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는 나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남에게는 피해가 되는 것을 하거나, 나만 이익에 합류하지만 남은 합류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아무 일도 안하고 열매만 따먹는 무임승차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이 극단에 이르면 자유방임과 약육강식, 거짓말의 향연 등의 생지옥이 펼쳐집니다. 극도의 혼란 속에서 부와 권력, 법과 기회를 독점하는 승자와 강자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신자유주의가 삶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게 됩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역사적 경험치는 이런 이기주의가 정치의 영역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는 것을 말합니다. 보수란 단어의 뜻대로 현재의 질서와 체제, 다시 말해 기득권을 지키는 것이기에 이익의 독점이 가능해집니다. 먹을거리는 넘쳐나는데 혼자서 다 먹지 못하니 구성원들끼리 어느 정도는 나눠가져야 하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이기주의가 작동합니다. 당연히 더 가지기 위한 부패와 비리가 난무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보수는 사회경제적 열매를 따먹을 수 있는 유리한 기득권에 속하기 때문에, 더 가지려면 '파이부터 키우자'라는 생각을 공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밖에서 보면 당장이라도 무너져내릴 것 같은 사기꾼집단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이익을 지키고 늘리기 위한 담합에는 놀라울 정도의 결속을 보여줍니다. 어차피 담합의 결과인 정치경제적 이익은 그들끼리만 나누기 때문에 손해날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보기에 넘칠 만큼 가진 것이 많은 보수를 밀어줘야 식탁에 떨어질 부스러기라도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자신과 그들을 그런 방식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상대적 박탈감을 정치적 승리(개인적으로 볼 때, 결과는 가난의 지속이지만)로 대체하려고 합니다. 상대적 박탈감은 절대적 박탈감과 달라서 강한 자에게 자신을 동일시시킴으로서 박탈감의 탈출구를 진보 진영이 입게 될 피해로 대체함으로써 상대적 우월감을 만끽합니다, 어버이연합이나 엄마부대 등처럼. 

 

 

 

 

개인주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상황에서 나의 이익을 취하는 것입니다. 내 행동으로 인해 집단 전체의 이익이 늘어나야 하고, 그 이익의 최대수혜자가 가장 가난한 사람이어야 하고, 내가 맨 꼭대기에 있는 상류층이라면, 가장 적은 이익을 취해야 한다는 것에도 동의합니다. 문제는 이익의 배분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리고, 개별적인 차이가 반영되지 못합니다.   

 

 

진보가 분열로 망한다'는 속설도 어떻게 보면 여기에 기인합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부의 재분배를 이루는 과정이 너무 느리게 이루어지고, 울리힉 벡이 《위험사회》에서 설파했듯 성장의 부작용인 위험의 증가와 비대칭적 재분배(빈곤층이 더 많은 위험에 직면)가 너무나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진보가 대변해야 할 대상이 끝없이 늘어납니다. 현실적으로 진보가 해결해야 할 성장과 발전의 폐해에 대한 우선순위가 관점에 따라 빠른 속도로 바뀌게 됩니다.

 

 

이것 때문에 진보는 어쩔 수 없이 분열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브레이크가 없는 성장과 발전은 곳곳에 새로운 빈곤층과 새로운 종류의 피해자들을 양산합니다. 이들을 정치적으로 대변해야 할 진보 진영으로서는 어떤 것에 시급성을 두거나 가중치를 두느냐에 따라 분열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런 과정이 외부에서 보면 권력투쟁의 산물로 보이고,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속설이 힘을 얻게 됩니다.

 

 

이것 때문에 네그리와 하트가 신자유주의적 제국주의에 맞서기 위한 《다중》에서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네트워크식 이합집산이 자유롭지만, 큰 틀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벌떼 같은 다중'을 21세기의 진보로 제시했습니다. 적대적 분열이 아닌, 푸코식으로 말하면, 제국적 권력과의 투쟁의 지평선과 저항의 지점들을 최대한 넓혀서 숫적으로 소수인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21세기 게릴라전(소요문화제, 축제 같은 집회 등)을 개념화했습니다. 

 

 

 

 

즉, 분열로 망한다는 진보의 속성을 인터넷과 SNS, 플래시 몹 같은 디지털 시대의 방법들에 접목시켜 '또다른 세상이 가능하며, 지구 차원에서 생각하고 지역과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것으로 승화시킴으로써, 부정적 세계화에 대항하는 다중으로서의 진보를 역설했습니다. 필자는 야당의 분열이 이런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가득하지만, 비주류 탈당파에서는 이런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들이 문 대표의 사퇴 이외에는 답이 없다고 하는 것은 미래권력과 직결되는 공천권을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그람시가 《옥중서고 1,2》에서 말한 헤게모니 싸움은 보수우파와 하는 것이지 진보좌파 내부에서 하라는 것이 아니다)에 불과할 뿐, 진보정당이 대변해야 할 다중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타인의 피해를 전제로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정치적 이기주의자이자 호남민심을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엘리트화된(귀족적 성격이 강한) 기득권입니다.

 

 

문재인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습니다.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 같은 진보정당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의 당원가입이 30, 40, 50만으로 계속해서 이어져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의 차이를 정확히 알면 탈당파들의 본질과 혁신의 대상이 보입니다. 야권의 통합도 중요하지만, 야합이 되지 않으려면 정치철학의 화학적인 결합이 우선돼야 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객관식 2015.12.25 14:40 신고

    글 잘 읽어보고 갑니다.

  2. 친일파숙청 2015.12.25 16:22

    개소리네요. 일단 야성은 같은 동지끼리 중립을 놓고 봐야 합니다. 누구나 대권이 있습니다.!! 왜 친문들이 유세 떨어서 만든 신기루에 연호해야 합니까.? 무엇보다도 중립에서 볼땐 대선부정개표 승복 이것만은 절대 용서가 안됩니다. 내가 찍어준 표를 죽이는 짓인데. 부정개표를 승복한다는 것은 유권자의 주권을 말살하는 행위 아니던가요.?

    • 늙은도령 2015.12.25 18:04 신고

      대선부정개표에 승복 안 하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을까요?
      알려진 증거로는 대선의 결과를 바꿀 수 없습니다.
      부시가 대통령이 됐을 때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아무것도 바꾸지도 달라지지도 않았습니다.
      님은 최악의 위기에 몰렸을 때 기득권들이 동원할 수 있는 힘의 크기를 모릅니다.
      대선 불복은 문재인만이 아니라 노무현의 유족들까지도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문재인에게 가장 많은 이득이 됨에도 왜 그가 승복할 수 없었는지, 때를 기다려야 했는지, 당 내부의 적들이 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했는지.. 권력의 최정상까지 접근해서 그들의 힘을 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회창, 이명박, 노무현, 한나라당, 민주당과도 일했고,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들과도 일했습니다.
      저의 삼촌과 사촌 당숙은 국가의 지도자급이었고 검찰총장도 지냈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박정희 시절의 실무담당자(지금은 70대)와 수없이 많은 장관들과도 일했습니다.
      할 수 있는 것도 시기가 맞지 않으면 못합니다.
      뒤로 미루어야 합니다.
      기회는 오기 마련이며, 그때까지 인내하면서 지켜야 할 사람들을 지켜내야 합니다.
      욕을 바가지로 먹고, 병신 취급을 받아도 감내하고 감내해야 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노무현을 지켜주지 못했는데 그 이상을 잃을 수 없으며, 문재인에게는 그것이 첫 번째였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세상은 억압과 착취 속에서도 돌아갑니다.
      대선 불복으로 억압과 착취가 끝나거나 줄어들 것 같습니까?
      현역 대통령이었던 노무현을 탄해시켰고, 손발을 다 잘라냈으며, 끝내는 죽음까지 내몰 수 있는 것이 이 땅의 기득권이자 특권층입니다.
      이상과 현실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자들은 정의도 실현하지 못합니다.
      명심하십시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으며 욕 먹는 것을 두려워하면 지도자가 될 수 없음을.

  3. 공수래공수거 2015.12.26 09:07 신고

    일단 이번 총선은 두가지의 시나리오가 ,전개가 예상됩니다
    안철수 신당이 끝까지 가서 야권이 멸렬하든지 다수당으로 가는것과
    선거 막판 일부 지역에서 단일화 추진으로 그나마 야권 통합을 보여주는길입니다

    어찌 되었든 여당이 분열될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4. 정우政佑 2015.12.27 23:00 신고

    늙은도령님 궁금한게 있습니다.

    만일 야권의 정치철학이 통일화 된다고 해도,
    그들은 자신들 만의 정치이념을 바탕으로 후보를 내세우고, 선거에 있어 다른 야권과 경쟁하게 될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썩은 보수라도 말벌처럼 강하게 결집되어 있는데,
    꿀벌들이 떼를 이룬다고 해서 말벌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런 날이 오면 야권통합의 정치인이 나타날까요?

    그런날이 와도 강하게 결집되어 있는 말벌에 균열을 일으키지 않는한,
    벌떼들이 아무리 많아도 말벌을 이기기 힘들지 않을까요?

    • 늙은도령 2015.12.28 04:57 신고

      벌떼는 흩어지더라도 다시 모이고, 원래의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벌떼 개념은 네그리와 하트가 정립한 것으로 정치인이 아닌 다중을 의미합니다.
      푸코가 권력과의 싸움에서 저항의 지점들을 무한대로 넓히면 다중이 이길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이것을 네트워크 방식으로 발전시킨 것이 다중 개념입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되 목표는 하나이지요.
      절대권력을 휘두르려는 신자유주의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함입니다.
      진보는 분열하는 것이지만 뿌리는 같습니다.
      모든 추진력은 배후, 즉 출발의 지점에서 옵니다.
      베르그송이 정립한 이런 창조적 진화는 진보좌파의 가치라는 출발의 지점에서 아무리 멀리 와도 근본에서는 같다는 것입니다.

    • 정우政佑 2015.12.29 01:06 신고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정의는 승리한다라는 말 같네요^^.
      넓고 다양한 진보들이 탄생하면 아무리 보수들이 힘이 쎄도 언젠가는 무너질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우선 다양한 진보들이 탄생해야 할것인데
      밥그릇 가지고 싸우기만 하니 발전이 없는 거네요.

    • 늙은도령 2015.12.29 01:11 신고

      네, 권력을 지닌 자들은 한정된 수입니다.
      모든 개인이 자신의 위치에서 권력과 맞선다면 그들이 막아야 할 지평선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납니다.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지요.
      진정한 자유는 권력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인데 현실적 힘을 차이를 돌파하려면 벌떼처럼 대항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 정우政佑 2015.12.29 01:15 신고

      민중이 벌때가 되려면 우선 현명해야할텐데 말이죠. 물론 늙은 도령님 처럼 현명한 시민도 많지만 아직 언론에 휘말리는 사람들도 엄청많은 것 같습니다. 제 친구들 중에서도 생각없이 정치 얘기를 하는 얘가 많기도 하고요. 물론 언젠가 바뀔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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