 공적 공간(시사라디오, 거대 팟캐, TV, 신문 )으로의 진입로를 40대 후반 이상의 꼰대들로 채우는 것입니다. 정치평론과 정치담론의 세계를 꼰대들로 채우면 젊은 피가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하게 됩니다. 위계서열을 중시하는 꼰대들의 세상에서 제2의 노통과 유시민이 나오기를 바란다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일’과 별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쳐 혁명에 성공하면 늙은이들이 기어 나와 권력을 잡는다는 로렌스(영화 <아리비아의 로렌스>의 실제 주인공으로 『지혜의 일곱기둥』이라는 어마어마한 자서전을 남겼다)의 탄식도 기득권 위주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정당정치도, 부정한 재벌체제도, 초국적기업의 압도적 네트워크도 기득권의 높은 벽을 난공불락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도 어떤 면에서는 기득권의 일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자유주의적 성향이 기득권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청춘에게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희망이 현실의 탐욕에 짓눌릴 때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해집니다. 검색하는 지식과 경험 없는 성찰에 한계가 있듯이 꼰대들의 기득권 사이에서 대들고 깨지고 배우고 능가하는 청춘이 많을 때 미래는 지금보다 나을 수 있습니다.

 

 



기술적 진보가 항상 선이라는 개념에서도 벗어나야 하고, 뒷세대가 앞세대보다 항상 잘살아야 한다는 신화에서도 벗어나야 하지만, 영육을 지닌 인간의 지적 발전에는 경험이라는 절대적 수단이 수반돼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칸트처럼, 평생을 한 곳에서 살았으면서도 누구도 이르기 힘든 선험적 종합판단(세계시민이 갖춰야 할 필수조건)에 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경험을 통한 성장은 진화론만큼 절대적 요소입니다

 

 

유시민을 대체할 만큼 역량을 가진 청춘들이 나올 때까지 문파의 집단지성이 짊어져야 할 현실과 역사의 무게가 더욱 커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역량을 믿지만 꼰대들과 수준 미달의 인물들이 장악하고 있는 정치평론과 시사프로그램을 물갈이 할 수 있을 때까지 문파 집단지성의 역할이 더욱 요구됩니다. 유시민 자리에 노회찬이 들어서는 것에 동의하지 못하는 일인이기에 더욱 더 그러합니다.  

 

 

유시민 작가님,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작가님이 있었기에 노통의 부활도 문프의 성공도 가능했습니다. 이별에 관한 한용운의 시를 인용하지 않는다 해도 작가님의 떠나는 뒷모습은 무엇보다도 아름다우며, 만날 때 헤어질 것을 걱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보내드림에 쿨하려 합니다, 누구보다도 힘겨운 삶을 살았으면서도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아름다웠다고 노래했던 천상병 시인처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소피스트 지니 2018.06.30 08:45 신고

    그러게요. 썰전을 보게 된 계기가 유시민 때문이었는데 아쉽네요. 저는 아직까지도 유시민의 정계복귀를 기다립니다.

  2. 참교육 2018.06.30 11:24 신고

    유시민인 이 빠진 썰전은 김빠진 맥주 같습니다.
    엊거제 한번 봤는데 유시민이 있을때와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아쉽네요.

  3. 해피로즈 2018.06.30 16:25 신고

    너무도 아쉽고 허전한 이 마음을 표현할 말을 못 찾겠네요. ㅠㅠ

  4. Laughhaha 2018.07.01 13:01

    큰 그림이 있는건지는 모르겠으나
    다소 이기적인 면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누가 정치를 하랍니까? 적어도 문통이 집권하는 동안만이라도 힘이 되어주면 좋으련만...
    한편으론 너무한다 싶네요...

    • 늙은도령 2018.07.01 13:54 신고

      유시민은 노통과 함께 했던 정치인이었습니다.
      문프의 임기를 모두 다 함께 할 수 없음은 문프 다음을 그가 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까지 와준 것도 고마울 따름이지요.

  5. ㅎㅎㅎㅎ 2018.09.24 00:27

    김영환 글보다가 들어왔는데 똥파리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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