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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김어준의 뉴스공장, 내부고발자 노승일을 호출하다


필립 짐바르도의 《루시퍼 이펙트》는 '인간 본성에 내재한 반사회적 행동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된 '스탠포드 교도서실험'을 통해, 한나 아렌트가 유태인 학살의 행정담당자였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참관하면서 발견한 '악의 평범성'을 증명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책의 말미에 내부고발자를 다룬 것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노승일과 고영태. 박현영 같은 내부고발자가 없었다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란 점에서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알 파치노와 러셀 크로우가 주연한 영화 <인사이더>를 통해서도 내부고발자와 그의 가족, 친척과 지인 등에 가해지는 전방위적 위협과 회유 등이 얼마는 크고 심대한지 알 수 있지만, 《루시퍼 이펙트》에 나온 목록을 보면 영화에 담아낸 것은 조족지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삼성그룹의 특기이기도 한 '내부고발자 죽이기'는 세상을 보다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만드는 의로운 행위의 씨를 말린다는 점에서 반드시 극복하고 청산해야 하는 '악 중의 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박근혜의 검찰수사가 진행된 오늘,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노승일을 인터뷰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시의적절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최대 협조자였던 문체부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설립을 취소함으로써 일자리마저 잃어버린 노승일의 처지를 생각하면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는 말을 다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검찰의 보복에 시달리고 있는 김샘과 김은혜 학생에 이어 노승일과 고영태, 박헌영 등도 지옥의 입구에 들어선 것입니다.



우리가 모든 사람을 챙길 수 없지만, 내부고발자는 고발의 대상이 크면 클수록 돌아오는 보복의 크기가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집요하고 철저함에 따라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지옥의 불길 속을 걷는 것처럼 고통의 연속입니다. 대한민국을 60년 가까이 지배해온 박정희와 삼성의 절대적인 신화에 맞섰다는 점에서 노승일 등이 겪어야 할 고통의 양은 끝이 없어 보이는 터널 속에 버려진 것 같은 공포와 두려움의 연속으로 점철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내부고발자를 제도적으로 보호해주는 장치가 형편없는 우리의 경우, 노승일과 고영태, 박헌영 등이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과 비례해서 생사의 갈림길로 내몰린다는 경험적 성찰에 따르면 이명박근혜 9년의 적폐를 청산하는 것만큼 이들을 지켜주는 것도 더없이 중요합니다. 노무현은 '우리 아이들에게 결코 불의와 탑혀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를 남기고 싶었다'면, 2017년의 우리는 노승일 같은 내부고발자를 지켜줌으로써 반칙과 특권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화답했으면 합니다.





정유라의 부정입학과 학점 취득을 위해 박근혜-최순실에 굴종했던 교수들과 교직원에게 진실과 정의를 요구했던 김은혜(특수감금혐의로 기소됐음)와 굴욕적인 위안부협상에 반대하고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한일 정부에 맞서 싸운 김샘(4개의 재판을 받고 있음), 대한민국을 지배해온 두 개의 절대신화에 종지부를 찍은 노승일과 고영태, 박헌영 등을 지킬 수 없다면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와 기억들을 물려줄 수 있을까요?



내부고발자가 필요 없는 세상은 한여름 밤의 꿈이라고 해도, 그런 세상을 꿈꾸는 것조차 포기할 수 없다면 내부고발자를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장치가 완비될 때까지 노승일과 고영태, 박헌영을 지켜주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가 검찰의 소환을 받은 날, 노승일이 처한 상황을 국민에게 알려준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기존의 언론들이 하지 못한 일을 해주었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노승일 등을 위한 다음 스토리펀딩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