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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드 관련 문재인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천만에!


이번 글은 제가 사드 배치에 관한 문재인 전 대표의 제안에 바탕해 8월 20일에 쓴 글입니다. 이번 글을 보면 문재인의 제안은 5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때와 달라진 것은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확정돼 취임을 며칠 남긴 것이며, 이런 변화를 최대한 반영하고도 문재인의 제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드 배치에 반대하지만 그것은 필부의 입장이고, 지도자는 전체를 봐야 합니다.  



5개월 전 문재인의 입장이었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문재인은 그때나 지금이나 원점재검토, 즉 사드 배치의 손익을 계산하는 공론화과정과 정치사회적 합의에 따른 국회 동의라는 절차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안희정은 문재인과 동일한 기조이지만 이보다 조금 더 나간 것뿐이고, 문재인은 5개월 전과 비교해 더욱 성숙해졌고 단단해졌습니다. 대화상대가 힐러리(당시에는 힐러리의 당선을 예상했었다)에서 트럼프로 바뀌었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해진 것을 제외하면 문재인의 제안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에게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로 국민에게도 필요한 것은 사드에 대한 국방부와 외교부의 의견, 현장의 전문가들과 관련 학자들의 질 높은 정보, 사드 배치에 따른 모든 변수가 투입된 시뮬레이션 결과입니다. 문재인은 이런 것들을 모르는 상황에서 원점재검토를 주장한 것이고, 트럼프로 대화상대가 변한 것을 고려해 단어의 사용에서 조금 더 신중해진 것일 뿐입니다, 쓰레기들의 마녀사냥식 보도와는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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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사드 배치 제3부지 언급과 미국의 미사일방어청장 시링의 방한, 한민구의 성주 재방문까지 내년 대선 이전에 사드 배치를 끝내려는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박근혜와 시링, 한민구가 뭐라고 떠들어도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 포대는 미국의 BMD체제(미국의 세계 지배를 위해 동시다발적 전쟁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일단 사드가 성주(제3부지 포함) 등에 배치되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본토방어, 범지구적 안보구축, 힘의 투사 및 결정적 승리'로 구성된 미국의 국방전략(오바마 정부가 수립)은 BMD체제의 구축으로 압축됩니다.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시퀘스트가 발동된 이후, 10년 동안 수천조의 국방비를 감축해야 하는 미국의 국방전략이 동시에 두 개의 전쟁을 치르는 전략적 유연성에서 동시다발적 전쟁을 치르는 것으로 바뀐 것도 전 세계를 사정권에 둘 수 있는 BMD체제 구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시다발적 전쟁을 치르려면 '개선된 항공/미사일 방어 시스템, 장거리 타격 능력, 원거리 공격무기 확보, 사이버 및 우주 통제 기술 확보, 무인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힘의 투사 및 결정적 승리 전략'의 현실화(전 세계에 퍼져있는 미군기지의 네트워크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성주에 사드 포대(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체제를 감시할 수 있는 X-밴더 레이더가 핵심)를 배치하는 것이 미사일제국 구축이라는 미 국방전략의 핵심 퍼즐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이 1조가 넘는 사드 포대를 한국에 판매하지 않고 자비로 성주에 배치하려는 것입니다.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감시할 X-밴더레이더의 데이터와 탐색정보를 한국정부에 넘기지 않으려면 그 방법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주한미군이 운용할 X-밴더 레이더를 한국정부와 시민단체 등이 365일 24시간 감시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일단 사드가 성주(나 김천)에 배치되면 그 다음에 벌어질 일들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입장에선 제3의 부지던, 제4의 부지던 사드만 배치하면 목적을 이루는 셈입니다. 소파 규정에 따라 주한미군 부지에 배치된 사드는 치외법권적 지위를 갖기 때문에 한국정부가 철수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한국을 상대로 보복의 수위를 높여가는 것도 미국의 세계지배에 굴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드가 성주에 배치되면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전쟁(폭격)과 대규모 경제보복, 북한과의 군사협력 강화를 통해 한미일 삼각동맹에 맞서는 것입니다. 





푸틴의 러시아도 보복에 나설 수 있습니다. 그들이 움직이면 제2의 우크라이나의 침공이 성주 지역에서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시진핑과 달리 푸틴은 폭력적 보복을 선호하기 때문에 3차세계대전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신냉전의 화약고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중국(+러시아)과는 아무런 협상없이 사드를 배치하면 대한민국이 치러야 할 대가는 우리의 국력으로써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사드 배치에 대해 대규모 공론화과정을 거쳐 국민적 합의를 이루고, 그에 근거한 국회의 동의를 거쳐 확정될 때만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무마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문재인의 사드 담화가 정답이라고 했던 것이 이 때문인데, 국민적 합의와 국회의 동의를 거친 최종 결과가 사드 배치 찬성과 반대 중 무엇이 나와도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적 합의를 거친 결정에 딴지를 거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라고 해도 내정간섭에 해당하기 때문에 우리의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법이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미국의 입장에서도 반미정서가 강해져 한중의 밀착이 군사적인 면까지 넓혀지면 치명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세계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이익만 추구할 수 없도록 구축돼 있기 때문에 미국이라고 해도 일방통행만 할 수 없습니다.   



결국 내년 대선 이전에 사드 배치를 끝내려는 박근혜 정부와 미국의 합동작전을 어떻게든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합니다. 현 정부는 사드 배치의 공론화 과정을 죽어도 밟지 않을 것이기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드 배치를 내년 정부로 넘기는데 국민적 힘이 모아져야 합니다. 성주군민이 파란리본을 만든 것이 시민의 동참을 요청한 것이어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정부와 언론의 조작과 분열공작에 넘어가기 직전의 성주군민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게 사드 배치를 다음 정부로 넘겨, 원점에서 미국과 협상을 벌여야 합니다. 협상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 최상의 협상은 6자회담 당사자가 모두 모여 한국의 방위에 가장 좋은 대안에 합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그 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함께 다룰 수 있다면 더욱 발전적인 해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협상 그 자체가 해법 중 하나이고요. 핵심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해 사드 배치를 다음 정부에 넘기는 것입니다.



성주군민에게 너무나 큰 짐을 지우는 것 같아 글을 쓰는 것을 주저했지만, 타지역의 시민들이 그들을 도와준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입니다. 사드가 배치되면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것만 기억하십시오. 미국의 국방전략이 또다시 바뀌지 않는 이상 사드 배치가 내년 대선 이전에 이루어지면 한반도는 전쟁상태로 접어든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전국적인 저항을 통해서라도 사드 배치를 다음 정부에 넘겨야 하는 것은 현 세대들이 미래세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입니다.



그때까지 총대를 매야 하는 성주군민(과 김포시민)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잔인하지만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상황이 그렇다 해도 그들에게 일방적인 피해를 떠넘길 수 없는 일이기에 성주군민을 도와주는 방법을 하루라도 빨리 마련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박근혜 정부와 친새누리 매체들의 분열과 조작질에 성주군민과 제3후보지의 시민들은 지역이기주의자들로 내몰린 채 사드 배치도 막지 못합니다. 



문재인의 제안은 이런 이유들로 해서 최상의 해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08년의 광우병 촛불집회로 한미간에 재협상이 이루어진 것처럼, 공론화과정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고, 그것에 근거해 국회의 동의를 거치면 미국도 재협상에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도 있고요. 미국의 대선결과로 지켜봐야 합니다. 사드 배치 여부를 다음 정부에 넘기는 것만이 원점에서 재협상에 들어갈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