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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밀양 세종병원 화재, 본질적인 차원을 봐야 한다


대형 참사로 이어진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단순한 후진국형 사고라고 치부할 수 없는 부분들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뇌과학과 분자생물학, 생명공학, 양자생물학, 신경생리학, 진화심리학 등의 인지혁명을 다룬 책들(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분야)을 보면 평균수명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노화와 가족 해체의 필연적 결과인 치매와 정신질환의 급증으로 사회적 비용이 무한대로 늘어난다는 경고가 수없이 나옵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35년 경에는 인류 전체의 인구 중 20억 명 정도가 치매(노화의 결과인 단백질 변형의 결과) 와 정신질환(가족 해체와 무한경쟁 및 양극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스트레스ㅡ노화를 촉진시킨다ㅡ가 핵심 요인이지만, 마약 중독과 똑같은 뇌상태를 보여주는 게임 중독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에 걸린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의 증가에 따른 새로운 질병의 등장까지 고려하면 평균수명 증가와 과학기술의 발전, 경제성장이 행복한 결과로 이어지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디지털 세대들은 어렸을 때부터 각종 게임과 자극적 영상에 노출되는 까닭에 디지털 마약중독 같은 새로운 질병군을 형성할 수 있다고 수없이 많은 뇌과학자와 인지과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경고합니다. 최근에 들어 10~40세대의 주의력결핍장애나 분노조절장애, 조현병, 우을증 환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간 적응능력의 한계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평균수명이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요양병원과 사설기관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경제적 이익에 매몰된 부실병원과 기관들도 부지기수로 늘어났습니다.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로 인해, 그것에 기인한 가족의 해체와 욜로의 증가(치매의 증가와 기업만 좋은 일이다!)로, 부자와 재벌을 대변하는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국가와 사회복지가 형편없는 관계로, 의사와 간호사의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조건 때문에, 그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오늘의 사고는 충분히 예견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부터 이명박근혜 9년까지 줄기차게 이어진 성장만능주의(과대·불평등성장)와 정경관언 유착, 그에 따른 부패와 특권의 만연과 원칙의 파괴는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추락시켰습니다. 악질적인 친일부역자들과 미국적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자들이 모든 분야에서 지배엘리트로 견고한 기득권을 형성함에 따라 사회민주주의적 요소가 집약된 유럽식 복지는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경제규모는 넘칠 만큼 커졌는데 그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됨에 따라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토착화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소득 중심 경제로 전환과 그를 제도화하기 위한 각종 정책들과 법률 제정을 가로막고, 복지·의료·소방 공무원 증원과 시설의 현대화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오늘과 같은 대형참사는 막을 수 없습니다. 불평등과 양극화를 줄이고, 가족과 공동체와 사회의 해체를 최소화하고,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증세에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치매와 정신질환의 습격으로부터 대한민국은 벗어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치매(뇌과학자들은 40~50대에 머리를 많이 쓰고 대인관계를 늘리는 것이 치매예방에는 최고라고 한다)의 국가책임제는 대단히 중요한 진전이지만, 그것만으로는 가까운 미래에 닥칠 평균수명 연장의 역습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는 인권의 강화와 결과의 평등을 지향하는 진보적 가치를 실현함과 동시에 정치적으로는 가족과 공동체, 원칙, 양심, 기회의 평등을 중시하는 보수의 전통적 가치들(우리나라에는 이런 보수가 없다)도 상당수 수용해야 합니다. 자유주의적으로는 정의와 공정, 시민주권의 강화, 양성평등, 차별금지 등에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보다는 노동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을 다룬 글들에서 수차례 언급했듯이 가까운 미래의 과학기술에 대처하려면 이념전쟁이란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좌파는 마르크스의 유령에서 벗어나야 하며, 보수는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수구와 극우적 행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과도한 민족주의는 긍정적 세계화와 충돌할 것이며, 미국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과오와 수치를 안겨주고 있는 트럼프처럼 인류 공통의 적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P.S. 지구온난화와 달리 온갖 질병과 직결되어 있는 초미세먼지의 공습은 SUV 같은 대형자동차와 중형자동차가 배출하는 매연과 그에 따른 바퀴의 마모에서 많이 나옵니다. 교통정체는 초미세먼지의 양을 증폭시키고요. 이런 이유들로 해서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고 자전거와 도보 출근을 늘리는 방법은 아무리 많은 돈이 들어도 지속돼야 할 정책입니다. 박원순 시장을 칭찬하고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그를 비판하는 것은 공멸로 가자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국회에서 수없이 막힌, 도심 진입 차량에 대한 과세 추진도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고요. 인류는 편리와 편의, 현재의 즐거움을 위해 너무 많은 미래가치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발상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됩니다.