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 울프는 《미국의 종말》에서 9.11테러 이후 부시 행정부에서 진행된 10가지 조치가 미국의 건국이념이자 가치인 민주공화국과 자유 및 헌법을 무력화시키며 독재로 향하는 내용을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애국법의 이름으로 전 세계를 무차별적으로 도감청하는 것이었습니다.





GPS가 내장된 스마트폰과 사이버 상에서 행해진 모든 전자기록을 축적하고, 데이터 마이닝를 통해 분류화‧개별화‧파일화하는 인공지능형 빅데이터의 사업화는 더 이상의 프라이버시는 존재할 수 없음을 말해줍니다. 여기에 통신사가 감청장비를 의무적 갖추도록 하면 최후의 사적 공간마저 사라집니다. 하고자 하면 국정원과 권력기관들이 간첩조작사건도, 빨갱이와 종북타령도 얼마든지 양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보수 반동을 이끈 ‘티파티’의 지도자, 글렌 벡(최초의 종편인 미국 폭스TV 정치토크쇼 진행자)의 《상식》을 보면ㅡ논리적 모순과 오류, 사실 왜곡과 조작, 정체불명의 상식과 정의의 이름으로 말하는 선동정치의 교본ㅡ다른 무엇보다도 방임에 가까운 자유를 울부짖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빨간 자유는 디지털 전체주의를 진보주의와 연결(아무런 논리적 근거도 없다)하며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를 겨냥합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교묘하게 인용하면서 글을 풀어가는 글렌 벡은 개인(미국의 주류 백인을 뜻함)의 자유와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정부를 맹폭하는데, 그 대상에는 조지 W. 부시도 포함됩니다. 진보적 가치가 들어가는 모든 것을 비판하는 그는 부시의 ‘애국법’이 개인의 자유와 건국의 아버지들의 (수정)헌법을 침해했다고 맹폭을 가했습니다.





새로운 보수의 지배를 꿈꾸며 글렌 벡 같은 자를 추종하는 미국인들(몰론 더 높은 수준에서 미국 보수주의 힘을 다룬 책은 존 마클레스웨이트와 아드리안 울드리지의 《더 라이트 네이션》이다)에게도 무차별적인 도감청을 자행하는 애국법은 소수 지배엘리트가 권력과 부를 독점하기 위해 미국을 전체주의로 만드는 최악의 법률이었습니다.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 손잡고 미국의 보수화에 성공한 이들도 이러할진데, 정통 진보좌파인 나오미 울프의 ‘애국법’ 비판이 얼마나 강력하고 신날하며 두려움으로 가득했겠습니까? 모든 국민이 유무선 전화로 통화하는 현실에서 통신사에 감청장비 설치를 의무화한다면 개인의 자유는 완벽하게 무력화되고 비민주적 권력과 맞설 최후의 수단마저 무력화됩니다.



새누리당 박민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법안에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해두었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밖에 되지 않음은 지금까지의 경험이 100%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적 공간이 사라진 디지털시대의 절대감시자인 바놉티콘(죄수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교도소의 중앙에서 전체 죄인을 감시하는 벤담의 파놉티콘이 디지털 버전으로 변한 것, 감시자가 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자리하며, 개인 스스로 자신의 비밀을 보여주고 자발적으로 감시체제에 순종하는 것이 특징)은 이렇게 완성됩니다.





인공지능형 빅데이터(필자가 통신사업을 할 때 꿈꿨던 것이라 누구보다도 잘 안다)는 나보다 나를 잘 아는 정도가 아니라, 나의 무의식까지 들여다 볼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개인의 욕망을 찍어낼 수 있으며, 정치적 기호는 완벽하게 분류해내고 등급까지 매길 수 있습니다.



만일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미드 <24>의 무대인 국토안전국과 전 세계에 퍼져있는 미국대사관, 미군기지, CIA와 FBI 등이 구글과 애플, AT&T, 머독코퍼레이션, 아마존, 월마트, 거대금융‧보험사, 거대방송사, 케이블방송, 라디오 등등의 도움을 받아 각국 정상의 핸드폰에서 깊은 산골의 개인까지 도감청했던 것이 한국에서 재현될 수 있습니다.



국정원의 예산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 그들의 보유한 도감청 장비와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무소불위의 힘을 주는 ‘통신사 감청장비 의무화’ 법안의 통과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의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헌법과 프라이버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디지털 유신독재로의 회귀가 이것으로 완전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들이 요주의 인물로 분류‧파일화해 도감청을 자행하면, 권력과 자본에 해가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상시적 도감청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법안에 담겨있다고 주장하는 안전장치를 믿을 수 없음은 권력이 작동하는 속성에서 이미 증명된 바입니다.



박민석 새누리당 의원이 재발의한 이 법안은 경제정책의 실패,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 과다한 채무로 인한 금융위기의 재발가능성, 세월호 참사와 탄저균 국내반입, 메르스 확산의 초등대체 실패,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정치검찰의 엉망진창인 수사와 초딩보다 못한 자원외교 조사까지, 국정실패의 증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자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더 멀리 보면 현 집권세력이 내년의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후의 조각을 퍼즐의 빈 공간에 채우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하나의 퍼즐 안에는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마스터 키가 내장돼 있으며, 국민은 그것을 들여다 볼 수도 없고, 정보공개 청구를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민석 의원이 야당의 반대로 사실상 사장된 '통신사 도감청장비 의무화 법안'을 재발의한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북한이 주장하는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약하고 형편없는 수준까지 후퇴했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이자 오만방자한 권력의 역겨운 추문입니다.



국민을 잠재적 빨갱이로 보는 공안검사 출신의 황교안을 차기 총리로 지명한 것과 '통신사 도감청장비 의무화 법안' 사이에 '국정원을 위한, 국정원에 의한, 국정원의 대한민국'이 숨어있지는 않겠지요? 제가 전화하는 내용과 포털을 이용하는 것까지 정부가 마음대로 들여다 본다면 저는 전화 통화와 포털 사용을 최소화할 것입니다, 디지털 망명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5.06.02 08:01 신고

    이미 우리사회는 정부권력과 자본권력 통제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댓글을 달고 있는 노트북도 제조사와 인터넷 회사 통제 하에 있습니다.

    내가 쓰는 노트북 사양과 통신회사를 권력은 다 알고 있습니다. 내가 어느 사이트에 들어갔는지, 무슨 물건을 샀는지도 압니다.

    • 늙은도령 2015.06.02 14:34 신고

      디지털 바놉티콘은 현실화됐습니다.
      우리에게 프라이버시란 없습니다.
      TV가 시청자의 움직임까지 감지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자기기가 있는 곳은 어디서나 감시가 가능합니다.
      완벽히 벌거벗은 삶이 됩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06.02 08:57 신고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습니까?
    영화나 드라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가상의 세계만은
    아닌듯 합니다
    일레로 지난번 광화문 광장에서의 CCTV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 늙은도령 2015.06.02 14:44 신고

      네, 우리는 이미 모든 부분에서 감시되고 있습니다.
      전 이런 세상을 비즈니스 모델화한 적이 있어 더 두렵습니다.

  3. 참교육 2015.06.02 09:25 신고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자유란 소수 강자와 강대국의 것입니다.
    진정한 자유른 약소국 국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 늙은도령 2015.06.02 14:27 신고

      최소한 국내에서 만큼은 그것이 가능하길 바랍니다.
      디지털 기술은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에 관해 제한이 가해져야 합니다.

  4. 뉴론♥ 2015.06.02 09:52 신고

    아직도 영화속 장면들이 많긴하죠
    그나저나 메르스 때문에 큰일이군요 .

    • 늙은도령 2015.06.02 14:35 신고

      3차감염이 나왔다는 것은 대유행이 될 수 있음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여기서 막지 못하면 정말 큰일납니다.

  5. 루비™ 2015.06.02 12:01 신고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용~~

  6. 오월 2015.06.02 12:12

    과거에 야당 반대로 좌절됐다면 이번에도 막을 수는 없는 건가요?
    그 새끼가 그런 어마어마한 법을 발의하는 표면적 명분이 도대체 뭔가요? 위헌소지도 있을텐데
    그 명분을 밟아 폐기시켜야죠

    • 늙은도령 2015.06.02 14:33 신고

      통과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야당이 절대로 양보하지 않을 테니..

      하지만 이렇게 끝까지 재발의하면서 야당에게 무엇인가를 양보받겠지요.

  7. 심우량 2015.06.04 08:40

    좋은 소식 대단히 감사합니다 휴대폰 안쓰기운동합시다 편지쓰기와 메모지로 연락 주고받기 장날을 이용해서 만나기 드등

    • 늙은도령 2015.06.15 23:50 신고

      그런 문화도 되살릴 필요가 있습니다.
      통신사가 너무 많은 돈을 챙깁니다.



소니 해킹이 내부자 소행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미 오바마 대통령과 FBI가 소니 해킹이 북한 소행이며,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비례적 대응을 들고 나와 북한 인터넷망을 다운시킨 것이 미국이냐는 언론의 빗발치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게 이상하다 했습니다.





돈킹만 사건 조작으로 베트남전쟁을 확장시켰고,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조작을 통해 이라크전쟁을 일으킨 미국(이런 조작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이 2류 회사로 전락한 소니 영화사의 말만 믿고, 해킹 공격을 북한의 사이버 테러로 규정했으며, 이에 굴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보복을 천명한 것이 너무 성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필자가 소니 영화사 해킹과 관련된 지난 글(소니 해킹과 미국의 대응,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소니 영화사 해킹이 자작극이거나 내부소행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었습니다. 오늘자 언론들의 보도로 필자의 추측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것에서 출발하는 또 다른 의문이 생겼습니다.




 

아베가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소니 영화사 해킹이 전면에 부상했고, 기다렸다는 듯이 미국 정부와 FBI가 나서 북한의 소행으로 몰고가면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를 천명했고, 한국에서는 한수원 해킹이 일어났습니다. 이 모든 것이 북한의 위협을 과대포장시켜, 이를 제지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의 필요성을 부각시켰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한국이 일본과 군사정보를 교류하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을 무마시키는데 일조했습니다. 그 결과 한미일 정보교류약정 체결에 대한 국내의 반대가 미미할 정도에 그쳤고, JTBC를 빼면 거의 대부분의 언론은 체결 날자를 속인 정부의 거짓말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북한의 인터넷망을 완전 다운시킨 사이버 테러가 한미일 정보교류약정이 체결된 26일 이후로는 일어나지 않았고, 약정 체결이 발표된 29일과 30일 사이에 완전 복구됐다는 점입니다. 이는 마치 한미일 정보교류약정이 체결됐으니 더 이상 북한 인터넷망을 다운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처럼 해석될 정도입니다. 



아베 내각의 재집권, 소니 영화사 해킹, 북한의 소행이라며 결정적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는 FBI, 오바마의 이례적 강경대응과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언급, 오비이락 같은 한수원 해킹, 북한 인터넷망 다운과 복구, 시인도 부인도 않는 미국 정부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 한미일 정보교류약정 체결의 걸림돌이었던 한국의 반대여론을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모든 정부가 거짓말한다는 점에서, 소니 영화사는 <더 인터뷰>의 흥행 성공이 절실했다는 점에서 이번 해킹을 북한의 소행으로 몰고 간 것은 한미일 정상들과 소니 영화사에게는 최상의 호재가 됐습니다. 3국정상은 북한 인터넷망을 다운시키는 압도적 위력을 보여주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협정 체결에 성공했습니다. 



일련의 과정에 압도 당한 듯한 국민은 일본보다 더 무서운 미국의 계산 속으로 한국이 빠져드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를 제외하면 대국민 거짓말을 자행한 박근혜 정부를 비판할 응집력을 보여줄 수 없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와는 천양지차로.   



세계 언론들이 대대적 마케팅을 해준 덕분에 소니 영화사는 <더 인터뷰>를 통해 상당한 흥행수익을 거두었습니다. 오직 소니 영화사 해킹에서 유일하게 진실을 말한(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북한만 상당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들의 피해를 미국에 청구할 수도 없는 북한이 그 분풀이를 어디로 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서일까요, 아닌 밤중에 홍두께처럼 박근혜 정부가 북한에 대화제의를 하고 나섰습니다. 혹시 모를 북한의 보복을 피하고,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북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 진정한 문제는 다른 데 있는 것 같습니다. 한미일 3국이 MD 체계를 구축해 중국과 러시아 봉쇄에 들어가면 두 국가가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란 점입니다. 



모든 음모론에는 나름의 시대상황이 녹아 있기 마련인데, 멀게는 한미전작권 연기에서부터 소니 영화사의 해킹을 거처 한미일 정보교류약정 체결까지의 일련의 과정은 미국 군산복합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은 분명합니다. 한미일 정보교류약정 체결은 미국의 이익에 충실한 한·일·중 간의 군비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한미일 정보교류약정 체결의 최종 승자는 이번에도 예외없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MD 체계 구축을 주도할 미국의 국방부와 군산복합체입니다. 필자가 베 내각의 재집권을 미국의 군산복합체의 관점에서 살펴본 글에서 밝힌 것처럼, 소니 영화사 해킹의 진정한 배후는 미국 국방부와 군산복합체의 이익일수도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새 날 2014.12.31 12:23 신고

    한 해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 새날에 뵙겠습니다

  2. 덕산 2014.12.31 15:59

    늙은도령님 한해동안 올려주신 글들 정말 잘 읽고 배워갑니다.
    무엇보다 내년에는 더욱 건강해지셔서 하시고자 하는 일들 다 이루시는 한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다가오는 새해 더 나은 한국을 바라면서..

    • 늙은도령 2014.12.31 13:07 신고

      네, 님도 내년도에 하시는 일 잘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요.

  3. 어린나그네 2015.01.01 01:10

    그 동안 많이 배워갑니다. 고맙습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시구요, 항상 건강하세요!
    이번 해에도 자주 머물렀다 가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5.01.01 01:37 신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시고 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4. 공수래공수거 2015.01.01 09:18 신고

    이익을 위한 가리지 않는 수단,방법의 일환을 봅니다

    건강이 최고입니다
    새해에 건강하세요^^

    • 늙은도령 2015.01.01 12:23 신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시고, 많은 독자분들이 생기기를 기원할게요.



김정은 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더 인터뷰>의 제작사 소니의 해킹에서 시작돼, 북한의 보복 선언과 소니사의 개봉 취소를 거쳐, 검은 가면의 백인 대통령 오바마의 이례적인 강경발언과 그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영화 홍보에 성공한 소니사의 재개봉까지, 일련의 과정이 한 편의 잘 짜진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내내 찜찜했는데 '프레시안'과 SBS, 가디언 등의 보도가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습니다. 



전혀 그답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이 '비례적 대응'을 천명한 후 북한의 인터넷망이 다운됐는데, 이것에 미국이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유의 NCND(No Confirm and No Deny,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로 일관하는 미국 연방정부의 대응은 미국의 IT 전문업체 <Mashable>이 입수한 메일과 GOP의 트위터, 인터뷰 등이 공개된 것 때문이 아닌가 하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서 인용



<Mashable>이 입수한 메일을 보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소니 영화사 해킹이 북한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관측이 가능합니다. GOP(God'sAstls, 평화의 수호자)가 소니 영화사 최고경영자와 이사진들에게 보낸 메일에 따르면 소니 영화사 해킹의 목적이 금전적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북한과는 무관할 수도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익명의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은 AP는 GOP의 해킹이 국가 지원을 받는 해커들보다 정보의 자유를 추구하는 '핵티비스트'들이 쓰는 수법으로, 이들이 북한의 공격을 모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의 가디언지도 소니 영화사 해킹이 금전적 요구에 따른 것이며, 이런 내용이 소니 영화사 웹사이트에도 떴었던 내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소니 영화사로부터 큰 손해를 입었다. 우리는 이것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을 원한다. 우리의 피해를 배상하라. 그렇지 않으면 소니 영화사는 전면적인 공격을 받을 것이다. 당신들은 우리를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결코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현명하게 행동하는 게 좋을 것이다.”



프레시안에서 인용



GOP 회원이 12월 4일, 프리랜서 기자인 토마스 폭스―브루스터에게 보낸 트위터 내용이 알려지면서 소니 영화사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트위터 내용에는 자신을 '북한의 해킹팀(North Korean Hacking Team)'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북한이 사용하는 공식명칭인 'DPRK'와 달라 GOP가 북한을 사칭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소행으로 여겨지는 북한 인터넷망 다운에 맞춰 소니 영화사가 <더 인터뷰>를 개봉한 것을 볼 때, 다음과 같은 트워터 내용은 그리 간단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트워터조차 북한의 사주를 받은 고도의 심리전일 가능성이 높지만,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는 일련의 과정을 무조건 따라갈 수 없는 것이 트위터의 내용입니다.  



“우리의 목적은 소니 영화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영화 <더 인터뷰>에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활동이 <더 인터뷰>와 관련된 것처럼 광범위하게 보도되고 있다. 이는 이 영화가 얼마나 위험한 지를 잘 보여준다. 이 영화는 대규모의 해킹 공격을 야기할 정도로 위험하다. 소니 영화사는 돈을 위해 지역 평화와 안전을 해롭게 하고 인권을 침해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더 인터뷰>에 대한 뉴스는 우리로 하여금 소니 영화사의 범죄를 숙지하게 한다. 소니의 활동은 우리의 철학과 배치된다. 우리는 소니의 탐욕에 맞서 싸울 것이다.”



프레시안에서 인용



GOP는 12월 8일 소니 영화사와, 실제보다 영화나 드라마상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의 보유자로 알려진 미 연방수사국(FBI)에 보낸 메일과 조롱에서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사이버 공격도 가능하다는 경고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소니 영화사와 FBI는 일체의 언급을 피하고 있는데,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나올지 예단을 버리고 냉정하게 지켜볼 일입니다. 



자신들을 알리기 위한 GOP의 일방적 주장이거나, 북한의 지원을 받는 것을 숨기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일수도 있지만, 소니 영화사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여지는 남겨둬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인터뷰>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은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2류기업으로 전락한 소니 영화사와 오바마 행정부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전개되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협박 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이미 소니 경영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그들은 수용을 거부했다. 당신들은 우리에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공격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모든 것이 괜찮다고 여기는 것 같다. 우리는 다시 우리의 경고를 보낸다. 우리를 피하고 싶으면 우리의 요구를 이행하라.  그리고 즉각 지역 평화를 깨고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테러리즘 영화 개봉을 즉각 취소하라. 소니와 FBI, 당신들은 우리를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완벽하다. 소니의 운명은 전적으로 소니의 현명한 반응과 조치에 달려 있다.”





갈수록 실제 현실과 닮아가는 사이버 세상의 광기는 정보에 대한 비대칭적 접근을 타파해 민주주의의 전파와 질적 향상과 확대에 공헌하겠다는 당초의 취지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세계화처럼 전 지구가 하나의 시스템 하에 통합되고 있는 사이버 세상의 광기는 그 피해가 가늠하기 힘들 만큼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현실 세계는 공간적 한계와 막대한 비용이 최후의 보루입니다. 하지만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이버 세상에서는 파국을 불러올 사이버 대전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가 없습니다. 네티즌 모두가 냉정해지고 지혜로워지지 않으면 사이버 세상은 인류의 종말을 앞당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이버 세상에 대한 권력의 검열에 저항해야 하듯이, 자본에 의한 기술적 악용을 감시하고 맞서야 합니다. 



자유란 그것을 표현할 상대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마찬가지로 자유를 실현할 평등한 공간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권력과 자본이 야기하는 사이버 공간의 광기는 이념적 가면을 뒤집어쓴 위험천만한 폭력에 다름 아닙니다. 게다가 한반도의 긴장은 원전 해킹으로 말미암아 감당하기 힘들 만큼 높아져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4.12.26 08:15 신고

    관심 끌기 마케팅이 성공한듯 보입니다
    좋든 좋지 않은 일이든 우선 세간의 관심을
    끄는것이 목적일수 있습니다

    X레기 국회의원도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4.12.26 12:57 신고

      네,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 작위적입니다.
      몰락하는 소니가 무슨 짓인들 마다하지 않을 상황인데, 그 일환에 미국 정부가 호흥해준 것 같습니다.
      물론 북한의 소행일 수도 있고요.

  2. 소피스트 지니 2014.12.26 16:15 신고

    너무나 좋은 정보에 감사합니다. 이런 글 어디서 못보았습니다.

  3. 동의합니다 2014.12.28 08:37

    2 류 회사로 전락한 소니의 막장 드라마...
    정말 적절한 표현입니다.

    이미 소니는 예전의 명성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삼성과 엘지에 밀려 있는데다
    그들이 자본을 대고 있는 소니픽쳐스
    (예전에 이 회사는 파라마운트 소유였는데 경영난으로 소니에게 넘어 간 걸로 압니다)
    조차 죽을 쑤는 상황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그나 저나 노이즈 마케팅으로 한 몫을 본 셈인데
    누구나 알아서 할 일이지만
    이런 저질 코미디를 보러 갈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

    미국인들의 북한 정권에 대한 증오심을 부채질 하는 여러가지 일들을 보면
    아무리 북한 정권을 싫어하는 사람조차
    같은 우리 민족인 대다수의 북한주민들의 처참한 삶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불편해지는 심기를 어쩔 수 없군요.

    정말 평화롭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이다지도 힘든 것인지...

    • 늙은도령 2014.12.29 21:49 신고

      소니는 신자유주의적 변신을 꽤하며 2류로 전락한 회사입니다.
      그들은 제조업을 포기하면서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2류로 전락했고 지금은 일본에서조차 친미적 2류기업으로 평가되는 회사입니다.
      그들이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게 좋은 재료를 선사한 것이고, 노이즈 마케팅을 미국 연방정부가 대신해주었습니다.
      북한이 최악의 정부라 하여 미국이나 다른 해커들이 인터넷망을 다운시킬 권리는 없습니다.
      헌데 아무도 그것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습니다.
      21세기 들어 세계는 더욱 퇴행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자본주의의 끝에서 짐승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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