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세계 최고의 고수인 이세돌과 커제를 연파하고, 인간과의 인터넷 대국에서 전승을 거둔 이후, 바둑기사들이 알파고 간의 대국 기보(구글이 50국을 공개했다)를 연구하는 모습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간과 테크놀로지가 보여줄 역전현상의 초기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테크놀로지를 만들면 그 다음에는 테크놀로지가 우리를 만든다'는 명제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적용되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체스가 그랬듯이, 바둑 또한 인공지능에 의해 완전히 정복됨으로써 인간의 가치는 또 한 번 추락하게 됐습니다. 알파고에 의한 바둑의 추락은,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알고리즘이 인간보다 뛰어난 수준(지능)에 이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설적인 미국의 퀴즈 프로그램이었던 '제퍼디'가 폐지된 것도 IBM이 만든 인공지능인 왓슨이 인간 최고수들을 격파(스티븐 베이커의 《왓슨, 인간의 사고를 시작하다》를 보라)한 다음이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어떠할지 약간의 유추는 가능합니다. 



2011년에 출간된 셰리 터클의 《외로워지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가 테크놀로지를 만들면 그 다음에는 테크놀로지가 우리를 만드는 사례들'이 다양하게 나옵니다. 인터넷과 SNS 등은 무한대의 연결성을 제공해주었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관계는 극도로 줄여놓았습니다. 문자메시지와 인스턴트 메시지, 카톡 등은 모든 관계를 축약하고 항시 연결을 제공했지만, 자신의 정보와 상태가 너무 많이 드러나는 전화통화는 극도로 꺼리게 만들었습니다.  



늙은 부모와 병들거나 장애가 있는 가족, 천방지축의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피고 교육할 자신과 능력이 없고(우리가 만든 세상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고), 간병인과 베이비시터, 교사들을 믿을 수 없어서 로봇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늘어나면 가족 간의 만남과 신뢰마저 최소로 줄어듭니다. 아바타를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데 익숙해진 사람들은 로봇의 도움을 아무런 저항도 없이 받아들입니다. 인간과 로봇의 교감은 그렇게 증대하고 최후에는 사랑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셰리 터클의 《외로워지는 사람들》에는 이런 사례들이 수없이 많이 나오며, 4차 산업혁명의 테크놀로지들이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켜왔는지, 그 결과 세상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득력있게 다루었습니다. 수많은 사례를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적 전통에 따라 쉬운 언어로 풀어낸 이 책은 '현재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놀라운 성찰을 보여줍니다. 



4차 산업혁명의 테크놀로지가 만들어낼 세상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인간과 생명, 죽음의 본질에 대해 돌아보게 됩니다. 인공지능전체주의로 달려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는 인류에게 다른 선택의 기회를 주지 않겠지만 '호모 사피엔스'로서의 인간이 '호모 데우스'로서의 신이 되지 않는 한 그 다음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를 통해 이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헌데 말입니다, 우리가 만든 마지막 테크놀로지가 그 다음에는 우리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어줄까요? 레이 커즈와일은 《마음의 탄생》에서 '뇌의 신피질에서 패턴의 형태로 인식되는 지능이 곧 의식이고 마음'이라며, 2040년대에는 인간도 '인공지능 크라우드'와 무선으로 연결됨으로써 10억 배 이상 똑똑해진다고 주장하지만, 인공지능의 하해와 같은 성은의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말해 인공지능 마음대로 인 것이지요.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기준으로 하면 인류에게 주어진 시간은 최소 20년에서 최대 50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아이폰에 장착된 '쉬리'와 페이스북에서 개발 중인 인공지능처럼 수억 명의 인간을 상대로 학습하고 있는 인공지능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차 산업혁명까지의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대리인 역할을 충실히 했다면, 4차 산업혁명의 테크놀로지는 인간을 대리인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만들어진 로봇의 권리장전에 조항들이 늘어날수록 인간의 권리가 침해받을 가능성은 정비례해서 늘어날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법인을 만들어 돈을 쓸어담으면 그것을 막을 방법이 있을까요? 인간들이 로봇과 연예하고 섹스하고 결혼한다고 하면, 자식이나 가족이 아닌 일본의 포르노 배우처럼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준 로봇에게 유산을 물려준다면 그것은 또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이런 사례들은 끝이 없기에 인류가 멸종에 이르는 시나리오도 무한대로 나올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테크놀로지에 대한 공부가 깊어질수록 고민이 깊어집니다. 병들고 잊혀진 노인으로 죽어가는 것을 제외하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테크놀로지가 발전할수록 인간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줄어듭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해 인간을 뛰어넘고 있는 테크놀로지의 효용과 편익을 누리는 데는 그만큼의 대가가 요구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최후의 테크놀로지에 이르면……

  

  1. 공수래공수거 2017.10.17 09:38 신고

    불멸일수는 없지만 조만간 인간 평균 수명 100세는 기본이고
    120세까지 살수 있는 세상이 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중요해질것입니다

  2. 둘리토비 2017.10.18 22:36 신고

    그 지금의 인공지능, 4차산업 운운 하는 호들갑에 휘둘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직도 지금의 이 사회는 인간적인 멋과 마음의 나눔이 절실한 때이거든요~

    • 늙은도령 2017.10.30 13:32 신고

      20년 안에 결정납니다.
      지금 4차 산업혁명과 관계된 모든 것들을 동결시키지 않으면 끝입니다.
      사물인터넷이 아니라 만물인터넷이 구축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곧 종으로써의 인류가 필요없다는 뜻입니다.
      인간이 인간을 멸종시킬 것입니다.
      그 선두에 구글이 있을 것이고요.

  3. 토마토 2017.10.19 05:25

    신체가 절단되어도 다시 재생할수있는 기술이 만들어질까요?

    • 늙은도령 2017.10.30 13:30 신고

      그 이상도 만들어집니다.
      헌데 초점은 그것이 아닙니다.
      인간을 대체할 것에 기억을 이전하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4. 참교육 2017.10.21 21:39 신고

    앞으로의 변화할 세계가 두렵습니다.
    인간이 만든 기계의 노예로 살아야 할 인간....
    핵무기 만들어 인류가 멸망을 앞두고 있는 것처럼 결국 인간 스스로가 무덤을 파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7.10.30 13:29 신고

      핵무기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진보와 보수의 싸움도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지금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모든 연구를 동결시키지 않는 한 결론은 하나입니다.
      제가 모든 것에 관심을 끊은 것은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20년 정도면 끝이 납니다.

  5. 청공(靑空) 2017.10.22 22:50 신고

    https://www.youtube.com/watch?v=wTwMNymNYUw

    속는 셈 치고 이 유튜브를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누군지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세계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분도 선불교 참선을 하고 있고, 국내에서 누구보다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아가는 사람도 선사를 뵈기 위해 불원천리합니다. 그 사람들이 아는 바가 적고, 정보가 없어서 그러지는 않을겁니다.

    인간의 가치는 지능이 아닌 의식의 발전을 이룰 수 없는 인공지능은 넘어설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인간은 지금까지 이 지구에서 유일하게 의식을 발전시킬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학식이 높은 학자도, 위없는 권력을 가진 정치가도, 삼성과 같은 거대한 기업의 오너도... 깨달음을 얻은 사람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다들 틀린 소리만 해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틀린 길만 가는 사람이고요.

    인간의 영성을 다루는 사람들이 지성과 사회를 이끌어가는 시대가 오길 깊이 바라는 바입니다.

    인간은 절대 물질로 규정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깨달으면 달라지는게 없다고 하는데 아닙니다. 깨달은 사람은 깨닫지 않는 사람과 질적으로 완전한 차이를 가집니다. 부처님은 아함경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유와 응유와, 버터와, 정제된 버터와 최상의 버터는 같은 우유에서 나왔어도 같은 것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학문을 통해서도, 정치를 통해서도, 돈을 통해서도 시작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불교의 교리대로라면... 중생들의 한 생각이 온 세상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겠습니까?

    • 늙은도령 2017.10.30 13:28 신고

      인공지능이 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지구와 우주를 지배할 만큼의 지능만 가지면 됩니다.
      인공지능의 미래를 호도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논리에 속지 마십시오.
      부처가 다시 태어나도 인공지능을 막을 수 없습니다.
      모두가 부처가 되도 인공지능을 막을 수 없고요.
      종으로써의 인간은 멸종합니다, 무조건!

  6. 강남 란제리 2017.10.31 18:33

    인공지능은 생각할수록 불필요한거 같아요

  7. Spatula 2018.01.26 12:55 신고

    영화 '트렌센던스', '터미네이터', '메트릭스'가 저는 곧 현실이 될 것 같습니다.
    인간이 인간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일을 멈추었으면 합니다.
    먼저 인간이 인간 다울수 있는 노동을 기계에게 다 빼앗겼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생각하는 능력을 기계에 다 빼앗길 위기에 있기에
    인간이 앞으로 할 일은 숨쉬기 밖에는 없을 것 같고, 이마저도 전능(?)한 기계의 판단에 따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이 있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늙은도령 2018.01.26 17:27 신고

      인공지능이 생각보다 느린 발전을 보인다면 기회는 있습니다.
      아직 인공지능은 핵심적인 기술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몇 년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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